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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콜드 블러드

트루먼 커포티 선집 4
트루먼 커포티 지음 | 박현주 옮김
시공사

2023년 06월 22일 출간

종이책 : 2013년 06월 2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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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3.31MB)
ISBN 9791169258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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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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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 커포티의 범죄소설『인 콜드 블러드』. 오드리 헵번 주연의 동명 영화로 만들어져 유명해진《티파니에서 아침을》을 쓴 작가 트루먼 커포티의 작품이다. 캔자스 홀컴 마을에서 있었던 실제 살인 사건을 수년간 조사한 끝에 완성해 발표한 이 작품은 ‘논픽션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평화로운 시골 마을인 캔자스 홀컴 마을. 어느 날 아무 이유 없이 무참히 살해된 일가족 네 명과 그들을 살해하도록 운명지어진 두 명의 아웃사이더의 이야기이다. 두 살인자의 삶과 네 가족의 마지막 하루,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다양한 목소리…. 실제 사건을 재구성하여 범죄의 생생함과 인간의 연약한 내면을 파헤친, 숙명적 사건에서 길어낸 인간의 절망과 구원에 관한 비극적 서사시이다.
1부 그들이 살아 있던 마지막 날
2부 신원 불명의 범인들
3부 해답
4부 구석

옮긴이의 말 구성된 현실에 관한 진실과 거짓
트루먼 커포티 연보

산맥. 흰 하늘을 맴도는 매.
딕에게 “내가 무슨 생각 하는지 알아?”라고 물을 때마다 페리는 자기가 꺼내는 이야기 때문에 딕이 기분 나빠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곧 스스로 그 화제를 피하게 되었다. 페리는 딕의 말에 동의했다. 그 얘기를 계속 해봤자 뭐 하겠어? 하지만 언제나 참을 수가 없었다. 무력감이 마술처럼 일어나고, “그 당시 일이 기억 속에” 떠오르면?어두운 방 안에서 발하던 푸른 불빛, 커다란 테디베어 인형의 유리 눈알?목소리들이, 특히 몇 마디 단어가 페리의 마음을 끊임없이 들볶았다. “아, 안 돼요! 제발요! 안 돼요! 안 돼요! 안 돼! 안 돼! 하지 마세요! 제발 하지 마세요, 제발!” 그리고 소리가 되돌아왔다. 은화가 바닥을 또르르 굴러가는 소리, 나무 계단을 올라오는 부츠 소리, 숨소리, 성대가 잘려 헉헉대며 신경질적으로 공기를 들이마시던 남자의 숨소리. _173쪽

“너무 생생했어요, 앨빈. 이 부엌 안처럼요. 꿈속에서 내가 있었던 곳이 여기거든. 여기 이 부엌. 나는 저녁을 짓고 있었는데 갑자기 보니가 문으로 걸어 들어오는 거예요. 보니는 파란 앙고라 스웨터를 입었는데 아주 산뜻하고 예뻐 보였어요. 그래서 나는 말했어요. ‘아, 보니…… 보니…… 그 사건이 일어나고서는 한 번도 못 만났네.’ 하지만 보니는 대답하지 않았어요. 단지 그 특유의 수줍은 태도로 나를 바라보기만 했어요. 그래서 나는 어떻게 계속 말을 이을지 몰랐죠. 그런 상황에서는. 그래서 나는 말했어요. ‘보니, 여기 와서 내가 앨빈에게 줄 저녁 식사로 뭘 만들고 있는지 봐줘. 오크라 수프야. 새우랑 신선한 게살을 넣었어. 이제 막 준비가 끝났거든. 이리 와봐, 한번 맛 좀 봐줘.’ 하지만 보니는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가만히 문간에 서서 나를 쳐다보기만 하더라고요. 그때, 정확히 어떻게 말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보니는 눈을 감고 고개를 아주 천천히 젓더니만, 아주 천천히 손을 쥐어짜며 울먹이고 흐느끼는 거예요. 나는 보니가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죠. 하지만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누구도 그렇게 불쌍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죠. 그래서 보니를 안아줬어요. ‘보니, 참! 그러지 마, 얘! 그만해, 보니!’ 하지만 보니를 달랠 수 없었어요. 보니는 고개를 젓고, 손을 쥐어짜기만 했는데, 그때 나는 보니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었어요. 보니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어요. ‘살해당하는 건 말이지, 살해당하는 건 말이야. 안 돼. 안 돼. 그보다 더 나쁜 건 없어. 그보다 더 나쁜 일은 없어. 없어.’”_240쪽

“1월 31일 일요일. 딕의 아버지가 딕을 면회하러 오셨다. 내 방 앞[감방 문]을 지나쳐 가시는 게 보여서 인사를 드렸는데도 그냥 지나가셨다. 내 말을 못 들었을지도 모른다. M[마이어] 부인이 그러는데 H[히콕]의 어머니는 너무 슬퍼서 오지 못했다고 한다. 눈이 참 거지같이 온다. 어젯밤 나는 알래스카에서 아빠와 함께 지내던 때의 꿈을 꾸었다. 깨어보니 차가운 오줌에 흠뻑 젖어 있었다.” _394쪽

엄마는 항상 술을 마셨고, 우리에게 좋은 환경을 주거나 돌봐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나는 한 마리 코요테처럼 자유롭고 거칠게 뛰어다녔다. 규칙이나 규율도 없었고, 나한테 옳고 그름을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다. 나는 마음대로 오갔다. 처음으로 큰 문제가 생길 때까지는. 가출과 절도로 소년원을 여러 번 들락날락했다. 내가 보내진 곳 중 하나가 생각난다. 나는 신장이 약해서 매일 밤 오줌을 쌌다. 아주 창피했지만 나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원장 여자에게 심하게 얻어맞았고, 여자는 다른 애들이 다 보는 앞에서 나한테 욕을 하고 비웃었다. 여자는 내가 침대에 오줌을 싸지는 않나 보러 밤에 수시로 들렀다. 원장 여자는 내 이불을 벗기고 커다란 검정 혁대로 나를 사정없이 때렸다. 그러고는 머리채를 잡고 침대에서 끌어내서는 화장실까지 질질 끌고 가 욕조에 던져버리고 찬물을 틀어놓고는 나보고 몸을 씻고 이불을 빨라고 했다. 매일 밤이 악몽이었다. _418쪽

<b>일가족 살인 사건에 관한 잊을 수 없는 강렬한 기록
20세기 소설의 지형도를 바꾼 트루먼 커포티 마지막 역작
아마존 ㆍ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헤밍웨이와 더불어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트루먼 커포티
오직 커포티만이 가능한 아름답고 슬픈 소설 세계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
트루먼 커포티 선집</b>

오드리 헵번 주연의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원작자로 대중에게 친숙할 뿐만 아니라 ‘논픽션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전대미문의 걸작 《인 콜드 블러드》로 문학사에 획을 그은 미국 작가 트루먼 커포티의 소설 세계를 총망라하는 선집이 출간되었다. 커포티가 스물네 살 때 발표한 첫 장편소설이자 9주 연속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다른 목소리, 다른 방》, 독특한 유년 시절의 경험이 녹아든 자전소설 《풀잎 하프》, 퓰리처상 수상 작가 노먼 메일러로부터 “우리 세대 가장 완벽한 작가”라는 찬사를 받은 《티파니에서 아침을》, “20세기 소설의 지형도를 바꾼” 《인 콜드 블러드》, 문체의 대가 커포티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단편 전집 《차가운 벽》(2012년 처음으로 공개된 미발표 유작 《요트 여행》 수록)까지, 오직 커포티만이 가능한 아름답고 고독한 소설 세계를 온전히 만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선집이다.

헤밍웨이와 함께 전후 미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커포티는 천재적인 글솜씨와 타고난 스타성으로 데뷔 때부터 평단과 대중을 단번에 사로잡았을 뿐 아니라 40대에 이미 자신의 작품만으로 백만장자에 오른 몇 안 되는 스타 작가 중 하나였다. 부모에게 버림받았던 불우한 어린 시절의 경험과 남다른 성 정체성에 대한 불안과 고독을 일찍이 글쓰기를 통해 위로받았던 커포티는 10대 때 집필한 작품 중 하나인 단편 《미리엄》이 처음 잡지에 실리면서 작가로 등단했다. 그의 나이 불과 스물한 살이었지만, 미국 문단은 범상치 않은 그의 재능에 주목했고 3년 뒤 첫 장편이 발표되자 “윌리엄 포크너와 에드거 앨런 포를 잇는 후계자”의 자리를 내어주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대중 역시 “병적인 아름다움”을 품은 젊은 천재 작가의 등장을 기꺼이 환영했다. 당대의 예술가들 또한 커포티와 교류하며 예술적 영감을 주고받았는데, 그 대표적 인물이 바로 앤디 워홀과 메릴린 먼로다. 워홀의 첫 개인전 제목이 《트루먼 커포티의 글에 바탕을 둔 열다섯 점의 드로잉》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며, 먼로와 함께했던 짧은 오후를 되살려낸 커포티의 에세이 《아름다운 아이》는 (자신과 비슷한 유년기를 가진, 그리고 결국 비슷한 죽음을 맞은) 먼로의 삶과 내면을 이해한 탁월한 글로 지금까지도 널리 회자되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역시 여러 글과 인터뷰를 통해 커포티에게 받은 영향을 숨기지 않았는데, 하루키가 커포티의 문장을 전범으로 삼아 습작했다는 이야기와, 하루키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가 커포티의 단편 《마지막 문을 닫아라》에 영감을 받아 쓴 작품이라는 일화는 세대를 넘어선 고전의 힘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보잘것없는 출생, 고독했던 유년 시절, 천부적 재능으로 작가 인생의 정점까지 오른 성공, 그리고 희대의 걸작이라는 마지막 작품 이후에 찾아온 전락과 허망한 죽음…… 165센티미터에 채 못 미치는 작은 키에 가늘고 새된 목소리를 가졌음에도 좌중이 모인 자리에서는 언제나 시선을 사로잡았으며, 발표하는 작품마다 성공을 거둔 타고난 이야기꾼 트루먼 커포티는 그렇게 모든 것을 가진 화려한 삶을 살았지만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내면의 공허와 고독을 떨치지 못했다.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뉴욕 타임스 부고란에는 다음과 같은 장문의 기사가 실렸다. "트루먼 커포티. 명징하게 빛나는 탁월한 문장으로 전후 미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이었던 그가 59세의 나이로 어제 로스앤젤레스에서 숨졌다. 소설가이자 단편 작가로 이름이 높던 커포티는 《인 콜드 블러드》로 논픽션 소설 장르를 개척한 문단의 유명인사였다. 10대 시절 쓴 단편 《미리엄》으로 등단한 이래 총 13권의 작품집을 남겼으나, [……] 명성과 부, 그리고 쾌락을 좇는 데 자신의 시간과 재능, 건강을 탕진했다."

그 화려한 고독 속에서 벼려낸 몇 편 안 되는 그의 소설들은 오직 커포티만이 쓸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슬픈 세계로 독자들을 매혹한다. 문단의 총아로 떠오른 데뷔작부터 20세기 소설의 지형도를 바꾼 마지막 역작까지, 생전에 발표된 커포티의 소설 전부를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선집은, 헤밍웨이와 더불어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스타’ 작가이자 고전이 된 주옥같은 작품들을 남긴 진정한 ‘작가’ 트루먼 커포티의 작품 세계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될 것이다.

<b>커포티라는 치밀한 필터를 통해 재구성된 실제 범죄
‘논픽션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기념비적 소설</b>
1959년 11월, 미국 캔자스 시의 홀컴이라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일가족 네 명이 살해당한 채 발견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이에 관한 기사가 《뉴욕 타임스》에 짤막하게 실리고, 그 기사를 읽은 커포티는 흥미를 느껴 친구이자 작가인 넬 하퍼 리와 함께 이 사건을 직접 조사하기 위해 홀컴 마을로 떠난다. 이것이 그 후 6년 뒤 발표되어 전 미국과 문학계를 깜짝 놀라게 한 논픽션 소설 《인 콜드 블러드》의 시작이었다. 저널리즘의 방법론과 소설의 작법을 동시에 적용한 ’논픽션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인 콜드 블러드》는 주관적인 관찰과 상세한 묘사를 주로 하는 새로운 보도 형태, 즉 신 저널리즘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되었다.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커포티는 두 살인자의 삶과 작은 마을을 둘러싼 모든 것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인터뷰한 사람들만 수백 명이었고 기록으로 남긴 노트는 수천 매에 달했다. 당시 담당 수사관이던 앨빈 듀이보다 커포티가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조각조각 흩어진 수천 개의 사실들은 ‘트루먼 커포티’라는 치밀한 필터를 통해서 재구성되었고, 그는 그것을 ‘논픽션 소설’이라고 이름 지었다.

성공한 작가이자 기자였던 커포티는 간명하면서도 시적인 문장으로 한 마을에서 일어난 비극을 생생하게 재현하면서, 사건의 피해자, 목격자, 범인, 수사관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했고, 이들 각각의 목소리들을 숨 막힐 정도로 완벽하게 엮어냈다. 커포티가 이 사건에 흥미를 가졌던 것은 사건의 일상적 배경 때문이었다. 겉으로는 평온하고 안온해 보일 뿐 아니라 모든 이웃들이 서로 속속들이 알고 있는 시골 마을에서 일어난 일가족 살인 사건은, 조사 과정을 통해 일상의 장막에 덮여 있던 인간성과 사회관계의 본질들을 드러냈고, 타당하고 공정한 분노에 불타고 있는 사람들의 내면에 이웃을 의심하는 마음이 자리잡고 있음을 보였다. 살인의 잔혹함에 충격을 받으면서도 그 대가 역시 피를 바라는 사형 제도에 찬성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는 위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실제 범죄라는 충격적인 사건의 표면을 넘어 인간 내면을 더 없이 깊숙이 파고든 전대미문의 작품 《인 콜드 블러드》는 최초의 ‘논픽션 소설’이자 최고의 범죄 문학으로 자리하고 있다.

<b>숙명적 사건에서 길어낸 인간의 절망과 구원에 관한 비극적 서사시
작가로서의 모든 것을 던져 빚어낸 압도적인 생생함</b>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아무 이유 없이 무참히 살해된 네 명의 가족과 그들을 죽이도록 운명 지어진 두 명의 불온한 아웃사이더. 그 숙명적으로 얽혀 있는 실타래 속에서 커포티는 구원에 대한 희망과 피하기 어려운 절망 사이에서 파괴되어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았다. 이 절박한 상황 속으로 커포티는 자신의 육체와 영혼 모두를 완전히 몰입시켰고, 그것은 취재라는 영역을 뛰어넘은, 매우 개인적이고도 인간적인 관여이기도 했다.

커포티의 이러한 집요함에는 사실 범인 중 한 명인 페리 스미스에 대한 기묘한 감정이 작용했다. 《인 콜드 블러드》의 집필 배경을 그린 베넷 밀러 감독의 영화 《커포티》에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페리 스미스를 사랑했느냐고 묻는 하퍼 리의 질문에 커포티는 “페리와 나는 어렸을 때부터 같은 집에서 자란 것 같았어. 그런데 어느 순간 나는 앞문으로, 그는 뒷문으로 나간 것 같았지”라고 대답한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어린 시절, 뛰어난 두뇌와 예민한 예술적 감성, 눈에 띌 만큼 작은 체구와 목소리 등 커포티는 페리 스미스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두 사람의 유년기는 너무나 비슷한 방식으로 비극적이었지만, 한 명의 고아는 뉴욕 사교계의 총아이자 저명한 작가가 되었고, 다른 아이는 선량한 가족을 죽이고 체포되어 사형을 당할 운명에 처한 것이다. 감옥에서 곡기를 끊은 페리에게 음식을 떠먹여주기까지 했다는 커포티는, 그러나 페리의 사형이 연기되면서 책의 완결 또한 기약이 없어지자 몹시 불안해졌다. 커포티는 페리에게 애정에 가까운 우정을 느끼면서도 작가로서의 미래가 달린 자신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페리의 죽음을 원하게 되었고, 마침내 사형 집행 소식이 들려왔다.

책이 출간되기 전 《뉴요커》에 4회에 걸쳐 분재될 때부터 이미 작품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비평적으로도 대중적으로도 완벽한 성공이었다. 많은 이들이 이 책이 뿜어내는 근원적인 힘과 아름다울 만큼 극명한 인물 묘사에 압도당했다. “20세기 소설의 지형도를 바꾸었다”는 평처럼 《인 콜드 블러드》는 순식간에 현대의 고전이 되었고, 커포티에게 확고부동한 대작가의 자리를 마련해주었다. 커포티에게 작가로서의 가장 찬란한 순간을 선사한 이 작품은 하지만 동시에 커포티에게서 많은 것을 앗아가기도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를 두고, “커포티가 훌륭한 작품과 자신의 영혼을 교환했다고 표현한다면 너무 극단적이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나는 왠지 눈에 보이지 않는 깊은 곳에서 그런 거래가 이루어졌을지도 모른다는 기분이 든다”고 썼다. 페리 스미스를 포함한 두 명의 살인범이 사형당하던 날 직접 참관했던 커포티는 큰 충격을 받았고, 그 후로도 결단코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리라.

<b>작품 줄거리</b>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 무참히 살해된 일가족 네 명과 그들을 살해하도록 운명지어진 두 명의 불온한 아웃사이더. 1959년 11월 15일 캔자스 주 홀컴 마을에서 일어났던 실제 살인 사건을 6년 동안 집요하게 조사한 끝에 수천 매의 노트에 담아 되살려낸 두 살인자의 삶과 네 가족의 마지막 하루,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다양한 목소리들…… 실제 범죄의 생생함과 인간의 연약한 내면을 아름다울 만큼 극명하게 묘사한 범죄 소설의 최고봉

* 책속으로 추가
“나는 그 사람들을 죽였어. 거기 법정에서는 듀이 형사가 마치 내가 딕의 엄마 때문에 대충 뒤집어쓰고 얼버무린 것처럼 말했지. 아니, 난 거짓말한 게 아냐. 딕은 나를 도왔어. 회중전등을 들어줬고 탄피를 주웠지. 그리고 이 계획도 걔 생각이었고. 하지만 딕은 그 사람들을 쏘지 않았어. 그럴 수가 없었지. 딕은 도망갈 때는 강아지처럼 쌩 도망갈 수 있는 녀석이지만. 나는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페리는 마치 그 문제가 새로운 얘기라도 되는 양 얼굴을 찡그렸다. 마치 땅에서 무슨 종류인지 알 수 없는 놀라운 빛깔을 띤 돌을 새롭게 파낸 듯했다. “나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페리는 그 돌을 불빛 아래 가져다 대고 여러 각도에서 보는 것처럼 말했다. “나는 딕에게 정말 학을 뗐어. 깡패 같고 뻔뻔한 자식. 하지만 딕이 그런 짓을 저지른 건 아니었어. 어쩌면 밝혀질까 봐 두려워서 그랬는지 모르지. 나는 기꺼이 도박을 할 작정이었던 거야. 그리고 클러터네 식구들이 어떻게 해서도 아니야. 그 사람들은 절대 내게 해를 입히지 않았지. 다른 사람들하고는 달라. 내 인생을 가져간 다른 사람들과는. 아마도 클러터 씨는 대신 대가를 치른 것뿐일 거야.” _440쪽

작가정보

저자 트루먼 커포티(Truman Capote, 1924~1984)는 1924년 9월 30일 뉴올리언스에서 트루먼 스트렉퍼스 퍼슨스라는 이름으로 태어났다. 네 살 때 부모의 이혼으로 앨라배마 주 먼로빌의 친척집에 맡겨졌고, 이곳에서 커포티가 어린 시절의 진실한 친구로 표현하는 사촌 ‘숙’과 소꿉친구 하퍼 리(《앵무새 죽이기》의 작가)를 만났다. 이때의 기억은 첫 장편을 비롯한 초기 단편들에서 자주 묘사되고 있다. 아홉 살 때 어머니가 재혼하면서, 쿠바인 사업가인 새아버지의 성을 따라 ‘트루먼 커포티’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문예지 《뉴요커》에서 사환으로 일하며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으나, 사소한 실수로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심기를 건드려 해고당했다. 그러나 몇 달 뒤 단편 《미리엄》이 잡지 《마드무아젤》에 실리고 이후 다른 작품들이 연달아 유명 잡지에 발표되면서, 한때 사환이던 스무 살 무렵의 청년은 순식간에 ‘전후 세대 미국 문단을 이끌어갈 총아’로 떠올랐다. 1948년 단편 《마지막 문을 닫아라》로 ‘오 헨리 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출간한 첫 장편 《다른 목소리, 다른 방》은 독특한 성장소설로 주목을 받으며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시적 언어로 그려내 호평을 받은 두 번째 장편 《풀잎 하프》(1951)는 브로드웨이 연극과 뮤지컬, 영화로도 제작되어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이후, 미국 문학사에서 가장 특이하고 매력적인 여주인공을 창조해낸 《티파니에서 아침을》(1958)로 “우리 세대 가장 완벽한 작가”라는 찬사를 받았고, 이 소설은 오드리 헵번 주연의 동명 영화로도 만들어져 그 유명세를 더했다. 그리고 1966년, 캔자스 홀컴 마을에서 있었던 실제 살인 사건을 수년간 조사한 끝에 완성한 대작 《인 콜드 블러드》를 발표해, ‘논픽션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함과 동시에 “20세기 소설의 지형도를 바꾸었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어서 미국 상류사회를 무대로 한 또 한 편의 논픽션 소설 《응답받은 기도》를 기획했으나, 자신들의 은밀한 비밀이 드러나는 것에 격노한 ‘부자 친구들’의 반대로 이 작품은 결국 미완성으로 남은 채 커포티 사후에야 출간되었다. 문학사에 기록될 주옥같은 작품들과 스타 작가로서의 화려한 삶을 살았지만 늘 삶의 공허와 고독을 떨치지 못했던 커포티는, 오랜 기간 지속된 알코올 중독과 약물 중독으로 1984년 8월 25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생을 마감했다.

역자 박현주는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리노이 주립대학교에서 언어학을 공부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제드 러벤펠드의 《살인의 해석》과 《죽음본능》, 페터 회의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과 《경계에 선 아이들》, 마이클 온다치의 《잉글리시 페이션트》, 존 르 카레의 《영원한 친구》, 켄 브루언의 《런던 대로》, 찰스 부코스키의 《여자들》, 조 힐의 《뿔》, 레이먼드 챈들러 선집(전 6권), 도로시 L. 세이어즈의 《시체는 누구?》 《증인이 너무 많다》 《맹독》 《탐정은 어떻게 진화했는가》 등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에세이집 《로맨스 약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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