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위의 시대
2023년 07월 14일 출간
종이책 : 2020년 01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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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69055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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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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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위의 시대』는 조선에서 일본으로 팔려 간 사다코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일본으로 팔려 간 조선 아이 사다코, 억울하게 죽은 농민의 아들 방억수, 빌붙을 자리를 찾아 헤매는 박치근, 현감의 첩실이었던 떠도는 수련.
『공위의 시대』는 부모와 자식과 동기(同氣)로, 얽히고설킨 한 민족의 비극을 담아낸다.
공위의 시대
옥호루 1895.10.8
풍도 1894.7.25
수련
극劇
가이군지
파천 1896.2.11
사다코의 경우
보충 설명
주요 사건
주한 일본 공사
작가의 말
96쪽
임금을 만나게 되는 날, 방억수는 임금에게 죽을 것이었다. 임금에게 죽어서 아비의 원통함을 달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지만, 관에서 말한 아비의 죄가 죽어야 되는 죄인지 임금에게 물은 후 죽어도 죽어야 했다.
임금이 죽을 죄라고 말하면 임금을 죽이고 죽을 것이었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임금에게 물은 죄로 방억수는 죽을 것이었다.
181~182쪽
석류꽃 하나, 어미의 옆구리에 핀다. 어미의 눈에 고인 눈물이 말라간다. 어미는 손을 휘휘 내젓는다. 나를 보낸다. 멀리, 아주 멀리 가라 한다. 눈이 맵고 눈물이 범벅된다. 목덜미가 뜨겁다. 사방이 석류꽃이다. 치명적으로 붉다.
고개를 돌린다. 거기에 동생이 울고 있다. 수탉의 벼슬이 타오른다. 뱀의 붉은 혀가 동생의 목을 핥는다.
191쪽
박치근은 일본을 오가고, 조선팔도를 종횡하며 그때그때 이것저것 하면서 밥을 벌어먹었다. 그가 밥을 구하는 방법은 비루했으나, 입 속으로 들어가는 밥은 다 같은 밥일 뿐이었다. 그는 밥의 작동 원리를 소싯적부터 알았다.
200쪽
사다코는 중전의 거만함과 의뭉함을 정면으로 쳐다보지 않았고 예의바른 웃음으로 머리를 숙였다. 중전은 일본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면서도 사다코를 통해 일본의 사정을 살피는 것이 나쁘지 않을 듯하여 사다코의 궐 출입을 허락했다.
실권은 없고 이름뿐인 군주,
공위空位의 시대時代
1895년 8월 20일, 일본은 경복궁을 기습하여 고종의 왕후인 중전 민씨를 참혹하게 살해하였다. 사건 직후, 일본 측은 철저하게 자료를 인멸하고 근대사를 날조한다. 일본은 왜 명성 황후를 시해했을까.
청국, 러시아, 일본이 뒤엉킨 조선에서 각 나라는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야 했다. 청국은 자국의 안전을 위해 조선이 타국에 지배되기를 거부했으며 러시아는 동아시아로의 진출로 만주와 한반도의 안정이 필요했다. 그러나 일본은 대외침략정책의 제1목표가 조선이었다. 조선 침략을 치밀하게 준비해온 일본은 동학농민운동을 활용한다. 농학농민운동은 탐관오리의 가렴주구에 시달린 농민층의 분노가 폭발하여 일어났으나 정부군과 일본군에게 패배하여 해산하게 된다.
조선에 점차 다가가는 일본을 보며 관망하던 러시아는 일본이 시베리아횡단철도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일본을 견제한다. 주한러시아공사 베베르는 일본을 만주 지역에서 축출하려했고 왕후 민씨는 주한일본공사 이노우에로부터 벗어나 고종의 권력을 복구하려 했다. 왕후 민씨와 러시아와의 관계를 일본은 우려했다.
일본은 러시아를 상대하지 않고 조선 문제를 손쉽게 해결하는 방법으로 러시아와의 연결고리인 왕후를 제거했다. 을미사변으로 신변이 위태롭게 된 고종은 이듬해 2월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한다. 『공위의 시대』는 실권이 없던 왕, 굶주린 백성이 일으킨 동학농민운동, 일본과 러시아로 혼란했던 한반도를 각각의 인물을 통해서 실감나게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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