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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과 작업 2

나만의 방식으로 엄마가 되기를 선택한 여자들
돌고래

2023년 07월 14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7월 0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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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9.18MB)
ISBN 9791198009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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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과 작업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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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과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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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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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출간된 『돌봄과 작업: 나를 잃지 않고 엄마가 되려는 여자들』(정서경, 서유미, 홍한별, 임소연, 장하원, 전유진, 박재연, 이설아, 김희진, 서수연 지음)은 감사하게도 출간 이후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았다.(2023년 6월 현재 7쇄 발행) 더 감사한 것은 책을 읽은 분들이 책에 공감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양육과 작업의 관계에 대해 더 풍성하고 자유로운 이야기들을 나누어주셨다는 점이다. 그래서 한 번 더 해보기로 했다.
“현실에서 양육하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언어는 지나치게 명료하고 단호하고 해맑고 건전하고 평가적이다. 이런 언어를 훨씬 더 복잡하고 구체적으로 만드는 것, 가치판단의 언어가 아니라 관찰과 숙고의 언어로 만드는 것이 이 책의 목표다.”라고 1권 출간 당시 보도자료에 썼는데, 2권의 목표도 이와 같다. 온갖 잣대들, 평가들, 편견들, 때로는 혐오들까지 난무하는 현실에서 ‘양육’ 혹은 ‘모성’이라는 주제를 꺼내 들어 탈탈 털어내고 싶었다. 또 같은 자리에 “쉽게 많은 것들을 판단하고 가르치려고 드는 엄마됨에 관한 언어들 사이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하는 데에는 큰 부담이 따른다. 이 책에 글을 실은 열한 명의 필자들은 모두 정하고 용감하게 가장 내밀한 이야기들을 공유해준다.”라고도 썼는데 2권의 필자들도 똑같이 해주셨다.
‘돌봄’과 ‘양육’에 대해 날카롭게 관찰해온 소설가 김유담과 정아은, 라디오 PD이자 팟캐스트 진행자이자 작가이자 세 아이의 엄마인 장수연, 발달장애를 지닌 남매의 부모이자 중학교 교사로서 통합교육에 대해 발언해온 이수현, 드라마 작가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최근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를 제작한 황다은, 인터뷰집 『자아, 예술가, 엄마』, 『자아, 예술가, 아빠』를 펴내고 양육자 예술가들을 네트워킹 해온 문화예술 기획자 김다은, 실험실 돌봄과 살림 및 양육을 비교하고 관찰하는 과학기술학 연구자 김연화, 『나는 엄마가 먹여살렸는데』를 쓴 구술생애사 작가이자 딸세포 출판사 대표 김은화, ‘브로콜리너마저’의 키보디스트이자 정신건강간호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김잔디, 아이 키우는 이야기를 만화로 그려온 만화가이자 다양한 그림책 작업도 하는 소복이, 호주에서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임효영 등 이번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이자 엄마라는 정체성을 또렷하게 의식하며 작업해온 이들이 참여했다. 여성이 일과 돌봄을 양립시키는 방법, 어려움, 보람, 그리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감정과 생각뿐 아니라 일과 창조적인 작업, 돌봄이 서로 복잡하게 침범하고 상호작용하는 측면을 섬세하고 정교하게 기록했다.(특히 2권에는 1, 2권을 디자인한 두 아이의 엄마이자 출판 디자이너 박연미의 에필로그도 실려 있다.)
1권의 필자들과 마찬가지로 2권의 필자들도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의도와 생각, 감정을 근거로 아이를 양육하기를 선택했다. 이들은 저마다 다른 조건에서 다른 자원과 어려움을 가지고 다른 방식으로 아이들을 양육하고 있으며, 또 저마다 다른 분야에서 다른 종류의 작업을 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엄마됨, 모성, 양육, 돌봄 같은 오해받기 딱 좋은 주제에 대해 말하고 쓰겠다, 기록하겠다는 용기와 의지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다양한 목소리는 하나같이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이 현실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양육에 마음을 열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를 연습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구체적인 이야기가 많아지고 다양해질수록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바라보는 법을 배울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이것은 우리가 양육을 통해서 배운 바이기도 하고, 우리가 하는 작업에 적용하려고 노력하는 태도이기도 하다.
ㆍ 임효영 | illustration
ㆍ editor’s note | 돌보며 작업하는 여자들의 두 번째 이야기: 우리가 선택한 것과 선택하지 않은 것
ㆍ 김유담 | 집구석 작업자의 마음
ㆍ 정아은 | 한없이 넓은 세상에 발을 들이던 순간
ㆍ 장수연 | 달리는 품 안에서도 아이는 잘 자란다는 믿음
ㆍ 이수현 | 어떤 순간에도, 나를 지키고 사랑할 것
ㆍ 황다은 | 경력단절이 아니라 경력심화 과정이 된 시간
ㆍ 김다은 | 예술과 돌봄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보라
ㆍ 김연화 | 과학자의 실험실 돌봄과 엄마의 가정 돌봄
ㆍ 김은화 | 지옥에서 온 페미니스트가 평범한 한국 남자를 만났을 때
ㆍ 김잔디 | 아이와 함께 성장한다는 말의 진짜 의미
ㆍ 소복이 | 애 키우면서 만화 그리는 이야기
ㆍ designer's note | 마감이 최고의 영감인 디자이너의 '돌봄과 작업'

김유담
- 그럴 때면 소설 쓰는 사람에게는 ‘미용 티슈’가 아닌 ‘두루마리’ 같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던 선배 작가의 말이 떠올랐다. 티슈처럼 한 장씩 꺼내 쓰는 시간이 아니라 두루마리 휴지를 둘둘 감아 꺼내듯 길게 늘이고 늘여서 쓰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말의 의미가 절절히 와닿았다.(42)
- 허기가 몰려오자 아침에 일어난 뒤로 아무것도 먹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대충 점심을 챙겨 먹으니 이제 내가 먹은 그릇을 닦을 차례다. 이것만 해치우고 다시 작업을 하자, 다짐하며 몸을 재게 움직여본다. 이것만, 이것만, 이것만 잠깐 해놓고 다시 작업을…… 하며 허둥대다 보니 아이가 하원할 시간이다. 단 한 줄도 쓰지 못한 채 아이를 맞으러 가야 하는 날이면 가슴에 돌덩이를 얹은 것처럼 갑갑했다.(44)
- 살림과 집필을 동시에 잘 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늘 우리 집 상태가 깨끗하고, 식구들이 먹을 만한 것들이 넉넉하다면, 그건 내가 오늘의 작업에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나의 시간과 체력은 한정적이므로 원고 마감에 집중해야 하는 기간이면 집안은 난장판이기 일쑤다. 그럴 때면 저절로 탄식이 비어져 나온다. 하루라도 내 손이 닿지 않으면 엉망진창이 되는 이 집구석이 몸서리쳐지게 지긋지긋해지는 마음과 내가 소설만 쓰지 않으면 괜찮을 이 집구석이 애잔하게 느껴지는 마음이 수시로 교차하며 나를 짓누른다. 나는 두 가지 감정을 모두 담아둔다. 무겁고, 무거운 마음이다.(46~47)

정아은
- 이 둘이 정녕 같은 배에서 나온 형제란 말인가. 눈앞에 있는 열세 살짜리 소년, 나와 외모상으로 꼭 닮아 있으면서도 내면에는 대단히 다른 성향을 지닌 생명체의 ‘다름’이 눈부시게 빛났다.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면서 ‘쾌감’을 느낀다고 말하고, 물리를 배우게 되어서 속이 시원하다고 말하는 이 아이는 얼마나 놀라운가. 이 아이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희로애락의 세계는, 나로서는 그 백만분의 일도 헤아려볼 수 없는 세계인 것이다. 아아, 신은 ‘다름’으로 인간들이 서로를 사랑하게 만들었구나!(65)
- 돌아보니 호불호의 양상은 단순하지 않았다. 나는 나와 다른 성향의 인간상을 미워하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마음 한 켠에서, 내 성향과 정반대 지점에 서 있는 이들을 ‘순수하다’고 추앙하고 동경해왔다. 나와 기질적으로 다른 존재에게 극도의 추앙과 가차 없는 비하를 동시에 가하며 살아온 셈이다. 그리고 그런 내 모순적인 평가와 그와 정확히 비례해 이루어졌던 나 자신에 대한 모순적인 평가에 대해 들여다보고 고개를 끄덕이게 해준 사람이 바로 내 작은아이라 불리는 인물이었다.(66~67)

장수연
- 그러니까 나의 체크리스트는 선택‘하는’ 게 아니라 다 못한 일이 포기‘되는’ 식으로 운영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또 내가 싫어하는 말이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격언이다. 이런 내 허덕임을 힐난하는 것 같아 기분이 상한다.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게 뭐가 어때서? 하루가 끝나고 나서야 내가 뭘 선택했고 포기했는지 알 수 있는데, 살고 나서 생각하는 것 외에 무슨 수가 있나?(76)
- 스물네 시간을 블록으로 나눈 일정표에 마치 테트리스처럼 스케줄을 배치한다. 이것은 곡예와도 같다. 예술의 경지에 오른 나의 일정 관리 능력을 누군가에게 칭찬받고 싶은데, 내 일상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으니 그럴 일도 없다. 남편만 가끔 ‘대단하다’, ‘너 그러다 일찍 죽을 것 같다.’라고 찬사(?)를 보내준다. ‘거열형’. 죄인의 사지를 소나 말에 묶은 뒤 서로 다른 방향으로 전진시켜 신체를 찢어 죽이는 잔인한 처형법. 어떻게 해도 도저히 일정이 정리되지 않을 때는 이 단어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세 아이를 돌보는 일과 매일의 방송을 제작해야 하는 회사 일, 욕심껏 계약해놓은 책의 원고를 마감하는 일이 내 시간을 점유하려 제각각의 방향으로 나를 잡아끈다.(76~77)

이수현
- 휴직 시절 아이들과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아니,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하루 종일 아이들의 장애와 치료만 생각했다. 눈 뜨면서부터 눈 감을 때까지, 사랑스러운 아이가 내 앞에 있어도 전혀 기쁘지 않았다. 그토록 원하던 아이였는데 말이다. 하루도 만만하게 넘어가는 날이 없었고, 끊임없이 아프고 힘들었다. 아무리 열심히 무언가를 해도 죄책감이 나를 지배했고, 자주 죽음을 생각했다. 반복되는 슬픔과 우울의 굴레 속에서 나는 완전히 자신을 잃었다. 아이를 낳은 것도, 아이를 치료하지 못하는 것도, 모두 내 탓이었다. 행복하지 않은 마음으로 하는 육아는 아이에게도 지옥이었을 것이다. 그 당시 아이들은 표정이 어두웠고, 참 많이 울었다.(97)
-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는 아이에게 교사의 시선이 닿을 때, 그 아이뿐 아니라 교실 전체에 서서히 온기가 스며들었다. 그 감동의 현장에서 울컥 눈물이 솟구치곤 했다. 내 아이들을 키우는 일이 희망 없는 미래를 향해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마다, 따스한 학생들의 모습은 나를 다독여주었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지금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나는 아이들을 버리고 일하러 나온 것이 아니라고, 아이들을 위한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일하는 중이라고 굳게 믿을 수 있었다.(101)

황다은
- 자율성, 성취감, 연결감. 행복을 느끼는 세 가지 조건이다. 육아는 세 가지 조건을 정확히 빗겨갔다.
출산과 육아는 분명 내 선택이라고 생각했으나 내 선택이 아니라는 자각이 왔다.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를 교육받고 사회화한 결과였으니, 내 선택이 아니라 사회의 선택이었다. 남편이 밉다기보다 결혼제도가 미웠고, 가부장제의 전형을 충실히(!) 살아가는 내 자신이 누구보다 미웠다.(107)
- 그런데 고백하자면 아이들을 돌보면서 그 상처가 많이 치유됐다. 아이들을 돌보는 시간을 잘라내서 확보했던 작업의 시간은 사라졌지만 아이들에게 쌓인 시간은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시간을 먹고 자란다. 그 자명한 사실이 너무도 큰 위안을 주었다. 하지만 돌봄의 시간이 치유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작업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과를 내지 못한 시간도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 쌓여 디딤돌이 되고 또 다른 이야기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그럴수록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자꾸만 쌓여갔고, 작업의 시간이 그리웠다.(112)

김다은
- 아이가 성장하며 자아를 형성해가듯, 예술을 향한 예술가의 태도와 그 의미가 삶의 주기에 따라 조금씩 변모하듯, 엄마라는 정체성 역시 끊임없이 변화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유기적이고 유동적인 각자의 엄마됨은 각각의 예술적 실천만큼이나 다채로웠다.(135)
- 어떻게 보면 ‘예술가’라는 직업과 ‘엄마’라는 정체성은 묘하게 닮았다. 둘 다 정말 좋아서 시작한, 스스로 선택한 길이다. 마땅히 소속이랄 게 없다 보니 예술가와 엄마로 살면서 문제점을 느끼고 이의를 제기하고 싶더라도 대개 개인의 범주에서 해소하고 해결해야 하는 위치에 놓인 사람들이라는 점에서도 유사하다. 그러나 개인의 영역에서 벗어나 조금 더 넓게 바라보면 예술과 돌봄 모두 이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실천이다. 예술과 돌봄이 없는 세상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결코 가볍지 않은 노동이 분명하며, 마땅히 존중받을 가치임에 틀림없다.(138~139)

김연화
- 임신 후 내 몸은 완전히 변했다. 뭐랄까. 나는 약간 들뜬 상태의 전자처럼 불안정해졌다. 그러니까, 살짝 정신줄을 놓은 것 같은 기분이었달까. 아마 평소보다 높아진 체온 때문인 것 같았다. 한곳에 집중하기 어렵고, 운전대 앞에서 신호를 인지하며 적당히 가속 패들을 밟은 채 몸이 저절로 반응해 달려가고 있지만 적당한 때에 차선을 바꾸는 일이 살짝 버겁게 느껴지는 정도? 게다가 세상 모든 냄새 분자가 다 내 코로 들어오는지 작은 냄새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속은 메슥거렸다. 정신 집중은 안 되고 냄새는 다 내 코로 집중되고. 게다가 몸의 변화만 있었던 게 아니었다.(150~151)
- 과학자가 되는 과정에는 실험실을 돌보는 방식을 익히고 어느 부분에 돌봄이 필요한지 알아채는 능력을 기르는 일도 포함되어 있다. 과학자의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 바로 실험을 되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험이 가능해지도록, 더 나은 실험결과를 얻도록, 실패를 줄이고 성공하도록 하는 일이야 말로 과학자의 중요한 능력이며 여기에는 바로 실험을 돌보는 일이 포함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과학자들을 실험을 돌보는 사람들로 보면 어떨까? 이와 관련해 기존 시각과 다른 부분을 찾아낼 수 있을까? 계속 질문을 던지다 보니 실험실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149)

김은화
_ 사실 남편이 ‘빻은’ 소리를 할 때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음을 고백한다. 폭력적인 아버지, 적군인지 아군인지 헷갈리던 친오빠, 사회에서 미묘하게 성차별을 일삼던 직장 남성 동료, 온라인상에서 백래시를 펼치는 남성에 대한 적개심이 한데 포개져 남편에게 향할 때가 있었다. […] 그가 한 마디 하면 하지도 않은 백 마디 말들이 자동완성 기능으로 채워져 나는 전의가 불타오르곤 했다. 언젠가 그는 이런 말을 하기에 이르렀다. “너는 신문에서 접하는 타인의 선의는 믿으면서, 왜 나의 선의는 믿어주지 않아? 내가 그렇게 나쁜 사람으로 보여?” 정신이 퍼뜩 들었다. 나는 누구를 상대로 이렇게 화내고 있는 거지?(169~170)
_ 자신에 대한 믿음은 절로 생겨나는 게 아니다. 그것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자원이다. 누가 나를 이유 없이 전적으로 믿어줄 때, 나도 나를 그렇게 바라볼 수 있다. 그러니까 믿음은 성과에 기반한 후불제가 아니라, 근거 없는 선불제였던 것이다.(178)

- 김잔디
아이를 키우며 드는 또 다른 고민은 부모 역할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에 관한 것입니다. 화를 내는 순간에 드는 자괴감과 더불어 가장 힘든 부분은 비교와 피해의식입니다. 나름의 자리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중임을 분명히 알면서도 '나는 이렇게 하면서도 아이들을 챙기고 있다.'라는 말을 속으로 애써 삭히거나 남편에게 직접 던지기도 합니다. 같은 말이더라도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으나, 안타깝게도 가족은 실제 대상자(내담자)가 아니라 매번 뜻대로 행할 수가 없네요. 가족을 대상자라 생각하면 좀 더 쉬울 듯해 그렇게 마음을 먹어보기도 하지만 그것 역시 쉽지 않습니다.(191~192)

- 소복이

저출산의 시대에
돌봄과 양육에 대해 말한다는 것

이 책은 돌봄이 가치 있다고 말하기는 하지만 돌봄을 강권하는 책은 절대로 아니다. 그렇게 읽힐까 봐 두렵다. 오히려 이 책을 세밀하게 읽은 독자들 중에 지금 자신의 몫이 아닌 돌봄에 짓눌려 있는 이가 있다면 솔직하게 벗어던질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는 그 어느 때보다 고양된 인간성을 이룩한 시대이다. 출산이나 양육을 그 어느 때보다도 깊이 고민하고 심사숙고해서 결정할 수 있는 물적, 정치적, 심리적 토대를 갖춘 시대라는 뜻이다. 여성들이 자기 몸과 관련해 갖는 선택권은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다.(물론 이 변화를 위해 무수한 희생과 저항이 있었으며 변화의 속도가 더디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온 사회가 저출산이 큰 문제라고 떠들어대지만 사실 우리는 그 재앙의 긍정적인 뒷면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얼마 전까지 여성들이 원하지 않는 임신과 출산, 위험하고 모욕적인 피임과 낙태, 정당한 대가와 존중 없는 돌봄에 얼마나 많이 내몰려왔는지 잠시 동안만 멈춰 서서 생각해보면, 이런 숙고야말로 인류의 정신이 한 단계 성숙했음을 보여주는 징후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이들이 자신의 몸과 재생산에 대해 더 고민하고, 더 자발적이고 책임감 있는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이 책의 머리글에서 양육을 선택한 이후에야 ‘내가 실제로 돌볼 수 있는 역량이 딱 이 정도인 사람이었구나.’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아니 몸으로 알았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겠다. 돌봄은 머리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신체적이고 물리적인 가능성의 제약 안에 머무는 행위이기 때문에, 돌보는 사람들은 추상적인 돌봄에 대해 망상하지 않는다. 나는 돌봄을 통해서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하려고 하는 것은 돌보는 사람의 태도가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누군가를 구원하리라는 망상은 나에게나 남에게나 사회에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오히려 구체적인 돌봄은 늘 돌보는 사람의 한계를 명확하게 인지하게 만들어준다.
이 책의 부제에 ‘선택’이라는 말이 들어간 것은 많은 필자들의 다양한 맥락에서 ‘선택’이라는 단어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가 돌봄을 의식적으로 선택했다고 할 때 그 의미는 우리가 학교와 사회에서 흔히 배워왔던 협소한 의미와 다르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후자는 ‘무한한 시장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상품을 선택해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쇼핑하는 행위’에 가깝다. 반면에 이 책에서 쓰인 ‘선택’의 맥락을 종합해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제한을 구체적으로 인지하고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없는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해내는 행위이다. 선택은 가성비나 유불리를 따지는 행위가 아니라 내가 그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과 결심, 그리고 믿음의 행위이다. 이후의 상황을 정확히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알 수 없는 어떤 결과들이 닥쳐오든 수용하고 감당하겠다는 겸손한 태도에 가깝다. 자연스럽게 선택에는 그에 따르는 결과를 ‘수용’한다는 뜻이 포함된다. 이 책의 여러 필자들이 잘 보여주듯이 선택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일은 선택 이후의 수용 과정에서 완결된다.


직업도 아니고 취미도 아닌,
작업에 대해 말하는 이유

‘돌봄’이라는 말을 사용함으로써 양육과 여성에 대한 단순화된 언어들을 피하고자 한 것처럼, 이 책에서 우리는 ‘작업’이라는 말을 사용함으로써 직업, 일에 대한 통념을 피하고자 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을 읽다 보면 각각의 필자들이 지금 왜 그 일을 하고 있고 어떤 마음으로 하고 있는지가 은연중에 드러난다. 이런 이야기들이 쌓여서 직업, 몰입과 창조성과 성취에 대한 새로운 모델들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작업’이라고 함으로써 일의 창조적인 측면이 조금 더 강조되기를 바랐지만, 창조적인 일을 순수한 예술의 영역에 가두지는 않았다. 1권에서도 번역, 편집, 인터뷰, 상담까지 다양한 작업의 방식들이 소환되었던 바 있는데, 이번에도 소설, 드라마, 영화, 방송, 시각예술, 음악, 만화뿐 아니라 연구와 가르치는 일이 포함되었다. 작업이란 외부의 잣대나 규정과 무관하게 스스로의 필요에 따라 하는 일이다. 조금 겹칠 수도 있지만 취미와도 다르고 직업과도 다르다. 풀타임 회사원이든 프리랜서든 자영업자든 1인기업가이든 공무원이든 돈벌이가 잘되든 경제적 보상이 안정적이고 충분하지 않든 못하든 잘하든, 심지어 마음속으로만 구상중이어서 아직 이름이 없는 어떤 형태의 일이라도 영혼을 담아 하는 일이라면 모두 창조적인 과업의 범주에 다 포함시키고 싶다.
여기에 실린 이야기들은 슈퍼맘, 알파우먼의 이야기가 아니다. 양육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다는 투정도 아니고, 그렇다고 우리가 이렇게 잘 해냈다는 자랑도 아니다. 양육과 일을 동시에 잘하려면 이런 저런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려는 책은 더더욱 아니다. 돌봄과 작업을 각자의 방식으로 배치하는 와중에 어떤 다양한 어려움과 곤란들이 있고 어떤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지, 또 그 와중에 어떤 다양한 느낌과 생각들이 오가는지 구체적으로 기록한 책이다.
물론 기획 초기 단계에서는 늘 어렵게만 느껴지는 이런 생활을 어떻게 지속하고 있는지 하소연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았다. 더 큰 어려움을 겪고 극복해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위안을 받고 싶기도 했다. 잘 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혜를 얻고자 했던 마음도 당연히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지 않는 데 기어코 성공했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 관철의 가장 큰 힘은 이 책을 기다리는 독자들에 대한 확신에서 나왔다.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은 대체로 자신의 일을 양육만큼이나 소중한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욕구를 지니게 된다. 양육을 기점으로 하던 일을 그만두거나 다른 업으로 바꾸는 경우도 많다.(물론 양육이 시간과 체력 등의 자원을 엄청나게 잡아먹는 활동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것만으로 모두 설명할 수 없다는 뜻이다.) 양육에는 그런 힘이 있다. 하염없이 아이가 집중하는 모습을 관찰하며 기다리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러는 사이 나에게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포기하게 만들고 또 나에게 더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숙고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렇게 온전히 나의 욕망(욕심), 나의 자원, 나의 곤란에 집중하다 보면 이전보다는 더 명료하게 내가 하고 싶은 작업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책은 그런 과정에 있는 이들을 응원하기 위한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봄은
오늘날의 시대정신

이 책이 돌봄을 강권하는 것처럼, 돌봄이 절대적인 가치로 내세우는 것처럼 읽히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돌봄’이 오늘날의 시대정신이라고 믿는다. 지금 양육을 담당하고 있는 세대가 학교와 사회에서 배운 것은 ‘성장주의’적인 사회 시스템에서 적응하는 법이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계는 그 이후의 세계(앞에서 쓴 것처럼 나는 이것이 더 고차원적인 세계라고 믿는다.)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취약함을 가능성으로 수용하고 창조하는 방식을 학교와 사회에서 배우지 못했지만, 돌봄을 통해 배워가고 있다. 물론 이제까지 수천 년 동안 기록되지 않은 수많은 돌봄의 손길과 지혜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린이를 돌보는 양육이 노인, 병인, 장애인, 동물, 식물, 환경 등 다른 돌봄의 행위와 맞닿아 있다고 믿는다. 굳이 ‘양육’이라는 말 대신 ‘돌봄’이라는 말을 쓴 것은 이런 확장과 연대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돌봄’이라는 말은 이제 넓은 맥락에서 쓰이지만 그 다양한 용례를 관통하는 태도는, 성취 지향적이고 경쟁적인 시스템이 전부가 아니고 서로 의존하고 성장시키는 시스템도 가능하다는 믿음이다. 인간이라면 가질 수밖에 없는 취약성을 수용하고 서로 의존하고 보살피며 살아가자는 태도는 능력주의와는 정 반대편에 놓인 것이고, 다양한 존재들이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색깔로 꽃피우기를 바라는 마음이기도 하다.
‘돌봄’과 ‘작업’은 서로 상충하거나 무관한 말 같지만, 둘 다 우리 삶에서 놓칠 수 없는 중요한 과제들이고 둘 다 창조성의 영역에 속한다. 창조성의 흔한 이미지는 비범한 천재가 홀로 오랜 시간 몰입하고 집중해 무언가 대단한 것을 만들어낸다는 식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런 구시대적인 창조성의 이미지를 바꾸어야 할 책임이 있다. 이것이 정지되고 고독한 시간 속에서가 아니라 흘러가는 분주한 일상 속에서 이루어지는 진짜 창조의 경험담들을 더 많이 나누어야 하는 이유다.
이 책은 이렇게 삶의 여러 측면에서 창조적이 되고자 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았고 그런 이들에게 읽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은 분들이 저마다의 자리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더 다양하고 더 솔직한 이야기를 더 창조적으로 이어나주기를 바란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유담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소설가로 데뷔했다. 작가는 오랜 꿈이었지만, 엄마가 되는 삶은 꿈꿔본 적이 없었다. 2018년 겨울, 아이를 낳은 뒤로 소설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듯 아이와 함께하지 않는 삶도 살아갈 자신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작가를 꿈꿨던 것은 문학에 몰두하는 우아한 삶의 태도를 열망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으나, 실제로 어린아이를 키우며 소설을 쓰는 삶은 부족한 시간과 체력에 쫓기며 하루하루를 겨우 넘기느라 허덕이는 나날의 연속이다. 스스로를 '읽고 쓰는 일에 종사하는 워킹맘'이라 정체화하며, 꿈꾸던 대로 살지는 못해도 계속 쓰는 사람으로 살 수 있어서 다행이라 여긴다. 소설집 『탬버린』, 『돌보는 마음』, 장편소설 『이완의 자세』, 『커튼콜은 사양할게요』를 출간했다.

저자(글) 정아은

장편소설 『모던하트』로 제18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로는 한국 교육의 난맥상과 그에 얽혀 형성되는 공간사를 그린 『잠실동 사람들』, 외모가 화폐처럼 작동하는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삶과 사랑을 담은 『맨얼굴의 사랑』, 대중의 광기와 지식인의 위선을 형상화한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사회규범에서 깨어난 여성의 초상을 그린 『어느 날 몸 밖으로 나간 여자는』을 썼다. 에세이로는 '좋은 엄마'라는 강박관념과 사회에 정립된 고정적인 모성상을 여러 측면에서 분석한 『엄마의 독서』, 자신의 노동을 노동이라 말하지 못하는 '주부'의 사회적 위치를 자본주의의 역사와 엮어 조망한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 문학과 역사 속 인물들의 삶을 통해 '사랑'의 개념과 의미를 풀어낸 『높은 자존감의 사랑법』을 썼다. 최근에는 2021년 11월 23일 세상을 떠난 어느 문제적 인물의 삶과 그를 끝내 단죄하지 못했던 대한민국의 근원적 모순을 탐색한 『전두환의 마지막 33년』을 펴냈다.

저자(글) 장수연

라디오PD. 〈꿈꾸는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 〈이석훈의 브런치카페〉, 〈라디오 북클럽 김겨울입니다〉 등을 연출했다. 결혼하자마자 계획에 없던 임신을 했다. 내 인생이 ‘엄마’로 주저앉혀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과하게 불안해하며 첫 아이를 키웠다. 막상 키워보니 생각보다 할 만했다. 너무 빨리 커버린 아이가 아쉬워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어 그냥 한 번 더 낳았다. 순한 두 아이와 남편 덕에 셋째까지 욕심냈다. 세 번 연달아 순한 아이를 만나는 행운이 흔할 리 없다는 걸 간과한 것이다. 하루하루를 꼭꼭 씹어 삼키듯 충분히 느끼며 살고 싶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엄마로서의 이야기로 『처음부터 엄마는 아니었어』를, 라디오PD로서의 이야기로 『내가 사랑하는 지겨움』을 썼고 곧 세 번째 책 출간을 앞두고 있다.

저자(글) 이수현

교사가 된 후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를 겪으며, 워킹맘으로 힘들었지만 일도 육아도 잘 해낼 자신이 있었다. 그 자신감은 두 아이가 차례로 장애 진단을 받으며 물거품처럼 사라져 7년간 휴직하며 사직을 오래 고민하기도 했다. 복직한 후에는 완전히 다른 교사가 되었다. 학생들에게 보편적인 지식을 잘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에서 다양한 학생의 고유성을 존중하며 각자의 속도와 능력에 맞는 교육을 추구하는 교사로. 통합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다름을 수용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며, 내 아이들이 살아갈 희망적인 미래를 꿈꾼다. 저서로 『해 보니까 되더라고요』(공저), 『누가 뭐라든 너는 소중한 존재』가 있으며, 통합 교육, 장애인식 개선, 학부모 교육 관련 강의를 꾸준히 하고 있다. 현재 중학교 영어교사로 재직 중이다.

저자(글) 황다은

극본 공모에 단막극 「아내의 일기」가 당선된 후 드라마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부암동 복수자들」, 「나의 위험한 아내」에 이어 차기작 미니시리즈를 집필 중이다. 작업한 영화 시나리오로는 「작업의 정석」이 있다. 최근에는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를 연출ㆍ제작ㆍ배급했다. 「이것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1·2」를 잇는 「이것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3」 제작을 준비 중이고, 마을에 이사 온 뒤로 틈틈이 찍어온 옴니버스 극영화 「마을 영화」(가제)도 작업 중이다. 두 살 터울 아이들과 함께 공동육아 성미산 어린이집과 도토리 마을 방과후 조합원 경력 8년을 채우고 졸업했다.

저자(글) 김다은

시각예술 작가인 배우자와 함께 세 살과 여섯 살 두 남자아이를 돌보고 있다. 예술공간 팩토리2, 문화예술기획그룹 다단조, 문화복합공간 코스모40에서 기획자로 전시, 워크숍, 교육 프로그램 등을 펼쳐왔다. 한편 여성, 엄마, 기획자라는 세 개의 정체성을 단단하고 건강하게 지키며 지속하려는 노력과 기획력을 엮어, 단행본 『자아, 예술가, 엄마』, 『자아, 예술가, 아빠』, 『서울의 엄마들』을 선보인 바 있다. 현재 부모 예술가의 연대를 꿈꾸는 예술육아소셜클럽의 멤버이자, 팩토리2의 프로그램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돌봄의 영역이 고려되는 건강한 예술계를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있다.

저자(글) 김연화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원 과정 동안 생긴 실험실에 대한 애증을 풀어보기 위해 서울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 진학해 '실험실 연구'로 두 번째 석사학위를 받았다. 결혼과 출산으로 경력단절이라는 이름표를 달기도 했다. 잠시 육아와 병행할 수 있는 일을 찾았으나, 일과 가족 사이에서 번민하지 않으려면 아이와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이 줄어도 괜찮을 정도로 진심이어야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에 2022년 서울대학교 과학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했다. 『겸손한 목격자들』, 『Ramenology』를 함께 썼고, '실험실 고고학자'라는 이름으로 종종 매체에 글을 싣는다.

저자(글) 김은화

딸세포 출판사 대표, 작가, 마감 노동자. 엄마의 생애구술사를 엮어 『나는 엄마가 먹여 살렸는데』를 출간했다. 딸로서 엄마의 생을 파고들었던 내가, 이제는 엄마가 되기까지의 경험을 글로 풀어놓는다. 너무 싫고, 너무 좋고, 너무 그립고, 너무 꼴 보기 싫고, 너무 이상한 엄마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사랑한다. 《시사인》 장일호 기자가 '모녀 사회학'으로 명명해준 이 장르를 죽을 때까지 파보고 싶다. 함께 쓴 책으로 『이번 생은 망원시장』, 『일요 개그 연구회』가 있다.

저자(글) 김잔디

2005년부터 밴드 '브로콜리너마저'에서 건반을 연주해왔다. 또 운전, 연락 등 다양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대학교에서 간호학을, 대학원에서 보건학을 공부해 석사학위를 받았고 정신건강간호학을 공부해 곧 박사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응급실 간호사를 거쳐 현재는 정신건강 전문 간호사로 일하는 중이다. 본문에 쓴 대로 양육 공동체를 통해 가장 힘든 신생아 양육 시기를 무사히 건너왔고, 그 후 지역 공동육아를 통해 취학 전까지 아이들을 키웠다. 지금은 두 아이 모두 초등학교에 입학해 공동육아 부모들이 운영하는 방과후 학교에 보내고 있다.

저자(글) 소복이

회사에서 잘리다시피 그만두고, 7년 사귄 애인이 말도 없이 떠났을 때 만화를 시작하게 되었다. 아기가 태어나고 만화를 그릴 수 없을 것 같아 두려운 시간을 보냈으나 9년째 아기가 등장하는 만화를 이곳저곳 사방팔방에 그리고 있다. 삶은 알 수 없는 것 같아 겸손해진 만화가가 되었다. 부모님이 싸울 때마다 죽음을 두려워했던 동생의 이야기 『소년의 마음』을 쓰고, 집에 놀러 온 친구들에게 상담료를 받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이백오 상담소』를 그렸다. 그 만화의 어린이 버전 『애쓰지 말고, 어쨌든 해결 1, 2』, 기혼 버전 『구백구 상담소』를 그렸고, 너무 많이 울고 난 후 다른 사람들의 울음도 궁금해서 『왜 우니?』를, 엄마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엄마 말고 이모가 해주는 이야기』를 그리고, 겁도 없이 『만화 그리는 법』을 썼다. 지금은 《고래가 그랬어》에 곧 열두 살이 될 아이를 생각하며 『열두 살에게』를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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