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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독의 즐거움

남궁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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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8월 04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8월 0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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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pdf (109.24MB)
ISBN 9791192229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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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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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독의 즐거움〉은 정독의 대열을 이탈한다. ‘정면 사진’을 찍으려고 몰려있는 군중 사이에서 당신의 소매를 살짝 끌어당겨 숨은 포토 존으로 데려 간다. 그곳엔 세계 경제, 패권 갈등, 화폐와 에너지 흐름 같은 웅장한 주제부터 인간의 복잡 미묘한 심리까지 다룬 46권의 명저가 있다. 저자는 대가들의 책을 비틀어 읽으며 바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관점과 문장으로 글을 썼다.
인류 진화의 역사를 담은 〈사피엔스〉를 읽으며 뜻밖에도 현대 사회에서 주가조작 같은 사기 피해가 속출하는 이유를 찾는다. 오독을 통해서, 인지혁명을 일으킨 ‘호모 사피엔스’가 아니라 거짓말에 약한 ‘호구 사피엔스’가 읽히는 순간이다. 오독의 미덕은 인문사회과학 뿐 아니라 투자책을 포함한 경제경영서에서도 빛난다. 워런 버핏의 책들에서는 그가 남긴 명언의 상당수가 틀린 얘기임을 밝힌다. 버핏의 말과 행보를 곱씹으면, 눈앞의 이익에 취한 그의 속물근성이 읽힌다. 버핏이란 허명을 벗기니 리스크로 가득한 거품도 함께 걷힌다. 오독으로 얻은 버핏의 투자포인트다.
저자 남궁민의 비범한 책읽기와 촌철살인 글쓰기는 삼프로TV 〈북언더스탠딩〉에 고정 출연하면서 수십만 조회를 남기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심지어 그가 방송에서 소개한 책들 중에 절판된 도서가 다시 복간되거나 중고 책값이 수십만 원으로 뛰는 등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틀리게 혹은 다르게 읽는 ‘오독’이 ‘놀라움’과 ‘즐거움’이 되는 순간이다.
[머리말] ‘오독’이란 책읽기의 주도권을 돌려받는 선언

Chapter 1. INSIGHT

혁신의 저주 _1950년대 컨테이너에서 보는 테슬라의 미래 / 〈더 박스〉
상실의 시대 저편에 _에반게리온의 늙은 전사들 / 〈헤이세이사〉
꼰대의 혜안 _실리콘밸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촌철살인자 / 〈거대한 가속〉
가스의 시간 _탄소라는 주홍글씨에 대한 화석연료 구루의 변론 / 〈뉴 맵〉
Too Big To Avoid _기후와 탄소, 미래 에너지에 관한 빌 게이츠의 생각 /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틀려도 맞는 예측 _인간의 창의성을 놓친 기후종말론 /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미국의 진짜 문제는 ‘미국’이다 _ 이상한 중국을 바라보는 서구의 불안 / 〈홀로 선 자본주의〉
중국의 머리엔 뿔이 없다 _중국을 ‘보통의 나라’로 바라보는 법 / 〈127가지 질문으로 알아보는 중국 경제〉
케이팝은 어떻게 팬데믹이 되었나 _슈퍼전파자의 정체를 탐문하다 / 〈케이팝의 작은 역사〉
우린 아직도 논을 매고 있다 _벼농사 체제로 본 동아시아의 진화사 / 〈쌀 재난 국가〉
없어야 하는 곳에 있는 존재가 사는 법 _잡초가 알려주는 지적(知的) 체조법 / 〈전략가, 잡초〉
내 마음속 CCTV _자연스럽게 선(善)에 이르는 힘 / 〈논어〉

Chapter 2. MARKET

그래도 쇼는 계속돼야 한다 _위대한 쇼맨에 관한 추억 / 〈위기의 징조들〉
엿보기와 베끼기의 고수들 _자본 없이 자본시장 잠식하기 / 〈자본 없는 자본주의〉
Radical and Retro _독점 타짜들의 손목은 순순히 접수될 것인가 / 〈빅니스〉
타다의 ‘신뢰’와 택시의 ‘면허’ _공유경제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 〈신뢰이동〉
슈퍼스타에게 도장은 필요 없다 _신뢰자산은 어떻게 유니콘을 만들었나 / 〈신뢰이동〉
신뢰가 곧 화폐다 _당근마켓의 브랜드 가치가 중고나라보다 30배 비싼 이유 / 〈신뢰이동〉
착한 독점, 라이언의 불가능한 미션 _시장 지배력과 수익 최소화는 어떻게 비례하는가? / 〈플랫폼의 생각법 2.0〉
갱스터 버핏에 관하여 _워런 버핏 명언의 그림자 / 〈워런 버핏 라이브〉
버핏이 사지 않는 종목 _조선주를 통해서 본 버핏의 투자 전략 / 〈워런 버핏 바이블〉
회색 길을 본 사람들 _비합리성이란 틈에서 채굴한 빅머니 / 〈헤지펀드 열전〉
좋은 회사, 나쁜 주식의 딜레마 _당신이 주식 투자에 실패하는 결정적 이유 / 〈좋은 주식 나쁜 주식〉
알파를 쫓던 남자 _호모 이코노미쿠스? 호모 사피엔스! / 〈천재들의 실패〉
당신은 복어 독을 먹어볼 것인가 _Hi Risk, Hello! Return / 〈리스크의 과학〉
은행(bank)의 견고한 둑(bank)에 난 균열 _은행과 달러를 위협하는 복병의 출현 / 〈코로나 화폐전쟁〉
강한 달러의 부메랑은 누구의 목을 향하는가? _기축통화라는 왕관의 무게 / 〈달러 없는 세계〉

Chapter 3. HEGEMONY

풀링 더 골리 _러시안 룰렛의 지정학적 셈법 / 〈셰일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
팔자를 이기는 힘 _축복의 땅, 불안의 땅, 저주의 땅, 그리고 박복한 땅의 기운 / 〈지리의 힘〉
대영제국 동창회가 사는 법 _검은 돈을 표백하는 세탁섬을 찾아서 / 〈보물섬〉
더 더럽고 더 위태로운 세상으로의 초대 _21세기 프로메테우스가 선택한 광물을 찾아서 / 〈프로메테우스의 금속〉
인류가 여전히 모래성을 쌓는 이유 _IT와 디지털에 담긴 모래전쟁의 내막 / 〈모래가 만든 세계〉
트럼프의 족보를 찾아서 _광신도와 호구가 만든 미국의 기묘한 역사 / 〈판타지랜드〉
공짜 세계화의 종말 _화양연화의 끝자락에서 추는 라스트 댄스 / 〈붕괴하는 세계와 인구학〉
‘아베’라는 맥거핀 _피살되고도 살아있는 한 정치인에 대한 단상 / 〈도쿄 30년, 일본 정치를 꿰뚫다〉
일본은 어떻게 중국을 닮아갔는가 _1000년 전 ‘차이나 스탠더드’의 데자뷰 / 〈중국화 하는 일본〉
타이거 맘 나라의 치명적 오류 _중국은 선진국행 열차에 무사히 오를 수 있을까 / 〈보이지 않는 중국〉
‘중진국의 함정’에 빠진 중국 황제의 자충수 _하버드 공부벌레들의 중국에 관한 현자타임 [1] / 〈하버드대학 중국 특강〉
개냥이가 된 대륙의 살쾡이들 _하버드 공부벌레들의 중국에 관한 현자타임 [2] / 〈하버드대학 중국 특강〉

Chapter 4. HUMANITY

개는 어떻게 인간의 페르소나가 되었나 _호모 퍼피와 성선설에 관하여 / 〈휴먼카인드〉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해는 나의 힘 _낙관주의적 팩트냐, 비관주의적 체크냐 / 〈팩트풀니스〉
불평등을 생산하는 기계 _한국에서 ‘교육’은 어떻게 낙인(烙印)이 되었나 / 〈공정하다는 착각〉
행동경제학자가 들여다본 인간의 복잡 미묘한 속마음 _‘자신이 선택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기술 / 〈넛지〉
호모 사피엔스라는 ‘호구’ _거짓말은 어떻게 신화와 종교, 역사가 되었나 / 〈사피엔스〉
합리적 존재의 죽음 _충동적 존재들이 일으켜 온 위기의 실체 / 〈야성적 충동〉
데이터센터, 다음 세기의 주강삼각주 _인간이란 존재의 효용가치 톺아보기 / 〈인구 대역전〉
양복 입은 침팬지의 내구연한 _‘몸뚱이’란 자산의 경제학적 고찰 /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세대론’이란 떡밥 _무명 세대의 허랑한 푸념 / 〈386 세대유감〉
330 ‘우선’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 _사회적 아픔을 표현하는 데 서툰 약자들을 위한 진단서 / 〈아픔이 길이 되려면〉

혁신은, 수지 타산이 맞는 모델을 ‘짜잔’ 개발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투자를 늘려 ‘규모의 경제’를 이뤄서 더 싸게 만들어야 한다. 결국, 이윤은 박해지고 투자금은 계속 불어난다. 워런 버핏이 비슷한 얘기를 여러 번 했는데, 항공업계도 다르지 않았다. 버핏은, “자본가 입장에서는 라이트 형제가 첫 비행할 때 총으로 쐈다면 돈을 많이 아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행기가 혁신인 건 맞지만, 이후 약 100년 가까이 항공산업에 투자해서 돈을 번 사람은 거의 없었다.
_혁신의 저주

30대가 되면 인간은 매년 약 1% 가량 근육이 줄어든다고 한다. 평범한 성인 남자로 치면 가만히 있어도 매년 300~400g씩 준다는 의미다. 근육량 1kg 늘리기가 얼마나 힘든가 생각하면, 장년이 되어서도 소싯적 몸을 유지하는 건 대단한 일이다. 이런 일을 무려 20년 넘게 해내는 기적을 이룬 나라가 있다. 일본이다. 일본은 2000년 무렵부터 매년 노동가능인구가 약 1%씩 감소했다. 정점일 때 8700만 명이었던 노동가능인구는 그 사이에 1300만 명 넘게 줄었다. 국가를 움직일 근육이 15%나 감소한 것이다. 놀라운 건, 그 사이 일본 경제의 총생산은 매년 1%씩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우린 예순 살에도 노쇠한 팔로 벤치프레스를 미는 옆집 노인을 보며 비웃는다. 이제 곧 근감소가 시작될 30살 청년이!
_상실의 시대 저편에

한동안 자본 시장에서 제기되었던 ‘금리 인상 = 빅테크 약세’ 논리가 흔들린다. 빅테크의 진짜 우위는 뛰어난 자본 조달 능력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세금을 더 걷으려면 의회에서 난장판이 벌어지고 대통령은 떨어지는 지지율에 벌벌 떤다. 반면 애플이나 구글은 구독료를 올려도 트위터에서 잠시 욕을 먹을 뿐이다. 뛰어난 현금 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빅테크는 매우 낮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애플의 회사채가 어지간한 나라의 국채보다 못할 게 뭔가 싶다.
_꼰대의 혜안

한국 유튜브 생태계에 넘치는 ‘능력자’는 모두 잠재적 슈퍼전파자다. 여기에 팬들이 남긴 센스 있는 댓글은 다시 콘텐츠가 돼 전파된다. 케이팝은 따로 자막을 만들어 올리지 않아도 팬들이 나서서 각국 언어로 된 자막을 단다. 팬은 일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아이돌에서 콘텐츠가 뻗어나올 뿐 아니라 거꾸로 재가공 콘텐츠가 아이돌의 매력을 더하는 전파가 일어난다. 그렇게 다양한 변이를 거치며 케이팝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케이팝의 핵심은 ‘기획’이 아닌 ‘변이’다.
_케이팝은 어떻게 팬데믹이 되었나

연주가 절정을 향할 때, 극장 구석에 불이 난 걸 눈치 챈 지휘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극장을 빼곡히 채운 수천 명의 관객은 음악에 취해 있는 상황이다. 당장 지휘봉을 던지고 모두 나가라고 외쳐야 할까. 그러면 극장은 불이 번지기도 전에 아수라장이 될 게 빤하다. 아마도 베테랑 지휘자라면 청중을 고조시킨 연주를 조금씩 잦아들게 한 뒤 차분한 목소리로 주변을 진정시키며 질서정연한 퇴장을 유도할 것이다. 시장도 다르지 않다. 일촉즉발의 위기에도 음악, 즉 시장의 흐름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
_그래도 쇼는 계속돼야 한다

플랫폼들이 독점을 통해 도달한 희한한 지점이 ‘수익 최소화’다. 이윤이 목표인 기업이 수익을 줄이는 역설이다. 아마존은 규모에 비하면 이익이 턱없이 적다. 검색 시장을 독점하는 구글은 점차 콘텐츠 제작자에 주는 광고료 배분을 높인다. 배달의민족이 수수료 인상에 심각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플랫폼 기업은 시장 지배력이 커질수록 수익화가 어려워지는 역설을 겪는다.
_착한 독점, 라이언의 불가능한 미션

“세상에는 흰 영역과 검은 영역이 있는데, 그 사이에 꽤 넓은 회색지대가 있습니다. 큰돈은 이곳을 가야만 벌 수 있어요.” 여기서 ‘회색’은 풀이하기 나름이다. 삐딱하게 보면 불법과 합법 사이의 애매한 영역으로 가라. 다른 말로는 교도소 담장 위를 아슬아슬하게 걸으라는 거다. 긍정적으로 보면, 이미 실현된 현실과 오지 않은 미래 사이, 딱 반걸음 앞서 길을 가라는 얘기다. 여하튼 중요한 건 ‘틈’이다.
_회색 길을 본 사람들

한 줌도 안 되는 광석은 우리가 그토록 올인하는 ‘그린 뉴딜’의 성패를 좌우한다. 태양광 발전에는 인듐과 갈륨, 풍력 터빈에는 네오디뮴이 필요하다. 전기차 배터리에는 코발트, 리튬, 니켈 등 20여 가지 희귀금속이 들어간다. 억만장자들이 우주로 간다고 요란을 떠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희귀금속은 지구에서는 희귀하지만 우주에는 넘쳐나기 때문이다. 소행성 하나만 붙잡아도 지구 매장량의 수백 배를 얻을 수 있다.
_더 더럽고 더 위태로운 세상으로의 초대

방구석에서 컴퓨터로 온라인 게임을 하든, 헤드셋을 끼고 가상현실로 떠나든 우리는 여전히 모래로 쌓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 이런 정보를 쌓아둔 곳이 데이터센터다. 데이터센터를 가득 메운 서버와 그 안에 든 반도체는 결국 모래로 만들어졌다. 인류는 모래(콘크리트)로 지은 집에 살고, 모래로 지은 디지털을 누리는 존재다.
_인류가 여전히 모래성을 쌓는 이유

기이한 사람이 하나면 ‘사건’이지만 여럿이면 ‘현상’이다. 이를테면 ‘트럼프’는 개인이 아니라 현상이고, 미국 역사의 매 순간마다 있어왔다. 트럼피즘의 조상을 찾아 무려 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거기에 신교도가 있다. 개인의 해석권과 믿음을 존중하는 신교의 특징은 신념 체계도 바꿨다. ‘내가 무언가를 진리라 생각한다면 그 이유나 객관적 타당성 여부와 상관없이 그것은 진리이고, 그 어느 누구도 나에게 네 생각이 틀렸다고 말할 수 없다’는 미국적인 아이디어다.
_트럼프의 족보를 찾아서

팩트는 진리도, 자연현상 같은 가치중립적 존재도 아니다. 팩트는 달아오른 철처럼 얼마든지 가공할 수 있다. 팩트와 데이터는 다르다. 팩트는 여러 데이터를 조합해서 도출한 결과물이다. 이 과정에서 ‘의도’가 끼어들 틈이 생긴다. 즉 팩트는 어떤 데이터를 보여주고, 또 숨길지 정하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가공품인 셈이다.
_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해는 나의 힘

‘오독’이란 책읽기의 주도권을 돌려받는 선언이자
대가들의 명저를 나의 생각, 나의 문장으로 만드는 작업

책을 읽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투자와 비즈니스에서 단단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서, 진학이나 취업에 필요한 스펙을 쌓기 위해서, 혹은 뚜렷한 현실적 목표가 없더라도 교양을 함양하기 위해서 우리는 책을 읽는다. 책을 읽는 목적은 제각각이지만, 책 앞에만 앉으면 유독 작아지는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많이 이들이 책을 펼쳐놓고 머리를 싸매며 (목표를 얻기 위한) 정답을 찾으려 애쓴다. 책읽기에 정답 같은 건 없는 데도 말이다.

겨우 찾은 답은 어디서 본 듯 기시감이 든다. 그럭저럭 나쁘지 않으면서 남들과 엇비슷하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요약 정리된 유튜브나 보고말까 싶다. 어차피 내가 읽으나 유튜버가 읽으나 똑같은 ‘정답’을 말하는데, 무슨 차이가 있을까 허탈감마저 든다. 책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책 〈오독의 즐거움〉은 대열을 이탈한다. ‘정면 사진’을 찍으려고 몰려있는 군중 사이에서 당신의 소매를 살짝 끌어당겨 숨은 포토 존으로 데려 간다. 그곳엔 세계 경제, 패권 갈등, 화폐와 에너지 흐름 같은 거대 담론부터 인간의 복잡 미묘한 심리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룬 46권의 명저가 있다. 저자는 대가들의 책을 비틀어 읽으며 바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관점과 문장으로 재해석했다.

이를테면 인류 진화의 역사를 담은 〈사피엔스〉에서 현대 사회에서 주가조작 같은 사기 피해가 속출하는 이유를 찾는다. 오독을 통해서, 인지혁명을 일으킨 ‘호모 사피엔스’가 아니라 거짓말에 약한 ‘호구 사피엔스’가 읽히는 순간이다(298쪽). (그럴 일은 거의 없겠지만) 〈사피엔스〉의 작가 유발 하라리가 이 책을 읽는다면 아마도 자신의 책을 오독했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피엔스〉를 읽은 이들이 유발 하라리의 생각이 정답이니 그것을 따르는 데 머무른다면, 결국 내 것은 없다. 자기만의 사고와 언어로 읽었을 때 비로소 〈사피엔스〉에 담긴 지식은 나의 생각과 문장이 된다.

저자는 전 세계 주요국의 지리적 특성을 담은 〈지리의 힘〉(팀 마샬 저)에서 뜬금없이 ‘팔자 타령’을 늘어놓는다(202쪽). 나라에도 팔자가 있다는 얘긴데, 이 역시 자기만의 관점으로 다르게 읽지 않으면 읽을 수 없는 대목이다. 땅 위에 사는 사람이나 기술과 문화는 바뀔 수 있지만, 터 잡고 있는 땅, 지리는 바꿀 수 없다. 쉽게 말해 미국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축복의 땅’이고, 다민족 인접국들과 국경을 마주한 중국이나 지진에 취약한 일본은 ‘불안한 땅’이며, 유라시아 동쪽 끝에 붙어있는 한국은 그야말로 ‘박복한 땅’이다. 시야를 좀 더 넓혀 피터 자이한의 〈셰일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를 보면 지리의 곡진한 팔자는 더욱 선명해진다. 푸틴이 미친놈 소리를 들으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밖에 없는 속내가 읽히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푸틴이 ‘풀링 더 골리’라는 아이스하키의 ‘닥치고 공격’ 전술을 들고 나온 건 그의 조국 러시아가 ‘저주받은 땅’임을 커밍아웃한 것과 다르지 않다(194쪽). 그는 막다른 골목에서 러시안 룰렛의 지정학적 셈법에 빠져 있는 것이다.

오독의 미덕은 인문사회과학 뿐 아니라 투자 관련 책을 포함한 경제경영서에서도 빛난다.
워런 버핏의 책들에서는 그가 남긴 명언의 상당수가 틀린 얘기임을 밝힌다. 버핏의 말과 행보를 곱씹으면, 눈앞의 이익에 취한 그의 속물근성이 읽힌다(146쪽). 버핏이란 허명을 벗기니 리스크로 가득한 거품이 함께 걷힌다. 오독으로 얻은 버핏의 투자포인트다(152쪽).

‘팩트풀니스’라는 신조어로 인간의 부정 본능을 지적해 크게 화제를 모았던 베스트셀러를 팩트체크(!)하는 데도, 오독의 기술은 매우 유용하다.
“팩트는 진리도, 자연현상 같은 가치중립적 존재도 아니다. 팩트는 달아오른 철처럼 얼마든지 가공할 수 있다. 물론 이 책이 제시한 숫자, 데이터는 틀리지 않다. 하지만 팩트와 데이터는 다르다. 팩트는 여러 데이터를 조합해서 도출한 결과물이다. 이 과정에서 ‘의도가 끼어들 틈이 생긴다.”(279쪽)
저자는 이 책이 팔리는 데 혁혁하게 기여한 빌 게이츠 추천사의 이면도 살핀다(282쪽). 글로벌 재벌 기업들의 주가에 인간의 부정 편향은 ‘독’이란 얘기다. 결국 사실충실성(factfulness)은 기득권 세력에게 ‘충성스런’ 키워드인 셈이다.

오독의 스펙트럼은 자연과학 혹은 〈논어〉와 같은 고전에 이르기까지 거침없다. 식물학자 이나가키 히데히로의 〈전략가, 잡초〉에서는, 보도블럭 틈새 사이 같은 니치마켓에서 경쟁하지 않고 독점하는 잡초의 생존전략을 해부한다(90쪽). 이에 더해 화가 클로드 모네의 정원을 완성한 건 수선화 같은 작물이 아니라 잡초라는 뜻밖의 해석도 흥미롭다.
“모네의 정원이 아름다운 건 잘 가꿔진 수선화 몇 송이 같은 작물들 때문이 아니다. 정원 안에는 작물들의 수천 배, 수만 배에 이르는 이름 모를 잡초들로 무성하다. 모네는 붓끝을 날카롭게 벼려 정원 속 잡초를 그렸다. 잡초가 없는 모네의 정원은 상상할 수 없다. 잡초는 그런 존재다.”(94쪽)
“왜 법가가 아니라 유가가 이겼을까?”라는 물음표에서 시작하는 〈논어〉 읽기를 통해서는, 작은 법 위반에도 팔다리를 자르고 사사건건 개입하는 ‘나쁜 나라님’이 다스리는 법가의 통치구조를 일갈하는 한편, 개인의 불행을 수양이 부족한 탓으로 돌리는 유가의 성군정치를 비판한다(98쪽).

책을 고르는 과정에서 정공법 대신 틈새를 찾는 과정도 돋보인다. 저자가 다룬 46권 가운데 번듯한 베스트셀러 자리에 오른 ‘모범생’은 많지 않다. 그보다 수년 전에 절판돼 헌책방 서가에서 벌을 서고 있던 책들을 골랐다.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좋은 독자를 만나면 충분히 빛을 볼 가치가 있는 ‘저주 받은 걸작들’이다. 남들이 많이 사는 책을 마음 편히 사는데 익숙했다면, 이런 ‘절판 명작’을 만나는 묘미 역시 오독의 즐거움이다.

저자 남궁민의 비범한 책읽기와 촌철살인 글쓰기는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북언더스탠딩〉에 고정출연하면서 수십만 조회를 남기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심지어 그가 방송에서 소개한 책들 중에 절판된 도서가 다시 복간되거나 중고 책값이 수십만 원으로 뛰는 등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틀리게 혹은 다르게 읽는 ‘오독’이 ‘놀라움’과 ‘즐거움’이 되는 순간이다.
“오독은 책읽기의 주도권을 돌려받는 선언이다. 대가의 명저 속에 놓인 선로의 끝에 도달했다면, 끊겨있는 선로를 마저 이어나가는 건 독자의 몫이다. 이 책은 그 선로 끝에 필자가 놓은 선로다. 이 책을 덮을 때는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향하는 당신의 선로가 이어져 있길 기대한다.”(7쪽)

작가정보

저자(글) 남궁민

컨설팅 회사에서 플랫폼, IT 기업 등을 담당하고 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며 기업이나 사회 문제에 관한 글을 써왔다. 2018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기자 생활을 했다. 현재는 컨설턴트로 일하며,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 삼프로TV 〈북언더스탠딩〉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
〈북언더스탠딩〉을 통해 주목받지 못한 책들의 숨은 가치를 재발견해 구독자들에게 전달하면서, 절판된 책이 복간되거나 중고 가격이 수십만 원씩 뛰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저자는 이처럼 발굴되지 못한 채 사라지는 콘텐츠를 찾아 전하는 일을 업(業)으로 삼으려 노력하고 있다.
특히 소셜 미디어와 유튜브의 등장으로 정보의 양은 많아졌지만, 절판된 명저, 고전(古典) 등 좋은 책에 대한 관심은 줄어드는 세태가 안타까웠다. 잊힌 명저에서 찾은 인사이트를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정보로 만들어 전하고자 방송과 저술활동을 하는 이유다. 그렇게 저자는 저평가된 것은 제 가치를 복원하고, 과대평가된 대상은 냉정하게 평가하는 작업을 해나가고 있다.

작가의 말

“이 책 〈오독의 즐거움〉은 정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유일한 생각 그리고 문장을 약속합니다. 수없이 많은 사람이 봤을 책에서 찾은 ‘다른 관점’ 말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대가의 명저는 비로소 당신의 생각과 문장이 됩니다. 이 책의 글들은 당신의 시선에서, 살짝 삐딱하게 찍은 ‘인생 샷’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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