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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알파벳

두근두근 어린이 성장 동화 4
베리 존스버그 지음 | 정철우 옮김
분홍고래

2023년 07월 03일 출간

종이책 : 2015년 12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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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1.00MB)
ISBN 9791185876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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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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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알파벳』은 지나치게 솔직하고 어딘가 조금 이상한 열두 살 소녀 캔디스 피를 통해 복잡다단 삶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동화다. 캔디스 피는 ‘인생 이야기’ 과제를 하면서 자신의 삶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그들을 에워싼 ‘불행’을 본다. 왜 모두가 불행한 걸까? 캔디스 피의 눈에 비친 사람들은 모두가 불행하다. 하지만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이는 하나도 없다. 마치 불행한 삶이 당연한 삶인 듯 순응하며 살아간다.

그런 캔디스 피의 일상에 작은 변화가 일어나는데, 그것은 더글러스라는 친구가 전학을 온 뒤부터다. 더글러스는 매일 밤 6시 30분 나무에서 뛰어내린다. 자신의 진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더글러스가 여러 번의 죽을 고비를 겪으면서도 끝없이 나무에서 뛰어내리는 것은 행복을 찾기 위해서다. 캔디스 피는 그런 더글러스를 보며 행복에 대해 생각한다. 사람들은 모두 ‘행복’을 갈망하지만, 행복을 찾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도망가거나 회피하기만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불행’하다. 캔디스 피는 도망간 ‘행복’을 잡아오겠다고 결심한다.
A 는 ‘과제 ’ …… 9
B 는 ‘탄생 ’ …… 18
C 는 ‘혼돈 ’ …… 27
D 는 ‘차원 ’ …… 37
E 는 ‘땅돼지 물고기 ’ …… 49
F 는 ‘프랜시스 스카이 ’ …… 58
G 는 ‘중력 ’ …… 68
H 는 ‘행복 ’ …… 79
I 는 ‘깊은 이해 ’ …… 83
J 는 ‘조크숍’ 싸구려 물건 …… 96
K 는 ‘부엌 ’ …… 111
L 은 ‘웃음 ’ …… 123
M 은 ‘슬퍼함 ’ …… 128
N 은 ‘죽을 뻔한 경험 ’ …… 143
O 는 ‘인사불성 ’ …… 155
P 는 ‘피콜트 ’ …… 160
Q 는 ‘질문 ’ …… 166
R 은 ‘임시 교사 ’ …… 172
S 는 ‘분열 ’ …… 183
T 는 ‘대화 ’ …… 196
U 는 ‘이해 ’ …… 207
V 는 ‘미래의 모습 ’ …… 219
W 는 ‘증인 ’ …… 228
X 는 ‘제노포비아 ’ …… 237
Y 는 ‘소리 지르기 ’ …… 253
Z 는 ‘결전의 시간 ’ …… 266

더글러스 벤슨은 내 옆에 앉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남은 자리라고는 그것뿐이었으니까. 앉고 싶어서 내 옆에 앉는 애는 없었다. 이것 또한 일상일 뿐이고 나는 그것도 존중했다. 나는 펜을 들어 이해력 문제를 다시 풀었다. 몇 분이 지났을까, 누가 내 어깨를 두드렸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비밀 지킬 수 있어?”
더글러스 벤슨이 소곤거렸다.
“아니.”
나는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잠시 후에 또 내 어깨를 두드렸다.
“전혀 지킬 수 없어?”
더글러스 벤슨이 소곤거렸다.
“없어.”
나도 작게 대답했다.
“알았어.”
세 번째로 어깨를 두드렸다.
“어쨌건 내 비밀 들어 볼래?”
벤슨이 소곤거렸다.
“아니. ”
“알았어. ”
종이 울렸다. 점심시간이다. 더글러스 벤슨은 운이 좋았다. 10분만 수업하고 쉬는 시간이 됐으니 말이다. 나는 펜과 연필을
조심해서 필통에 넣었다. 아주 조심해서 했다.

…… (중략)……
-엄마: 유방암, 양쪽 가슴 모두 절제, 우울증.
-아빠: 좌절된 야망, 아내의 사랑을 잃음 (아마도),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일로 형 브라이언에게 분노함.
-부자 삼촌 브라이언: 물질적으로 부자이지만, 정신적으로 가난함.
-캔디스 (나): 사교성 부족. 여기에다 죽은 동생 스카이 때문에 영원한 상실감과 일종의 죄의식을 가지고 있음.
이만하면 너도 알겠지만 우리 가족은 ‘올해의 행복한 호주 가족’의 우승 후보는 아니야.
더군다나 중요한 주위 사람들도 상황이 좋지 않아. 뱀포드 영어 선생님만 해도 그래. 선생님은 한쪽 눈이 게으르다기보다는 완전한 실업 수당 생활자 같아. (미국에도 ‘실업 급여 생활자’라는 말이 있니? 있겠지. 전에 없었다면 이제는 있는 거야. -다른 문화와 통하다 보면 이런 좋은 점도 있네. 정말 재미있다!) 아이들이란 잔인해. 선생님의 실업 급여 생활자 같은 눈 때문에 많이 놀리고 선생님 기분을 나쁘게 해.
그리고 다른 차원에서 온 더글러스 벤슨. 양자 물리학자도 아니고 실험 음악가도 아닌 복제 부모님하고 이쪽 차원에 갇혀 있어서 매우 불행한 아이야. 그런데 그 애가 어떤 골짜기에 사로잡힌 것 같아서 걱정이야.
아리송한 말만 해서 미안해. 그래도 전체적으로 어떤지 감은 잡았을 거로 생각해.

…… (중략)……
요즘도 나무에서 뛰어내려?”
더글러스가 한숨을 쉬었다.
“당연하지. 그런데 계속 실패야. ”
“나무에서 뛰어내리지 못한다는 거야?”
“아니. 뛰어내리는 건 문제없어. 그런데 내 세계로 돌아갈 수가 없어. 정말 미치겠어. ”
“네 세계에 나도 있니?”
“뭐?”
“캔디스 피가 있냐고. 한없이 많은 지구가 있다고 네가 그랬으니까 한없이 많은 ‘나’도 있을 거 아니야. 너의 다른 지구에서 다른 나와 부딪힌 적 있어? 그랬다면 그 애는 (아니 나는) 어떤 아이니? 다른 캔디스도 너와 친구야? 그 캔디스도 종교적으로 혼란스러워하는 물고기가 있어? 그 애는 정상이야?”
어딘가에 정상적인 일을 하고 정상적인 생각을 하는 정상인 내가 있다는 생각이 마음에 들었다. 정상인 캔디스는 ‘특수 학습반 학생’의 줄임말로 불리지도 않고, 남자 친구와 전화도 있으며 친구 집에서 잠도 자고, 사과주를 마시며 랩을 좋아하고, 귀에 대고 속삭이며 나중에 커서 캔디스 언니처럼 되고 싶어 하는 여동생에게 별별 얘기도 다 털어놓을 것이다.
“어딘가에 분명히 있을 거야. 그런데 너를 만난 적은 없어. ”
더글러스가 말했다.
“부탁 좀 들어 줄래? 만약에 네가 돌아가게 되면……. ”
“만약은 빼고 내가 ‘돌아가면’이라고 말해야지. ”
“그래. 네가 돌아가면 나를 찾아볼 수 있겠니? 나 대신 인사를 전해 줘.”

…… (중략)……

<b>우스꽝스럽게 정직하고
엄청나게 독창적인
열두 살 여자아이의
좌충우돌 행복 찾기!</b>

주소도 안 남기고 이민 가 버린 행복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b>두근두근 어린이 성장 동화 시리즈</b>

‘두근두근 어린이 성장 동화’ 시리즈는 자라나는 어린이의 마음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심리 동화입니다.
전 세계 좋은 문학 작품을 선정하여 구성하였으며, 호기심 많은 어린이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좋은 친구가 되어 줄 것입니다.

<b> 호주 최고의 어린이 문학 작품!</b>

※2013년 호주 어린이 평화 문학상, 어른 독자 부문 수상
※2013년 골드 잉키 상 수상
※2014년 빅토리아 프리미어 문학상, 청소년 문학 부문 수상
※2014년 테리토리 리드 상, 아동문학/청소년 소설 부문 수상
※2014년 CBCA 올해의 책, 성인 독자 부문 아너 북 수상
※2014년 애들레이드 페스티벌 문학상, 아동 문학 부문 수상 후보
※2014년 뉴사우스웨일스 프리미어 상, 아동 문학상 수상 후보
※2014년 리얼 상, 7세-9세를 위한 소설 부문 수상 후보
※2014년 호주 총리 상, 어린이 소설 부문 수상 후보
※2014년 WA 프리미어 도서 상, 청소년 문학 부문 수상 후보

<b>“행복의 목덜미를 잡고 집으로 끌고 와서 모든 사람을 꼭 껴안게 하고 싶어.”</b>

2013년 출간되어 호주에서 수많은 상을 수상하며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폴란드, 헝가리, 등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내 인생의 알파벳》은 지나치게 솔직하고 어딘가 조금 이상한 열두 살 소녀 캔디스 피를 통해 복잡다단 삶을 유머러스하게 풀어 냈다.
찰스 디킨슨 소설을 좋아하고 사전 읽기를 즐기는 캔디스 피는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려는 큰 마음을 가진 아이다. 열두 살 아이의 마음으로 품기에 세상은 너무 크고 복잡하기만 하다. 하지만 사실만 말해야 하는 캔디스 피가 ‘행복’이라는 단어를 말하는 순간 그것은 사실이 되어야 한다. 캔디스 피의 좌충우돌 행복 잡아오기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

<b>출판사 서평
주소도 안 남기고 이민 가 버린 행복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b>

열세 살을 앞둔 소녀 캔디스 피는 조금 특별한 아이다. 대화는 쪽지로 하고, 물건은 색별로 분리해 정리해야 한다. 사람들은 캔디스 피를 ‘자폐아’라고 하지만 그건 사람들이 몰라서 하는 말이다. 그냥 조금 특별한 것뿐이다.
어쩌면 캔디스 피의 주변은 특별함의 집합체인지도 모른다. 종교적으로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땅돼지 물고기도 그렇고, 심하게 게으르거나 과잉행동 증후군 눈동자를 가진 뱀포트 영어 선생님, 끝없이 자신의 진짜 세계로 돌아가려고 나무에서 뛰어내리는 다른 차원에서 온 더글러스, 사랑하지만 절대 용서할 수 없다며 으르렁대는 아빠와 삼촌, 암으로 한쪽 가슴을 잃고 우울증에 빠져버린 엄마,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이유 없이 죽어버린 동생 스카이…….
동생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모든 불행이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그 뒤 캔디스는 입을 닫았고, 가족은 서로를 보지 않았으니까. 캔디스가 유일하게 속마음을 터놓는 친구는 미국에 사는 펜팔 친구 데닐이다. 하지만 캔디스 피는 데닐에게 한 번도 답장을 받은 적이 없다. 그래도 캔디스 피는 답장 없는 편지를 계속 보낸다. 캔디스 주변은 모두가 혼잣말하고 서로를 보지 않는 사람들뿐이다.

“그럼 이제 중요한 걸 말할게. 모두가 운명을 받아들인 채 목적도 없이 헤매고 있어. 더글러스는 예외지만. 더글러스는 나무에서 뛰어내리는 데 시간을 보내. 가끔 발목을 삐는 것 말고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풀이 죽지만 말이야. 발목이 삐든 안 삐든 행복을 찾는 데 성공하는 사람은 없어. 내 생각에 우리를 위한 행복은 수평선 위의 점만큼도 없는 것 같아. 행복은 외국으로 이민 가 버리고, 새 주소도 남기지 않은 건가 싶어.”

<b>불행한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사하려는 열두 살 소녀의 슬프지만 유쾌한 이야기</b>

어느 날 영어 선생님이 작문 과제를 내주었다. 알파벳으로 ‘내 인생 이야기’를 쓰라는 것. 글을 쓰는 것은 누구보다 자신 있지만, ‘인생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알파벳 ‘A부터 Z'까지 자신의 인생을 모두 담으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내 인생의 알파벳》은 열두 살의 특별한 소녀의 아주 특별한 인생 이야기이다. 캔디스 피는 ‘인생 이야기’ 과제를 하면서 자신의 삶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그들을 에워싼 ‘불행’을 본다. 왜 모두가 불행한 걸까? 캔디스 피의 눈에 비친 사람들은 모두가 불행하다. 하지만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이는 하나도 없다. 마치 불행한 삶이 당연한 삶인 듯 순응하며 살아간다.
그런 캔디스 피의 일상에 작은 변화가 일어나는데, 그것은 더글러스라는 친구가 전학을 온 뒤부터다. 더글러스는 매일 밤 6시 30분 나무에서 뛰어내린다. 자신의 진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더글러스의 말에 따르면 세상에는 많은 차원이 있으며 차원마다 수많은 지구와 수많은 태양, 그리고 수많은 캔디스 피와 더글러스가 있다고 한다. 우연한 계기로 차원 여행을 하게 되었고 자신의 진짜 지구(집)로 돌아가 진짜 부모를 만나려고 계속해서 나무에서 뛰어내리는 거라고 한다.
더글러스가 여러 번의 죽을 고비를 겪으면서도 끝없이 나무에서 뛰어내리는 것은 행복을 찾기 위해서다. 캔디스 피는 그런 더글러스를 보며 행복에 대해 생각한다. 사람들은 모두 ‘행복’을 갈망하지만, 행복을 찾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도망가거나 회피하기만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불행’하다. 캔디스 피는 도망간 ‘행복’을 잡아오겠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제일 먼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영어 선생님을 찾아간다. 선생님의 게으름과 과잉 행동 증후근을 앓고 있는 눈을 처방하기 위해서다.
《내 인생의 알파벳》은 ‘인생 이야기’다. 인생이 그렇듯 배꼽을 움켜쥐며 엉뚱하고, 황당하고, 웃긴 이야기를 하다가도 어느 순간 고통과 슬픔이 가슴 깊이 박혀 울컥 눈물을 쏟게 한다.

“그렇지만 내가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 온기가 우리 가족을 떠나 버리기 전에 (……) 미국 사람들은 생명과 자유, 그리고 행복 좇기를 좋아한다고 알고 있어. 혹시 네가 행복을 좇아서 행복을 찾았다면 그 방법 좀 알려줘.”

<b>책속으로 추가</b>
데닐에게
내게는 땅돼지 물고기라는 금붕어가 있어. 내 침대 옆 수납장 위에 있는 어항에서 살아. 솔직히 암컷인지 수컷인지는 모르겠어. 그걸 알려면 몇 년은 수의학을 공부해야 할 것 같아. 겉으로만 봐서는 알 수 없거든.
땅돼지 물고기는 재미있는 물고기야. 대부분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하는 짓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 사실 하는 일이 뻔해. 입을 벌렸다 다물었다 하며 어항에서 헤엄치고 다녀. 어떤 때는 시계 방향으로 돌고 어떤 때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돌아. 일정한 규칙이 있는 것같지 않아. 나는 금붕어와 많은 시간을 보내니까 내 말이 맞을 거야. 흥미로운 건 과연 금붕어에게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 하는 거야. 내가 ‘보일까’를 강조한 건 확실히 알 수는 없기 때문이야.
조금만 참고 들어 봐.
땅돼지 물고기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봐. 금붕어가 아는 한 금붕어의 우주는 플라스틱으로 둘러싸여 있어. 어항 밖의 삶은 경험할 수가 없지. (어항 밖에서는 죽을 테니까.) 어항 속이 괜찮은 우주라고 생각할지도 몰라. 다른 우주를 모르니까. 그런데 (이것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가끔 사람 얼굴 (내 얼굴 )이 우주 바깥에 나타나서 금붕어와 만나. 내가 플라스틱을 사이에 두고 입 모양으로 얘기하거든. 나는 땅돼지 물고기에게 많은 얘기를 해. 그 이유는 지금 말하고 싶지 않아. 금붕어가 어떻게 생각할까? 혹시 내가 자기와 대화하려는 신이라고 생각할까? (플라스틱의 굴절 성질 때문에) 내 얼굴이 풍선처럼 커져서 나타났다가 작아지며 사라져.
금붕어에겐 신비한 경험일 수 있잖아. 내가 금붕어에게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걸로 생각할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
하지만 많은 사람이 믿는 신이란 존재가 그런 거면 어쩌지? 가끔 우리 의식 속에 풍선처럼 커지며 나타나는 존재라면. 우리는 그 존재가 심오한 것을 말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존재는 청소할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것뿐이라면?

…… (중략)……

다른 차원에서 온 더글러스 벤슨이 내 생일에 가슴을 선물했다.
색깔펜과는 차원이 달랐다. 더글러스에게도 그렇게 말했다.
“색깔펜과는 차원이 다르네.”
더글러스는 발을 어쩔 줄 몰라 했다. 더글러스가 난처해 하는 걸 본 적은 없었지만 그 증세에 관해서 읽은 적이 있다. 얼굴이 이상하고 부자연스럽게 빨개지고, 발을 어쩔 줄 몰라 하며, 눈을 마주치지 못한다. 더글러스는 세 가지 증세를 모두 보였다.
“아주 좋다.”
나는 내 무릎에 놓인 두 개의 이상한 물건을 보며 말했다.
“내가 받아 본 가짜 가슴 중에서 최고야.”
사실이었다. 하지만 더글러스는 내 말에서 틀린 점을 금방 알아챘다. 생각을 많이 하고 머리에 이상하게 생긴 울퉁불퉁한 덩어리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네가 가짜 가슴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잖아.”
더글러스가 꼭 집어 말했다.
“맞아. 당연히 처음이지.”
더글러스는 발을 이리저리 더 움직였다.
“내가 직접 만들었어.”
“멋지다.”
“있잖아, 그게…….”
더글러스는 발을 또 이리저리 움직였다. 나는 카펫에 구멍이 나는 게 아닌지 슬슬 걱정이 됐다.
“네가 그랬잖아, 그러니까……. 생겨야 할 것이 생기지 않아서…… 걱정이라고…… 거, 거기 말이야.”
더글러스는 내 가슴 즈음에 대고 대충 고갯짓을 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 고갯짓은 너무나 대충이어서 어느 방향으로 흔드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엄마가 유리 동물을 모아 놓는 장식장을 가리키는 것처럼 보였다. 내가 다른 차원에서
온 더글러스 벤슨에게 가슴이 없다는 얘기를 한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하지만 내가 말한 것을 몽땅 기억할 수는 없다. 더글러스는 마치 연설을 하다가 용기가 바닥나기 전에 말해 버려야겠다는 듯이 불쑥 말을 이었다.
“그래서 웹사이트에서 그거에 관한 조사를 했어. 뭘로 만들어야 하는지 말이야. 방법은 간단했어. 부풀게 하는 거야.”
더글러스는 부풀리는 방법으로 가슴이 납작한 사람들 중 가장 비관적인 사람도 설득할 수 있다는 듯이 자랑스럽게 말했다.
거의 내 눈을 쳐다볼 뻔했다.
“그러니까……. 여기에서…… 이렇게까지…… 될 수 있어. ”
더글러스는 두 손을 자기 가슴에 댔다가 상당히 멀리 앞으로 내보냈다. 내가 그 크기로 가슴을 부풀린다면 앞으로 고꾸라져
서 가짜 가슴이 터지고 말 것이다. 고마워하지 않는 것처럼 들릴까 봐 이 말은 하지 않았다.

…… (중략)……

묘지까지는 차로 10분 걸리는데 모두 한마디도 안 했다. 아빠는 차를 주차하고 야외 담요와 등산 가방, 꽃다발을 꺼냈다. 우리는 작은 문을 지나 묘비 사이로 굽어 있는 길을 따라 걸었다.
아직도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스카이 묘지는 공원 가운데 있었는데 나는 그것이 기뻤다. 끝으로 밀려나 있는 것보다 가운데 있는 게 좋았다. 아빠는 가방을 땅에 내려놓고 담요를 펴서 스카이 자리 끝에 있는 잔디에 깔았다. 엄마는 묘비 옆에 있는 꽃병에서 시든 꽃을 빼고 새로 가지고 온 꽃을 조심스레 꽂았다.
그리고 핸드백에 넣어 온 물병으로 꽃병에 물을 채웠다. 아빠는 걷기 시작했다. 엄마는 담요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또 시작이다.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엄마의 어깨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묘비에 적힌 글을 읽었지만 속으로 읽었다. 늘 그렇게 한다. 나도 꼭 하는 일이 있다.
‘프랜시스, 사랑하는 딸이자 동생.’
그리고 살았던 기간을 읽었다. 짧은 시간이다. 돌에 새겨 있으니 어쩐지 더 슬펐다.
나는 서 있었다.
아빠는 걸었다.
엄마는 꿇어앉아 있었다.
나는 잔디 무더기 아래 뭐가 있는지 궁금했다. 아직 스카이의 일부가 남아 있을까? 지렁이와 어둡고 습한 곳과 흙을 좋아
하며 재빨리 움직이는 벌레들이 바빴을 것이다. 아마도 뼈가 있겠지. 뼈만 남아 있을 것이다. 작은 해골이 다시 맞출 수 없이 뒤죽박죽 섞여 있겠지. 뼈에게 경의를 표하기는 어렵다. 묘비에 적힌 글에게도 마찬가지다. 스카이가 어딘가 있을 수 있지만 (그러면 좋겠다.) 그곳이 여기는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나는 위를 봤다.
하늘은 나뭇잎 무늬로 아롱져 있었다. 가려진 지평선 쪽에는 엷은 파란색 빛으로 덮여 있었다. 하지만 우리 위쪽에는 무거운 먹구름이 밀려왔다. 나는 연기 같은 덩굴 모양이 동그랗게 말리다가 가운데서 재빨리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갑자기 큼직한 물방울이 내 이마에 뚝 떨어져 움찔했다.
그리고 또 하나가 떨어졌다……. 우산 단추를 누르자 노랑과 초록 줄로 빛나는 꽃 그림으로 활짝 피었다. 우산을 빙글빙글 돌렸더니 줄이 섞여서 흐려졌다.
엄마는 작은 우산 안에서 젖지 않은 채 무릎을 꿇고 있었다.
아빠는 젖지 않고 왔다 갔다 했다.
나는 빗물이 옷깃 안으로 흘러 등으로 내려가는 걸 느꼈다.
우산은 내 눈앞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나는 춤을 췄다.
전에 영화를 한 편 봤다. 오래된 영화였다. 한 남자가 억수같이 퍼붓는 비를 맞으며 웅덩이에서 팔짝팔짝 뛰고 첨벙대고 있었다. 그 남자는 우산을 머리에 쓰지 않고 균형을 잡는데 썼다. 나는 그 춤이 정말 좋았다. 춤이 전하는 말이 있었다.
‘난 괜찮아. 나는 행복해. 비도 내 행복을 바꿀 수 없어. 세상은 아름다워. 내게 어떤 고난이 와도 나는 굴하지 않을 거야. 나는 행복하니까. ’
그래서 나는 춤을 추었다.
웅덩이에서 팔짝팔짝 뛰었다. 리본 체조를 하듯 우산을 흔들었다. 나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들어 울고 있는 하늘을 반갑게
맞이했다.
엄마는 무릎을 꿇고 있었다.
아빠는 왔다 갔다 했다.
나는 춤을 췄다.
문제 가정이라는 말을 아는지 모르겠다.
바로 우리 집 얘기다.

작가정보

저자 배리 존스버그는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두 마리 개와 함께 호주에 살고 있다. 작가의 책은 미국, 영국, 프랑스, 폴란드, 독일, 중국, 헝가리, 브라질 등에서 출판되었다. 2011 년 퀸즐랜드 프리미어 청소년 도서상과 애들레이드 페스티벌 아동 문학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는 《내 친구 키포와 투견 선생님 이야기( The Whole Business with Kiffo and the pitbull )》,《칼마, 세상은 네 마음대로 가 아니야!( It’s Not All About YOU, Calma! )》,《꿈의 지배자( Dreamrider )》,《이곳에 있다는 것( Being Here )》 등이 있다.

역자 정철우는 한양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 주립대 스토니브룩에서 TESOL 석사를 취득했다. 미국에 오랫 동안 살면서 많은 책을 읽으며 책의 매력에 푹 빠져 버렸다. 지금은 한국에 살며 영어로 된 좋은 책을 한국어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착한 강아지 밥과 심술쟁이 도둑 랍》,《나는 누구예요?》,《나는 여기 있어요》,《부끄럼쟁이 그레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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