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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줄리언 반스 지음 | 공진호 옮김
다산책방

2023년 07월 28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7월 1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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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64.75MB)
ISBN 9791130645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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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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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쟁이 소설가 줄리언 반스,
화가는 물론 문인과 예술품 수집가를 아우르며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명화의 뒷이야기를 펼친다!

★★★ 씨네21 김혜리 기자 강력 추천 ★★★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의 개정증보판이 다산책방에서 출간되었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권위 있는 문학상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 문학의 제왕 줄리언 반스. 그는 소설 외에도 『또 이따위 레시피라니』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등 요리나 죽음과 같이 다양한 주제의 에세이를 발표하며 새로운 모습을 선보여 왔다. 이 책은 줄리언 반스가 30년 동안 《뉴욕 리뷰 오브 북스》와 《현대 화가》를 비롯해 문학 및 예술 매체에 발표한 미술 에세이를 모은 것으로,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경이로운 것들에 관한 놀라운 컬렉션” “매혹적이고도 탁월한 에세이”와 같이 주요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이번에 출간된 개정증보판은 2019년도에 출간된 단행본에 열일곱 점의 도판과 일곱 편의 에세이를 더했다. 예술가를 말할 때 여성 화가는 자주 소외되기 마련이지만, 반스는 그중 동료 화가들과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고도 사망진단서에는 “무직”이라고 기록되었던 모리조와, 프랑스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은 최초의 외국인 여성 화가인 메리 커샛에 주목했다. 동시에 여성혐오자라는 딱지가 붙었지만 실제로는 여성의 연대와 독립을 그려낸 예술가 드가의 일화도 추가적으로 소개한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유럽에서 활동한 화가와 문인의 관계, 화가와 후원가의 관계를 재조명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해 온 예술사조를 시간에 흐름에 따라 수록하여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도시에서 만난 찰나의 감성을 담아내는 설동주 작가의 표지 일러스트를 더해 새롭게 태어난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개정증보판을 만나보자. 사색에 잠긴 작가 줄리언 반스 너머로 드가, 고흐, 피카소, 마그리트 등 예술사에 굵직한 획을 그은 화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독자를 예술의 장으로 초대한다.
서문

1 제리코 · 재난을 미술로
2 들라크루아 · 얼마나 낭만적인가
3 쿠르베 · 그렇다기보다는 이렇다
4 마네 · 블랙, 화이트
5 모리조 · “무직”
6 판탱라투르 · 정렬한 사람들
7 세잔 · 사과가 움직여?
8 화가와 문인 1
9 드가 1 · 허, 흠, 야아!
10 드가 2 · 그리고 여자
11 메리 커샛 · 방에 제한되지 않은 여성
12 르동 · 위로, 위로!
13 반 고흐 · 해바라기와 함께 셀카를
14 화가와 문인 2
15 보나르 · 마르트, 마르트, 마르트, 마르트
16 뷔야르 · 에두아르라고 불러주세요
17 발로통 · 나비파의 이방인
18 브라크 · 회화의 심장부
19 러시아로 간 프랑스
20 마그리트 · 새 대신 새알
21 올든버그 · 물렁한 것의 유쾌한 재미
22 이것은 예술인가?
23 프로이트 · 일화주의자
24 호지킨 · H. H.에게 말이란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원문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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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베르는 한 예술형식을 다른 예술형식으로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명화는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믿었다. 브라크는 우리가 그림 앞에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아야 이상적인 경지에 도달하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경지에 이르기란 요원한 노릇이다. 우리는 뭐든 설명하고, 의견을 내고, 논쟁하기 좋아하는 구제 불능의 언어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림 앞에 서면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재잘거린다.
- 〈서문〉 중에서

1877년 카유보트가 계획하고 세잔의 작품이 포함된 제3회 인상화 전시회에 즈음하여 미술 평론가 폴 만츠는 프랑스 일간지 《르 탕》에 이렇게 선포했다. “사실 이 그룹에는 인상파가 단 한 사람밖에 없다. 그 화가는 바로 베르트 모리조다.” 우리는 베르트 모리조를 최초의 인상파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녀의 공책에 이런 글이 있다.
나는 오래도록 아무것도 기대한 것이 없는데 사후의 영광을 바라는 것 또한 과도한 포부인 것 같다. 사라져 가는 것을 얼마간이라도 포착하고자 하는 욕심에 만족해야 할 것 같다. 아, 그 ‘얼마간’이라는 것! 그 최소한의 것. 그런데 그 포부마저 과도하다는 생각이 든다.
- 〈모리조: “무직”〉 중에서

포드는 관습을 파격적으로 거스르는 욕정이라는 발상을 모파상에게서 취했다. 여기에는 청춘의 수월한 사랑과 노년의 필사적인 사랑 사이에 존재하는, 피부를 벗기는 것 같은 차이도 포함된다.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라기보다 이해하려고 했던 베르탱의 말을 빌리자면 “가슴이 청춘인 것이 문제다.” 난감한 감정적 (그리고 사회적) 딜레마에 빠진 화가는 달리는 마차에 몸을 던져 생을 마감한다. 그렇게 또 하나의 소설 속 화가가 고뇌 끝에 자살한다. 자신들의 직업에 대해 이런 그릇된 이야기가 반복된다면 인상파 화가들이 그것을 반대하는 탄원을 낼 법도 하다.
- 〈화가와 문인 1〉 중에서

드가의 원천적 스승은 앵그르였다. 앵그르가 그린 여인들(첩, 비너스, 여신)은 몸의 털이 제거되고 조각풍으로 완벽하게 변형되었다. 변형되었다는 것은 척추골의 수가 해부학적으로 가능하지 않으며, 몸통이 길어지고 궁둥이는 넓지만 다리는 가늘기에 그렇다. 앵그르의 누드화는 대체로 플레시오사우르스 같다고, 발레리가 적절하게 평한 바 있다. 그래도 앵그르의 작품을 보고 불평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드가는 어디가 가려운지 긁는 것 같거나 신발 끈을 묶으려 하는 듯한 여인, 지치고 따분해 보이는 여인, 루벤스풍의 엄청난 비만은 아니어도 렘브란트풍의 다이어트에 기반한 소박한 비만을 떠올리게 하는 비만한 여인 등 이상적이지 않은 여인들을 표현했다. 사람들은 어느 쪽을 더 좋아할까?
- 〈드가 1: 허, 흠, 야아!〉

커샛은 파리에 있으면서 드가의 작품 24점뿐 아니라 자신의 작품 19점이 전시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녀는 드가의 작품과 나란히 전시하면 “내가 이 모방의 시대에 그를 모방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라고 루이진에게 말했다. 그러나 더 아이러니한 만족감의 출처는 전시회의 목적에 있었다. 그것은 바로 여성 참정권 운동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는 일이었다. 커샛은 루이진에게 “드가가 내린 평가를 생각하면” 그 전시가 정말 통쾌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 〈메리 커샛: 방에 제한되지 않은 여성〉 중에서

“일반 대중이 좋아하는 것은 반드시 진부하기 마련이다.” 반 고흐가 1883년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 쓴 말이다. 그런데 오늘날 일반 대중은 그의 그림을 대단히 좋아한다. 그렇다면 그의 그림이 진부해진 것일까? 우리가 반 고흐의 그림을 제대로 보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그것은 볼 것이 사실은 그만큼밖에 없다는 표시일까? 그리고, 혹은 또는, 우리는 나이가 들면 반 고흐를 졸업하는 것일까? 묘하게도 그렇지 않다. 반 고흐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우리의 눈을 정제하고 심화시켜 주는 화가-가령 드가나 모네 같은 화가-가 아니다. 반 고흐의 그림이 세월의 흐름에 따른 우리 자신의 변화와 함께 변하는지, 그래서 그의 그림이 다르게 보이는지, 우리가 60세나 70세가 되어 그의 그림을 다시 보았을 때 20세 때보다 더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보다는 필사적인 진정성, 대담하고 눈부신 색채, “고뇌하는 영혼들에게 위안을 주고자 하는” 그의 강렬한 열망이 우리를 다시 20대로 돌려보낸다. 그리고 그곳은 결코 되돌아가기 나쁜 곳이 아니다.
- 〈반 고흐: 해바라기와 함께 셀카를〉 중에서

그 시대에-유럽 미술의 짧고 찬란한 시기에-그런 파리에서 그만큼의 돈을 가진, 그와 같은 수집가의 삶은 어땠을까? 무슨 생각으로 귀중한 미술품들을 모스크바로 가져가 위태롭게 했을까? 슈킨은 그림들을 아무렇게나 나란히 붙여 걸거나 아래위 두 줄로 걸어 그림들이 석고로 된 천장돌림띠에 닿기도 했다. 조명은 천장 중앙에 걸린 샹들리에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밑에는 모더니즘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루이 16세풍의 금칠한 의자들과 부티 나는 실크 소파들이 놓여 있었다. 그가 소장한 고갱 그림들을 보고 어떤 친구들은 비웃었다. 한편 그의 모스크바 맨션을 방문한 어떤 사람은 도록에 표현된 “항의하는 백묵”으로 모네의 그림을 그렸다. 오늘날엔 미술을 숭배하는 파리 시민들이 저마다 아이폰을 들고 돌아다니며 귀환한 우상들을 찍어댄다.
- 〈러시아로 간 프랑스〉 중에서

“그림 한 점을 두고도 이렇게나 할 말이 많다니!”
예술가의 삶과 액자 속 명화들이
줄리언 반스의 문장으로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스마트폰으로 검색만 하면 예술품을 고화질로 손쉽게 볼 수 있는 시대.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직접 눈으로 명화를 보기 위해 유명 전시회를 찾아다니며 개관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린다. 이토록 미적 자극을 원하면서 막상 그림 앞에 서면 왜 말문이 막히는 것일까? 어쩌면 우리는 그림에 맞는 올바른 감상만을 말해야만 한다고 스스로를 압박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럴 때면 줄리언 반스와 함께 유럽의 미술 산책을 나서보자. 그는 자신의 사적인 감상을 우리에게 이야기하면서 예술에 정답은 없다고, 개인적인 느낌이 곧 진정한 감상이라고 강조한다.

줄리언 반스는 맨부커상 소설가답게 그림의 정보나 작가를 나열하며 지식을 전달하기 바쁜 여타의 미술책과는 완전히 다르게 이야기의 포문을 연다. 독자는 책의 첫머리를 열자마자 “처음부터 불길한 징조가 보였다”라는 강렬한 문장을 마주하게 된다. 테오도르 제리코가 그린 〈메두사호의 뗏목〉의 배경이 되는 사건을 설명하는 것이다. 1816년, 프랑스 정부가 꾸렸던 선단 중 난파된 메두사호에서 탈출한 선원 약 150여 명은 나침반도 해도도 없는 뗏목에 탑승해야 했고, 이는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죽고 죽이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이 사건을 그림으로 그리기 위해 머리를 빡빡 깎고 화실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았던 제리코의 모습이 반스의 문장으로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1장뿐 아니라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에 실린 스물네 편의 에세이 모두 이처럼 박진감 넘치는 문장으로 구성되어 독자의 상상을 돕는 동시에 리드미컬한 한 편의 소설처럼 다가온다.

제리코는 8개월을 작업실에서 보냈다. 그는 이때쯤 자화상을 그렸다. 거울을 마주한 화가들이 흔히 짓는 찌무룩한 표정에 다소 의심쩍은 눈초리로 우리를 바라보는 자화상이다. 우리는 그 불만이 우리를 향한 것이라고 상상하고 꺼림칙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사실 그것은 주로 자화상의 모델인 자신을 향한 것이다. (…) 그는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붓질을 할 것 같은, 〈난파 장면〉의 커다란 난파선에 올라탈 듯한, 단호하고도 맹렬한 해적 같은 인상을 준다. (…) 뗏목은 마치 비위 약한 군주의 공식 방문을 위해 깨끗이 청소하기라도 한 듯하다. 인육 조각들은 시야에서 제거되고 사람들의 머리칼은 새 화필처럼 매끄럽다. (…) 제리코는 주위의 바다와 하늘을 잘라내고, 싫든 좋든 우리를 뗏목으로 밀어 넣는다. - 본문 중에서

당대 최고 화가들의 그림 구석구석과 공명하며
캔버스 뒤에 숨은 그림자를 들여다본 집요하고도 흥미진진한 기록

지금은 예술 애호가로 널리 알려져 있는 반스지만, 그는 청소년 시절까지만 해도 스포츠와 만화에만 열광했지 명화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어떤 미술관에 가서 명화를 봐도 특별한 감흥을 느끼지 못했으며, 예술은 엄숙하고 지루한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우연히 방문한 귀스타브 모로 박물관에서 처음으로 미술을 의식해서 보게 되었다. “이국적이고, 보석투성이에, 음침하게 화려”해서 신비롭게 느껴진 모로의 그림들은 반스를 단숨에 예술 애호가로 바꿔놓았고, 그를 곧 예술에 대한 집착과 애정이 담긴 글을 쓰는 작가로 만들었다. 러시아의 피아니스트 쇼스타코비치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시대의 소음』과 빨간 코트를 입은 사뮈엘 포치의 초상화에서 영감을 얻은 『빨간 코트를 입은 남자』는 모두 예술을 탐구하는 자세에서 쓰인 소설이다.

그는 예술가를 소개할 때 미술 교과서에 실릴 법한 내용을 배제하고, 예술가가 명화를 그릴 때의 일화부터 그의 전 생애에 걸쳐 일어난 일까지 집요하게 분석하고 재구성해 사적인 비평과 감상을 곁들인다. 들라크루아를 열린 사고방식을 가졌으면서도 사회의 반항아보다는 “예술 귀족”이 되어 지위가 주는 안락함을 쟁취하고 싶은 사람으로 묘사하거나, 실내에서 야외를 바라보는 여성의 모습을 주로 그린 모리조를 보고 “여성 해방의 한계를 표현”한 게 아니겠느냐고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모델의 머리를 네 시간 동안 빗어주기만 하던 드가가 후대에 뒤집어쓴 여성혐오자라는 누명을 벗겨주기도 한다. 실제로 그들이 살아생전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반스의 글에는 독자를 매혹시키고 설득하는 힘이 있다. 사실과 사실 사이를 매끈하게 이으며 쉴 틈 없이 몰아치는 그의 소설가적 상상력으로, 독자는 예술가가 역사에 드리운 그림자를 들여다보는 동시에 예술과 한 단계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만나게 된다.

“모든 미술 에세이가 이 경지에 올랐더라면!”
예술에 대한 가장 아름답고 황홀한 에세이

줄리언 반스의 문장은 현학적인 듯 어렵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동시에 특유의 시니컬함과 유머로 독자에게 한 문장 한 문장을 읽는 기쁨을 선사하고, 예술가를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장치를 제공한다. 이를테면 관람객들이 반 고흐의 작품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으려는 모습을 반스는 “다급하고 들뜬 팬들이 그림을 가로막고” 있다고 묘사하다 “반 고흐 씨, 당시에 당신을 무시하던 사람들에 비하면 후세의 우리가 가진 취향이 얼마나 월등한가 보세요” 하고 우리 세대의 반 고흐 사랑을 꼬집는다. 그러다 반 고흐의 “필사적인 진정성과 강렬한 열망이 우리를 다시 20대로 돌려보내”기에 우리는 그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다고 극찬한다. 타고난 천재로 널리 알려진 피카소는 어떤가. 반스에 따르면 브라크 앞에 선 피카소는 “고집과 허영심을 겸비”했으며 브라크의 “애정에 굶주린” ‘안티브라크’가 되어 동료의 능력을 시기하고 질투한 화가가 된다. 프로이트의 기이하고 불쾌한 언행을 하나하나 짚어나가다 누드화가 아닌 “싱크대나 화분, 나뭇잎, 나무 그림을 더 많이 그렸더라면 좋았을 거”라고 결론을 내리기도 한다. 예술가의 생애를 날카롭게 짚어내는 그의 문장에서 독자는 때로 공감하기도 하고, 허를 찔리기도 하며, 때로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출간을 기념하여 응했던 어느 인터뷰에서 줄리언 반스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그림에 대해 글을 쓸 때는 독자가 제 옆에 있다고 상상하며 함께 그림을 봅니다. 아마도 수십 년 동안 그림을 봐왔기 때문에 비교 대상도 많고, 덜 불안해하면서 수다를 떠는 것 같아요.” 엄숙하고 딱딱한 미술관을 벗어나 미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소설가와 미술 수다를 나누고 싶다면 이 책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작가정보

Julian Barnes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2011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의 대표 작가. 1946년 1월 19일 영국 중부 레스터에서 태어났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현대 언어를 공부했고, 1969년부터 3년간 『옥스퍼드 영어 사전』 증보판을 편찬했다. 이후 유수의 문학잡지에서 문학 편집자로 일했고, 《옵서버》 《뉴 스테이트먼츠》지의 TV 평론가로도 활동했다.
1980년에 출간된 첫 장편소설 『메트로랜드』로 서머싯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단해, 『나를 만나기 전 그녀는』 『플로베르의 앵무새』 『태양을 바라보며』 『10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 『내 말 좀 들어봐』 『고슴도치』 『잉글랜드, 잉글랜드』 『용감한 친구들』 『사랑, 그리고』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시대의 소음』 『연애의 기억』 등 13권의 장편소설과 『레몬 테이블』 『크로스 채널』 『맥박』 등 3권의 소설집,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 『줄리언 반스의 사적인 미술 산책』 등의 에세이를 펴냈다. 1980년대에는 댄 캐바나라는 필명으로 4권의 범죄소설을 쓰기도 했다.
1986년 『플로베르의 앵무새』로 영국 소설가로서는 유일하게 프랑스 메디치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미국 문예 아카데미의 E. M. 포스터상, 1987년 독일 구텐베르크상, 1988년 이탈리아 그린차네 카부르상, 1992년 프랑스 페미나상 등을 받았으며, 1993년 독일 FVS 재단의 셰익스피어상, 2004년에는 오스트리아 국가 대상 등을 수상하며 유럽 대부분의 문학상을 석권했다. 프랑스 정부로부터는 이례적으로 세 차례에 걸쳐 1988년 슈발리에 문예 훈장, 1995년 오피시에 문예 훈장, 2004년 코망되르 문예 훈장을 받았다.

뉴욕시립대학에서 영문학과 창작을 전공했다. 옮긴 책으로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의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 윌리엄 포크너의 『소리와 분노』, 허먼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 하퍼 리의 『파수꾼』, 샤를 보들레르의 『악의 꽃』, 『세계 여성 시인선: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 『월트 휘트먼 시선: 오 캡틴! 마이 캡틴!』, 『에드거 앨런 포 시선: 꿈속의 꿈』, 『안나 드 노아이유 시선: 사랑 사랑 뱅뱅』, 『아틸라 요제프 시선: 일곱 번째 사람』, E. L. 닥터로의 『빌리 배스게이트』, 줄리언 반스의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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