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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 있어

양희은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2023년 07월 04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7월 04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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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2.29MB)
ISBN 9788901273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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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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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을 넘게 산 이가 쓴 글은 귀하다. 세월의 모진 풍상을 이겨내고, 가슴 아픈 이별도 숱하게 겪고, 죽음 앞까지 갔다가 온 이가 이렇게 말한다. “그럴 수 있어!”

『그러라 그래』로 큰 울림을 준 양희은이 더 깊은 이야기로 들고 2년 만에 돌아왔다. 양희은의 글은 특별하다. 함부로 누군가를 위로하지 않고, 섣부르게 사랑한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어느새 내린 가랑비에 완전히 젖어들 듯 그의 덤덤한 사색은 우리 안에 서글픔을 찾아 축축하게 적시며 인생의 어떤 시간들을 반추하게 만든다. 이번 책에서는 나이 들어감을 넘어 이별에 더 한발 가까이 다가선다. 자신의 이별 준비 노트를 쓰고, 가장 가까웠던 친구의 이별 전화를 받고 하늘이 더없이 맑아 통일전망대에서 개성 송악산이 보였다는 어떤 날에 목 놓아 운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이별을 겪을 때마다 가슴 한가운데가 막혀서 한강 둔치를 하염없이 걷고 봄이 겨울을 밀어내듯 슬픔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순전한 인내는 마음을 깊게 파고든다.

53년이 넘는 자신의 음악 인생을 일흔셋의 양희은 시점에서 해석해 들려주는 부분 또한 압권이다. 그의 이름 뒤에 대명사처럼 따라 붙는 데뷔곡 〈아침 이슬〉을 두고 훗날 ‘이것이 노래의 사회성이구나!’ 깨달은 수년간의 이야기는 양희은이라는 가수가 한국의 대중음악사에서 어떤 가수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더불어 선후배 여성 가수들에게 존경과 연대의 마음을 전하는 글에서는 시스터후드를 엿볼 수 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으로, 마음의 상처로, 누군가를 향한 끝 간 데 없는 미움으로, 육체의 질병으로 스무 살의 양희은처럼 깜깜한 터널을 지나는 이들에게 조언 대신 그 시기를 지나온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양희은식 위로를 보낸다. 이래라저래라보다 “그래, 나 그거 알아. 너도 그랬구나” 하는 한마디가 훨씬 힘이 세다. 하늘에서 느닷없는 똥바가지가 떨어졌고 하필 그 자리에 있어 맞은 것뿐, 그러니 “네 잘못 아니야. 고개 빳빳이 들고 다녀!”라고 양희은은 말한다. 마음이 가라앉은 날에는, 기대고 싶은 친구가 필요한 날에는 이 책을 펼쳐야 한다, 절대!
1장. 우리는 몇 번이나 더 만날 수 있을까
-행복, 얼마나 목마르게 우리가 바라는 말일까
-산다는 건 어쩌면 벌판을 홀로 헤매며 길을 찾아가는 것일까
-모여서 밥이든 걱정이든 무엇이든 나누자
-잘 가, 내 친구
-누군가의 이별 준비 노트
-떠나고 나면 다 소용없는 일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모녀 삼대, 여행을 떠나다
-얼마나 못된 딸인가? 나는!
-엄마가 딸에게
-서로의 인생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해주는 것이 인연이다
-술처럼 익어가는 인생
-힘 빼고, 욕심 내려놓고, 편안하게
-노래가 무언지 알 때쯤 노래는 나를 떠나네
-털고 솎아내야 더 찬란하게 꽃피울 수 있구나

2장. 못 다한 노래가 남아 있네
-노래에 빚이 있어
-청바지에 고무신을 신은 여가수
-고단하고 험한 길을 앞서간 선배 여성 가수들에게
-노래의 불씨가 되살아나 가수에게 돌아오다
-노래에도 운명이 있다면
-노래를 하지 않는 동안 노래를 진짜 많이 했구나
-“누부야~” 하고 부르는 정겨운 소리
-노랫말이 안 써져서 치매 검사를 받다
-목을 살살 풀면서 달래고 아껴가며
-무대가 돌아왔다
-날 좀 가르쳐줘라
-시스터후드를 노래하다
-제주에서 들은 가장 아름다운 음악
-나의 노래는 바람이다

3장. 네가 있어 참 좋다
-열두 살의 희은이를 만난 날
-나의 목욕탕 친구들
-곤쟁이젓과 대하 한 마리
-마음이 느껴지면 얘기는 끝난다
-목소리로 연결되어 있으니까
-인생 수업 24년 차입니다
-눈이 날린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에는
-마감 끝낸 그 기분, 하늘 향한 하이킥!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고 지켜준다
-그날이 그날인 게 더없이 좋은 거야
-목소리는 낮게, 구두는 가볍게

4장. 그럴 수 있어
-꽃그늘 아래에서 화전놀이
-따끈한 굴국 한 그릇
-꽉 끼는 일상들을 좌로 우로 위로 아래로 밀어내고
-많이 웃고 걸으며 셋이 함께라서
-혼자 떠나는 여행이 필요해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내 오랜 꿈은… 코미디언!
-스페인 산티아고를 가다
-석 잔에 담긴 인생의 진리
-59년 만에 아버지를 현충원에 모셨다
-내 안의 어린아이에게
-자기 자신을 용납하고 사랑하기가 어렵다면
-너는 내내 살아 있는 눈빛이어야 해
-우울해서 입맛도 없다면
-누구에게나 넘을 수 없는 장벽 하나쯤은 있다
-그럴 수 있어
-따뜻하면서도 오붓한 집중의 힘으로

사람들 사이에도 선선함이 있다면 좋겠다. 가끔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별과 별 사이가 아무리 가까워 보여도 수억 광년씩이나 떨어져 있는 먼 거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땅에서 올려다보는 별과 나의 거리는 또한 얼마나 멀고도 먼 거리인가. 별 사이처럼 사람 사이도 그럴 것이다. 그러니 사람도 사랑에 너무 목매지 말았으면…. _1장, 〈행복, 얼마나 목마르게 우리가 바라는 말일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범한 일상이 기적 같다는 요즈음, 마주치는 눈빛에는 쓸쓸한 연민이 오간다. 울컥해진 마음에 눈물이 어리며 반짝한다. 지금 네가 서 있는 자리는 편할까? _1장, 〈산다는 건 어쩌면 벌판을 홀로 헤매며 길을 찾아가는 것일까〉

타인의 평가에 숱하게 넘어지고, 흔들리고, 엉망이 되고, 또다시 일어나서 자기를 돌아보고, 남도 돌아보고, 어떤 사람이 흔들리는 것도 보고, 누군가 바로 서는 것도 보고 나서야 비로소 거리 두기가 가능해졌다. 세월이 가르쳐준 거다. 내가 잡았던 손을 놓은 게
아니라 스르르 놓아졌다. _ 1장, 〈모여서 밥이든 걱정이든 무엇이든 나누자〉

이별은 아무리 해도 익숙해지지 않아 친구가 떠난 지도 10년이 지났는데도 흉터만 남은 상처에 묵직하게 둔통이 느껴지는 날이 있다. 내 인생에 소중한 사람들을 나는 살면서 몇 번이나 더 볼 수 있을까. 우리는 몇 번이나 더 만날 수 있을까. _ 1장 〈잘 가, 내 친구〉

사람의 한계…. 그 누구도 대신 아파해줄 수도, 대신 죽어줄 수도 없는 온전히 자기만의 몫…. 곁에서 지켜보는 가족들의 안타까움…. 그 과정 속에서 인생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생각이 바뀌고 행복을 다시금 정의하고, 돈과 명예로도 살 수 없는 겸허함을 알게 되었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 버리고 정리하며 무엇이 제일 소중한지 순서를 매기게 되었단다. _ 1장, 〈떠나고 나면 다 소용없는 일〉

세상에서 가장 생명력 있는 연대는 엄마와 딸 사이, 그리고 딸과 딸 사이가 아닐까. 이 글을 읽는 모두가 후회 없이 더 많이 소통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_ 1장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한참 세월이 지난 후에야 ‘이게 노래의 사회성이구나’ 깨달아졌다. 노래는 되불러주는 이의 것이구나. 노래를 만든 사람, 처음 부른 가수의 것이 아니구나. 여러 번 굴절을 거쳐 어떤 가슴으로 불릴지는 누구도 점칠 수 없다. 그래서 세상에는 수천수만의 〈아침 이슬〉이 있을 것이다. _ 2장 〈노래에 빚이 있어〉

매스컴에서 청바지와 통기타가 반항적인 청년 문화의 상징이라고 떠들어대며 ‘청바지 여가수’니 뭐니 갖다 붙여도 그런가 보다 했다. 가난한 햇병아리 가수였던 나는 그저 뒷주머니에 빳빳한 500원짜리 한 장이 들어 있으면 족했다. _ 2장, 〈청바지에 고무신을 신은 여가수〉

워낙 남의 시선을 받아야 유지되는 직업이다 보니 때로는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험한 길 앞서간 선배 여성 가수분들. 그들이 무대 뒤에서, 일상생활에서 차별과 험한 말들을 견디며 불러온 노래들이 사람들의 외로움을 얼마나 달래주었나. _ 2장, 〈고단하고 험한 길을 앞서간 선배 여성 가수분들께〉

단단하게 잘 만든 곡은 무반주로 불러도 가슴으로 온다. 그러나 히트시키려는 욕심으로 만들어진 노래는 반주나 안무가 없을 때는 이상하게 삐걱대며, 부르기 민망하다. 노래에 사심이 있으면 누구를 매료시킬 수 없다. 노래도, 사람도, 나무도, 세월을 이겨낼 든든한 골격이 없으면 금세 시선을 돌리게 된다. _ 2장, 〈노래에도 운명이 있다면〉

나는 여성들끼리 서로 끌어주고 돌봐주는 시스터후드의 힘을 믿는다. 살면서 그 힘에 기대기도 하고 또 나름대로 나누려고 애쓰며 살았다. ‘여성이 여성의 적’이라고? 그렇지 않다. _ 2장, 〈시스터후드를 노래하다〉

내 등을 토닥여준 바람처럼 누군가에게 나의 노래가 그런 응원이 되길 바라며 나는 노래에 바람을 담는다. _ 2장, 〈나의 노래는 바람이다〉

내게는 유난히 많은 걸 나눈 세 명의 친구가 있다. 우리는 열일곱, 열아홉에 만나 가까웠던 만큼 상처를 주고받기도 했지만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사이다. 비록 서로 살기 바빠서 어린 날처럼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어쩌다 친구가 던진 말 한마디는 내 마음을 깊게 울리며 지나간다. _ 3장, 〈그리운 친구에게〉

결국 남는 건 마음을 나눈 기억이다. 마음과 마음이 닿았던 순간의 기억이 우리를 일으키고 응원하고 지지하고 살맛나게 한다. _ 3장,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에는〉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역시 나를 사랑하고 지켜준다. 힘들지만 도움을 청하면 다시 안전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어떤 상황에서건 내 편이 있다는 믿음이 하루하루 살아내는 큰 힘이 된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_3장,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고 지켜준다〉

라디오에서 매일 말을 하는 게 직업이라 가끔 혼자만의 동굴이 절실하다. 말없이 적막하게 있는 게 내게는 쉼이다. 남편하고 같이 다니는 것도 좋지만, 혼자 있는 시간도 필요해서 언젠가 ‘혼자 여행’을 선언한 뒤로는 나의 월례 행사가 되었다. _ 4장, 〈혼자 떠나는 여행이 필요해〉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면 내 안에 있는 그 어린아이와 다시 마주하게 된다. 어떤 아픔인지 너무 잘 알기에 그냥 입을 다문다. 위로의 말을 덧붙일 필요도 없다. ‘그래, 나 그거 알아. 너도 그랬구나’ 하면 그만이다. 그러면 희한하게 같은 아픔끼리 같은 값을 지워버리고 아픔이 잦아든다. _ 4장, 〈내 안의 어린아이에게〉

내려갈 대로 내려가서 바닥을 쳐야 올라온다는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을 구박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미워한다고 치자. 그렇다면 언젠가 미움의 바닥을 찍겠지. 그러다가 어느 날 기어이 올라오고야 말겠지. 그게 순리다. _ 4장, 〈자기 자신을 용납하고 사랑하기가 어렵다면〉

하물며 친구도, 사랑도, 일도, 가족도 다 저 사느라 그랬겠지. 상처 주고 싶어서 줬던 사람이 있었을까. 자기 속도 꼬이고, 궁지에 몰리니 그랬겠지. 그런 상황이었다면 나 역시 그랬겠지. 이렇게 생각하고 나면 왠지 마음이 편해져 사람에게 치여 힘들어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이랍시고 “그럴 수 있어”라고 말해주었던 것 같다. _ 4장, 〈그럴 수 있어〉

“다 괜찮아. 우울해할 것 없어!”

우울할 땐 한입 가득 쌈을 싸 먹고,
내 자신이 싫을 땐 바닥까지 내려가보고,
남이 미울 땐 ‘걔도 오죽하면 그랬을까?’ 생각해보고,
양희은이 전하는 선선한 위로, 넉넉한 포옹이 2년 만에 돌아왔다!

70년을 넘게 산 이가 쓴 글은 귀하다. 세월의 모진 풍상을 이겨내고, 가슴 아픈 이별도 숱하게 겪고, 죽음 앞까지 갔다가 온 이가 이렇게 말한다. “그럴 수 있어!” 양희은의 글은 특별하다. 함부로 누군가를 위로하지 않고, 섣부르게 사랑한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어느새 내린 가랑비에 완전히 젖어들 듯 그의 덤덤한 사색은 우리 안에 서글픔을 찾아 축축하게 적시며 인생의 어떤 시간들을 반추하게 만든다. 사람마다 집집마다 금이 가고 깨진 유리 조각을 다 가지고 있고, 누구나 상처 입은 어린아이를 안고 살아간다. 양희은은 책에서 자신의 조각을 여과 없이 꺼내 보이며 이제 같이 웃자고 손을 내민다.

“괜찮아. 그러라 그래. 그럴 수 있어!” (240쪽)

“나 대단한 만큼 누구나 대단하다. 짊어진 삶의 무게도 죽고플 만큼 무겁다. 어쩌면 우리는 그렇게 저렇게 어슷비슷하기에 당신 옆에 하냥마냥 앉아 있겠다.” (프롤로그 중에서)

이번 책에서는 나이 들어감을 넘어 이별에 더 한발 가까이 다가선다. 자신의 이별 준비 노트를 쓰고, 가장 가까웠던 친구의 이별 전화를 받고 하늘이 더없이 맑아 통일전망대에서 개성 송악산이 보였다는 어떤 날에 목 놓아 운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내가 너 많이 미워했다. 그만큼 좋아했으니까”라는 마지막 인사와 함께. 이별을 겪을 때마다 가슴 한가운데가 막혀서 한강 둔치를 하염없이 걷고 봄이 겨울을 밀어내듯 슬픔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순전한 인내는 마음을 깊게 파고든다.

“이별은 아무리 해도 익숙해지지 않아 친구가 떠난 지도 10년이 지났는데도 흉터만 남은 상처에 묵직하게 둔통이 느껴지는 날이 있다. 내 인생에 소중한 사람들을 나는 살면서 몇 번이나 더 볼 수 있을까. 우리는 몇 번이나 더 만날 수 있을까.” (31쪽)

“뭐가 그리도 사는 게 고달프고 시간 내기가 어려웠었나. 내일이면 늦는데.” (49쪽)

“이 버거운 노래 빚을 어찌 다 갚을까.
가슴 한쪽에 빚을 잔뜩 걸머지고 사는 사람이 되었다.”
못 다한 노래가 남은 53년 차 가수의 진솔한 이야기!

53년 넘게 노래를 해온 가수 양희은. 무대에 서면 1971년 〈아침 이슬〉로 데뷔했을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떨린다고 고백한다. 날이면 날마다 무대에 서서 노래할 때는 어디서나 쉽게 노래가 나왔지만, 드문드문 일이 있을 땐 도리어 가사를 잊을까 봐 한밤중에 깨어 노랫말을 읊조리는 불안에 시달린다. 그만큼 노래는 그에게 영원한 숙제이자 갈망이다. 무대 공포증을 이겨내기 위해 수백 번의 연습을 하고, 성대에 문제가 있어 목을 살살 달래고 풀어주고 아껴가며 살아가고, 과거의 히트송을 부르는 가수가 아니라 동시대 가수로 살아가기 위해 도전과 시도를 멈추지 않는 무대 뒤의 삶. 우리가 다 알지 못했던 가수 양희은의 삶은 심심한 듯 보여도 영리하고 진솔했다.

“노래는 결국 마음을 전달하는 이야기 아닌가. 내 마음에 들어오는 이야기를 노래할 뿐이다. 노래에 대한 나의 태도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변함이 없다. 또 하나, 그 밥에 그 나물 같은 노래는 싫다. 70년대 노래를 되풀이하며 추억을 파먹는 것도 너무 싫다!” (114쪽)

양희은의 이름 뒤에 대명사처럼 따라 붙는 데뷔곡 〈아침 이슬〉을 지금의 시점에서 해석해 들려주는 부분은 책의 정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래가 여러 번의 굴곡을 거쳐서 어떤 가슴으로 불릴지는 누구도 점칠 수 없으며, ‘이것이 노래의 사회성이구나!’ 깨달은 수년간의 이야기는 양희은이라는 가수가 한국의 대중음악사에서 어떤 가수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더불어 그간 인터뷰에서도 밝히지 않았던 후배 여성 가수의 노래 리메이크 작업기와 선배 여성 가수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하는 글에서는 시스터후드를 엿볼 수 있기도 하다. 쉼 없이 부는 바람처럼 멈추지 않는 가수로 기억되길 원하는 그의 바람대로 양희은의 음악 인생은 현재 진행 중이다.

“나는 여성들끼리 서로 끌어주고 돌봐주는 시스터후드의 힘을 믿는다. 살면서 그 힘에 기대기도 하고 또 나름대로 나누려고 애쓰며 살았다. ‘여성이 여성의 적’이라고? 그렇지 않다.” (120쪽)

“행복, 얼마나 목마르게 우리가 바르는 말일까!”
설명 없이 나를 알아주는 친구,
집 앞 공원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
나 홀로 떠난 당일치기 여행,
따끈한 국밥 한 그릇에 행복이 있다!

곤쟁이젓이라는 게 있다. 얼마나 작은지 젓갈을 담그면 몸이 다 녹아 삭아버리고 까만 눈알들만 점처럼 남는다. 양희은은 수만 마리의 곤쟁이들처럼 알음알음이 많은 것보다 한 마리의 대하가 낫다고 말한다. 자신을 설명 없이 알아주는 한두 사람과 모여서 밥이든 걱정이든 무엇이든 나누며 사는 것, 이것이 그가 찾은 행복이다.

언뜻 가수로, 방송인으로 화려하고 편안한 삶을 살 것 같지만 일과 돌봄의 책무에 지쳐 홀로 가까운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 지하 식품관 복도에 멍하니 앉아 있다가 돌아온다는 이야기는 허를 찌른다. 텔레비전 화면 너머의 양희은은 그렇게 우리와 어슷비슷하게 살아가고 있다.

“점심을 먹고, 편의점에서 생수, 과일 조각을 사다가 간단하게 요기하고, 말없이 걸었다. 유명 백화점 지하 식품관을 구경하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지하 식품 매장을 두루 구경하고, 동관과 서관을 연결하는 긴 복도에 앉는다. 자리를 잡고 앉아 나처럼 쉬고 있는 노인들을 관찰하는 것도 재밌다.” (202쪽)

책 말미에 경제적 어려움으로, 마음의 상처로, 누군가를 향한 끝 간 데 없는 미움으로, 육체의 질병으로 스무 살의 양희은처럼 깜깜한 터널을 지나는 이들에게 조언 대신 자신이 그 시기를 지나온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양희은식 위로를 보낸다. 이래라저래라보다 “그래, 나 그거 알아. 너도 그랬구나” 하는 한마디가 훨씬 힘이 세다. 하늘에서 느닷없는 똥바가지가 떨어졌고 하필 그 자리에 있어 맞은 것뿐, 그러니 “네 잘못 아니야. 고개 빳빳이 들고 다녀!”라고 양희은은 말한다. 이런 고민이 있다면 이 책을 놓쳐서는 안 된다, 절대!

-내 안의 어린아이를 데리고 살아가는 법
-자기 자신을 용납하고 사랑하기가 어렵다면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우울해서 입맛도 없다면
-넘을 수 없는 장벽 앞에 서 있다면
-“그럴 수 있어”가 안 된다면

[추천사]
‘노래란 무엇일까?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 선배란 칠흑 같은 어둠 속 앞선 저 어딘가에서 “괜찮아. 이쪽으로 와”라고 이야기해주는 존재라고 들었다. 그쪽을 향하며 넘어지고 나뒹굴며 길을 찾아야 하는 건 내 몫이지만 저편에서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올곧고 선명하고 순수하고 따뜻하다. _성시경(가수)

“그러라 그래”에서 “그럴 수 있어”로 이어지는 선생님 특유의 ‘그러려니 미학’은 단순히 ‘무뎌짐’이 아닌 ‘적응’과 ‘이해’에서 시작된 거라고 책을 읽는 내내 생각했다. 무언가 잃어버린 것 같은 마음일 때, 하루하루가 힘에 부칠 때, 길잡이보단 길동무가 필요할 때, 지침서보단 엄마의 일기장 같은 소소한 무언가가 필요할 때 다들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_잔나비 최정훈(가수)

추천사를 쓰라고 해서 보내준 원고를 아무 생각 없이 집어 들고 읽기 시작하다가 나도 모르게 좀 울었어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러고 나니 또 기분이 한결 괜찮아졌고요. 속상해서 찾아가면, 뜨끈한 집밥을 챙겨주던 언니의 밥상 같은 책이네요. 생각할수록 기운 나는 말이에요. “그럴 수 있어!” _박미선(코미디언)

이 책은 오랜 세월 비바람 풍상을 잘 이겨낸, 허나 아직도 해마다 연둣빛 새순을 피워내는 그녀의 삶을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다. 무명 시절 통기타 가수의 풋풋함과 약병을 달고 사는 노년까지도 넉넉하게 품고 솔직하게 풀어내는 그녀의 글을 읽다 보면, 청춘도 아름답게 다가오지만 나이 듦 또한 그다지 두렵지 않아진다. 그럴 수 있지, 싶다. _서명숙(작가, (사)제주올레 이사장)

작가정보

저자(글) 양희은

세대와 장르를 뛰어넘는 53년 차 가수. MBC 라디오 〈여성시대〉를 24년째 지키고 있는 라디오

DJ이기도 하다. 쓴 책으로는 『그러라 그래』 『양희은이 차리는 시골밥상』 『엄마가 딸에게(공저)』가 있다.
꽃과 나무를 사랑하고, 혼자 떠나는 여행을 즐기며, 이른 아침 사람 없는 대중목욕탕에 가는 것이 기쁨이다. 이웃들과 자연스럽게 섞여 있어야 살아 있는 노래가 나온다고 믿는다. 자신이 부르는 노래와 삶이 다르지 않은 가수, 보이지 않지만 쉼 없이 부는 바람처럼 머무르지 않는 가수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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