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만찬회
2023년 05월 03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6월 1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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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8239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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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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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만찬회』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이 작품이 웹툰과 영상 동시 콜라보 프로젝트인 〈테이스츠 오브 호러〉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호러만찬회』를 다 보고 나서, 웹툰이나 영화를 찾아 비교해 보며 한 줄기의 이야기가 어떤 방식으로 다양하게 확장되는지 음미해 보기를 바란다. 영화는 2023년 하반기 개봉 예정이며, 웹툰은 책의 각 작품 끝에 삽입된 QR코드를 통해 카카오페이지로 이동하여 볼 수 있다.
얼룩 * 047
딩동 챌린지 * 095
네발 달린 짐승 * 169
신딸 * 229
추락 * 259
만성활력 * 283
반딧불의 산 * 321
작가의 말 * 355
비록 몸은 아팠지만,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할 수만 있다면 감기 정도는 참을 만했다.
‘정말이었어. 마몬스가 소원을 들어준 거야.’
규남은 침대 옆 탁자 위에 놓인 마몬스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그는 벌써 다음 소원을 뭐로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소원의 효력은 너무나 짧았다. 감기는 일주일 만에 나았고, 엄마의 관심은 다시 동생에게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규남은 소원이 너무 빨리 끝났다며 마몬스에게 불평했다.
그러자 마몬스는,
“그렇다면 어서 다음 소원을 빌어! 마몬스가 뭐든 다 들어줄게!”라고 말했다.
- 「헤이, 마몬스」에서
하나는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나가자마자 거실을 가득 메운 쓰레기들이 눈에 들어왔다. 모두 엄마가 어딘가에서 가져온 것들이었다. 그중에서 쓸 만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도 엄마는 그것들을 마치 보물처럼 애지중지했다.
하나는 쓰레기를 헤치고 냉장고로 향했다. 그러곤 습관적으로 냉장고 문을 열어 봤다. 깜짝 선물상자처럼 혹시라도 엄마가 먹을 것을 넣어 두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서. 하지만 그런 행복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 「얼룩」에서
어느새, 영비는 지나가는 차들 사이에 갇혀 버리고 말았다. 그러자 보라와 규영도 겁이 났는지 영비에게 포기하라고 소리쳤다.
“야! 그만해! 그러다 죽는다고!”
“영비야! 어서 안대 벗어!”
영비도 소리를 들었는지 안대를 쓴 채 뒤를 돌아봤다.
아이들은 그녀가 드디어 포기하려나 보다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비의 생각은 달랐다. 그녀는 잠깐 가만히 서 있다가, 갑자기 느닷없이 건널목 끝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 「딩동 챌린지」에서
할 수만 있다면 커닝이라도 해서 점수를 올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 저주술 중에는 시험 문제의 답이 보이게 하는 것도 있어.”
순간, 민영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해서 희정은 오싹한 기분을 느끼며 고개를 들었다.
왜 하필 지금 그 기억이 떠오른 건지는 알 수 없었다. 어쩌면 무의식적으로 계속 그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 「네발 달린 짐승」에서
식사는 늘 꼬박꼬박 준비됐고, 공용 세탁실에는 세탁기에다가 건조기까지 있어 더없이 편했습니다. 주인 여자와는 마주칠 일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는 3층에 늘 머무는 것 같았고 무척 바빠 보였습니다. 안경의 말처럼 그 여자, 그러니까 무당을 찾는 손님은 많았습니다. 건물 입구에서 3층까지 바로 통하는 계단으로 여러 사람이 오가는 모습을 저도 종종 봤죠. 딱 하나 마음에 걸리는 건 ‘시선’이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누가 절 바라보는 느낌을 계속 받았습니다. 신당빌라의 구석구석, 복도나 주방이나 화장실, 심지어 제 방에서도 보이지 않는 시선을 심심치 않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신딸」에서
홍주는 그제야 휴대폰을 귀에서 떼고 액정에 뜬 발신자를 확인했다.
신지현.
“으악!”
그 이름을 본 순간 홍주는 비명을 지르며 휴대폰을 떨어뜨렸다. 소름이 돋았다. 진정하려 해도 호흡이 거칠어지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보이지 않는 손이 목구멍 안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것 같았다. 그럴 리가 없었다. 아니, 그럴 리 없어야 했다. 지현은 1년 전 오늘 마포대교에서 뛰어내려 죽었다. 그랬는데…….
- 「추락」에서
“그런데요, 최근에 최 대표님이 뭔가 달라지거나 했나요? 유독 힘이 넘쳤다거나…….”
“그랬어요. 맞아요. 늘 피곤해하셨는데 몇 달 전부터 굉장히 활력 있어 하셨어요. 거의 맨날 야근을 했는데도 힘들다는 말 한 번 안 하셨죠. 회사가 여기저기 알려지고 안정되기 시작한 것도 그때쯤이었어요.”
“흠. 그렇군요. 그럼, 연락 부탁드립니다.”
수진은 서둘러 이너피스 콘텐츠에서 나왔다. 빨리 이 수상한 약에 대해 알고 싶었다. 국과수에 성분 분석을 의뢰한다면 분명 뭔가가 나올 것 같았다.
- 「만성활력」에서
“철아. 아버지 하는 말 잘 들어. 우리 가문은 무슨 일이 있어도 산을 지켜야 해. 그것이 우리들 운명이다. 산을 못 지키면 큰일이 나. 용맥이 뒤틀려 버리면 아무도 감당할 수가 없어.”
용맥이 뭔지는 몰랐지만 정작 내가 궁금한 건 따로 있었다.
“선산에 진짜 괴물이 살아?”
나는 조심스레 물었다. 물끄러미 나를 내려다보던 아버지는 고개를 한 번 끄덕했다.
- 「반딧불의 산」에서
[작품별 줄거리]
「헤이, 마몬스」 신진오
“녀석은 소원을 들어주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어.”
형의 집에 처음 초대받은 동생은 거실에서 오래된 AI 장난감을 발견한다. 형은 어린 시절, 자신이 갖고 놀았던 마몬스라고 소개한다. 그리고는 마몬스가 자신의 소원을 들어줬다며, 어렸을 때 일을 털어놓는다.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동생은 혼란스럽다. 늘 동경해 온 형이 빌었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내용의 소원이다. 형이 미친 걸까? 아니면 정말 장난감이 소원을 이뤄준 걸까?
「얼룩」 신진오
“김치냉장고와 맞닿은 벽에는 커다랗고 검은 얼룩이 번져 있었다.”
작고 낡은 이 집에는 쓰레기 더미가 가득하다. 엄마는 매일 음식을 구해 오겠다며 하나를 집에 가두고 나가지만, 매번 빈손이다. 엄마가 나가면, 하나는 상상 친구인 제니와 함께 그나마 먹을 만한 게 있는지 쓰레기를 뒤진다. 그러던 어느 날, 제니가 음식을 찾을 수도 있다며 엄마 몰래 뭔가를 딱 하나만 해 보자고 제안한다. 엄마가 절대로 하지 말라고 했던 그 일을….
「딩동 챌린지」 신진오
“특별한 벌칙이 무엇인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인터넷에 위험천만한 챌린지에서 우승하면 소원이 이루어지고, 실패하면 벌칙을 당한다는 괴담이 떠돈다. 친구들은 믿거나 말거나 재밌어 보인다는 이유로 딩동 챌린지에 참가한다. 그런데 친구들 사이에서 챌린지가 이어질수록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네발 달린 짐승」 신진오
“그 짐승을 잡아서 죽여. 그러곤 두 눈을 뽑아.”
최상위권 의대만 고집하는 엄마 때문에 성적 압박에 시달리는 고3 희정. 희정은 친구에게 성적을 올리는 주술이 있다는 말을 전해 듣는다. 네발 달린 짐승을 죽이고 두 눈을 뽑아서 불태우면 된다는데…. 성적이 또 떨어졌다고 호되게 혼난 희정은 결국 첫 번째 제물을 찾아 나선다.
「신딸」 전건우
“주인 여자가 자기 맘에 드는 남자만 뽑은 거라고.”
턱없이 비싼 방값에 고민하던 복학생은 학교 근처 값싼 하숙집에 면접까지 거치고 입주한다. 이후 그곳이 용한 무당이 운영하는 하숙집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시설도 좋고 집주인도 친절하여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만 가위에 눌리고, 악몽을 꾸며, 두통에 시달린다. 집주인은 누군가 저주를 건 것 같다며 도와주겠다고 하는데….
「추락」 전건우
“미안해. 지현아. 혼자 떨어지게 해서.”
끝없이 하락하는 주가. 쏟아지는 장대비. 마포대교 한가운데서 고장 난 차. 홍주가 치솟는 짜증을 겨우 억누르려는데, 갑자기 전화가 온다. 발신자는 1년 전 죽은 친구. 사실 홍주가 먼저 함께 죽자고 제안했지만, 결국 혼자 마포대교에서 떨어졌던 그 친구. 홍주는 이 전화가 불길하기만 하다.
「만성활력」 전건우
“만성활력 그거 먹고 난 후로는 사람이 달라지긴 했어요. 매일 힘이 넘치더라고요.”
형사, 수진은 쉴 틈 없는 업무와 육아에 점점 지쳐 가고, 수사 중인 연쇄 실종 사건도 뚜렷한 용의자가 나오지 않아 답답하다. 그러던 어느 날, 수진은 실종자들이 똑같은 항아리를 갖고 있던 것을 찾아낸다. 항아리 안에 들어 있는 새하얀 가루까지. 수진은 손끝에 묻은 그 가루를 무심결에 핥았다가, 난생처음으로 솟아 넘치는 에너지를 경험한다. 이거, 뭐지?
「반딧불의 산」 전건우
“다른 사람이 귀신불을 보면 홀려서 정신을 뺏길 수도 있어. 하지만 우리는 괜찮단다.”
우리 마을에는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산이 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산을 가로지르는 도로가 생긴다는 소식이 들린다. 아버지는 집안 선산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사람들이 큰 화를 입을 수 있다고 절대 반대한다. 마을 사람들에게는 그런 미신보다는 보상금과 마을 발전이 더 중요하다. 그런데 그들은 모르고 있다. 그 산에 숨겨진 소름 끼치는 비밀을.
연령대별, 호러 장르의 프레임으로 잡아낸 한국인과 한국 사회.
“우리에게는 시절마다 싸워야 할 공포가 있다.”
『호러만찬회』는 유년기부터 중년기까지 한국 사회에서 연령대별로 느낄 수 있는 여러 공포를 소재로 삼은 여덟 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버림받는 것에 관한 두려움, 친구들에게 소외될지도 모른다는 걱정, 가난에 대한 압박, 도태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 각 이야기 속 인물은 자신이 느끼는 두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무언가 욕망한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등장인물을 응원하는 마음이 더 커지기도 하지만, 극단적으로 변하는 인물을 보며 괴리감과 이질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게 책을 다 읽고 나면 질문 하나가 떠오른다.
‘현실에는 이런 사람들이 없을까?’
현대 사회에서 벼랑 끝에 몰려 인간성을 상실한 인간의 모습을 생각해 본다면, 확신할 수 없다. 현실에 사는 우리 역시 공포를 느끼고 공포를 원동력으로 살아가기에, 어쩌면 이야기 속 인물들은 제법 가까운 누군가의 삶을 은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여덟 편의 이야기를 읽어가며 한국 사회에 도사린 여러 공포를 음미해 보길 바란다. 공감하며 함께 공포를 느꼈던 이야기는 ‘나’의 삶과 어딘가 닮아 있을 수 있다. 반면,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이야기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우리 주변에 있는 누군가의 삶과 맞닿아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삶을 보듬어 보고, 다른 이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텍스티(TXTY)만의 새로운 도전의 신호탄, 『호러만찬회』.
‘같이 읽고 싶은 이야기’가 되길.
이야기 브랜드, 텍스티(TXTY)의 첫 번째 책인 『호러만찬회』의 곳곳에 텍스티만의 도전이 숨어있다. 원작 웹툰을 볼 수 있는 QR코드, 책 날개의 일부를 뜯어 책갈피로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 독서에 몰입할 수 있도록 제작한 『호러만찬회』만의 BGM까지.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고자 했다. 이 외에도 스마트폰과 비슷하게 세로가 훨씬 더 긴 판형, 점점 아래로 내려가는 쪽수 표기 등 다양한 방식의 시도로 많은 사람이 『호러만찬회』에 더 흥미를 갖고 가까이 다가올 수 있도록 했다.
『호러만찬회』의 BGM(북─음)을 제작한 최희영 작곡가는 2022 국립국악원 우면산 별밤 축제 작곡 및 연주, 국립 경주박물관 신라의 미소 전시 음악 작곡, 타악 김소라 프로젝트 ‘충돌이론’ 작곡, 뮤지컬 〈광염소나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데스노트〉,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위키드〉, 〈킹키부츠〉 등의 지휘나 연주, 뮤지컬 〈라 루미에르〉, 〈뱀파이어 아더〉, 〈붉은정원〉 등의 음악감독 등 다방면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BGM(북─음)은 독자가 독서하는 동안 온전히 그 시간에 집중해 이야기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멜로디로 구성되어 있다. 또 이와 동시에 악기, 화성, 음악 구조 등으로 『호러만찬회』만의 특색과 매력을 여실히 드러낸다. 해당 BMG(북─음)은 도서 뒷면의 QR코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어쩌면 독자는 이 BGM(북─음)을 통해서 악기나 음악적 취향을 찾을 수도 있고, 이미 알고 있던 자신의 취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도 있다.
텍스티(TXTY)가 『호러만찬회』를 세상에 내놓은 것은 이야기의 끝이 아닌 시작이며, 앞으로도 새롭고 파격적인 시도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많은 독자가 『호러만찬회』와 함께 시청각적으로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호러만찬회』를 매개로 다양한 이야기를 펼치고, 서로의 생각에 공감해 각자 갖고 있던 사회적 통념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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