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예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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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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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자들을 만난 지 30년이 되는 특별한 해에 펴내는 『꿀벌의 예언』은 그간 천재적 이야기꾼으로서 진화를 거듭해 온 베르베르의 여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독특한 작품이다. 특유의 독보적인 과학적 상상력에 과거와 미래를 성찰하는 역사적 사유 또한 더해, 한층 확장된 스케일의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한다.
표지에도 30주년에 걸맞은 특별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 앱을 통해 표지를 촬영하면 표지의 이미지가 움직이며 완성도 높은 모션 그래픽을 선보인다. 내용은 물론 디자인까지, 이번 소설은 오랜 팬은 물론, 처음으로 베르베르를 만날 독자들도 만족할 뜻깊은 30주년 선물이 될 것이다.
「르네 33, 자네가 하늘로 뻗어 올라가는 그 미래의 가지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야. 이번 짧은 방문에서 자네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게 있네. 우린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미래에는 얼마든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 시간이 얼마 없군. 관객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어서 돌아가야지.」
- 1권 24면
「인간이 소비하는 식물의 80퍼센트가 꽃식물이네. 그리고 이 꽃식물의 80퍼센트가량의 수분을 담당하는 곤충이 바로 꿀벌이야. 그동안 꿀벌은 서서히 사라지는데 인구는 무서운 속도로 늘어났던 거야. 인간이 직접 손으로 하거나 로봇을 이용한 수분이 가능하다고 믿었지만 그 결과가 신통치 않았지. 조그만 원인 하나가 결국 치명적인 결과를 낳아 전 세계 농업 생산량이 급감했어. 그런 상태에서 기온까지 상승하니 곡물 생산은 더 줄어들었고. 지표면의 사막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물 부족이 심화되다 보니 관개수에 드는 비용이 너무 커져 농민들은 이용을 할 수가 없었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아메리카 국가들에서는 메뚜기 떼가 창궐해 농사를 망쳐 버렸어. 식량은 부족한데 인구가 많아지면 배고픔을 참지 못한 사람들이 폭동을 일으키는 건 필연적이고 불가역적이지. 지구상 곳곳에서 벌어진 시위들은 무자비한 방식으로 진압됐네.」
- 1권 69면
「아까 내가 한 지식인 그룹 얘기를 했었지. 그들이 사태 해결을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최근 있었던 모임에서 어떤 책에 관한 얘기를 들었네. 시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책이 있다더군.」
「책이요? 어떤 책이죠?」
「내가 기억하는 건 제목뿐이야. 〈꿀벌의 예언〉이라는.」
- 1권 72면
「두 분은 정신의 힘을 통해 이 두 시공간을, 다시 말해 이 두 개의 원을 이은 거예요…….」
그녀가 종이를 접었다 폈다 하면서 원 두 개를 붙였다 떼기를 반복한다.
「이건 결국 시공간을 접어 구부림으로써 연결하는 거예요.」
- 1권 244면
밀랍이 시간을 견뎌 냈어. 꿀벌은 9백 년의 시간을 버티는 물질을 만들어 내는구나…….
르네가 벌집을 손전등으로 가까이 비춰 본다.
그가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오렌지색 밀랍층을 조심스럽게 떼어 내기 시작한다.
단단하기는 캐러멜 같고 투명하기는 유리 같아.
떼어 낸 밀랍 속을 들여다보니 꿀벌들이 그 안에 갇혀 화석이 돼 있다. 그중 한 마리는 유난히 다른 벌들보다 크고 통통해 보인다.
- 1권 299면
「그거 아나? 서기 30년 다니엘이 진흙으로 된 발이 달린 거인의 이미지를 빌려 메시아의 출현을 예고했을 때, 예루살렘에서 메시아를 자처한 사람이 170명이 넘었다는 거? 그들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의 경쟁자였던 셈이야.」
메넬리크가 르네와 알렉상드르를 쳐다보며 말한다.
「그 많은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예수가 이긴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 2권 31~32면
르네는 살뱅이 수정 중인 양피지를 어깨 너머로 내려다본다.
밤인 데다 방이 어두워 전체가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앞머리 몇 글자만 희미하게 눈에 들어온다.
〈마침내 그 순간이 도래하게 될 것이다. 심장이…….〉
현관 쪽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자 살뱅이 황급히 예언서를 덮는다.
- 2권 58면
나더러 이 예언서를 지키라고? 방금 기사단장한테 들은 얘기가 그의 가슴을 짓누른다. 도저히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 보이자 그가 포기하는 심정으로 몇 가지 궁금한 점을 단장에게 물어본다.
「이 예언서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 있는지요?」
「미래에 벌어질 사건들이 아주 상세히 적혀 있다네. 아주 먼 미래, 정확히는…… 2101년의 일까지 말이야.」
- 2권 80면
「아크레 성전 기사단 내부에 예언서의 존재를 독일 기사단에 알려 준 배신자가 있었던 게 분명해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들이 내가 예언서를 들고 배에 탔다는 걸 알았을 리가 없어요.」
듣고만 있던 멜리사가 끼어든다.
「그로부터 장장 73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성전 기사단과 독일 기사단이 다른 세력과의 연합을 거듭하면서 예언서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분위기가 숙연해진다. 세 사람이 말없이 시선을 교환한다.
- 2권 168면
「전체 식물종의 80퍼센트가 꿀벌이 있어야 번식을 할 수 있어요. 꿀벌의 실종은 우리가 그 파장을 예측하기 힘든 어마어마한 환경 재난을 불러올 거예요. 꿀벌에 의한 수분을 사람이나 로봇을 이용한 인공 수분으로 대체하려는 시도를 이미 중국에서 한 바 있어요. 하지만 효율이 형편없었죠. 꿀벌을 구하는 일은 여러 가지 환경 문제 중 하나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생존을 위한 투쟁입니다.」
- 2권 221면
「굳이 그렇게 부른다면야, 그래요, 〈당신〉 꿀벌. 그 메시아의 귀환을 막으려면 예언서의 내용을 알아야 했어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꿀벌의 예언』을 손에 넣어야 하는 이유였죠. 이제 예언서와 여왕 꿀벌이 다 내 수중에 있으니 그 가능성의 나뭇가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됐어요. 제3차 세계 대전은 인류에게 반드시 필요한 정화 과정이에요. 끝까지 지속돼야 하는 이유죠. 그래야 과잉 상태의 인류가 딱 필요한 수까지 줄어들게 될 테니까.」
- 2권 345면
예언이 저절로 실현된다는 말은 우리가 어떤 일이 벌어진다고 입에 올리는 순간 그것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달리 말하면, 예언이 없었다면 그 일은 일어나지조차 않았을 것이다.
2053년 꿀벌이 사라져 멸종을 앞둔 인류
우리는 그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신화적 베스트셀러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소설 『꿀벌의 예언』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주인공 르네 톨레다노가 꿀벌이 사라지고 인류 멸종의 위기를 맞은 2053년 지구를 보고 온 뒤, 미래를 바꾸기 위해 시공간을 넘나들며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르네가 다녀온 30년 뒤의 미래는 겨울임에도 지구 온난화가 극심해져 기온은 43도가 넘고, 전 세계 인구수는 150억 명에 달하는 충격적인 모습이다. 여기에 더해 꿀벌까지 사라지면서 식량이 부족해 곳곳에서 폭동이 벌어진다. 인간들은 식량 자원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핵무기까지 동원해 세계 대전을 벌이고 있다.
미래의 르네는 현재의 르네에게 이 사태를 해결할 방법이 〈꿀벌의 예언〉이라는 책에 쓰여 있다는 걸 알려 주고, 르네는 인류를 구할 실마리가 적혀 있는 예언서를 찾아 전생의 자신을 찾아간다. 놀랍게도 예언서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던 전생은 무려 1천 년 전, 예루살렘을 탈환하기 위해 출정한 십자군 기사였고, 르네는 전생의 자신과 함께 예언서에 얽힌 거대한 모험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어간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끊임없이 오가면서, 르네는 미래를 구할 힘은 현재의 바로 이 순간에 있음을 깨닫는다. 이 메시지는 독자가 살아가는 지금 우리의 현실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우리 모두의 〈현재〉에는 미래를 보다 낫게 바꿀 힘이 있다. 꿀벌이 사라질 미래마저도.
운명 공동체인 꿀벌과 인간
그리고 꿀벌의 생태에서 엿본 새로운 길
전작 『기억』에서 르네 톨레다노는 인류 역사를 되짚고 자신의 전생을 만나면서 〈나는 누구인가〉를 탐색했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는 미래로 시선을 돌려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묻는다. 개인의 삶이라는 미시적 관점에서 과거를 살폈던 베르베르가 이제 〈우리〉 즉 〈인류〉가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 역사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인류의 미래를 그리며 베르베르는 〈꿀벌〉을 키워드 삼아 과학적 상상력을 발휘한다. 실제로 꿀벌의 집단 실종은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는 커다란 문제다. 인간이 소비하는 식물의 80퍼센트는 꽃식물이며, 꽃식물 수분의 80퍼센트를 담당하는 곤충은 꿀벌이기 때문이다.
소설은 꿀벌이 전부 사라진 뒤 식량난으로 인해 제3차 세계 대전이 발발한 미래를 보여 준다. 인류를 포함해서 지구에 존재하는 숱한 존재들은 서로의 생사를 가를 만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같은 사실을 무시하는 인류의 선택들이 쌓이고 또 쌓여, 결국 멸절의 위기를 맞이하고 마는 미래도 우리 앞에 하나의 가능성으로 놓여 있음을 소설은 경고한다.
독자들은 최악의 미래를 막으려는 르네의 모험을 따라가면서 꿀벌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자연스럽게 얻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 〈멸망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그 힌트는 꿀벌에게서 찾을 수 있다.
상상력과 지식, 그리고 짜릿한 모험을 한데 엮은
기대 그 이상의 〈베르베르 월드〉
이 같은 〈과학적 상상력〉과 함께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또 하나의 축은 〈역사적 사유〉다. 르네의 모험 이야기와 번갈아 가며 나오는 〈므네모스〉는 일종의 역사서 역할을 하는 장으로, 그 첫 시작은 이렇다. 〈우리가 태어나는 이유는 세 가지 때문이다. 1. 배우기 위해. 2. 경험하기 위해. 3.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17면) 소설을 끝까지 읽고 나면 여기서 방점이 찍힌 건 3번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인류가 꿀벌이 모조리 사라지게 만든 실수를 바로잡는다면,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 이에 답하기 위해 베르베르는 여러 부족과 국가가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갈등하며 현재에 이른 과정을 자기만의 시선으로 기술한다.
『꿀벌의 예언』은 이처럼 역사적 사실과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교묘하게 엮어, 이 모든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평행 세계를 엿보는 기분이 들게 한다. 과학적, 역사적 지식들이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결합되는 세계, 〈베르베르 월드〉라고 부를 만한 이 독보적인 세계는, 늘 그래 왔듯 기대를 뛰어넘으며 매혹적인 이야기를 우리에게 펼쳐 보인다.
작가정보
Bernard Werber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여덟 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한 타고난 글쟁이다. 1961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나 법학을 전공하고 고등 언론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과학 잡지에 개미에 관한 글을 발표해 오다가 1991년 『개미』를 출간해 전 세계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으며 〈프랑스의 천재 작가〉로 부상했다. 이후 영계 탐사단을 소재로 한 『타나토노트』, 세계를 빚어내는 신들의 이야기 『신』, 제2의 지구를 찾아 떠난 인류의 모험 『파피용』, 고양이의 눈으로 세상을 본 『고양이』,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빛나는 단편집 『나무』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써냈다. 그의 작품은 35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전 세계에서 3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를 졸업했다. 파리 제3대학 통번역대학원 번역 과정과 오타와 통번역대학원 번역학 박사 과정을 마쳤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겸임 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행성』, 『문명』, 『심판』, 『기억』, 『죽음』, 『고양이』, 『잠』, 『제3인류』(공역), 『파피용』,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공역), 『만화 타나토노트』, 에마뉘엘 카레르의 『리모노프』, 『나 아닌 다른 삶』, 『콧수염』, 『겨울 아이』, 카롤 마르티네즈의 『꿰맨 심장』, 아멜리 노통브의 『두려움과 떨림』, 『배고픔의 자서전』,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 기욤 뮈소의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사랑하기 때문에』, 『그 후에』, 『천사의 부름』, 『종이 여자』, 발렝탕 뮈소의 『완벽한 계획』, 다비드 카라의 『새벽의 흔적』, 로맹 사르두의 『최후의 알리바이』, 『크리스마스 1초 전』, 『크리스마스를 구해 줘』, 알렉시 제니 외의 『22세기 세계』(공역) 등이 있다. 〈작은 철학자 시리즈〉를 비롯한 어린이책도 여러 권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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