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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을 위한 사회적 아나키스트 이야기

박홍규 지음
틈새의시간

2022년 11월 11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11월 1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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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1.06MB)
ISBN 9791197878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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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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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은 갈등과 혼란 끝에 ‘민주의 이름으로’ 겨우 직선제를 얻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고작해야’ 그것이 전부였다. 게다가 그 선거의 잣대란 것도 ‘누가 나를 더 부자로 만들어줄까?’에 달려 있다. 부자가 되는, 부자를 위한 민주주의라니, 이것은 가짜다. 그렇다면 진짜 민주주의도 있을까? 권력이나 자본 같은 불평등하고 강제된 권위에 지배당하지 않는 사회, 능력과 수단을 함께 나누며 각자의 필요에 따라 모든 것을 사용하는 사회, 자연 속에 어우러져 만인이 자유롭게 자치하는 사회라면 어떨까, 그런 곳이야말로 민주주의가 꽃핀 사회가 아닐까?
사실 선거나 정치를 통해 바뀌는 것은 권력 교체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각국의 상황을 보라. 과학문명의 정점을 찍고 있는 21세기에도 사람들은 더 강한 힘을 갖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독재를 용인하며, 공권력을 동원해 민의를 말살한다. 여기 어디에 자유의 확대와 평등의 확산이 있는가? 가정도 학교도 회사도 여전히 권위주의가 지배하고, 문화마저 양극화되어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만 누리는 실정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 이 모두가 지배계급인 극소수 엘리트에게 집중되어 있고, 나머지 대다수는 생존에 허덕일 뿐이다. 전 세계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역사는 그런 사람들만 살았던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이 책에서 소개하는 ‘사회적 아나키스트’들이 바로 그들이다. 사회적 아나키스트는 사회를 중시하는 아나키스트로 “개인의 자유는 사회적 연대와 상호협력을 통해 꽃피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고전적 아나키즘의 흐름을 따른 사람들을 총칭한다.
개인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사회란 어떤 종류의 권력이든 그것에 저항할 수 있도록 용납하는 사회다. 그런데 그런 사회는 기성세대가 만들 수 없다. 젊은이들이 만들어가야 한다. 기성세대는 그런 권위와 권력을 해체한 자유로운 사회를 원하지 않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만 젊은이들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젊은이들 스스로 싸워 이겨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여성이나 장애인 같은 약자를 짓밟고 능력을 인정받겠다는 이기적인 욕망을 품어서는 안 된다. 개인의 자율성을 한껏 발휘하되 불의의 권력에 맞서서 사회적 정의와 공정을 실현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이 말하는 사회적 아나키즘의 핵심이다.
저자의 말
들어가는 말_사회적 아나키스트란 누구인가
한국은 부자유·불평등의 나라다 / 사회적 아나키즘이란 무엇인가 / 개인적 아나키즘과 사회적 아나키즘은 다르다 / 이 책에서 말하는 사회적 아나키즘 / 사회적 아나키즘의 종류
1장 하워드 진_사회적 아나키스트 역사가
하워드 진은 사회적 아나키스트다 / 하워드 진은 누구인가 / 「미국민중사」 / 「마르크스 뉴욕에 가다」 / 「엠마」
2장 윌리엄 고드윈_사회적 아나키즘의 아버지
영화 속의 고드윈 / 근대 아나키즘 탄생의 물꼬를 트다 / 고드윈의 선구적 아나키즘 교육론 / 고드윈의 철학 이해하기 / 「정치적 정의」로 살펴본 고드윈의 정치이론 / 역사는 고드윈을 어떤 인물로 기억할까
3장 피에르-조지프 프루동_상호주의의 사회적 아나키스트
프루동은 프티부르주아가 아니다 / 빈민의 아들 프루동 / 「재산이란 무엇인가?」 / 마르크스와 갈등을 빚다 / 프루동의 정치활동 / 프루동에 대한 평가와 영향 톺아보기
4장 미하일 바쿠닌_집산주의 사회적 아나키스트
바쿠닌은 혁명적 아나키스트다 / 파괴의 욕구가 곧 창조의 욕구라니, 대체 무슨 뜻일까 / 인간과 자연에 대한 바쿠닌의 생각 / 바쿠닌의 사회철학이 다루는 자유와 권위의 문제 / 국가를 비판하다 / 바쿠닌의 자유사회란 무엇일까 / 바쿠닌에 대한 평가와 영향
5장 표트르 크로포트킨_코뮌주의의 사회적 아나키스트
크로포트킨은 기후변화 연구의 선구자다 / 크로포트킨의 삶 / 「빵의 쟁취」 / 교육과 감옥을 개혁하라 / 「상호협력」 / 크로포트킨은 삼자주의에 입각한 아나키스트다
6장 윌리엄 모리스_자유·자치·자연의 사회적 아나키스트
왜 모리스인가 / 삶을 예술처럼, 세상을 예술처럼 / 모리스의 비전, 모리스의 아나키즘
7장 조르주 소렐_아나코 생디칼리즘 이론가
소렐은 아나키스트일까 / 소렐의 삶과 사상 / 소렐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8장 에리코 말라테스타_사회적 아나키스트 혁명가
이탈리아 아나키즘과 말라테스타 /형용사 없는 아나키즘을 주장하다 / 러시아 혁명 이후의 말라테스타 / 말라테스타, 혁명을 꿈꾸다 / 20세기 이탈리아의 아나키즘 운동
9장 엠마 골드만_혁명적 페미 아나키스트
왜 골드만인가 / 엠마 골드만, 아나키스트가 되다 / 사랑과 혁명 / 러시아와 스페인에서 / 골드만의 개인-사회 철학 / 골드만, 좌우 모두를 비판하다 / 골드만의 페미니즘
10장 놈 촘스키_21세기 사회적 아나키스트
촘스키는 아나키스트일까 / 유연한 아나키즘 / 촘스키 삶의 평범성 / 촘스키의 아나키즘 / 미디어 통제와 교육 통제를 비판하다
맺음말_사회적 아나키스트라면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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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아나키즘에 대한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공산주의나 마르크스주의는 진정한 사회주의가 아니라고 비판하는 부분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마르크스가 본래는 사회적 아나키스트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르크스는 러시아나 중국이나 북한이나 쿠바식의 전체주의적이고 국가주의적인 공산주의를 주장하지 않았거든요. 이런 맥락에서는 현실공산주의가 사회주의가 아니라고 하는 비판도 가능하겠죠? 그리고 그 대안은 전체주의나 권위주의나 국가주의에 반대하는 사회적 아나키즘입니다. 넓은 의미에서 그런 사회적 아나키즘을 주장한 사람으로 로자 룩셈부르크나 안토니오 그람시도 포함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사회적 아나키즘이야말로 진정한 사회주의입니다. 그리고 이야말로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것이지요. 자본주의가 ‘지배와 착취’를 기본으로 하는 새로운 노예제도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아나키즘은 봉건주의에도 반대하고 소비에트형이든 북경형이든 평양형이든 쿠바형이든 모든 국가주의에도 반대합니다. 진정한 사회주의는 ‘자기 노동의 과실을 도둑맞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노동의 수단을 소유하는 것’이라
고 생각하니까요. 따라서 프루동은 사업의 소유물을 전면적으로 공유하는 노동자협동조합을 지지했습니다. 노동자가 경영에 참여함으로써 모든 게 노동자의 소유로 되기 때문이죠. 이처럼 참된 사회주의자는 자본에 의한 노동의 착취를 끝낼 뿐 아니라 생산자가 생산물을 소유하고 관리하는 사회를 추구합니다. 그리고 참된 사회주의자인 아나키스트는 자본주의를 거부합니다. 자본주의는 착취적인 동시에 권위주의적이기 때문입
니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에서는 노동자가 생산과정 중에 자신을 통치하지 못하고, 자기 노동의 산물을 관리하지도 못합니다._〈이 책에서 말하는 사회적 아나키즘〉

프루동에 의하면 사유재산권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하나는 타인의 근면과 노동을 약탈하는 것으로서 이자, 이윤, 지대, 임대료 등의 불로소득의 원천이고, 다른 하나는 외부로부터 또는 위로부터의 권력에 대하여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후자는 로크 등이 재산을 인간 자유의 기본적 조건으로 본 것과 일치하는데, 프루동은 이 점에서 생산수단을 공유하려는 사회주의 내지 공산주의에 반대했습니다. 동시에 프루동은 모든 인간이 공정의 원리에 따라 사유재산을 갖는 권리를 부여받으며, 일부의 인간이 타인을 착취하기 위하여 재산권을 독점하는 것은 정의에 반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그는 사유재산의 착취적 측면(강한 자가 약한 자를 착취한다)을 공격함과 동시에 사유재산의 자유적 측면을 옹호하
고 공유재산제 역시 불평등하다(약한 자가 강한 자를 착취한다)고 공격했습니다.
이처럼 프루동은 자본가뿐만 아니라 그의 당대 사회주의자들에게도 동시에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극단적인 공산주의를 억압적이고 비열하다고 공격했는데요.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 자신의 일을 선택하고 싶어 하는데, 공산주의 체제는 ‘개인은 전적으로 집단에 종속되어 있다’는 원칙에서 출발하므로 평등의 원칙과 양심의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보았던 것입니다. 프루동은 또 사회가 자본과 통치 또는 공산주의 국가 없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는 권위가 자신의 지적 발달에 반비례한다고 확신한 그는 자신이 꿈꾸는 사회에서는 힘과 교활함이 정의의 영향력에 의해 제한되다가 마침내 평등의 승리와 함께 사라질 것이라고 결론짓습니다._〈재산이란 무엇인가, 프루동〉

저는 아나키스트를 ‘만년 청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늘 원칙에 충실하고 철저했으며 타협을 거부했어요. 지식인으로서 열정적으로 사상적 대결을 펼쳤으며 평생을 두고 자신이 지키고자 한 원칙에 따라 집요하게 투쟁했습니다. 진지한 정신적 고투, 이상을 위한 외로운 결단에 몸을 바쳤습니다. 바쿠닌은 이것을 온몸으로 보여준 가장 순수한 원형이었습니다. 그 어떤 아나키스트보다 더 아나키스트다운 아나키스트였어요.
콜(G. D. H. Cole)이 말했듯이 바쿠닌의 사상은 “자유로 시작하여 자유로 끝”납니다. 반면 마르크스는 “평등으로 시작하여 평등으로 끝”납니다. 물론 바쿠닌을 비롯한 아나키스트들도 불평등을 지적하고 소수의 지배층이 민중을 경제적으로 착취하는 것을 비판했습니다. 불평등과 착취가 자유를 침범하는 통치 권력의 압제 때문에 발생하는 ‘악’이라고 보았으니까요. 따라서 “자유를 떠나서는 어떤 선도 없고, 자유야말로 참으로 그 이름에 값하는 모든 선의 원천이며, 절대적인 조건이다. 따라서 선은 자유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며, 자유는 불가분이므로 일부라도 침범당하면 그 즉시 전체가 말살된다고 바쿠닌은 주장했는데요. 바쿠닌이 말하는 자유는 공동체 의식에 투철한 사회 구성원들이 모두, 예외 없이, 평등하게 누리는 자유입니다. 따라
서 (그가 주장하는) 자유는 고립된 것이 아니라 상호적이며 사회적인 것이에요. 개인의 자유만이 아니라 민족의 자유도 마찬가지입니다._〈바쿠닌은 혁명적 아나키스트다〉

말라테스타에게 아나키는 곧 정부가 없는 사회를 의미했어요. 정부는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그 본성상 약탈적이고 억압적이고, 그것은 또한 ‘재산 소유자’의 헌병이기 때문에, 국가를 폐지한다는 것은 곧 사유재산의 폐지를 포함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대신 그는 자발적인 결사에 대한 공감과 관심으로 단결된 개인의 자발적인 집단화를 요구했습니다. 삶은 자유로운 주도, 자유로운 계약 및 자발적인 협력에 기초하여 관리될 거라는 점, 실제 존재는 개인이라는 것, 사회 또는 집단은 개인으로 구성되어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어요. 그러고는 개인의 자유가 자발적인 연대와 이익 공동체에 대한 인식에 기초하는 한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에서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았습니다. 말라테스타는 ‘조화로운 사회, 정부와 재산이 없는 사회에서 각자는 우리가 해야 할 것을 원한다’는 격언을 ‘원하는 대로 하라’고 선언했습니다. 이 단계에서 그는 아나키스트 사회에서는 욕망과 의무 사이에 충돌이 없을 거라는 낙관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던 거예요. 그리고 이런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은 ‘혁명적 행동으로 사회적 부를 짓밟는 것’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890년대 초기에 유럽을 널리 여행한 그는 1892년에 터진 헤레스(Jerez) 농민 봉기 당시 스페인에 있었는데, 여기서 다양한 아나키즘의 공통분모를 추출하여 아나키즘의 기본원리를 확인하는 ‘형용사 없는 아나키즘’을 주장함으로써 집단주의자와 공산주의자 사이의 갈등을 완화하려고 노력했습니다._〈형용사 없는 아나키즘을 주장하다, 말라테스타〉

정부, 혁명, 교육에 대한 골드만의 주장은 변함없이 명확하고 자각적이었지만, 아나키스트 이론에 대한 가장 중요한 공헌은 페미니스트 차원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녀는 당대 여성의 지위와 조건에 크게 분개했는데, 이러한 태도로 악명이 높아져요. 특히 남녀관계에 만연한 이중 잣대를 혐오하여 자연의 충동을 폄훼하고 문화를 억압하는 ‘청교도의 위선’을 공격했습니다. 여성을 성적인 대상, 사육자, 값싼 노동력으로 취급하는 기존 시스템을 비난했고, 매춘이 여성에 대한 착취의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지만, 그것이 아니라고 해도 모든 여성은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몸을 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지요. 개인을 정치적인 것으로 치환하는 바람에 골드만은 당대 페미니스트들로부터 고립되지만, 바로 이 점 때문에 그녀는 1970년대와 1980년대 미국 페미니스트들에게 매력적으로 재발견됩니다. (…) 골드만은 무엇보다도 여성의 해방이 자신으로부터 그리고 자신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위해 첫째, 자신을 성상품이 아닌 인격체로 주장해야 하고, 둘째, 그녀의 몸에 대한 권리를 거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즉 본인이 원하지 않는 한 아이 낳기를 거부하고, 신, 국가, 사회, 남편, 가족 등을 섬겨야 한다는 이데올로기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사랑이 관습의 틀을 깨는 가장 강력한 요인인 반면, 결혼은 국가와 교회에 우리의 가장 친밀한 문제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어요. 결혼은 순전히 경제적인 합의로서 여성에게는 일종의 보험을 제공하고, 남성에게는 친절하고 아름다운 장난감을 제공할 뿐이라고 했습니다. 이로써 여성은 (남성을) 의지할 수밖에 없는 하인의 삶을 준비해야 하고, 남성은 (여성에 대한) 동산 및 부동산 모기지 권리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기 마음대로 여성을 지배하려 드는 남성의 모든 욕망을 거부할 때 여성 자신을 해방시킬 수 있고, 사랑이라는 미명에 갇힌 권리를 해방할 수 있으며, 모성에 대한 절대적인 자유를 선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_〈골드만의 페미니즘〉

왜 ‘다르게’ 생각해야 하나?
19세기 사회는 민주주의의 숙원을 선거권 확보에 두었다. 그러나 역사는 선거와 투표가 바꿀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음을 보여주었다. 오죽하면 엠마 골드만은 “선거를 통해 바뀌는 건 하나도 없”다고 이야기했을까, 왜 고드윈은 “투표란 자유의 상징이기는커녕 노예의 상징이다”라고 하면서 “애매모호함과 불명료함과 무수한 거짓말을 낳는 아비인 투표는 논쟁을 제한하고 찬반이라는 단순 공식으로 축소하여 부자연스러운 의견의 획일화를 초래할 뿐인 이성과 정의를 모욕하는 악랄한 행위”라고 탄식했을까? 선거나 정치를 통해서는 모두를 위한 자유와 모두의 평등을 이룰 수 없는 탓이다. 따라서 당시 일부 사람들은 아무리 현명한 선거라고 해도 선출자들이 권력 자체를 해체하거나 모두에게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 수는 없으므로 아예 국가나 정부를 없애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바로 아나키스트들이다. 그들은 흔히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가 개인의 의지와 결정권을 타인에게 양도하는 것으로서 아나키즘의 기본 원칙에 반대된다고 여겼다. 특히 부유층이 지배하는 자본주의를 타락한 사회의 결정판으로 보았다. 그래서 끊임없이 각자의 신념에 따라 대안과 투쟁을 제안했다.

지상의 모든 이가 평등하고 자유로운 사회
자본주의에서는 모두가 힘, 즉 돈과 권력을 숭배한다. 권력은 국가 차원에서는 국력이지만 개인 차원에서는 능력으로 포장되어 상찬된다. 이 같은 힘의 숭배는 당연히 부자유와 불평등을 포함하고 민주주의가 아닌 특권주의를 내포한다. 역사가 증거한 것들이다. 그런데 착취와 권위를 거부한, 많은 아나키스트가 이상으로 생각한 사회가 있다. ‘파리코뮌’이다. 국가나 정부가 대다수 구성원인 노동자와 농민을 위해 존재하고, 누구나 노동자나 농민이 받는 수준의 임금만을 받으며, 노동시간을 대폭 줄여 누구든 문화생활을 충분히 누리고,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모든 사람의 인권이 소중하다고 가르치는 그런 사회다. 사회적 아나키즘은 바로 이런 사회를 지향한다. 다시 말해 사회적 아나키즘이란 “개인을 무시하기는커녕 도리어 사회를 구성하는 개체이자 주체로서 개인을 당연히 중시하고, 사회를 중시하는 건강한 개인주의를 당연히 전제하며, 개인만큼이나 그 개인들로 이루어지는 사회를 중시하는” 사상이다. “남성과 여성, 지상의 모든 이들이 평등하고 자유로울 때만이 나는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 타인의 자유는 나의 자유를 부정하지도 제한하지도 않는다. 반대로 그 자유가 내 자유에 대한 확약이자 전제이다.”라고 한 바쿠닌의 말이 사회적 아나키즘을 단적으로 설명한다.

10인 10색 사회적 아나키스트
이 책은 지난 30여 년간 아나키즘 소개자로서 글을 써온 박홍규 전 영남대 교수가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하게 노동하고 쉬는 사회”를 그리며 정리한 것이다. 그는 “국가를 비롯한 모든 권력을 거부하는 아나키즘이 옳든 그르든, 권력 추구로 나날을 보내는 대한민국에 이런 안내가 모종의 자극제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더 다양한 아나키적 시도를 꿈꾸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처음 기획에서는 페인, 밀, 톨스토이, 마흐노, 부버, 란다우어, 오웰, 프롬, 게데스, 멈퍼드, 일리치, 굿맨, 간디, 두루티, 북친 등을 포함해 25명에 대해 쓰려고 했으나 그들이 이상적인 아나키 사회를 구체적으로 그리지 않았다고 하는 점을 비롯하여 몇 가지 이유로 이 책에서 제외했다. 여기서 다룬 10명의 인물은 ‘사회적 아나키스트 역사가 하워드 진’ ‘사회적 아나키즘의 아버지 윌리엄 고드윈’ ‘상호주의의 사회적 아나키스트 피에르-조지프 프루동’ ‘집산주의 사회적 아나키스트 미하일 바쿠닌’ ‘코뮌주의의 사회적 아나키스트 표트르 크로포트킨’ ‘자유·자치·자연의 사회적 아나키스트 윌리엄 모리스’ ‘아나코 생디칼리즘 이론가 조르주 소렐’ ‘사회적 아나키스트 혁명가 에리코 말라테스타’ ‘혁명적 페미 아나키스트 엠마 골드만’ ‘21세기 사회적 아나키스트 놈 촘스키’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박홍규

세계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글을 쓰는 저술가이자 노동법을 전공한 진보적인 법학자이며 인문·예술의 부활을 꿈꾸는 르네상스맨이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아내와 함께 작은농사를 지으며 자유·자연·자치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1997년 『법은 무죄인가』로 백상출판문화상을 수상했고, 2015년 『독서독인』으로 한국출판평론상을 수상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빨강머리 앤 인문학』 『카뮈와 함께 프란츠 파농 읽기』(2022 세종도서) 『미국을 까발린 영화감독 세르조 레오네』 『표트르 크로포트킨 평전』(2021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지원사업 선정작) 『비주류의 이의신청』(2021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사업 선정작) 『내 친구 톨스토이』(2014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청소년 권장도서) 『불편한 인권』(2018 세종도서) 『인문학의 거짓말』 『놈 촘스키』 『오노레 도미에』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공저, 2020 세종도서) 『수정의 야인 조지 오웰』 『카프카, 권력과 싸우다』 『에드워드 사이드』 『메트로폴리탄 게릴라 루이스 멈퍼드』 외 다수의 책을 집필했으며, 『오리엔탈리즘』 『간디 자서전』 『예술은 무엇인가』 『존스튜어트 밀 자서전』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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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레니얼을 위한 사회적 아나키스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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