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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근 지음
삶의문학

2023년 06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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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pdf (2.34MB)
ISBN 979118765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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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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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과 해고노동자의 두 이야기
스물네 명의 목숨을 앗아간 ss자동차 노동자탄압 문제와 120년 전 상주읍성을 점령하였으나 엿새만에 일본군에 괴멸된 동학농민군의 이야기를 두 축으로 현재와 과거를 교차시키고 있는 소설
작가의 말-5

서(序)-11

첫째 날-24
읍성 점령/정리해고/새 세상/증언
둘째 날-73
보복/회유/징치/가장
셋째 날-113
살반계/소망/소녀/또 다른 현실
넷째 날-151
민보군/친구/예천 농민군/농사/어머니/주먹패
다섯째 날-199
소문/변화/밀약/산 자
여섯째 날-247
이름/순임/혼례/동료애
일곱째 날-286
살육

결(結)-316

서(序)

고향집에 도착했을 때 아버지는 멀쩡했다. 축사에서 소에게 건초를 주다가 돌아보곤 무심하게, 왔냐? 했다. 순간 재우는 당황했지만 일단 안심은 되었다. 고향에 오면서 내내 상상했던 것은 아버지가 마당가에 앉아 먼산바라기를 하고 있거나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아 애를 태우는 광경이었다. 재우의 표정을 본 어머니가 다가왔다.
“니 아버지 땜에 죽겄다야, 죽겄어.”
어머니는 아버지와 재우를 번갈아 보며 푸념을 늘어놓았다.
“괜찮으신데요?”
“괜찮기는 머가. 시방은 저래도 귀신이 씌여도 단단히 씌였구만.”
“귀신이요?”
재우는 무슨 얘기인가 하고 아버지를 돌아보았다.
“할부지가 씌였다잖아. 할부지 귀신이.”
“할아버지요?”
“그려. 할부지 귀신. 그니께 니게는 증조부 되시는.”
어머니는 어느새 무당에게 다녀온 모양이었다.
“약은 드세요?”
치매약이었다.
“먹긴 먹는데 빼먹는 게 많아. 나도 정신머리가 예전 같지가 않아여.”
여든이 넘은 노인들인지라 예상했던 터였다. 축사에는 한우 다섯 마리가 아버지가 준 건초를 먹고 있었다. 지난 구정 때는 스무 마리가 넘게 있었는데, 소값이 폭락했다고 하더니. 재우는 마루에 걸터앉았다. 따스한 햇살이 몸으로 파고들었다. 햇볕을 받으면 따뜻하고 그늘에 있으면 좀 쌀쌀한 기운이 느껴지는 가을이었다.
아버지는 축사 앞에 쪼그리고 앉아 담배를 꺼내물고 소가 건초를 먹는 것을 바라보았다. 하얀 담배연기가 아버지의 흰 머리카락 위로 피워 올랐다 흩어졌다. 치매엔 담배가 독이라던데. 재우는 다가가 담배를 빼앗아 멀리 던지고 싶은 충동을 지그시 눌렀다. 울화가 치밀어오를 땐 심호흡을 하세요. 길게 숨을 들이쉬고 길게 내쉬세요. 정신은 단전에 두고 내쉬는 숨만 의식하고요. 파업참가자 및 그 가족들을 위한 심리치료차 온 정신과 의사는 친절하고도 헌신적이었다. 재우는 눈을 감고 호흡 조절법으로 숨쉬기를 했다. 하지만 정신은 집중되지 않고 흐트러졌다.
재작년 겨울 아버지가 이상한 행동을 한다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서울로 모셔가 Y대 부속병원에서 치매 검사를 받고 결과를 듣던 날이었다.
“치료할 약은 없습니다.”
혹 치료할 수 있느냐는 재우의 말에 의사는 MRI 사진을 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현대의학으로선 치료할 약은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단지 약물로 진행 상태를 늦추는 방법밖엔 없지요. 물론 본인의 의지에 따라 진행속도도 빠를 수도 늦을 수도 있지요. 술과 담배는 금물입니다.”
아버지는 가끔 현재와 과거를 구분하지 못 했다. 아버지가 현재라고 믿고 있는 시간은 몇 년 전이기도 했고 수십 년 전이기도 했다. 치매 진단이 났을 때부터 거의 20개월이 지났으니 아버지는 이제 점점 현재는 없어지고 과거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몰랐다.
“에미는 잘 있고? 진숙이와 진수도 잘 있제?”
어머니도 마루에 와서 걸터앉았다.
“어제는 도대체 무슨 말씀이세요?”
재우는 어머니의 말을 못 들은 척 말머리를 돌렸다. 어머니는 머리에서 수건을 벗어 옷에 묻은 먼지를 털다 멈추었다.
“거 머시야. 동학인가 뭔가 위령제 지낸다꼬 갔다가 그렇게 안 되었냐. 집에 붙어 있으면 좀 좋아.”
어제는 아버지를 찾아다니느라 고생께나 한 것 같았다.
“위령제요?”
“그려, 위령제.”
“그럼 어제 집을 나가 길을 잃었다는 게 그것 때문이었어요?”
“말도 마. 니게 전화하고 밤새 찾아다녔다니께.”
어제 저녁 무렵 정리해고특별위원회에서 회의를 하고 대리운전 사무실로 가는데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버지가 아침에 나가 아직 안 들어왔다는 것이었다.
- 좀 기다려보세요. 아직 초저녁인데.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지만 겉으론 태연하게 말했다.
- 아녀, 아녀. 지금껏 밖에 나가 저물도록 있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카이.
간간이, 어째 네 아버지가 약을 먹어도 낫지 않고 더 한다야, 어머니는 전화기 너머로 하소연을 했지만 집을 나가 못 들어올 정도는 아니었다. 재우는 일단 경찰서에 신고하라고 했다. 밤 12시가 되어 집으로 돌아갈 무렵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 집에 왔다야. 아이고, 시내에서 막차를 놓쳐뿌려서 집으로 걸어오던 중이었다야. 그 먼 길을
시내에서 집까지 40km가 넘었다. 다행히 신고를 받은 경찰이 순찰을 돌다 발견했다고 했다. 재우는 경찰이라는 말에 순간, 움찔했다.
- 낼 찾아뵐게요.
자신도 모르게 불쑥 말을 뱉었다.
- 회사는 우짜고?
- 쉬는 날이라요.
재우는 하마터면 이젠 안 나가잖아요, 할 뻔 했다. 집에 다녀오고 싶기도 했다. 정리해고자 복직 투쟁도 밤에 뛰는 대리운전도 지쳤다. 그냥 어디 가서 조용히 쉬고 싶었다. 활동해야 합니다. 가만히 집에 있으면 증세가 더 심해집니다. 정신과 의사는 집에 조용히 있는 시간을 경계하라고 했다.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은 어떤 일에 집중하면 좋다고 했다. 하지만 집중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 꼭 가야 되겠어요?
오늘 아침 아내는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표정으로 재우에게 말했다.
- 괜찮아.
- 점심 때 약 잊지 말고 먹고요.
- 걱정 마.
아내의 걱정하는 커다란 눈이 떠올랐다. 아내의 걱정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었다. 재우 또한 스스로 느끼는 비슷한 불안이었다. 투쟁을 벌인 지 1000일을 하루 앞두고 21번째의 죽음이 있었다. 모두들 불안했다. 이제 누가 22번째가 될 것인가. 내가 될 수도 있고 내 아내가 될 수도 있었다. 아니면 아침에 인사하던 그 동료가 될 수도 있을 것이었다. 모두들 21번째 죽음을 대하는 모습엔 분노보다도 불안의 기운이 맴돌았다. 재우는 고개를 흔들며 어머니를 돌아보았다.
“병원서는 뭐라고 하는데요?”
진단은 서울에서 받았지만 치료는 시내에 있는 작은 병원에서 받고 있었다.
“머시야. 시방 우리가 사는 것하고 옛날 거하고 구분을 못 한다야. 그니까 저렇게 소를 키우고 있어도 니 아버진 옛날 생활하는 거라 카더라.”

이 소설은 시종 핏빛으로 가득하다. 스물네 명의 목숨을 앗아간 ss자동차 노동자탄압 문제와 120년 전 상주읍성을 점령하였으나 엿새만에 일본군에 괴멸된 동학농민군의 이야기를 두 축으로 현재와 과거를 교차시키고 있는 이 소설은, 억압과 착취에 항거하는 민중들의 분노와 그 처연한 슬픔을 차마 마주보기 힘들 정도로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소설 속 “새 세상을 만든다는데 밥해 주러 왔다”는 한 어머니의 절규는 또 광주민주화운동의 비극까지 자연스레 연상시킨다. 이처럼 피 냄새로 가득한 이 불편한 소설은 그러나 말미에 뜻밖의 감동적인 판타지를 보여 줌으로써 한 창작물이 ‘희망’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를 뭉클하게 확인시킨다. 더불어 투쟁 언저리의 다양한 고달픔을 집요하리만치 샅샅이 들춰낸 작가의 끈기가 대단하다.

작가정보

저자(글) 고창근

경북 상주 출생

소설집
『소도(蘇途)』
『아버지의 알리바이』
『나는 날마다 칼을 품고 산다』
『욕망에 관한 작은 이야기』

장편소설
『누드모델』
『존재의 이유』
『신윤복, 욕망을 욕망하다』
『갈대는 바람에 꺾이지 않는다』
『혁명과 사랑』

서사시집
『아리랑 아라리요』
『사랑하다 죽은 여인, 어우동』
『기억하라, 소녀들을 기억하라』

희곡집
『그을린 삶 검은 기억』
『사랑으로 저항하다』

서양화 개인전 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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