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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망설이다 하루가 다 갔다

심심

2023년 07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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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2.45MB)
ISBN 9791156754213
쪽수 3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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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어디로 가는지 그 목적지를 미리 볼 필요는 없다.
그저 자신 앞에 놓인 1미터만을 봐야 할 뿐이다“

인생의 모든 모퉁이를 돌 때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하는 당신을 위해
40여 년간 수천 명을 치료한 불안장애 전문가가 안내하는 직면과 회복의 심리학
어떤 행사나 일이 있기 며칠이나 몇 주일 전부터 무언가 굉장히 안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두려움을 자주 경험하는가? 그래서 행사에 가기로 쉽게 마음먹지 못하고 계속 미적거리거나, 빠져나갈 방법이나 변명을 준비하는가? 미래의 일들을 앞두고 즐겁고 신이 나는 대신 이번에도 불안한 감정을 경험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체념하는가? 소심하고 겁이 많아 원하는 경험을 할 기회를 자꾸 놓치는 자신이 못 견디게 싫은가? 늘 안전한 대안을 마련하려 애쓰고 자신감이 없는 자신을 비판하는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망설이다 인생의 어떤 지점에서 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가?
《오늘도 망설이다 하루가 다 갔다》는 이처럼 미래에 대한 걱정과 좋지 못한 일들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 안내서다. 40여 년간 수천 명을 치료한 불안장애 전문가인 저자는 뇌 과학과 심리학 이론을 토대로 불안과 걱정, 회피의 사이클에 빠지는 원인과 여러 유형을 분석하고 만성적인 망설임과 예기불안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알려준다.
머리말

1. 예기불안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회피하고 싶은 충동 | 예기불안은 막연한 불안과 다르다 | 당신 혼자만 겪는 일이 아니다 | 나이를 불문하고 나타난다 |결정하는 행동이 예기불안에 미치는 영향 | 의도치 않게 예기불안을 증폭시키는 대처 방식 | 예기불안의 유형: 상상, 기억, 트라우마, 불안 민감성, 기분 상태

2. 만성적인 망설임
결정 미루기는 성격이 아닌 태도다 | 결정을 회피하는 네 가지 방식 | 만성적 망설임이 일상에서 나타나는 모습들 | 행동하지 않았을 때 생기는 대가

3. 우리 뇌가 잘못된 경보에 반응하는 방식
뇌는 어떻게 예기불안을 일으키는가 | 우리 뇌의 경보센터 | 공포와 불안은 어떻게 다른가 | 예기불안에 영향을 미치는 생물학적 요인들 | 스트레스와 예기불안의 관계 | 실제 일어난 사건들은 예기불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 중요한 일일수록 선택의 고뇌도 크다

4. 불안, 걱정, 회피의 사이클
행동적 회피 | 경험적 회피 | 성공의 기회를 막는 미묘한 회피

5. 불안에 사로잡힌 사고
불안에 사로잡힌 사고를 멈추기 어려운 여섯 가지 이유 | 노력이 역효과를 낼 때 | 충분히 벗어날 수 있다

6. 완벽주의, 확실성에 대한 갈망, 후회에 대한 두려움
완벽주의: 모 아니면 도라는 사고방식 | 확실성에 대한 갈망: 끝없는 의심 | 후회에 대한 두려움: 모든 선택에 대한 부정적인 상상 | 완벽주의, 불확실성, 후회에 대한 두려움 넘어서기

7. 치유를 향한 사고방식과 메타인지적 관점
관찰하기와 분리하기: 메타인지적 관점의 핵심 | 걱정에 대한 잘못된 믿음 | 치유를 향한 사고방식으로 전환하기 | 내면에 존재하는 세 가지 목소리

8. 내려놓음과 전념
회복을 위한 관점과 사고방식의 전환 | 자기 자신을 판단하지 않는 자세 | DANCE: 치유를 향한 내려놓음의 다섯 가지 원리 | 의도적으로 불안에 노출되기 | 확고한 태도로 앞으로 나아가기

9. 자주 묻는 질문과 답변

10. 유연함과 자신감
예기불안이 사라지고 난 자리 | 거짓 경고에 낙담하지 말 것 | 자신감 쌓아나가기 |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 추신

감사의 말
후주

예기불안은 미래에 대한 걱정이자 좋지 못한 일들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공포, 또는 시작한 일들을 성공적으로 해내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다. 이는 우리가 어려운 결정, 행동, 또는 상황을 예상하고 있을 때 느끼는 불안이기도 하다. 또한 어떤 좋지 않은 일들이 일어날지에 대해 혼자 창의적으로 상상해낸 걱정을 사실인 양 믿을 때 생기는 감정이다. 예기불안은 마치 위험을 예측하는 것처럼 보인다. 더 이상 나아가지 말라는, 아니면 적어도 조심스럽게 나아가야 한다는 경고처럼 느껴진다. -20쪽

만성적인 망설임을 보이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모든 영역에 걸쳐 전반적으로 결정을 못한다. 반면 또 다른 일부는 생활의 어떤 측면에서는 선택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만성적인 망설임 때문에 결단력이 마비된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는 적극적이고 결단력이 있지만 연애 문제에서는 소극적이며 선택을 잘 못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아니면 일상생활에서는 자신감 있는 부모의 모습을 보이지만, 미용실을 고르는 일이나 휴가 장소를 정하는 일은 굉장히 어려워할 수 있다. -70쪽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느끼는 예기불안은 종종 ‘만약 ~하면?’이라는 형태로 시작된다. 또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아무 행동도 할 수 없다고 느끼는 것은 뭔가 다르게 행동했기를 바라는 ‘~했다면 좋았을 텐데’와 같은 생각이나 감정을 피하려는 시도 때문이다. 즉 행동하면 어떻게든 후회할 것 같다고 느낀다. 그 결과, 아무 것도 하지 않는 편이 더 안전하게 느껴진다. 행동하지 않을 때에는 일시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상황 속에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다시 말해,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날 잠재력이 있는 상황), 그동안 행동하지 않는 것 자체에 대한 평가는 미루고 따지지 않는다. -94쪽

편도체는 (그리고 편도체를 둘러싼 뇌의 특정 구조들은) 뇌의 경보 센터다. 이 경보센터는 위험에 처했을 때 경고를 보내 몸과 마음이 위협에 반응할 수 있게 준비시키려는 진화적 목적이 있다. 아마도 들어본 적이 있겠지만, 이것이 바로 투쟁-도피-경직 반응이다. -105쪽

스트레스 피하기는 예기불안을 극복하는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 오히려 또 다른 형태의 회피가 될 뿐이다. 그리고 회피는 유연한 삶을 살아가고 도전에 직면해 자신감을 키울 기회를 제한한다. 다시 말해 모든 형태의 불안은 스트레스에 민감한 영향을 받지만 스트레스가 원인은 아니다. -123쪽

회피의 유형은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명백하게 드러나는 경우부터 미묘하고 찾아내기 어려운 경우까지 다양하다.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회피 방식이 어떤 유형인지를 알아내는 것이 회복을 향해 가는 첫 번째 발걸음이다. 그것이 행동적 회피(행동하거나 행동하지 않는 일들)든지 아니면 경험적 회피(불안이 발생할 때 생각하거나 느끼는 것들)든지 관계없이 말이다. -134쪽

회피는 거의 즉각적으로 불안한 감정을 완화시키기 때문에 우리는 매우 강력한 회피 욕구를 느낄 수 있다. 그런데 불행히도 회피를 통해 얻는 불안의 완화는 일시적이다. 불안의 감소가 그에 앞서는 회피 충동과 예기불안을 부적 강화하기 때문이다. 회피는 예기불안의 영향력이 커지게 만드는 동시에 스스로가 가진 통제력은 줄어들게 만든다. -147쪽

자신에 대한 잘못된 가정을 부정하는 새로운 경험을 하지 못한 채, 당신은 예전 기억과 상상에만 의존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가 계속된다. 뇌가 항상 지나던 오래된 경로만을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를 벗어나 성장하고자 한다면 회피를 회피해야만 한다. -149쪽

예기불안은 가만히 내버려두었을 때 오히려 진정된다. 만약 그것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거나 해결하고자 애를 쓰면, 즉 계속 반추하거나 회피하면 예기불안은 더욱 심해진다. 빨리 진정해야 한다는 절박감과 압박을 느끼는 가운데 예기불안을 가라앉히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마치 “빨리 잠들지 않으면 가만 두지 않겠어”라고 자신에게 소리를 지르는 것만큼이나 역설적이고 불합리한 일이다. -172쪽

메타인지는 자신이 품고 있는 마음에 대한 스스로의 믿음, 자기 마음이 경험하는 것들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 그리고 생각, 기억, 감각, 감정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 등을 망라한다. 그것은 관점을 넓히고, 뒤로 물러나 스스로를 관찰하는 일이다. 그리고 ‘내가 어떤 생각에 대해 생각하는 중’이라고 할 때, 생각하는 ‘나’를 생각 자체와 나누어 확인할 수 있는 능력이다. -213쪽

중요한 것은 걱정하는 생각의 내용이 아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생각이 어떤 식으로 떠오르고 느껴지는지가 훨씬 더 중요한데, 걱정하는 생각은 보통 반복적으로 떠오르며 끔찍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걱정하는 목소리와 거짓 위안 사이의 내적 대화는 파국적 상상의 내용 안으로 계속 얽혀 들어가 헤어나오지 못한다. 생각의 내용이 아닌, 바로 이런 얽혀 들어감 자체가 문제의 핵심이다. 지혜로운 마음이 일으키는 메타인지적인 전환은 바로 그런 생각의 내용으로부터 한걸음 물러나 과정을 바라보는 것이다. -237쪽

회복은 불안을 일으키는 상상의 내용과 자신을 분리시키고 불안한 생각, 감각, 감정이 나타나도 동요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과거에 느꼈던 불편함을 인정하면서도 그 기억 때문에 스스로 멈추도록 내버려두지 않는 것이다. 또한 회복은 절대로 불안을 일으키는 상상을 하지 않거나 선택을 망설이지 않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더불어 걱정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을 뜻하지도 않는다. -316~317쪽

하지만 이런 거짓 경고나 다른 불안 증상이 나타날 때 낙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회복 과정의 한 부분으로 여겨야 한다. 또한 이런 일이 일어날 때 ‘왜’ 그런지 묻는 질문에 빠져 길을 잃지 말아야 한다. 자동반사적인 각성과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불안한 상상을 그냥 자신이 경험하는 일들의 배경에 존재하도록 허락해도 괜찮다. 그런 상상의 내용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할 수만 있다면, 당신은 애쓰지 않아도 된다. 또한 그 모든 것을 스스로가 그동안 많은 성과를 거두었고, 아직 회복하는 중에 있으며, 자신의 뇌 회로가 재배선되고 있는 중이라는 증거로 받아들이게 된다. -320쪽

앞에서 말한 것처럼, 스스로가 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만큼 자신감을 키우는 일은 없다.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더라도 행동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비로소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 매번 회피하고 싶은 충동을 극복해낼 때마다 우리는 자신을 대하는 새로운 태도를 만들어나간다. 그런 태도를 바탕으로 현재의 순간에 충실한 삶을 살 수 있고, 불안을 느끼는 자신에게 친절할 수 있으며, 불안한 감정을 느끼더라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예기불안과 만성적인 망설임은 더 이상 우리를 괴롭힐 수 없다. 그런 문제가 나타난다 해도 우리가 그들에게 힘을 부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322쪽

만성적인 망설임, 회피하려는 충동은 ‘성격’ 아닌 ‘태도’
불안, 걱정, 회피의 사이클에서 벗어나기 위한 뇌 회복 훈련

2021년 보건복지부의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9.3%는 평생에 한 번 이상 불안장애진단을 받으며, 2020~2021년 불안장애를 경험한 사람의 비율은 3.1%에 달했다. 이는 우울장애보다도 더 높은 비율이다. MZ세대가 가장 자주 느낀 감정도 불안감과 무력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불안은 현대인이 느끼는 매우 보편적인 감정이다. 불안은 대개 미래에 대한 염려와 스스로의 성과, 안전 또는 행복에 대한 의심을 동반하며 일상의 여러 선택에 영향을 끼친다(19쪽). 불안은 한마디로 나의 의지대로 삶을 이끌어갈 자유에 제동을 건다.
공포증, 사회불안, 공황발작 등 불안은 수없이 다양한 모습과 형태를 보이지만 불안을 경험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 있다. 바로 ‘예기불안’이다. ‘예기불안’은 미래에 대한 걱정이자 좋지 못한 일들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공포, 또는 시작한 일들을 성공적으로 해내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위험을 예측하고 회피하려는 충동을 말한다. 대부분의 연구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약 15퍼센트가 예기불안의 영향을 받는다고 추정된다(30쪽).
《오늘도 망설이다 하루가 다 갔다》는 이처럼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불안과 걱정, 회피의 사이클에 빠져 만성적인 망설임과 예기불안에 시달리는 사람을 위한 책이다. 40년 넘게 불안장애를 연구해온 심리학자이자 불안장애 전문가인 저자들은 그간 수천 명을 치료한 경험과 최신 뇌 과학과 심리학 이론을 토대로 예기불안과 만성적인 망설임을 일으키는 원인과 여러 유형을 분석하고 예기불안과 만성적인 망설임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메타인지적 관점을 도입해 자신의 태도를 스스로 관찰하고 생각과 감정의 내용을 분리하는 과정을 연습함으로써 불안에 사로잡힌 사고를 뿌리 뽑게 해준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저자들은 무엇보다도 불안한 감정을 부정하고 없애려고 애쓰기보다 불안을 대하는 태도와 사고방식을 바꿔야 진정한 치유와 회복이 이루어진다고 강조한다.
이 책의 미덕은 불안한 감정은 누구에게나 있으며, 만성적인 망설임은 타고난 성격이 아닌 태도이므로 노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용기를 준다는 것에 있다.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바로 사고방식을 바꾸는 출발선이다. “나는 원래 이렇게 생겨먹었어요”, “나는 일을 잘 미뤄요. 믿기 어려운 사람이죠”, “나는 의존적이고 취약하고 자신감이 없어요”와 같이 자신의 성격을 비판하고 자책하는 경향이 있다면, 이 책이 안내하는 방향을 따라 ‘미래’가 아닌 ‘현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뇌를 훈련시켜보자. 미래에 대한 불안한 상상으로부터 한걸음 물러나 현재 일어나는 일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두려움을 직면하고, 크고 작은 결정을 내리고, 보다 활력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무엇을 망설이고 회피하는가
불안에 사로잡힌 사고가 만드는 행동 패턴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 걸음

이 책은 불안과 걱정, 회피의 사이클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자신이 겪는 ‘망설임’과 ‘회피’의 실체부터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예기불안은 ‘만성적인 망설임’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는데, 이는 여러 가지 크고 작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마비 상태에 가까울 정도로 무능력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몇 년 동안이나 어떤 물건을 사려고 정보만 찾아보다 끝내 결정하지 못한다거나, 결정해야 할 모든 일들이 크고 복잡한 시련처럼 느껴져 어쩔 줄 모르다가 어느 순간 또 다시 결정을 미루는 식이다. 완벽주의 성향 때문에 각각의 선택에 대해 장점과 단점 목록을 작성하지만 어떤 선택지도 버리기 어려워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 책에 따르면, 이런 행동은 불안에 사로잡힌 사고가 만든 상상력이 온 마음을 장악하는 바람에 인지적 왜곡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어떤 경험을 하던 최악의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가정하거나 위험부담에만 초점에 맞춰 행동하기를 피하거나 기억을 선택적으로 강조(실수, 실패, 상실, 난처함의 기억)하거나 생각의 오류를 심각한 경고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또한 회피는 예기불안과 만성적인 망설임을 활성화하고 유지시키는데, 잠깐 어떤 일이나 행동을 피함으로써 즉각적으로 불안한 감정이 완화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회피 방식이 어떤 유형인지 파악하는 것이 회복을 위한 첫 걸음으로, 이 책에서는 행동적 회피(행동하거나 행동하지 않는 일들), 경험적 회피(불안이 발생할 때 생각하거나 느끼는 것들)의 유형을 소개하고 회피가 어떻게 예기불안을 악화하는지 분석한다(145쪽).
이러한 불안, 걱정, 회피의 사이클은 행동을 제약하고, 성공의 기회를 차단한다. 저자는 17년 넘게 비행 공포증 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비행기 타는 체험을 무사히 마치고 나면 자신이 비행기를 못 탈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 터무니없는 상상이었음을 깨닫는다고 한다(156쪽). 실제 비행 공포증을 겪는 사람 중에는 비행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직장을 잃거나 대륙 건너편에 사는 사랑하는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불안에 사로잡힌 사고가 만드는 행동 패턴에서 벗어나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불안에 관한 사고 중에서 근거 없는 믿음은 무엇인지, 자신이 사실에 근거해서 결정하기보다 바람직하지 않은 방식으로 스스로의 직감 또는 느낌에 의존하지는 않는지 살펴보고 ‘현실적인 예측’과 ‘거짓 상상’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와 몸이 보내는 잘못된 경보가 당신의 상상력을 왜곡한다
원치 않는 감정과 생각을 떨쳐내기 위한 생각 연습


그렇다면 ‘거짓 상상’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우리는 모두 불안을 모른 채 태어나지만, 뜨거운 냄비를 조심하거나, 밤길을 무서워한다거나 등등 경험을 통해 위험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 자연스럽게 발달한다. 뇌의 편도체는 ‘경보센터’ 역할을 하도록 진화되었는데, 이 편도체는 한 세대가 다음 세대로 DNA를 넘겨줄 때까지 살도록 돕는다. 경보를 잘못 울린다 해도 생존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진짜 위험을 경고하는데 실패한다면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편도체는 조금만 위험한 기미가 보여도 잘못된 경보(‘거짓 경보’)를 울린다(105쪽).
편도체가 거짓 경보를 울렸을 때 유전적으로 ‘불안 민감성’ 기질을 지닌 사람과 불필요한 생각을 그냥 흘려보내지 못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예기불안과 만성적인 망설임을 경험할 확률이 높다. 거짓 경보 때문에 몸이 긴장하거나 각성된 경험을 하는 것 역시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비상대응시스템이 작동한 결과이지 전혀 위험한 상황이 아님에도, 사람들은 경보 반응으로 인해 심장박동이 빨라지면 이것이 해롭다고 느낀다. 저자는 경보시스템이 잘못된 신호를 보내 진짜 위험이 존재하는 것처럼 신체가 반응할 뿐 실제 나쁜 일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며 이를 잘 구분해야 한다고 말한다(116쪽).
이 책에서는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거짓 경보를 분별하기만 해도 예기불안을 겪을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가령 자신이 어떤 특정한 순간에 더 예민해지는지를 파악하면 예기불안이 일어날 때 상황을 이해하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데 도움이 된다. 자신이 느끼는 위험이 과장될 때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삶에서 원치 않는 감정과 생각을 떨쳐내기가 더 어려운 때가 언제인지 적어보고, 특별한 패턴을 발견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유용하다(128쪽).

중요한 것은 걱정하는 생각의 내용이 아닌 생각의 방식이다
걱정과 두려움을 정복하고 치유로 나아가기 위한 내려놓기 전략

많은 사람이 ‘걱정’에 대한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에 대한 걱정은 그 사람을 향한 사랑이자 관심이며 걱정이 실수를 보호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지나친 걱정은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여러 스트레스와 위험, 실수로부터 딸을 보호하려고 노력했던 한 어머니는 딸이 학교에서 따돌림 당한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딸은 엄마가 언제나 끼어들어 도와준다고 나서는 바람에 일을 더 망칠까 봐 두려워 말을 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걱정이 문제 해결을 돕고 자신을 보호한다고 믿는 경우도 많다. 12월에 있을 친구 결혼식을 앞두고, 그날 눈이 올까 봐 미리 걱정하다가 눈길 운전이 두려워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보면 현실에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생산적이지 못한 걱정만 계속하게 되는 셈이다.
저자들은 걱정에 대한 잘못된 믿음이 예기불안의 기초이며,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불안을 대하는 태도와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불안을 대하는 태도란 불안한 감정이 들 것을 예상하고, 이를 수용하고, 허용하는 쪽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뜻한다(228쪽). 불안한 감정과 맞서 싸우고 억지로 잠재우려고 하면, 오히려 조바심과 절박감이 생겨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자신이 가진 불안한 감정으로부터 한걸음 물러나 관찰하고, 생각의 내용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하는 것이 사고방식 전환의 핵심이다.
예를 들어, ‘기차를 탔을 때 공황발작이 일어나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이 들 때 ‘걱정하지 마. 그렇게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야’라고 자신의 생각에 관여하기보다 ‘지금 내가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생각을 하고 있구나’라고 자신의 생각과 불안을 인정하면서 그 생각과 감정에 얽혀 들어가지 않게 거리를 두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 과정을 ‘치유를 향한 내려놓음’이라고 정의했는데, 이를 스스로 익힐 수 있도록 다섯 가지 원리(파악하기, 수용하기, 거부하기, 전념하기, 끌어안기)에 기초한 연습 방법을 소개한다(273쪽).
예기불안과 만성적인 망설임을 잠재우고 회복으로 가는 여정은 더딜 수 있다. 저자는 무엇보다도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기 자신을 판단하지 않고 그대로 관찰하면서 마음 한 편에 불안함이 느껴진다 해도 하나씩 행동에 옮기며 자신감을 쌓다보면 보다 유연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길을 가는 동안 지나칠 모든 것을 미리 다 볼 필요 없이 그저 자신 앞에 놓인 약 1미터만을 봐야 할 뿐”이라고 말이다.

작가정보

심리학자. 코넬대학교과 일리노이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위치한 불안스트레스장애 연구소 설립자이자 공동 책임자다. 미국 불안우울증협회(ADAA)의 초대 의료 이사를 지냈으며 불안장애 치료와 연구에 헌신한 학자에게 수여하는 제릴린 로스상과 행동 및 인지치료협회(ABCT) 도서상을 수상했다. 40년 넘게 불안장애와 강박장애를 연구하고 치료하면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열어온 권위 있는 임상심리 전문가이다. 《자꾸 이상한 생각이 달라붙어요》(공저) 외 여러 권의 책을 썼다.

심리학자. 강박장애 불안장애 전문가. 미국 불안우울증협회의 공동 설립자이자 미국전문심리학위원회(ABPP) 인증을 받은 인지행동심리 전문가이다. 화이트플레인스병원의 불안증공포증치료센터 부소장이자 뉴욕장로교병원 교수로 일하며, 현재 코네티컷에서 진료실을 운영하고 있다. 행동 및 인지치료협회 도서상을 수상했고, 《자꾸 이상한 생각이 달라붙어요》(공저) 외 여러 권의 책을 썼다.

미국 코네티컷 주립대학교에서 언어 발달을 주제로 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유학 전에는 소아정신과에서 놀이치료사로 근무했다. 한국 독자들에게 양질의 심리서를 소개하고 싶은 마음에 번역일을 시작했다. 현재 영국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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