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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하는 인류

샘 밀러 지음 | 최정숙 옮김
미래의창

2023년 07월 20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7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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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62.44MB)
ISBN 9791192519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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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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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근본적으로 이주성이 강한 동물이다. 오랜 시간 인류는 모두 유목민이었고, 일부는 여전히 이주하는 유목민으로 살고 있다. 집을 짓고 도시를 세우고 정착하기 시작한 것은 고작 1만 2천 년이 조금 넘었을 뿐이다. 국경이 그어지고 여권이 만들어진 것은 훨씬 더 최근의 일이다. 깊고 복잡한 인류 이주의 역사를 에덴동산, 노아의 방주, 선사시대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의 이동, 그리스 로마의 정착지 건설, 북유럽의 바이킹,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이주, 노예무역, 황색 위협, 유대인, 남북전쟁, 이주 노동자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바탕으로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이주와 이민의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를 제안한다.

나는 이주 혹은 이민이 우리의 생활과 생각을 파고드는 모든 문제들을(정체성, 민족성, 종교, 애국심, 향수, 통합, 다문화주의, 안전, 테러, 인종 차별주의 등) 아우르는 대표적인 주제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민 또는 이주는 역사적ㆍ문화적으로 매우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이다. 자신이 이주민이든 아니든 결국 우리는 모두 이주민의 후예다. 인류사에서 이주의 역할은 과소평가되었으며, 간과되거나 오해를 받아왔다. 그 까닭에는 몇 가지 그럴 법한 이유들이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정된 집 주소와 국적을 갖고 있다. 또한 많은 이들이 토지와 집을 소유하고 있다. 우리는 한 곳에 머물며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길고 긴 인류 역사의 극히 짧은 일부분에 해당할 뿐이다. 고정된 주거지와 국적을 갖는 것이 마치 인간의 한 조건이라도 되는 듯이 여겨지고 있지만, 나는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그 반대가 맞는다고 생각한다. 인류는 거의 유례가 없을 정도로 많이 이주해왔고, 어디로 가든 번성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인정한다면 세계를 바라보는 견해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서문 중에서
서문

1장 네안데르탈인, 사피엔스, 비글 호
- 저자 노트, 첫 번째

2장 바빌론, 성경, 아메리카 인디언
- 저자 노트, 두 번째

3장 페니키아인, 그리스인, 아리아인
- 저자 노트, 세 번째

4장 추방, 로마인과 반달족
- 저자 노트, 네 번째

5장 아랍인, 바이킹, 영국인의 조상
- 저자 노트, 다섯 번째

6장 제노바, 콜럼버스, 타이노
- 저자 노트, 여섯 번째

7장 버지니아, 노예, 메이플라워 호
- 저자 노트, 일곱 번째

8장 황인종, 차이나타운, 푸 만추
- 저자 노트, 여덟 번째

9장 시오니스트, 난민, 숙모할머니 폴리
- 저자 노트, 아홉 번째

10장 자유, 할렘, 무지개 부족
- 저자 노트, 마지막

11장 이주 노동자, 미국, 멕시코


에필로그

선사시대 인류의 이동은 엄청났다. 고대 네안데르탈인과 사피엔스의 유럽행 혹은 유럽 내 이주는 아시아와 아메리카 대륙의 이주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프리카 인류가 유럽에 가기 위해서는 먼저 중동으로 가서 왼쪽으로 돌아 지중해 혹은 북해의 해안선만 따라가면 됐다. 지구의 다른 곳으로 가는 여정은 훨씬 복잡했다. 일부 초기 이주민들은 해안선을 따라 아시아와 그 너머까지 갔고, 이 섬 저 섬을 들러 오스트레일리아까지 갔다. 또 다른 이주민들은 육로를 따라(아니면 중국 해안을 따라갔을 수도 있다) 시베리아로 갔고, 베링 해협을 건넌 다음 아메리카 대륙을 거쳐 지금의 칠레인 아메리카 남단까지 내려갔다. / 29쪽

메소포타미아 이전, 약 1만 2천 년 전에는 모두가 이주민이었다. 영구적 거주지를 가진 사람이 없었으니 누구나 이주민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즈음 세계 인구 중 극소수가 처음에는 중동 지역에서, 그 다음에는 세계 여러 다른 지역에서 이동을 멈추기 시작했다. 그들은 한 곳에 머물며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정착민이 된 것이다. 이 소수의 사람들이 왜 이주를 멈췄는지 그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역사가들은 한때 초기 인류가 정착해 마을에서 살기 시작한 것은 돌아다니며 식량을 구하기 힘들어지자 농업으로 식량 부족을 해결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반대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여겨지고 있다. 이 최초 정착민들의 대부분은 양식이 풍족한 지역, 예를 들어 습지나 두 기후대의 경계 지역에서 주로 생활했던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곳에는 일정 수의 인구를 지탱할 만한 식량을 근처 자연에서 충분히 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 48쪽

성경에서는 이주에 대한 이야기를 찾기 위해 굳이 노력할 필요가 없다. 에덴 동산에서 쫓겨나고, 대홍수 이후 인구 재건에 나서고, 홍해를 건너 도피하는 등 성경 어디에나 이주민들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성경을 이주 지침서로 읽어도 될 정도다. 게다가 대부분의 이주 관련 기록들과는 달리 성경은 이주민들에 의해 이주민들을 위해 쓰여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많은 이야기들이 실제 역사와 관계가 없기는 하지만, 약 2,500년 전 구약이 처음 쓰여질 당시 사람들이 이주를 보는 태도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 56쪽

새로운 이주민의 등장은 로마와 그 이후의 기록을 통해 유럽에서 새로운 대격변이 시작되었음을 시사하기 때문에 중요한 사건이다. 수만 명 이상의 대규모 공동체가 이동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예를 들어 훈족은 지도 중앙을 가로질러 서쪽으로 가 이탈리아 북부와 프랑스 중부까지 갔지만 이탈리아 반도의 로마나 대서양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훈족에 쫓기고 있던 고트족은 로마와 대서양까지 이동했으며 한때 지중해 북부 해안의 대부분을 장악했다. 반달족은 가장 복잡한 경로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중부 유럽에서 스페인을 거쳐 서쪽으로 간 다음, 남쪽으로 방향을 돌려 모로코로 갔고, 그곳에서 동쪽으로 이동해 카르타고를 정복한 후, 다시 북쪽에 있는 시칠리아와 로마로 이동했다. 한편 현재 덴마크-독일 국경지대에서 온 앵글족은 바다를 건너 나중에 자신들의 이름을 딴 땅으로 갔으니 가장 짧게 여행한 축에 속했다. / 136쪽

이에 따라 아리아인의 조국으로 추정되는 다양한 지역들이 제시됐는데, 그곳에는 독일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주장들은 훨씬 더 허술하고 인종차별로 가득 차 있었지만 여러 나라의 많은 학자들이 아리아인이 원래는 금발에 파란 눈과 하얀 피부를 가진 독일인이고, 그들이 북유럽에 있는 조국을 떠나 멀리 이주하여 통혼함에 따라 신체적 특성들이 희석됐다는 개념을 수용했다. 영국 태생으로 독일에 살고 있던 휴스턴 스튜어트 체임벌린이라는 작가가 1920년대에 이러한 개념을 아돌프 히틀러와 나치당에 알려준 핵심 인물이었다. 오래지 않아 나치는 독일인이 원조 아리아인이며 지배 인종이라는 이념을 채택했다. 그들은 심지어 고대 인도의 스와스티카swastika 문양을 당의 상징으로 차용했다. / 102쪽

바이킹들은 바다와 강을 통해 고향에서 2천 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까지 세 방향으로 이동했다. 북서쪽으로는 대서양을 건너 아이슬란드, 그린란드, 캐나다 연안까지 갔으며, 남서쪽으로는 영국, 프랑스, 지중해까지 그리고 남동쪽으로는 러시아를 통해 흑해와 콘스탄티노플까지 갔다. 바이킹이 이렇게 이동을 하게 된 동기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으나 고국의 인구 과잉이 한 가지 중요한 이유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뛰어난 조선과 항해 기술을 갖추고 있어 동시대 사람들보다 더 먼 거리를 여행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었다. 그 외에도 수많은 다른 요인들이 있었는데, 새로운 지역으로 진출하면 부와 권력 그리고 토지와 지위를 얻을 수 있고, 폭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와 깊은 호기심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이 뒤섞여 세 방향으로 전개된 대대적인 바이킹 이주의 동기와 이주민들의 삶의 선택을 설명할 수 있게 된다.
/ 162쪽

이제 조셉 커니Joseph Kearney의 이야기를 한번 해보자. 그는 18세기 후 반에 아일랜드 오팔리 주 머니갤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서 자 란 중년의 제화공이었다. 그리고 수십만 명의 다른 아일랜드 출신과 마찬가지로 커니는 대기근 중에 미국으로 이주하여 중서부 지역인 오하이오 주에 정착했다. 그는 고향에서 가족(아내와 세 자녀)을 데려 왔고 모두 미국 시민이 될 수 있었다. 조셉 커니는 미국 시민으로 사망했고, 훗날 그의 후손은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다. 과연 그 후손은 누굴까? 답은 버락 오바마다. 그는 머니갤의 제화공인 조셉 커니의 5대손이었다. / 233쪽

아메리카 대륙의 이야기는 노예제도를 빼고는 말할 수 없다. 뉴잉글랜드나 캐나다, 아르헨티나, 칠레에도 노예가 있었다. 그런 곳에는 대규모 농장이 없었기 때문에 그 수가 훨씬 적었을 뿐이다. 일부 유럽 정착민들은 노예무역에 대한 윤리적 의구심을 갖고 있었지만 소수였고, 강제로 끌려온 아프리카인들은 북아메리카뿐만 아니라 브라질과 카리브 해로도 보내졌다. 사상 최대 규모의 강제 이주였다. 통계 수치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약 350년에 걸쳐 약 1,200만 명의 아프리카 노예들이 바다를 건너 실려왔다. 노예로 끌려오던 아프리카인 중 최소 100만 명은 아프리카 내륙에서 해안으로 가는 길에 사망했으며, 약 200만 명 정도가 대서양을 건너다 사망했다. 이 사상 최대의 강제 이주 이야기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고통과 죽음으로 가득 차 있어 다시 떠올리기가 힘들 정도다. / 252쪽

인종 과학자들 사이에서 인종의 수나 명칭을 정하는 것에 대해 수십 년 동안 논쟁이 있어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종 분류에 관련된 규범은 19세기 초반까지 변화가 없었다. 린네의 후계자들은 논리적 이유 없이 대륙 이름에 따라 명명된 범주를 무시하고 그냥 백인, 몽골족, 흑인 같은 다양한 변위종들로 교체했다. 19세기 후반이 되면서 미국, 유럽, 호주로 중국인 이민 물결이 밀려들었고, 동아시아인들은 일반인들의 상상 속에서 황인종이 되었다. 황인종이라는 말은 대부분 부정적 의미를 함축한 일반 용어로 쓰였는데, ‘황색 위협yellow peril’이라는 단어는 피해망상과 극심한 불안감까지 불러일으키는 동아시아인 이주에 대한 우려를 상징하는 말이 되었다. / 279쪽

여권과 여권이 상징하는 불평등은 여전히 이민 이야기의 중심으로 남아 있다. 오늘날 여권 지수 하위권 국가에는 더 나은 여권, 다른 곳에 가서 살고 더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여권을 원하는 사람들이 수백만 명 있다. 당신이 부자라면, 꽤 쉬운 일이 될 것이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 이민’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싼 수수료를 내면 미로처럼 복잡하고 어려운 골든 비자와 ‘투자 시민권’의 세계로 기꺼이 안내해줄 업체들이 널려 있다. 50만 달러만 있으면 카리브 해 국가 중 하나의 여권을 ‘구입’할 수 있다. 약간 돈을 더 내고 좀 더 복잡한 절차를 밟으면 EU 국가의 여권도 가능하다. 영국 정부 웹사이트에 차등 기준이 나와 있는데, 그에 따르면 천만 파운드 이상을 투자할 수 있는 사람들은 시민권을 신속하게 취득할 수 있다. / 315쪽

이주민들은 이제 정주주의 세계에서는 아무도 원치 않거나 들어갈 자격이 없거나 그 두 가지 다인 사람들이 된다. 그리고 그들은 거의 모든 일에 대해 쉽게 비난받을 수 있어, 적 아니면 희생양이 된다.
이는 우리와 같지 않은 사람들의 삶을 헤아리지 못하는 공감 능력의 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공감 능력의 부족은 때때로 배를 타고 망명하다 죽은 아이가 해변에서 발견되거나 아니면 냉동 트럭에서 서로 얽힌 채 얼어 죽은 난민 집단이 발견되거나 하면 그때서야 조금 채워진다. 그 짧은 순간에는 온 세계가 그들에게 관심을 갖는 것 같지만, 그때뿐이다. 이주민들은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은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정주주의의 압제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있는 곳에 계속해서 머무르는 것이 정상인 세상에서 이동은 일탈이다. 이러한 세상에서는 생명이 위험에 처하거나 자신이 보유한 기술이 지구의 다른 지역에서 필요해지는 것처럼 특별한 상황에서만 이주가 허락된다. / 349쪽

국경을 제한하겠다는 미국의 결정은 이주 희망자의 수가 엄청 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일부 미국인들이 어떤 종류의 이민자들을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미국인들은 라자루스의 시에 나오는 ‘고단하고 가난한 자들’을 좋아하지 않았고, 그들이 남부와 동부 유럽 출신이거나 유대인인 경우 특히 그랬다. 중국인들은 아마 더 싫어했던 것 같다. 중국인들은 1882년 이후 이민에서 배제되었고 그외 다른 아시아 이민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또 1891년 이민법 가결 이후로는 온갖 종류의 ‘바람직하지 않은 인물’ 명단에 들어 있는 이들 역시 배제되었다. / 354쪽

우리는 지구가 어떻게 재산으로 분할되기 시작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며 앞으로도 알 수 없을 것이다. 루소의 말은 매우 타당해 보이지만, 그에 대한 현대적인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으며, 우리는 세계가 재산으로 분할된 방식에 대한 정당성을 찾으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유목민들이 한때 사냥과 채집, 또 식량을 찾고 가축들이 풀을 뜯게 하기 위해 사용했던 땅을 이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이유를 그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정착한 사람들이 땅 한가운데에 경계선을 그었다고 해서 유목민들이 갑자기 더 이상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 정당한 일인가? 그리고 왜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살 수 없고, 누군가는 세계 어디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것일까? 어떤 이들은 그냥 무시해버릴 수 있는 질문이지만 이는 정주주의자들이 당연시하는 것에 의문을 제시하는 것으로 어떤 이들을 매우 불편하게 하거나 방어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 379쪽

프랑스와 영국에서는 전후 이주가 피비린내 나는 제국의 붕괴와 얽히면서 더 큰 문제가 되었다. 대부분의 이주민들은 식민지에서 합법적으로 프랑스와 영국에서 살기 위해 왔으며 영국의 경우에는 주 로 서인도 제도와 남아시아에서, 또 프랑스의 경우에는 북아프리카에서 왔다. 독일은 제국이 없었으므로 ‘가스트아르바이터’ 같은 약간의 완곡어법 그리고 경제 호황의 도움으로 1950년대와 1960년대를 인종폭동이나 이민자가 수도의 거리에서 살해되는 일 없이 그럭저럭 헤쳐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전후 프랑스와 영국에서는 주로 정주하는 백인들에 의해 이주에 대한 새로운 신화들이 설득력 있게 재창조되었으며, 이는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여 이주에 대한 관점을 완전히 변화시키게 된다. 정주주의를 정상적이라고 받아들이는 다양한 형태의 신화들이 강한 전염성을 가지고 서구 전역에 퍼졌으며, 사람들은 마치 ‘이주 기억상실증’이라도 걸린 것처럼 새로운 신화를 받아들였다. / 393쪽

“만물은 유동적이다.” - 헤라클레이토스


우리는 모두 이주민의 후예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이주하는 종이며, 지상에 사는 그 어떤 포유류보다 더 강한 이주 본능을 지니고 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대체로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어떤 이들은 아예 방랑의 삶을 살기도 한다. 집과 영구 거주지라는 개념은 인류의 오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아주 최근에 나타난 현상이다. 국경과 여권의 등장은 말할 것도 없다. 네안데르탈인에서 알렉산더 대왕,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와 포카혼타스, 아프리카 노예무역, 푸 만추와 버락 오바마까지, 저자는 인류 이주의 역사를 들려줌으로써 우리가 오늘날 마주한 이주와 이민의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를 제안한다.

〈이주하는 인류〉는 이주라는 개념이 인류사의 한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인류가 이주하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단지 전쟁과 가난 혹은 기후변화를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온 터를 떠나는 데는 호기심과 모험심이 크게 작용한다. 타지에 도착하면 이주자들은 현지 문화에 동화되거나 자신의 옛 정체성을 유지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자신의 유산을 지키면서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주자들은 멸시를 받거나 추앙을 받거나, 추방되거나, 공포의 대상이 되거나 혹은 낭만적으로 묘사되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이 모든 이야기들이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는 역사를 통해 계속 반복된 이야기이며 거슬러 올라가면, 이민자이든 아니든,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멈추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것이 보편적인 규범이며, 인간의 행동양식에서도 정주보다는 이주가 정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인류의 이동이 강제적으로 금지되는 시기를 겪었지만 인류의 유전자 깊은 곳에 새겨진 이주 본능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 책은 인류의 시작부터 현대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주 본능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이주민의 역사를 우리의 역사로 인식할 수 있게 도와주는 흥미로운 역사서다.


우리는 인간이 지루하거나 호기심 혹은 모험심 때문에,
아니면 도전을 즐기거나 꿈을 이루고 싶어서 이주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잊었다.
수천 년 동안 인류는 지구의 거의 모든 곳으로 이주했고,
그것을 막으려는 온갖 시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렇게 하고 있다.
이주의 역사야말로 우리의 가장 가까운 사촌인 유인원과 인류를
분명히 구분할 수 있게 하는 것 중 하나다. 우리는 그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주민과 이주민 후손으로서
우리의 역사가 모두의 공통점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 저자의 글, 419쪽

작가정보

저자(글) 샘 밀러

Sam Miller
런던에서 태어나 자랐으나 성인이 된 이후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인도에서 지냈다. 캠브리지대학교에서 역사와 정치를 전공했다. BBC의 뉴델리 특파원을 지냈으며 동 방송사의 남아시아 관련 시사프로그램의 제작에 참여했다. 〈델리: 대도시에서의 모험Delhi: Adventures in a Megacity〉(2009), 〈아주 기이한 천국: 외국인의 눈에 비친 인도A Strange Kind of Paradise: India Through Foreign Eyes〉(2014), 〈아버지들Fathers〉(2017) 등의 책을 저술했다. 이 밖에 알프레드 아솔란트Alfred Assollant가 지은 〈코코란 선장의 믿을 수 없는 모험 이야기The Marvelous (But Authentic) Adventures of Captain Corcoran〉(2016)을 번역했다.

서울 生. 이화여대 독문과 졸업. 서울 외신기자클럽 사무국장을 역임하였으며 로이터통신 온라인 선임기자로 일하였다. 현재 프리랜서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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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받는사람 휴대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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