서점에 비친 도시의 일면상
2023년 08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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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69895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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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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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이야기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내게 되었다.
개화기를 분수령으로 고전문학과 현대문학으로 나누어진다.
현대 문학은 개인에 대한 집중, 마음의 내적 작용에 대한 관심, 전통적인 문학적 형태와 구조에 대한 거부하며 작가들은 종종 정체성, 소외, 인간의 조건과 같은 복잡한 주제와 아이디어를 탐구하는 게 특징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듯, 과거의 현대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상하의 윤리
생활과 창조
생활과 화단
샹송 도토오느
서구 정신과 동방 정취
서울 개조안(改造案)
서점에 비친 도시의 일면상
서 한(書翰)(1)
서 한(書翰)(2)
설화체와 생활의 발명
세 월
- 만주 여행 단상(短想)
기껏 두 번째의 만주 여행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번은 대단하게 말해보고 싶은 의욕에 가득해진 것은 웬 까닭일까. 지식은 요설을 막기 때문일까. 만일 그렇다면 이는 슬퍼할 일이 아니리라. 지금부터 나는 더욱더욱 만주를 익히고 친해져 이로써 점점 침묵하리라. 쉴새없이 떠벌리는 것보다 단지 인식하는 것만이 커다란 즐거움인 까닭이다.
그렇기는 하나 인식한다는 것이, 반드시는, 놀라지 않음을 뜻하지는 않는다. 내가 그때그때 변하는 대륙의 풍경에 눈을 크게 뜨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정직히 말해, 이 일년 동안의 발전의 대단함에서 나는 놀라움을 맛보았다. 그리하여 이러한 빠른 변화는 거의 그칠 줄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 “새로운 것과 낡은 것” 중에서
공황! 불경기! 원래 믿을 것 못되는 것은 인심이지만 황금궁핍에 의리의 심조조차 잊어버리는 등 가지가지의 경박한 인심을 빚어 내는 요사이니 불경기의 심도가 아마 지나쳐 심한가 보다. (10행 약)
이 병적 세태의 과정의 이면에 잠겨 꾸준히 힘 기르며 고요히 맥치고 있는 시꺼먼 일군(一群)이 있으니 이것이 장차 밝은 (약(略))을 운전하여 올 숨은 동맥일 것이다.
그들은 어두운 뒷골목에서 좁은 방에서 얕은 책상에서 은은히 움직이고 붉은 열정도 다하며 방대한 힘을 길러 가는 것이니 이 힘의 성장은 거리의 구석에, 가두에, 서사(書肆)에 - 도시의 각처에 현현되어 스스로 도시의 일면상을 구성하고 있다.
--- “서점에 비친 도시의 일면상” 중에서
- 작금 인물 왕래
짧은 몸매 단정한 용모에 어디론지 분주히 걸어가는 Ꮤ씨를 골목에서 만나면,
“또 한 군데 결혼의 주례를 맡았답니다. 지금 식장으로 가는 길인데.”
조금 잰 어조로 그날의 용무를 말한다. 살펴보면 주례의 성장으로 예복을 입은 것도 아니오, 평복의 자유로운 자태이다.
“이젠 아주 거리의 주례를 도맡아 하시게 됐군요. 언젠가도 만났더니 그 말씀이시더니.”
“어느편이 본직인지 모르게 됐어요. 일껏 부탁하는 걸 사절할 수두 없는 노릇이구. 나이두 이젠 주례 감밖엔 못되나 보구요. 들러리서본 것이 벌써 까만 옛날이군요. 자, 그럼 실례합니다. 시간이 좀 촉박해서.”
--- “세 월” 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이효석
근대 한국 순수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경성제일고보통학교와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28년 《조선지광》에 <도시와 유령>을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한국 단편문학의 전형적인 수작이라고 할 수 있는 <메밀꽃 필 무렵>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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