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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치산의 딸 1

정지아 지음
필맥

2023년 06월 23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6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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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4.53MB)
ISBN 979116295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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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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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로당 소속으로 1947년부터 남한에서 비합법활동을 시작한 빨치산(구빨치)의 일원이었던 부모님의 삶을 저자가 사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실록소설이다. 1990년 실천문학사에서 세 권의 장편으로 첫선을 보였으나 출간 직후 공안당국에 의해 이적표현물로 분류돼 판금조치를 당했다. 당시 이 책을 출판한 실천문학사의 이석표 대표는 구속돼 실형을 선고받았고, 작가는 수배되어 도피생활을 했다. 이후 오랜 기간 절판상태로 있다가 2005년에 두 권으로 복간되었고, 2023년에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됐다.
복간판 서문

프롤로그 - 빨치산의 딸

제1부 조국이 부르다

1. 혼돈의 역사 / 2. 운명의 길 / 3. 5.10단선 반대투쟁 / 4. 한민족에게 총을 겨눌 수는 없다 / 5. 백운산의 봄 / 6. 지리산 호랑이 박종하 / 7. 남한 유격투쟁의 전범 9.16결투 / 8. 중앙당을 연결하라 / 9. 시련의 시기 / 10. 드디어 해방이다! / 11. 인민의 나라 / 12. 김일성 수상의 남반부 순시 / 13. 어머니의 눈물 / 14. 9.28후퇴작전, 그 짧고 무더웠던 여름 / 15. 다시 백운산으로 / 16. 곡성군당 위원장을 맡다 / 17. 빨치산 생활에 대비하다 / 18. 세계 최초의 세균전 / 19. 꿈 이야기 / 20. 공포의 네이팜탄 / 21. 지리산 파송작전 / 22. 드디어 남부군을 만나다 / 23. 곡성 해방작전 / 24. 수도사단의 대공세 / 25.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 26. 봉두산 분트 시절 / 27. 지하침투 제1호 / 28. 어쩔 수 없는 선택 / 29. 새로운 생활 / 30. 끊임없는 추적 / 31. 체포, 그리고 사형선고 / 32. 남한 사회주의자의 최후

《빨치산의 딸》은 작가가 스물다섯의 나이로 계간 〈실천문학〉에 4회에 걸쳐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내로라하는 작가라 할지라도 쉽게 쓸 수 없는 장편의 역사드라마를 어린 나이에 거침없이 써 내릴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현대사의 핏빛 소용돌이에 뛰어들어 고초를 겪은 가족의 수난사였기 때문이다. 남로당 전남도당 인민위원장이었던 아버지와 남부군 정치위원이었던 어머니를 둔 탓에 작가는 빨갱이의 자식이라는, 어린 나이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무게의 멍에에 짓눌려 어두운 성장기를 보냈다. 그러한 상황에서 사춘기의 작가가 부모님과 마음의 담을 쌓은 채 자기만의 세계로 칩거한 것은 어쩌면 가장 자연스런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철이 들고 현실과 역사에 대해 조금씩 눈을 떠가면서 작가는 순수한 대의를 위해 젊음을 바쳤지만 이루지 못하고, 사회의 냉대 속에 쓸쓸히 늙어가는 노부모를 이해하게 된다. 지아, 남로당 빨치산의 거점인 지리산과 백아산에서 따온 자신의 이름자에서부터 덧씌워진 천형을 비로소 기쁘게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빨치산의 딸》은 바로 그 화해의 접점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글에는 기교나 재주를 무색하게 하는 묵직함이 담겨있다.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나 해방을 맞지만 그 기쁨도 잠시, 조선은 곧바로 혼란에 휩싸인다. 나라는 이념에 의해 사실상 둘로 쪼개지고, 민중은 여전히 식량난에 허덕였으며, 전국적으로 총파업이 일어났다. 구례구 철도원으로 일하며 평범한 나날을 보내던 청년 정운창은 이런 혼란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깨닫기 위해서는 공부를 더 해야 한다고 여기고 누구나 돈 없이도 무상교육이 가능하다는 이북행을 감행하나 실패한다. 비록 학습의 꿈은 수포로 돌아갔지만 그는 그 과정에서 몇몇 좌익 지도자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감화되어 남조선노동당(남로당)에 가입한다. 그리고 새로운 이름 ‘유혁운’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한 여자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이옥남,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숙원이던 공부도 하지 못하고 원치 않은 종갓집 며느리가 되지만, 마음속엔 늘 남녀가 똑같이 대우받는 세상에 대한 꿈을 품고 있다. 어느 날 그녀는 태평양전쟁의 말엽에 강제징용됐다 좌익이 돼 돌아온 남편을 따라 남로당에 가입함으로써 ‘이옥자’라는 가명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다.

유혁운과 이옥자. 그들은 각자 자신의 새로운 이름으로 겪어야 할 거친 운명을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 자신들의 선택은 정당한 것이며, 그 선택에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면 그것까지도 기꺼이 감내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똑같은 선택을 하고 고통을 나눠질 수많은 동지들이 그들과 함께했다.

정부의 토벌작전으로 와해 위기에 처한 구빨치는 한국전쟁의 발발로 다시금 활기를 띠었고, 부산을 제외한 전국이 북한 인민군에게 점령되면서 그들로서는 새로운 해방을 맞는 듯했다. 그러나 50년 9월 연합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상황은 급변했다. 퇴로가 막힌 인민군이 대거 합세하면서 규모가 커진 빨치산이 후방 교란작전을 펴자 이에 큰 위협을 느낀 연합군은 전방부대를 동원해 대대적인 토벌작전을 단행한다. 결국 빨치산은 믿었던 북로(북조선노동당)의 배신과 남한 군경 합동의 거센 공격 속에서 허망한 최후를 맞는다.

《빨치산의 딸》은 모두가 평등한 세상, 민족이 하나 된 세상을 꿈꾸었던 민초들의 이야기다. 그들은 그 순수한 신념만으로 역사의 비극 속에 맨몸으로 뛰어들었고, 자신들의 꿈이 이미 좌절되었음을 알고도 묵묵히 자신의 열정과 뼈를 산줄기 마디마디에 묻었다. 문학평론가 김형수는 이 책에 대해 “통렬한 과거사가 우리의 오늘을 만들고 있음을 말해준다”고 평했다. 역사는 그들처럼 배반당한 꿈을 위해 모든 인생을 걸었던 이름 없는 민초들이 흘린 피와 눈물로 그 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은 소설의 형식을 띠기는 했지만 빨치산 활동에 직접 참여했던 인물들의 체험과 증언에 의해 철저히 뒷받침됐다. 전개되는 사건의 흐름과 지명,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물론, 사용된 단어나 구호까지 당시 빨치산들이 쓰던 대로 최대한 살렸다. 따라서 독자들은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을 넘어 한동안 그늘에 감춰져 쉬쉬 하던 우리의 과거사를 들여다보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정지아

1965년 전남 구례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그녀의 성장기에 아버지는 사상범으로 광주교도소에 수감 중이었고, 집에는 수시로 형사들이 들락거렸다. 한국사의 비극을 고스란히 끌어안은 부모님의 삶은 그녀의 삶에도 그늘을 드리웠다. 연좌제에 묶여 비틀린 성장기를 거치면서 대학생이 된 그녀는 학생운동에 참여하며 청춘을 보냈다. 졸업 후 부모님의 삶을 소설로 옮긴 《빨치산의 딸》로 세간의 화제를 모았으나, 그로 인해 몇 년간의 수배생활을 하다가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현실로 복귀했다. 이후 현실 사회주의의 붕괴, 운동세력의 부침 속에 20대를 떠나보내며 침묵하다가 199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고욤나무〉를 당선시키며 다시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행복》, 《봄빛》, 《자본주의의 적》, 장편 《아버지의 해방일지》 등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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