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아이에게 흙을 먹여라
2023년 06월 22일 출간
국내도서 : 2017년 06월 19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6.12MB)
- ISBN 9791169258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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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b>1부 우리 몸속의 미생물</b>
1장 아이들에게 미생물이 왜 중요할까
미생물, 없애는 게 최선일까
미생물의 역습
아이들이 미생물의 세계에 적응하는 법
미생물을 살려야 한다
● 버블 보이
2장 또 하나의 신체 기관: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보이지 않는 생명체
인간과 함께 진화하는 미생물
마이크로바이옴이 곧 나
면역세포 훈련소
미생물과 인간, 서로 먹고 먹이는 관계
● 석기시대 다이어트
<b>2부 임신과 육아 그리고 마이크로바이옴</b>
3장 임신: 마이크로바이옴이 더 중요해지는 시기
임신 중 잘 먹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
질 속 마이크로바이옴
스트레스, 태아 그리고 마이크로바이옴
감염과 항생제: 피할 수는 없을까
항생제 똑똑하게 사용하기
임신 중 연쇄상구균 감염
박테리아는 출산 전 어떤 영향을 줄까
DO & DON’T
● 흙을 먹는 임신부
4장 출산: 자궁 속 무균 환경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의 세계로
헝클어진 출산 계획
왜 이렇게 제왕절개가 흔한 세상이 되었나
비위생적인 출산이 좋은 출산이다
제왕절개 아이를 위한 마이크로바이옴 씨 뿌리기
분만 중 항생제 사용의 위험성
조산아일수록 마이크로바이옴이 중요하다
DO & DON’T
● 제왕절개 유행에 빠진 브라질 사람들
5장 모유: 마이크로바이옴 활성화 최적의 물질
미숙한 상태로 태어나는 인간의 아기
1조의 미생물을 활성화하는 모유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모유 수유
모유 수유가 불가능한 경우 대처법
제왕절개 후 모유 수유하는 법
DO & DON’T
● 성공적인 모유 수유를 위한 최선책
6장 이유식: 마이크로바이옴 활성화에 적합한 음식을 찾아라
새로운 음식, 새로운 미생물
다양한 미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장내 환경
언제, 무엇을 그리고 얼마나 많이 먹어야 할까
피해야 할 위험한 식품
DO & DON’T
● 전 세계 아기들의 이유식
7장 항생제: 미생물을 향한 융단폭격
20세기 특효약 항생제의 패러독스
항생제가 야기한 또 다른 심각한 문제
중이염에 항생제가 꼭 필요할까
항생제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항생제와 미생물을 함께 복용하면
DO & DON’T
● 항생제 아목시실린
8장 반려동물은 미생물 최고의 친구
아기와 반려견이 친구가 되는 순간
야생이 우리 집 소파 위로
강아지가 아이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DO & DON’T
● 천식을 치료하는 치와와
9장 미생물 결핍 장애를 유발하는 라이프스타일
자연에 굶주린 도시인
지나친 청결이 의미하는 것
청결에 대한 묻고 답하기
<b>3부 미생물 이상이 가져온 피해</b>
10장 비만: 세상이 점점 뚱뚱해지고 있다
소아 비만의 증가와 마이크로바이옴
사람을 살찌게 하는 미생물
미생물 다이어트
항생제와 몸무게의 상관관계
영양실조
신경성 식욕부진증: 거식증
DO & DON’T
● 5210 다이어트
11장 당뇨병: 미생물은 단 것을 좋아해
점점 늘어나는 현대인의 병
임신성 당뇨도 장내 미생물로 예방할 수 있다
제1형 당뇨병: 손가락 채혈과 인슐린 투여
제2형 당뇨병: 너무 달게 먹는 서구식 식생활이 문제다
DO & DON’T
● 박테리아를 치료하는 약 메트포르민
12장 장 질환: 배 속에 불이 났어요!
장내 환경이 우리 건강에 미치는 영향
영아 산통의 원인
셀리악병: 글루텐이 장내 미생물에 미치는 영향
과민대장증후군
염증성 장 질환
DO & DON’T
● 대변 이식에 관한 최신 정보
13장 천식과 알레르기: 미생물이 호흡을 도와준다
고통스러운 병, 천식
천식의 주범
대장에서 폐까지
알레르기와 아토피까지도
DO & DON’T
● 알레르기성 식품, 피할 것인가 맞서 싸울 것인가
14장 장내 미생물과 두뇌
행동을 바꾸는 미생물
장내 미생물이 뇌와 소통하는 방법
기분까지 조절하는 미생물
스트레스, 우울증, 불안 장애
자폐 스펙트럼 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더 건강한 두뇌를 만드는 법
DO & DON’T
● 뇌를 건강하게 하는 먹거리
15장 백신은 필요하다
아이들이 디즈니랜드에 가지 못한 이유
백신 접종,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백신과 마이크로바이옴의 연관성
DO & DON’T
● 너무 오래된 미신
16장 마이크로바이옴이 약이 되는 세상
마이크로바이옴이 지배하는 미래에 의사들이 하는 말
마이크로바이옴 이해하기
내 몸에 맞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미생물 대사물질: 마이크로바이옴을 넘어서
차세대 프로바이오틱스
프리바이오틱스의 중요성
대변 미생물총 이식
마이크로바이옴이 바꿀 미래
맞춤 식이요법의 필요성
DO & DON’T
● 똥과 시디프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에 위치한 우리 연구실에서는 이러한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간단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엄마 품을 채 떠나지 않은 새끼 쥐에게 항생제를 먹였더니 사람의 경우처럼 쉽게 천식에 걸렸습니다. 하지만 정말 놀라운 결과는 후속 실험에서 나타났습니다. 젖을 떼고 엄마로부터 독립한 쥐에게 같은 항생제를 주었더니 어렸을 때만큼 천식에 취약성을 보이지 않은 것입니다. 이 결과는 항생제가 천식 발병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시기가 생의 초기에 존재한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위의 실험에서 사용된 항생제 반코마이신Vancomycin은 정맥주사가 아닌 입으로 투여했으며, 이것이 장내 박테리아만 죽였을 뿐 혈액이나 폐, 그 밖의 다른 기관으로는 흡수되지 않았음을 확인했습니다. 그렇다면 항생제가 일으킨 ‘장’ 박테리아의 변화가 ‘폐’의 병인 천식의 심각성을 키운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해집니다. 우리는 이 실험으로 다른 연구자들과 동일한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삶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몸속의 미생물에 함부로 손을 대는 것만으로도 이후의 건강에 몹시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렇듯 생의 초기는 취약하면서도 일생을 결정지을 만큼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사실을 통해 영유아기에 체내 미생물을 교란하는 환경요인을 찾는 것이 시급한 일임을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시골의 농장에서 자란 아이들과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을 비교한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다수의 연구에 의하면, 농장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심지어 천식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도 천식을 덜 앓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제 과학자들은 그 이유를 찾고 있습니다. 농장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은 동물과 바깥 환경, 흙 그리고 똥(!)에 더 많이 노출됩니다. 이들은 대체로 면역계를 자극한다고 알려진 물질입니다. 면역계의 훈련과 발달이라는 중요한 사건은 주로 생후 첫해에 일어납니다. 면역계의 과잉 활동 결과로 발생하는 천식은 이러한 자극 인자에 덜 노출된 아이들에게서 나타날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왜냐하면 이 아이들은 면역계가 올바로 발달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미생물의 역습 / pp.30~31
인간 미생물총의 또 다른 특징은 개인 간의 다양성입니다. 전체 인류 집단은 약 3분의 1의 박테리아 종을 공유합니다. 그러나 그 외에는 모두 개별적인 것들이라 한 사람이 가진 마이크로바이옴은 마치 손가락의 지문처럼 고유합니다. 미생물총의 유사성은 식단이나 생활양식에 따라 크게 달라지며 보다 적게는 유전자에 의존합니다. 예를 들어 모든 유전자를 완벽하게 공유하는 일란성 쌍둥이라도 하나는 채식주의자고 다른 하나는 육식을 한다면 그들의 미생물은 매우 달라집니다. 반대로 가족 구성원 중에서도 남편과 아내는 유전적 연관성은 없지만 생활 환경과 식단을 공유하기 때문에 미생물총 역시 비슷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인간은 여러 유인원들과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미생물을 가집니다. 단, 사람처럼 잡식성인 유인원의 경우에만 해당합니다. 일례로 산악고릴라Mountain gorilla는 오히려 판다에 가까운 미생물을 가지는데, 두 짐승 모두 한가롭게 대나무를 먹으며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일단 장에 자리를 잡은 미생물 집단은 매우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 하루아침에 극단적인 채식주의자가 된다든지, 어느 날 갑자기 지구 반대편으로 이사를 간다든지 하는 극심한 변화만이 미생물총의 심각한 변동을 일으킵니다. 감염에 대한 처방으로 일주일간 항생제를 복용한다면 이 역시 체내 미생물에 영향을 주긴 하겠지만 대체로 일시적인 현상에 그칩니다. 대개는 치료를 끝내고 원래 먹던 대로 밥을 먹으면 항생제를 복용하기 전과 비슷한 상태로 되돌아갈 것입니다. 하지만 강조하건대 사람이 태어나서 몸속에 미생물 무리가 완전히 자리 잡는 데는 약 3~5년이 걸립니다. 더구나 이 기간에 미생물 집단은 매우 불안정합니다. 특히 태어나서 처음 몇 개월 동안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아주 작은 교란도 체내 미생물을 영구적으로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사실 성인이 되어 가지게 될 마이크로바이옴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가 장내 미생물의 초기 개척자들입니다. 따라서 제왕절개술같이 단시간에 일어나는 사건도 장기간 지속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식으로 인생을 시작한 아이들은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이들과는 매우 다른 미생물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이어지는 장에서 다루겠지만, 삶이 시작되는 시기에 일어나는 이런 종류의 사건이 몸에 가져오는 결과와 작용은 이다음의 건강과 질병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 마이크로바이옴이 곧 나 / pp.54~55
“깨끗하게 키운 아이가 더 허약하다?”
면역력, 비만, 알레르기, 천식, ADHD는 물론
두뇌 기능과 정신 건강에 이르기까지
아이의 평생 건강과 직결되는 장내 미생물의 세계
미생물이 감염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한 후 지난 200년간 인류는 어떻게 해서라도 미생물을 제거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이러한 경향은 갓 태어난 아기를 대하는 부모의 양육 방식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오늘날 대부분의 부모들은 무균 상태의 자궁으로부터 온갖 균이 득실대는 세상으로 나온 아기를 미생물에 감염되지 않게 보호해야 한다는 절대적인 믿음을 갖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일련의 연구 결과가 이러한 ‘상식’을 뒤집고 있다. 어린 시절 미생물에 일찌감치 노출될수록 오히려 아기의 면역력과 건강이 더욱 좋아진다는 것이다. 지나친 청결은 도리어 아이의 평생 건강에 크나큰 타격을 주며, 21세기 선진국 아이들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는 비만, 알레르기, 천식, 아토피, ADHD와 같은 질병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주장의 밑바탕에는 ‘제2의 게놈’이라 불리며 현대 의학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장내 미생물이 존재한다. 우리 몸에는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비롯한 갖가지 현미경 수준의 생명체들이 살고 있다. 특히 인간의 소화기관을 중심으로 약 10¹³마리가 살고 있는 이들 장내 미생물은 특히 인간의 건강은 물론 기분과 두뇌 활동에도 깊이 관여한다. 미생물학자임과 동시에 각각 두 아이를 키우는 부모이기도 한 브렛 핀레이와 마리클레어 아리에타는 이 장내 미생물이 특히 태아 시기부터 분만, 수유, 이유식을 거쳐 고형식을 완성하는 생후 첫 5년간 아이의 몸에 확고히 자리 잡는 것에 주목한다. 그리고 이 시기 아이가 접하는 환경과 사소한 생활습관이 평생의 건강과 직결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꼭 알아두어야 할, 건강한 장내 미생물 형성에 도움이 되는 양육방식을 소개하는 책을 펴내며 장내 미생물의 놀라운 작용에 대해서는 물론 아이를 키우며 갖게 되는 위생 관련 궁금증, 항생제 남용의 위험성과 백신의 안전성 그리고 반려동물과 장내 미생물의 관계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아이의 면역력을 강화하고 보다 건강하게 키우고 싶다면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이다.
전 세계 의학계가 주목하는 장내 미생물
인간 마이크로바이옴에 관한 최신 연구결과를 소개한 최초의 육아서
최근 의학계에서는 장내 미생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면역력, 비만, 알레르기, 천식, ADHD, 자폐에 이르기까지 인체의 건강은 물론 감정, 두뇌 기능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부분에 이 장내 미생물이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는 까닭이다. 이 분야에 정통한 캐나다의 미생물학자 브렛 핀레이와 마리클레어 아리에타는 이 장내 미생물에 대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사람이 다름 아닌 부모들이라고 강조한다. 장내 미생물이 자리 잡는 생애 초기에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 즉 임신 중 식습관, 분만 방식, 수유, 이유식 등과 관련된 부모의 사소한 선택이 아이의 평생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와 관련된 정보를 소개하는 논문이나 각종 자료들이 지나치게 어렵고 난해한 단어들로 점철되어 있음에 문제 의식을 느끼고 이를 쉽게 풀어 설명하는 책 《차라리 아이에게 흙을 먹여라》(원제: Let Them Eat Dirt)를 펴냈다. 그들은 이 책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마주하게 되는 위생과 관련된 문제들은 물론 항생제 복용과 예방접종 그리고 반려동물 키우기에 대한 문제 등 많은 부모들이 궁금해하는 사항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세 살 장내 미생물 여든까지 간다
평생의 장내 미생물이 자리 잡는 핵심적 시기에 주목하라
그간 없애 버려야 할 대상으로 폄하되고, 항생제와 항균제 등으로 수없는 공격을 받았던 미생물이 인간의 몸에서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며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장내 미생물 연구 결과는 그 자체로 우리의 상식을 뒤엎는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인간 생애 초기, 즉 태아시기부터 생후 첫 5년까지 무균상태인 엄마의 자궁에서 나와 온갖 미생물이 가득한 세상으로 나온 아기의 장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더욱 놀랍기만 하다. 이 시기 아이는 엄마의 질에서 만나는 미생물과의 첫 만남을 시작으로 주변의 모든 대상을 입으로 집어넣는 본능적인 행동을 통해 미생물과 가까워진다. 그리하여 수유와 이유식, 고형식을 하는 단계에서는 평생 함께 살아갈 자신만의 미생물총을 형성한다. 이 시기 형성된 아이의 장내 미생물은 마치 지문과도 같이 개별적인 특성을 지니며, 이후에는 단순한 식단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확고해진다. 이는 곧 이 시기 아이의 장내 미생물이 분만 방식, 수유 방식, 항생제 남용이나 잘못된 식습관 등에도 큰 타격을 받아 천식, 알레르기와 같은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지나치게 청결한 현대인들을 향한 미생물의 역습
항생제 남용, 항균제 맹신 거두고 올바른 위생 관념 정립할 시기
최근 선진국 어린이를 중심으로 비만, 천식, 알레르기, 아토피, ADHD 등 과거에는 희귀하게 나타났던 질병이 매우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단순히 유전적 변이 때문으로 보기에는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 이에 많은 학자들은 그 원인을 바로 과도하게 위생적인 현대인의 생활습관과 항생제 남용 그리고 자연과 멀어진 생활 환경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 무분별하게 행해지는 선택적 제왕절개, 분만 과정에서 부주의하게 사용되는 항생제, 잘못된 식단 그리고 과거 수백만 년간 우리 선조들이 살았던 환경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도시 생활로 인해 인체의 마이크로바이옴(인간의 몸속 장내 미생물과 이들의 작용 전반)이 큰 타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인류는 감염병으로부터는 어느 정도 자유로워졌는지 모르지만 과거에는 드물었던 천식과 알레르기, 아토피, 비만 등과 같은 질병에 시달리게 되었다.
이에 두 저자는 아이들이 흙과 가까워지려고 하는 본능을 지나치게 방해하지 말고, 생활 속에서 지나치게 청결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특히 아이가 도시의 공공장소가 아닌 숲, 공원 등에서 자연을 마주했을 때 흙이나 나무, 벌레 등을 조금 만졌다고 해서 질겁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오히려 이처럼 자연과 접촉하는 경험은 건강에 유익하다). 같은 맥락에서 저자는 매번 아이의 젖병이나 식기를 소독하거나 수시로 장난감을 살균제로 닦아줄 필요는 없다고도 말한다. 실제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땅에 떨어진 노리개젖꼭지를 부모의 입으로 빨아서 아이에게 준 가정의 아기가 깨끗이 씻거나 소독한 노리개젖꼭지를 건내준 가정의 아이보다 알레르기 발병 확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마이크로바이옴 씨뿌리기, 프로바이오틱스, 대변 이식…
장내 미생물이 제안하는 새로운 미래
불가피하게 항생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거나, 어쩔 수 없이 제왕절개를 해야 하는 경우 등에도 장내 미생물의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제왕절개를 결정한 경우, 엄마의 질 속에 무균 거즈를 한 조각 넣어두었다가 아이가 태어나면 온몸과 엄마의 유두에 발라 아기가 엄마의 질 속 미생물을 만나도록 해주는 마이크로마이옴 씨 뿌리기를 시도하면 질식 분만을 한 아기처럼 엄마의 미생물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아이에게 부득이 항생제를 먹여야 할 때에도 항생제 복용 후 약 1~2시간 후에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이면 아이의 장내 미생물총이 타격을 받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 과민대장증후군이나 염증성 장 질환을 앓고 있다면 의사와 의논하여 대변 이식을 시도해볼 수 있으며, 이외에도 이유를 알 수 없이 영아가 심하게 울며 복통을 호소하는 영아 산통의 경우에도 프로바이오틱스가 그 증상을 현저히 완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저자는 많은 부모들이 걱정하는 예방접종 논란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설명한다. 현재 예방접종의 부작용에 대한 주장은 그 근거가 희박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예방접종을 통해 아이가 잃는 것보다는 얻을 수 있는 것이 여전히 더 많기 때문에 가능한 한 예방접종을 하는 편이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다만 이때에도 아이의 장내 미생물에 도움이 될 프로바이오틱스를 함께 복용하면 예방 접종의 효과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장내 미생물에 대한 연구는 지금도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며, 앞으로 아이의 건강과 성장에 두루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하게 될 날도 머지않았다. 따라서 저자는 이 책으로 그치지 말고 꾸준히 장내 미생물에 대한 최신 연구 결과를 살펴보라는 당부와 함께 책을 마친다. 어쩌면 다가올 미래는 ‘금수저’보다 건강한 장내 미생물을 물려줄 수 있는 ‘흙수저’가 더 귀한 시대가 될 지도 모르겠다.
[책속으로 추가]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임신 중에 일어나는 미생물총의 대이동은 체중의 증가와 관계가 있습니다. 미국의학협회American Institute of Medicine에 따르면 표준 체중인 여성의 경우 임신 기간에 11~16킬로그램 정도 체중이 불어납니다. 표준 체중 이하인 여성의 경우는 13~18킬로그램 그리고 과체중인 경우는 몸무게가 7~11킬로그램 증가합니다. 기준 범위 이상으로 체중이 증가하는 여성의 몸에서는 미생물총의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아기가 엄마로부터 많은 양의 미생물을 물려받고 그중 일부가 실제로 체중 증가에 관여한다면, 다시 말해 엄마는 자신이 아이에게 비만을, 정확히는 비만을 일으키는 미생물을 옮길지도 모른다고 걱정해야 한다는 말일까요? 안타깝지만 그렇습니다. 여성은 임신 기간, 특히 마지막 3분기에는 자신의 체중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비만은 유전적 요소와 미생물을 포함한 환경적 요소(10장에서 다룰 것입니다) 모두에서 비롯되는 복잡한 신체 상태입니다. 그러나 유전적 요인으로 일어났다고 여겨지는 비만 사례에서조차 미생물이 개입한 정황이 포착되었습니다. 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미생물은 우리가 먹은 음식을 분해하고 지방을 저장하는 과정에 직접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어젯밤 당
신이 야식을 먹고 잔 줄 아무도 모를 거라고 생각한다면 미안하지만 그것은 착각입니다. 당신의 미생물은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늘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의 식사는 곧 그들의 밥상이기 때문이죠.
? 임신 중 잘 먹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 / p.70
신생아 괴사성 장염은 대개 출생 일주일 후에 발생합니다. 괴사성 장염에 걸린 이른둥이에게서는 흔히 병원균이 검출되기 때문에 감염성 매개체가 원인이라는 의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연구에서 해당 신생아의 미생물을 조사했더니 아기의 연약한 몸에서 미처 성숙하지 못한 미생물총의 불균형 때문에 괴사성 장염이 야기되었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괴사성 장염에 걸리지 않은 건강한 이른둥이들의 미생물은 만삭에 태어난 생후 6주 된 신생아의 미생물과 유사해 보였습니다. 반면에 괴사성 장염에 걸린 이른둥이의 경우는 장염 증상이 나타나기 며칠, 심지어 몇 주 전에 이미 해로운 박테리아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것이 관찰되었습니다. 이른둥이의 미생물총은 여러 과정을 거치며 많은 타격을 입습니다. 이른둥이들은 대체로 제왕절개 분만으로 태어나며, 출생 후에는 뚜렷한 감염 증상이 없어도 항생제를 맞습니다. 따라서 그들의 몸속에서 장내 박테리아가 균형 있고 올바르게 발달하기 어렵다는 사실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의하면 출생 직후 프로바이오틱스를 처치했을 때 신생아 괴사성 장염 발생률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몬트리올의 대형 병원에서 신생아 중환자실을 거쳐 간 300명의 이른둥이를 대상으로 대규모 연구를 수행한 결과, 비피도박테리움과 락토바실러스를 처방했을 때 신생아 괴사성 장염의 발생 빈도를 50퍼센트나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는 아주 놀라운 수치입니다. 이 연구 논문의 저자는 이런 간단한 처지만으로도 북아메리카에서 매해 무려 2,500건 정도의 신생아 괴사성 장염 사례가 예방될 수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 조산아일수록 마이크로바이옴이 중요하다 / p.144
5. 젖병을 소독해야 하나요, 그렇다면 몇 살까지요?
아기에게는 소독된 젖병만 주어야 하는 줄 알고 자란 많은 이들에게 충격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미국 소아과학회에서는 이제 어떤 연령의 아기에게도 젖병 소독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새 젖병을 처음으로 사용할 때나 집에서 사용하는 수돗물이 마시기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에는 끓는 물에 병을 소독하거나 식기세척기를 고온으로 설정하여 사용하는 정도로 충분합니다. 마시기에 안전한 물이라면 병이나 젖꼭지를 닦기에도 안전합니다. 이유식용으로 사용하는 식기나 수저, 노리개젖꼭지나 치발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것들은 물이나 주방 세제로 닦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다만 젖병이나 젖병 젖꼭지의 틈새 부분은 분유가 끼어 있다가 박테리아의 온상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서 꼼꼼히 닦아야 합니다. 젖병 닦는 솔을 사용해 안쪽까지 잘 닦는 것이 올바른 설거지 방법입니다.
최근에 발표된 한 연구 결과 덕분에 부모들이 젖병이나 식기 도구의 소독에 관대해지게 되었습니다. 스웨덴 예테보리대학교 연구팀이 1,000명 이상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자료를 분석하여, 식기세척기가 아닌 손으로 설거지하는 가정의 어린이들이 학령기가 되었을 때 아토피성 피부염에 덜 걸린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 분석은 결과의 타당성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반려동물이나 모유 수유처럼 천식이나 아토피 발생 위험을 낮춘다고 알려진 다른 요인들을 모두 보정한 뒤에 진행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조금 덜 효율적인 방법으로 설거지하는 것이 오히려 알레르기와 천식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한다고 알려진 초기 미생물에 더 많이 노출되게 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당장 식기세척기를 갖다 버리라는 말은 아닙니다. 가끔은 손으로 설거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좋겠습니다(이것은 식기세척기에 고마움을 느끼는 좋은 기회일 수도 있을 테니까요). ? 청결에 대한 묻고 답하기 / pp.212~213
무균 쥐는 몸속에 미생물을 지니고 있는 정상 쥐보다 체지방이 40퍼센트나 적습니다. 이는 무균 쥐가 정상 쥐보다 열량을 29퍼센트나 더 섭취함에도 불구하고 나타나는 수치입니다. 간단히 말해 무균 쥐는 정상 쥐보다 더 많이 먹는데도 몸은 더 가볍다는 뜻입니다. 무균 동물은 고지방 식단을 주어도 살이 찌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단 무균 쥐의 몸에서 정상 쥐의 대변 미생물총이 자라기 시작하면 단지 정상 쥐의 미생물을 얻은 것만으로 2주 만에 체지방을 60퍼센트까지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쥐는 식분食糞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똥을 즐겨 먹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실험에 무척 용이합니다. 무균 쥐에게 정상 쥐의 대변을 먹여 간단히 미생물을 이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결과만으로도 미생물총이 실제 체지방량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단계 더 나아가 연구팀은 무균 쥐에게 살찐 쥐의 변을 주어 그 장내 미생물을 섭취하게 했습니다. 그랬더니 살찐 쥐에게서 미생물을 얻은 무균 쥐는 정상 체중의 쥐에게서 미생물을 받은 무균 쥐보다 몸무게가 훨씬 많이 늘어났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살찐 동물의 마이크로바이옴은 정상 체중인 동물의 마이크로바이옴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음식에서 에너지를 끌어낼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같은 음식을 먹어도 열량을 더 많이 흡수한다는 뜻. - 옮긴이). 윤리적인 이유로 이런 실험을 무균상태의 인간에게 시도할 수는 없지만, 사람에게서도 비슷한 현상을 관찰한 여러 편의 논문이 있습니다. 이 중 고든 박사는 쌍둥이 중에서도 하나는 비만이고 하나는 날씬한 쌍둥이를 대상으로 각각의 대변을 무균 쥐에게 이식했습니다. 그랬더니 살찐 쌍둥이에게서 미생물을 이식받은 무균 쥐가 날씬한 쌍둥이의 미생물을 얻은 무균 쥐보다 훨씬 무겁고 체지방이 늘어났습니다. 또한 고든 박사 연구팀은 살찐 사람의 미생물이 날씬한 사람의 미생물보다 다양성이 낮음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해당 미생물을 이식받은 동물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비만 미생물을 가진 동물에게 마른 사람의 미생물을 이식했더니 적어도 몸무게가 더 불어나는 것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고무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날씬한 미생물이 비만을 유도하는 미생물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인 것입니다. ? 사람을 살찌게 하는 미생물 pp.230~231
백신을 옹호하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우리는 ‘반反백신주의자’들이 정보 부족이나 단순한 우매함으로 이런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왜 자녀에게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선택을 했
는지는 잠깐만 검색해봐도 수백, 아니 수천 개도 넘게 올라오는 백신 부작용에 대한 두려운 사례와 백신을 피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글을 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중 어떤 정보는 상당히 그럴듯해서 미생물학자인 우리도 탄탄한 과학적 배경지식이 없다면 그들이 주장하는 이론에 어렵지 않게 굴복했을 것입니다. […] 반백신 이론을 뒷받침하는 과학은 그리 탄탄하지 못합니다. 과학자로서 우리는 백신이 질병을 일으킨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 한 건의 유효한 연구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백신은 특정 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극히 예외적으로 심각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결국 위험 평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DPT 백신(디프테리아, 소아마비, 백일해)이 심각한 신경 반응으로 이어질 위험성은 극히 낮습니다. 이는 500만 분의 1의 확률로 일어납니다. 이를 워싱턴 주에서 당신의 아이가 백일해에 걸릴 확률인 10만 분의 62와 비교해보세요. 이는 1,000배 이상 높은 확률입니다. 게다가 당신의 아이 혼자 심각한 감염에 걸리는 것을 넘어서 너무 어리거나 너무 아파서 백신을 맞을 수 없는, 그러니까 병원을 찾은 클레어의 6주짜리 신생아 같은 다른 아이들에게 질병을 옮길 위험도 덧붙여 고려해야 합니다. ? 백신 접종,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 pp.345~346
작가정보
저자(글) B. 브렛 핀레이
저자 B. 브렛 핀레이(B. Brett Finlay, PhD)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 피터 월 석좌교수이자 박테리아 감염 연구의 선구자입니다. 30년 이상 미생물 연구에 매진하면서 45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생명공학 기업인 이니멕스Inimex, 베단타Vedanta, 마이크로바이옴인사이츠Microbiome Insights의 공동 설립자이며, 캐나다에서 민간인에게 수여되는 최고의 명예인 캐나다 훈장을 받았습니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밴쿠버에서 소아과 의사인 아내와 함께 살고 있으며 두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저자(글) 마리클레어 아리에타
저자 마리클레어 아리에타(Marie-Claire Arrieta, PhD)는캐나다 캘거리대학교 조교수입니다. 2015년 영유아기에 발생하는 천식과 장에서 사라진 핵심 미생물의 관계를 밝힌 획기적인 연구로 전 세계 언론 매체에 소개되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소화기병학Gastroenterology〉,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등 유수의 과학 저널에 투고해오고 있으며 동시에 두 아이를 키우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역자 조은영은 서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천연물과학대학원 석사과정을, 미국 조지아대학교에서 식물학과 석사과정을 밟았습니다. 거시생물학에서 미시생물학까지 두루 익힌 자칭 ‘척척석사’죠. 조지아대학교 식물학과와 충남대학교 생물과학과에서 연구원으로 일했으며, 옮긴 책으로 《랜들 먼로의 친절한 과학 그림책》 《10퍼센트 인간》 《세렝게티 법칙》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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