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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함락 1945

걸작 논픽션 26
앤터니 비버 지음 | 이두영 옮김
글항아리

2023년 08월 25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8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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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3.71MB)
ISBN 9791169091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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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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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1월, 마침내 제3제국의 국경에 다다른 붉은 군대는 복수할 게 많았다. 독일군과 나치 친위대의 잔인함을 잊을 수 없었던 그들은 광분 속에서 탱크로 피란민 대열을 짓이기고, 대규모 강간과 약탈, 상상할 수 없는 파괴를 벌이면서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수십만 명의 여성과 아이가 얼어 죽거나 학살당했고, 200만 명의 여성이 강간당했으며, 700만 명 이상의 시민이 붉은 군대의 분노를 피해 서쪽으로 피란을 떠났다. 이는 역사상 가장 끔찍한 화염과 칼의 참상이었다.
앤터니 비버는 제3제국의 최후의 붕괴라는 악몽에 사로잡힌 수백만 명의 경험을 재구성했다. 베를린 함락은 교만, 어리석음, 광신, 복수, 야만을 드러낸 끔찍한 이야기지만, 동시에 놀라운 인내와 자기희생, 모든 역경에 맞선 생존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머리말
서문

1. 새해를 맞은 베를린
2. 비스와강의 ‘카드로 만든 집’
3. 불과 칼과 ‘고결한 분노’
4. 겨울 대공세
5. 오데르강으로의 돌격
6. 동과 서
7. 후방 소탕
8. 포메라니아와 오데르강 교두보
9. 목표 베를린
10. 총신寵臣과 참모
11. 최후의 일격을 준비하며
12. 맹습을 기다리며
13. 엘베강의 미군
14. 전투 전야
15. 라이트바인 슈푸어의 주코프
16. 젤로와 슈프레강
17. 총통의 마지막 생일
18. 황금 꿩들의 도주
19. 포격을 당한 도시
20. 헛된 희망
21. 시가전
22. 숲속에서의 전투
23. 의지의 배신
24. 총통의 새벽
25. 총통 관저와 제국의회 의사당
26. 전투의 끝
27. 패자는 비참한 법!
28. 백마 탄 남자

히틀러는 아무것도 배우지 않았고 아무것도 잊지 않았다._55쪽

전쟁이 끝날 무렵 벌어진 인간 비극의 규모는 그것을 직접 겪지 않은 사람들, 특히 냉전 이후 무장 해제된 사회에서 자란 이들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 하지만 수백만 명의 사람에게 닥쳤던 이 운명의 순간은 여전히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그중 한 가지 중요한 교훈은 개인의 행위에 관한 어떤 일반화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극도의 고통, 심지어 타락조차 인간 본성의 최악의 모습뿐 아니라 최선의 모습을 끌어낼 수 있다. 인간의 행동은 삶이나 죽음의 예측 불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다. 많은 소련군 병사, 특히 최전선의 병사들은 뒤따라오는 전우들과 달리 종종 독일 민간인들을 매우 친절하게 대했다. 이데올로기로 인간성이 파괴된 잔인하고 공포스러운 세계에서 뜻밖의 다정함과 희생에 가까운 몇몇 행동은, 만약 그조차 없었다면 견딜 수 없었을 이야기에 작은 등불을 밝혀준다._56쪽

베를린 시민들은 이제 자조적인 으스스한 농담을 주고받았다. 그 병적인 계절에 유행한 우스갯소리는 “현실적으로 되자고. 관 가져와!”였다._60쪽

붉은 군대는 중화기, 계획의 전문성, 위장술과 작전 통제 등 아주 많은 면에서 기량이 향상되어 자주 독일군의 허를 찔렀지만 일부 약점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중 최악이 무질서할 정도의 기강 해이였다. 전체주의 군대라기에는 놀라운 모습이었다. 젊은 장교들 사이의 심한 갈등도 문제의 한 원인이었다._76~77쪽

거의 문맹에 가까웠던 대다수 붉은 군대 병사들은 성적으로 무지몽매했고 여성에 대해 완전히 잘못 알고 있었다. 국민의 성욕을 억압하려는 소련의 시도는 한 러시아 작가가 “가장 지저분한 외국 음란물”보다 훨씬 더 원초적이고 폭력적인 일종의 “병영 에로티시즘”이라고 묘사한 현상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인간성을 말살하는 현대 선전 선동의 영향과 전쟁터에서 남성들의 공포와 고통이라는 인간 본능의 충동과 합쳐졌다._102쪽

소속 대관구 지도자들이 너무 늦을 때까지 여성과 아이들의 피란을 막았던 국가사회당의 제국위원 보어만은 자신의 일기에 공포에 질려 동부 지역에서 달아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조금도 언급하지 않았다. 난민 위기를 다루는 데 있어 그들의 무능함은 소름 끼칠 정도였지만 나치 고위층의 경우 종종 무책임과 비인간성의 경계를 구분하기가 힘들다._159~160쪽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어떤 식으로든 스탈린을 자극하길 원치 않았다. 런던 주재 미국 대사 존 G. 위넌트는 유럽 자문위원회에서 점령 지역들에 대해 논의할 때 소련 측과의 관계를 망칠까봐 베를린으로의 육상 통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조차 거부했다. 스탈린을 달래는 정책은 고위층에서 나왔고 널리 받아들여졌다. 아이젠하워의 정치 자문인 로버트 머피는 루스벨트에게서 “가장 중요한 건 러시아인들이 우리를 신뢰하게 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다. (…) 루스벨트의 주장은 로버트 머피가 인정한 대로 개인적 우정이 국가 정책을 결정할 수 있다는 “너무나 만연한 미국식 이론”의 일부였다. 스탈린의 비위를 맞추려는 미국의 열망이 그를 얼마나 믿어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가리게 했다._171쪽

아이젠하워가 베를린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한 반면 처칠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도시를 확보하겠다는 스탈린의 결심과 자신의 눈앞에서 붉은 군대의 전리품을 가로채려는 서방의 어떤 시도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진정한 도덕적 분노를 과소평가했다._249~250쪽

“성적인 열기가 모두를 사로잡은 듯했다. 곳곳에서, 심지어 치과의사의 의자 위에서도 나는 음탕한 포옹에 열중해 있는 육신들을 목격했다. 여자들은 단정함을 모두 버리고 자신들의 은밀한 부위를 거리낌 없이 드러냈다.” 지하실과 거리에서 탈영병들을 찾아내 목을 매달던 친위대 장교들 역시 파티와 무궁무진한 음식, 샴페인 제공을 약속하면서 배고프고 감수성이 예민한 젊은 여자들을 총통 관저로 유혹했다. 전체주의적 부패가 맞은 종말의 모습이었다. 지옥을 위해 준비된 실존주의적 연극을 총통 관저의 지하세계인 콘크리트 잠수함에서 보여주었다._524쪽

제12군 병사들은 몹시 착잡했다. 그들은 구조 임무에 자부심을 느꼈고 붉은 군대에 치를 떨었으며 더 진군하지 않은 미군에 분개했다. 또한 자국 국민을 배신한 나치 정권을 증오했다. 이 모든 것이 탕어뮌데로 향하는 피란길에서 그들이 가졌던 생각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듯했다._597쪽

독보적인 자료 접근성과 돋보이는 내러티브

『베를린 함락 1945』는 저자의 근면성과 충실한 각주, 문체와 이야기 솜씨, 사실에 대한 꼼꼼한 접근으로 “걸작 논픽션” “비버의 저서들 가운데 최고”라고 평가받다. 전직 육군 장교에서 역사가로 변신한 저자는 복잡한 군사적 움직임과 이를 지휘한 지휘관들의 추론에 대해 매우 명료하게 설명한다.
1944년 12월 아르덴에서 대규모 반격으로 서방 연합군을 분열시키겠다는 히틀러의 무모한 도박은 실패로 돌아갔고, 붉은 군대가 동부에서 새로운 공세를 개시할 태세를 갖춘 터라 독일의 운명은 거의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따라서 이 책은 1944년 크리스마스에서부터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1945년 1월부터 5월까지 소련군과 주요 연합군이 베를린으로 진격하는 동안 주요 인물들의 말을 엿듣고 직접 서술하는 방식을 택해 독자가 히틀러와 스탈린의 독백을 엿듣는 도청자가 되게 만든다.
비버는 러시아, 독일, 스웨덴 기록보관소에 대한 독보적인 접근성과 영국 및 미국 자료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를 통해 상당한 양의 새로운 자료를 발굴해 이 책을 썼다. 그중 일부는 기괴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가령 저자는 히틀러의 턱뼈와 두개골이 첩보 조직 스메르시와 소련 비밀경찰NKVD 사이에 어떻게 나눠졌고, 결국 소련 기록보관소에 보관됐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또 1970년까지 마그데부르크의 소련군 연병장 아래 묻혀 있던 히틀러의 유해가 마침내 한밤중에 발굴돼 유골이 도시 하수도에 버려졌음을 알려준다.
저자의 증거 수집력은 이 책에 활용된 문서, 일기, 인터뷰, 도서 등으로 뒷받침된다. 비버는 동쪽에서 진격해오는 소련군에 서술을 집중하면서도, 서쪽의 연합군 진영과 나치군 사이를 쉽게 넘나들면서 전쟁의 디테일과 그것들이 함의하는 바를 눈부신 통찰력으로 보여준다. 이를테면 “스튜드베이커 트럭과 닷지 트럭들, 뒷좌석에 박격포를 싣고 방수포로 덮은 셰보레 무개차들과 중곡사포를 끌고 가는 트랙터들, 그 뒤로 말이 끄는 수레에 탄 두 번째 무리”와 같은 문장은 뛰어난 묘사력을 드러낸다. 1945년 베를린 진격은 250만 명의 소련군이 100만 명의 독일군을 공격한 역사상 가장 방대한 규모의 전투였기에 요약하는 문장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괴링의 허영심은 그의 무책임함만큼이나 비웃음을 샀”고, “반짝거리는 눈과 특별히 디자인된 제복의 털 장식이 ‘쾌활한 시장통 아주머니’를 연상시켰다”처럼 짧은 문장을 통해 판단력을 드러내는 내러티브는 저자만의 강점이다.

천년 제국의 종말, 베를린 최후의 전투

1941년 히틀러의 러시아 침공은 민간인과 전쟁 포로들에게 끔찍한 참상을 안겼다. 1943년 2월 한 소련군 장교가 스탈린그라드 폐허에서 독일군 포로들을 조롱하며 이런 말을 했다. “베를린이 곧 저렇게 될 거야!” 그리고 몇 년 후 베를린은 정확히 그 대가를 치르게 됐다.
1941년 당시 러시아 민간인과 전쟁 포로들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 알고 있었던 독일인들은 붉은 군대가 베를린에 근접해오자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1945년 1월, 소련군은 나치 독일에 대한 최후의 공세를 위해 비스와강을 따라 400만 명이 넘는 병력을 집결시켰다. 동프로이센에 거주하던 최소 850만 명의 주민이 임박한 소련의 공세를 피하려 했다. 일부는 숲에 숨었고, 일부는 러시아군의 손에 넘어가기 전에 연합군 전선에 가닿기를 바라며 서쪽으로 도망쳤지만 대다수는 피란에 실패했다. 예를 들어 항구도시 쾨니히스베르크에서는 많은 사람이 기관총에 맞아 죽었고, 또 다른 사람들은 소련 탱크에 치여 죽었다. 해상에서는 러시아 잠수함이 여객선 빌헬름 구스틀로프호를 어뢰로 공격해 6600명의 민간인 승객 중 5300명이 목숨을 잃었다.
4월, 붉은 군대는 베를린에서 65킬로미터 떨어진 오데르강에 진을 치고 제3제국을 공격할 준비를 마쳤다. 우선 주코프, 로코솝스키, 코네프라, 이 세 명이 사령관직을 수행했다. 하지만 이후 스탈린은 제1벨라루스전선군 총사령관 로코솝스키를 배제했고, 결국 주코프에게 최고 지휘권을 넘겼다. 곧이어 250만 명의 소련군은 하인리히 힘러가 이끄는 100만의 비스와집단군과 대결을 펼쳤다.
힘러는 방어의 영웅이었다. 4월 16일, 2만여 대의 러시아 대포와 로켓포가 수적으로 열세인 적을 향해 전례 없는 포격을 퍼부었다. 소련의 목표는 두 가지였다. 4월 22일(레닌의 생일)까지 베를린을 점령하는 것과 미군과 영국군이 베를린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도시를 포위하는 것. 하지만 힘러는 병력을 제2방어선으로 이동시켜 공격군을 저지했다. 러시아군은 예상보다 훨씬 더 어려운 임무를 수행해야 했고, 4월 25일까지 베를린을 포위하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철책선 안에는 300만 명 이상의 민간인이 있었다. 1월부터 동프로이센에서 들려오는 잔혹한 소식에도 불구하고 괴벨스나 다른 어떤 나치 책임자도 굶주림에 절망한 시민들을 대피시키려 시도하지 않았다.)
스탈린은 자신의 지휘관들을 교묘하게 조종해 베를린에 대한 마지막 공격을 위해 막대한 병력을 배치했다. 250만 명의 병력, 7500대의 항공기, 6250대의 탱크, 4만1600문의 대포가 동원된 이 공격은 베를린 성벽에서 천둥이 울리고 그림이 떨어질 정도로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다. 독일군은 판처파우스트로 반격했지만, 공군과 기계화 부대의 공세에 비하면 한심할 정도로 역부족이었다.
러시아 군대가 소년, 외국 파시스트, 노약자 등 가장 단호한 수비수들까지 밀어내고 수도로 내려오자 히틀러의 제국은 무너져 내렸다. 괴링, 힘러 등이 협상을 밀어붙이면서 잠재된 충돌은 표면화되었다.
싸우기에는 너무 어렸지만 키가 커서 그럴듯해 보였던 독일 소년들은 “나치 친위대”라는 치명적인 비난을 이겨내야만 했다. 전선이 더 축소되면서 베를린 방어는 프랑스, 라트비아,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 볼셰비즘에 맞서 싸우기 위해 자원한 외국인 나치 친위대 자원자들이 맡게 되었다.

200만 명의 여성이 당한 강간

소련군이 독일로 들어가 가장 먼저 해방시킨 곳 중 하나는 아우슈비츠와 그 인근의 포로수용소였다. 한 영국군 포로가 이렇게 외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세상에! 러시아가 이 나라에 무슨 짓을 해도 반드시 용서할 것이다. 절대적으로 무엇이든.” 이전에 독일군이 소련에서 저지른 잔혹 행위로 인해 보복은 불가피했지만, 전쟁 마지막 몇 달 동안 독일 국민에 대한 러시아의 복수는 너무나 광범위하고 그 분노는 끔찍했다. 저자는 전쟁으로 인해 강간당한 여성의 피해를 거의 정확히 집계하며 그 참상을 세세히 전하고 있다. 즉 1945년 제국의 진정한 피해자는 독일 국민, 특히 여성이었다.
복수에 미치고 술에 취한 붉은 군대는 집단 강간을 벌였다. 1945년 1월 동프로이센에서 시작된 강간은 2주간의 베를린 전투에서 절정에 달했고, 적대 행위가 끝난 후에도 강간은 전염병처럼 계속되었다.
“붉은 군대의 병사들은 독일 여성들과의 ‘개별적 정사’에는 관심이 없었다.” 동프로이센에서 해군육전대 장교로 복무한 극작가 자하르 아그라넨코는 일기에 이렇게 썼다. “한 번에 9명, 10명, 12명의 병사가 집단으로 여성들을 강간했다.” 이 병사들은 독일 여성들을 “따먹는다”라는 표현을 썼고, 독일 여성이 “너무 오만해” 그들 위에 “올라타야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병사들은 독일 여성이 “짐마차용 말”처럼 생겼다며 불평했다.
뿐만 아니라 14세부터 80세까지 독일, 폴란드, 러시아, 우크라이나에서 ‘해방’된 강제노동자 여성들 역시 붉은 군대의 병사들로부터 교대로 돌아가며 성폭력을 당했다. 나치로부터 살아남은 유대인 생존자들은 자신들이 나치 체제의 피해자임을 알렸지만, 일단 몸에 술이 들어가면 먹잇감의 국적은 별 의미가 없었다. 비버는 “소련에서 강제로 끌려간 여성들에 대한 광범위한 강간은 소련에서 독일의 만행에 대한 복수를 이유로 적군의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모든 시도를 완전히 훼손한다”고 강조한다.
붉은 군대의 강간은 네 단계의 양상을 보여주었다고 비버는 분석한다. 1월과 2월에 복수심에 불타 간호사, 어린 소녀, 임신부, 막 아이를 출산한 산모 모두를 무참하게 강간한 것이 첫 번째 단계다. 이 양상은 두 번째 단계에서는 그리 잔혹하지 않게 바뀌었다. 병사들은 전선에서 복무하는 와중에 휴식의 일환으로 주로 성적 욕구만 충족시켰고, 여자들의 저항이 없으면 불필요한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다. 하지만 곧 강간의 정의는 흐려졌다. 굶주림에 직면한 여자들은 총이나 육체적 폭력 없이도 자신의 몸을 병사에게 바치고 필요한 물건과 음식을 얻었다. 이것이 바로 세 번째 단계의 강간이었다. 네 번째 단계는 많은 소련군 장교가 소련 ‘운동원 아내’를 대체한 독일 ‘점령군 아내’와 함께 정착한 기이한 형태의 동거였다. 독일인 내연녀들과 함께 사는 데 여념 없던 많은 붉은 군대 장교는 조국으로 돌아갈 시간이 왔을 때 탈영을 선택했다.
붉은 군대 장교들은 이를 막을 의지가 없었다. NKVD 소총연대에서는 강간을 저지른 병사들을 처벌하지 않았다. 처벌은 오직 피해자들로부터 성병이 옮았을 때에만 이뤄졌다. 그 피해자들은 대개 이전의 강간범에게서 성병이 옮은 것이었다. 스탈린주의자들은 강간을 “비도덕적 사건”으로 완곡하게 부르며 제지하지 않았다.
전투 기간에 13만 명의 여성이 강간을 당했고, 그중 10퍼센트는 자살했다. 비버는 1945년 독일에서 벌어진 전쟁에서 최소 200만 명의 여성이 강간당했으며, 그중 상당수가 집단 강간을 당했다는 사실을 명백한 학설을 통해 밝혀냈다. 어떤 여성은 “23명의 병사들에게 잇따라” 강간을 당했다. 한 작가가 ‘병영 에로티시즘’이라고 묘사한 이 모든 일은 인간성을 말살하는 현대의 선전 선동의 영향과 전쟁터에서 남성들의 공포와 고통이라는 인간 본능의 충동과 합쳐졌다.
이런 이야기는 독자로 하여금 인간 본성에 대해 비관하도록 만든다. 비버는 스탈린이 소련을 억압된 사회로 만들었고, 이것이 1945년 동독을 압도한 억눌린 쓰나미였다고 주장한다. 비버가 수많은 외국 기록물에서 수집한 연구 자료로 볼 때, 그는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도덕주의자로 인정받을 수밖에 없다.

***
그렇다면 과연 러시아는 승자였을까? 베를린 작전에 참가한 소련군의 사상자 수는 사망 7만8291명, 부상 27만4184명에 달했다. 러시아 역사학자들조차 이토록 많은 사상자가 불필요하게 발생한 이유가 어느 정도는 서방 연합군보다 먼저 베를린에 도착하기 위한 경쟁 때문에, 그리고 너무 많은 병력을 베를린 공격에 투입함으로써 아군끼리 포격을 가한 탓임을 인정한다. 게다가 팔다리를 잃은 러시아군은 ‘사모바르’라 불리며 따돌림을 당해 자국 정부에게 체포되어 추방당했다. 150만 명 이상의 구소련군 포로들이 강제수용소나 노동 대대로 보내졌다. 소련 유대인 대학살에 관한 ‘블랙북’은 공산주의의 ‘부정주의’로 인해 당국에 의해 유통이 금지되었다. 소련 사령관 주코프의 가까운 동료들은 존재하지 않는 반스탈린주의 음모를 밝히기 위해 체포되어 고문을 당했고, 주코프 자신은 이후 20년 동안 추방당했다.

추천사 이어서

나는 이 책을 소설처럼 읽었다. 이 책은 당신이 그곳에 있었다면 어땠을지 알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 소문처럼 정말 뛰어난 책이다._앤 애플바움, 『이브닝스탠더드』

더없이 뛰어난 책. 침착하고 학구적인 서술에 그가 밝혀낸 일들에 대한 가차 없는 도덕적 분노가 결합되었다. 이 책은 세계사에서 가장 끔찍한 전투들 중 하나에 대한 대단히 명쾌한 보고서다._『아이리시타임스』

설득력 있는 역사적 묘사와 평가가 담긴 책. 비버가 이용한 러시아 자료의 일부를 미래에는 이용할 수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더욱 중요성을 띤다._앨런 저드, 『데일리텔레그래프』

문체가 서술 자체에 기여하며, 이야기를 표현하는 솜씨와 사실들에 대한 꼼꼼한 접근이 노련하게 결합되었다. 두 범주 모두에서 우리는 최고의 경지에 달한 저자를 보고 있다._토마스 킬링거, 『디벨트』

광범위한 식견을 지닌 뛰어난 역사학자 비버는 소련의 기록보관소들에서 새로 발견된 것들을 포함해 자료를 다루는 탁월한 솜씨를 다시 한번 입증한다._고든 크레이그, 『뉴욕리뷰오브북스』

사실과 시설에 대한 눈부신 통찰력을 보여주고, 소련군의 모습을 놀라운 문장으로 묘사한다. 풍부하고 상세하며 우아하게 쓰인 이 책은 악이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_『커커스리뷰』

전쟁의 참상을 알지 못하는 유럽 혹은 다른 모든 지역의 사람들이 어둡고 끔찍한 과거를 들여다보게 해주는 깨끗한 창._『타임』

섬뜩함을 안겨주는 권위 있는 책. 비버는 전쟁의 진정한 슬픔을 훌륭하게 포착한다._『데일리메일』

엄청나게 감명적이다. 비버는 최고의 저술가이자 근면한 연구자이며 디테일의 대가다._『시카고트리뷴』

비버는 전쟁의 마지막 날들에 대한 잊히지 않는 이미지들을 만들어냈다. 지금까지 쓰인 최고의 설명._카를로 데스테, 『뉴욕타임스』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감명 깊은 책. 훌륭하면서도 충격적이다. 이 책은 [기존의 모든 역사서를] 일거에 구닥다리로 만든다._프랭크 맥린, 『인디펜던트』

최고의 책. 베를린의 최종 몰락으로 이어진 날과 사건들이 생생하고 충실하게 재현되어 있다._칼 맥크리스털, 『인디펜던트온선데이』

권위 있는 책. 장대하게 쓰인 서사시적 이야기다. 소름 끼치고 통찰력 넘치며 분석적이고 지독하게 감동적이다. 비버는 최악의 과거로부터 역사의 참모습을 그려낸다._『스코츠먼』

설득력 있는 서술, 흥미로운 디테일, 긴장감 넘치는 속도. 비버의 명료한 글은 밤에 폐허 위에 밝힌 횃불처럼 타오르며 진실성과 강한 힘으로 독자들을 설득한다._맥스 에그리먼트, 『리터러리리뷰』
비버는 대규모 전쟁이 개인의 취약한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인도주의적 관심과 걸출한 재능으로 도시의 몰락에 관한 살벌하면서도 흡입력 강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의 강렬한 서술은 궁지에 몰려 단 며칠을 벌기 위해 수천 명의 목숨을 희생시킨 독일 파시즘의 악몽 같은 추악함을 발가벗긴다._헬렌 던모어, 『타임스』

이 책은 모든 팬의 기대에 부응한다. 비버는 몸에 밴 근면성을 발휘해 러시아와 독일의 자료들을 파고듦으로써 1945년 붉은 군대에 의해 무너진 도시에 관해 흥미롭고 참혹한 이야기를 펼쳐놓는다._맥스 헤이스팅스, 『선데이텔레그래프』

훌륭한 연구가 바탕이 된 책이며 간결하고 감정이 담기지 않은 비버의 문체 때문에 더욱더 효과적이다._수 맥그레거, 『데일리텔레그래프』

비버는 복잡한 군사적 움직임들과 여기에 책임 있는 사령관들의 논리를 대단히 명확하게 서술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전쟁의 실제 희생자들에게도 섬세하게 신경을 쓴다. 어른용 철모에 불안한 얼굴이 가려진 소년들, 여러 번 윤간을 당하는 사이사이 가까스로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여성들, 가족 농장이나 배우자의 무덤을 떠나고 싶지 않아 지옥의 한가운데에 놓인 노인들. 그 결과 현대 역사서의 걸작이 탄생했다._마이클 벌리, 『가디언』

비버는 소련의 기록, 개인의 일기, 회고록을 깊이 파고들어 운이 다한 대도시의 최후의 날들을 생생하게 살려낸다. 비버가 전쟁의 진정한 슬픔을 그토록 훌륭하게 포착한 것은 패배의 혼란에 휩쓸린 평범한 사람과 병사들에 관한 소름 끼치는 세세한 사항들을 보는 그의 시선 덕분이다. 설득력 있고 술술 읽히며 신선하다._데이비드 스태퍼드, 『이브닝스탠더드』

작가정보

Antony Beevor(1946~)
윈체스터대학과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에서 공부했고, 제11경기병대의 정규 장교로 독일과 영국에서 근무했다.
주요 저서로 『스페인 내전』 『크레타: 전쟁과 르네상스』(런시먼상), 『피의 기록, 스탈린그라드 전투』(새뮤얼 존슨상, 울프슨 역사상, 호손든상), 『디데이』(웨스트민스터공 메달), 『제2차 세계대전』 『아르덴 대공세 1944』가 있다. 이 책 『베를린 함락 1945』는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24개 국어로 번역됐다. 또한 아내 아르테미스 쿠퍼와 함께 『해방 후의 파리 1944~1949』를 썼고, 여러 권의 소설도 발표했다.
작가협회 회장을 지낸 비버는 네 개의 명예박사학위와 킹스 칼리지 런던의 연구 장학금을 받았으며 켄트대학의 객원교수다. 프리츠커 문학상 군사 저술 부문 평생 공로상과 메들리콧 역사학 기여 메달을 수상했고, 벨기에 정부로부터 왕관 훈장을 받았다. 또 프랑스 정부의 문예공로훈장 기사장을 받았다. 2017년에는 군의 전문적 개발에 대한 지원 공로로 신년 서훈 명단에 올라 기사작위를 받았다.
www.antonybeevor.com

아주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블레즈 파스칼 대학·클레르몽페랑 제2대학교대학원에서 불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영어와 프랑스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일본 제국 패망사』 『특이점의 신화』 『애프터 피케티』 『주4일 근무시대』 『산 아래 작은 마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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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를린 함락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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