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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나를 못 믿는 걸까?

황소자리

2023년 06월 30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6월 2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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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6.10MB)
ISBN 9791191290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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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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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은 배우 조디 포스터에게 돌아갔다. 영화 〈피고인〉에서 밑바닥 인생을 사는 여자 사라를 가슴 아프게 그려내며 일찌감치 가장 유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예견된 그였지만, 이 상을 받은 직후 포스터는 한동안 불면의 밤을 보내야 했다. 자기는 이렇게 큰 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생각, 선배 메릴 스트립의 몫을 가로챘다는 죄책감, 나아가 유감스럽게도 수상자가 잘못 호명됐으니 트로피를 돌려달라며 누군가 불쑥 찾아올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그를 휘감았던 까닭이다.
‘가면증후군Imposter Syndrome’ 혹은 ‘사기꾼 현상’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면서도 끊임없이 스스로 의심하고 혹여 상찬이나 보상이 주어질라치면 머지않아 자신의 밑천이 만천하에 드러날 것이라며 불안에 떠는 현상 말이다.
《나는 왜 나를 못 믿는 걸까?(원제:Und morgen fliege ich auf)》는 가면증후군의 전모 및 치료법에 관해 말하는 책이다.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저자 미햐엘라 무티히는 가면증후군과 사기꾼 현상이 왜 생겨나고 우리 삶에서 어떤 장애요소로 작용하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한다. 나아가 오래된 본성과도 같은 이 증상에서 벗어나는 길을 심리적·실천적 차원에서 상세하게 알려준다.
독일 튀빙겐 대학교 심신상관 클리닉 수석의사로 일하면서 행동치료에 기반해 많은 이들에게 도움 준 저자는 풍부한 임상 사례에서 뽑아낸 체크리스트는 물론, 독자들이 이 책을 워크북 삼아 가면증후군이라는 지난한 미로에서 한 발 한 발 빠져나올 수 있도록 18단계에 걸친 실전연습 노트를 제공한다. 나아가 중도에 지치거나 포기하지 않도록 서로 다른 유형의 가면증후군을 겪고 있는 두 인물, 올리버와 마를라를 동반자로 끌어들인다. 독자들이 두 사람의 목소리에 감정이입하고, 때로 그들과 연대하며 각자 새로운 자기 모습을 설계해 나가도록 배려한 점은 이 책이 지닌 커다란 미덕이다.
흔히 우리는 낮은 자존감과 가면증후군을 혼동한다. 하지만 가면증후군은 열등감이나 자기 의심의 차원을 넘어서는 복잡한 현상이다. 그것은 어린 시절부터 우리 안에서 싹을 틔워 점점 정교하게 힘을 키워온 내면의 그림자와도 같다. 마를라와 올리버의 이야기는 가면증후군이 우리의 삶에 어떻게 뿌리내리고 어떤 먹이를 자양분으로 존재감을 키워 우리 삶을 쥐고 흔드는지를 잘 보여준다.
프롤로그 _ 이상한 거울 5

PART 1 성공이 문제가 될 때
1장 대체 난 뭐가 잘못된 것일까? 14
2장 여러 겹의 일그러진 거울 36
3장 가면증후군은 어떻게 생겨나는가? 62
4장 출구는 대체 어디에 있을까? 90

PART 2 미로에서 벗어나기
5장 지각을 연마하기 110
6장 내면의 비판자에게 힘을 실어주지 마라 137
7장 자기 감정의 주인 되기 164
8장 새로운 경험을 하라, 제대로! 182

PART 3 스스로를 뛰어넘어 성장하기
9장 이미 나는 어른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모두에게 잘해주려 한다 213
10장 삶의 이야기를 새롭게 쓰자 231
11장 새로운 미래를 향해 250

에필로그 258
찾아보기 260

동화 속 청년처럼 우리는 자신과 자신이 해낸 일들을 아주 보잘것없고 시시한 것으로 여긴다. 반면 실수와 약점은 어마어마하게 크게 여긴다. 우리가 스스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마법의 거울에 비친 청년의 얼굴처럼 왜곡되어 있다. 그러니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한 노릇이다. 무엇을 하든, 자신을 부족하게 여긴다. _본문 12쪽 ‘PART 1 서문’ 중에서

우리는 보통 경험과 자기 행동의 결과로부터 배운다. 행동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성공을 통한 학습’이라 부른다. 강연하는 것이 두렵지만 이런 도전에 맞서서 성공적으로 해내고 갈채를 받으면, 차츰차츰 강연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든다. 수치를 당하거나, 다른 사람들을 실망케 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불필요한 것이었음을 경험한다.
하지만 가면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다르다. 올리버도 그러하다. 그는 이미 새로운 직책을 맡은 후 여러 달 동안 팀장으로서 역할을 잘 감당했다. 사장님은 그에게 만족하며, 동료와 직원들 역시 올리버를 높이 평가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진즉 터득했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또 왜 불안은 줄어들지 않고 나날이 더해만 갈까? _16쪽 ‘대체 난 뭐가 잘못된 걸까?’ 중에서

우리의 뇌는 각자에게 의미 있는 신호를 처리한다. 위험한 상황이거나, 강한 필요가 충족되기를 원할 때는 특히 그렇다. 막 다이어트를 시작한 사람에겐 갑자기 곳곳에서 초콜릿이 눈에 띈다. 단것이 먹고 싶은데도 꾹 참고 있기 때문이다. 거미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거미를 훨씬 더 빠르게 알아본다. 내면의 사기꾼 거울에서도 이 원칙은 똑같이 작동한다. 우리는 각자에게 위험이 될 수 있는 자극들을 예민하게 먼저 감지하며, 이 과정을 통해 이미 가지고 있던 자아상은 더 강화된다. _39쪽 ‘여러 겹의 일그러진 거울’ 중에서

폴린 클랜스가 동료인 수잔 임스와 함께 사기꾼 현상을 연구하기 시작했을 때 그들은 “이처럼 왜곡된 지각이 어디서 연유하는 것일까?” 질문을 던졌다. 무엇보다 특정한 인성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여부를 규명하고자 했고, “전형적인 가면증후군 인성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가면증후군에 이르는 전형적인 인성은 없다고 해도, 가면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서 이런저런 성격적 특성을 엿볼 수 있으며, 이 성격들이 내면의 일그러진 거울을 쉽게 믿도록 해주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내향적인 사람들, 완벽주의 성향을 지닌 사람들, 신경증적 성향이 있고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 가면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_64쪽 ‘가면증후군은 어떻게 생겨나는가?’ 중에서

거울 미로에서 우리는 방향을 잃어버린다. 거울 자체가 종종 길이 없는데도 길이 있는 것처럼 속이게끔 배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신이 창조성이 있고 지능이 높은 사람이라고 해도, 지금까지 가면증후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발견하지 못한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모든 미로에는 출구가 있는 법. 심지어 여러 개의 출구가 존재할 수도 있다. 그릇된 길은 지워가며 출구를 찾기만 하면 된다. 가면증후군도 마찬가지이다. _92쪽 ‘출구는 대체 어디에 있을까?’ 중에서

마를라의 이야기: “내가 똑똑하지 않다는 게 탄로날까 봐 두려워 미칠 것 같아요.”

잡지사에서 일하는 20대 여성 마를라는 전형적인 모범생이다. 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에 언니가 공부하는 모습을 어깨너머로 보며 글자를 익히고 산수를 배웠다. 교육열이 강한 부모님은 마를라를 ‘똑순이’라고 부르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마를라는 두 가지를 배웠다. 똑똑하고 공부를 잘하면 어른들의 칭찬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정말로 똑똑한 사람은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 하지만 상급학교에 진학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는 예전과 달리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어야만 했다. 고질적인 자기 의심은 이때부터 생겨났다. 내가 그저 그런 평범한 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부모님은 얼마나 낙담하실까? 부모님을 실망케 하고 싶지 않았던 마를라는 밤잠을 줄이고 통학버스 안에서도 공부했다. 이런 습성은 사회에 나와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회사에서는 상사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과로하고 전전긍긍했다(오버두어 유형). 그렇게 해서 모두에게 인정받았지만, 잘 해내기 위해 자신이 얼마나 애쓰는지 안다면 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자신의 실체가 탄로 나는 날이 곧 오고야 말 것이라는 두려움은 점점 더 강하게 마를라를 옥죄었다.

올리버의 이야기: “누군가를 기쁘게 하는 것이 제 인생의 목표가 되었어요.”

올리버는 서른여섯 살의 나이에 회사 인사팀장으로 고속승진할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벌써 몇 달째 자신이 과분한 중책을 덥석 받아들인 게 아닌지 자책하고 있다. “제가 네 살 때 아버지가 가족을 버렸어요.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직후 엄마가 침대에 쓰러져 숨을 몰아쉬며 울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해요.” 어린 올리버는 엄마마저 집을 나가버릴까 봐 공포에 사로잡혔다. “그때부터예요. 엄마에게 버림받지 않기 위해,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려 죽을힘을 다했어요.” 이제 그는 주변 동료와 상사를 기쁘게 하고자 발버둥 친다. 사내 프레젠테이션이라도 할라치면 고양이 앞의 쥐처럼 얼어붙어 며칠을 끙끙대다가 더는 미룰 수 없는 시점이 되어서야 부랴부랴 준비한다(언더두어 유형). 그렇게 진땀 흘려가면서 프레젠테이션을 마치고 나면 뒤늦게 발견한 한두 개의 빈틈, 동료의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던 자신의 모습을 돌이키며 절망감에 사로잡힌다. 사장님도 허점을 알아채셨겠지? 버벅대는 내 모습은 얼마나 우스꽝스러웠을까?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 버틸 힘조차 없을 만큼 탈진한 상태에 내몰리고 말았다.

“당신은 지금 많이 아파요. 여기서 멈춰야만 해요.”

저자는 말한다. 가면증후군은 또 하나의 일그러진 자아라고. 주로 유년기 생존전략 차원에서 생성된 이 자아는 내면의 비판자가 되어 우리를 옭아매지만, 지각과 생각과 감정과 행동 변화를 통해 얼마든지 바로잡고 치유할 수 있다고. 저자 역시 오랫동안 가면증후군에 시달렸으며, 중요한 고비 때마다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내면의 비판자를 침묵시키기 위해 이 책에서 독자들에게 권하는 행동요법을 쓰고 있노라고. 약점과 잘못만 들춰내던 시선을 바꿔 나만의 장점 찾아내기, 사랑 넘치는 동반자 곁에 두기, 빈틈을 허용한 채 일단 행동하기, 주변 사람들의 칭찬을 의심하지 말고 받아들이기…. 양치질하듯 규칙적으로 안티 가면증후군 전략을 쓰면서 자신의 삶은 여러모로 행복해졌다고.
겸손과 선량함만을 미덕으로 가르치는 세상은 우리의 행동뿐 아니라 지각과 감정 체계마저 일그러뜨리기 쉽다. 고단한 세상을 착하게 살아내느라 몸도 마음도 지쳐버린 많은 이들에게 이 책은 계절에 맞지 않는 외투처럼 껴입고 살던 가면증후군을 벗어던지도록 도와줄 탁월한 처방전이다.

작가정보

Michaela Muthig
독일의 의사이자 심리학자, 저술가이다. 일반의학과 심리학을 결합한 행동요법 치료 전문가로 튀빙겐 대학교 심신상관 클리닉의 수석의사로 일했다. 온라인 코칭과 강좌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며 주로 가면증후군과 사기꾼 현상에 빠진 사람들을 치료하고 있다. 이 책 《나는 왜 나를 믿지 못하는 걸까?(원제: Und morgen fliege ich auf)》 외에 다른 저서로 《우리 안의 작은 파괴자Der kleine Saboteur in uns》가 있다.

전 세계인의 절반 이상이 겪고 있는 가면증후군의 발생 원인부터 서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 증상들, 단계별 치료 과정에 이르기까지 상세하게 소개하는 이 책 《나는 왜 나를 믿지 못하는 걸까?》로 〈getabstract〉가 선정하는 ‘2022 BOOK AWARD’를 수상했다.

연세대학교 독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스텔라》 《더 클럽》 《삶이라는 동물원》 《안녕히 주무셨어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매일 읽는 헤르만 헤세》 《울림》 《여자와 책》 《우리에겐 과학이 필요하다》 등이 있다. 2001년 《스파게티에서 발견한 수학의 세계》로 과학기술부 인증 우수과학도서 번역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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