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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상인가

사라 채니 지음 | 이혜경 옮김
와이즈베리

2023년 08월 30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8월 1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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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0.33MB)
ISBN 9791168416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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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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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이 정상이라는 오해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동성애, 자위, 분노 표출은 원래부터 비정상이었던 걸까?
아이들의 정상적인 행동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표준화가 우리에게 미친 영향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

★ 영국 워터스톤 선정 2022 최고의 대중 과학 서적 ★

우리는 남과 다른 것을 ‘비정상’이라 여기고 끊임없이 ‘정상적인 것’을 추구한다. 정상적인 신체 사이즈, 정상적인 사고방식, 정상적인 성적 취향, 정상적인 감정 표출 등. 그런데 알고 보면 이러한 ‘정상’이란 말이 생긴 지는 200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이리 정상, 비정상을 나누고 정상에 집착하는 걸까? 정상과 비정상은 대체 누가 결정하는 걸까? 영국의 정신 건강 연구가 사라 채니는 수학에서 비롯된 ‘정규분포’가 어떻게 사회적·문화적 맥락으로서의 ‘정상’이 되었는지 그 흐름을 추적하고, 그 과정에서 정상이란 개념이 어떻게 고착화되었는지를 탐구한다.
‘평균’에 대한 집착은 데이터를 조작해 오류를 낳았고, 잘못된 모집단 설정은 잘못된 대표성을 낳았다. 이를 바탕으로 서구 사회는 식민주의와 인종차별, 성차별을 옹호해왔고, 지금은 ‘위어드(WEIRD)한 사람’을 기준으로 나머지를 평가한다. 이러한 일반화가 과연 정당한 것일까?
이 책은 정상성이란 개념 뒤에 숨은 차별과 억압의 역사를 밝히며,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우리의 기존 관념을 무너뜨린다. 이를 통해 우리는 획일화되고 고착화된 기준에서 벗어나 각자의 개성대로, 열린 마음으로 함께 사는 삶을 지향하는 사고방식을 배우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프롤로그: 나는 정상인가

1장 정상성은 어떻게 태어나고 어떻게 적용되어왔는가
표준의 탄생 / 평균인, 최초의 정상적 인간 / 정상 상태와 병리 상태 / 정상성의 한계 / 집단에 어울리는 사람이 된다는 것

2장 내 몸은 정상인가
우리가 신체를 바라보는 방식 / 아름다움이란 신화 / 비만과 정상 / XS보다 작은 사이즈 / 인간의 또 다른 매력들 / 정상적인 신체란 무엇인가

3장 내 마음은 정상인가
폐쇄 정신 병동에서 / 환청의 의미 / 위대한 비정상인들 / 신경증, 새로운 표준이 되다 / 정상적인 정신이란 무엇인가

4장 내 성생활은 정상인가
성을 둘러싼 다른 생각들 / 자위에 대한 비난과 오해 / 동성애는 죄인가 / 성의 스펙트럼 / 라이크 어 버진 / 그래서 정상적인 섹스란 무엇인가

5장 내 감정은 정상인가
무서운데 웃음이 나와 / 가슴이 찢어지는 슬픔 / 굳게 다문 입술 / 원초적 열정 / 감정 측정 기계 / 사이코패스, 감정 없는 안드로이드 / 감정과 함께 살아가기

6장 내 아이들은 정상인가
엄마 아빠가 너를 망쳤어 / 뚱뚱하고 건강한 아이 / IQ 테스트에 관한 함의 / 문제 아동이라고? / 아이의 감정 건강 / 수줍음부터 과잉행동까지 / 정상적인 아동, 비정상적인 부모

7장 사회는 정상인가
팬데믹 세상에서 / 사회 유기체라는 식민지 시대의 유산 / 공동체 속의 중산층 / 기준이 된 도시의 백인 중산층 / 미래의 지도자들 / 새로운 표준

에필로그: 정상성을 넘어
감사의 말
정상성에 관한 도표와 질문지
그림 목록과 출처

“나는 정상일까?”
이 질문은 표면상으로는 아주 간단한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여러분이 평소에도 자신을 향해 던지는 질문일 수도 있다. 내 체형이나 신체 사이즈는 정상일까? 다른 사람들 앞에서 우는 건 정상일까? 키우는 개가 얼굴을 핥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생리 양이 지나치게 많은 것은? 처음 보는 사람하고 섹스를 하는 것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마다 조마조마한 것은? 식후에 더부룩한 느낌이 드는 것은? 이 같은 정상성에 관한 다른 수많은 질문이 우리의 삶을 틀에 넣고 설명한다. 이 질문들에 어떠한 답을 내리느냐에 따라 우리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기도 하고, 친구의 조언이나 의사의 진료처럼 우리에게 필요한 도움을 구하기도 한다.
_8쪽, ‘프롤로그: 나는 정상인가’ 중에서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보험 산업의 도표들 속에 정상 사이즈가 처음 등장했을 때, 이 치수는 해당 사회 시민들의 평균 체중으로부터 산정되었다. 보험 회사들의 최대 관심사는 개인의 건강이 아니라 당연하게도 경제적 성과였다. 이들이 개인의 체중, 신장, 혈압으로 도표를 만든 목적은 잠재적으로 사망 위험이 보다 큰 사람들이 생명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도록 배제하고, 상대적으로 보험금을 청구할 가능성이 적은 사람들에게는 보험료 할인으로 보헙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보험사의 입장에서는 수익만 창출할 수 있다면 고위험 개인의 상당수가 저위험 개인보다 실제로 더 빨리 사망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보험 회사들이 도움이 되었고, 덕분에 의료계는 그 수치들을 통계적 기초로 삼아 의료 지침을 만들어냈다. 초기의 정상 체중표는 인구 전체에서 같은 신장을 가진 다수의 평균을 보여주는 것처럼 활용되었지만, 실제로는 당시에 백인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했던 생명보험 상품 구매자들의 평균에 지나지 않았다.
_81~82쪽, ‘2장 내 몸은 정상인가’ 중에서

정신의 정상성(sanity)은 사회적ㆍ법적 통제의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었다. 카트라이트는 그가 치료하는 노예들을 ‘정상화’하려고 애쓰면서 어떠한 흑인도 우리가 성경에서 배운 대로 그가 있어야 할 위치, 즉 복종의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노예 소유주들에게 말했다. 이는 명백히 인종차별적인 의료 통제적 관점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소설가이자 페미니스트인 샬롯 퍼킨스 길먼처럼 히스테리로 진단받은 중간 계급 여성들은 ‘휴식 요법’의 대상이 되어 침상 안정, 격리, 전기 치료, 마사지, 충분한 영양 섭취 같은 처방을 받았다. 물론 신체적 가혹 행위의 정도는 상당히 낮았지만, 이 역시 여성들을 복종의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었다. 책 읽기도 일하기도 금지당했던 길먼은 1892년 작 《누런 벽지》에서 자신이 경험했던 정신을 마비시킬 정도의 지루함에 대해서 저주라도 하듯 써 내려갔다.
_131쪽, ‘3장 내 정신은 정상인가’ 중에서

지난 수 세기 동안 정상적인 섹스를 판단하는 기준이 변화해 온 과정을 살펴보면, 성 규범을 정의하는 데서 문화적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지와 성 규범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투옥되고 배척당하며 협박받아 왔는지를 알 수 있다.
오늘날 우리 대부분은 자위를 일반적이고 자연스러운 행위로 여길 것이다. 하지만 수 세기 동안 자위는 ‘가장 비정상적’인 성행위였다. 자위가신체에 해로운 결과를 가져온다는 주장이 하나의 신화가 되어버린 후에도 자위는 오랫동안 불명예스러운 일로 여겨졌다. 반면에 동성애는 19세기 말이 되어서야 비로소 의학적으로 비정상적인 성행위의 하나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이성애적 섹스가 규범적으로 자리 잡게 된 이유는 소위이 동성애라는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었다. ‘이성애자’라는 용어가 게이 문학을 통해 도입되었음에도 19~20세기의 의학 교과서들은 질 성교를 기준으로 다른 종류의 성행위가 상대적으로 얼마나 정상적인지를 판단했다.
_197~198쪽, ‘4장 내 성생활은 정상인가’ 중에서

오늘날 과도한 감정의 표출은 험하게 손을 놀려대는 트위터 트롤부터 최근의 백악관 주인들에 이르기까지 매우 공공연하게 행해지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가 150년 넘게 칭송해 온 감정의 억제가 어떻게 현재의 과잉분노 행동을 형성해 왔는지를 우리는 좀처럼 멈춰 서서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특정 유형의 감정이 어떻게 서로 다른 문화에서 비정상으로 보이는지에 대해서도 숙고하지 않는다. 영국 어린이들은 한 세기가 넘게 눈물을 참으라는 소리를 들어왔다면, 미국 어린이들은 분노를 감추라는 소리를 들어왔다. 문화가 다르면 ‘규칙’도 다르다.
_217쪽, ‘5장 내 감정은 정상인가’ 중에서

처음부터 과잉행동은 계급과 인종에 근거해 진단되었다. 1960년대에 미국 소수 인종 집단 출신의 빈곤 아동들은 ‘경도 정신지체’라는 진단을 받고 낙인찍힐 공산이 컸던 데 반해, 부유한 백인 아동들은 운동 과다증 혹은 ‘미세 뇌기능 장애’란 진단을 받았다. 심지어 아이들이 똑같은 증상을 보이는데도 다른 진단이 내려졌다. 드러내놓고 모욕적인 용어를 사용했던 빅토리아 시대의 인종적인 발달 위계 체계보다는 덜했지만, 과잉행동 진단 체계도 여전히 철저하게 인종차별적이었다. 그레나다 출신의 작가 버나드 코어드(Bernard Coard)는 영국에서 ‘교육적으로 평균 이하’의 아이들이 다니는 ESN(Educational Sub-Normalality) 학교에 흑인 아동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서인도 출신 아동들이 인종차별적 경험과 같은 정서적 또는 환경적인 문제와 씨름하는 가운데 나타나는 행동과 학습상의 어려움들을, 이들의 백인 교사는 외적 문제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이 아니라 정신지체로 분류했다.
_288쪽, ‘6장 내 아이들은 정상인가’ 중에서

19세기 후반 새로운 ‘평균인’이었던 과학자와 의사, 철학자들은 사회 유기체에도 생물 종과 동일한 법칙이 적용된다고 가정했다. 이는 이들 빅토리아 시대 후반의 ‘평균인’들이 보기에 사회의 부와 권력이 소수의 손에 집중되는 일이 정상임을 의미했다. 한 줌밖에 되지 않는 서구 백인 자본주의 사회가 식민지 시대 유산을 통해 다른 문화에 자신의 규범을 강요하며 전 세계를 대표하게 되었으며, 그 영향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시야를 서구 자체로 돌려봐도 미들타운이 보여주는 것처럼 사회를 대표하는 특정 인물을 선택하기 위한 배제와 강조의 과정은 계속되었다. 1920년대 먼시를 대표하는 사람은 중산층의 백인 미국인이었다. 미들타운은 ‘정상적인’ 삶을 따지고 든 게 아니라 오직 선택받은 소수에 바탕을 둔 정상 사회라는 관념을 강화하거나 만들어내는 역할을 수행했다. 그렇지만 미들타운 연구는 바로 그 정상성의 의미가 어떻게 왜곡됐고 변화했는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미들타운에서 정상적인 것은 때로는 통계적 평균이었고, 때로는 가장 일반적인 관행이나 풍습이었다. 그리고 책을 읽은 대중의 마음속에는, 미들타운 시민 중 KKK 단원이든 아니든 간에 가장 훌륭하다고 간주할 만한 사람들을 기준으로 어떤 이상형이 만들어졌고, 그 이상형이 정상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았다.
_322~323쪽, ‘7장 사회는 정상인가’ 중에서

약의 부작용이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 까닭

2023년 7월에 보도된,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소개해보겠다. 코로나 백신의 부작용이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는 남녀 모두 동일하게 ‘정량’의 백신을 투여받은 결과였다. 다시 말해, 남성과 여성의 다른 면역 반응은 고려하지 않은 채 남녀 모두가 동일한 양의 백신을 맞은 결과였다. 그리고 그 정량의 기준은 바로 남성이었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영국의 의학사 박사이자 정신 건강 연구가인 사라 채니는 그 이유를 ‘잘못된 모집단 설정’으로 꼽는다. 즉 오늘날의 과학 규범이 남성 중심의, 그것도 세계 인구 중에 극소수인 ‘위어드(WEIRD)한’ 사람들로부터 도출되었기 때문이다.
세계 인구의 12퍼센트에 불과한 중산층의 백인 남성은 빅토리아 시대(1937~1901년) 이후로 심리학 연구 대상의 96퍼센트, 의학 연구 대상의 80퍼센트를 차지해왔다. 과학과 의학에 관한 한 중산층 백인 남성은 중립적인 범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남성은 여성보다 호르몬 수치 변동이 적은 편이어서 비용도 덜 들고 편한 실험 대상이라는 측면도 있었다. 문제는 이러한 백인 남성 중심의 연구 결과가 모든 인종, 모든 성별에 다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명백한 차별이다. 그런데도 왜 여전히 이러한 관행이 이어져 오는 걸까?


통계의 정규분포는 어떻게 사회적 맥락의 ‘정상’이 되었는가

사라 채니는 이에 대한 답을 ‘정상성’을 둘러싼 역사적 맥락과 통계적 연구를 통해 찾는다. 《나는 정상인가: 평균에 대한 집착이 낳은 오류와 차별들》에서 저자는 우리가 사용하는 ‘정상’이란 말이 생긴 지 200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개념이 되었는지를 밝히며, 그 이면에 숨은 차별과 억압의 역사를 밝힌다.
저자에 따르면, 정상은 통계학의 ‘정규분포’에서 비롯된 개념이다. 천문학자 케틀레는 정규분포로 인체 측정치를 나타내려고 시도했고, 이를 통해 ‘평균인’이란 개념이 생겨나게 되었다. 케틀레는 평균인이 진정한 인간을 대표한다고 생각했고, 이는 곧 완벽을 의미했다. 그래서 평균에서 이탈하는 경우를 문제시 삼았다. 평균인은 최초의 ‘정상적’ 인간이 되었고, 이 정상의 개념은 어느새 우리의 신체는 물론이고, 정신 건강, 성생활, 감정 문제, 아이의 양육 방법과 문제 행동, 그리고 우리 사회를 ‘표준화’하기 시작했다. 이 표준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은 곧 ‘비정상’으로 여겨졌다.


표준화와 잘못된 모집단 설정이 가져온 결과

문제는 케틀레 이후 과학자들이 평균을 산출하는 과정에서 이례적으로 보이는 수치들을 삭제했다는 것이다. 즉 종형 곡선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데이터에 조작이 가해진 것이다. 여성과 아이의 경우는 신체적 특성과 성장 과정에 따른 변수가 많아 가중치가 부여됐고, 이렇게 변형된 데이터가 남성 데이터와 비교되었다. 이로 인해 남성이 생물학적 표준이 되었다. 동시에 백인 남성이 다른 인종과 비교하는 표준이 되었다. 당시의 연구자들 및 중상류층의 대부분이 백인 남성이었기에 이들이 곧 평균인의 기준이 된 것이다. 따라서 중산층 백인 남성에 미치지 못하는 생활양식과 정신적·신체적 건강 상태는 배척받기 시작했다.
백인 중산층 남성이 지배하는 사회와 국가는 ‘정상’이었고, 이러한 정상 상태가 그렇지 못한 비정상적인 국가와 사회에 적용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는 곧 식민주의, 인종차별, 성차별을 옹호하고 지지하는 수단이 되었다. 부당한 차별에 저항해 도망가는 노예는 ‘도망병’에 걸린 취급을 받았고, 미혼 여성의 신경쇠약은 ‘결혼’이 치료 처방전이었다.
일하는 아빠, 집에 있는 엄마, 자녀로 구성된 백인 중산층 가정은 곧 사회의 표준이 되었고, 이를 벗어나는 형태는 용납되지 않았다. 사회의 기준을 해치는 행위들, 즉 자위, 동성애, 분노와 슬픔 같은 감정 표출 등도 ‘비정상적인 행위’가 되었고 아이들의 부실한 영양 상태와 위생 상태의 책임은 곧 ‘일하는 엄마’에게 돌아가게 되었다. 심지어 ‘장애’마저도 숨겨야 할 비정상적인 상태가 되어 장애인들이 거리에서 활동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이 마련될 정도였다. 이러한 규범과 기준이 과연 정당한가?


표준화가 우리에게 미친 영향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

우리는 끊임없이 묻는다. 나의 체중은 정상인가, 나의 키는 정상인가, 나의 혈압은 정상인가. 동성을 좋아하는 나의 취향은 비정상인가, 섹스를 너무 많이 하는 것은 혹은 너무 적게 하는 것은 비정상인가? 내가 지금 저 사람한테 갖는 이 감정은 정상인가? 우리 아이의 정신없는 행동은 정상인가, 비정상인가. 이는 달리 말해, 내가 다른 사람과 비슷한지 아닌지, 내가 사회에 어울리는 사람인지 아닌지, 그래서 순탄한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 끊임없이 확인하는 과정과도 같다.
실제로 이러한 질문과 답은 우리의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이러한 규범과 기준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정상성’이란 미명하에 벌어진 식민주의나 인종차별, 성차별이 과연 옳다고 말할 수 있을까?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 은밀한 사생활 영역까지도 비정상이고 ‘정신적 병리 상태’라고 정신병원에 갇히고 정치적으로 이용되기까지 하는 상황을 과연 정당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직도 미국에서는 곱슬머리를 펴지 않았단 이유로 등굣길의 흑인 소녀들이 집으로 돌려 보내지고 있다.
살면서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허용이 되는 범주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혈압과 건강 상태가 연관이 있는 것처럼. 그렇다고 한없이 굶는 것이 또 건강한 상태는 아닌 것처럼. 그러니 내가 정상인지 아닌지 걱정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정상이라는 관념이 우리에게 어떤 규범과 기준을 안겼는지 의문을 품고 질문을 던지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야만 우리는 획일화되고 고착화된 기준에서 벗어나, 각자의 개성대로 열린 마음으로 함께 사는 삶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사라 채니

(Sarah Chaney)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에서 의학사(History of Medicine)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감정 역사에 관한 영국 최초의 연구소인 퀸 메리 감정 역사 센터(Queen Mary Centre for the History of the Emotions)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왕립간호협회(Royal College of Nursing)에서 공개 전시회와 이벤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0대와 20대 때 다소 튀는 행동으로 따돌림을 당하며 주류에 대해 격렬하게 저항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정상적인 사람이기를 바라기도 했다. 하지만 서른 무렵, 정상성을 둘러싼 의문을 품고, 그러한 의문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 신화적 이상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났다. 정상성이 다양한 차이를 보여주는 하나의 기준이 아니라 달성해야 하는 목표이자 성취해야 할 이상향이란 결론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역사, 문학, 예술의 관점에서 정신 건강을 탐구하며 관련 저널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저서로는 자해의 역사를 다룬 《피부 위의 심리학: 자해의 역사(Psyche on the Skin: A History of Self-Harm)》 등이 있다.

고려대학교에서 불문학을 전공하고 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소수자 문제에 관심이 있으며, 번역과 글쓰기로 모두를 위한 민주주의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꺼져가는 민주주의 유혹하는 권위주의》 《변신의 역사》 《진화하는 언어》 《선거에서 이기는 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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