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꽃
2023년 07월 18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7월 1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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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68128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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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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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출생 시의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함께 경계를 넘어 다닌 연인이었다. 이방인이자 무국적자나 다름없는 연인이었다. 넌 본인을 트랜스젠더로 불렀고 난 스스로를 논바이너리로 소개했다. (6쪽)
그곳엔 한 단어만이 적혀 있었다.
‘사랑해.’
세 음절의 단어. 그건 네 유언의 전부. (12~13쪽)
낭만이라는 허울은 이 나라에 어울리지 않는다. 인도는 그보단 생존의 감각으로 가득 찬 나라다. 개인보다 거센 삶들이 꿈틀거리는 도시, 이 땅을 거쳐간 죽음과 생이 동시에 날뛰고 할퀴어 단 1초도 허무주의에 빠질 수 없는 곳이었다. (26~27쪽)
사람들은 밀려오는 애정을, 존재를, 사랑의 발현을 막을 수 없다. 멸시할 수도 없다. 여기, 나의 사랑이 신으로 환생했으므로. 누구도 네가 꽃피는 일을 막을 수 없다. (44쪽)
‘남성’과 ‘여성’의 개념은 개발된 것이다. 존재를 단순하게 규정하지 못하면 두려우니까. 손에 쥐고 휘두를 미약한 것들이 있어야 하니까. 그래야 착취와 폭력을 정당화하니까. (57~58쪽)
“구루의 장례는 이곳 사제들이 도와줘. 오늘 낮엔 사원 앞에서 결혼식이 있을 거야. 사람들은 정신없이 분주하겠지. 틈을 타 이곳에 머리카락을 숨겨둘게. 네가 이걸 찾는다면 구루와 신의 뜻으로 여기겠어. 이국의 방식으로 치르는 장례든, 기상천외한 장례든 마음대로 해. 국경을 넘어온 네게 이 죽음을 부탁할게. 신이 우릴 이끄시겠지. 하지만 만약 네가 찾지 못한다면…….” (85~86쪽)
사랑해, 네가 그 말을 뱉을 줄 아는 존재라는 걸 기억한다. 육신 언저리에 고갈된 사랑을 매단 채 하루를 살고, 또 살아갔던 걸 기억한다. 지금쯤 꽃의 영혼으로 순환할 네 이름을 부른다. 영혼의 무게는 꽃만큼 가벼우니까. 얼마든지 경계를 넘었으리라. (102쪽)
“누구도 네가 꽃피는 일을 막을 수 없다.”
혐오와 차별을 거부하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존재들의 아주 특별한 장례식
다양한 욕망을 가진 여성들의 강렬한 내면을 비추는 소설을 써온 정이담 작가의 신작 《환생꽃》이 위즈덤하우스의 단편소설 시리즈 위픽으로 출간되었다. 《괴물장미》 《순백의 비명》 등의 작품을 통해 약자의 방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켜두었던 정이담 작가가 이번에는 ‘경계를 넘나드는’ 존재들을 화려한 인도 신의 모습으로 그려냈다.
스스로를 논바이너리로 정체화한 주인공 ‘차이’는 “함께 경계를 넘어 다닌”(6쪽) 트랜스젠더 연인을 잃고, 그의 유언에 따라 인도로 정처 없는 여행을 떠나게 된다. 품속에 뼛가루를 조금 담은 유리 병을 간직하고서 ‘꽃 같은’ 연인이 진짜 원했던 장례식을 치르기로 결심한다. 콜카타를 지나 바라나시의 화장터까지 연인의 유골을 운반하는 차이. 그 길 위에서 차이는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별 ‘히즈라’를 만난다. 히즈라들 또한 자신만의 방식으로 공동체의 지도자인 ‘구루’의 장례를 치르고 있었는데……. 신을 만나 영원히 해탈하는 영광을 얻는다는 바라나시의 강가에서, “인지적 편의를 위한 라벨들을 거부한”(5쪽) 존재들이 가지각색 꽃의 모습으로 되살아난다.
1년 동안 50편의 이야기가 50권의 책으로
‘단 한 편의 이야기’를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
위즈덤하우스는 2022년 11월부터 단편소설 연재 프로젝트 ‘위클리 픽션’을 통해 오늘 한국문학의 가장 다양한 모습, 가장 새로운 이야기를 일주일에 한 편씩 소개하고 있다. 연재는 매주 수요일 위즈덤하우스 홈페이지와 뉴스레터 ‘위픽’을 통해 공개된다. 구병모 작가의 〈파쇄〉를 시작으로 1년 동안 50편의 이야기가 독자를 찾아간다. 위픽 시리즈는 이렇게 연재를 마친 소설들을 순차적으로 출간한다. 3월 8일 첫 5종을 선보이고, 이후 매월 둘째 수요일에 4종씩 출간하며 1년 동안 50가지 이야기 축제를 펼쳐 보일 예정이다. 이때 여러 편의 단편소설을 한데 묶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단 한 편’의 단편만으로 책을 구성하는 이례적인 시도를 통해 독자들에게 한 편 한 편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위픽은 소재나 형식 등 그 어떤 기준과 구분에도 얽매이지 않고 오직 ‘단 한 편의 이야기’라는 완결성에 주목한다. 소설가뿐만 아니라 논픽션 작가, 시인, 청소년문학 작가 등 다양한 작가들의 소설을 통해 장르와 경계를 허물며 이야기의 가능성과 재미를 확장한다.
또한 책 속에는 특별한 선물이 들어 있다. 소설 한 편 전체를 한 장의 포스터에 담은 부록 ‘한 장의 소설’이다. 한 장의 소설은 독자들에게 이야기 한 편을 새롭게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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