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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핍한 날의 벗

태학산문 1
박제가 지음 | 안대회 옮김
태학사

2023년 06월 02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10월 1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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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8.41MB)
ISBN 9791168101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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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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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인이여, 언제나 깨어 있으라!”

가슴속에서 솟구친 세상에 대한 열정과 분노,
생활의 체험에서 길어 올린 맑디맑은 영혼의 글

18세기 후반의 실학자 박제가의 산문 51편을 엄선하여 옮겼다. ‘병든 사회의 깨어 있는 지성’ 박제가는 가슴속에서 솟구쳐 나오는 열정과 분노를 세상을 향해 분출하지 않을 수 없었고, 냉철하게 써 내려간 그의 산문에는 분세질속(憤世嫉俗)의 격정이 표현되어 있다. 더불어 생활의 체험에서 우러난 삶의 의미, 섬세하고 예민한 감각으로 노래한 자연과 인간사에 대한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이 책은 2000년 같은 제목으로 초판 발행되었던 ‘태학산문선 101’의 개정판으로, 기존 책에서 산문 21편을 보태고, 번역과 평설을 전체적으로 손보았으며, 장정을 새로이 했다. 이 책은 5부로 구성되어, 회고와 인물평, 편지와 척독, 제문과 행장, 예술론과 문학론, 현실 진단과 개혁안 등의 산문이 수록되어 있다.

“박제가는 진부한 문투를 대단히 싫어하였다. 그는 시골티 나는 구수한 산문이 아니라 도회지 깍쟁이류의 산문을 썼으나 도회지 시장 바닥의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묻어나지 않는다. 도회지 멋쟁이 지성인의 세련된 감성과 지성이 곁들여진 문장이다. 군말이 많지 않고 할 말만 산뜻하고 간결하게 말해 버리는 산문이다. 병든 사회의 깨어 있는 지성 박제가는 조선의 모든 것을 놓고 ‘이게 아니야!’를 외쳐 댔고, 풍요롭고 밝은 사회를 이룰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하였다. 생활의 체험에서 길어 올린 산뜻한 그의 산문은 지성인이 언제나 깨어 있기를 요구하였다.” - 안대회
머리말

1부 맑은 인연을 추억하다 - 회고와 인물평
어린 날의 『맹자』
백탑의 맑은 인연
절제의 미덕
비어 있음을 기르는 집
「풍수정기」의 뒤에 쓰다
꽃에 미친 김군
박제가 소전(小傳)
고중암의 변(辯)

2부 나귀를 팔아 그대 가까이 살고 싶소 - 편지와 척독
관헌 서상수에게
상중(喪中)의 이몽직에게 보낸 답장
형암 이덕무에게
혜보 유득공에게
추성관장인에게 답하는 편지
상중(喪中)의 낙서 이서구에게
석파 김용행에게
장임에게 부친다
사위 윤겸진에게 답하는 편지
갱당 이조원에게
추루 반정균에게
내한 서유구에게 보내다
이길대를 만나 보려는 이조참의 정지검에게

3부 붓과 벼루를 버려두고 어디를 갔는가 - 제문과 행장
외사촌 누이 제문
둘째 딸의 제문
장인 이관상의 제문
이사경 제문
스승 김복휴 제문
둘째 딸 묘지명
장환 묘지명
절도사이셨던 장인 이관상의 행장

4부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것이 시 - 예술론과 문학론
청장관 이덕무의 초상
진사 이소의 초상
인보(印譜)를 읽는 법
〈음중팔선도〉 서문
그림을 읽는 법
시선집 서문
시학론
소리와 글자는 하나다
시는 무엇을 쓰는가
집집마다 울려 퍼지는 드문 소리의 송가(頌歌)

5부 이 땅에 수레를 보급하라 - 현실 진단과 개혁안
궁핍한 날의 벗
공주로 떠나는 이정재를 보내며
낙향하는 원중거를 보내며
적성현감 이덕무를 배웅하며
조선인의 편견
상상의 편지 쓰기
『발해고』 서문
『북학의』 자서(自序)
『북학의』를 임금님께 올리며
병오년 정월에 올린 소회
동해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고
묘향산 기행

해설: 박제가 산문론 - 안대회

병든 사회의 깨어 있는 지성, 박제가

박제가는 조선 후기의 개혁사상가로, 여러 분야에서 큰 발자취를 남겨 정조 시대를 빛낸 지성인이었다. 그는 선진적 문명사회로 나아가는 책략을 담은 『북학의(北學議)』의 저자로도 이름 높으며, 18세기 후반을 대표하는 참신하고 개성 넘치는 시인이었다. 또한 그는 조선 후기 소품문(小品文)의 향방을 가늠하는 뛰어난 산문가였다. 서얼 출신의 하급 관료로 현실 정치에 참여할 수 없었던 그는 당시 유교적 신분질서와 당파에 대항하던 시대의 ‘이단아’였는데, 그가 남긴 산문에서 가슴속에 솟구친 세상에 대한 열정과 분노를 읽을 수 있으며, 생활의 체험에서 길어 올린 맑디맑은 영혼의 글도 만날 수 있다.

박제가는 통속, 상식, 기성품과 같은 것에 안주하지 못하는 괴벽의 소유자였고, 당시 사회를 뿌리부터 개혁하자고 부르짖었던 사상가였으나 서족 처지의 하급 관료였으므로 자신의 사상을 현실 정치에 적극적으로 투영시키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의 이상은 역사의 상식으로 통하게 되었고, 그 자신은 독특한 사상 체계를 구축한 사상가로 평가받고 있다.


날카로운 비판, 고결한 감성, 멋스러운 취향

박제가의 산문은 18세기 후반의 조선에 등장한 ‘위험한 발언’이었다. 하지만 이단적이고 위험한 제안을 서슴없이 제기한 박제가는 본래 감수성 예민한 시인이었다. 그는 서자라는 신분의 질곡을 굴원(屈原)의 『초사(楚辭)』를 읊조리며 달랬고, 서울 토박이의 섬세하고 예민한 감각으로 자연과 인간사를 노래했다. 청년 시절의 기행문 「묘향산 기행」, 이덕무와 유득공 등에게 보낸 편지, 그리고 장인을 위해 쓴 제문과 행장 등에는 풍부한 서정성과 발랄한 재기가 넘쳐 난다. 특히 20대에 쓴 산문에는 우울한 기질로는 표현하기 힘든 위트와 기지가 약동한다. 조선의 모든 것을 놓고 “이게 아니야!”를 외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공분을 토했던 그의 산문은 지성인들에게 언제나 깨어 있기를 요구했다.

스물일곱 살 청년 사상가의 자화상 - 「박제가 소전(小傳)」

박제가의 사상과 문학의 중심에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래서 현실에서 겪어야 하는 지성인의 고난을 예민한 관찰력과 감수성으로 포착하여 그 실상을 드러낸 작품이 적지 않은데, 이는 자신을 대상으로 삼은 글에서도 빛난다.

“사람됨은 물소 이마에 칼날 같은 눈썹을 가졌고, 눈동자는 검고 귀는 하얗다. 고독하고 고매한 사람만을 골라서 남달리 친하게 사귀고, 권세 많고 부유한 사람은 멀리서 보기만 해도 사이가 멀어진다. 그러니 뜻에 맞는 이가 없이 늘 가난하게 산다. … 구름과 안개가 바뀌는 모습을 관찰하고 갖가지 새가 새로 내는 소리를 듣는다. 멀게는 산천과 해와 달과 별, 작게는 초목과 벌레와 물고기와 서리와 이슬이 날마다 변화하여 알기 힘든 자연현상의 이치를 가슴속에서는 또렷하게 파악하고 있다. 글로는 그 실상을 다 표현하지 못하고, 말로는 그 맛을 다 설명하지 못한다. 혼자서 터득한 것이라 아무도 그 즐거움을 알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 「박제가 소전」 중에서

이 글은 자신을 타자화한 자전적 산문으로, 세상의 도도한 흐름을 거스르며 살아가는 자신의 삶을 냉소하듯이 그려 냈다. 한 인간을 규정하는 상식적이고 상투적인 내용을 말하지 않고, 남과는 다른 그만의 개성을 드러낸 것이 돋보인다.

인재를 배척하는 사회를 향한 비분 - 「낙향하는 원중거를 보내며」

“아아! 오늘날의 사대부는 모두 때만 잘 얻고 지체만 잘 타고나면 저절로 굴러드는 관직을 마치 방 안에 놓인 물건인 양 움켜쥡니다. 또 제각기 자제들에게 허겁지겁 공령문(功令文)이나 익히고 장구(章句)나 공부하여 나머지 이익을 다투도록 가르칩니다. 또 제각기 사사롭게 자기편 사람을 거느리고 명분과 당색을 제한하여 남들과 오가지 못하게 막고 조정에서 세력을 뽐냅니다. … 옛것을 옳게 여겨 현재의 풍습을 비난하는 자는 신뢰를 얻지 못하고, 도리를 지켜서 외로이 자기의 길을 가는 사람은 의심을 받습니다. 어리석은 자는 남아돌지만 지혜로운 자는 부족하기가 이 시대 같은 때가 없습니다.” - 「낙향하는 원중거를 보내며」 중에서

서울내기로서 마당발이었던 박제가의 주변에는, 권력과 행복의 외곽 지대에서 고통받고 고민하는 고독한 지성인들이 많았다. 이 글은 경기도 지평으로 낙향하는 원중거(元重擧)를 배웅하며 써 준 송서(送序)이다. 원중거는 무관 집안 출신의 서족으로, 세태에 휘둘리지 않고 소신을 펼쳐 당시 서족 지식인들에게 존경을 받았다. 박제가는 이 글에서 과거 제도와 벌열, 붕당의 악습에 젖은 채 편을 갈라 권력을 독점하는 조선 지배층의 폐해를 폭로하고, 진정한 인재를 배척하는 사회를 비분에 차서 공박하고 있다. 지배 체제의 썩은 부위를 예리하게 분석한 분세질속(憤世嫉俗)의 명문으로 꼽힌다.

만물을 스승으로 삼은 고독한 예술가의 벽(癖) - 「꽃에 미친 김군」

박제가가 산문에서 묘사한 인물들에서는 일정한 특징이 보인다. 꽃에 미쳐 『백화보(百花譜)』를 만든 김덕형, 술과 벗을 너무 좋아하는 친구 조여극, 의연하게 도리를 지켜 살았지만 요절한 장환, 그가 늘 가까이하던 원중거, 백동수, 이덕무 그리고 수레 기술자 이길대. 박제가는 이들을 권력의 중심부에서 벗어나 고독하지만 올바르게 삶을 영위해 가는 사람으로 그렸다.

“벽(癖)이 편벽된 병을 의미하지만, 고독하게 새로운 것을 개척하고 전문적 기예를 익히는 일은 오로지 벽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다. 김군이 화원을 만들었다. 김군은 꽃을 주시한 채 하루 종일 눈 한번 끔쩍하지 않는다. 꽃 아래에 자리를 마련하여 누운 채 꼼짝도 않고 손님이 와도 말 한마디 건네지 않는다. 그런 김군을 보고 미친놈 아니면 멍청이라고 생각하여 손가락질하고 비웃는 자가 한둘이 아니다. 그러나 비웃음 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비웃은 사람은 생기가 싹 사라진다.” - 「꽃에 미친 김군」 중에서

기발하고 빼어난 문체로 묘사한 김군, 즉 김덕형은 속물근성과는 동떨어져 있는 사람으로, 일반 화가와는 달리 꽃에만 관심을 가진 꽃 그림 전문 화가이다. 이처럼 세상의 평범한 조류를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이들이 박제가 산문의 주요 소재였다. 세상은 그런 사람들을 미친놈 아니면 멍청이라 손가락질하고 비웃었으나, 박제가는 고질병이 없는 사람이 도리어 버림받은 자라고 말한다. 박제가에게는 편벽된 고질병을 앓는 이야말로 ‘진정 병들지 않은 사람’이었으며, 박제가 역시 그 무리에 속했다.

궁핍한 시절에 드러나는 우정의 깊이 - 「궁핍한 날의 벗」

아무런 병 없는 속물들이 판치는 세상의 외곽 지대에서 외로이 자기 길을 헤쳐 가는 벽(癖)을 지닌 이들이 좌충우돌 살아가는 현실을 박제가는 주목했다. 그의 산문은 우리가 살아야만 하는 이 현실이 얼마나 추악하며, 얼마나 왜곡되었는지를, 왜 혁신해야 하는지를 실존 인물의 궤적을 통해 분명히 보여 준다.

“천하에서 가장 친밀한 벗으로는 곤궁할 때 사귄 벗을 말하고, 우정의 깊이를 가장 잘 말한 것으로는 가난을 상의한 일을 꼽습니다. … 영숙은 집 안에 이틀 양식을 갖춰 놓은 처지도 아닐 텐데 저를 만나면 오히려 차고 있던 칼을 끌러서 술을 받아 마셨습니다. 마신 술로 거나해지면 소리 높여 노래 부르며 남을 깔보듯 꾸짖고는 껄껄 웃어 버립니다. 천지간의 애환, 염량세태의 변화, 인생의 단맛 신맛이 그 속에 모두 담겨 있습니다. … 영숙이여! 떠나십시오! 저는 지난날 궁핍 속에서 벗의 도리를 깨달았습니다. 그렇지만 영숙과 제 사이가 어찌 궁핍한 날의 벗에 불과하겠습니까?” - 「궁핍한 날의 벗」 중에서

박제가는 벌열 가문과 세속적 인간들 사이에서 뒤틀린 삶을 살아가는 지성인들이 세상의 질시, 신분적 차별, 생활의 빈곤으로 좌절하는 현실을 마음속에 가득 찬 비애의 언어로 묘사했다. 조선 후기 지식인의 밑바닥 생활을 이처럼 진실하고 감동적으로 묘사한 글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편견과 고루함에 사로잡힌 조선 지식인들 - 「조선인의 편견」

박제가는 좌고우면하며 남의 눈치를 살피고 우유부단하게 몸을 사리는 기질이 아니었다. 오히려 현실의 도도한 탁류를 거침없이 비판하는 당돌한 품성이었다. 그의 산문에는 현실을 꿰뚫어보고 국제 정세를 예견하며 국가의 앞날을 경고하는 등 시대를 앞서 나간 혜안이 번득인다. 동시에 변통을 모르는 유자(儒者)의 완고함을 질타하는 등 조선의 고질적 폐습을 난도질하는 비판 정신이 약동하고 있다.

“오늘날 사람들은 아교로 붙이고 옻칠을 한 속된 눈꺼풀을 달고 있어 아무리 애써도 떼어 낼 도리가 없다. 학문에는 학문의 눈꺼풀이, 문장에는 문장의 눈꺼풀이 단단하게 붙어 있다. … 그들이 나를 믿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믿는 까닭을 나는 명확하게 안다.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랑캐[胡]라는 말 하나로 천하의 모든 것을 말살하고 있다. 반면에 나만은 ‘중국의 풍속은 이래서 너무나 좋다.’고 말한다. 내 말은 그들이 기대하는 말과 너무 다르다. 그래서 그들은 나를 믿지 않는다. … 어짊을 추구하는 자는 모든 것을 어짊의 관점에서 보고, 지혜를 추구하는 자는 모든 것을 지혜의 기준으로 잰다고 한다.” - 「조선인의 편견」 중에서

이 글은 당시 조선 지식인들이 비좁은 소견에 빠져 있고, 극심한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한다. 오랑캐라는 편견을 버리고 청나라와 일본, 서양의 발전상과 문화를 직시하자는 것이 박제가의 주장이었고, 그 주장을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것이 당시 다수 지식인의 생각이었다. 조선 지식인의 고루한 편견과 반대에 맞서는 박제가의 고군분투를 보여 주는 글로, 지식인의 인식 전환을 기대하는 이 글의 가치는 시대를 불문하고 유효하다.

농업 생산력 확대와 조선 사회 개혁의 방안 - 「『북학의』를 임금님께 올리며」

박제가는 낡은 풍속만 보고 새로운 변화를 보지 못하는 조선의 눈 뜬 소경들의 단단한 각막을 벗겨 내고자 부단히 애썼다. 시를 지으려면 꼭 두보나 당시만을 본뜨려는 시단, 글씨를 쓰려면 꼭 왕희지만을 본받으려는 서단, 조선이 최고의 문명국인 줄 착각하는 국수주의, 청나라와 일본을 무조건 배격하는 그릇된 아집에서부터 시작하여, 서족을 배척하고, 상인과 공인을 무시하며, 선비의 자존만 앞세우는 폐습을 일관된 태도로 질타했다. 확고하게 자신의 입론을 제시하고 이를 사회에 전파하려 했던 경세가로서의 탁월한 면모는 정조에게 진언한 글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난다.

“신이 산골 백성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 화전을 일구고 나무를 하느라 열 손가락 모두 뭉툭하게 못이 박여 있습니다. 그럼에도 입고 있는 옷이라곤 10년 묵은 해진 솜옷에 불과하고, 집이라곤 허리를 구부정하게 구부리고서야 들어갈 수 있는 움막에 지나지 않습니다. 방 안에는 불 땐 연기가 가득하고 벽은 벽지를 바르지도 않았습니다. 먹는 음식이라곤 깨진 주발에 담긴 밥과 간도 하지 않은 나물뿐입니다. 부엌에는 나무젓가락만 달랑 놓여 있고, 아궁이 앞에는 질항아리 하나가 놓여 있을 뿐입니다.” - 「『북학의』를 임금님께 올리며」 중에서

이처럼 박제가는 서민 생활의 참담한 실태를 직접 보고 들은 바에 따라 기록했고, 그에 근거하여 개선과 개혁을 주장했다. “현재의 법을 바꾸지 않는다면 현재의 풍속하에서 하루아침도 살 수 없다.”는 생각을 밝혔고, 유생의 도태, 수레의 유통, 외국과의 통상 등 변법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작가정보

저자(글) 박제가

朴齊家, 1750~1805
조선 후기 실학자로, 18세기 북학파의 거장이다. 본관은 밀양, 자는 차수(次修), 호는 초정(楚亭)ㆍ정유(貞?)이다. 정조가 왕위에 오른 뒤 규장각을 세우자 이덕무ㆍ유득공ㆍ서이수 등과 함께 검서관이 되었다. 이후 생애의 대부분을 검서관으로 봉직하며 국왕의 저술과 언론을 편집하고 교정하는 업무를 맡아보았다. 1778년 사은사 채제공의 수행원으로 청나라에 다녀와서 『북학의』를 저술했고, 세 번 더 북경을 여행하여 많은 중국 관료나 학자와 교유했다. 1800년 정조의 사망 이후 관직에서 물러났고, 1801년 윤가기의 옥사에 연루되어 함경도 종성에서 5년 동안 유배 생활을 했다. 저서로 『북학의』와 『정유집』이 있다.

安大會
연세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정밀한 해석과 깊이 있는 사유를 바탕으로 옛글을 분석함으로써 선인들의 삶을 풀어내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옛글을 학술적으로 엄밀히 고증할 뿐만 아니라 특유의 담백하고 정갈한 문체로 풀어내 독자들에게 고전의 가치와 의미를 전해 왔다. 지은 책으로 『궁극의 시학』, 『벽광나치오』, 『담바고 문화사』, 『선비답게 산다는 것』, 『정조의 비밀편지』, 『18세기 한국 한시사 연구』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해동화식전』, 『채근담』, 『소화시평』, 『완역정본 북학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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