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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설계자

리사 크론 지음 | 홍한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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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7월 03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6월 23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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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40.57MB)
ISBN 9788960519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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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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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스토리 컨설턴트 리사 크론은 많은 작가가 “스토리가 무엇인지 모른 채 글을 쓴다”고 정곡을 찌른다. 흔히 플롯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스토리라고 오해하지만, 겉이 아닌 속을 채우는 ‘속 이야기’야말로 진짜 스토리라고 강조한다. 유명 출판사, 방송국, 할리우드 최대 영화사들을 두루 거치며 스토리 코어 설계 노하우를 쌓아 온 저자는 업계가 주목하고 독자가 반응하는 스토리 작법의 결정판으로 이 책을 썼다. 스토리의 본질을 경험으로 깨우친 잔뼈 굵은 전문가답게, 스토리에 관한 통념 중 오해를 바로잡는 것을 시작으로(1부) 어느 장르에나 적용 가능한 속 이야기 설계법을 알려 주고(2부) 실제 소설가의 아이디어가 스토리가 되어 가는 과정을 ‘스토리 장면 카드’ 작성을 통해 생생히 보여 주며 이를 적용하여 독자가 직접 글을 써 보게끔 안내한다(3부).

입소문 난 작법서들을 모조리 찾아 읽어 봐도, 좋다는 글쓰기 강의를 아무리 많이 듣고 적용해 봐도, 여전히 글이 제자리걸음이라 답답한 사람이라면 여기서 이야기하는 과정을 따라 스토리 코어를 한 층씩 쌓아나가길 권한다.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몰랐던 원고가 어느새 여러 번의 퇴고를 거친 완성 원고 못지않은 글이 되어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스토리 설계자》는 수술실에 들어온 인턴에게 어느 부분에 메스를 대야 하는지 정확히 일러 주는 고참 외과 의사 같은 책이다.(장강명 추천사)
추천의 말
들어가는 말

1부 ▶ 스토리의 본질과 오해
1장 스토리: 우리 뇌의 암호 해독기
2장 허구의 타파: 글쓰기에 관한 착각

2부 ▶ 속 이야기 설계하기
3장 만약에: 예상을 깨뜨리자
4장 누구: 어떤 이의 삶을 뒤집어 놓을 것인가?
5장 왜: 주인공이 관심을 쏟는 이유는?
6장 세계관: 세상을 바라보는 주인공의 시선
7장 원인과 결과: 인과율의 묘미
8장 언제: 주인공을 움직이게 하는 순간

3부 ▶ 내적 투쟁을 일으킬 시련의 장 설계하기
9장 도입부 쓰기: 장면 카드로 밑그림 그리기
10장 진정한 ‘아하!’ 순간: 스토리를 어디서 끝낼 것인가?
11장 밑그림 작업: 움직이는 부속품들의 추적 관리
12장 전진을 위한 후퇴: 과거를 훑어서 플롯 준비하기
13장 스토리의 논리: ‘무엇’에 일일이 ‘왜’ 깔아 주기
14장 층 쌓기 요령: 서브플롯, 스토리라인, 보조 인물
15장 글 써 나가기: 스토리는 돌고 돌면서 만들어진다

감사의 말

들어가는 말
주인공의 ‘내적 투쟁’을 소설의 ‘전깃줄’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열차 선로에는 두 가닥의 레일 옆에 전력을 공급하는 레일이 하나 더 있다. 그런 전깃줄이 있어야 열차가 움직일 수 있다. 그게 없으면 아무리 잘 만든 열차도 제자리에서 꿈쩍하지 않는다. 모든 스토리는 결국 캐릭터의 힘으로 나아간다. 로맨스, 미스터리, 액션, 역사물, 성장물, 동화 할 것 없이 마찬가지다.
사건도, 플롯도, 심지어 ‘감각적 디테일’까지도, 소설 속의 모든 요소는 전깃줄과 이어져야 비로소 의미를 갖고 독자의 감정을 움직일 수 있다. 주인공의 내적 투쟁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면 아무리 미려하게 쓰였다 한들, 아무리 겉보기에 극적이라 한들 소용없다. 스토리를 중간에 멈춰 서게 하고, 독자를 사로잡았던 마법을 깨뜨리고, 독자를 현실로 다시 튕겨 보낼 뿐이다.
출판사로부터든 독자로부터든, 원고가 외면받는 이유는 거의 하나다. 전깃줄이 없다는 것. 작가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이자 패착이다. 그런 상태에서 계속 쓰고 고치고 다듬으며 엄청난 분량의 원고 속에 사건을 수두룩이 집어넣지만, 다 소용이 없다. 독자가 보기에는 딱히 관심을 쏟을 이유가 없는, 그저 수두룩한 외적 사건일 뿐이니까. _〈본문 15쪽〉

1장 | 스토리: 우리 뇌의 암호 해독기
우리는 본능적으로 주인공의 마음속 감정을 알아내고 공감하려고 애쓰면서 주인공의 힘든 싸움을 마치 자기 일처럼 체험한다. 소설에 빠져든 독자에게 주인공의 내적 투쟁은 자신의 내적 투쟁이 되고, 주인공이 힘들게 깨달은 사실은 자신이 힘들게 깨달은 사실이 된다. 비유적으로 말해서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 《스토리텔링 애니멀》의 저자 조너선 갓셜에 따르면, 스토리를 읽는 사람의 뇌 활동을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로 살펴볼 때 ‘관찰자’가 아닌 ‘참여자’의 양상이 나타난다.
못 믿겠는가? 동네 영화관에 가서 공포영화를 하나 보라. 사력을 다해 도망가는 불쌍한 사람을 괴물이 덮치려는 순간, 고개를 뒤로 돌려 관객들을 보자. 갓셜의 말을 빌리면 다음과 같은 모습을 목격할 가능성이 높다. “관객들이 자리에서 몸을 비비 꼰다. 팔꿈치를 몸에 붙이고 무릎을 들어 올린다. 몸을 동그랗게 말아 중요한 장기를 보호하려는 자세다.” 웃음 없이는 볼 수 없는 장면이다. 분명히 다들 똑똑한 사람들일 테고 영화를 처음 보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왜, 스크린 속 상황으로부터 자기 몸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답은 이렇다. 생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자기 일처럼 ‘체험’하고 있는 것이다. 갓셜의 설명이 이어진다. “실제로 살해 공격을 받았을 때와 똑같이 반응하라고 뇌가 몸에 지시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_〈본문 28~29쪽〉

2장 | 허구의 타파: 글쓰기에 관한 착각
사실 처음에는 아무 고민 없이 막 써 내려가는 것이 아주 쉽게 느껴진다. 해방감마저 든다. 게다가 빈 종이를 멍하니 바라보는 괴로움에서 벗어나 모조리 쏟아내다 보면 기분만 좋은 게 아니라 옳게 하고 있다는 확신마저 든다. ‘아, 이게 바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가는 길이구나!’ 하는 생각에 젖기 쉽다. 그러다가 임기응변의 짜릿함이 차츰 시들해지면서, 32페이지쯤, 아니면 127페이지나 327페이지쯤 가서 뭘 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없게 된다. 3페이지밖에 못 가서 그렇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마 어떤 느낌인지 알 것이다. 앞만 보고 달려가면서 원고를 쑥쑥 생산하고 있었는데, 별안간 길을 잃은 기분이다. 마치 드넓은 황야 한복판에 서 있는 것 같고, 그다음은 어떻게 되는지, 뭐가 중요한지, 스토리가 어디로 가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당신은 생각한다. ‘다 내 잘못이야. 난 무능한 작가야. 유능한 작가라면 다음에 어떻게 되는지 저절로 알겠지. 그런데 난 아무리 헤드라이트를 비춰 봐도 깜깜한 안갯속이야.’ 그렇지 않다. 당신이 무능한 작가여서 그런 게 아니다. 당신은 스토리 만드는 법을 배우지 못했을 뿐이다. _〈본문 49~50쪽〉

초고란 아무래도 형편없기 마련일까? 아마 그럴 것이다. 그래서 더 자랑스러운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착각은 결코 금물이다. 진짜 스토리가 담겨 있는 형편없는 초고와 아무렇게나 마구 쏟아 놓은 형편없는 초고는 하늘과 땅 차이다. _〈본문 53쪽〉

3장 | 만약에: 예상을 깨뜨리자
예를 들어 당신이 전하려는 요점이 “해묵은 원한은 뜻밖의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하자. 그 요점을 확실히 전해 줄 ‘만약에’ 질문을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만약에 두 10대 남녀가 불같은 사랑에 빠졌는데 알고 보니 두 집안이 철천지원수 사이라면?” 맞다,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살짝 가져온 것이다.
이 ‘만약에’ 질문이 훌륭한 이유가 있다. 거기에 깔려 있는 놀라운 사실이 인물 자신에 관한 것이기에(“당신 성이 뭐라고요? 헉!”) 두 사람의 천진한 꿈은 필연적으로 좌절될 수밖에 없고, 갈등이 불가피하게 초래되는 가운데 둘은 세상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결국 죽음까지 불사하며) 싸울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여기서 핵심은, ‘만약에’라는 질문 속에 애당초 피할 수 없는 외적 갈등(두 집안 간의 오랜 반목)이 깔려 있어서, 필연적으로 내적 갈등(집안의 뜻을 어길 수 없지만 함께하고 싶은 열망이 너무 강함)을 불러일으키게 되어 있다는 것. 그 한 가지 문제만 놓고 봐도 이야기의 전개를 고조시킬 수 있는 방법이 무수히 많이 떠오른다. _〈본문 80~81쪽〉

4장 | 누구: 어떤 이의 삶을 뒤집어 놓을 것인가?
주인공을 두 명 두려면 유념해야 할 것이, 두 주인공의 전깃줄, 즉 내적 투쟁을 각각 드러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두 사람의 투쟁이 맞물리면서 결국에는 하나의 강력한 요점이 전해져야 한다. 물론 가능하다. 하지만 어렵고, 복잡하게 꼬이기 쉽다. 그래서일까, 주인공이 두 명, 때로는 세 명이나 네 명인 것처럼 보이는 소설이라 해도 잘 보면 거의 항상 내가 말하는 ‘핵심 주인공’이 있다. 다시 말해 스토리의 ‘진짜’ 주인공이 있어서, 독자는 은연중에 그 사람의 눈을 통해 나머지 사람들을 바라보게 된다. _〈본문 108쪽〉

5장 | 왜: 주인공이 관심을 쏟는 이유는?
당신이 주인공의 계획을 뒤엎으려면 먼저 그 계획이 뭔지도 알아야 하지만, 그게 주인공에게 ‘왜’ 중요한지를 꼭 알아야 한다는 것. 그러지 않으면 계획이 틀어졌을 때 주인공이 어떤 행동을 보일지 어떻게 알겠는가. 그러므로 우선 주인공의 최초 목표를 더 구체적으로 잡아 보겠다. 즉, 주인공이 소설에 처음 등장할 때 원하는 게 무엇이며, 어떤 잘못된 믿음에 발목이 잡혀 있는지 생각해 본다. 그런 다음은 무엇보다 중요한 질문을 고민할 차례다. 주인공은 지금 원하는 그것을 ‘왜’ 원하는가, 그리고 ‘왜’ 그놈의 잘못된 믿음에 그토록 꼼짝 못 하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겁낼 필요는 없다. 그런 정보를 캐내려면 주인공의 과거를 파고들어야 하지만, 살아온 삶을 송두리째 헤집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 생각해 본 ‘만약에’와 ‘누구’를 지도 삼아, 특정한 몇 순간만 파낼 테니까. 그리고 이때 쓸 삽은 바로, 세계 어느 언어에서나 최고로 능글맞고 뻔뻔스러운 단어인 “왜?”다. _〈본문 119~120쪽〉

6장 | 세계관: 세상을 바라보는 주인공의 시선
일전에 아주 재능이 뛰어난 젊은 작가와 작업한 적이 있다. 작가는 이후에 데뷔 소설의 선인세를 백만 달러 이상 받기도 했다. 그런데 그가 내게 찾아왔을 때는 큰 문제를 하나 안고 있었다. 자기도 모르게 주인공의 시점을 마치 카메라 렌즈처럼 간주하는 우를 범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렌즈는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을 주인공 본인에게 미치는 영향과 무관하게 수동적으로 기록할 뿐이었다. 주인공은 유능하면서 상당히 눈치가 빨랐다. 주변 사람들의 문젯거리를 줄줄 읊었지만, 자기와 직접 관계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기에 독자가 주목할 이유도 없었다. 그러니 독자는 긴박감을 느낄 것도 없고, 궁금해할 것도 없고, 가슴 졸일 것도 없었다. 비록 문장은 뛰어났으나, 소설은 막연하고 추상적이고 무료한 느낌으로 늘어지고 있었다. 그 한 가지 문제를 바로잡자 성공의 길이 열렸다. 작가는 주인공의 내적 투쟁이 무엇인지 짚어 냄으로써, 실제로 중요하고 시급한 일들에 주목하는 쪽으로 플롯을 짤 수 있었다. 늘어지던 소설이 흥미진진해지기 시작했다.
잊지 말자, 주인공이 세상을 보는 렌즈는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 그 렌즈는 항상 ‘믿음’이라는 내밀한 정보에 비추어 눈앞의 모든 것과 그에 따른 자신의 행동을 해석한다. 놀라운 사실은 그다음이다. 그 믿음은 하나하나가 다 주관적인데, 그 이유는 주인공이 자기 세상에 함몰되어 ‘실제 세상’을 보지 못해서가 아니라, 실제 세상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적어도 우리가 교육받아 알고 있는 의미의 실제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_〈본문 149~150쪽〉

7장 | 원인과 결과: 인과율의 묘미
밑그림 작업을 할 때 인과율은 무척 유용한 도구다. 깜깜한 밤을 비추는 강력한 손전등 불빛처럼, 모든 것 이면의 논리를 드러내 준다. 소설의 두 차원, 즉 내적인 스토리 차원과 외적인 플롯 차원에 모두 의외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수학적 원리이기도 하다. 내적 차원의 질문은 “주인공은 자신이 가진 믿음 또는 과거 경험으로 인해 이 상황에서 무엇을 하게 될까?”이다. 외적 차원의 질문은 “다른 인물들과 세상은 주인공의 행동에 어떻게 반응할까?”이다. 다시 말해, 인과율은 밑그림의 바탕이 될 내적 논리와 외적 논리를 모두 제공하여 매 사건이 다음 사건으로 확실히 이어지게 해 준다. _〈본문 187쪽〉

8장 | 언제: 주인공을 움직이게 하는 순간
“고통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는 말이 정말 맞다. 고통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설령 좋은 변화라 해도 변화란 힘든 것이니만큼, 이제는 당신이 주인공을 다루는 태도에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당신은 애정을 담아 주인공을 빚어 왔다. 운명의 장난으로 잘못된 믿음을 굳혀가는 모습에 공감하기도 했다. 잘못된 믿음에 이끌려 찜찜한 결정을 내렸을 때는 안됐다는 마음도 들었을 것이다. 남들이 모르는, 그의 감춰진 진짜 동기가 무엇인지 알고 있으니까. 그러나 지금부터는 마음을 모질게 먹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제 플롯을 짜서, 주인공이 가장 취약해지는 시점에 뒤통수를 쳐야 하기 때문이다. 인생이 그에게 일격을 가할 때가 된 것이다. _〈본문 212쪽〉

9장 | 도입부 쓰기: 장면 카드로 밑그림 그리기
매 장면이 그 앞뒤 장면과 맞물려서 매끄럽게 고조되는 하나의 스토리라인을 이루어야 한다면, 대형 롤 도화지라도 사서 거실에서 침실을 거쳐 주방까지 바닥에 쭉 펼쳐가면서 장면을 시간 순서대로 적어야 할까? 그렇지 않다. 그런 방법은 너무 번거롭고 구식인 데다, 수정이 어려워 유연성이 떨어지므로 플롯 짜기에 적합하지 않다. 우리가 쓸 방법은 전통적인 방법을 살짝 변형한, ‘스토리 장면 카드’라는 것이다. _〈본문 249쪽〉

10장 | 진정한 ‘아하!’ 순간: 스토리를 어디서 끝낼 것인가?
스토리텔러로서 당신이 할 일은 주인공이 무엇을 깨닫는다고 말로 일러 주는 게 아니라, 주인공에게 그 깨달음을 가져다주는 사건 속에 독자를 떨어뜨려 놓는 것이다. 작가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장면 속으로 너무 늦게 뛰어드는 것이다. 주인공이 이미 깨달음을 얻은 직후부터 장면을 시작하곤 하는데, 아닌 게 아니라 주인공은 그때부터 세상을 보는 눈이 확실히 달라져 있다. 문제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주인공이 ‘마침내’ 정신 차리고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는지 독자는 모른다는 것이다. 그걸 알고 싶어서 지금까지 기다렸는데 말이다. _〈본문 284쪽〉

11장 | 밑그림 작업: 움직이는 부속품들의 추적 관리
여기서 명심하자. 밑그림이든 소설이든, 미리 장면이나 대목, 변곡점, 플롯 구성점의 개수를 정해 놓고 만드는 게 아니다. 알다시피 스토리의 구조라는 것은 잘 만든 스토리의 부산물일 뿐이다. 구조를 밖에서부터 안으로 잡아 나갈 수는 없을뿐더러 그래서도 안 된다. 스토리는 쓰다 보면 바뀌기도 하고 커졌다 줄어들었다 계속 변모하면서 나름의 유기적 구조를 찾아가게 되어 있다. 당신이 할 일은 간단하다. 점점 변화를 주저하는 주인공에게 끊임없이 변화의 압박을 가할 플롯을 짜서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한마디로, 일을 계속 키워 나가야 한다. 심지어 폭풍이 다 지나간 것처럼 보이는 순간에도. _〈본문 310쪽〉

12장 | 전진을 위한 후퇴: 과거를 훑어서 플롯 준비하기
작가가 ‘주어진 스토리의 맥락 안에서’ 상상력을 거리낌 없이 활짝 펼치다 보면, 금맥이 드러날 뿐 아니라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곤 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플롯의 구멍을 막을 해법을 하나 찾으면, 그로 인해 구멍이 몇 개 더 생기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이런 것이다. 루퍼스가 그렇게 유명하다면, 루비는 왜 루퍼스를 알아보지 못했을까? _〈본문 339쪽〉

13장 | 스토리의 논리: ‘무엇’에 일일이 ‘왜’ 깔아 주기
주인공이 원하는 것은 ‘두 가지’라는 점을 잊지 말자. 애초에 양립할 수 없는 목표라는 것을 자신도 곧 알게 되겠지만, 그것은 바로 ‘욕구의 실현’과 ‘잘못된 믿음의 유지’다. 주인공이 욕심쟁이라거나 바보여서 그러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을 토대로 그 둘을 함께 이루는 게 가능하다고 믿어 왔는데, 이제야 불가능하다는 깨달음이 밀려오는 것이다. 그래서 혼란스러워하며 발버둥 치다가,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딴에는 가장 위험성이 낮다고 생각되는 결정일 것이다. 둘 다를 어떻게든 손에 넣든지, 아니면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목표를 이루든지. 하지만 그게 뜻대로 될 리 없다.
요컨대, 주인공을 항상 더 힘들게 해야 한다. 절대 봐주지 말자. 나쁜 일이 일어날 만하면, 일어나게 하자. 주인공이 상상 한 최악보다 더 나쁘게 만들자. 아니, 당신이 처음에 상상한 최악보다도 더 나쁘게 만들자. 한마디로, 작가는 끊임없이 주인공의 발목을 붙잡을 의무가 있음을 잊지 말자. 자기도 몰랐던 깊숙한 내면의 힘을 최대한 끌어내지 않으면 도저히 버텨 나갈 수 없게끔 만드는 것이다. _〈본문 354~355쪽〉

14장 | 층 쌓기 요령: 서브플롯, 스토리라인, 보조 인물
보조 인물을 만들 때도 주인공과 똑같은 식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인물은 나름의 목표와 동기가 있고 나름대로 깨닫는 순간이 있다. 또 나름의 변화 곡선을 그리기도 한다.
작가가 보조 인물의 목표를 알지 못하면, 그에게 목표가 있다는 사실조차 잊기 쉽다. 아무 생각 없이, 각 장면에서 플롯의 필요상 해야 할 일을 하게 만드는 데만 집중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소설이 진행됨에 따라 인물의 행동이 앞뒤가 안 맞게 된다. 행동의 기준이 될 내적 논리가 없기 때문이다. 확실히 말해 두자. 인물의 목표가 그때그때 달라서는 안 된다. 장면이 바뀌어도, 날이 바뀌어도, 방해물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단일한 목표가 소설 내내 인물의 행동을 이끌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보조 인물을 창조하고 보조 인물의 ‘목표’를 설정할 때는 주인공의 스토리 전개를 돕는다는 하나의 목적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다시 말해, 보조 인물 본인은 모를지라도 그의 존재 이유는 무엇보다 주인공의 투쟁을 돕기 위해서다. _〈본문 380~381쪽〉

15장 | 글 써 나가기: 스토리는 돌고 돌면서 만들어진다
한 가지 확실히 해 두자. 매 순간 주인공의 감정을 독자가 알아야 한다고 해서, 작가가 직접 말해 주어야 하는 건 아니다. 이를테면 “루비는 헨리 없이 살 생각을 하니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처럼 말이다. 인물의 감정을 전달하려면 기쁘다, 슬프다, 화난다, 샘난다, 서럽다,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는 말로는 안 된다. 왜냐고?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만,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다 ‘무엇’에 해당하는 말들이고, 독자가 알고 싶어 하는 것은 물론 ‘왜?’다.
중요한 점은, 감정은 대략적인 감정 유형을 언급한다고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인물이 상황을 이해하는 모습에서 풍겨 나온다는 것이다. 작가는 인물이 느끼는 감정을 독자에게 일러주어 머리로 알게 할 것이 아니라, 분투하는 인물의 입장에 직접 서게 해 주어 독자에게 그 감정을 ‘일으켜야’ 한다. 그때 독자가 느끼는 감정은 복잡미묘하고 다면적일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말로는 형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략적인 감정

“스토리는 플롯이라는 겉이 아닌 ‘속 이야기’다”
글쓰기를 방해하는 스토리에 관한 오해

미국 남부 문학의 대가 플래너리 오코너는 말했다. “스토리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직접 써 보면 모른다는 걸 알게 된다.” 언뜻 맞는 말 같지만 오코너가 놓친 게 있다. 실제로 사람들은 스토리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
대부분 스토리를 ‘플롯’이라고 생각한다. 그 결과, 복잡한 사건들로 점철된 거대한 플롯만 있고 독자를 끌어당길 만한 스토리는 없는 글이 탄생하고 만다. 더딘 퇴고와 오리무중 결말은 덤이다.
지금이라도 글쓰기를 방해하는 스토리에 관한 오해들을 바로잡고 스토리의 본질을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그래야 플롯이라는 겉모습에 숨겨진 진짜 ‘속 이야기’를 제대로 설계할 수 있으니까.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전에, 당신도 스토리에 관해 다음과 같은 오해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먼저 체크해 보자.

■ 무작정 쓰다 보면 스토리가 마법처럼 나타난다?
“글을 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마음을 비우고 자리에 앉아 무작정 쓰는 것이다.” 아마 한 번쯤은 들어 본 말일 것이다. 실제로 사람들이 가장 쉽게 실천하는 글쓰기 법칙이기도 하다. 빈 종이를 바라보던 막막함은 점차 해방감으로 바뀐다. 얽매일 게 없으니 이대로 창의성의 고삐를 확 풀어주면 흥미로운 스토리가 짜잔! 하고 나타날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몇 페이지 못 가서 길을 잃고 만다. 그 이유는 ‘맥락’이 없기 때문이다. 의미를 가늠할 수 있게 하는 ‘맥락’은 드러나지 않은 ‘과거’에서부터 시작된다. 무작정 써 나가면 시작은 좋아 보일지 몰라도 맥락 없는 마구잡이 결말에 도달할 확률이 높다. 초고는 원래 형편없다지만, 진짜 스토리가 담겨 있는 형편없는 초고와 아무렇게나 마구 쏟아 놓은 형편없는 초고는 하늘과 땅 차이다.

■ 글을 쓰기 전에 전체 플롯을 먼저 짜야 한다?
이야기의 시작부터 끝까지 작가가 모든 밑그림을 그려 놓고 글을 써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 대상이 외적인 ‘플롯’이 아닌 내적인 ‘스토리’여야만 한다. 주인공이 ‘무엇’을 했냐가 아니라 ‘왜’ 그랬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플롯부터 짜는 것은 “내가 지금부터 어떤 사람의 인생에서 진짜 힘들고 운명적인 일련의 사건들이 일어나는 이야기를 쓸 참인데,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나도 전혀 몰라”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 스토리 전개상 긴장, 갈등 요소를 넣어야 하는데 막막하다면 ‘스토리 구조 모형’ 패턴을 따르면 된다?
우리에겐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가 고민될 때 꺼내 쓰는 비장의 카드가 있다. 흔히 ‘영웅 서사 구조’로 대표되는 스토리 구조 모형이다. 그런데 이런 모형들은 영웅의 내적 투쟁을 암시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그 투쟁이 실제로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마치 남녀 공용 프리사이즈로 나온 ‘시련’이라는 틀 안에 어떤 영웅이든 집어넣으면 된다는 듯, 사건들의 순서 자체에만 주목할 뿐이다. 정확히 말하면 스토리 구조 모형이라기보다는 ‘플롯 구조 모형’에 가깝다. 틀에 맞춰 글을 쓰는 것은 형식만 있고 알맹이는 없는 글이 되기 십상이다.

■ 좋은 스토리는 아름답게 잘 쓴 글이다?
1억 부가 넘는 판매고 덕에 편집장부터 물류 창고 직원까지 연말 보너스로 5천 달러씩 받게 만든 전설의 책이 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3부작이다. 그런데 소위 대박 난 이 작품을 두고 글이 아름답다거나 잘 썼다는 평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글은 지지리도 못 썼는데,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는 반응이다. 여기엔 글의 질이 아닌 ‘뭔가’가 있는 게 틀림없다. 바로, 독자를 흠뻑 빠져들게 만드는 ‘스토리’다.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인간의 뇌는 서정적인 문체에 별로 개의치 않는다. 잘 쓴 문장이나 시적인 표현으로 독자를 매료시킬 수 있다고 믿는 것은 포장지를 선물로 착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름다운 글의 힘보다 강력한 것이 바로 ‘스토리의 힘’이다.

글쓰기의 바다를 항해하는 창작자를 위한 독자의 마음에 닻을 내리는 법

앞서 말한 스토리에 관한 오해들로 알 수 있는 사실은, 사람들은 흥미진진한 플롯, 아름다운 문장, 기발한 구조 등 ‘겉으로 보이는 것 그 자체를 스토리로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스토리의 겉이 아닌 코어, 즉 ‘속 이야기’다. 플롯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주인공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로 인해 주인공의 내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그 ‘내적 투쟁’이 잘 그려져야 한다. 아무리 잘 만든 열차도 전력을 공급하는 ‘전깃줄’이 없다면 제자리에서 꿈적하지 않는 것처럼 스토리 역시 주인공의 내적 투쟁이 없다면 독자에게 닿을 수 없다.
저자는 바로 이 ‘속 이야기’ 설계에 필요한 핵심 도구 6가지(만약에, 누구, 왜, 세계관, 원인과 결과, 언제)의 쓰임을 구체적으로 알려 준 다음, 그 도구들을 활용하여 스토리 장면 카드를 만들며 이야기의 밑그림을 그려나간다. 실제 한 작가의 사례를 통해 날 것의 아이디어가 어떻게 독자의 마음을 훔치는 스토리가 되는지 그 과정을 세세히 보여 준다. 위대한 목수는 연장을 가리지 않는 것처럼, 좋은 스토리는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장르불문 업계가 주목하고 독자가 반응하는 스토리를 쓰고 싶다면, 책에서 이야기하는 스토리 설계 도구를 익히고 적용해 보자. 다음 몇 가지를 소개한다.

스토리 코어 설계 도구 ① 만약에
어떤 ‘만약에’가 주어져도 스토리의 ‘출발점’으로 만드는 비결만약에…라면?”은 상상력을 펼치기 참 좋은 질문이다. 학교에서 글쓰기를 배울 때 많은 제시문이 이런 식이었고, 아이들은 자연스레 파란만장하고 별난 이야기가 스토리라고 주입받으며 자랐다. 이 마법의 질문은 흥미로운 스토리를 만들어 낼 무한한 가능성을 안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능성이 무한히 열려 있으면 오히려 사람은 멍해지기 쉽다. 선택지가 많을수록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는 수없이 많다. 아이들이 쓰는 이야기가, 기대했던 드라마의 결말이 걸핏하면 “모든 것이 꿈이었다”로 끝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만약에’ 질문에서 유념해야 할 것은, 연령을 불문하고 작가들이 놓치기 쉬운 기초적인 사실이 바로 모든 스토리는 어떤 ‘요점’을 전한다는 것이다. 작가는 첫 페이지를 쓰기 한참 전부터 그 요점이 무엇인지, 즉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 ‘요점’이란 주인공의 내적 투쟁을 통해 입증되는 어떤 것이며, ‘만약에’는 그 투쟁을 촉발할, 그래서 결과적으로 요점을 전할 외적 플롯에 주목하게끔 만드는 질문이어야 한다.
훌륭한 예가 있다. “만약에 두 10대 남녀가 불같은 사랑에 빠졌는데 알고 보니 두 집안이 철천지원수 사이라면?” 눈치챘겠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질문이다. 이 ‘만약에’가 훌륭한 이유는, 두 사람의 천진한 꿈이 필연적으로 좌절되어 불가피하게 갈등이 초래되는 상황에서 둘은 세상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을 지키기 위해 결국 죽음까지 불사하며 싸울 수밖에 없는 운명임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핵심은, ‘만약에’ 질문 속에 피할 수 없는 외적 갈등(두 집안 간의 오랜 반목)이 깔려 있고, 이것이 필연적으로 내적 갈등(집안의 뜻을 어길 수 없지만 함께하고 싶은 열망 또한 강함)을 불러일으키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거창하게 시작했으나 흐지부지한 마무리로 용두사미가 되지 않으려면 스토리를 통해 전하려는 구체적인 ‘요점’을 끌어낼 수 있을 만한 ‘만약에’ 질문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스토리 코어 설계 도구 ② 누구
구체적인 ‘누군가’를 ‘편애’할 필요가 있다
“첨단기술은 득도 많지만 실도 많다. 잘못되었을 때의 여파는 상상을 뛰어넘는다”는 요점을 전하려 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제 주인공의 모습을 갖추어 줄 차례다. 중요한 것은, 주인공을 추상적인 ‘아무나’가 아니라 구체적인 ‘누군가’로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 두 명의 주인공 후보가 있다.

로빈: 여성, 여섯 살 때부터 멘사 회원, 학교 수석 졸업, 의학 연구원, 연구비 지원을 못 받는 등 은근히 남자 동료들과 차별받고 있음, 자신이 개발한 해독제가 치명적인 좀비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을 수 있으리라 확신하고 대중에게 공개 전 마지막으로 온라인 실험 하나만 남은 상황.

마이크: 남성, 피닉스대학 온라인 졸업, SNS 친구 1000명, 5년 전부터 집 지하실 밖으로 나온 적이 거의 없음, 최근 거액 연봉을 받는 게임 개발자로 취직해 재택근무 중, 필요한 물건은 뭐든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저녁에는 채팅방에서 친구들과 수다 떠는 것이 일상.

이때, 인터넷이 통째로 사라진다면? 해독제가 없어서 사람들이 좀비로 변할 것이고 곧 인류 전체에 큰 재앙이 닥쳐올 게 분명한 로빈의 스토리에 비해 마이크의 스토리는 한 사람에게 닥칠 결과에만 주목하므로 훨씬 스케일이 작다. 하지만 로빈의 경우 인터넷이 사라지면 업무를 하는 데 날벼락을 맞기야 하겠지만, 첨단기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을 사는 마이크에 비하면 첨단기술이 품은 ‘양날의 검’이 구체적으로 잘 드러나지는 않는다. 주인공이 내적으로 큰 영향을 받아 타격을 입게 되는 스토리는 마이크가 주인공이었을 때 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주인공이 둘 혹은 여러 명인 경우에도 인물 각자의 전깃줄(내적 투쟁)이 있어야 하고, 그 투쟁이 맞물리면서 결국에는 하나의 강력한 요점이 전해져야 한다.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에 주인공이 여러 명처럼 보인다 해도 그 스토리의 진짜 주인공, 즉 ‘핵심 주인공’이 한 명 있기 마련이다. 작가는 이 한 명을 다른 누구보다도 편애할 필요가 있다. 독자는 그 인물의 시점에서 모든 일을 경험한다. 심지어 다른 인물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서술될 때도.
그러니 작가는 나름대로 자기만의 신념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에 관해 과거부터 소상히 알고 있어야 한다. 아마도 그 주인공은 자기가 큰 문제 없이 살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그때! 곧 작가가 개입하여 자신의 예상을 깨뜨리고, 안전지대에 머물고 있던 자신을 미지의 세상에 내던질 것이다. 그렇게 소설은 시작된다. 어떤 이의 삶을 뒤집어 놓을지 정했는가? 소설이 시작되기 바로 전날의 주인공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다면, 아직 준비가 덜 된 것이다.

스토리 코어 설계 도구 ③ 왜
‘무엇’이 아닌 ‘왜’를 파고들어라
〈참새들의 춤(Sparrows Dance)〉이라는 영화가 있다. 배관 고장으로 변기 물이 줄줄 새어 화장실 바닥이 흥건한 상황에서 배관 수리 기사가 집에 방문하며 일어나는 일을 축으로 플롯은 진행된다. 설명만 들으면 어떻게 이 내용이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사람들은 대체 이 영화를 보면서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의문이 들 법하다. ‘무엇’이 문제인지는 알겠으나 주인공에게 그 문제가 ‘왜’ 중요한지 플롯만으로는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영화의 등장인물은 한때 배우로 조금 잘나갔으나 광장공포증에 시달려 두문불출하는 젊은 여성 주인공과 배관 수리 기사, 단 두 명이다. 주인공은 오랜 시간 홀로 TV를 보며 집안에만 있다. 관계를 갈망하지만 한편으론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두렵다. 보통의 경우라면 빨리 기사를 불러 불편함을 해소하려고 하겠지만 그녀가 주저하는 이유는 낯선 사람의 방문을 허락해야 하는 그 자체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행동을 재촉하는 내면의 간절한 목표가 있고, 행동을 가로막는 선명한 두려움이 있다. 영화는 단순히 배관을 고치는 이야기가 아니라, 한 여자가 두려움을 극복하고 바깥세상으로 조심스러운 첫발을 내딛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그리고 이게 바로 스토리다.
물론 주인공이 집에 틀어박히기 전까지 많은 일이 있었겠지만, 살아온 삶을 송두리째 헤집을 필요는 없다. 작가들이 스토리를 쓸 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주인공의 이력을 일대기 적듯 세세히 적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피상적인 ‘무엇’만 가득하고 내적인 ‘왜’는 보이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앞서 이야기한 ‘만약에’와 ‘누구’를 지도 삼아, 스토리와 관련 있는 특정한 몇 순간만 파내면 된다. 그리고 이때 쓸 삽이 바로 “왜?”라는 강력한 도구다. 주인공이 무엇을 ‘왜’ 원하는지, 그게 주인공에게 ‘왜’ 의미가 있는지, 그걸 ‘왜’ 이루지 못하고 있는지를 파고들어야 한다. 모든 행동의 밑바탕에는 행동하는 ‘이유’가 깔려 있어야 한다. ‘왜’가 없다면 아무리 극적인 사건이 터져도 무용지물이다. 한편 주인공이 자신의 두려움과 정면으로 맞닥뜨려야 하는 강력하고 개인적인 ‘왜’가 깔려 있다면, 변기 고장으로 배관 수리 기사를 불러야 하는 이토록 평범한 상황도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될 수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리사 크론

Lisa Cron
세계적인 스토리 컨설턴트이자 전문 연사다. UC버클리를 졸업하고 유명 출판사 W. W. 노턴과 존 뮤어 출판사에서 근무했으며, 방송계의 러브콜을 받아 폭스TV, 미러맥스, 코트TV, 쇼타임 등에서 스토리 에디터와 선임 프로듀서로 활약했다.
이후 스토리텔링의 전쟁터인 할리우드로 넘어가, 미국 최대 영화사 워너브라더스를 비롯하여 윌리엄 모리스 에이전시, 빌리지 로드쇼 등 굵직한 영화사에서 시나리오 각색을 돕는 스토리 컨설턴트로 일했다. 또한 안젤라 리날디 문학 에이전시에서 출판 에이전트로 활동하며 수많은 작가와 협업했다. 2006년부터 〈왕좌의 게임〉 브라이언 코그먼, 〈캐리비안의 해적〉 스튜어트 베티 등 유명 각본가 및 극작가를 배출해 낸 UCLA 익스텐션 작가 프로그램의 강사로 근무 중이다.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강연을 펼치며, 작가 지망생은 물론, 광고, 비즈니스, 마케팅 분야 종사자, 크리에이터들 사이에서 최고의 스토리텔링 강사로 인정받고 있다.
《스토리 설계자》는 2016년 출간 이래 아마존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리사 크론의 역작으로, 세계적인 무대를 거치며 쌓아 온 작법 핵심 노하우가 담긴 책이다. 시대가 변하고 매체가 다양해져도 변치 않는 스토리의 본질과 함께 플롯이라는 ‘겉’이 아닌 진짜 ‘속 이야기’ 설계법을 알려 준다.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을 나와 책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쉽게 읽히면서 오래 두고 보고 싶은 책을 만들고 싶어 한다. 옮긴 책으로 《스토리만이 살길》 《어른의 문답법》 《걸어 다니는 어원 사전》 《책 좀 빌려줄래?》 《인간의 흑역사》 《진실의 흑역사》 《신의 화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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