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개를 우주선 밖으로

송한별 코믹 SF 장편 소설

송한별 지음

에픽로그 2023년 08월 14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저 개를 우주선 밖으로』는 지구에서 먼 우주 행성들을 돌아다니는 무역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코미디 SF 소설로, 7개의 크고 작은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 개를 우주선 밖으로』는 표지에서 느껴지는 것과 같이, 좌우지간 신나고 소란스럽고 우당탕탕 사고가 일어나는 밝고 즐거운 분위기를 담은 책입니다. 이 책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이런 것들입니다. 코인 투자를 하다 빚을 진 항해사가 추심을 피하기 위해 개가 되고, 추가 노동을 피하고 싶은 갑판부 직원들이 기계임을 선언합니다. 인공 지능 로봇이 주최하는 경매에서는 파산하는 사람이 속출하고, 개와 스테이크용 고깃덩어리가 VIP 승객으로 배에 오르죠. 무심코 불법 무기를 유통하다가 우주 해적과 만나는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아, 그리고 이 모든 사건이 일어나는 동안 웰시 코기가 귀엽습니다.

얄밉고도 기가 막힌 사건들이 경쾌하게 펼쳐지는 이야기를 좋아하시나요? 소설은 자고로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SF라는 장르로 할 수 있는 농담들을 즐기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저 개를 우주선 밖으로』는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겁니다.

목차

개가 된 존 버르의 인간성에 대한 사례
물물 교환이 필요한 바이닐과 기회주의자들의 사례
기계가 되고 싶은 메시나의 노동권에 대한 사례
옥산 일일 경매의 낙찰가에 대한 사례
대답 없는 휠의 맛에 대한 사례
약속을 잊지 않는 투진의 유실물에 대한 사례
끝나지 않은 스페이드호의 사례
작가의 말

책 속으로

“존 버르 통신사. 당신 존 버르 통신사 맞죠? 내 말 알아듣잖아요.”
루트가 나서서 채근했지만 개는 완강하게 고개를 돌렸다. 선원들은 개의 행동거지가 개보다는 사람을 닮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이 개…….”
당장이라도 달려들려는 윤을 무단이 붙잡아 말렸다.
—개가 되고 싶은 존 버르의 인간성에 대한 사례

“요약하자면 존 버르 통신사가 여러분에게 빌린 돈을 모두 가상 화폐에 투자했다가 폭삭 망했어요. 개가 된 건 빚 독촉을 피하기 위해서겠죠.”
—개가 되고 싶은 존 버르의 인간성에 대한 사례

“왜 하필 개로 변했을까요? 다른 동물도 많잖아요.”
“평소에 남 대하던 버릇 못 버리고 개처럼 군 거죠.”
“거기, 언어 사용에 주의하세요.”
“어차피 본인이 개처럼 취급해 달라고 개 됐는데 우리도 사람처럼 취급해 줄 필요 없는 거 아닌가요?”
“그래서 개처럼 굴렸는데 나중에 사람이라고 밝혀지면 곤란해요.”
“개 같은 개를 개처럼 굴려도 문제라니, 그게 말이 됩니까?”
“언어 좀 가려 쓰자니까요.”
“선장님, 저 말에는 비속어가 하나도 없습니다.”
—개가 되고 싶은 존 버르의 인간성에 대한 사례

“그러니까, 본인이 사람이 아니라 기계라고요?”
“네, 그렇습니다. 저를 포함한 갑판부원 전원은 우리가 사람이 아니라 고도로 발달한 생체 기계라는 결론을 내리고 새롭게 정체화했습니다.”
—기계가 되고 싶은 메시나의 노동권에 대한 사례

“갑판부 생체 기계들은 진짜로 기계가 되고 싶은 게 아니에요. 그냥 일을 하기 싫은 거죠.”
“그런 면이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만…….”
“진짜 비인간적인 취급을 받고 싶은 게 아니잖아요. 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싶어서 인간이 아닌 척을 하는 거라고요.”
“그게 그렇게 됩니까?”
—기계가 되고 싶은 메시나의 노동권에 대한 사례

우주 한복판에서 통신사가 사라졌고, 울폐 행성에서는 범죄에 연루되었으며, 회사 지침을 어기고 진입한 위발 해역에서는 오래전에 속세를 떠난 자연인의 개인용 우주 정거장을 찾아냈다. 그 우주 정거장에서 뭘 했느냐고? 경매를 했다. 그리고 그 경매에서 아주 큰 돈을 벌어들인 개는 현재 스페이드호의 VIP 승객이시다.
—대답 없는 휠의 맛에 대한 사례

“그러니까, 우리가 승객을 본인 동의 없이 복제해 버린 거네요?”
루트는 분위기를 쇄신하고자 최대한 밝은 말투로 말했고, 선원들은 아 그걸 말로 해 버리네, 같은 얼굴로 응답했다.
루트는 펄쩍 뛰며 비명을 내질렀다.
“무슨 짓을 저지른 거예요?!”
—대답 없는 휠의 맛에 대한 사례

손바닥만 한 크기의 스테이크용 배양육에는 사람이라면 팔다리가 있을 만한 위치에 선분홍색의 질긴 근육 섬유 다발들이 자라나 있었다. 그리고 근섬유 다발은 보이는 그대로 팔다리처럼 움직였다. 그런 고깃덩어리가 수십, 아니 수백이나 되었다.
사지가 돋아난 고깃덩어리들은 온 주방을 휘젓고 다니며 손에 잡히는 것을 닥치는 대로 휘둘러 댔다. 고깃덩어리들은 포크와 나이프, 뒤집개, 채반, 정 마땅한 게 없으면 후추 통을 들고는 위아래로 흔들어 댔다.
—약속을 잊지 않는 투진의 유실물에 대한 사례

루트는 서둘러 항구로 향했다. 사람이 개를 물다니, 그렇게 재밌는 사건을 놓칠 수는 없었다.
—끝나지 않는 스페이드호의 사례

출판사 서평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정말이다. 견외(犬外) 종족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사건을 수습해 나가는 이야기에서도 개는 태연하고 조금 얄밉고 조금 많이 인간적일 뿐이다.
- 작가 전삼혜

넷플릭스 뭐 하나, 이 책으로 시트콤 안 만들고. 읽는 내내 웃다가, 덮으면 여운이 남는, 진짜 제대로 된 SF 코미디 시트콤.
-서점 열다책방 책방지기 김은철

작가정보

저자(글) 송한별

장르 소설 기획 편집자 겸 작가.

노답 케이팝 리스너, 수동 킥보드 라이더, 포켓몬 트레이너, 턴제 전략 게임 마니아. 돈과 명예, 재미 중에서는 아무래도 재미인 편.

2009년 창작 동인 창작집단 몽니의 편집장이 되어 단행본과 웹진 《텍스툰:Textoon》을 발행했고, 2013년 출판사 에픽로그를 창업해 테마 앤솔로지와 문고본 중편 소설 등의 장르 소설을 출간했다. 2014년부터 전자책과 웹소설 플랫폼에서 장르 소설 PD로 근무했다. 2017년 제5회 과학소재 장르문학 단편소설 공모전에서 「궤도채광선 게딱지」로 대상을 수상한 이후 SF와 판타지, 호러 등의 장르 소설을 쓰고 있다.

2018년 ‘언젠가 사라져 버릴 것들의 기록’을 모토로 개인 브랜드 미씽아카이브를 만들어 편집자로서, 작가로서 독립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