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잘한다는 것
2023년 08월 15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6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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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8898407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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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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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정연주 아나운서를 설명할 때 늘 따라붙는 말들이다. 이 책, 《말을 잘한다는 것》을 쓴 정연주는 무엇보다 장·차관급 고위공직자들이 먼저 찾는 말 코치로 유명하다. 수많은 아나운서들이 활동중이지만 유독 공직자들이 그에게 말하기를 배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가 행정학과 정책 홍보를 깊게 공부하며 쌓은 지식을 바탕으로, 특히 공적 영역에서의 말하기가 어때야 하는지를 실제와 이론을 통해 정립한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어떤 시간, 장소, 주제에도 얽매이지 않고 명료하면서도 온기 있는 저자의 말하기는 소그룹 미팅과 뉴스 스튜디오의 마이크 앞, 수백 명이 모이는 기업 컨퍼런스와 수천 명을 상대로 하는 대규모 행사장을 가리지 않고 매 순간 빛을 발한다. 인생의 절반을 말하기에 집중하며 살아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말을 잘한다는 것은 타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자신의 입장을 정확히 표현해 원하는 것을 가진다는 의미”임을 증명한다. 따라서 저자가 꼼꼼하게 알려주는 말 잘하는 방법을 따라하다 보면, 누구라도 “말을 잘한다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잘 살아간다는 것이고, 결국 말을 통해 인생이 달라질 수 있음”을 절감할 수 있다.
말 한마디로 커리어를 망칠 수도, 인생에 날개를 달 수도 있는 시대. 누구나 중요성과 필요성을 알고 있지만 한 번도 제대로 공부한 적은 없는 ‘말 잘하는 법’에 관한 모든 지식과 통찰이, 지금 공개된다.
1장 말을 잘하기 위해 알아두면 좋은 기본 상식
말하기는 누구에게나 어렵다 19
두려운 느낌과 두렵다는 생각은 다르다 21
말하기 전에 할 일은, 내 마음 들여다보기 25
나와 잘 통해야 타인과도 잘 통한다 27
10초의 여유로 풍성한 음성을 만들 수 있다 30
긴장감을 없애는 깊은 숨쉬기 33
제대로 호흡하며 자신감 있게 말하기 35
발표할 때마다 머릿속이 하얘진다면 38
목소리보다 태도, 태도보다 내용 41
몰입의 즐거움, 말하기의 즐거움 44
우리의 목소리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47
1장을 마무리하며 그래도 내 목소리가 비호감이라 생각하는 당신에게 49
2장 말을 잘하기 위해 반드시 익혀야 할 기초체력
TPO, OOTD보다 중요한 말하기의 TPC 57
첫 번째 공식 T, 청각을 사로잡는 톤 59
두 번째 공식 P, 시선을 사로잡는 자세 61
세 번째 공식 C, 내용을 사로잡는 최선의 선택 65
말하기의 2대 기본기 67
발성으로 나만의 기준음 찾기 71
내용과 상대와 상황에 맞는 톤 찾기 76
발음만 또렷해도 전달력이 좋아진다 81
자음과 모음을 분명하게 소리 내는 법 83
10초 만에 발음이 정확해지는 체조가 있다? 85
스마트한 인상을 남기는 모음 체조 심화편 91
얼굴 근육을 강화하면 생기는 일 93
2장을 마무리하며 당신의 목소리 톤은 어떤 색깔인가요? 96
3장 말을 잘한다는 것은 지식이 많다는 것
말하기는 결국 내용으로 판가름 난다 103
필사가 말을 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이유 108
말을 잘하려면 잘 들어야 한다고? 112
상대방과 정확하게 주파수 맞추는 법 115
예민할수록 좋은 언어 감수성 117
조리 있게 말하기 위한 3WR 119
말하기 자료의 뼈대를 구성하는 법 121
말 잘하는 법, 인공지능에게 물어봤습니다 126
3장을 마무리하며 평생의 무기가 되는 어휘력의 힘 129
4장 업무 보고부터 협상까지, 나의 가치를 높이는 상황별 말하기
첫 번째 실전, 전달력을 높이는 보고의 기술 136
두 번째 실전, 매력까지 더하는 발표의 기술 142
발표할 때 여유가 생기는 3가지 팁 147
발표 하루 전날, 이것만은 꼭! 149
깔끔한 발표를 넘어 감동까지 전하는 감성적 어휘의 힘 151
세 번째 실전, 전화 통화가 무섭지 않은 비대면 소통의 기술 154
네 번째 실전, 경쟁적 의사소통의 끝판인 토론 157
다섯 번째 실전, 밀고 당기는 협상의 달인이 되는 법 169
4장을 마무리하며 그런데, 아나운서가 협상을 많이 해봤어요? 192
5장 내가 하는 말은 나를 닮아 있다
나의 말을 글로 옮기면 보이는 것들 201
말하는 방식을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207
목소리에서 인성이 묻어난다 212
내가 쓰는 어휘가 나의 수준이다 215
말하기를 살펴 세상을 이롭게 218
말실수란 없다 220
말하기를 통한 성찰은 결국, 나를 위하는 일 223
5장을 마무리하며 말하기의 힘은 생각보다 강합니다 226
에필로그 말을 잘한다는 것이, 이렇게나 어려운 일이기에 230
말하기 능력은, 우리 생각보다 현실에서 훨씬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그러니 말하기 능력을 키운다는 것은, 일과 삶에서 어느 정도는 좀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할 수 있게 합니다. 말하기를 통해 스스로가 빛나는 존재라는 사실을 자주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경험할 수 있다면, 그 어떤 성취보다 스스로에게 믿음을 주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다양한 말하기 상황 가운데 비교적 정형화된 방법론을 제시할 수 있는 공적인 말하기를 통해, 스스로를 믿고 빛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_프롤로그 ‘말을 잘하면 얼마나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을까요?’에서
우리는 심리적으로 불안할 때 호흡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심할 경우, 아예 숨을 제대로 들이마시는 것조차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숨을 급히 들이마시고, 이걸 안정적으로 내뱉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말을 하려니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거나, 평소와 달리 목소리가 가늘게 나옵니다. 들이마시는 공기의 양이 줄어드니 말하는 도중에 숨이 가빠오고요. 공기를 제대로 내뱉지 못한 상태에서 말을 하니 가슴이 터질 것 같고, 결국 말이 아닌 랩을 하게 됩니다. 결국, 긴장감 때문에 공적인 상황에서 말을 제대로 못하는 증상의 대부분은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해 겪는 일임을 알 수 있습니다.
_1장 ‘10초의 여유로 풍성한 음성을 만들 수 있다’에서
좋은 목소리란 구체적으로 어떤 목소리일까요? 흔히 목소리가 좋다고 할 때의 특징을 생각해보면, 일단 타고난 소리의 감각적인 특색 자체가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한 번만 들어도 감탄을 자아내는 목소리가 분명 있죠. 이 외에도 좋은 목소리라 평가할 수 있는 특징들이 있습니다. 포근한 느낌을 준다든가, 또렷하다든가 하는 식으로요.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목소리를 ‘영혼이 있는 생명체가 내는 소리’라고 정의했습니다. 저는 이 말을,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목소리가 존재하고 모든 목소리에는 저마다의 가치가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세상에 ‘나쁘기만 한 목소리’는 없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_1장 ‘우리의 목소리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에서
공적인 말은 무엇보다 명확하고 정확해야 합니다. 어떤 목적으로 이 말을 하는지, 듣는 사람이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자면 사실을 바탕으로 정확하게 내용을 구성하고, 구체적으로 보완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형식적으로는 말을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 그 말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말하는 공간이나 환경도 적절해야 하고요. 또한 말하는 사람의 전달력이 좋아야 합니다. 너무 작은 목소리, 부정확한 발음, 특이한 억양, 지루한 전개는 전달력을 떨어뜨립니다. 어휘나 표현 등을 세심하게 살피는 언어적 감수성도 필요하지요. 이런 요소를 내용적 측면이 아닌 형식적 측면으로 구분한 건, 말하는 사람이 언어에 대한 민감성을 가지고 반드시 사전에 점검할 요소로 받아들이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적절한 공간에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목소리의 크기와 발음 등을 점검해 전달력을 높이듯, 언어에 대한 감수성과 민감도 역시 늘 기본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_2장 ‘말하기의 2대 기본기’에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기본기를 탄탄히 쌓은 운동선수가 더 정확하고 난이도 높은 동작을 해낼 수 있듯, 발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각 소릿값을 어떻게 내는지 정확하게 익혀 자신의 신체에 맞게 발음하는 사람과 입에서 나오는 대로 편하게 발음하는 사람이 있다면, 적어도 공적인 말하기 상황에서만큼은 말의 전달력, 명확성 등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_2장 ‘자음과 모음을 분명하게 소리 내는 법’에서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표현할 방법이 없을 때 우연히 내 머릿속과 마음을 정리해주는 잘 쓴 글을 만난다면, 어떤 글이라도 한번쯤 베껴 써보시길 권합니다. 문학적으로 아름다운 글도 좋지만, 그보다는 논리의 흐름을 유지한 글이 공적인 말하기 실력을 키우기에는 좀 더 유리할 것 같습니다. 또한 손으로 정성들여 쓰는 것도 좋겠지만, 크게 힘들이지 않고 습관을 기르기에는 타이핑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편한 방법으로 실천해야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을 테니까요.
_3장 ‘필사가 말을 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이유’에서
공적인 말하기의 내용을 구성할 때는, 기획안이나 보고서 등을 작성할 때와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고 보면 됩니다. 실제로 조직 내에서 수시로 쓰는 기획안이나 보고서로도 충분히 공적인 자리에서 조리 있게 말하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기획안과 보고서를 작성할 땐 흔히 ‘기획의 기본기’에 해당하는 3WR Why, Why so, What, Really을 고민하는데, 이것이 바로 말하기의 설계 과정에 해당합니다.
_3장 ‘조리 있게 말하기 위한 3WR’에서
그 누구도 발표자가 발표 중간에 1~2초의 여유를 갖거나 살짝 헤매는 것을 쉽게 눈치 채지 못해요. 참가자들과 눈을 맞추고 숨을 고르는 일을 불편하게 생각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또한 발표 상황에서 돌발 상황이 생기거나 이유 없이 긴장감이 들 때는, 호흡을 정돈하거나 원고로 시선을 돌려 발표해야 할 말을 이어서 해주세요. 이때는 긴장한 마음이나 다른 생각이 끼어들 틈을 주지 말고, 앞에서 익힌 모음 체조를 기억하면서 입술 주변 근육의 움직임에 집중해, 해당 문장을 또렷하게 읽는 것에만 신경을 써주세요.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우리 몸과 정신은 하나로 이어져 있어서, 대개 몸이 움직이는 대로 정신이 따라간다고 해요.
_4장 ‘두 번째 실전, 매력까지 더하는 발표의 기술’에서
협상을 시작할 때 상대방의 감정을 읽고, 그 감정에 이름을 붙여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들지 않고, 부드럽지만 명확하게 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우리가 협상 현장에서 흔히 장애물이라고 느낄 법한 감정이야말로 협상을 도와주는 유용한 도구이자 수단입니다. 특히 상대방이 느끼는 부정적 감정을 명확하게 명명(labeling)하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이 그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울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반대로 긍정적인 감정에 명명하는 행위는 그 감정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해주고요. 즉, 감정에 이름을 붙이면 사람들은 본인의 감정을 인정하면서 대립각을 세우기보단 단계적으로 진정하게 됩니다.
_4장 ‘다섯 번째 실전, 밀고 당기는 협상의 달인이 되는 법’에서
목소리는 건강 상태에 따라서도 달라지지만, 내 상황과 기분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타고난 목소리와 별개로 우리가 일상 속에서 내는 목소리가 얼마나 다양한지 분석해보면 깜짝 놀랄 수준이지요. 친구와 즐겁게 대화를 할 때의 경쾌한 목소리와 어려운 상사 앞에서 잔뜩 긴장할 때의 목소리만 해도 크게 다른 느낌을 주니까요. 이렇게 다양한 목소리가 주는 느낌들이 매 순간 우리 안에 쌓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목을 비롯해 발성에 영향을 미치는 몸의 각 기관을 습관적으로 쓰다 보면, 몸 상태에 따라 나의 목소리가 갖는 느낌이 정해지지요. 결국, 나의 습관이 나의 목소리에 영향을 미치고, 나의 목소리를 통해 나의 품성이 드러난다고 보아도 충분합니다.
_5장 ‘목소리에서 인성이 묻어난다’에서
엄밀히 따져보면 ‘말실수’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말이란 결국, 우리가 가진 생각과 태도가 입을 통해 소리로 새어 나오는 것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조금 냉정하게 얘기하면 ‘그저 말실수였으니 한 번만 봐달라’는 말은 하지도 말고 듣지도 말아야 합니다. 말은 단순히 소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말에 담긴 뜻과 말하는 사람의 생각과 태도에 우리 사회가 훨씬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비판하고 반성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상식을 바로잡을 수 있고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_5장 ‘말실수란 없다’에서
뉴스부터 음악, 공연, 국가 행사까지
취업준비생부터 기업 임직원, 국가공무원까지
대한민국 대표 말 코치 정연주 아나운서가 알려주는
공적인 상황에서 말하기의 모든 것
얼마 전, 국내 최정상급 쇼핑호스트가 생방송 도중 말실수를 해서 해당 채널에서 영구 퇴출된 일이 있다. 추후 SNS를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방송사의 결정을 되돌릴 순 없었다. 부적절한 표현을 쓴 것도 문제였지만 말실수 이후 그가 보인 태도가 더 큰 논란이 되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말 한마디로 인생이 뒤바뀔 수 있는 시대다. 방송인뿐만이 아니다. 정치인부터 평범한 직장인까지, 가족부터 오랜 친구까지, 말 한마디로 관계가 돈독해지거나 커리어에 큰 전환의 계기를 가져오기도 하고, 절연을 할 수도 있다. 특히 1인 크리에이터가 점점 많아지는 오늘날에는, 공적인 상황에서 내뱉는 한마디가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우리는 누군가가 하는 말을 들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사람에 대해 평가를 내리게 된다. 웅얼거리는 말소리를 들으면 답답함과 피로감을 느끼고, 떨리는 목소리를 들을 때면 덩달아 노심초사한다. 반면 명확하면서도 안정적으로 말하는 사람에게는 호감이 생기고, 왠지 능력이 출중할 것 같다는 인상을 받는다. 말을 잘한다는 것이 단지 목소리가 듣기 좋다거나 발음을 또렷하게 한다는 식의 단순한 말하기 스킬이 아니라, 그 사람의 생각과 사고방식, 눈빛과 태도까지 모든 것이 어우러져 드러나는 종합적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적인 상황에서 말을 잘한다는 것은, 좁게는 호감부터 넓게는 업무 능력과 신뢰감까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이득을 가져다준다. 그러니 인생에서 얻고 싶은 것이 많다면, 반드시 말하기 실력을 키워야 한다.
자신의 말이 전달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도 ‘좋지 않은 목소리’를 탓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건 사실이 아닙니다.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목소리를 탓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발성하는 방식에 잘못된 부분이 있어서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습니다. 당신의 목소리는 썩 나쁘지도, 썩 좋지도 않아요. 그저 소리를 내는 방식에 따라 좋은 소리와 그렇지 않은 소리, 전달력이 좋은 소리와 떨어지는 소리로 구분할 뿐입니다. 이렇게 판단하는 기준 역시 매우 주관적이고요. 그러니 더 이상 목소리를 탓하며 공적인 상황에서의 말하기를 피하지는 말기로 해요. _48p
말을 잘하기가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한 번도 전문가에게 제대로 배운 적이 없으니까. 하지만 저자가 주장하듯, 말하기 능력은 나의 가치를 높이고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반드시 익혀야 하는 필수 과제나 다름없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5장에 걸쳐 말을 잘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지식과 정보를 소개하고, 사회인이 가장 자주 마주하는 말하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분명하고 또렷하게 말할 수 있는지 실질적인 노하우를 전한다.
먼저 1장 ‘말을 잘하기 위해 알아두면 좋은 기본 상식’에서는 ‘말하기는 누구에게나 어렵다’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말을 잘하는 데 도움이 되는 11가지 지식을 전달한다. 말하기가 두려운 진짜 이유, 호흡법과 숨쉬기가 발성에 미치는 영향, 목소리에 대한 기본 지식 등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기본 내용을 알아두는 것만으로도 일상적인 말하기 상황에서 소위 ‘멘붕’에 빠지는 일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2장 ‘말을 잘하기 위해 반드시 익혀야 할 기초체력’에서는 말하기의 3가지 핵심 요소인 톤, 자세, 말할 내용의 선택을 중심으로 말 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분석한다. 또한 말을 잘하기 위한 기본 조건인 발성과 발음이 좋아지는 법을 7개 소주제에 걸쳐 소개한다. 2장에서 소개하는 모음 체조의 경우, 말을 잘하기 위해 의학전문서적까지 탐독하며 오랫동안 인체 구조를 관찰해온 저자가 직접 만들어 실천 중인 만큼, 발음이 명확하지 않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3장 ‘말을 잘한다는 것은 지식이 많다는 것’에서는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결국 말하는 내용이 좋아야 한다는 맥락에서, 지식을 탄탄히 쌓는 법을 안내한다. 꾸준한 필사를 통해 논리적인 사고체계를 갖추는 법, 어휘력을 기르고 언어 감수성을 높이는 법,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듣기 위해 갖춰야 하는 태도 등을 3장에서 만날 수 있다.
4장 ‘업무 보고부터 협상까지, 나의 가치를 높이는 상황별 말하기’는 다른 말하기 책에서는 결코 만날 수 없는 실전 노하우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이 책의 핵심이자 차별화 요소라 할 수 있다. 다른 아나운서들이 집필한 말하기 책 대부분은 태도나 마인드 또는 말 잘하는 테크닉 중 하나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정연주 저자는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보도자료 작성부터 언론 브리핑까지 쓰기와 말하기 전 과정을 코칭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4장을 썼다. 대다수 평범한 사회인들이라면 누구나 이 장을 통해 공적 상황에서 수시로 마주하는 말하기 상황에 제대로 적응하고 정확하게 말하는 법을 연습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5장 ‘내가 하는 말은 나를 닮아 있다’에는 저자가 26년간 말하기 전문가로 살아오면서 보고 듣고 느낀 말에 관한 생각이 담겨 있다. 말은 단순히 입 밖으로 퍼지는 소리가 아닌 한 사람이 살아온 시간이 고스란히 담긴 인생이라는 관점에서, 왜 어떤 말은 꽃이 되고 어떤 말은 칼이 되는지, 언어폭력이 만연한 세상에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말을 하면 세상이 조금은 나아질지, 말하기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읽어가다 보면, 좋은 말하기에 대한 저자의 진심과 열정을 느낄 수 있다.
“말실수란 없다.
말은 소리가 아니라, 그 사람의 생각이자 인생이기 때문이다”
늘 상대방과 세상을 향해
정확하게 주파수를 맞추는 정연주식 말하기 수업
“청중 중에는 아군도 있고 적군도 있어요. 저는 아군과 우군만 바라보고 말하라고 합니다. 회의든 토론이든 강연이든 눈을 반짝이며 내 말을 경청해주는 한 사람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에요. 그 사람과 에너지를 교감하면서 말하는 거예요.”
저자는 과거 한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말을 잘하는 방법 중 하나로 ‘우호적인 청중을 찾을 것’을 언급한 바 있다.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순 없겠지만, 한두 명은 반드시 나를 긍정적으로 봐주니, 그 사람을 믿고 그를 사로잡듯 말하다 보면 말하는 공간의 분위기를 내가 주도할 수 있다는 것.
어떤 방식으로 자료를 준비하더라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문장이나 문단에도 나를 가두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에요. 저는 발표 내용을 완전히 외워야 한다는 강박을 ‘가둔다’라고 표현합니다. 공적인 말하기에서 우리가 말할 내용을 완벽하게 외워야 하는 상황은 그리 많지 않아요. 문장이나 구체적인 사안을 달달 외우기보다는, 발표의 흐름을 머릿속에 그려 넣는 작업을 열심히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그래야 발표 상황에 더욱 몰입할 수 있으니까요. _150p
이처럼 《말을 잘한다는 것》에는 저자가 오랜 세월 스스로 터득해 자신만의 무기로 만들어온 ‘말 잘하는 법’이 가득하다. 협상을 할 땐 심야 라디오 DJ의 톤으로 말하기, 발표 상황에서 참가자와 시선을 마주칠 때와 원고를 읽을 때를 구분하는 법, 불리한 상황에서 열린 질문을 통해 내가 원하는 상황으로 끌고 가는 법 등은 방송만 진행하는 아나운서라면 결코 알 수 없는 내용이 가득하다.
영하 14도, 포천에 또 눈발이 날리고 있습니다. 오늘도 연일 불철주야 삶의 현장에 같이 동참한 분들이 후사경에 끝도 없이 보이네요. 안녕하세요.
이 사연을 소개하며 제가 응답했던 말은 다음과 같았고, 저는 방송 이후 그 말을 글로 옮겨보았습니다.
“아, 진짜네요. 이렇게 기다리시는 시간이 많으신 거죠? 뭐 상차, 하차 이런 거 하시면서? 그 트럭 뒤쪽을 바라볼 수 있는 거울에, 트럭들의 모습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는데, 아우, 차가운 새벽 시간 정말 애 많이 쓰시네요. 오늘도, 예!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핏줄과 같은 역할을 해주시는 거잖아요. 안전하게 운전해주시길 바라요.”
당시에는 저의 심정을 고스란히 담아 충실히 말했다고 생각했는데, 방송을 다시 들으며 분석하니 멘트 중 밑줄 친 표현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이 말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봤어요.
ㆍ 아, 진짜네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있었을까?
ㆍ 이렇게 기다리시는 시간이 많으신 거죠? 뭐 상차 하차 이런 거 하시면서?
‘이렇게’가 아니라 ‘그렇게’가 적확하지 않았을까?
‘기다리는’ 시간이 ‘많으신’ 거죠? 이런 거 ‘하시면서?’라고 높임말은 마지막에 한 번만 하는 것이 좋았을 듯하다.
‘상차, 하차라 불리는 작업을 기다리는 시간이 그렇게 많으신 거죠?’ 또는 ‘상차, 하차 같은 작업하려고 그렇게 오래 기다려야 하시는 거죠?’라고 어순을 바꾸는 것이 더 정확했겠다. _204p
다양한 공적 말하기 상황에서 나이도 직업도 다양한 여러 사람들과 오랫동안 일해온 덕분에, 저자는 “말실수란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당부한다. 말하기란 평소 그 사람이 생각하고 믿는 가치관을 그대로 드러내는 행위이기에, 자신의 발언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 말실수였다는 한마디로 급하게 상황을 덮으려 하는 행동이야말로 최악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 고위공직자나 대기업 임원 등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함부로 내뱉고 대충 수습하는 한마디 말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조직이 상처받고 피해를 입는지 생각한다면, 사회 구성원 누구나 깊게 새겨들어야 할 조언이라 할 수 있다.
“말을 잘한다는 것이, 이렇게나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도, 서로에게 정말 말을 잘 건네며 살아가는 세상이길 바랍니다”
아나운서로서 수상만 4차례,
26년차 말 전문가가 전하는 말하기의 정석
방송사에서 아나운서의 쓸모를 인정할 때 가장 먼저 맡기는 일은 뉴스 진행이다. 뉴스 진행자로서 저자가 제일 신경 쓴 것은, 자신이 말하는 뉴스 내용을 스스로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도, 방송을 보고 듣는 사람들 역시 방송을 준비하며 흥미로워하는 자신과 똑같은 재미를 느끼기를 바랐다.
큰 실수 없이 그저 진행만 잘하면 상관없을 멘트 몇 개에, 저자는 왜 이토록 진심이었을까? 그는 에필로그에서 지금은 사망한 어느 정치인과 진행했던 인터뷰를 언급하며 이렇게 말한다.
방송을 하며 말하기 자체를 신경 쓰기보다 방송을 하는 제가 어떻게 역할을 수행해야 할지, 마음가짐은 어때야 할지 초점을 맞추려 애썼던 것 같습니다. 작은 사명감이라 표현할 수 있을까요. 만에 하나라도 세상과 단절된 누군가에게 아름다운 목소리로만 고통스러운 자극을 주는 존재는 되고 싶지 않다고 다짐했습니다. 설령 그것이 뜻하지 않은 결과였을지라도 말이지요 _231p
무용가가 몸짓을 통해, 화가가 그림을 통해 감동을 주고 싶어하듯, 저자는 누구보다 말하기를 통해 감동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힌다. 그럼에도 말을 잘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기에, 말을 전하는 ‘매개체’로서 많은 상황에서 자신의 쓸모를 확인하고, 말하기 실력을 쌓고 싶어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을 알아갈수록 어려운 일 중 하나가 말을 잘하는 것이다. 말로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여 끝내 설득시키는 과정을 기술에 비유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인생의 절반을 말 전문가로 살아온 저자가, 말하기를 통해 사회를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으리라 믿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너와 내가 하는 말하기의 총합’에 지나지 않을 ‘세상의 말하기’를 다듬는 임무를 스스로 부여하고 그 역할을 잘하고 싶습니다. 작은 사명감에 비해 큰 욕심인 것을 알지만, 저 혼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 역시 더 잘 알기에 이 책을 계기로 여러분께 말을 건넵니다. 우리 모두 말을 잘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서로에게 정말 말을 잘하며 살아가는 세상을 꿈꿔보자고 말이지요. _235p
말 한마디로 우리의 인생은 이른바 ‘떡상’을 할 수도 있고, 추락할 수도 있다. 말 한마디가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수많은 말은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우리가 앞으로 할 말들이 쌓이고 쌓이면, 우리의 인생은 얼마나 달라질까? 말하기의 힘을 믿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계기로 자신의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작가정보
여러 행정 부처의 장·차관급 고위공직자들이 먼저 찾는 말 코치이자 5급 이상 국가공무원들을 대상으로 7년째 말하기 강의를 진행했다. 뉴스 진행은 물론 기업, 학교, 지자체 등으로부터 말하기 특강을 제안받는 대한민국 최고의 말하기 전문가이기도 하다.
1997년 TBS 보도방송부에 입사하면서 아나운서가 되었다. 〈상쾌한 아침, 정연주입니다〉를 비롯해 26년 간 뉴스, 시사, 교육, 음악, 공연 등 장르를 넘나드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왔으며 지금은 매일 새벽 5시부터 7시까지 TBS FM 〈라디오를 켜라 정연주입니다〉로 청취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른 새벽의 맑고 싱그러운 에너지를 가득 담은 특유의 목소리 덕에,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 목소리 출연을 한 바 있다.
정연주는 고위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말하기 강의에서 만족도가 높기로 정평이 나 있다. 수많은 아나운서가 활동 중이지만 공직자들이 유독 그에게 말하기를 배우려 하는 이유는, 저자만큼 ‘공적인 상황에서의 말하기 비결’을 실제와 이론을 통해 정립한 전문가는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저자는 행정학과 정책 홍보를 깊이 공부하며 공적 말하기의 내용과 형식을 세심하게 살펴온 만큼, 말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공공의 의식과 사회적 책임을 중요하게 여긴다.
어떠한 시간, 장소, 주제에도 얽매이지 않고 명료하면서도 온기를 담는 저자의 말하기는, 소그룹 회의부터 뉴스 스튜디오의 마이크 앞과 수백 명이 모인 강연장을 가리지 않고 매 순간 빛을 발한다.
인생의 절반을 말하기에 집중하고 주의하며 살아온 저자는 “결국, 말하기야말로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말 한마디로 사회에 큰 상처를 남기는 사람과 따뜻한 울림과감동을 전하는 사람은, 쓰는 어휘뿐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숱하게 체감했기 때문이다.
말 한마디로 인생이 뒤바뀔 수 있는 시대. 저자는 모든 사람들이 말하기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잘 활용해, 조직과 사회에서 자기 몫을 다하는 반짝이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이러한 마음을 담은 결과물이 바로 이 책, 《말을 잘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공적 말하기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비결부터 발음, 자세, 호흡을 바르게 하는 법, 어휘력과 문장력을 기르는 법, 말을 잘하기 위한 자료 준비, 자신이 하는 말에 대한 성찰까지, 일에서도 삶에서도 나의 가치를 높이면서 원하는 것을 얻는 말하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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