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보다 재미있는 우리 술 이야기
2023년 07월 03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1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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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ePUB (62.96MB)
- ISBN 9788959408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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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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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수록 궁금해지고 볼수록 만들어보고 싶은 《술자리보다 재미있는 우리 술 이야기》에 흠뻑 빠져보자.
술자리에서 넓고 얕은 지식 자랑하기
일러두기
미리 보는 컬러 사진
1장 우리 조상도 외국 술을 마셔 보았을까?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와인을 마신 사람은 누구일까?
조상들의 외국 술 관능 평가
쇄국 정책의 벽을 뚫은 외국 술
[참고1] 와인 만들기
한국 와인의 시초는 프랑스 포도나무
최초의 한국 와인, 쌀포도주
조선 와인 피노 그리, 피노 누아, 보르도 누아
식량 부족이 만들어 낸 국산 포도주
국산 식용 포도로 만든 달달이 와인
힘내라, 한국 와인!
위스키는 유사길 샴페인은 상백윤 브랜디는?
위스키의 품격
관세를 적용한 수입 술
유사 위스키가 판치는 세상
위스키의 두 얼굴
[참고2] 위스키 만들기
사케와 고량주를 수출한 나라, 조선
주세령에 따른 조선의 술 분류
원조 나라에 수출한 청주(사케)와 고량주
처음으로 맥주를 마신 하급 관리의 슬픈 역사
국산 맥주보다 저렴한 편의점 ‘만 원 네 캔’ 수입 맥주
조선 시대의 맥주
수입 맥주와 신문 광고
[참고3] 맥주 만들기
1900년 프랑스 사진엽서 속 우리 술
세계 최초의 엽서와 우리나라의 엽서
잘못 알려진 엽서 속 주막 사진
2장 한양에도 서울만큼 술집이 많았을까?
왕실의 술을 따로 만들었던 관청
궁궐의 술을 만드는 곳
물 대신 술로 먹는 약
조선식 전통주 코스 요리 ‘진연’
음식과 술의 조화
한식 코스 요리
한양에서 가장 핫한 술집을 찾아라
주막에 대한 오해
다양한 술집
한양에서 가장 핫한 술집
술의 도시 한양
조선에 탁주 빚는 사람만 삼십만 명이라니
‘국민술’ 타이틀을 빼앗긴 막걸리
한국인에게 막걸리란
[참고4] 막걸리 만들기
외국인의 눈에 비친 개화기 조선인의 술 문화
폭음이 허용되는 나라
외국인이 바라본 조선의 술
조선 사람들은 왜 술을 좋아할까?
[참고5] 소주 만들기
3장 시대에 따라 우리 술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조선 금주령, 전통주의 변화 그리고 술의 다양화
외국의 금주법
우리나라의 시대별 금주법
조선의 과하주, 유럽의 포트와인보다 먼저라고?
증류주의 탄생과 이동
새로운 술의 등장
다르지만 비슷한 술
[참고6] 과하주 만들기
조선 최초의 주류 품평회 실시간 업데이트
제1회 주류 품평회
공장형 술의 부흥, 가양주의 쇠퇴
구한말 양조용 쌀 품종은 ‘곡량도’
무늬만 전통주, 수입 쌀 막걸리를 마시는 농민들
양조용 쌀의 중요성
우리 술에 사용한 쌀 품종
호평받던 우리 쌀 지금은 어디로
그 많던 조선의 누룩은 어디로 갔을까?
발효의 기다림과 설렘
누룩의 역사
일제 강점기 세금 목적 개량 누룩 제조
지속적 감소로 설 자리를 잃은 누룩
[참고7] 누룩 만들기
혼돈주와 폭탄주는 같을까 다를까?
현대의 폭탄주
조상들의 혼합주
4장 알수록 빠져드는 우리 술 이야기
약주와 청주, 같은 술 다른 느낌
청주는 사라지고 약주만 남아
조선의 약주와 청주
주세법 시행령에 따른 누룩과 입국 사용의 변화
일본의 쌀 수탈은 지역 청주(사케) 산업을 발달시키고
청주(사케)로 유명한 군산
꽃의 도시 술의 도시
쌀 수탈의 전초기지
[참고8] 청주(사케)만들기
입국 막걸리는 언제부터 만들어 마셨을까?
입국 막걸리는 전통주일까?
백국균과 흑국균
자유로운 입국 사용
[참고9] 입국 만들기
술알못 최남선, 조선의 유명한 술을 말하다
조선의 유명한 술
최남선이 언급한 지명의 의문점
최남선은 정말로 술을 잘 알았을까?
막걸리의 누명(feat. 카바이드)
숙취의 원인
소문만 무성한 유령 막걸리
안녕하십니까, 1970년대의 막걸리!
네 차례에 걸친 막걸리 소비의 감소 원인
흔들리는 막걸리의 정체성
5장 술자리보다 재미있는 우리 술 이야기
전통주 한 잔 부탁해요 따뜻한 걸로
따뜻한 우리 술
전통주에도 역사는 흐른다
전통주의 정의
전통주 단어의 사용
명절 때 ‘정종’을 마신다고?
명절에 마시는 술
정종의 등장
재미있는 근현대의 술 광고
조선의 술집 홍보
근대의 술 광고
현대의 술 광고
전통주에도 좋은 잔을 허하라
술잔마다 모양이 다른 이유
와인 잔과 맥주잔
전통주 전용 잔
하이볼보다 맛있는 전통주 칵테일
외국의 칵테일
한국식 칵테일과 대유행
[10참고] 전통주 칵테일
전통주 메모
용어 해설
참고 문헌
찾아보기
1901년 6월 19일자 《황성신문》에는 재미난 광고가 등장한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남쪽에 있던 가게 ‘구옥상전’에서 띄운 광고로 포도, 전복, 가배당(각설탕에 든 커피), 우유, 밀감주, 목과(모과), 맥주가 나온다. 이 광고는 《황성신문》에 몇 번 더 등장했고…
-33쪽
1977년에는 동양맥주에서 지금도 생산하고 있는 ‘마주앙’(이후 롯데주류가 인수)이 출시되었고 1981년에는 진로에서 ‘샤토 몽블르’를 생산했다. 뒤이어 파라다이스에서 ‘올림피아’(이후 수석농산이 인수하여 1986년 ‘위하여’로 변경)를 대선주조에서는 ‘그랑주아’와 ‘앙코르’를 금복주에서는 ‘두리랑’과 ‘엘레지앙’을 선보였다. 이처럼 국내에서 와인이 본격적으로 생산된 지는 채 50년이 안 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41쪽
주로 쌀의 생산이 많은 남쪽 지역에서 청주(사케)를 수출했다면 북쪽에서는 수수를 이용한 고량주의 수출이 활발했다. 고량주의 경우 중국과의 연결 및 간도와의 왕래가 어렵지 않아 일부는 중국에 수출되었다. 중국과 맞닿은 서조선 지역에서는 고량주의 생산이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
-61~62쪽
사진 속 배경은 당시의 주막이라고 설명한다. 일부에서는 남성에게 술을 주고 있는 여성이 기생이나 남성에게 성을 파는 여성이라고 부정적인 해석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진 속 모습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다른 해석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81쪽
물로 약을 먹는 경우도 있지만 술과 같이 먹는 약도 있다. 술로 약을 먹으면 약효가 빨리 확산되기 때문이다. 술의 역할은 약의 흡수를 촉진할 뿐 아니라 물에는 침출되지 않는 한약재의 유용 성분을 추출하도록 도와준다. 이런 이유로 한약재를 술에 담가 볶거나 술에 씻어 사용하기도 하고 술과 함께 찌기도 한다.
-94쪽
역사를 보면 술을 마실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로 주막이 있다. 주막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사극에서 묘사되는 형태의 주막은 조선 중기 이후의 것이다. 주막은 원래 술만 판매하는 곳은 아니었다. 요기를 할 수 있도록 식사를 제공하고 나그네를 위한 잠자리도 제공했다. 대도시의 주막에서는 술과 음식을 파는 집이 대부분이었지만 시골에서는 식당과 숙박업을 겸하고 있었다.
-106쪽
서양인의 눈에 비친 조선인은 모두 폭음가였던 모양이다. 미국의 장로교 선교사인 언더우드(한국어 이름 원두우(元杜尤))의 《상투의 나라》에서는 “그들은 일반적으로 술에만 의존하며, 어떤 사람은 지나치게 술을 마셔서 술에 빠져 버린다”고 했다. 오페르트(독일 출신의 상인)가 1886년에 저술한 《금단의 나라 조선》에서는 “그들은 독주를 즐기며 식사 때에도 폭음을 한다. 내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조선 사람들은 틈만 나면 술자리를 만들며 매우 무절제하다”고 했다.
-127쪽
조선의 술은 쌀이나 잡곡으로 빚는데 알코올 도수가 낮은 막걸리에서부터 알코올이 높은 증류주까지 매우 다양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소주는 탄 냄새가 나며 맛이 없다고 평하는 것을 보면 조선 술이 서양인들의 입맛에는 맞지 않았기에 별다른 매력이 없었던 듯하다.
-130쪽
18세기 말엽에는 양조 규모가 크게 확대되어 푸줏간의 고기와 시장의 생선 태반이 술안주로 쓰이고, 이로 인해 시장의 반찬 값이 날마다 뛰어 문제가 되었다. 이렇듯 술이 사회 경제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결코 미미한 것이 아니었기에 강력한 통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144쪽
이 당시 대회들의 특징을 보면 몇몇 대회만 조선총독부에서 주관하고 대부분의 품평회는 각 지역이나 전국 단위 주조협회가 주관했다. 품평회의 취지를 이해하고 신뢰하게 된 이후에는 지역을 순회하면서 진행할 정도로 품평회 행사는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때는 우리 술의 암흑기이기도 했다. ‘주세령’(1916년 7월)에 의해 생산량 최저 한도를 정함으로써 소규모 양조장을 정리하고 공장형으로 변모하는 계기가 되면서 우리 술의 억압이 시작된 것이다. 다양한 주류 품평회를 통해 공장형 술들의 부흥이 시작된 기초가 되었지만 애석하게도 집에서 만들어 마시던 가양주는 쇠퇴하기 시작한 시점이기도 하다.
-165쪽
조상들도 폭탄주를 만들어 마셨다고 한다. 방송이나 자료 등 문헌에 나와 있는 조선의 ‘혼돈주’(混沌酒, 막걸리에 증류식 소주를 섞은 것)가 폭탄주의 시초라면서 막걸리와 소주를 섞어서 마셨던 방법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내용이다. 조선의 혼돈주는 막걸리와 소주를 섞어 마시는 방식이 아니다.
-191쪽
많은 사람이 중국에서 시작된 주류 제조법이 우리를 거쳐 일본으로 갔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중국은 하나의 나라가 아니고 지역이 많아 술 제조법이 다양했고 어느 지역의 술 제조법이 넘어왔는지도 정확하지 않다. 일본도 교역이 활발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만 술 제조법을 배웠는지도 의문이다.
-197쪽
전통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조선의 3대 명주에 대해 한 번쯤 들어 보았을 것이다. 육당 최남선이 《조선상식문답(朝鮮常識問答)》(1946)에서 언급한 내용으로 조선의 3대 명주를 감홍로, 이강고, 죽력고라고 한다.
-231쪽
술을 따뜻하게 마시는 것은 기존에 알고 있던 술 마시는 방법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다. 한국인은 거의 모든 술을 시원하게 마시거나 아주 차갑게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심지어 추운 겨울에도 국물이나 음식 등 따뜻한 술안주를 찾으면서 술은 찬 소주나 맥주를 선택한다.
-266쪽
조선의 한양, 일제 강점기의 마산과 군산
술의 도시 한양, 조선에 탁주 빚는 사람만 삼십만 명
조선의 한양은 술의 도시였다. 한양의 술집을 묘사하는 특징은 주등이다. 영조 때는 상소문에 ‘술집마다 술 빚는 양이 거의 백 석에 이르고, 주막 앞에 걸린 주등이 대궐 지척까지 퍼져 있을 뿐 아니라, 돈벌이가 좋아 많은 사람이 술집에 매달린다’는 양조의 병폐를 보고할 정도였다. 이익은 《성호사설》에서 한양 큰 거리의 상점 가운데 절반이 술집임을 지적하며 술집은 한양 어디를 가든 마주치는 하나의 풍경이라고 했다. 술의 과잉 소비로 양조용 쌀이 너무 많이 소진되어 쌀값이 뛰고 덩달아 물가도 오를 정도였다.
지금처럼 맥주나 다른 술들이 쉽게 유통되거나 알려져 소비되는 시대는 아니었지만 1915년의 《매일신보》 기사에는 ‘조선서 빚는 술이 얼마, 탁주 빚는 자가 삼십만’이라는 내용이 있다. 당시 많은 사람이 막걸리를 마셨다는 것이고 또한 막걸리를 제조하는 사람만 31만 명이라니 엄청난 수인 것이다. 당시 인구를 1699만 명으로 추정하면 인구의 1.8퍼센트가 술을 만들었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이것도 성인을 기준으로 하면 술 만드는 데 관여한 사람은 훨씬 많다고 할 수 있다.
술의 도시 마산과 군산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마산과 군산은 청주(사케)의 도시였다. 마산은 쌀 수탈의 거점 도시로 일본인의 자료에 따르면 꽃의 도시, 술의 도시였다. 일본인이 쓴 책이나 관광 안내 팸플릿에도 무학산과 합포만, 벚꽃과 술이 환상적으로 그려졌다. 마산 최초의 청주 양조장은 1904년에 일본 거류민에 의해 설립된 아즈마주조장이다. 이외에도 많은 주조장이 설립되었고, 일제 강점기하에 내수용에서 시작하여 만주와 중국 대륙에 수출용까지 생산하게 되었다.
군산 역시 쌀 수탈의 전초기지였다. 일제가 도로를 포장하고 철도를 개설하며 군산을 호남 최대의 상업 도시로 성장시킨 이유는 호남평야와 논산평야의 쌀을 수탈하기 위함이었고 1909년 조선 전체 쌀의 32.4퍼센트가 군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빠져나갔다. 전북 지역에는 가장 많은 일본인 농장이 만들어졌고 주조장까지 운영하며 자연스럽게 양조 산업으로 이어졌다. 조선주조 군산분공장을 비롯하여 6개의 청주(사케)공장은 광복 이후에도 적산으로 분류되어 한국인의 손에 넘어갔으나 여전히 정종이라는 이름으로 인기리에 판매되었다.
한양이나 마산, 군산을 보면 시대별로 술의 도시는 존재했으나 그 역사와 문화적 배경은 사뭇 달랐음을 비교할 수 있다.
나라 잃은 설움도 모자라 설 자리마저 잃은 누룩
누룩, 개량 누룩
누룩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술에 대한 기록으로 볼 때 삼국 시대 이전부터 있었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한다. 누룩 빚는 법은 《산가요록》을 비롯해 40여 권의 책에 소개되어 있다. 탁주, 약주, 소주의 체계가 완성된 조선 시대에는 누룩을 파는 상점이 매우 많았다. 술을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누룩이 사용되었는지도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다. 조선 말기에도 각 지역마다 특색 있는 소규모 누룩 제조장이 있었는데 이는 다양한 술이 생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제 강점기에 들어서면서 세금을 걷기 위해 조선의 자가 제조 및 판매용 누룩의 품질이 고르지 못하다는 이유를 들며 품질 향상을 위해 누룩 제조장을 통합함과 동시에 각 지방별로 누룩 제조 시설을 집약시켜 개량 누룩의 제조를 권장했다. 이로 인해 전국적으로 누룩 생산 공장이 감소하고 누룩의 다양성도 서서히 사라졌다.
이 책에서는 전통주의 중요한 원료인 그 많던 누룩은 다 어디로 갔는지에 대한 아쉬움과 한탄이 나오는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힘내라, 한국 술!
주세법상 전통주는 가.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주류(무형문화재 술), 나. 〈식품산업진흥법〉에 따라 주류부문의 식품명인이 제조하는 주류(식품명인 술), 다.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에 따라 농업인 또는 농업경영체에서 지역의 농산물을 이용해서 제조한 주류(지역특산주)로 정의한다.
시련과 역경을 겪으며 인고의 세월을 이겨낸 우리 술, 전통주.
이제 전통주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생산자 들의 꾸준한 노력과 연구를 통한 제조 방법은 견해와 이미지마저 바꾸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술도 지속적으로 변화해 왔다. 드라마를 시작으로 한 ‘한류’는 전 세계로 뻗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단절된 우리 술의 역사를 연구하고 조사해서 사라진 역사와 문화를 이어가고 새롭게 조명하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술자리보다 재미있는 우리 술 이야기》 구성
조상부터 MZ까지 한국인에게 술이란?
술자리는 늘 즐겁다. 친구, 지인과 술을 마시면서 내가 알고 있는 술 상식을 뽐내는 것도 술자리의 묘미다.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전 술자리에서 넓고 얕은 지식을 자랑할 수 있도록 간단한 용어 해설로 페이지를 열었다.
1장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와인을 마신 우리 조상들의 관능 평가와 쇄국 정책의 벽을 뚫고 들어온 외국 술에 대한 관세와 우리식으로 지은 술 이름으로 흥미를 제공한다. 한국 와인의 시초가 프랑스의 포도나무였고 식량 부족으로 만들어 낸 최초의 한국 와인이 쌀포도주라는 것, 국산 식용 포도로 만든 달달이 와인에 소비자가 등을 돌리자 노력을 거듭하여 현재의 한국 와인이 되기까지의 내용을 담았다. 일본의 토리스 위스키를 베낀 도리스 위스키는 유사 위스키의 오명을 안고 이후 도라지 위스키로 재탄생하는데 그보다 놀라운 이야기가 더 많이 펼쳐진다. 사케와 고량주를 원조 나라인 일본과 중국에 수출한 조선의 술이 1909년 일제에 의해 주세법이 도입되면서 주세령 시행 후 어떤 식으로 분류되었는지 짚어보았다. 10여 개의 맥주병을 들고 흐뭇한 표정으로 찍은 어느 하급 관리의 사진과 이틀 후 일어난 조선과 미국 간의 전투, 구한말 수입 맥주와 삽화를 넣은 신문 광고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다루었다. 종량세와 종가세의 차이를 알려주고 편의점 ‘만 원 네 캔’ 수입 맥주가 들어오기까지의 주세, 1900년대 프랑스 사진엽서 속 우리 술과 잘못 알려진 주막 사진에 대한 내용도 흥미롭다.
2장은 한양에도 서울만큼 술집이 많았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고려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왕실의 술을 따로 만들었던 관청이 있었다는 것과 물 대신 술로 약을 먹은 이유나 조선 시대에도 코스 요리가 있었다는 것은 읽을수록 신기하다. 조선 시대의 한양에 술집이 얼마나 많았는지 그 술집 중 최고로 핫한 집은 어디인지 찾아보았다. 병술집, 내외주가, 목로주점, 색주가 등 다양한 술집을 소개하고 주막에 대한 오해도 풀어준다. 조선에 탁주 빚는 사람의 수가 어느 정도인지 한양이 왜 술의 도시였는지는 실록의 기록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한국인에게 막걸리란 어떤 의미인지, 막걸리가 국민술의 타이틀을 빼앗긴 내용과 외국인의 눈에 비친 개화기 조선인의 술 문화를 다루며 조선 사람들이 어찌나 술을 좋아하는지 왕이나 영의정도 술에 취하면 바닥에 뒹굴거나 잠을 잔다며 폭음이 허용된 나라로 비치기까지 했다. 외국인이 본 단편과 달리 조선은 술 마시는 것을 조심하기 위해 ‘향음주례’를 통해 예를 갖춰 술을 마신 나라이기도 하다.
3장의 내용은 다소 암울하기까지 하다. 시대에 따른 우리 술의 변화에 대한 내용으로 먼저 외국의 금주법을 설명하고 우리나라의 시대별 금주령을 기술했다. 금주령으로 인해 전통주는 변화하고 술은 다양화했다. 그로 인해 증류주가 새롭게 탄생하고 심지어 조선에서는 유럽의 포트와인보다 앞선 과하주가 탄생한다. 일제 강점기로 넘어가면서 주류 품평회가 열리고 신문은 실시간으로 품평회 소식을 업데이트한다. 그럼에도 이때는 우리 술의 암흑기이기도 했다. 주세령에 의해 생산량 최저 한도를 정함으로써 소규모 양조장을 정리하고 공장형으로 변모하면서 우리 술의 억압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잘 나가던 우리 술이 시대의 아픔을 겪으며 변화에 발맞춰야 했던 슬픈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 많던 누룩은 세금을 목적으로 개량 누룩으로 탈바꿈한다. 이러한 시대적 과정을 통해 지속적인 감소로 결국 우리의 누룩은 설 자리를 잃고 만다.
4장은 알면 알수록 빠져들게 하는 우리 술 이야기로 가득하다. 맑은 술 청주가 사케로 바뀌고 우리의 맑은 술은 약주로 남게 된다. 주세법상 약주와 청주는 같은 듯 다르다. 식민의 아픔을 겪은 만큼 술도 핍박과 억압을 받게 되고 ‘군산’과 ‘마산’은 쌀 수탈의 전초기지로 청주(사케) 산업을 발달시킨 도시가 된다. 입국 막걸리가 제조되고 현재에 이르러서는 입국 막걸리가 전통주인지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기도 한다. 술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최남선의 조선의 유명한 술에 대한 내용을 짚고 넘어간다. 최남선은 술에 대해 잘 알고 있었을까? 숙취의 대명사 막걸리에 대해서도 자세히 파헤쳤다. 본 적도 없고 만든 적도 없는 카바이드 막걸리와 막걸리 숙취의 원인은 무엇인지, 1970년대의 막걸리 소비의 감소 원인과 흔들리는 막걸리의 정체성에 대해 깊이 연구하여 기술했다.
5장에서는 겨울에도 찬술을 마시는 우리 민족이 따뜻하게 데워 마시던 전통주에 대해 소개한다. 우리 술이 어떤 계기로 전통주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와 구정에 마신 도소주와 추석에 마신 신도주에 대해 언급했다. 또 정종의 등장을 살펴보고 시대별로 술집의 홍보와 술의 매체 광고를 살펴보았다. 술마다 왜 전용 잔이 필요한지, 현대에 이르러 MZ세대를 중심으로 전통주가 유행하고 있음을 알리고 하이볼보다 맛있는 전통주 칵테일에 대해서도 다루었다.
책 중간중간 내용에 맞게 와인, 위스키, 맥주, 막걸리, 소주, 과하주, 누룩, 청주(사케), 입국, 전통주 칵테일의 제조 과정을 참고를 통해 알려준다. 또 화질이 좋지 않은 오래된 신문 기사는 사진 대신 QR 코드를 제공했다.
우리 민족의 변화만큼 우리 술도 변화와 억압과 발전을 거듭하였다. MZ세대인 젊은 층을 중심으로 우리 술의 양조와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양조장들의 새로운 변화와 노력은 전통주인 우리 술이 이제 더 이상 고리타분하거나 예스러운 술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작가정보
전통주 행사 #프로참석러, 음식에도 관심이 많아 #푸드궁금러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하는 전통주 연구자다. 대학교 다닐 때 막걸리가 항아리 속에서 발효되는 소리를 좋아해 술 연구원을 꿈꾸었다. 취업문이 너무 좁은 탓에 기능성 식품 업체에서 잠시 일했지만, 고양이가 생선가게를 포기할 수는 없는 법. 결국 대학원에서 술을 연구했고, 학교에서는 물론 지역의 여러 양조장과 협업도 하고 컨설팅도 하다가 양조 회사에 들어갔다. 회사에서 술 익는 소리에 취하던 2008년,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전통주 연구원을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는 지원해서, 그곳에서 지금까지 전통주를 연구하고 있다.
농산물 소비 촉진을 위해 쌀과 지역특산 농산물을 이용한 전통주를 연구해 20여 업체에 기술을 이전했다. 특히 산양삼막걸리는 2017년 우리술품평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또 벌꿀을 이용한 허니와인은 우리술품평회에서 대상과 최우수상을 여러 차례 받아, 대통령취임식 건배주로도 사용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전통주 분야, 식품의약품안전처 주류안전정책자문협의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 대한민국주류대상 전통주 부문 심사총괄, 우리술 품질인증 관능품질 평가위원, 우리술품평회 심사위원, 전통주소믈리에 경기대회 심사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전통주에 대한 바른 정보와 다양한 이야기를 알리고 싶어 ‘조선닷컴(푸드)’에 〈술 연구자 이박사의 술 이야기〉, ‘한겨레신문’에 〈이대형의 우리 술 톡톡〉을 연재했고, ‘삶과술’에 〈이대형 연구원의 우리 술 바로보기〉를 12년째 쓰고 있다. 최근에는 ‘오마이뉴스’에 〈전통주 주(酒)저리 주(酒)저리〉를 연재하면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통주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우리술 보물창고》(공동저작)가 있으며, 《향기로운 한식, 우리술 산책》을 감수했다. 〈밑술 담금 방법을 달리한 탁주의 품질 특성〉 등 17편의 전통주 논문을 발표했고, 전통주와 관련한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2015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진흥 유공 대통령표창을 받았고, 2016년 행정자치부 지방행정의 달인(전통주)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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