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천 검색어

실시간 인기 검색어

반에 반의 반

천운영 지음
문학동네 출판사SHOP 바로가기

2023년 06월 14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2월 23일 출간

(개의 리뷰)
( 0% 의 구매자)
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38.40MB)
ISBN 9788954690843
지원기기 교보eBook App, PC e서재, 리더기, 웹뷰어
교보eBook App 듣기(TTS) 가능
TTS 란?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전자책 화면에 표기된 주석 등을 모두 읽어 줍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 '교보 ebook' 앱을 최신 버전으로 설치해야 이용 가능합니다. (Android v3. 0.26, iOS v3.0.09,PC v1.2 버전 이상)

소득공제
소장
정가 : 10,500원

쿠폰적용가 9,450

10% 할인 | 5%P 적립

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카드&결제 혜택

  • 5만원 이상 구매 시 추가 2,000P
  • 3만원 이상 구매 시, 등급별 2~4% 추가 최대 416P
  •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추가 최대 300원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그려보았다.
물에 젖은 늙은 몸이 환하게 빛나는 순간을.
숲의 햇살과 함께 조각조각 부서지는 웃음소리를.

반의반의 반만큼의 상상을 더하여, 더 환한 풍경으로
여성의 목소리로 기록되는 다성多聲과 다감多感의 계보

여성의 원초적 생명력을 바탕으로 도발적인 서사와 관능적인 미학을 선보여온 소설가 천운영이 십 년 만의 다섯번째 소설집 『반에 반의 반』으로 독자 곁을 찾았다. 신동엽창작상, 올해의 예술가상을 수상하며 일찌감치 이야기꾼으로서의 저력을 보여준 작가는 그동안 취재에 기반한 생생한 장면 구성과 허위를 부수는 담대한 묘사, 터부에 홀연히 손을 뻗어 이야기 속으로 데려오는 과감함으로 한국문학에 전에 없던 궤적을 그려왔다.
『반에 반의 반』의 아홉 단편에서 들려오는 것은 세대도, 삶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른 여성들의 목소리다. 다종다양한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연이 닿은 이들에게 무람없이 먹을 것과 잘 곳을 내어주는 다정함이 바로 그것이다. 본처 자식들에 의해 집에서 쫓겨난 둘째 시어머니를 다시 거둬들여 평생을 함께하는 며느리(「우니」 「내 다정한 젖꼭지」), 꽃놀이 가는 길에 만난 어린 오누이를 집에 들이고 아껴둔 이부자리를 건네는 할머니(「봄밤」). 가족을 넘어 더 많은 존재들의 생존 그 자체를 긍정하는 이 다감多感의 계보는 계속해서 아래로 아래로 이어져갈 듯하다.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도 우리가 모르는 이면이 있을까. 천운영은 ‘반에 반에 반’의 상상을 더하여 그 맹렬하게 아름다운 모습을 그려보인다. 체신을 중요시하는 집안의 가장에게는 부끄러움을 잠시 내려놓고 어머니와 물장구치는 순간을 선사하고, 희생만 하는 것 같던 어머니에게는 꿈결 같았던 봄날의 한가운데, 사랑하는 이와의 한때를 회상하게 한다. 소설가 윤성희의 추천의 말처럼 이 환한 풍경은 문장을 넘어 목소리가 되고, 혀끝으로 느껴지며, 마침내 읽는 이의 온몸을 통과한다. 천운영의 천연덕스러운 솜씨로 버무려진 이 시대 여성들의 생생한 삶이 여기, 『반에 반의 반』에 펼쳐져 있다.

천운영의 소설은 눈으로 읽으면서 동시에 귀로 듣는 소설이다. 하지만 이 소설의 말맛을 느끼려면 읽는 것도 듣는 것도 잠시 내려놓아야 한다. 그저 마음을 열어놓고, 불어오는 바람과 흘러가는 구름을 느끼며 풍경 속에 자신을 가만히 두어야 한다. 그러다보면 이야기는 굽이굽이 흘러갈 것이다. 이야기는 휘어지고 휘어질 것이다. 이야기는 내 안에서 “할랑할랑 흔들면서, 어깨를 들썩들썩, 뻗었다가 흘렀다가 올랐다가 내렸다가” 춤을 추게 될 것이다. 심장이 얼쑤 하고 추임새를 넣는다. 추임새가 메아리처럼 울려퍼지면,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로 연결되고 삶은 다른 이의 삶으로 연결된다. 그 순간, 천운영 소설은 징해진다. 오메, 이토록 징한 삶이라니. 그 삶이 문장을 넘어서는 순간 천운영 소설은 읽으면서 동시에 듣게 된다. 눈으로 읽고, 귀로 듣고, 입으로 맛보다…… 그러다 마침내 온몸으로 통과하는 소설이다. _윤성희(소설가)
우리는 우리의 편이 되어 007
아버지가 되어주오 035
반에 반의 반 069
우니 099
명자씨를 닮아서 131
내 다정한 젖꼭지 163
봄밤 191
다른 얼굴 199
금연캠프 239

해설 관능의 할머니, 미지의 어머니 서영인(문학평론가) 279
작가의 말 297

나는 네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주, 설명이나 변명을 얹고 싶어지는 것이다. 우리도 힘들었다고. 그 고난의 시절을 정면으로 뚫고 나가야만 했던 세대였다고. 생은 언제나 처음 맞닥뜨리는 사건들의 연속이니까. 같은 일이 일어나도 같은 실수를 하기 마련이니까.
우리는 각자, 자신의 생을 밀고 나가기 위해 온 힘을 다했을 뿐이다.
_「우리는 우리의 편이 되어」, 17~18쪽

내가 들은 것은 너의 시간들이지만, 그 시간 속에는 네 엄마의 시간도 들어 있으니까. 너의 역사이면서 동시에 네 엄마의 역사이기도 하니까.
_「우리는 우리의 편이 되어」, 21쪽

이왕 서류상으로 정리가 된 거 진짜로 이혼해버리세요. 이제부터 엄마 인생, 마음껏 누리며 사시라니까.
내친김에 그동안 내 어머니가 감내해왔던 희생과 고통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버지의 잘못된 행태들을 조목조목 따져 물었다. 그땐 왜 그러셨어요, 지금이라도 제대로 사과하세요, 말이나 좀 곱게 하시든가, 엄마가 몸종이에요? 하녀예요? 그러다가 진짜 이혼당해요. 비난인 걸 알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다. 두 동생들에게도 거들기를 부추기며 기세를 높였다. 그렇게 나는 우리 가족과 아버지 사이에 선을 그었다. 한쪽은 명백한 가해자였고 또 한쪽은 지금도 여전히 고통받는 피해자 집단이었다.
(…)
넌 네 엄마 인생이, 그렇게 정리되면, 좋겠니?
어머니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네 말대로라면 내 인생 참……
어머니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내쉬었다. 그리고 말했다.
슬프지 않겠니?
_「아버지가 되어주오」, 41~44쪽

저 사람 아버지가 되어주어라. 아버지는 왜 나한테 그런 말을 하셨을까? 당부였을까 충고였을까 걱정이었을까. 사랑을 주라는 말이었을까, 사랑을 받으라는 말이었을까. 그래서 일단 사랑을 주기로 했어. 내 아버지는 사랑을 주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런데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은 사랑을 할 줄도, 받을 줄도 모르더라. 내가 주는 것이 사랑인 줄도 몰랐지. 그래서 사랑을 받는 법부터 알려줘야 했어. 끊임없이 사랑을 주면서. 그래야 또 내가 사랑을 받을 테니까.
(…)
어머니는 그렇게 아버지가 되었다. 어머니의 방식으로 아버지를 키웠다. 내 어머니가 키운 것은 한 남자가 아니라 한 세상이었을 것이다. 모자라고 불안정하고 허점투성이인 어떤 한 세상. 어머니는 그 세상을 품어 아버지가 되었다. 어머니가 가진 사랑스러움으로 보드라움으로 나긋함으로.
_「아버지가 되어주오」, 63~64쪽

사람들이 아버지를 잡겠다고 집에 들이닥쳤는데, 문 앞을 딱 막아선 사람이 바로 네 할머니였어. 양팔을 쫙 벌리고 버티고 서서는, 눈을 부릅뜨고 사람들을 쏘아보는 거야. 울고불고 애원하고 빌고 그러는 게 아니라, 그냥 버티고 서 있는 거야. 그러곤 나지막이 사람들 이름을 불러. 아이 누구 아짐, 아이 누구 자식, 누구 동생, 누구 아버지. 하나하나 눈을 맞추면서, 무언가를 골라내고 있는 사람처럼. 아이, 아이,아이.
(…)
어머니는 그때 골라내고 있었던 거야. 그 양반이 떡을 해 먹였던 사람들을. 자식들 굶겨가며 만들어 돌렸던 그 떡. 그 떡이 아버지를 살렸다. 사람들 말마따나 그동안 쌓아둔 인심이. 그게 저절로 쌓아진 인심이었겠니? 누구네 산달이 언제인지, 그래서 딸을 낳았는지 아들을 낳았는지, 누구네 할멈 몸이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그 할멈이 무얼 제일 먹고 싶어하는지. 그걸 다 파악하고 만들어 돌린 인심인 거지. 피죽도 어려웠던 그 시절에.
어머니는 믿고 있었던 거지. 그 떡이 언젠가 큰 힘이 되리라는 걸. 그 믿음이 기적을 만든 거지. 그걸 기적이 아니고 뭐라 할 수 있겠니. 그러니 신앙이 될 수밖에. 성경책 끼고 교회당에 나가는 노인들처럼, 언제든지 떡을 이고 집을 나서는 거지. 그런 냥반이었다, 네 할머니가.
_「반에 반의 반」, 83~84쪽

그녀는 눈빛으로만 조용히 그를 부르지 않았을까? 기길현 장남이 거기 숨어 뭐하고 있냐고. 너도 어서 옷을 벗고 이리 들어오라고. 들어와서 내 즐거운 놀이에 동참하라고. 정말로 재미지다고. 그러지 않았을까? 그래서 보란듯이 더 힘차게 물장구를 친 것은 아닐까?
(…)
내 아버지가 자릿세를 받으러 온 사람의 멱살을 쥐었을 때, 모두 그 주위로 몰려가 언성을 높이고 떼어놓느라 정신이 없었던 바로 그때. 그는 슬그머니 나무 뒤에서 나와 할머니에게로 갔을 것이다. 할머니와 함께 잠시 물놀이를 즐겼을 것이다. 그리고 함께 물에서 나왔을 것이다. 젖은 몸을 닦아주고 다시 치마저고리를 입히고 옷고름을 묶어준 사람이 바로 그였을 것이다. 긴 머리를 털어 말리고 손빗으로 빗어 틀어올려준 것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 환한 풍경에 그도 함께였기를. 부끄럽지 않았기를. 함께 아름다웠기를.
그러니까 이것은 내가 그와 그들의 기억에 보탠, 반의반의 상상이다. 어쩌면 그것의 반. 딱 그만큼.
_「반에 반의 반」, 97~98쪽

“맛이 좋지? 달달하지? 요것이 진짜 우니 맛이야, 우니.”
맛있었다. 기가 막히게 맛있었다. 너무 향기롭고 달콤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관동댁은 입을 꼭 다물고 맛있다는 말만은 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독골댁이 성게알을 한 숟갈 푹 퍼서 제 입에 넣고 혀를 오물거렸다. 독골댁 얼굴에 샛노란 꽃이 활짝활짝 피어났다. 입을 꼭 다물고 있으려니 저절로 눈이 찌푸려졌다.
“왜, 맛이 읎서? 맛이 이상해서 우나? 다시 한번 먹어보아, 맛있어. 내가 가르쳐줄게. 요로코롬 숟가락으로 노란 것만 살짝 떠서 혀로 삭 녹이면 을매나 맛있어.”
독골댁이 관동댁에게 숟가락을 새로 하나 내밀고는 자기도 한 술 떠서 입에 넣었다. 관동댁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여진처럼 성게 향이 잔잔히 번졌다.
“어머니는 인생을 몰라도 너무 몰라. 요 맛도 모르구. 아직도 갈챠줄 게 많이 남았으니. 어쩌나? 내가 오래오래 살아야지.”
_「우니」, 129~130쪽

발인을 앞두고 북엇국으로 아침을 먹을 때였다. 모두들 적당한 긴장감과 피로감에 말없이 숟가락질만 하고 있던 중이었다. 누군가 사자 손잡이가 달린 대문 얘기를 꺼냈고, 초인종 달린 집에서 할머니 젖꼭지로 서서히 화제가 바뀌더니, 초인종이 되었다가 팥 알갱이가 되었다가 버찌 씨가 나오더니, 그 모든 자식들이 한 번씩 입에 물고, 자식의 자식들이 딩동댕동 조물조물 만지고 나자, 일제히 숟가락질을 멈추고 저마다 어떤 생각에 빠져들며 눈가가 촉촉해지는 것이 보였다. 물론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죽은 엄마 젖 빠는 얘기 그만하고, 이제 그만 가보자고.’
엄마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말했을 때, 나는 할머니가 말하고 있는 줄 알았다. 목소리가 딱 할머니 목소리였다. 엄마는 늙어가면서 점점 할머니를 닮아가고 있었다. 아니다. 할머니라면 분명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죽은 자식 불알 잡는 얘기 그만하고, 이제 그만 가서 자기 볼일들 보라고.’
_「내 다정한 젖꼭지」, 189쪽

“그 사람이 내 지갑 가져가는 거, 그거 난 못 봤어.”
“당연히 못 보지. 그걸 어떻게 봐.”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지갑은 내가 돌아보기 전에 벌써, 벌써 벌써 가져간 거지. 그래놓고, 내가 보니까 웃은 거지. 웃으면서 도둑질한 게 아니라, 도둑질한 다음에 웃은 거야. 그 사람 나갈 때까지 내가 계속 지켜봤거든. 왜 웃었지? 안 들킨 게 좋아서 웃었나? 내가 깜빡 속아넘어가니까 좋아서 웃었나? 정말 나쁜 사람이잖아!”
_「다른 얼굴」, 211쪽

사람들이 몰려들자 아이가 기다렸다는 듯이 울음소리를 높였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여자애의 손목을 움켜쥔 채 힘껏 잡아당기기를 반복했다. 그녀가 흔드는 대로 아이의 몸이 이리저리 춤을 췄다. 한쪽 팔을 버둥거리며 발악하듯 울어댔다. 벌건 잇몸을 드러내고 침을 질질 흘리며 울고 또 울었다.
찡그린 얼굴이 흉측했다. 벌건 잇몸이 벌레 같았다. 콧물이 거품을 뿜으며 흘러내리고 눈물이 그 위를 덮었다. 목젖이 부풀었다 쪼그라들기를 반복하며 침 거품을 끌어올렸다. 벌레 먹어 시커먼 충치 사이로 곶감 찌꺼기가 너덜너덜 붙어 있었다. 더이상 사악할 수 없을 정도로 추했다. 그녀는 믿을 수가 없었다. 사랑스러운 아이의 얼굴이 그렇게 추악하게 일그러질 수 있는지. 그런 얼굴은 보고 싶지 않았다.
“왜 울어? 뭐가 억울해서 울어? 뭘 잘했다고 울어!”
“애가 무슨 짓을 했다고, 아니 잘못을 해도 그렇지. 형님 미쳤어요?”
_「다른 얼굴」, 234~235쪽

금연캠프 성공 기념으로 함께 점심을 먹고 헤어지자 했던 문서연 이금순 이정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음 기회에 만나 금연을 확인하자며 약속을 변경했다. 서희주는 캠프에 도착할 때와 마찬가지로 엘리베이터 앞에서 남편이 보낸 기사에게 캐리어를 건넸다. 오명자는 손주 얼굴에 입술을 비빌 생각을 하니 모든 금단증상이 사라졌다. 김숙희는 아는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고양시에 있는 숯가마에서 만날 약속을 잡았다. 오현주는 자기 자신에게 상을 주는 의미로 집까지 택시를 타고 가기로 마음먹었다. 모두 손을 흔들며 서로의 안녕을 빌었지만, 다시 만날 일이 없기를 바랐다. 육지에 도착한 뱃사람들처럼 뒤도 안 돌아보고 뿔뿔이 흩어졌다. 그들이 금연에 성공할지는 그 누구도 모를 일이었다.
_「금연캠프」, 276~277쪽

세상이라는 격랑을 헤치는 주름진 손

표제작 「반에 반의 반」은 어느 여름날 계곡에서 물놀이하던 ‘나’의 할머니를 추억하며 시작된 이야기다. 십이 년 전 세상을 떠난 기길현 할머니의 제삿날, 둘러앉은 친척들은 물에 젖어 속이 훤히 비치는 속치마 하나만 입고 춤을 추던 그녀를 각자의 기억에서 꺼내온다. 그러나 기길현의 장남인 ‘나’의 큰아버지만큼은 그런 기억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대신 그가 기억하는 것은 다른 장면이다.

사람들이 아버지를 잡겠다고 집에 들이닥쳤는데, 문 앞을 딱 막아선 사람이 바로 네 할머니였어. 양팔을 쫙 벌리고 버티고 서서는, 눈을 부릅뜨고 사람들을 쏘아보는 거야. 울고불고 애원하고 빌고 그러는 게 아니라, 그냥 버티고 서 있는 거야. 그러곤 나지막이 사람들 이름을 불러. 아이 누구 아짐, 아이 누구 자식, 누구 동생, 누구 아버지. 하나하나 눈을 맞추면서, 무언가를 골라내고 있는 사람처럼. 아이, 아이,아이.
(…)
어머니는 그때 골라내고 있었던 거야. 그 양반이 떡을 해 먹였던 사람들을. 자식들 굶겨가며 만들어 돌렸던 그 떡. 그 떡이 아버지를 살렸다. 사람들 말마따나 그동안 쌓아둔 인심이. _ 「반에 반의 반」, 82~84쪽.

그가 들려주는 것은 6·25 전쟁의 한가운데, 작은 몸으로 거대한 힘에 맞서는 기길현의 모습이다. 없는 형편에도 동네 대소사를 챙기며 떡을 나누던 그녀는 그렇게 얻은 인심으로 남편을 위기에서 구해낸다. 큰아버지에게 기길현은 집안을 건사하고 재생산을 가능케 한 강인한 어머니이지 “함부로 옷 벗어던지고 흐트러지고 그럴 분”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소설가인 ‘나’는 상상 속 여름날의 계곡에 할머니와 큰아버지를 함께 소환해낸다. 기길현의 아들로서, 순수한 마음으로 어머니와 물장구를 치는 그를 그려본다. 반의반의 반만큼의 상상력으로 그려낸 그 순간은 더없이 환하고 애틋하다. 관습과 관성에서 벗어나 어머니와 아들이 순수히 어우러지는 기꺼운 장면. 천운영은 가부장의 전형성을 깨뜨리는 시도를 통해 더 환한 풍경으로 우리를 이끄는 듯하다.

「우니」 「명자씨를 닮아서」 「내 다정한 젖꼭지」 「봄밤」으로 이어지는 연작소설은 살아가고자 하는 존재들에게 무람없이 먹을 것과 잘 곳을 내어주는 한 여성의 이야기이자 그녀에게 길러진 존재들의 뒷이야기다. 재취 자리로 들어갔다가 남편의 죽음 이후 본처 자식들의 반발로 집에서 쫓겨난 순임. 그런 순임을 다시 거둬들인 것이 순임의 며느리 기길현이다. 수십 년을 함께하는 동안, 그들은 핏줄보다 서로를 더 잘 아는 사이가 되었다. 어느 날, 꽃놀이를 떠난 두 할머니는 갈 곳 없는 어린 오누이를 집으로 데려오고 만다. 갑자기 눌러붙은 군식구가 달갑지 않을 법한데도 길현은 오누이에게 이부자리를 내어준다.

입을 삐죽거리던 길현씨가 더이상은 못 봐주겠다는 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계집애는 길현씨가 쿵쿵 발소리를 내며 안방으로 들어가고도 한참 뜸을 들인 후에야 엉덩이를 조금 더 안쪽으로 들이고 앉았다. 신발은 벗지 않은 채였다. 한동안 애 젖 빠는 소리만 가만가만했다. 순임씨의 몸이 박자를 맞추듯 좌우로 살짝살짝 흔들렸다. 계집애의 몸이 닿을 듯 말 듯 했다. 별안간 안방 문이 요란스레 열리더니 길현씨가 우렁차게 외쳤다. 뭐하고들 앉았어! 어서 자지 않고서는. 고함과 함께 베개가 툭 튀어나오더니 이어 이불 한 채가 문지방을 타고 넘어왔다. 길현씨가 막내며느리에게 혼수로 받아 장롱 속에 모셔둔 새 명주 이불이었다. _ 「봄밤」, 196~197쪽.

이 장면에 어울리는 단어는 ‘연민’보다는 ‘탄생’이다. 가족을 넘어선 새로운 공동체의 탄생이라 설명해도 좋을 것이다. 동네 사람들에게 인심을 쏟고, 연이 닿은 사람들을 먹이고 재우는 것. 그것은 천운영 소설의 여성들이 할 수 있는 당연스러운 베풂이다. 생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무람없이 자리를 내어주는 그 다정함은 여성의 원초적 생명력과 닮아 계속해서 뿌리를 뻗는다.


맹렬히 사랑스럽게, 피할 수 없이 선명하게

소설집의 포문을 여는 「우리는 우리의 편이 되어」는 중년의 여성 소설가 ‘나’가 주인공이다. 한 잡지사에서 인터뷰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형식의 소설을 제안했을 때, ‘나’는 친구의 딸을 떠올린다. 친구의 뱃속에 있을 때부터 알아온 그녀는 이 년 전 가족에게 커밍아웃을 했고,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친구는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비록 각자의 신념 때문에 평행선을 달리는 듯 보이지만, 이들이 인터뷰의 마지막에 떠올리는 건 서로다. 가족이기에 겪고 마는 갈등의 뒷면에는 서로를 향한 맹렬한 사랑이 있음을 소설은 말하는 듯하다.
「아버지가 되어주오」에서 ‘나’의 부모님은 지금 막 위장이혼을 마쳤다. 절세를 위한 방편이었다지만 아버지는 어머니가 정말로 자신을 떠날까 부산을 떨고, 큰딸인 ‘나’는 이참에 정말로 갈라서라며 아버지의 과오와 어머니의 희생을 소리 높여 이야기한다. 그러나 식사 자리는 평소처럼 끝나고, 아버지는 밝은 얼굴로 손을 흔들며 귀가한다. 허탈해하는 ‘나’에게 어머니는 나지막이 묻는다. “넌 네 엄마 인생이, 그렇게 정리되면, 좋겠니?”(43쪽)
‘나’는 그렇게나 딸을 귀애했다는 외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어머니에게 전해듣는다. 벌이는 변변찮아도 어머니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었다는 외할아버지는 그녀가 덜컥 혼전임신으로 아기를 낳고 남편 될 사람과 함께 찾아왔을 때 이렇게 말한다. “이제부터 네가, 저 사람 아버지가 되어줘라.”(61쪽)

아버지는 왜 나한테 그런 말을 하셨을까? 당부였을까 충고였을까 걱정이었을까. 사랑을 주라는 말이었을까, 사랑을 받으라는 말이었을까. 그래서 일단 사랑을 주기로 했어. 내 아버지는 사랑을 주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런데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은 사랑을 할 줄도, 받을 줄도 모르더라. 내가 주는 것이 사랑인 줄도 몰랐지. 그래서 사랑을 받는 법부터 알려줘야 했어. 끊임없이 사랑을 주면서. 그래야 또 내가 사랑을 받을 테니까.
_「아버지가 되어주오」, 63쪽.

어머니는 ‘아버지가 되어주라’는 말을 사랑을 베풀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실천한다. ‘나’가 희생과 인내라는 고역으로 기억했던 어머니의 삶은 어머니 본인의 시선에서는 한없는 사랑의 역사였던 것이다. 가부장제 아래 고통받는 여성의 삶을 전형화하는 ‘나’에게 엄마는 일깨워주는 듯하다. 실제 그녀들의 삶은 모두 다르고, 자주 진취적이었으며, 어느 봄날 두 연인의 눈맞춤처럼 설레고 아름다웠다는 것을.

「다른 얼굴」의 ‘나’는 독일에 이주한 한국인으로, 스시집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독일의 한 시립교향악단 소속 한인들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꾸리고, 적당한 때가 되면 모여 함께 만두를 빚고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낸다. 어느 날, ‘나’는 지갑을 도난당한다. 아마도 자신의 지갑을 훔쳐갔을, 눈이 마주쳤을 때 아무 일 없는 듯 웃어 보이던 아랍계 남자의 얼굴을 떠올리며 ‘나’의 마음에는 의심이 싹튼다. 그날, 그들 부부의 집에서 파티가 열리고, 여느 때와 다름없는 대화 속에서 ‘나’는 허위를 감지한다. 아랍계 이민자, 1세대 한인 이주자들과 자신들을 비교하며 그들을 낮춤으로써 스스로를 높이는 구분짓기의 대화가 전에 없이 낯설다.

웃는 얼굴로 남의 지갑을 훔쳐간 것은 그냥 범죄일 뿐, 그 범죄자가 아랍인인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범죄를 범죄로 받아들이는 것과 모든 아랍인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고, 문제 집단으로 취급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그러나 그녀의 정원에 모인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 문제를 뒤섞어놓으면서 그것을 자신들의 친밀과 유대를 확인하는 잡담거리로 삼는다. 꽃을 먹는 달팽이를 으깨 죽이는 천진한 아이처럼, 그들은 담소를 나누고 만두를 빚으면서 아랍인들을 멸시하고 위 세대 이민자들을 비웃는다. 범죄자의 얼굴을 일람하고 의심을 배운 그녀가 이 가족적인 화목을 박살낸다. 달팽이를 죽인 아이에게 무서운 얼굴로 소리를 지르면서, 평화로운 가든파티를 중단시키면서. 이 화목해 보였던 교포 집단은 앞으로 더이상 가족 행세를 할 수 없을 것이다. _ 서영인, 해설 「관능의 할머니, 미지의 어머니」, 293쪽.

「금연캠프」에 등장하는 8인의 여성도 마찬가지다. 자발적으로 금연캠프에 입소한 중증흡연자인 그녀들은 첫 만남에 다과를 나누며 친절을 베풀지만, 은근하게 다복함을 뽐내고 상대방의 몸가짐이나 옷차림으로 어울릴 만한 사람인지를 평가한다. 캠프가 끝나자, 함께 식사하자는 겉치레 말조차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남는 것은 씁쓸한 담배맛뿐이다. 우리 공동체가 당면해 있는 계급 문제를 인물들의 생생한 발화를 통해 암시하는 천운영의 솜씨는 읽는 이는 피할 수 없이 선명한 현실의 화소로 이끈다.

서희주는 캠프에 도착할 때와 마찬가지로 엘리베이터 앞에서 남편이 보낸 기사에게 캐리어를 건넸다. 오명자는 손주 얼굴에 입술을 비빌 생각을 하니 모든 금단증상이 사라졌다. 김숙희는 아는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고양시에 있는 숯가마에서 만날 약속을 잡았다. 오현주는 자기 자신에게 상을 주는 의미로 집까지 택시를 타고 가기로 마음먹었다. 모두 손을 흔들며 서로의 안녕을 빌었지만, 다시 만날 일이 없기를 바랐다. 육지에 도착한 뱃사람들처럼 뒤도 안 돌아보고 뿔뿔이 흩어졌다. 그들이 금연에 성공할지는 그 누구도 모를 일이었다. _「금연캠프」, 276쪽.

『반에 반의 반』의 수록작들은 ‘명자’와 ‘기길현’이라는 두 여성의 이름으로 꿰어져 있다. 같은 이름을 지녔지만, 각각의 단편에서 그들은 조금씩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하나의 전형으로 모일 수 없는 여성들의 이채로운 목소리를 천운영은 들려준다. 그러나 이중에서 아직 이름을 가지지 않은 이도 있다. 명자와 기길현에게서 태어난 새 세대의 여성들이 바로 그들이다. 명자와 기길현이 세상을 떠난 지금, 그들은 새로이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야 한다. 새 시대의 배턴을 넘겨받은 그녀들이 다성多聲과 다감多感의 계보를 이어나갈 수 있을까. 소설가 천운영이 써내려가고 있는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걱정은 사라지고 응원의 목소리가 샘솟는다. 이미 잘해내고 있으니, 앞으로 건투를 빈다고. 천운영의 작품들은 그렇게 말하는 듯하다.

작가정보

저자(글) 천운영

200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바늘』 『명랑』 『그녀의 눈물 사용법』 『엄마도 아시다시피』, 장편소설 『잘 가라, 서커스』 『생강』, 산문집 『쓰고 달콤한 직업』 『돈키호테의 식탁』이 있다. 신동엽문학상,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했다.

작가의 말

엄마는 요즘 외출을 할 때면 꼭 이렇게 말한다. 오늘이 제일 젊고 제일 예쁘고 제일 싱싱한 날이니 재미지게 놀다 와야지. 그 모습이 얼마나 예쁘고 어찌나 서러운지. 기록해두어야 했다. 오늘 제일 생생한 엄마의 기억들을. 그 몸에 쌓여온 무늬들을. 언젠가 당신이 기억해낼 수 없게 되었을 때, 그리고 언젠가 당신 얘기를 영영 들을 수 없게 되었을 때, 내가 대신 기억하고 들려줄 수 있게.
엄마의 이름은 명자다. 중학교 때 단짝 친구 어머니 이름도 명자였다. 우리는 그래서 더 빨리 각별해졌다. 반이 바뀌어도 명자라는 이름의 엄마를 둔 아이 한둘은 꼭 있었다. 성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무튼 명자. 성격도 환경도 내력도 다르지만 우리 모두 명자씨의 자식들. 미자 화자 영자 정자 경자 옥자 숙자 그 세대의 흔한 자식 ‘자’자 이름까지 다 불러모아 명자씨. 명자씨는 어머니와 같은 단어. 그렇게 명자씨는 태어났다.
그리해서라도 되고 싶었던 모양이다 나는. 내 어머니의 엄마가. 다음 생이 아니라 지금 생에. 어머니는 나를 낳고 나는 명자씨를 낳고, 그렇게 서로의 자식으로 생을 마감할 수 있기를.
_‘작가의 말’ 중에서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Klover리뷰 안내
Klover(Kyobo-lover)는 교보를 애용해 주시는 고객님들이 남겨주신 평점과 감상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교보문고의 리뷰 서비스입니다.
1. 리워드 안내
구매 후 90일 이내에 평점 작성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2. 운영 원칙 안내
Klover리뷰를 통한 리뷰를 작성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유로운 의사 표현의 공간인 만큼 타인에 대한 배려를 부탁합니다. 일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편을 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래에 해당하는 Klover 리뷰는 별도의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문장수집 안내
문장수집은 고객님들이 직접 선정한 책의 좋은 문장을 보여 주는 교보문고의 새로운 서비스 입니다. 교보eBook 앱에서 도서 열람 후 문장 하이라이트 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마음을 두드린 문장들을 기록하고 좋은 글귀들은 ‘좋아요’ 하여 모아보세요. 도서 문장과 무관한 내용 등록 시 별도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리워드 안내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교보eBook 첫 방문을 환영 합니다!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교보e캐시 1,000원
    TOP
    신간 알림 안내
    반에 반의 반 웹툰 신간 알림이 신청되었습니다.
    신간 알림 안내
    반에 반의 반 웹툰 신간 알림이 취소되었습니다.
    리뷰작성
    •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최초1회)
    • 리워드 제외 상품 : 마이 > 라이브러리 > Klover리뷰 > 리워드 안내 참고
    • 콘텐츠 다운로드 또는 바로보기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
    감성 태그

    가장 와 닿는 하나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사진 첨부(선택) 0 / 5

    총 5MB 이하로 jpg,jpeg,png 파일만 업로드 가능합니다.

    신고/차단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신고 내용은 이용약관 및 정책에 의해 처리됩니다.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주세요.


    이 글을 작성한 작성자의 모든 글은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문장수집 작성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eBook 문장수집은 웹에서 직접 타이핑 가능하나, 모바일 앱에서 도서를 열람하여 문장을 드래그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P.
    반에 반의 반
    저자 모두보기
    저자(글)
    낭독자 모두보기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프리미엄 이용권입니다.
    선물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결제완료
    e캐시 원 결제 계속 하시겠습니까?
    교보 e캐시 간편 결제
    sam 열람권 선물하기
    • 보유 권수 / 선물할 권수
      0권 / 1
    • 받는사람 이름
      받는사람 휴대전화
    • 구매한 이용권의 대한 잔여권수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 열람권은 1인당 1권씩 선물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이 ‘미등록’ 상태일 경우에만 ‘열람권 선물내역’화면에서 선물취소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의 등록유효기간은 14일 입니다.
      (상대방이 기한내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소멸됩니다.)
    • 무제한 이용권일 경우 열람권 선물이 불가합니다.
    이 상품의 총서 전체보기
    네이버 책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네이버 책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
    구글북액션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구글북액션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