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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 구원받는다는 것

삶을 파괴하는 말들에 지지 않기
아라이 유키 지음 | 배형은 옮김
ㅁ(미음)

2023년 06월 30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6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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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4.70MB)
ISBN 9791157069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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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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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인생도 요약되게 하지 않을 거야. 당신의 인생도, 나의 인생도.”
빈약한 언어가 축적될 때 사회는 왜 끔찍해질까? SNS에 넘쳐나는 이상한 말, 듣기 괴로운 권력자들의 말 속에 매몰된 우리 삶을 구원하는 새로운 언어를 고찰하다! 17개의 다채로운 테마를 바탕으로 짚어보는 ‘말에 구원받는다는 것’의 의미란? 잃어서는 안 될 말의 존엄이 여기에 있다.

말은 사람의 가치관을 형성한다. 그런데 유독 2010년대부터 증오ㆍ모멸ㆍ폭력ㆍ차별ㆍ혐오에 가담하는 말, 삶을 편안하게도 즐겁게도 하지 않는 ‘파괴된 말’이 늘어났다. 말의 역할과 존재감도 변하고 있다.

높은 사람들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자신의 허상을 부풀리기 위해, 적을 만들어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누군가를 위압해 입 다물게 만들기 위해, 말이 계속 그런 일들을 위해서만 쓰인다면 어떻게 될까? 많은 사람이 말을 포기하고 계속 경시하면 세상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말에 구원받는다는 것》은 파괴된 말이 만연한 세상에서 장애인, 환자, 워킹맘, 여성해방 운동가, 괴롭힘 피해자 등의 이야기를 통해 말의 존엄성을 탐구하고 우리에게 없는 말, 격려와 회복의 말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가이드북이다.

‘짧고 이해하기 쉽게 요약될 수 없는 말의 존엄성’을 요약 없이 온전하게 밝히려는 시도가 담긴 이 책은 일본에서 발표되자마자 서점 관계자와 독자 사이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증쇄를 거듭했다. 이 책의 높은 평가에 힘입어 저자 아라이 유키는 철학자 이케다 아키코를 기념해 1년에 단 한 명에게 수여되는 ‘나, 즉 Nobody 상’을 2022년에 수상했다.
▶ 한국 독자들에게

▶ 들어가며: ‘파괴된 말’에 분개하다
‘증오’를 담은 말과 맞닥뜨리는 장소/ ‘담보’로서의 무게가 없는 언어/ 요약할 수 없는 ‘혼’과 같은 것

▷ 제1화: 미치는 게 정상
입을 다물게 만드는 압력/ 맞서기 위한 말

▷ 제2화: 격려를 포기하지 않기
‘격려하는 말’이 없다는 어려운 문제/ 한센병 요양소를 겪은 사람

▷ 제3화: 사전에는 없는, ‘희대’라는 말의 태도
노진구의 어머니와 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기대’는 왜 무거울까?/ 독특한 정신과 병원의 획기적인 도전/ 보답을 바라지 않기

▷ 제4화: 마이너스 감정을 처리하는 비용
다양성이란 무엇일까?/ ‘여성의 고통’에 언어를 부여한 사람

▷ 제5화: ‘지역’에서 살고 싶다는 뜻이 아니야
전설의 운동가와 푸른잔디회/ 장애인은 ‘이웃’에서 살고 싶다/ 공생을 가로막는 벽은 바로 곁에 있다

▷ 제6화: 장애인 시설 살상 사건이 망가뜨린 것
이 사건은 ‘누구’의 문제인가/ ‘사는 의미’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 과거에 울린 경종을 잊지 않기

▷ 제7화: 나라를 위한 쓸모가 없었던 사람
‘전쟁에 갈 수 없다’는 것이 두려웠다/ 병에 걸려서 면목이 없는 사람/ ‘강제’가 없다는 두려움

▷ 제8화: 책임의 ‘층’
‘책임’은 어디에 있을까/ 미나마타병과 싸우다/ 처참한 사건의 ‘책임’을 지는 방식

▷ 제9화: 분위기에 지워지는 목소리
권리에 둔감해지면 차별에도 둔감해진다/ 여성들의 장애인 운동/ 여성들의 목소리를 잊어서는 안 된다

▷ 제10화: 선을 지키는 말
인권이 스며들기 어려운 사회/ 고발 운동에서 엿보는 ‘절대로 침해해서는 안 되는 선’/ ‘당연한’ 것이 없다는 두려움

▷ 제11화: 마음의 병의 ‘애당초론’
‘애당초론’이 기능하지 않는 사회는 숨막힌다/ ‘고치는 것’이 목표가 아닌 장소/ 힐링 붐에서 느끼는 불편함

▷ 제12화: 살아 있다는 느낌이 죽어갈 때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드는 일/ 돌봄 현장의 어려운 문제/ ‘어쩔 수 없다’가 단념시키는 것

▷ 제13화: 살아가는 데 사양이 필요 있을까?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한 사람들/ 가장 가까운 적은 부모?/ 남녀에 따라 다른 ‘사양 압력’의 무게/ ‘사양’이 누군가를 죽일 때

▷ 제14화: ‘서로 입 다물리기’의 연쇄를 끊어야 할 때
‘자기 책임’이라는 말의 섬뜩함/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특별’할까/ 멈추지 않는 ‘서로 입 다물리기’의 연쇄/ 부조리와 싸우는 법

▷ 제15화: 인정받으려고 하지 마라
타인의 상상력을 넘어서라/ 시인·운동가 하나다 슌초의 갈등

▷ 제16화: 내 천 자로 잔다고 하는구나
한센병 환자와 가족이 받은 차별/ 잡담하다가 마주친 단층/ 차별이 빼앗은 것

▷ 제17화: 말이 ‘문학’이 될 때
‘문학’이란 무엇인가/ ALS라는 난치병/ 문학이 태어나는 순간

▷ 마지막 이야기: 말에 구원받는다는 것
장애인과의 불행한 첫 만남/ 잘못된 고정관념을 깨뜨려준 만남/ 말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 나오며: 정리되지 않는 것들을 귀히 여기다

▶ 감사의 말

언어에는 ‘내리쌓이는’ 성질이 있다. 입 밖으로 나온 언어는 개인 안에도, 사회 안에도 내리쌓인다. 그러한 언어가 축적되어 우리가 지닌 가치관의 기반을 만들어간다.
‘배려 없는 말’이야 예전에도 있었지만 소셜 미디어의 영향으로 ‘말의 축적’과 ‘가치관 형성’ 속도가 폭발적으로 빨라졌다. 심지어 그 폭발을 누구나 일으킬 수 있게 되었다.
-30쪽

많이 ‘있는 말’은 눈에 띄므로 금세 눈치채기 쉽다. 반면 ‘없는 말’은 찾아내기 어렵다. 애당초 ‘없는’ 것이니 당연히 눈치채기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그런 ‘없는’ 것을 상상하는 힘도 필요하다.
-44쪽

≪희대≫란 ≪인간의 선한 성품과 자기 치유력≫을 믿고 그 ≪가능성≫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하는 자세이다. 나는 이 말을 보답을 바라지 않고 상대를 믿어보는 태도라고 해석했다.
받아들이기에 따라서는 허울만 좋은 말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음의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에게는 마음이라는 볼 수 없는 것에 대한, 경의를 품은 상상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쉽게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임상 현장에서는 ‘이 사람이 「살아서 존재하는 것」에 대한 경외심’이 필요할 때가 있고, 그것 없이는 회복을 향한 톱니바퀴 자체가 움직이지 않기도 한다.
이런 생각이 ≪낭만적≫인 것이라면 인간에게는 낭만이 필요하다. 오카노우에 병원은 최악을 각오하고 진심으로 그것을 믿었던 병원이라고 생각한다.
-55쪽

수신자를 특정할 수 없는 마이너스 감정은 결국 개인이 자기 내면에서 처리할 수밖에 없다. 그 처리 비용으로 거액의 자존감이 지불된다. ‘사회와 싸우기’, ‘사회에 맞서기’가 어려운 이유는 이런 점 때문이다.
그리고 ‘사회 문제’로 다뤄졌어야 할 ‘개인 문제’를 떠안고 자존감을 대가로 치르는 이들은 대체로 약자의 입장에 놓여 있다. ‘육아’나 ‘돌봄’처럼 소위 ‘가정’에 속하는 영역과 관련해 이 사회는 얼마나 여성의 자존감을 깎아내리고 있는가.
이런 사회, 애초에 자존감을 깎으면서까지 지탱할 가치가 있을까?
사회란 그다지도 대단한가?
-66쪽

자신의 ‘이웃’을 지키려 할 때 사람은 놀라울 만큼 보수적 또는 공격적인 태도를 취한다. 장애인 운동의 역사를 조사하다 보면 그런 느낌이 자주 든다. 장애인이 동네에서 생활하는 것. 우
리 동네에 자리한 학교에 다니는 것. 그에 반대하는 사람 중 다수는 어디에나 있는 보통 사람들이었다.
사람을 소외시키는 것은 ‘악의’만이 아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큰일이니까요”, “힘든 건 여러분이지 않습니까” 같은 ‘선의’가 사람을 소외시키기도 한다. 요코타 씨와 동료들은 ‘선의의 얼굴을 한 차별’을 날카롭게 고발해왔다.
-80쪽

‘장애 유무로 사람을 가르지 않고 함께 살 수 있는 사회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는 ‘다양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함께 살 수 있는 사회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와 맞닿아 있습니다.
‘다양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 즉 다이버시티 사회’는 미래의 목표가 아닙니다. 이 사회에서 이미 다양한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출신지, 언어, 나이, 성별, 사상과 신념, 문화 습관, 심신의 상태 등이 저마다 다른 사람들이 모여 어떤 사회를 만들어갈 것인지에 관한 문제는 현실로 다가온 중대 과제입니다.
이 문제와 관계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다양한 처지에 놓인 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87~88쪽

강권적이고 억압적인 사회에는 몇 가지 단계가 있다.
우선 누군가에게 ‘쓸모없다는 낙인’을 찍는 데 망설임이 없어진다.
다음에는 낙인 찍힌 사람들을 박해하고 배제하고 입 다물게 한다.
입을 다물린 뒤 이번에는 거꾸로 말하게 한다.
‘이렇게 말하면 동료로 받아줄 수도 있다’는 태도를 취하며 ‘강제’하지 않고 어디까지나 ‘자발적’으로 말하게 만든다.
‘강제로 말하게 한 사람’의 책임은 이런 식으로 사라지고 ‘자발적으로 말한 사람’만이 상처받는다.
-101쪽

여자들은 육아를 하며 처음으로 겪게 된 지역과의 마찰 속에서 남자들과는 다른 차별과 편견을 맛보기 시작했다. 남자들은 장애인 운동에 꿈과 낭만을 걸었고, 여자들은 하루하루의 생활을 걸었다.
-122쪽

애당초 우리에게는 ‘병에서 회복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 “낫다” 정도밖에 없다. 하지만 “낫다”라는 말에는 ‘사회가 추구하는 표준체=건강한 상식인으로 돌아가는 일’이라는 뉘앙스가 포함되어 있어 아무래도 께름칙하다(애당초 낫지 않으면 사회에 참여해서는 안 되는 것일까?).
‘병’을 지닌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드라마가 있다. 마찬가지로 ‘회복’에도 저마다의 드라마가 있다. 회복의 종류는 다양하다.
-147쪽

기초생활수급자가 조금 비싼 일용품을 사용한다.
가사와 육아에 지친 어머니가 예쁜 가게에서 점심을 먹으며 기분 전환을 한다.
지금 소셜 미디어 등에서는 이런 일에조차 비난을 퍼붓곤 해서 볼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진다.
이런 비난 여론에 반론하면 ‘조금 비싼 일용품’, ‘예쁜 가게에서 먹는 점심’의 필요성이나 비용 대비 효과를 설명하라는 요구가 돌아와 한층 더 침울해진다.
하지만 사람이 소소한 바람을 품는 데 논리나 이유가 필요할까. 필요성을 설명해서 세상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면 ‘소소한 바람’조차 가질 수 없는 걸까.
이런 논조에 맞서 싸우기란 의외로 어렵다. ‘소소한 바람’은 ‘소소한’ 만큼, 그것을 지키기 위해 싸우기보다 포기해버리는 편이 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작은 포기가 쌓이고 쌓인 사회는 앞으로 어떤 사회가 될까. 무언가 섬뜩한 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150쪽

“누구나 자기 나름대로 사양하고 있으니 장애인도 약자라는 이름 뒤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사양해야 한다.”
지금도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인터넷상에서도 비슷한 글을 자주 본다.
하지만 이 세상의 ‘사양 압력’은 모든 사람에게 균일하게 가해지지 않는다. 어딘가를, 누군가를 더욱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169~170쪽

여성이 성폭력을 당해도 ‘자기 책임.’
불안정한 고용 형태로 노동할 수밖에 없어도 ‘자기 책임.’
병에 걸려도 ‘자기 책임.’
빈곤층으로 떨어진 것도 ‘자기 책임.’
일과 육아를 병행하느라 힘들어도 ‘자기 책임.’
사원 인권 침해가 횡행하는 기업에 들어간 것도 ‘자기 책임.’
노후를 준비하지 못했어도 ‘자기 책임.’
-176쪽

“자기 책임”이라는 말에는 ‘자신의 행동에서 비롯된 결과이니 일어난 일은 스스로의 힘으로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자기 책임론자’ 관점으로 보면 사회에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해도 타인이 그 일로 마음 아파하거나 고민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성폭력도 빈곤도 질병도 육아도 재해도, 모두 ‘자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지금은 다른 누군가에게 일어났을 뿐, 언제 나 또는 내 소중한 사람에게 일어난다 해도 이상하지 않다.
‘자기 책임’이라는 말은 이런 인식을 갖기 어렵게 만든다. 이 말을 쓰면 쓸수록 ‘타인의 고통’을 상상하는 능력이 망가진다.
-178쪽

실제로 “문학적이네요”라는 표현이 칭찬으로 쓰이는 경우는 잘 없다. 대개는 ‘애매하다’, ‘논리성이 부족하다’, ‘자기 세계관이 지나치게 강하다’ 등, 좀 어렵다는 어감이 내포된 채 쓰이고 있다.
‘문학’이라고 하나로 묶어 말하지만 사실 문학의 폭은 넓다. 게다가 딱히 내가 ‘문학자’ 대표도 아니니까 나라는 한 개인에게 ‘문학’의 이미지나 지위 향상을 위해 분투해야 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문학’이 경시되는 세태는 아무래도 씁쓸하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설명해보자면 요컨대 ‘곰 인형’ 같은 무언가라고 생각한다.
무언가가 없다고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것도 아니고 ‘생활’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지만, 힘들거나 괴롭거나 외로울 때 살며시 ‘자신을 지탱해주는 것’이 이 세계에는 있다.
그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구원받은 느낌을 주는 것. 그 존재를 믿으려는 마음의 움직임. 그것이 ‘문학’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나라는 한 개인은 그런 것을 ‘문학’으로 여기며, 그런 것이 지닌 힘을 해명하고 싶다.
-209~210쪽

최근 이 사회는 ‘안이한 요약주의’의 길로 달려 들어가고 있는 듯하다. 좌우간 빠르고, 짧고, 이해하기 쉽고, 흑백이 분명하고, 적과 우리 편을 구별하기 쉽고, 감정을 간단히 정리한다. 그
런 말들만 대접받고 세상에 넘쳐흐른다.
그 원인 중에는 틀림없이 소셜 미디어가 있다. 확실히 소셜 미디어상의 정보는 빠르게 움직이고 도움이 된다. 나도 평소 그 편리함을 향유하고 있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의 프레임으로 잘라낸 말은 현상을 치밀하고 정확하게 ‘요약’한 것처럼 보여도 대개는 그렇지 않다. 그렇다고 기도와 같은 마음이 담겨 있는가 하면 역시 그쪽도 아닐 때가 많다. 우리가 매일 보는 소셜 미디어의 말이 정확한 ‘요약’도, 세상의 ‘일부’도 아니라면 과연 그것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231쪽

우리는 모두 ‘요약’할 수 없는 인생을, 깔끔하게 말로 정리할 수 없는 채로, 오늘이라는 날을 아무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정리되지 않음’이야말로 귀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그 귀
함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나눌 수 있기를, 그런 귀함이 태연한 얼굴로 다소곳이 앉아 머무를 수 있는 세상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34쪽

“상대방 말의 꼬투리를 잡아 몰아붙이면
토론 잘하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한국 사회에
저자의 ‘요약되지 않는 말들’이 적확하게 사용되기를.”
: 오찬호
(사회학자, 《민낯들》 저자)



“어떤 존재를 투명 인간으로 만드는
마이너스의 말들을 걷어내고 말의 존엄을 캐내는 책.
우리에게는 파괴된 언어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최은숙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 《어떤 호소의 말들》 저자)


● “나는 지금 맹렬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에
어떤 기분 나쁜 말들이 넘쳐흐르는 것에 대해.”

언어에는 ‘내리쌓이는’ 성질이 있다. 입 밖으로 나온 말은 개인과 사회 안에 내리쌓인다. 그러한 언어가 축적되어 우리가 지닌 가치관의 기반을 만들어간다.
하지만 2010년대에 들어선 뒤로 혐오⦁모멸⦁폭력⦁차별에 가담하는 말들이 유난히 눈에 띄게 되었다. 소셜 미디어만 들여다봐도 몰이해한 발언과 배려 없는 말은 물론, ‘증오 표현’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말들이 넘쳐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개인의 일상으로 깊이 파고든 소셜 미디어는 민간 서비스뿐 아니라 공공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도 필수적이 되어 이제 생활 인프라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런 일상적인 공간에 누군가를 깎아내리고 침묵하게 하며 사는 일을 ‘편안하게도’ ‘즐겁게도’ 하지 않는 말들이 넘쳐흐른다. 특정한 사람들의 존엄을 손상하는 언어가 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을 방치해도 괜찮을까? 이런 세상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어도 좋을까? 누군가를 망설임 없이 증오하는 사회는 나 또한 망설임 없이 증오하지 않을까?
‘말이 파괴되고 있는 사태’는, 사람의 존엄성을 상처 입히는 언어가 발화되어 생활 영역에 뒤섞이는 것을 두려워하고 주저하는 감각이 흐려지고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 빈약한 언어가 축적될 때
사회는 왜 끔찍해질까?
17개의 테마로 짚어보는,
‘말에 구원받는다는 것’의 의미!

소수자의 자기표현법과 장애인의 사회 활동을 탐구하는 ‘문학 연구자’ 아라이 유키는, 환자⦁장애인⦁여성⦁괴롭힘 피해자 등 저마다 다른 입장에 놓인 다양한 사람들의 ‘한마디로 요약될 수 없는’ 사정을 바탕으로 말과 사회의 관계에 대해 고찰한다. 또한 파괴된 언어가 만연한 사회에서 우리의 왜곡된 삶은 어떻게 구원받을 수 있을지 타진한다.

▶우리 사회에 순수하게 남을 격려하기만 하는 말이 존재할까?
▶‘어쩔 수 없다’는 말이 포기하게 만드는 일상의 소소한 것들.
▶고통을 겪는 사람의 입을 다물게 하는 말들에 저항하기.
▶‘기대’라는 말은 왜 무거울까? 보답을 바라지 않는 태도를 표현하는 말이란?
▶사회가 비참하다는 이유로 나 또한 비참해져야 할까? 그런 사회에 지탱할 가치가 있을까?
▶장애인과 한 지역에 사는 건 괜찮지만 내 이웃에 사는 것은 안 된다는 말.
▶약자의 사는 의미를 쉽게 부정하는 SNS상의 논조들은 어떻게 왜곡되어 있는가?
▶사람을 ‘쓸모있다/ 쓸모없다’고 낙인찍는 사회에서 살아가기.
▶처참한 사건이 일어나면 그 책임과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강자가 만든 분위기 속에서 살아갈 것을 강요당하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왜 우리 사회엔 ‘인권’이라는 개념이 스며들기 어려울까? 사회 안에 말이 없는 경우란?
▶‘애당초’로 시작하는 질문의 중요성이란? 애당초 마음의 병이란 무엇일까? ‘낫다’ 외에도 회복을 의미하는 말이 있을까?
▶다른 사람의 고통을 상상하는 능력을 잃게 만드는 ‘자기 책임’이라는 말.
▶누군가로 하여금 살아가는 일조차 사양하게 만드는 ‘사양 압력’이란?
▶타인에게 인정받는다는 것이란 무엇일까?
▶차별이 빼앗은 것들.
▶‘문학’이란 무엇일까? 문학이 태어나는 순간이란?

오랫동안 소수자들의 삶과 말에 관해 연구해온 저자는 차별과 혐오 등의 다양한 사회문제는 ‘말’과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사안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다. 말에는 지쳤을 때 살짝 어깨를 빌려주거나, 숨이 막힐 때 등을 어루만져주거나, 좁은 시야를 넓혀주거나,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일을 멈추게 해주는 역할과 작용이 있다. 그런 능력을 잃어버린 파괴된 말이 축적된 사회,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갈라 나누고 몰아세우고 입 다물게 하는 이 사회를 과연 누가 ‘살기 편하다고’ 느낄 수 있을까? 저자는 이런 사회가 살기 편하다면 ‘살기 편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야말로 도리어 비참한 일이라고 단언한다.


● 우리 사회에 없는 말,
격려와 회복의 말 찾기를 도와주는
화제의 가이드북

그런데 말은 형체가 없는 것인 만큼 파괴되고 있는 말의 ‘존엄(혹은 혼)’ 또한, 세상의 어느 누구도 한마디로 적확하게 요약하거나 간추릴 수 없다. 슬프게도, 빠르게 변화하며 정보가 과다하게 넘쳐나는 현대 사회에선 짧고 이해하기 쉽게 요약되지 못하는 것들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우리는 도대체 무엇이 파괴되고 무엇이 계속 상실되고 있는지도 알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오직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며 되새길 수 없는 말들만이 그 시간, 그 자리에서 확 불타올랐다가 곧바로 흘러가 사라져버린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 말에 소중한 생각을 담거나 말에서 희망을 발견하거나 말로만 증명할 수 있는 무언가의 존재를 믿는 일을 포기하게 되지 않을까? 《말에 구원받는다는 것》은 다채로운 사례를 통해 우리로 하여금 ‘상실되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것’의 정체를 헤아리게 하며 ‘말은 무력하지 않다’는 사실을, 회복과 구원의 말이 이 세상에 존재함을 설득력 있게 알려준다. 잃어서는 안 될 말의 존엄이 여기에 있다!

‘짧고 이해하기 쉽게 요약될 수 없는 말의 혼과 존엄성’을 요약 없이 온전하게 밝히려는 시도가 담긴 이 책은 일본에서 발표되자마자 서점 관계자와 독자 사이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출간 2주 만에 증쇄를 거듭했다. 이 책의 높은 평가에 힘입어 저자 아라이 유키는 철학자 이케다 아키코를 기념해 1년에 단 한 명에게 수여되는 ‘나, 즉 Nobody 상’을 2022년에 수상했다.

“높은 사람들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자신의 허상을 부풀리기 위해, 적을 만들어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누군가를 위압해 입 다물게 만들기 위해, 말이 계속 그런 일들을 위해서만 쓰인다면 어떻게 될까요? 많은 사람이 말을 포기하고 계속 경시하면 세상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다음 세대에게 이런 세상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나를 도와주었던 말들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에 가장 가까운 일은 이 책을 쓰는 일이었습니다.”

작가정보

문학 연구가. 1980년 출생.
소수자의 자기표현법과 장애인의 사회 활동을 연구하고 있다. 도쿄대학대학원 인문사회계 연구과를 수료했고 현재 니쇼가쿠샤대학(二松??大?) 문학부의 부교수이다.
2021년에 말과 사회의 관계에 대해 고찰한 《말에 구원받는다는 것》을 발표했으며, 이 책은 출간 2주 만에 증쇄되면서 서점 관계자와 독자 들 사이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2022년 3월에는 철학자 이케다 아키코(池田晶子)를 기념해 1년에 단 한 명에게만 수여되는 ‘나, 즉 Nobody 상’을 수상했다.
같은 해 6월에는 장애인 페미니스트 요네즈 도모코가 도쿄국립박물관에 전시된 〈모나리자〉에 빨간 스프레이를 뿌려 국제적으로 큰 화제를 일으킨 사건(1974년)을 다룬 책 《늠름하게 빛나다》를 발표해 많은 호평을 받았다.
그 밖의 저서로는 《격리의 문학-한센병 요양소의 자기표현사》, 《장애와 문학-‘동 틀 녘’에서 ‘푸른잔디회’로》, 《살아가는 그림-예술이 사람을 ‘달랠’ 때》, 《장애인 차별을 다시 묻다》, 《휠체어 옆에 사는 사람-장애로부터 바라보는 ‘생의 어려움’》 등이 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프랑스 문학을 공부하고 어린이 책 편집자로 일했다. 지금은 일본 도쿄에 살면서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그래, 우리는 버그 걸!》, 《나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 《로커웨이, 이토록 멋진 일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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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말에 구원받는다는 것
    삶을 파괴하는 말들에 지지 않기
    저자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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