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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트와 함께하는 여름

앙투안 콩파뇽 지음 | 김병욱 옮김
뮤진트리

2023년 07월 26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7월 0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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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111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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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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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트는 반세기도 넘는 작가의 삶을 살면서 60여 권의 책과 2천 편 이상의 기사를 썼고, 국장國葬의 예우를 받으며 삶을 마감한 프랑스 최초의 여성 작가이다. 서른 즈음에 완성한 대표작 시리즈 《클로딘》으로 이미 “파리의 전설”로 불렸고, 무언극 배우·무용수·희극 배우·자신의 이름을 딴 화장품 브랜드로도 유명세를 탔으며, 많은 스캔들과 일탈적인 삶에도 불구하고 프루스트·지드 등 동시대 작가들이 존경해마지않던 작가였다.
이 책의 저자인 인문학자 앙투안 콩파뇽은 콜레트가 남편 윌리의 이름으로 출간한 《클로딘》 연작에서부터 그녀의 마지막 책 《파란 등대》까지, 변화무쌍한 그녀 삶의 주요 국면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작가의 삶과 작품의 긴밀한 상관관계를 되짚어나간다.
01 왜 콜레트인가? 7
02 “클로딘의 학교생활” 13
03 “못된 윌리” 19
04 “너의 아름다운 황금빛 머리카락” 26
05 레스보스 32
06 시도 38
07 동물들 45
08 맹수 52
09 “나는 미시의 것” 58
10 뮤직홀 65
11 대장 71
12 “내가 찾는 것은 사랑이다” 78
13 야생녀 84
14 파리 90
15 파샤 96
16 신문 기자 103
17 “나는 미식가가 되고 싶다” 110
18 플로라와 포모나 117
19 영화계로 123
20 페미니스트? 130
21 젠더 137
22 출산 144
23 형제자매 151
24 팔랑스테르 157
25 베르됭 165
26 “아이와 마법” 171
27 애인들 177
28 브르타뉴에서 남프랑스로 185
29 사후死後의 복수 192
30 “소소한 삶들” 199
31 “과거의 유혹” 207
32 “우리의 위대한 말의 마법사” 214
33 나치 독일의 프랑스 점령 221
34 팔레 루아얄의 노파 228
35 “작가들의 부업” 234
36 나이 240
37 “문학 냄새가 코를 찌른다” 247
38 지지 255
39 전통 262
40 파란 종이 269

감사의 말 276
옮긴이의 말 277

언어 자체를 더는 이전과 같지 않게 만들어버리는 작가, 위대한 작가는 그런 존재다. _ 8p

거의 일흔 살이 되었을 때, 콜레트는 시도가 “내 인생의 주요 등장인물”(“가을”, 《거꾸로 쓰는 일기》, IV, 163)이었다고 말한다. 등장인물이라는 말은 곧 시도와 함께한 삶이 한 편의 소설이었고, 지속적인 문학 창작 같은 것이었음을 말해준다. 시도는 콜레트의 가장 아름다운 창조물이며, 그녀의 작품은 어머니를 기리는 최고의 기념비다. _ 39p

내 여러 남편 중 한 명이 한 질책은 참 타당했다. “그러니까 당신은 사랑이나, 외도나, 반쯤 근친상간 같은 내연 관계나, 결별 이야기가 아닌 책은 쓸 수 없는 거야? 삶에 다른 것은 없어?” (…) 거기에 이르기 위해서, 거기로 되돌아가기 위해서, 내 30년 삶이 필요했던 것일까? 아마 나는 너무 비싼 대가를 치렀다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 같다. 우연이 나를 한 남자에게 갇혀버린 여자들, 그래서, 아이를 낳았건 아니건, 노처녀의 조려진 순수純粹를 지하까지 지니고 가는 그런 여자들의 하나로 만들었을 경우가 여러분은 상상이 되는가?…(III, 285~286) _ 82p

그녀는 생-소뵈르-앙-퓌제의 저택과 고향 마을을 문학 속에 들였지만, 그 후 현실에서는 그것들에서 멀어져, 브르타뉴나 남프랑스의 다른 집들에 애착을 느낀다. 하지만 그녀의 어린 시절의 그 집, 사랑으로 복원되고, 정성을 다해 가구가 갖춰지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꾸며진 그 집은 프랑스 작가들의 그 모든 집 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집이다. 나는 이 글을 쓰는 동안 그 집을 방문했고, 콜레트의 작은 방을 보았고, 정원을 위에서 아래로 그리고 아래에서 위로 걸어보았다. 모든 게 진짜였다. 그 집을 한 번 방문해보길 권한다 -《클로딘의 집》과 《시도》를 읽고 난 후에. _ 89p

시선은 물론, 냄새, 접촉, 맛 등, 콜레트보다 더 감각적인 작가는 없다. _ 122p

신체적으로나, 성생활 면에서나, 글쓰기에서나 콜레트만큼 자유로웠던 여성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녀는 자신의 독립을 보장받기 위해 온갖 직업을 가졌다. 하지만 《방랑하는 여인》에서, 작가의 대변인 격인 르네 네레는 한 남자에게 굴종하여 그의 시중을 드는 순간, 이렇게 외친다. “나는 여자였고, 나는 다시 여자가 된다, 그것을 괴로워하기 위해서, 그것을 누리기 위해서….”(I, 1184)_ 130p

콜레트는 《클로딘》 연작을 쓴 부도덕한 저자요, 《순수와 비순수》를 쓴 모럴리스트이기도 하지만 또한 가정의 작가, 형제자매의 작가이기도 하다. “경쟁자 없는 장남” 아실 없이, 그의 엉뚱한 동생 레오 없이, “긴 머리 언니” 쥘리에트 없이 어찌 콜레트를 이해할 수 있을까? _ 152p

그녀는 전쟁에 관한 자신의 그 글들을 그리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 1918년에 프랑시스 카르코에게, 그 “하찮은 신문 글 나부랭이들”이라고 말한다.(LSP, 204) 원래 그녀는 자신의 작품을 늘 엄하게 평가하는 사람이지만, 우리는 그 “나부랭이들”을 다르게 본다. 그녀가 나중에 《셰리의 종말》이라는 작품을 통해 보여주듯, 그녀만이 세계대전이라는 그 오랜 세계적 갈등이 사람들의 정신세계와 두 성 간의 관계에 가져다준 뿌리 깊은 충격을 이해할 수 있었다. 《긴 시간들》에 수록된 그 글들은 내가 그녀 최고의 소설로 꼽고 싶은 작품을 예고한다. _ 169p

그런 보잘것없는 사람들, 그런 익명의 사람들, 엑스트라의 삶을 사는 많은 이들이 《뮤직홀의 이면》이나 《순회공연 수첩》의 페이지들을 장식하는데, 콜레트는 그런 사람들에 대한 추억을 기록한다. 예를 들면 〈굶주린 자〉 같은 글이 그렇다. 그녀가 그를 관찰하는 이유는 그가 사람들에게서 떨어져, 무리에 섞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돈을 아끼는 사람이지만, 단추 구멍에 히아신스 꽃다발을 하나 꽂고 와서는 콜레트에게 내밀고, 콜레트는 루르드 역에서 그에게 따뜻한 작은 소시지를 하나 사준다. 그 가난한 젊은이에게서 남은 건 이게 다다. 비문(碑文)이 아니라, 전설이다.(II, 242) _ 202p

“내 책을 읽을 때 여러분은 내가 나의 초상화를 그린다고 생각하는가? 참으시라, 그는 다만 나의 모델일 뿐이다”(III, 275). 콜레트는 적어도 베르트랑 드 주브날과의 관계를 예고한 소설 《셰리》 이후부터는, 문학이 삶을 앞서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 _ 211p

프루스트와 콜레트는 유년의 세계를, 감각의 소재를, 기억이 주는 감동을 프랑스 문학에 선사했다. _213p

그녀는 글쓰기를 다른 일을 배제하는 직업으로 보지 않았다. 그녀의 가게에 걸린 콜레트 홍보 사진에는 이 전설적인 문구가 들어있었다- “귀하는 작가의 부업을 찬성합니까, 반대합니까?” _ 238p

그녀는 글을 쉽게 쓰지 못했고, “붓의 흐름”에 따라 글을 쓴다는 게 뭔지 몰랐으며(MV, 223), 또한 쓴 글을 끊임없이 고치고 또 고쳤다. 그녀는 1939년에 쓴 글 “글을 쓰고 싶지 않았던 한 작가의 추억”을 이렇게 맺는다. “프랑스어는 참 어려운 언어다. 글을 45년째 쓰다 보니 이제야 좀 알 것 같다.”(IV, 176) _ 268p

“여든 살이 되어서야 나는 훈련된 작가에게 글쓰기를 중단해야 하는 나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신했다.” 그리고 마침내, 아마 생전 처음으로, 그녀는 글쓰기에 대한 내밀한 욕구, “한 번도 내가 지붕 위에 올라가 그 절박함을 외친 적 없는 그런 욕구의 존재”를 인정한다. 그리곤 “글쓰기를 끝냈
으면 하고 바랐던 그 세월 내내, 나는 너를-그리고 나를-충분히 경계하지 않았던 것일까?”라고 뒤를 잇는다.(BS, 254~5) 마치 그 욕구를 받아들이는 건 곧 그녀의 종말이나 고갈을 초래하는 것인 양 말이다. _ 274p

콜레트의 네 가지 신화를 만나는 시간.

“내가 찾는 건 사랑이야, 어떤 사랑도 괜찮아, 세상 사람 모두가 하는 사랑, 하지만 진짜여야 해.”(I, 743)

인문학자 앙투안 콩파뇽은 라디오 방송 〈프랑스 엥테르〉에서 여름 동안, 주중 매일 몇 분씩, 위대한 작가들의 삶과 작품에 관해 얘기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는다. 그렇게 하여 그가 개시한 몽테뉴를 필두로, 보들레르·파스칼·빅토르 위고·호메로스·랭보 등 위대한 작가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그 방송 내용을 책으로 펴낸 이 “함께하는 여름” 시리즈는 지금까지 프랑스에서만 85만 부가 판매되고 75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현재 프랑스 고등학교의 문학 교재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의 깊이 있고 다채로운 스케치 덕택에, 〈~와 함께하는 여름〉은 이제 연례행사가 되어, 해마다 많은 독자가 위대한 작가들을 라디오 방송으로 뒤이어 책으로 만나기를 고대하는 이 시리즈를 국내에서는 뮤진트리가 매년 여름 소개하고 있다.

네 가지 신화를 만든 작가, 콜레트
콜레트 탄생 150년을 맞이하여 콩파뇽은 《콜레트와 함께하는 여름》의 첫 장을 ‘왜 콜레트인가’라는 제목으로 시작한다. 왜 콜레트인가. 그 질문은 “콜레트가 왜 위대한 작가인가”라는 의미로 읽힌다.
“위대한 작가란 신화들을 창조하고, 우리의 신화를 혁신하는 작가이기도 하다”라고 정의하는 콩파뇽은, 그런 기준에서, 콜레트를 네 가지 신화를 만든 작가로 드높인다. 한두 개 신화도 만들기 어려운데 네 개나 되는 신화라니, 도대체 무엇일까. 그녀의 초기 장편 소설의 여주인공 클로딘Claudine의 신화, 그녀의 주요 등장인물이 된 시도Sido의 신화, 1958년 빈센트 미넬리가 감독한 영화에서 레슬리 카론이 열연하여 잊을 수 없는 인물이 된 지지Gigi의 신화에, 신성한 괴물 같은 위대한 국민 작가 콜레트 자체의 신화를 더해서다. 신화의 주체가 모두 여성이고, 주목할 만한 네 여성이다.

콜레트는 20대에 이미 파리를 뒤흔든 히트작을 써낸 작가였음에도 평생 수많은 직업을 거치며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재창조해나가는 삶을 살았다. 그녀는 머리로 생각해내는 것보다는 몸으로 직접 부딪치고 자신의 온 감각으로 느낀 것들을 더 중시했다. 콜레트에게는 문학적 상상력으로 꾸며낸 허구로서의 문학 작품이 거의 없으며, 그녀의 모든 작품과 글들은 그녀의 삶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모든 위대한 작가에게 그렇듯이, 콜레트에게도 문학과 삶은 불가분의 관계였다.
콜레트의 작품 세계를 연구하여 논문을 쓴 작가 르 클레지오는 “콜레트는 곧 삶이다. 문학이라는 것을 막 알게 되었을 때, 그러니까 숙제 때문이 아니라 글이 재미있어서 읽기 시작했을 때, 그렇게, 어느 날, 우연히, 콜레트의 작품을 만나본 사람이라면 더는 그를 잊을 수 없게 된다”라고 말하며, 콜레트를 “이 세상에 하나뿐인 질료의 작가”라고 예찬했다. 프랑스의 학생들이 그녀의 작품으로 프랑스어를 익혔다는 작가, 프랑스어 자체를 그녀 이전과 이후로 바꿔버린 작가. 이 매력적인 작가를 함축적이고 간결한 필치로 담아낸 콩파뇽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그녀에게 문학은 픽션fiction이 아니라 팩션Autofiction임”을 수긍하게 된다.

작가가 되고 싶지 않았던 대작가
콜레트는 “나는 이름 없이 뒷구멍으로 문학에 입문했다. 내가 이름을 드러내지 않은 채 일한 그 수년의 세월은 내게 겸손을 가르쳐 주었다”고 고백하지만, 문학 이력을 쌓아가는 동안, 콜레트는 작가라는 직업은 자기 취향이 아니고 자신을 문학을 불신한다고 강조해 마지않았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지겨운 숙제”를 하듯 썼던 데뷔 초기의 ‘고통’ 때문이었을까. 심지어 유명 언론사에서 문학 담당 위원으로 일할 때 조르주 심농을 발견하고선 그에게 글이 너무 문학적이라며 문학을 모조리 없애버리라고 조언했다니, 신화를 네 개나 만들어낸 위대한 작가의 이 태도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녀가 남편의 이름으로도 아니고 남편의 성을 붙인 풀네임으로도 아닌, 오로지 자신의 성을 딴 ‘콜레트’라는 필명으로 첫 책 《청맥》을 발표한 건 그녀 나이 오십 세 때였다.
콜레트는 어쩌다 글을 쓰게 되었는가? 콜레트의 얘기에 의하면, 인생의 목표도 가늠하지 못한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한 그녀는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되어 심한 우울증에 빠졌고, 남편인 윌리가 그녀의 관심을 돌리고자 글을 써보라고 권유한 것이 그 계기였다. 당시 일종의 ‘대필 작업실’을 운영하던 남편은 콜레트의 글을 틈틈이 훑어보며 조언을 하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콜레트는 남편의 지침에 따라 착한 학생처럼 글을 쓰게 된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작품이 《클로딘의 학교생활》이었고, 이 첫 책이 큰 성공을 거두자 윌리는 계속 자신의 명의로 콜레트의 작품을 생산해낸다.
그렇게 작업실에 꼼짝없이 틀어박혀 원고를 생산해내는 일이 고통스럽다 보니 문학을 좋아하기에는 그에 들이는 노력이 너무 크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고, 생계를 꾸리기 위해 글을 썼기에 문학이라는 폼의 냄새 자체가 싫었던 것일 수도 있겠다. 그녀는 환상 속에서 허구를 짜내는 작가이기를 거부하고 온몸으로 세상 속에 뛰어들었고, 그리하여 삶과 있는 그대로의 세계가 일체화된 ‘팩션’이라는 새로운 문학 형식의 발명자가 되었으니, 앙드레 지드의 표현대로 “지나치다 싶을 만큼 맛깔나는 언어”로 쓴 콜레트 문학의 다채로움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반反문학’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여러 직업을 경험하며
“인간의 얼굴이라는 거대한 풍경을 아주 많이 바라본‘ 작가
스캔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 삶이었지만, 그녀는 자신의 독립을 보장받기 위해 세간의 이목을 무시하고 여러 직업을 가졌다. 두 번의 전쟁을 겪은 그녀는 생계를 꾸려가기 위해 더욱 애를 써야 했다. 하지만 다양한 직업에서의 경험은 작가로서의 그녀의 일에 풍부한 밑거름이 되었다.
1906년에 무언극에 처음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그녀는 여러 해 동안 뮤직홀 예술가로 생계를 꾸린다. 콩파뇽은 그 시기 콜레트의 인기를 “콜레트의 변태적 매력과 고양이 같은 유연함과 드러낸 맨가슴은 객석을 사람들로 가득 채웠다”고 표현한다.
콜레트는 특히 무언극에 큰 애착을 지녔던 것 같다. 그 몇 년 동안 콜레트의 일상은 프랑스 전역의 여러 도시로 순회공연을 다닐 만큼 꽉 찬 일정이었는데, 그동안 그녀가 글쓰기를 포기한 건 아니었다. 그녀로서는 글쓰기의 고독과 백지가 주는 고통을 액땜하기 위해서도 무대에 오를 필요가 있었다.

드러내놓고 문학을 싫어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그녀는 저널리즘을 매우 좋아했다. 콩파뇽은 〈신문 기자〉라는 장에서, 여러 매체를 가로지르며 기자로 활약한 콜레트의 삶을 얘기한다. 1910년 말에 프랑스의 일간지 〈르 마탱〉에 기자로 입사한 콜레트는 기자의 시선으로뿐만 아니라 사건의 구경꾼으로 본 르포르타주를 썼고, 전쟁 중에도 후방에서 꾸준히 기사를 게재했고, 남자들의 소관이라고 여겨지던 기사의 영역에 여성들·아이들·동물들의 이야기를 들였다. 그렇게 50여 년간 천 편이 훨씬 넘는 기사를 썼고, 그 글들을 묶어 여러 권의 책으로 출간했다. 1920년대에는 한 해에 50여 편의 희곡을 읽으며 신문에 연극평론도 기고했다.
콜레트는 그녀가 함께한 다른 사람들을 향한 관심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열악한 무대 뒷면의 사람들, 불행한 여자들, 가난한 사람들에게 애정을 가졌고, 보잘것없는 많은 이들을 작품에 등장시켰다. 〈벌이가 변변찮은 사람들〉이나 〈반품된 사람들〉, 〈굶주린 자〉 같은 글들이 그 예다. 삶과 글이 뗄 수 없이 얽혀 있는 콜레트에게 삶은 곧 글의 소재이고 글은 삶을 위한 도구였다.
콩파뇽은 콜레트가 저널리즘에 새로운 스타일을 끌어들였다고 평가하는데, ‘문학적’인 것을 경멸한 콜레트였지만 그녀의 저널리즘은 독보적으로 ‘문학적’이었음이 분명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콜레트가 ‘감각파’였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턱없이 부족한 말이다. (…) 콜레트에게는 땅에서 나는 모든 것에 대한 격정적 예찬이 있고 동물적인 모든 것에 대한 숭배가 있다”고 한 르 클레지오는 자신만의 최고의 수사로 콜레트를 예찬한다. “이 세상에 유일한 질료의 작가, 우리는 그런 당신을 무척 사랑한다”

오늘날 읽어도 조금도 늙지 않은 콜레트의 그 간결한 감각 덕분에, 그녀의 작품들과 삶을 한 편의 인생 드라마를 보듯 짜임새 있게 소개하는 콩파뇽의 산뜻한 스케치 덕분에, 이제 우리는 《콜레트와 함께하는 여름》을 읽으며 콜레트라는 위대한 신화를 마치 놀라운 발견처럼 만나게 되었다. 몽테뉴·보들레르·파스칼·빅토르 위고·랭보·호메로스… 등과 함께한 여름들에 이어, 위대한 작가 콜레트와 함께 또 한 계절을 보내며, ‘문학’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작가정보

앙투안 콩파뇽Antoine Compagnon
작가이자 프랑스 학술원 회원이고 콜레주 드 프랑스의 명예 교수이다. 지은 책으로 《현대성의 다섯 가지 역설》 《이론의 악마》 《문학 왜 하는가?》 《수사학 수업》 《몽테뉴와 함께하는 여름》 《보들레르와 함께하는 여름》 《파스칼과 함께하는 여름》 등이 있다.

프랑스 사부아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성균관대학교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일했다. 현재 성균관대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며, 옮긴 책으로 밀란 쿤데라의 《불멸》 《느림》 《배신당한 유언들》, 피에르 바야르의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여행하지 않은 곳에 대해 말하는 법》 《망친 책,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 로맹 가리의 《게리 쿠퍼여 안녕》 《징기스콘의 춤》, 가스통 바슐라르의 《불의 정신분석》 《촛불》 《물과 꿈》, 앙투안 콩파뇽의 《보들레르와 함께하는 여름》 《파스칼과 함께하는 여름》 《몽테뉴와 함께하는 여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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