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특별한 고양이 수키

수니티 남조시 지음 | 유숙열 옮김

이프북스 2023년 06월 12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이 책은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도인 레즈비언 페미니스트 수니티 남조시가 자신의 반려묘를 무지개 다리 건너 보낸 후 쓴 회고록이다. 라일락 버미즈 종의 고양이로 '수키'라는 이름을 가진 반려묘에 대한 기억과 불교식 명상 위파사나를 통해 다시 만난 수키와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는 자신을 작가 S라고 칭하고 반려묘 수키와 지낸 4,803일 동안 나눴던 대화들을 1부 '회고록'에 담았고 2부 '위파사나 여행'에서는 명상을 통해 곁에 맴도는 수키와의 못다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쯤에서 고양이와 대화를 했다고?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이 책과 맞지 않다고 판단해야겠다. #집사라면 공감할 것이다. 고양이와 대화가 된다는 것을. 고양이와의 대화를 믿는 사람이라면 허세 가득하고 쿨내 진동하는 이 사랑스런 고양이 '수키'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사랑스럽고 든든한 반려묘 ‘수키’는 이제 작가S의 곁에 없다.
사랑하는 이, 가족, 동반자를 잃는 것은 슬프다는 말로 표현할 수 없고 삶과 일상에 충격을 준다. 그런데 이토록 충격적인 상실감은 사실 그 누구라도 피해갈 수 없는 경험 중 하나다. 이 경험을 우리는 어떻게 슬기롭게 지나갈 수 있을까? 이 책은 이런 질문에 어느 정도 방향을 보여주는 책이다.
생을 가진 모든 존재는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진실 앞에 무력해지지 않고 슬픔을 슬프지 않게, 그저 존재하는 다양한 감정 중 하나로 받아들이게 된다. 숨 한 번 고르고 슬픔을 바라볼 준비가 되었다면 이 책은 유쾌한 동반이 될 것이다.

#고양이 #무지개다리 #회고록 #위파사나 #명상 #채식주의 #버미즈 #라일락버미즈 #반려묘
#집사라면 #수니티_남조시 #인도여성작가 #고양이와_대화

목차

1부 회고록
1. 무서운 귀신
2. 나날들
3. 규칙과 명령
4. 도덕적인 동물
5. 우주선
6. 다윈
7. 유추Analogies
8. 야망의 정상회담
9. 르네상스적 존재

2부 위파사나 여행
10. 동물원
11. 잔디 위에서 뛰어다니기
12. 쥐구멍
13. 벼룩들
14. 인도인 이야기
15. 영리한 원숭이
16. 이야기 대회
17. 귀환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자 보자구!”
어느날 내가 수키에게 말했다.
“우리가 잘 지내는 이유는 우리가 서로를 죽일 수 있는 한 쌍의 동물이기 때문이야, 우린 그걸 인정해야만 해.”
나는 - 다시 한번 - 내가 채식주의자이며 먹이사슬에 대해 깊은 도덕적 생각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걸 깜박했다. 수키는 그
중 어느 것도 아니었다.
“나는 내 시간을 무언가를 죽이는 데 쓰지 않아” 수키가 말했다.
“나는 잠자는 데 시간을 써.”
“그래? 그렇다면 그건 시간낭비야!”
“잠잘 때 나는 꿈을 꿔.”
“무슨 꿈을 꾸는데?”
“삶에 관해서” 수키가 뽐내며 대답했다.
“꿈은 호숫가에 반사된 풍경처럼 삶의 반영이야. 내 꿈 속에서 나는 당신보다 10배는 더 커. 그렇지만 나는 당신을 괴롭히지도 않고 당신의 목덜미를 낚아채지도 않아. 당신이 나한테 심술을 부릴 때만 빼고 말야. 어쨌든 나는 당신을 지지해. 기본적으로 나는 당신에게 잘 대하고 당신을 보살피면서 말썽이 없도록 하지.” - 제1부 회고록 '무서운 귀신' 중에서

출판사 서평

《수키》에서 작가 수니티 남조시는 그리움과 상실, 기억, 은유, 사색의 실마리들을 엮어 유쾌하면서도 슬픈 태피스트리를 짠다. 그 태피스트리는 전체적으로 작가 S와 그녀의 슈퍼고양이 수키 사이에 있었던 우정과 사랑을 환기시키며 우리 가슴을 찬탄과 놀라움으로 채운다. 수키는 스스로 여신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허세’ 가득한 라일락버미즈종의 고양이 이름이다. 수키는 주인 S에게 자신의 제사장이 되어달라는 엉뚱한 제안을 하지만 S는 그것을 거절한다. 그러나 그들이 채식주의자들의 가치나 행복의 의미 또는 도덕 혹은 그저 일상적인 것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 둘의 유대관계는 아주 깊고 복잡하게 얽혀 있다. 수키가 살았던 날들은 이미 과거가 되었고 누구도 시간의 흐름을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작가는 명상수련을 통해 그녀를 다시 생생하게 기억해 냄으로서 사랑했던 존재를 잃는다는 것에 대해 쉽사리 대답하기 어려운 묵직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이 아름다운 대서사는 회고록이면서 동시에 비가 혹은 애가라 할 수 있다. 한 인간과 그가 사랑한 고양이 사이에 존재했던 신뢰관계를 통해 우리에게 위안과 함께 사유의 즐거움 또한 선사한다. - 인도 주반북스 총평

작가정보

저자(글) 수니티 남조시

우화작가이며 시인이기도 한 저자 수니티 남조시는 이 책 《수키》 외에도 풍자소설, 아동소설 등 다양한 장르로 총 30여 편의 작품들을 집필했다. 1941년 인도 뭄바이에서 태어난 수니티는 인도에서 집필과 출판 활동을 시작했다. 그 후 영국 남서부에 있는 작은 바닷가 마을에 정착해 사랑스러운 반려묘 수키, 그리고 동료작가인 파트너 길리언 핸스콤과 함께 살고 있다. 인도에서 불모지였던 ‘여성문학’을 개척한 선구자로 손꼽히고 있는 그녀는 20세기 후반 가장 두드러지는 레즈비언 페미니스트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번역 유숙열

이브 엔슬러의 《버자이너 모놀로그》 《나는 감정이 있는 존재입니다》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의 《성의 변증법》을 번역했고 《힐러리 미스터리》 《여자를 우울하게 하는 것들》 《작전명 서치라이트-비랑가나를 찾아서》 《특별한 소녀 - 페미니스트 고스트 스토리》
《그 강이 잠들 때》를 번역하고 출간했다. 시집 《외로워서》 《대한민국 페미니스트의 고백》 《페미니즘으로 다시 쓰는 옛이야기》를 썼고 현재 이프북스 대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