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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밖의 사람

어느 소설가의 택배일지
정혁용 지음
마이디어북스

2023년 07월 21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7월 2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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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9.04MB)
ISBN 9791198024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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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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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버거울 때가 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는데 일이 잘 안 풀려서, 나이는 먹어 가는데 변변한 집 한 채 마련해둔 게 없어서. 느는 건 불평과 원망뿐이다. 아무래도 인생은 불공평하기만 하다. 마음속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가 쌓인다.
여러 직업을 전전하면서 수억의 빚을 진 정혁용 작가가 마지막으로 택한 직업은 택배였다. 땡전 한 푼 없어 회사에서 가불을 받아 기름을 넣고, 겨우 끼니를 해결하면서 하루하루를 버텼다. 그리고 깨달았다. 한겨울 추위보다 더한 건 마음에 부는 바람이란 걸. 남들처럼 돈과 명예를 좇느라 자신의 인생에 솔직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진짜 갖고 싶었던 건 아파트가 아니라 글 쓰는 삶이라는 걸 오십에 가까워서야 깨달았다.
그래서 쓰기 시작했다. 낮에는 택배를 배달하고, 저녁에는 꾸벅꾸벅 졸면서 휴대전화에 글을 썼다. 그렇게 2020년 첫 책 『침입자들』을 출간했다. 이듬해에는 두 번째 책 『파괴자들』도 출간했다. 하지만 택배를 그만둘 수는 없었다. 인세만으로 먹고살기엔 여전히 삶이 버거웠기 때문이다. 그래도 작가는 이제 한겨울 아파트 화단의 경계석에 앉아 울지 않는다. 내 팔 내가 흔들어 먹고사는 노동자의 삶이, 밤마다 소주 한 잔을 곁에 두고 글을 쓰는 작가로서의 삶이 자신에게 어울린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렇게 노동자이자 작가로 살아가는 정혁용 작가가 기록한 바람 부는 일상의 순간들이다.
1부
살아내고 있나요? 살아가고 있나요?
그 나이에 맞는 지성을 갖지 못하면
하늘에서 진상들이 비처럼 내려
소인배의 길을 걷겠다
그놈의 피리 소리
죽지 않고 눈뜰 때 ① 택배기사의 하루

2부
남의 돈으로 예술하지 않습니다
정 서방, 잘 다녀와
뼈단지 풍경
평소와 다를 바는 없었다
제가 더 관심 없어요
죽지 않고 눈뜰 때 ② 김상용 씨의 이야기

3부
누군가 누군가에게는
라면 먹고 갈래요?
두려워서 그래요
브런치라고?
이거 휘발유 아니에요?
죽지 않고 눈뜰 때 ③ 안상길 씨의 이야기

4부
이 바닥에는 예술하는 인간들만 있어요
얼룩말 그 친구가 성질은 좀 더럽지만
안데스산맥 어디쯤
인생을 날로 먹고 싶어요
과거의 나는 가장 가까운 타인
열정이 있을 뿐이야
죽지 않고 눈뜰 때 ④ 김민호 씨의 이야기

에필로그

나는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 없는 사람이다. 한 번도 내가 원했던 길을 가본 적이 없으니까. 명문대를 가고 싶었던 적도, 사람들이 꿈꾸는 직업을 가지고 싶었던 적도, 부유하게 살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 부모가 원하는 인생에 맞추기 위해 아등바등했을 뿐이다. 그래서 실패한 적도 없다. 실패는 내가 원하는 길에서 자신만의 성취를 못하는 거다. 남 따라 사는 데서 오는 건 낙오나 좌절이지 실패는 아니다. 좌절이 많았던 젊은 날이었다.
여러 직업을 거쳐 좌절의 끝에서 어쩔 수 없이 만난 게 택배였다. 육체노동은 처음인데다 강도도 커서 매일 체력의 한계치를 넘나들었다. 하지만 정말 견딜 수 없었던 건 내 시간이 전혀 없다는 거였다. 항상 밖에 있는데 하늘을 볼 시간도 바람을 느낄 시간도 없었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쓰러져 자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것도 서너 시간 말이다.
- 1부 〈살아내고 있나요? 살아가고 있나요?〉 중에서

C사의 경우 보통 택배기사 1인당 한 달에 7,000박스 정도의 물건을 배송한다. 개당 단가는 735원 정도. 지점 수수료를 제외하고 부가세를 포함한 금액이다. 집화 비용 포함, 한 달 5~600만 원 사이다. 얼핏 보면 꽤 되는 것 같지만 분류와 배송 시간을 합쳐, 보통 아침 일곱 시에서 밤 아홉 시, 열한 시까지, 길게는 16시간 정도를 일하니 일반 직장인의 이틀 치를 하루에 하는 셈이다. 한국의 평균 월급이 300만 원 내외이니 절대 많다고 할 수 없는 급여다. 거기에 유류대, 전화비, 각종 부대비용, 부가세와 종소세를 제외하면 평균 400~450만 원 정도일 것이다. 언론에는 택배기사의 평균 연봉이 7,000~8,000이라고 나오지만 안으로 들어가보면 내용은 그렇지 않다. 다만, 투잡을 뛰기 힘든 대개의 직장인들에 비해 겉으로는 더 버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배송은 한 골목당 40~70개 정도로 시간당 타수(1시간에 배송하는 양을 업계 용어로 ‘타수’라고 한다)는 50~60개 정도가 평균이다. 단순히 계산하면 1분에 한 개꼴로 배송한다는 얘기다. 물량이 많은 화요일의 경우 400~450개 정도를 배송하는데, 시간당 60개씩 배송한다 해도 7~8시간 정도 걸린다. 오후 세 시에 시작했다면 밤 열 시, 열한 시에 끝이 나는 것이다. 점심이나 저녁을 먹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죽지 않고 눈뜰 때 ①〉 중에서

지금의 나는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나를 견디지 못해 억지로 누군가를 만나지는 않는다. 예전의 나는 그러지 못했다. 누군가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삼고, 또 누군가에게는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 그걸 우정으로 포장하며 살았다. 연애도 마찬가지였을 거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혹여 필요할 때, 그것이 감정이든 물질이든 아무튼 상대에게서 받을 수 있는 보험을 들어둔다는 생각이 나의 무의식에 깔려 있었을 거다. 그러니 과거의 나는 인간관계가 파탄 난 것도 아니다. 애초에 관계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혼자서 배송을 하고, 그렇게 늘 혼자로 산 연후에야 비로소 뒤늦게 깨달은 사실이다.
…(중략)…
물론 내가 원해서 그리된 것은 아니다. 생활이라는 감옥이 무너지는 바람에 어부지리로 얻은 것일 뿐. 머리가 나빠서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다가 얻은 것이다. 하지만 원인이야 어떻든, 택배를 하던 어느 날 뭔가 툭, 하고 끊어지는 것을 느꼈다. 발치를 보니 내가 들고 있던 짐이 땅에 떨어져 있었다. 고통이 인간을 붙잡고 있는 게 아니라 인간이 고통을 붙잡고 있다는 부처의 말은 사실이었다. 나는 엘베 안에서 무거운 가방을 줄곧 양손에 들고 있었던 거다.
딱히 고독을 견딘 건 아니다. 도망치지 못했을 뿐이지. 하지만 그 녀석이 내게 인생을 가장 많이 가르쳐준 것 같다. 대단한 건 아니겠지만 말이다.
비로소 ‘나’라는 인간을 ‘나’ 혼자서 견딜 수 있게 된 거다.
- 3부 〈누군가 누군가에게는〉 중에서


“정 작가는 판권을 팔았어?”
이런저런 얘기가 오가던 중에 천 작가가 물었다. 천명관 작가에게 정 작가라는 호칭을 들을 때마다 좋았다. 나의 허영기가 충족되고도 남았다.
“『침입자들』은 팔았고요. 이번에 나올 책은 아직요.”
“판권을 팔아야 해. 책만 팔아서는 못 먹고살아.”
작품 『고래』로 소설의 서사란 이런 것이다, 라는 것을 증명한 작가로 문단에서 평가받는 천명관 작가의 말이었다.
“그러게요. 슬슬 노후가 걱정되긴 합니다. 폐지나 안 주우면 다행이겠어요. 그분들이 어떻다는 게 아니라.”
“나도 마찬가지야. 두려워.”
“저희 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거 아닐까요? 인생이란 게 외풍 한번 잘못 맞으면 훅, 날아가 버린다는 걸 아니까요.”
족발을 오물거리며 말했다.
“그렇지.”
- 4부 〈이 바닥에는 예술하는 인간들만 있어요〉 중에서


밤이다. 태평양의 심연에 놓여 있던 키보드를 건지고, 안데스산맥의 어디쯤에 놓여 있던 책상을 가져와 앉았다. 앞으로도 수없이 이 산을 내려갈 게 분명하다. 하지만 앉았다. 이게 노력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쓴다. 세 번째 소설의 첫 문장을 쓰기 시작한다.

먼 후일, 생의 마지막에 다다랐을 때, 마흐무드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파티마나 자신이 죽인 사람들의 얼굴이 아닌 할아버지의 굽은 등이 보이는 뒷모습이었다. (후략)…

이렇게 소설은 시작된다. 그리고 또 이렇게, 삶은 지속된다.
- 4부 〈열정이 있을 뿐이야〉

“레이먼드 챈들러는 쉰한 살에 첫 장편을 냈지.
나도 아직 늦지 않았어.”
건설업체 사장, 술집 주인, 그리고 택배기사… 삶의 끝에서 마주한 소설가의 마음

정혁용 작가는 제법 큰 장편소설 공모전에 두 번 도전했다가 두 번 떨어졌다. 그 뒤 다섯 군데 출판사에 투고했다. 나는 그 출판사 다섯 군데 가운데 한 곳에서 책을 만드는 편집자였다. 아직도 기억한다. 정혁용 작가가 투고 원고를 보내면서 적은 단 두 줄의 문장을.
“첫 줄, 첫 장을 읽고 재미없으면 휴지통에 버리셔도 됩니다. 출간 관련이 아니면 회신은 주지 않으셔도 되고요.”
기분이 좀 상했다. 전형적인 도발. 이래도 네가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 있겠냐, 하는. 혀를 내밀고 있는 얼굴도 모르는 작가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하지만 다행히 나는 제법 현명한 편에 속하는 사람이라 이런 도발에 넘어가지 않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첫 장은커녕 첫 줄도 읽지 않고 바로 휴지통에 넣는 거다. 물론 답장은 하지 않는다. 나는 그날, 새벽까지 원고를 다 읽었다.
다음 날, 지리멸렬한 회의 몇 개를 간신히 버티고, 사장님과 함께하는 긴 점심 식사도 마친 다음 작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두어 번 가는가 싶더니 목소리 칼칼한 아저씨가 성의 없게 전화를 받았다.
“예, 택뱁니다.”
주변 소음이 그대로 들리는 걸 보니 질 나쁜 블루투스 이어폰을 쓰는 게 분명했다. 그 잡다한 소리들이 전화를 끊을 때까지 계속 신경을 건드렸지만, 그보다도 더 성의 없는 작가의 대답이 자꾸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지만, 그래도 도중에 끊지 않고 끝까지 통화를 나눴다. 투고하신 소설의 출간에 대해 얘기를 해보자고. 지금까지 책을 만들면서 가장 잘했던 일 열 개를 꼽으라면 그중 여덟 번째 정도는 되는 일이었다.
택배가 일찍 끝나는 월요일 오후에 신림에서 만난 작가는 아내를 대동하고 왔다. 경상도 남자였다. 말이 길지 않았는데, 중간중간 자꾸 조크 같은 걸 던져서 더 알아듣기 힘들었다. 자세를 곧추세우고 의자를 가까이 끌어당긴 아내가 웃으면서 말을 덧붙였다. 작가도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레이먼드 챈들러를 좋아한다고 했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본 파이프를 문 레이먼드 챈들러의 얼굴을 떠올렸다. 눈앞에 앉아 있는 작가와는, 너무 이질적이었다. 그래도 앙다문 입술과 흔들리지 않는 시선에서 그가 살아온 세월을 엿볼 수 있었다. 그의 과거에 대해 조금이나마 듣게 된 건 책을 두 권이나 함께 내고도 1년이 지난 뒤였다.

“여러 직업을 거쳐 좌절의 끝에서 어쩔 수 없이 만난 게 택배였다.
육체노동은 처음인데다 강도도 커서 매일 체력의 한계치를 넘나들었다.
간혹 눈물이 흘렀고 열린 창틈 사이로 바람이 불었다.”
묵묵하게, 건조하게, 매일 반복되는 택배 노동자의 일상에 대한 가장 인간적인 기록

그의 첫 소설 『침입자들』은 비범한 능력을 전투 능력을 지녔으나, 어떤 상처에 때문에 과거를 숨기고 사는 택배기사에 대한 내용이었다. 독자들의 평이 나쁘지 않았다. 택배기사의 일상에 대한 섬세한 묘사가 돋보인다고 했다. 택배기사가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지 몰랐다며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독자도 있었다. 그럴 수밖에. 실제로 택배기사가 자기 힘들게 일한 얘기를 소설적으로 풀어냈으니.
바닥까지 간 줄 알았는데, 더 바닥이 있더라는 얘기를 주식쟁이도 아니고 코인쟁이도 아닌 택배기사로부터 들었다. 그래도 이제는 인이 박여서 힘들지 않게 한다고 했다. 요령이 생기니 때로는 정말 쉽다고 했다. 거짓말 같았다. 전화를 걸면 항상 숨을 헐떡이고 있었으니까. 블루투스 성능도 안 좋은데, 숨까지 헐떡이니 제대로 된 통화를 하기가 힘들었다. 통화를 하는 와중에도 계속 계단을 오르내리고, 누군가와 얘기를 하고, 엘리베이터도 타는 바람에 같은 얘기를 여러 번 해야 했다. 간혹 짜증이 났지만, 사무실 의자에 편히 앉아 손가락만 움직이는 나로서는 인내하는 수밖에 없었다(물론 발밑으로는 항상 뱀이 돌아다니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책을 만들면서 가장 잘했던 일 열 개를 꼽으라면 그중 일곱 번째 정도는 되는 일이었다.
문예 계간지 《에픽》에 정혁용 작가가 실은 택배기사의 일상과 어려움에 대한 원고 「죽지 않고 눈뜰 때」를 약간 매만져 이 책에 부록으로 실었다. 함께 일하는 동료 택배기사들을 인터뷰한 내용인데, 먹고사는 일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지, 또 소설이 현실의 고단함을 얼마나 아름답게 미화시키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법하다. 정혁용 작가는 지금도 택배일을 하고 있다.

“올해 저는 쉰둘, 다시 뭔가를 시작하기엔 너무 늦은 나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렇게 살기에는 너무 많이 남은 나이입니다.”
오늘도 노동자로서, 작가로서 삶을 지속하는 정혁용 작가가 기록한 웃픈 택배일지

전업 작가가 되겠다고 했다. 뜯어말렸다. 수많은 작가를 만났지만, 진짜 전업 작가로 사는 이는 드물었다. 정혁용 작가처럼 육체 노동까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창작이 아닌 다른 정신적 일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만 그나마 일반적인 생활이 가능한 게 작가의 삶이었다. 물론 듣지 않았다.
이해했다. 그만큼 소설에 진심이었으니까. 새벽까지 택배를 돌리면서도 틈틈이 휴대전화에 글을 쓰고, 자는 시간을 쪼개 원고를 정리하는 그 열정을 알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진심으로 응원했다. 원고 작성을 마치는 대로 최대한 빨리 검토하고 출간까지 밀어붙이기로 했다. 그의 앞길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종종 안부를 묻고, 가끔 소주잔도 부딪혔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말했다.
“다시 택배 시작했습니다.”
먹고사는 일에 장사 없다는 게 결론이었다. 생각보다 소설도 잘 쓰이지 않았고. 잘됐다 싶었다. 창작이라는 게 쥐어짠다고 되는 일이 아니니까. 그래서 에세이를 하나 써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어떤 인생의 굴곡을 거쳐 택배기사가 되었는지, 택배를 하면서 어떤 사람들을 만나는지 궁금했다. 평소 말이 많지 않은 작가라 귀로 듣는 것보다는 차라리 글로 보는 게 낫겠지 싶었다. 지금까지 책을 만들면서 가장 잘했던 일 열 개를 꼽으라면 그중 여섯 번째 정도는 되는 일이었다.
그렇게 이 책이 나왔다. 거창한 얘기는 없다. 극적인 성공 신화도 없고, 돈 잘 버는 얘기도 당연히 없다. 하루하루 삿된 꿈과 희망을 품었다가 좌절하기를 반복하는, 그렇게 낮에는 노동자로 택배를 배달하고, 밤에는 작가로 소설을 한두 편씩 써내는 소설가의 이야기가 있을 뿐이다. 오십이 다 넘어서야 주어진 삶이 아니라 선택하는 삶을 살게 된 한국의 레이먼드 챈들러를 꿈꾸는 아저씨의 이야기가. 굳이 찾자면 에필로그에 적은 작가의 말처럼 “다만 ‘이렇게 살면 안 된다.’까지는 아니겠지만 ‘내가 이 작자 정도는 아니잖아?’라는 위로는 있을지 모르겠다.” 정도일 수는 있겠다.

작가정보

저자(글) 정혁용

2009년 계간 《미스터리》 겨울호, 「죽는 자를 위한 기도」로 등단했다. 장편소설 『침입자들』, 『파괴자들』을 펴냈다. 아내랑 고양이 세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Instagram @jhyong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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