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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장면

유유히

2023년 06월 15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6월 15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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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82.08MB)
ISBN 9791198159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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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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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론가 떠나고 잠시 머무르고 다시 돌아오기. 그토록 그리웠던 여행을 다시 떠날 수 있게 된 시기에 맞춰, 2030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온 10인의 작가 고수리, 김신지, 봉현, 서한나, 서해인, 수신지, 오하나, 이다혜, 이연, 임진아가 풀어놓은 각자의 여행기를 한데 묶어 『여행의 장면』(유유히 2023)을 출간했다. 책장을 덮을 때면, 마음속에 고이 간직해온 나만의 여행의 장면이 툭 떠오를지도 모른다.
수신지 비행기를 타기 전에
이연 태양계 여행
김신지 잠시 다른 인생을 사는 기분
임진아 혹시, 한국 분이세요?
서한나 카페 사이공
오하나 쓸쓸한 마음, 그럼에도 밝은 쪽으로
고수리 돌아보면 반딧불이 같은 추억일 거야
서해인 구글 지도와 어떤 돌봄노동
봉현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이다혜 사라진 감각과 선호에 대하여

여행에서 돌아온 이후에도 나는 여전히 혼자를 고수했다. 사람 속에 파묻혀 지낼 때면 느끼는 고유의 멀미 때문이다. 웃고 있지만 지겹다는 생각,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끔찍하다는 생각, 그냥 홀로 누워 완전히 고립되고 싶은 생각. 그게 내가 늘 홀로 떠난 이유였다. 내게 여행은 낭만이 아니라 도피에 가까운 행위다. 여행지에서는 연락도 안 오고, 내가 이연인지 누구인지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약속을 잡을 가까이 사는 친구도 없다. 그러면 모든 시간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다. 사람 사이에서 지칠 때쯤 그런 자유를 갈망하게 된다. (54~55쪽, 이연 「태양계 여행」 중에서)

살면서 힘든 일이 생기면, 버티기 힘든 순간이 찾아오면, 이 마을에 다시 와야겠다고. 내가 이런 삶을 원했던가? 싶어지는 순간, 사는 일이 끝없는 숙제처럼 느껴지는 순간 우리에겐 고요하고 평화로운 여행지가 필요할지 모른다. 아, 눈앞의 이 삶이 전부가 아니지, 느끼게 해줄 여행지가. 슬픔과 후회에 너무 오래 발목 잡혀 있기엔 그래, 삶에는 다른 좋은 일도 많지, 생각하게 만들어줄 여행지가. (79쪽, 김신지 「잠시 다른 인생을 사는 기분」 중에서)

한국인이시군요. 여긴 왜 오셨어요. 네. 이 집 메뉴판 어렵죠. 그것 때문에 내가 또 일을 더 하고 있고…… 아무튼 설명해드릴게요. 일본어 사용 안 하니까 억양 좀 내릴게요. 안주는 꼭 하나 시켜야 하는데요. 감자튀김이 여기서 제일 괜찮아요. 그리고 맥주는…… 그냥 기본 맥주 한 잔 시키세요. 그게 나아요. 오래 있을 곳은 아니에요. 글쎄, 이 장면은 나를 몇 번이고 개운하게 만든다니까. (91쪽, 임진아 「혹시, 한국 분이세요?」 중에서)

운동보다 좋은 것은 운동이 끝난 다음이며 도서관보다 좋은 것은 도서관 문을 박차고 나올 때다. 여행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데, 여행에 관한 글을 쓰기는 인생에 관해서 쓰기만큼이나 까다롭다고 생각하면서도 여행보다 좋은 것은 여행 이후라고 생각한다. 인생이 끝나고 나면 인생보다 좋을까 잘 모르겠다. (112쪽, 서한나 「카페 사이공」 중에서)

묘비 주변에 꽂혀 있는 꽃들은 싱싱했고, 어린아이의 솜씨처럼 보이는 알록달록한 그림이 그 앞에 놓여 있었다. 언니의 얼굴이었다.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싱긋 웃으며 “코코다요(여기야)”라고 자기의 무덤 자리를 천진하게 알려주는 언니를 따라서, 나도 싱긋 웃고 말았다. 묘 앞에서 그저 쓸쓸하고 무거울 줄만 알았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밝아졌다. 나는 눈을 감고 시인에게 감사 기도를 드렸다. (147쪽, 오하나 「쓸쓸한 마음, 그럼에도 밝은 쪽으로」 중에서)

우리가 살았던 흔적은 냄새로 남았다. 온 짐과 온몸 구석구석 모닥불 냄새가 났다. 숲 냄새 같기도 흙냄새 같기도 했다. 어쩌면 초여름 밤 냄새일까. 아이들 목덜미와 머리칼에도 밴 그 냄새가 좋아서, 툽툽한 그 냄새가 함께 보낸 시간의 냄새인가 싶어서, 나는 아이들 품에 코를 박고 한참 껴안고 있었다. 힘들 걸 알면서도 또다시 떠나고 싶을 거란 생각을 했다. 그건 어쩐지 인생을 닮았네. (164~165쪽, 고수리 「돌아보면 반딧불이 같은 추억일 거야」 중에서)

궁금증을 궁금한 상태로 두지 않는다.
검색 가능성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 태도.
원하는 답변을 얻지 못할 때는 검색어를 조금만 구체적으로 바꾸어보면 결국 궁금증이 깔끔하게 해소되리라는 믿음.
평소에 변수 앞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라 말하는 이들도 결국 스스로 돌발 상황을 그럭저럭 대응해나간다. 현지인이 아닌 사람들에게 믿을 만한 건 인터넷뿐이며 그것은 구글로 대표되는 검색 엔진이다. (182쪽, 서해인 「구글 지도와 어떤 돌봄노동」 중에서)

소나기를 피하러 헤밍웨이가 묵었다던 호텔 문도스의 바에 들어섰다가, 바닥이 점점 물바다가 되어가는데도 창밖에 내리는 비를 웃으며 구경하던 사람들과 그 사이에 앉아 즐긴 에스프레소 한 잔, 15쿡에 올 인클루시브를 제공하는 히론 푼타 페르디즈 비치에서 멍하니 앉아 본 바다 풍경, 말을 타고 숲을 지나 도착한 끝이 보이지 않는 폭포 아래에서 스포츠 브라에 레깅스 차림 그대로 에잇, 하고 커다란 웅덩이로 뛰어들어 즐겼던 수영, 아바나에서 만난 여행자들과 삼삼오오 모여 치킨 사들고 말레콘 해변 방파제에 앉아서 바라보던 석양……. 모두 완전한 여행의 장면들이었다. (204쪽, 봉현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중에서)

원치 않는데 내리는 빗소리. 들리지 않지만 어쩐지 들리는 것만 같은 눈 쌓이는 적요.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 유난히 북적거리는 시장통의 활기.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깔깔 웃으며 지나가는 명랑. 영업시간이 끝난 상점가에서 드르륵 문을 내려 완전히 잠그는 영업종료의 신호들. 기차역에서의 신호음. 건널목에서의 신호음. 지하철 도착 신호음. 식당 입장을 환영하는 인사말. 분명 집 근처에서도 맥락이 같은 소리를 들었을 테지만, 여행지에서는 소음과 신호를 구분하기가 유난히 어렵고 그래서 더 귀를 쫑긋하고 듣게 됩니다. (217쪽, 이다혜 「사라진 감각과 선호에 대하여」 중에서)

의외의 모험과 우연한 행복을 만나러, ‘나’라는 원래 모양을 찾으러 우리, 떠나볼까요?

어디론가 떠나고 잠시 머무르고 다시 돌아오기. 그토록 그리웠던 여행을 다시 떠날 수 있게 된 시기에 맞춰, 2030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온 10인의 작가 고수리, 김신지, 봉현, 서한나, 서해인, 수신지, 오하나, 이다혜, 이연, 임진아가 풀어놓은 각자의 여행기를 한데 묶어 『여행의 장면』(유유히 2023)을 출간했다. 탁상 위에 놓인 달력에 빈칸을 만들어둔 그 시간 동안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만날 어떤 장면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찬다. 여행을 가기 전과 다녀온 후의 나는 여전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분위기를 품고 사는 사람이 된다. 마음 한구석에 푸르른 이국의 풍경을 품고 그 속에 있던 원래의 ‘나’를 떠올리면, 지금 여기 이 바쁜 하루 속 내가 조금은 괜찮아진다.
『여행의 장면』을 펼치면 10인의 작가들이 그간 다녀온 무수한 여행들 중에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한 장면을 만나게 된다. 『며느라기』를 그린 만화가 수신지는 비행기를 타보기 전에 비행기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미처 몰랐던 시절의 에피소드를, 『매일을 헤엄치는 법』 작가 이연은 늘 사람들 사이에서 ‘사람 멀미’를 겪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애타게 찾던 자신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는 진리를 깨닫게 된 어느 날의 여행을 떠올린다.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작가 김신지는 안식 휴가를 떠나 현지 사람처럼 살아본 치앙마이, 빠이 이야기를, 『사랑의 은어』 작가 서한나는 낯선 도시에서 단골 펍 하나를 만들어둔 끄라비 여행을 이야기하며, 언젠가 그곳을 꼭 가보고 싶게 만든다.
좋아하는 작가 하야시 후미코와 좋아하는 시인 가네코 미스즈를 찾아 각각 떠난 『오늘의 단어』 작가 임진아와 『계절은 노래하듯이』 작가 오하나의 여행기는 서로 다른 지점에서 더욱 흥미로운 감상을 그리게 하고, 『마음 쓰는 밤』 작가 고수리가 매주 주말마다 가족과 함께 숲의 냄새와 풍경을 마음껏 누려온 캠핑기는 읽다 보면 싱그러운 나무 향처럼 가슴 깊은 곳까지 시원해진다.
더불어 구글 지도 덕분에 부모님의 여행을 랜선으로 함께하는 『콘텐츠 만드는 마음』 서해인 작가의 여행기와 구글 지도가 없던 시절처럼 실시간으로 연결된 일상에서 벗어나 모험을 하는 『단정한 반복이 나를 살릴 거야』 봉현 작가의 쿠바 여행기, 그리고 구글 지도와 함께 이제는 사라진 감각과 선호에 대해 곱씹으면서도 때가 되면 어김없이 다음 여행을 위해 짐을 싸게 되는 『여행의 말들』 이다혜 작가의 이야기까지 모두 읽고 나면, 더 이상 망설일 이유 없이 자신만의 다음 여행지를 찾아 떠나게 될지도 모른다.

잊고 있던 나를 마주하는 시간, 살고 싶었던 대로 나를 살게 하는 순간에 대하여

처음 비행기를 타는 순간, 깨끗이 정돈된 기내에서부터 방금까지 골치 아프던 일상의 문제는 조금씩 옅어진다. 나의 도시를 박차고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순간, 알 수 없는 후련함으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짜릿하다. 비행 사이에 맛있는 냄새와 함께 내 앞으로 따뜻한 기내식이 놓인다. 기내식과의 첫 만남에 대해 수신지 작가는 깊은 인상을 새겨둔다.

두근두근 은박 뚜껑을 벗기며 하나하나 디지털카메라에 담았다. 튜브 고추장은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 가방에 챙겨 넣고 맥주와 콜라까지 야무지게 먹다 보니 긴 비행시간이 훌쩍 짧아져 있었다.
- 수신지, 「비행기를 타기 전에」

수많은 사람들과 늘 연결이 되어 있고, 만나야 하는 약속들에 시달리던 하루하루. ‘사람 멀미’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시간이 필요할 때면 이연 작가는 훌쩍 혼자 여행을 떠났다. 그렇게 떠난 여행지에서 어느 날은 자신만의 안락한 세계를 깨는 경험을 한다.

인정하기로 했다. 나는 그저 평범한 인간일 뿐이고, 사랑과 사람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고립도 중요하지만 사람도 곁에 둬야 한다. 홀로 여행을 여섯 번쯤 하고 나서야 깨게 된 나의 세계였고, 귀한 깨달음이었다.
- 이연 「태양계 여행」

그토록 기대했던 여행이지만, 낯설기만 한 곳보다 애써 뭘 하지 않아도 되는 익숙한 곳을 찾게 되었을 때, 김신지 작가는 현지인의 삶을 살짝 상상해본다. 뒤늦게 도착하는 반려인을 기다리며 공항에서 마중을 해보는 이벤트도, 평화로운 숙소와 평화로운 작은 마을에서 매일 ‘평화롭다’ 중얼거리면서.

“놀기만 하니까 왜 이렇게 좋을까요?”
“인간이 일하려고 태어난 게 아니니까 그렇죠.”
호스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허공에 작은 무지개를 만들고 있었다. 우문현답이었다.
- 김신지 「잠시 다른 인생을 사는 기분」

일상에서 멀리 떠나온 여행이지만, 숙소 근처에 단골 펍을 만들어두면 매일의 마침표를 느긋하게 찍게 된다. 매일 만나는 직원의 익숙한 일의 리듬도 살피고, 때로는 말도 슬쩍 걸어보면서 이국의 밤을 보내는 서한나 작가의 여행처럼.

나는 그 여행 끝에 일행과 이야기하며 끄라비 다신 안 올 것 같다는 말을 했는데, 아무래도 갈 것 같다. 끄라비에는 내가 아는 술집이 있고, 분위기도 좋고, 거의 매일 다른 여행자들이 오니까.
- 서한나 「카페 사이공」

무언가를 좋아하는 일은, 좋은 일을 불러온다
그 좋음의 세계 안에서 순간의 인연은 어김없이 오래 간직할 추억이 되고

당신은 타국에서 한국인을 만나면 피하는 쪽일까, 반가워하는 쪽일까. 여행지에서 뜻 모를 이국의 언어 속에서 고요히 있다가 한국말이 들리는 순간, 후다닥 그 자리를 뜨는 쪽을 택할지 모른다. 또는 낯선 행선지에서 갑자기 마주친 한국인이 그저 반가운 말동무가 될 수도 있다. 임진아 작가의 여행기에서는 타국에서 한국인끼리니까 서로에게 솔직한 마음이 오갈 수 있는 그 순간들이 반짝 빛을 낸다. 수많은 타이밍 중에 지금 여기서 만난 것은 어쩌면 누군가가 미리 그려둔 장난스런 콜라주 같기도 하고. 그렇다면 언제든 그 순간을 맘껏 즐기면 더 좋겠다고.

여행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이 마음껏 그리는 콜라주들이 그냥 제멋대로 그려지며 아무에게도 납작하게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저 각자 그리고 싶은 그림을 시간을 내어 여기에서 붙여 그린 것뿐이라고. 콜라주 감상은 자유, 겪은 사람만이 아는 풍부한 이야기는 비밀!
- 임진아 「혹시, 한국 분이세요?」

한편 누구에게나 운명이 바뀌는 찰나의 순간이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게 인생이라면, 그 순간들을 더 적극적으로 찾는 모험이 여행일 테다. 한 권의 시선집에서 마음을 끄는 시인을 발견하고, 그에 이끌려 마치 햇빛을 향해 뻗어나가는 식물처럼 오하나 작가는 자신의 삶을 그에게로 힘껏 방향을 바꿔본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생의 흔적을 찾아 떠난 여행에서 애틋하고도 경이로운 순간들을 만끽한다.

시인의 시를 멀리 퍼뜨리려는 씨앗 배달부가 나만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무척 놀라웠지만, 한편으로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쓸쓸한 마음, 그럼에도 밝은 쪽으로 벋어 나가려는 마음이 우리 모두의 본성일 테니까.
- 오하나 「쓸쓸한 마음, 그럼에도 밝은 쪽으로」

딱딱하고 차갑고 움직이지 않는 일상의 공간을 떠나 온몸으로 뒹굴며 뛰어놀기 좋은 숲으로, 고수리 작가는 와글와글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매주 떠나는 캠핑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별빛 같은 반딧불이멍, 일렁이는 불멍, 부풀어오르는 마시멜로멍을 즐기고 숲과 흙, 장작과 설탕이 뒤섞인 달짝지근한 냄새에 코를 박으며 이다지도 사소하고 따스한 행복의 세계를 구체적으로 나누어준다.

어쨌든 긴 밤이 지나면 아침이 찾아올 테니까. 그걸 아니까 고생 끝엔 웃어버리기. 동그란 얼굴들 마주 보고 푸하하 웃어버리고 나면 정말로 다 괜찮아졌다. 고생담이 모험담이 되는 한 끗 차이는 결국 웃음이란 걸. 어쩌면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 고수리 「돌아보면 반딧불이 같은 추억일 거야」

궁금한 것이 있으면 바로 그 자리에서 세계 어디든 알아낼 수 있는 지금과,
다만 그 이전에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타인의 호의에 기대었던 여행이 있었음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은 여행의 풍경도 사뭇 다른 차원으로 바꿨다. 서해인 작가는 쏟아지는 리뷰 속에서 진짜 리뷰를 찾아내는 감식안을 탑재하고 이곳을 떠나지 않고도 부모님의 여행에 얼마든지 동행할 수 있는 요즘 여행을 보여준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말이 많은 사람들의 여행담을 보면서 어딜 가면 좋을지 더하고 빼는 시간을 일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점을 좋아한다. 별점과 후기, 비용 정산 내역과 현지인을 통해 알게 된 팁, 메뉴 사진과 메뉴판 사진, 그 모든 것들을 참고하면서 나는 여행하지 않는 시간을 보낸다.
- 서해인 「구글 지도와 어떤 돌봄노동」

24시간 누군가와 항상 연결되어 있는 지금의 일상에는 타인에게 보여지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듯한 기분에 휩싸이기 쉽다. 봉현 작가는 그만큼 자신도 모르게 피로도도 쌓여가는 요즘,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떠나고 싶은 욕망에 쿠바 여행을 떠올린다. 실시간 연결이 없기에 그만큼 자유로운 그곳의 순간들을.

어쩔 수 없이 앞으로도, 매일 매 순간 이렇게 양가감정에 휘둘리며 살아가겠지. 그러다 갑자기 또 어디론가 훌쩍 떠날 것이다. 광고도 타임라인도 없는 곳으로. 낯선 사람들과 이상한 음식, 모르는 문화 속으로. 광활한 평야, 찬란한 노을, 장엄한 산맥, 먹먹한 사막 속으로.
- 봉현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모른다’는 경험을 몸에 익히고 어쩌다 낯선 길을 헤매다 뜻밖의 추억을 만들고 오는 여행은 이제 영영 사라진 걸까. 유튜브만 켜면 넘치는 여행 브이로그에서 발견하는 낯선 도시의 맛집과 명소를 또 하나의 미션처럼 해야만 하는 일로 받아들이는 건 아닐까. 무작정 걸어보고 무작정 주문해보고 무작정 겪어보면서 알아낸 것들을 다시 다음 여행자에게 건네주는 것까지가 이전의 여행법이었다면, 오늘의 우리는 최적의 이동경로와 검증된 맛집 사이에서, 어쩌면 헤매는 법을 잊어버렸는지도 모른다.

영원히 굳건한 마음은 내게 이런 생김새를 하고 있다. 여행하고 싶다는 기분의 모양새. “다른 도시에서 다리가 아플 때까지 걷고 싶다.”
- 이다혜 「사라진 감각과 선호에 대하여」

모쪼록 이번 여행에서는 해보고 싶었던 로망들과 그저 쉬고 싶은 마음까지 소중히 품고 떠나면 좋겠다. 그 여행 속에서 잊지 못할 자신만의 장면을 차곡차곡 쌓아나가면 좋겠다. 어디로든 떠나기 좋은 이 계절에 한 손에는 『여행의 장면』을 소중히 들고 마음이 개운해지는 그 순간을 기어코 찾아내기를.

작가정보

저자(글) 고수리

작가. 일곱 살 쌍둥이 형제의 엄마. 육아하고, 살림하고, 읽고, 쓰고, 가르치는 생활을 날마다 한다. 주말엔 가족들과 숲으로 떠난다. 에세이 『마음 쓰는 밤』 『고등어 : 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바다처럼 짰다』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 등을 썼다.
여행을 할 때, 산책하는 걸 가장 좋아한다.

저자(글) 김신지

‘내가 쓴 시간이 곧 나’라는 생각으로 걷고 쓰고 마시는 사람. 일상에 밑줄을 긋는 마음으로 자주 사진을 찍고 무언가를 적는다. 에세이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평일도 인생이니까』 등을 썼다.
여행을 할 때, 모닝 맥주 마시는 걸 가장 좋아한다.

저자(글) 봉현

글 쓰고 그림 그리는 10년차 프리랜서. 매년 100일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격주로 뉴스레터 「봉현읽기」를 발행한다. 자유와 속박, 일과 휴식에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프리랜서의 삶을 사랑한다. 에세이 『단정한 반복이 나를 살릴 거야』 『베개는 필요 없어, 네가 있으니까』 등을 썼다.
여행을 할 때, 배낭을 메고 떠나는 걸 가장 좋아한다.

저자(글) 서한나

산문집 『사랑의 은어』와 『피리 부는 여자들』(공저)을 썼다. 시간을 보낼 만한 거리가 좀 더 있었으면 한다.
여행을 할 때, 다신 안 오겠다고 하는 걸 가장 좋아한다.

저자(글) 서해인

뉴스레터 「콘텐츠 로그」 발행인. 즉흥적으로 떠나는 일은 드물다. 연중 300일 정도는 이 다음 여행을 구상하고 있다. 『콘텐츠 만드는 마음』 『책에 대한 책에 대한 책』(공저)을 썼다.
여행을 할 때, 디지털 디톡스에 실패해도 스스로를 지나치게 탓하지 않는 자신을 가장 좋아한다.

저자(글) 수신지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일 년의 반은 동남아에서 사는 상상을 한다. 만화 『반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 1』 『곤 1, 2』 『며느라기』 등을 쓰고 그렸다.
여행을 할 때, 일정을 마치고 낮에 찜해둔 펍에서 맥주 마시는 걸 가장 좋아한다.

저자(글) 오하나

모두가 다르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에 경이로움을 느끼며 살아간다. 지금은 제주에서 글을 쓰고 귤나무를 돌본다. 시집 『별사탕가게』 『아가풀과 노루별』, 산문집 『계절은 노래하듯이』를 쓰고, 그림책 『황금무늬고양이와 이쪽저쪽 세계』를 우리말로 옮겼다.
여행을 할 때, 귀를 기울이는 걸 가장 좋아한다.

저자(글) 이다혜

오랜 직장생활로 인해 주말여행에 특화된 여행자. 작가, 에세이 『여행의 말들』 『교토의 밤 산책자』 등을 썼다.
여행을 할 때, 힘들 때까지 걷는 걸 가장 좋아한다.

저자(글) 이연

85만 구독자를 지닌 드로잉 에세이스트. 펼 연(演) 자를 쓴다. 이름처럼 사는 삶을 꿈꾼다. 유튜버, 작가, 강연자로 지내고 있다. 에세이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 『매일을 헤엄치는 법』 등을 썼다.
여행을 할 때, 만년필로 일기 쓰는 걸 가장 좋아한다.

저자(글) 임진아

읽고 그리는 삽화가. 생활하며 쓰는 에세이스트. 만화와 닮은 생각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다. 종이 위에 표현하는 일을, 책이 되는 일을 좋아한다. 에세이 『읽는 생활』 『오늘의 단어』 『아직, 도쿄』 『빵 고르듯 살고 싶다』 등을 썼다.
여행을 할 때, 다시 함께 오고 싶은 사람이 떠오르는 순간을 가장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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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여행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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