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2023년 06월 12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5월 2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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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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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선보일 작품은 『폭탄』이다. 『폭탄』은 새로운 시대의 절대 악과 그에 맞서는 평범한 사람들의 대결을 그린 연쇄 폭발 추적 스릴러다. 단순 상해사건으로 경찰서에 연행된 술주정뱅이가 연쇄 폭발을 예언하고, 수사관들은 그가 제안하는 퀴즈 게임에 휩쓸리게 되는데……
제2부
제3부
옮긴이의 말
첫 문장
: 일요일에 아키하바라가 이렇게나 붐비는구나.
“10시 정각. 아키하바라 쪽에서 분명 무슨 일이 일어날 겁니다.”
“적당히 하지. 그런 농담 축에도 못 끼는 소리를.”
“그런데 형사님. 10만 엔은 정말 안 빌려주실 건가요?”
“쉽게 말하지 마. 이쪽도 박봉인 몸이야.”
“사실 전 한평생 월급 같은 건 받아 본 적이 없어서.”
스즈키는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죽은 자나 마찬가지죠.” p19
“아무튼 그 책에는 이런 내용이 있었는데요. 형사님,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어떤 형태라고 생각하십니까?”
“……글쎄요. 전혀 모르겠습니다만.” p60
폭발이 앞으로 두 번 남았다는 말은 과연 믿어도 되는 걸까.
다음은 언제 어디서 폭발할까. 그리고 그다음은.
새삼 실감한다. 시한폭탄이라는 건 정말 골치 아픈 존재다. 한 번 ‘있다’고 생각하면 그 뒤로는 마지막에 ‘없다’고 증명될 때까지 공포에 떨어야 한다. 어디선가 때를 기다리며 지금 이 시간에도 초침이 째깍거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떨칠 수 없다. 그러니 우리는 스즈키를 상대해야 한다. 그의 말을 요구하고 있다. p138
그때 머릿속에서 뭔가가 툭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기이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당혹감이 슬며시 고개를 든다. 떨어진 건 퍼즐 조각이다. 지금까지 채워 온 머릿속 스즈키의 퍼즐. 이제 채 300조각도 남지 않은 퍼즐의 어딘가에서 조각 하나가 떨어져 나갔다.
“대체 바라는 게 뭡니까?”
“말할 수 없어요. 말해 버리면 손에 넣을 수 없을지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굳이 말씀드리자면, 서비스로 가르쳐 드리자면 그건 욕망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p221
“아무것도 아닌 사람은 없습니다.”
“아뇨, 있습니다. 정확히 제가 그래요. 아니, 저만 그런 건 아니죠. 저 같은 사람, 찾아보면 꽤 많을걸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것도 생산해 내지 못하고 그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못하는 존재. 길가에 널린 돌멩이 같은, 그런 존재 말입니다. 좋은 신발을 신고 걷는 사람들은 그런 돌멩이를 걷어차도 아무렇지 않겠죠? 아프기는커녕 간지럽지도 않겠죠? 그래 봐야 돌멩이니까요. 얼굴 없는 인간입니다. 놋페라보(얼굴에 눈과 코, 입이 없는 일본의 요괴-옮긴이)예요. 그런 건 인간이라 할 수 없죠. 상대해 봐야 득 될 게 없고 손해만 볼 뿐입니다. 그러니 그냥 지나치는 거예요. 기요미야 형사님도 그러시죠? 길가에 있는 존재들은 그냥 지나쳐 오셨잖아요. 단 한 번도 관심을 가져 본 적이 없으시죠?” p292~293
“전 말이죠, 형사님. 거짓말을 정말 싫어합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줄곧 거짓말에 속아 왔거든요. 모두가 저를 속이고 속임수를 가르쳐 주었죠. 거짓말쟁이들이 꼭 거짓말쟁이가 아닌 것 같은 얼굴을 하고 당당하게 가슴을 펴며 살아가고 있었어요. 그런 우스꽝스러운 세상의 섭리를 견디지 못해 거리 위로 나가서 살기도 했습니다. 정직한 사람은 살기 힘든 세상이에요. 그런데 전 말이죠. 한편으로는 그런 거짓말쟁이들이 불쌍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들은 거짓말을 해요. 그러면서 남을 속일 뿐 아니라 자기 자신도 속이죠. 속임수 위에 또 다른 속임수를 덧씌우며.”
“그래서 무차별 테러도 오케이다? 그리고 그런 걸 즐기는 나는 정직한 인간이다? 푸하, 스즈키 씨, 당신, 생각보다 더 시시한 인간이었잖아.”
“맞습니다. 시시하죠.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나요? 쓰레기봉투 속 쓰레기라고요. 길가에 널린 돌멩이라고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고 기억도 하지 않는 놋페라보라고요.” p352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는 인간, 그런 인간들을 아무렇지 않게 넘기는 쓰레기, 늘 피해자 행세를 하는 추남 추녀, 물과 평화와 기초 생계 급여는 공짜라고 믿는 낙천주의자, 거드름을 피우는 비평가, 냉소주의자, 케이크 사진을 일일이 찍어 대는 한가한 인간, 사치스러운 교주와 그들에게 돈을 갖다 바치는 데 여념이 없는 신자들, 환경 운동가, 채식주의자, 억지 가사밖에 쓸 줄 모르는 래퍼, 영화나 소설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나르시시스트, 제 자식밖에 모르는 팔불출 부모, 그런 부모가 다 해 줄 거라고 믿는 마마보이, 마마걸, 인간보다 개, 고양이를 더 좋아하는 녀석들. 그들 모두를 평등하게 죽일 것입니다. 저와 생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p362
쓰레기 같군.
내면에서 똬리를 튼 두 가지 색이 점점 탁해진다. 서로 다른 색감의 두 물감이 검은색 같은 파란색, 파란색 같은 검은색이 된다. 진짜 파란색은 어느 쪽일까. 진짜 검은색은……. p435
세상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
한 명씩은 죄수가 있고
신음하는 서글픔 p478
“내 능력을 마음껏 발휘해 보고 싶다고 바라신 적은? 따분한 관습이나 미사여구에 얽매이지 않고 순수하게 자신의 쾌락을 추구해 보고 싶었던 적 없으세요? 재미있고 유쾌하게, 내 방식대로.”
형사님.
“저는, 악인가요?” p522
2023년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1위 수상작가!『폭탄』
2023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1위 수상작가!『폭탄』
2023년 서점대상 4위! 『폭탄』
2022년 나오키상 후보작가! 『폭탄』
2021년 나오키상 후보작가! 『우리들의 노래를 불러라』
2020년 나오키상 후보작가! 『스완』
2020년 제73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가! 『스완』
2020년 제41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 수상작가! 『스완』
제39회 요시카와 에이지 신인상 후보작! 『마트료시카 블러드』
제72회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후보작 『히나구치 요리코의 최악의 낙하와 자포자기 캐논볼』
제31회 야마모토 슈고로상 후보작 『라이언 블루』
숨 쉴 틈 없이 휘몰아치는 경악의 논스톱 미스터리!
미스터리의 폭탄! 취급 주의!
『폭탄』은 현재 일본에서 가장 핫한 천재 재일교포작가 오승호의 명작이다. 작품을 간략히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어딘지 어수룩한 분위기의 중년 남자, 밤톨 머리, 퉁퉁한 몸에 축 늘어진 볼, 술배가 튀어나온 볼품없는 외모에 줄곧 실실거리기만 하는 얼빠져 보이는 남자가 작은 상해 사건을 일으켜 경찰서에 들어간다. 그 남자, 스즈키 다고사쿠는 조사를 받던 중 뜬금없이 10시에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폭발이 일어날 거라고 예언하지만 경찰은 그것을 술주정뱅이의 허언쯤으로 가볍게 받아넘긴다. 그러나 예언대로 실제 폭발이 일어난다. 그러자 안색이 달라진 형사들 앞에서 스즈키는 아무렇지 않게 다시 예언한다. “지금부터 총 3회, 이다음에는 한 시간 후에 폭발이 일어날 겁니다.” 요약하자면 제한 시간을 앞두고 벌어지는 폭탄 살인마와 경찰의 치열한 두뇌 싸움이 작품을 이끌어간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작품은 단순한 연쇄 폭발 스릴러라는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만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다. 여타 오승호 작가의 작품이 그렇듯 『폭탄』 역시 ‘도덕’을 비롯해 세상에 존재하는 여러 가치에 의문의 돌을 맹렬히 던진다. 이는 중심인물인 스즈키의 입을 통해 작품 속에 드러나는바, 스즈키는 형사와의 신문 자리에서 특유의 엉뚱한 몸짓과 말투로 기존 사회의 가치관에 문제를 제기하고 정의, 윤리, 상식 등에 대해 재고할 기회를 제공한다. 독자들은 스즈키의 논리에, 즉 절대 악이 부르짖는 호소에 넘어갈 것인지 아닌지 형사들과 함께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그 끊어질 듯 아슬하고도 미묘한 신경전을 통해 작가가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고찰함으로써 오승호 미스터리만의 매력을 한층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가벼운 오락거리 그 이상의 윤리적, 사회적 문제를 독특한 문체와 소재거리로 이끌어내는 오승호 작가의 작품 『폭탄』은 2022년 4월 출간 이후 단숨에 화제에 올랐다. 2023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1위, ‘미스터리가 읽고 싶어!’ 1위. 2023년 서점대상 4위를 등극한 것은 물론 2022년 나오키상 후보에도 올랐다. 오승호 작가의 다른 작품 중 『스완』, 『우리들의 노래를 불러라』 역시 나오키상 후보에 오른 적이 있는데, 이는 오승호 작가의 작품성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에 출간된 『스완』, 『하얀 충동』, 『히나구치 요리코의 최악의 낙하와 자포자기 캐논볼』, 『라이언 블루』를 야심차게 집대성한 듯한 『폭탄』을 맘껏 즐겨보시기를 바란다.
문제는 끝났다, 맞혀라.
“도쿄의 원형을 가진 모든 역들이 폭발해 산산조각 날 겁니다.”
오승호(고 가쓰히로)는 2015년 『도덕의 시간』으로 제6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는 현재 일본에 존재하는 장르 문학 관련 상에 전부 한 번씩은 수상하거나 후보에 이름을 올렸을 만큼 실력 있는 젊은 작가다. 특히 일본 최고 권위를 자랑하며 작가 평생 후보 명단에 단 한 번 이름 올리기도 힘든 것으로 알려진 ‘나오키상’ 후보에 2020년 『스완』, 2021년 『우리들의 노래를 불러라』, 2022년 『폭탄』으로 총 세 번 올랐고, 세 번 다 아쉽게 수상을 놓쳤다. 그 외에 2018년에는 연쇄 살인범의 출소 후 복귀로 혼란에 빠진 도시의 모습을 그리며 ‘인간은 어디까지 타인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살인자와 공생할 수 있을 것인가’ 등의 묵직한 주제를 다룬 사회파 미스터리 『하얀 충동』으로 제20회 오야부 하루히코상을 수상했다. 또한 사상 최대의 유괴 사건을 그리며 오야부 하루히코상 최종 후보에 오른 장편 『로스트』, 요시카와 에이지 신인상 후보에 오른 본격 미스터리 『마트료시카 블러드』, 데뷔 5년 만에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장편 부문 후보에 올라 화제를 모은 『히나구치 요리코의 최악의 낙하와 자포자기 캐논볼』 등의 작품이 있다.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이래, 출간한 저서 대부분이 문학상 후보가 된 오승호(고 가쓰히로). 그는 지금 전 세계가 주목하는 명실상부한 미스터리 천재 작가다.
한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졸업 전에 취업 준비를 일절 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로 ‘어떤 사람이든 될 수 있겠지’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것이었다. 한 달 동안 아르바이트 자리가 없어 생활이 어려웠던 시기도 있었는데, 이대로 아무것도 못 한 채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그러다 취미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의 공동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영상 제작에서는 실패한 경험이 있었으므로 혼자 할 수 있는 일, 즉 이야기를 만드는 것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기어코 그는 아르바이트에서 해고당한 그 실패를 성공으로 역전시킨다. 오승호 작가의 작품 속에 늘 등장하는, 무언가와 고군분투하는 등장인물은 현실 속 오승호 작가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배경을 딛고 작가로서 궤도에 오른 오승호 작가는 『폭탄』 출간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장르 소설 작가인 이상 재미는 반드시 확보해야 하지만 오직 그것만으로 끝나는 작품이 돼서는 안 된다. 또한 나는 아직 서툴고 거칠어서 형태만 깔끔하게 잘 정돈된 작품은 두려워서 쓰질 못한다. 앞으로도 내가 쓰고 싶은 주제로, 써야만 하는 것들을 쓰겠다.” 오승호 작가의 신념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앞으로도 자신만의 미스터리를 선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작가정보
?勝浩(고 가쓰히로)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추리소설 작가. 1981년 아오모리현 출생. 재일 교포 3세. 오사카 예술대학 영상학과를 졸업. 2015년 『도덕의 시간』으로 제6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수상 당시 일본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추리 문학계 신인상을 재일 교포가 수상했다는 소식이 국내 언론에도 전해져 한일 양국에서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폭탄』은 새로운 시대의 절대 악과 그에 맞서는 평범한 사람들의 대결을 그린 연쇄 폭발 추적 스릴러다. 단순 상해사건으로 경찰서에 연행된 술주정뱅이가 연쇄 폭발을 예언하고, 수사관들은 그가 제안하는 퀴즈 게임에 휩쓸리게 되는데…… 제한 시간을 앞두고 벌어지는 폭탄 살인마와 경찰의 치열한 두뇌 싸움!이 가히 압권이다. 2023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1위!, 2023년 ‘미스터리가 읽고 싶어!’ 1위!를 등극했으며 2023년 서점대상 4위, 제167회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다.
주요 작품으로는 제73회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수상작! 제41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 수상작! 제162회 나오키상 후보작!인 『스완』, 제163회 나오키상 후보작! 『우리들의 노래를 불러라』, 제20회 오야부 하루히코상 수상작 『하얀 충동』, 사상 최대의 유괴 사건을 그리며 오야부 하루히코상 최종 후보에 오른 장편 『로스트』 등이 있다.
아사히신문 장학생으로 유학, 학업을 마친 뒤에도 일본에 남아 게임 기획자, 기자 등으로 활동했다. 귀국 후에는 여러 분야의 재미있는 작품을 소개하고 우리말로 옮기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아오사키 유고의 『체육관의 살인』 시리즈를 비롯해 니시무라 교타로의 『살인의 쌍곡선』, 우타노 쇼고의 『D의 살인사건, 실로 무서운 것은』, 아키요시 리카코의 『성모』, 미쓰다 신조의 『붉은 눈』, 시즈쿠이 슈스케의 『범인에게 고한다』 『염원』, 오츠이치의 『하나와 앨리스 살인사건』, 이노우에 마기의 『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 나카야마 시치리의 『히포크라테스 선서』 『테미스의 검』 『은수의 레퀴엠』 『악덕의 윤무곡』, 오승호(고 가쓰히로)의 『도덕의 시간』 『스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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