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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게임

김인숙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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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7월 05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6월 1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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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1.49MB)
ISBN 978895469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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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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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40년 차, 국내 유수의 문학상을 섭렵하며 작품성을 공인받은 “소설 장인”(문학평론가 신형철) 김인숙. 그가 신작 장편소설 『더 게임』으로 인간 존재의 심연을 골똘히 파고들던 그간의 김인숙 소설세계를 잊게 할 정도로 속도감 넘치고 짜릿한 미스터리를 선보인다. 인간의 복잡한 심리를 간파해온 작가의 시선이 ‘장르적 서술’이라는 도구를 만나 더없이 완성도 높은 한 편의 추리소설을 탄생시킨 것이다. 독서에 이완과 긴장을 부여하는 숙련된 리듬, 철저하게 계산된 서술 속에 숨겨진 단서들, 그 단서를 조합해나가며 수수께끼의 정답으로 수렴하는 깔끔한 전개를 두루 갖춘 이 작품이 작가가 본격적으로 시도한 첫 추리소설이라는 사실은 놀랍다.
소설은 기록적인 폭염이 들끓고 유독 대형 사건 사고가 많았던 1994년, 한 개인의 삶을 뒤흔든 습격사건 속으로 독자를 이끌고 간다. 그 습격으로 인한 상처를 딛고 일찍이 자수성가했으나 폭력의 기억에서 자유롭지 않은 주인공 ‘황이만’, 황이만의 사건을 담당했던 인연으로 장기 미제사건을 다시금 파헤치게 된 까칠한 베테랑 퇴직 형사 ‘안찬기’, 황이만이 습격당한 바로 그날 실종된 남동생을 20여 년간 찾아 헤매며 고통으로 단련된 미스터리한 인물 ‘김주희’의 움직임이 얽히고설켜 비극적이고 장엄한 복수의 서사를 완성한다.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유형의 살인마의 등장으로 눈길을 끄는 이 소설은 앞으로 한국소설이 보여줄 수 있는 품격 높고 신선한 미스터리의 선례가 되어줄 것이다.
1부 2016년 7월, 아이디 여름 _009
2부 김주희 _113
3부 강노을 _243
4부 1994년 7월 24일 _295
5부 해피 엔딩 _335

그 일이 벌어지기 직전, 시계를 보았었다. 카시오 전자 손목시계. 청회색 액정에서 까맣게 깜빡이던 작은 숫자들. 훗날 그는 그 시간을 초 단위까지 기억하게 될 것인데, 최면 상태에서 본 그 숫자들이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날 이만은 칼에 찔렸다.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다섯 번. 누군지도 모르는 자에게.(7쪽)

골목 저 끝에서 한 남자가 휘청휘청 걸어내려오고 있었다. 그 흔들림이 먼저 감지됐다. 그리고 그 남자의 손에서 뭔가를 보았다. 분명히 뭔가를.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위협적인 뭔가를. 남자가 갑자기 무서운 속도로 달려내려오기 시작했고, 집안으로 들어가려던 아이가 멈칫했고, 이만은 벽 쪽으로 달라붙었다. 그야말로 본능적으로.(83쪽)

주희는 앞으로도 모르게 되겠지만, 그때 안찬기가 테이블 위에 물방울로 쓰고 있던 것은 물음표였다. 끝없는 물음표. 주희는 앞으로도 모르게 되겠지만 그 물음표는 주열의 사건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이만의 사건에 관한 것도 아니라, 주희에 관한 것이었다. 안찬기가 주희에게 느끼는 인상은 대부분의 사람들과 같았다. 예쁜 얼굴을 가진 여자. 그런데 그 여자의 예쁜 얼굴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최윤재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여파인지 지나치게 무표정해 보이기도 했는데, 그 때문만은 아니었다. 어제 경찰서에서 만났을 때와 다른 얼굴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경찰서에서 그토록 연약했던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고작 하룻밤 사이에.(152쪽)

기억이란 게 그렇게 이상한 것이다. 건드리면 터지는 물집처럼, 기억은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터지며 흔적을 남긴다.(214쪽)

갑자기 눈앞으로 뭔가 날아왔다. 주열은 잠시 넋이 빠져서 그걸 바라보았다. 박쥐 같기도, 시커먼 먹구름 같기도, 날개 달린 천사 같기도 했다. 아니, 칼이었다. 그것도 보통 칼이 아니라 게임 속에나 등장할 것 같은 무시무시하고 엄청난 칼이었다.(302쪽)

세상일이라는 게 추리소설의 한 장면처럼 극적으로 벌어지지 않는다는 걸 모를 리 없었다. 오히려 그 반대라는 것도 알았다. 세상은 대개 짐작할 수 있는 일들로 이루어지고, 삶은 그 짐작할 수 있는 일들에 매번 무릎을 꿇는 것이었다.(313쪽)

1994년 7월 24일 밤 9시 54분 2초, 나는 칼에 찔렸고
22년 후 같은 장소에서 누군가의 백골 사체가 발견되었다

성공한 게임 회사 대표 황이만은 청년 시절에 데이트 도중 이유를 알 수 없는 칼부림에 휘말렸다. 그 직후 여자친구 이연희는 종적을 감춰버렸고, 황이만은 한동안 그녀의 행적을 좇았다. 처음에는 칼에 찔린 자신보다 이연희의 안전이 걱정되기 때문이라 여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황이만의 마음을 채우는 것은 억울함과 울분이었다. 자신이 왜 그런 끔찍한 폭력의 대상이 되어야 했는지, 그후 다시는 눈앞에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이연희는 자신과의 관계를 그토록 사소하게 여겼던 것인지 황이만은 자학하듯 되뇐다. 시간이 흐르며 기억과 감정이 점점 희미해지기는 했으나 그날의 사건은 황이만의 삶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쳐왔다.
그런데 그로부터 22년 후, 황이만은 ‘dufma0724’라는 낯선 아이디로부터 의문의 메일을 받는다. 황이만이 피습된 날짜가 적힌 그 아이디를 황이만은 무심히 보아 넘길 수 없다. 메일에는 한 소년이 피웅덩이 위에 쓰러져 있는, 섬뜩한 화풍의 일러스트가 첨부되어 있다. 그리고 그 직후, 황이만은 TV에서 칼부림이 발생한 골목에 묻혀 있던 누군가의 백골 사체가 발굴되었다는 뉴스를 접한다. 황이만과 무관하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그 백골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 죽음은 황이만이 겪은 폭력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dufma0724의 메일은 백골의 등장과 동시에 새롭게 시작된 어떤 게임에 대한 경고일까, 아니면 초대장일까.
황이만은 22년 전 자신의 사건을 담당했던 퇴직 형사 안찬기에게 사설 탐정 역할을 의뢰한다. 안찬기는 노련한 수사를 통해 관련 인물을 조사하던 중 사건에 연루된 여성들에게 묘한 의구심을 느낀다. 오직 황이만을 피하기 위해 잠적한 듯한 이연희, 백골로 발견된 이의 친누나로서 황이만과 마찬가지로 그날의 폭력에 휘말렸음에도 텅 빈 인형처럼 고요해 보이는 김주희. 그들에게는 무언가를 보호하기 위해 감춰둔 비밀이 있는 듯한데……

『더 게임』은 김인숙이 2019년 발표한 중편소설 『벚꽃의 우주』와 세계관을 공유하면서도 완전히 독립되어 있는 작품이다. 각각의 완결성을 지니고 서로의 스핀오프가 되어주는 두 소설을 함께 읽을 때 발견하게 되는 뜻밖의 비밀은 작가가 부가적으로 마련해둔 참신한 재미 요소이다. 아무 관련도 없어 보이던 제각각의 살인사건이 아주 작은 단서를 발견함으로써 연쇄살인으로 꿰어지듯이, 김인숙은 세심한 설정을 통해 『더 게임』의 안팎에 부려놓은 사건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하나의 거대한 사건으로 만들어낸다. 한 기묘한 살인마의 시작과 끝을 담아낸 김인숙의 미스터리가 지닌 깊이를 체감할 수 있는 이 책은 작가의 다음 변신을 숨죽여 기다리게 만든다.


*문학동네 플레이 시리즈

‘읽는’ 소설에서 ‘보는’ 소설로

국내 최고의 작가들이 만들어나가는
무수한 취향의 테마파크!
흥미진진하고, 몰입감 높으며, 독자의 마음에 감동을 남기는
웰메이드 장편소설의 퍼레이드가 펼쳐집니다.

문학동네 플레이 시리즈는 ‘플레이(PLAY)’라는 이름에서 확인할 수 있듯, 소설 읽기를 ‘놀이’로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장르를 망라하는 문학 테마파크를 지향한다. 또한 한 장면 한 장면 허투루 쓰이지 않은 감각적이고 탄탄한 장편소설을 엄선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재생’함으로써 오감을 통해 구체적으로 체험하는 문학을 선보이고자 한다. 앞으로 문학동네 플레이 시리즈는 평단과 독자에게 인정받는 국내 최고의 작가들과 함께하며 재미와 감동을 함께 전하는 뛰어난 작품들로 채워질 예정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인숙

198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칼날과 사랑』 『브라스밴드를 기다리며』 『단 하루의 영원한 밤』, 장편소설 『’79~’80 겨울에서 봄 사이』 『꽃의 기억』 『봉지』 『소현』 『미칠 수 있겠니』 『모든 빛깔들의 밤』, 중편소설 『벚꽃의 우주』 등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이수문학상, 대산문학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오영수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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