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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 일기

앨리 모건 지음 | 엄일녀 옮김
문학동네 출판사SHOP 바로가기

2023년 08월 09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7월 2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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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8.54MB)
ISBN 978895469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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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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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활자책과 오디오북 빌리기, 동요 배우기, 인터넷 사용, 덥거나 추운 날 편히 쉬기, 따라잡기 힘든 스마트 기기 사용법 배우기…… 이 모든 것이 누구에게나 무료로 가능한 공간이 있다면, 그곳은 도서관이다. 『사서 일기』는 지식을 나누는 공간이자 모두에게 열려 있는 안식처, 그리고 사회를 위한 훌륭한 균형장치인 도서관의 최전선에서 일한 어느 사서의 경험을 유쾌하고도 감동적으로 그려낸 에세이다.
1장 별종 마법 … 11
2장 갈등 관리 … 46
3장 도서관이라고 다 똑같은 것은 아니다 … 122
4장 원칙 … 148
5장 로스크리도서관 전투 … 182
6장 죽음과 근무표 … 223
7장 나의 전투 … 267
8장 입소문을 타다 … 313
9장 지식의 대성당 … 339
10장 지역공동체의 역습 … 365
11장 케이크와 지역공동체 … 390
12장 도서관의 미래 … 410
13장 로스크리에 역병이 당도한 날 … 431
에필로그 한국의 독자들에게 … 458

이제부터 일반 서가의 책을 가져가서 봐도 된다는 말을 처음 들었던 그날이 지금도 기억난다. 책장 사이 통로가 무한대로 뻗어나간 듯 보였다. 그 어마어마한 선택지란! 책들과 책들과 책들…… 그리고 그 모든 것들 한가운데, 사서가 있었다! _17쪽

가을이 쌀쌀한 공기와 길어진 밤을 품고 들이닥치자 커뮤니티센터 입구에서 개관 한 시간 전부터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는 가엾은 영혼들을 발견하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이 수척하고 궁핍한 사람들(주로 젊은이들이었고, 언제나 예의발랐다)이 요금이 밀렸거나 집주인이 방치한 탓에 난방이 끊긴 근처 빈민가 공동주택 주민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_38쪽

“여긴 도서관인걸요.” 내가 말했다. “원하는 만큼 있어도 돼요. 티슈도 갖고 계세요. 내키면 책도 읽고.” _143쪽

모든 도서관은 자기만의 리듬이 있다. 주간 계획, 일간 패턴. 도서관은 신뢰할 수 있는 공적 영역이다. 도서관 이용자들에게는 예측 가능성이 필요하다. 구직원서를 내기 위해 매주 평일마다 특정 사이트에 접속해야 하는 구직자들부터, 매주 다양한 행사와 교실에 아이들을 데려오는 부모들과, 다 읽은 책 더미를 안 읽은 신착도서 더미와 교환하러 매주 수요일 똑같은 시간에 버스를 타고 오는 연금생활자까지. 도서관은 정말이지 지역사회의 맥동하는 심장이다. _156쪽

내 직업에 환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하는 일의 거의 대부분은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별 의미가 없다. 그래도 몇몇 드문 날이면 나는 내가 치료사나 카운슬러 혹은 선생님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퍼뜩 깨닫게 된다. 그런 역할을 할 자격이 있는 척하려는 건 절대 아니지만, 그 소소하지만 중요한 순간들이 닥쳤을 때 나는 항상 지나치다 싶게 노력할 것이다. 설사 그 사람이 내게 손을 내미는 것이 딴사람 눈에는 영 부질없어 보이더라도 말이다. _291쪽

“저기요. 우리 아들이 똥을 쌌는데요.”
도서관 일은 지극히 초현실적이고 예측 불가능하며 기존에 알려진 어느 차원에서도 일어난 적 없는 사건들이 벌어진다는 점에서 꿈의 직업이다. 어느 순간에는 자선기금 복권을 판매하고 있는가 하면 다음 순간에는 굶주린 싱글맘을 위로하기도 하는데, 사람들은 당신이 기함할 만한 일을 끊임없이 찾아낸다. _340쪽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그 시절에도 내 안의 무엇인가는 도서관의 힘을 인지하고 손을 뻗었다. 내가 항상 진짜로 안전하다고 느껴온 장소에 나의 마지막 희망을 꽂았다. _361쪽

나는 도서관 마법이 서가 위에 놓인 것도 아니요 책 속에 깃든 것도 아님을 깨달았다. 진정한 마법은 도서관이 상징하는 가치에서, 그리고 그 가치에 숨을 불어넣는 지역공동체에서 생겨났다. 사람들이 없다면-고된 노동을 마다않는 사람들과 그들에게서 비롯된 참된 애정 없이는-도서관은 그저 안에 책이 좀 들어 있는 공허한 건물에 지나지 않고, 문자언어를 위한 엄숙하고 삭막한 창고에 불과할 것이다. _364쪽

그날 무엇보다 가슴 벅차고 짜릿했던 것은 우리가 바야흐로 새롭고 신나는 도약의 발판에 서 있다는 느낌이었다. 로스크리 수호대의 반란을 넘어서 뚜렷한 목적을 품은 난장판을 벌이고 있다는 의식을 공유했다. 도서관이 케이크로 뒤덮인 광경, 최근까지 우중충하고 사무적이기만 했던 공간을 꽉꽉 채운 사람들, 수다와 혼란의 아우성은 지역공동체 전체가 도서관을 되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신호로 느껴졌다. _396쪽

이것이 사서의 진정한 역할임을 나는 다시금 깨닫는다. 그렇다, 우리는 책을 정리하고 듀이 십진분류법의 숫자를 설명하고 컴퓨터를 닦고 문서를 인쇄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그 모든 일이 하나로 수렴된다. 이곳을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계속 유지하는 것.
비록 이렇게 축소된 상태일망정, 도서관은 모든 사람에게 최우선으로 제일 요긴한 곳이다. 여기는 평등을 위한 장치이자 안전한 공간이며 지역사회의 심장이다.
우리는 여러분을 다시 맞이하게 되어 기뻐요. _454쪽

친애하는 독자 여러분, 도서관 마법을 사랑하는 여러분, 시끄럽게 설치고 외쳐주세요! 당신의 도서관이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공유해주세요. 가능하면 도서관 문턱을 넘어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지역공동체의 이 귀중한 자원을 알려주세요. 시위든 탄원이든 자원봉사든, 당신의 세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알고 싶다고 지역 자치체 민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든, 도서관 마법이 생생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동안 우리 사서들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곳을 꾸준히 지키고, 열어두고, 마법을 부리겠습니다. _455~456쪽


▶ 이 책을 먼저 읽은 전국 사서들의 한마디

겉보기에는 고요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주 소란스러운 마법 같은 공간, 도서관. 도서관에 대한 애정 가득한 사서가 들려주는 극사실주의 도서관 이야기. ※주의: 사서 업무를 경험한 사람은 PTSD가 올 수도 있음! 최수경(고려대학교 CCL)

어느 날 집 뒤로 나 있는 작은 산책로에 꽤 근사한 화단이 꾸며져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처럼, 당신이 동네의 도서관에서 우리가 심어놓은 꽃들을 기쁜 마음으로 발견해주길 바란다. 사서들은 이용자의 마음을 화사하게 만들어줄 정원을 매일, 매월, 매년, 매 계절 이곳에서 열심히 꾸미고 있다. 황가원(진주시립도서관)

누가 내 일기를 여기에 써놨나 했습니다. “도서관에서 일하면 앉아서 책 보면서 업무하고 너무 좋겠다!” 이 일을 시작하면서 이 말을 가장 많이 들었지만, 사서는 생각보다 더 많은 일들을 해내면서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이 책에 소개된 일들을 실제로 현장에서 많이 겪는다는 점…… 속닥속닥) 그리고,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도서관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잊지 마세요!! 오늘도 정시 퇴근을 간절히 바라는 토끼(강남구립도서관)

진정 스코틀랜드의 도서관 이야기가 맞을까요? 어머! 웬일이냐! 헐~ 추임새가 끊임없이 나오는데, 소리 죽여 웃느라 고생했습니다. 저를 비롯한 한국의 많은 사서가 경험하고 생각하는 바로 그 이야기들이라 혼자서 읽기가 너무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아기 때부터 책을 가까이 하게 하자는 취지의 북스타트 운동이 스코틀랜드에서는 북버그로 불리는 이 친근함. ‘도서관을 살리고 죽이고는 데스크 직원에게 달렸다.’ 책 속 이 문장에 정말 공감하며, 대규모 프로젝트를 멋지게 기획하고 성공시킨 로스크리도서관 직원들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냅니다. 이 책은 공감 300%가 아닙니다. 1000% 대공감! 2인 체제로 근무하는 사서 후리지아(한우리도서관)

정말 좋은 책을 읽었습니다. 뒷이야기가 궁금해 마음을 재촉하게 되고 가슴속에서 뜨거운 무엇이 꿈틀대더군요. 익숙한 하루하루에 지쳐가던 요즘,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들었습니다. 모든 것에 무뎌진 18년 차 사서교사를 ‘도서관’이라는 세 글자로 다시 설레게 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책이었습니다. 정현이(부산 분포초등학교 도서관)

책의 힘, 특히 『사서 일기』에 담긴 글의 힘은 위대하다. 지구 반대편에서 고군분투하는 어느 사서에게조차 진한 공감을 이끌어내니까. 도서관에서 마주하는 어려움과 한계, 크고 작은 기쁨과 슬픔이 이 네모난 책 안에 다양한 모양으로 담겨 있다.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사서 앨리를 따라다니며 제빵대회에서 쓸 케이크를 나르거나 아이들이 서가 곳곳에 남긴 흔적들을 지우려 애쓰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어떻게 기능해야 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이 책에 사서뿐만 아니라 도서관을 찾는 누구든 공감할 거라 확신한다. 양지윤(사동초등학교 지혜의 집 도서관)

도서관이 가진 마법 같은 가치를 다시 일깨우는 책. 그리고 낭만을 넘어 현실의 사서가 마주하는 상황이 얼마나 다채로운지 알려주는 책이다. 도서관과 함께 성장하고 도서관에서 치유되는 주인공을 지켜보면 이 책이 부디 해피엔딩으로 끝나길 바라게 된다. 이야기를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도서관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다. 사서를 꿈꾸는 책벌레들과 도서관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 추천한다. 버들연(성남시 구미도서관)

도서관은 한 사람이 모든 생애주기에서 만나는 공간이다.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시작해 글자는 못 읽어도 그림으로 책을 이해하는 시기를 지나, 학교 과제를 위해 찾아와 책을 읽다가 성인이 되어 자기계발을 하러 온다. 개개인이 스마트폰으로 모든 걸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도움이 필요하며 한데 모이길 바란다. 그 중심에 괜찮은 도서관과 사서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한아름(인천 해돋이도서관)

도서관은 사서에게도 영혼의 치유소로 기능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도서관과 책을 사랑하는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최시내(경북대학교 도서관)

정의의 사서 앨리의 도서관 구출기는 결국 앨리 자신을 구하기 위한 분투의 서사이자, 세상 모든 사서들에게 건네는 마법 같은 위로이다. 어느 도서관 서가에서 이 책을 발견한다면 당신이 모르는 전투를 치르고 있을 책장 너머 사서에게 부디 따스한 응원을 부탁드린다. 정윤정(성동구립성수도서관)

누구나 찾아올 수 있고,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누구에게도 불편함을 주지 않으면서 모두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도서관. 그런 공간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사서들은 묘수를 강구해내며 노력하고 있다. 도서관은 공간과 장서 이전에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 사람이 만들어가는 공간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책. 방신영(전주시립도서관 꽃심)

작가 앨리 모건은 우울증과 PTSD, 자살충동에 시달리던 중 지역 도서관에서 보조사서로 일을 시작했다. 학습장애 청소년, 노숙인, 실업자, 영유아, 싱글맘, 노인 등 다양한 이용자를 만나며 그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이 앨리 역시 삶의 밑바닥에서 조금씩 떠올랐고, 도서관이 자신을 구한 것처럼 이제 자신이 위기에 빠진 도서관을, 그 공간을 사랑하고 그곳이 필요한 이용자들을 구하기로 마음먹는다. 갱단의 표적이 되는가 하면 삶의 벼랑 끝에 선 이용자의 마지막 지푸라기가 되기도 하는 하루하루를 보내며 도서관에서 벌어지는 사건사고를 ‘@grumpwitch(성질 더러운 마녀)’라는 트위터 계정에 소개했고, ‘내가 도서관에서 일하면서 사람들에 대해 알게 된 것들’이라는 타래가 하룻밤 사이 어마어마한 파장을 일으키며 언론과 전 세계 도서관 애호가, 독서인의 관심이 쏟아졌다. 그것을 계기로 탄생한 이 에세이는 그녀의 삶을 구한 이상하고도 멋진 도서관에 바치는 진심어린 러브레터이자, 그곳을 아끼는 이들에게 보내는 뜨겁고도 다정한 제안이다. SNS로는 전부 소개하지 못했던 기상천외한 에피소드와 책장 뒤 사서들의 분투에 다시 한번 열렬한 반응이 날아들었고, 이 책을 먼저 읽은 한국의 사서들 역시 지역공동체에서 도서관과 사서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솔하게 보여주는 이야기에 한마음으로 공감과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다.

✐ 이 책은 공감 300%가 아닙니다. 1000% 대공감! _한우리도서관 사서
✐ 뒷이야기가 궁금해 마음을 재촉하게 되고 가슴속에서 뜨거운 무엇이 꿈틀대더군요. _부산 분포초등학교 도서관 사서
✐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이 책에 소개된 일들을 실제로 현장에서 많이 겪는다는 사실…… _강남구립도서관 사서
✐ 도서관은 사서에게도 영혼의 치유소로 기능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_경북대학교 도서관 사서


도서관은 책을 보기 위해서만 가는 곳이 아니다
당신이 몰랐던 사서의 하루하루

오랫동안 정신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다 이제 삶을 끝내야겠다고 결심한 앨리의 마음을 돌린 것은 도서관에서 걸려온 채용 합격 전화 한 통이었다. 어린 시절 내내 사서가 되길 꿈꿨던 앨리는 자살 계획을 일단 미뤄둔 채 소규모 도서관 보조사서로 첫 출근을 한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그곳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괴괴하고 우울한 분위기에 장서는 먼지만 쌓여가는 상황. 얼마 되지 않는 방문객은 크게 세 부류로, 너무 비싸고 빨리 읽어버리는 어린이책을 자녀에게 사줄 형편이 안 되는 젊은 부모들, 추리소설을 들어오는 족족 읽어치우는 어르신들, 그리고 도서관이 아니면 달리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이다. 마지막 부류에 속하는 이들은 집에서 냉난방을 할 여유가 없거나, 실업수당 수령을 위한 구직활동에 필요한 컴퓨터가 없거나, 둘 다 없는 취약계층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부유하지 못한 동네의 도서관에서는 컴퓨터가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복지 혜택과 지원금을 신청하고 공과금을 납부하기 위해서는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무료 인터넷 서비스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사람들은 꼭 책을 보기 위해서만 도서관을 찾는 것이 아니었다. 동요를 가르쳐주는 어린이 교실에 자녀를 참석시키러, 비 오는 날 따뜻하게 앉아 있을 공간을 찾아서, 온종일 혼자 지내다 누군가와 대화를 하기 위해, 까다로운 양식 작성에 도움을 구하러 사람들은 도서관을 찾았다. 하지만 시 자치체는 공간의 가치를 이용자 수와 현금 수입이라는 숫자로만 측정했고, 그 기준에 따르면 앨리의 도서관은 충분한 지원을 받을 자격이 되기는커녕 폐관 위기였다. 그럼에도 제각기 다른 이유로 이 공간이 반드시 필요한 이들을 만나며 앨리는 어린 시절 자신을 매혹했던 도서관의 마법을, 절망에 빠져 있던 시기에도 이곳에 구직원서를 넣게 했던 힘을 되살려 이 공간을 지키고 널리 알리겠다고 결심한다.

물론 일부 폭력적인 이용자, 매뉴얼에만 집착하는 관리자, 포스터의 서체 하나까지 간섭하는 관료, 예산을 좌우하지만 정작 도서관 서비스에는 무관심한 시의원 때문에 기운이 꺾이는 순간도 있지만, 앨리는 마음이 맞는 동료들과 ‘도서관 수호대’를 결성해 뜨개질클럽, 성인 그림 교실, 작가와의 만남 등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게릴라전을 방불케 하는 작전으로 이용자들에게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간다. 도서관에 생기를 불어넣으려는 그 노력에 응답하듯 이용자 수가 빠르게 늘어가는 것을 보며 사서들은 용기를 얻고, 급기야 도서관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수익금 전액을 지역사회에 기부하는 수제 케이크 경연대회. 마침내 대망의 행사 당일, 도서관에 도착한 앨리의 눈앞에 전혀 기대하지 못한 광경이 펼쳐져 있다.

그날 무엇보다 가슴 벅차고 짜릿했던 것은 우리가 바야흐로 새롭고 신나는 도약의 발판에 서 있다는 느낌이었다. 로스크리 수호대의 반란을 넘어서 뚜렷한 목적을 품은 난장판을 벌이고 있다는 의식을 공유했다. 도서관이 케이크로 뒤덮인 광경, 최근까지 우중충하고 사무적이기만 했던 공간을 꽉꽉 채운 사람들, 수다와 혼란의 아우성은 지역공동체 전체가 도서관을 되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신호로 느껴졌다. _본문 396쪽


무엇이든 가능한,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서관에서
오늘도 우리는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어린 시절 앨리는 도서관에서 한 권 한 권 저마다의 우주가 담긴 책들을 탐독하며 세상을 만났다. 책을 읽는 순간만은 해적도 뱀파이어도, 법정심리학자도 될 수 있었던 앨리는 이제 사서가 되어 아기와 청소년, 연금생활자에게 다양한 책과 그 안에 담긴 세계를 소개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수많은 책처럼 각양각색의 이용객을 만나며 깨닫는다. 도서관의 가치는 서가 위나 책 속에만 깃든 것이 아니라는 것.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으로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드는 역할이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 전 세계적인 전염병 코로나19가 당도했을 때도 사람들은 사서를 신뢰하며 조언과 정보를 구했고, 도서관은 임시콜센터 역할을 하고 취약계층에 식료품을 전달하거나 처방약을 배송하는 등 지역사회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어려운 시기를 거치며 더욱 분명해진 것이 있다면, 그것은 기능이 대폭 축소된 상황에서도 도서관은 도움이 가장 절실한 이들, 목소리가 없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최전선에서 제공하는 사회적 안전망이라는 사실이었다.

이제 앨리와 도서관은 평범한 일상을 되찾았을까?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모든 도서관의 운명은 그곳을 찾는 이용자들에게, 지역사회에 달려 있으므로. 앨리는 도서관의 특별한 마법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당부한다. 지역공동체의 이 귀중한 자원을 주변에 널리 알리고 시끄럽게 설치고 외쳐달라고. 그동안 사서들은 최선을 다해 그곳을 꾸준히 지키고, 열어두고, 마법을 부릴 것이다. 도서관을 사랑하는 이들의 진심어린 애정과 분투가 담긴 이 책을 덮고 나면 누구라도 앨리가 말한 바로 그 마법을 확인하러 가까운 도서관에 달려가고 싶어질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곳에서, 모두의 이야기가 새롭게 탄생할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앨리 모건

Allie Morgan

전직 열혈 사서, 현직 도서관 애호가. 우울증과 PTSD, 자살충동으로 치료에 전념하던 중 지역 도서관에 보조사서로 취직한다. 어린 시절 꿈이었던 사서라는 직업에 대한 환상은 순식간에 날아갔지만, 학습장애 청소년, 노숙인, 실업자, 영유아, 싱글맘, 노인 등 다양한 이용자를 만나며 그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이 저자의 삶도 밑바닥에서 조금씩 떠오른다. 그리고 도서관이 자신의 삶을 구한 것처럼 이제 자신이 위기에 빠진 도서관을, 그 공간을 사랑하고 그곳이 필요한 이용자들을 구하기로 마음먹는다. 갱단의 표적이 되었다가 삶의 벼랑 끝에 선 이용자의 마지막 지푸라기가 되기도 했던 도서관에서의 하루하루를 ‘@grumpwitch(성질 더러운 마녀)’라는 트위터 계정에 소개하면서 언론과 전 세계 도서관 애호가, 독서인의 관심이 쏟아졌다. 그것을 계기로 탄생한 이 에세이는 그녀의 삶을 구한 이상하고도 멋진 도서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물론 지역공동체에서 도서관과 사서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유머러스하고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태어나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 책은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만난 『비밀의 화원』. 스코틀랜드에서 남편과 고양이들과 함께 살고 있으며, ‘앨리 모건’은 가명이다.

을묘년 화곡동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출판 기획과 잡지 편집을 겸하다 지금은 전업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내일 또 내일 또 내일』 『섬에 있는 서점』 『비바, 제인』 『그녀의 몸과 타인들의 파티』 『세번째 호텔』 『로즈의 아홉 가지 인생』 『여자는 총을 들고 기다린다』 『비극 숙제』 『나이트 워치』 등을 번역했다. 『리틀 스트레인저』로 제10회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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