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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골짜기

빨간 머리 앤 전집 7
현대지성 출판사SHOP 바로가기

2023년 06월 07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6월 1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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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1.35MB)
ISBN 9791139711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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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전체 8
잉글사이드의 릴라
22,000
무지개 골짜기
17,500
잉글사이드의 앤
21,500
앤의 꿈의 집
17,500
바람 부는 포플러나무집의 앤
20,000
레드먼드의 앤
17,500
에이번리의 앤
17,500
초록지붕집의 앤
16,500

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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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기가 넘도록 전 세계 아이들에게 사랑받아왔고, 어른이 되어 다시 읽으면 더욱 감동적인 ‘빨간 머리 앤’의 완결된 스토리가 새 시대에 걸맞은 고품격 완역본 전집(전 8권)으로 출간되었다.
몽고메리의 소설 『빨간 머리 앤』은 서울대와 『타임』을 비롯한 주요 기관의 필독서 목록에 어김없이 들어 있으며,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 머리 앤”으로 시작하는 동명의 애니메이션 주제가는 발표된 지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의 기억에 또렷이 남아 있다. 워낙 친근한 이야기다 보니 모두가 한 번쯤 읽어봤다고 착각하지만, 앤의 팬임을 자부하는 사람들조차 아동용으로 축약한 동화를 접했거나 애니메이션에서 본 인상적인 장면을 기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수로 중년 남매의 집에 입양된 고아 소녀의 좌충우돌 성장기’는 전체 내용 중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앤의 생애가 8권에 걸쳐 대하소설처럼 펼쳐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현대지성의 『빨간 머리 앤 전집』은 천진난만한 소녀 시절부터 꿈을 키워가는 대학 생활, 낭만적인 결혼과 출산의 기쁨, 세계대전의 포화 속으로 아들을 보내고 눈물 흘렸던 순간 등 원작의 모든 내용을 충실하게 담았다. 특히 제8권 『잉글사이드의 릴라』는 미국 출판사들이 편집 과정에서 삭제한 문단까지 찾아내어 초판의 본디 모습을 그대로 살렸다. 독자들은 어린아이에서 매력적인 아가씨로, 어엿한 직업인으로, 현숙한 아내로, 지혜로운 어머니로 성장해가는 앤을 지켜보면서 단순한 재미와 감동을 넘어 자존감을 회복하고, 내 인생의 진정한 주인은 바로 나 자신임을 자각하며 삶의 의미를 깊이 깨닫게 될 것이다.
앤 시리즈가 우리나라에 소개된 지도 어느덧 60년이 훌쩍 지났다. 『빨간 머리 앤 전집』은 그동안 단편적으로 알려졌던 내용을 한데 모아 완성도 높게 구성하고, 우리 시대에 맞게 세련된 디자인으로 구현했다. 영미 현대문학에 정통한 역자가 원작의 감동과 말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심사숙고해서 단어를 고르고 표현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다듬었으며, 행간에 담긴 의미를 속속들이 이해하고 본문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끔 각주를 꼼꼼하게 달았다. 따뜻하고 서정적인 일러스트는 책장을 넘기는 것만으로도 설렘과 감동을 전해주며, 당대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긴 희귀본을 포함한 사진 자료는 작품을 입체적으로 감상하게 도와준다. 권말에는 작품의 문학적 가치뿐 아니라 관련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폭넓게 바라볼 수 있도록 저자 소개, 해제, 시대적·공간적 배경 등 다양한 주제의 완성도 높은 콘텐츠 11편을 수록했다. 앤의 감성이 물씬 풍기는 디자인, 심미성이 탁월한 금박 후가공, 오래도록 간직하고픈 마음이 드는 양장 제본과 고급 북케이스는 빨간 머리 앤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가장 가치 있는 선물이 될 것이다.
1장 집으로 돌아오다
2장 이런저런 소문
3장 잉글사이드 아이들
4장 목사관 아이들
5장 메리 밴스의 등장
6장 목사관의 새 가족이 된 메리
7장 물고기 소동
8장 코닐리어가 나서다
9장 우나가 나서다
10장 목사관 딸들의 대청소
11장 등골 오싹한 깨달음
12장 용기 있는 해명
13장 언덕 위의 집
14장 데이비스 부인의 제안
15장 또 다른 소문
16장 받은 만큼 돌려주다
17장 잇따른 승리
18장 메리가 전한 슬픈 소식
19장 가엾은 애덤!
20장 페이스의 새 친구
21장 차마 할 수 없는 말
22장 세인트 조지는 전부 알고 있다
23장 선행 클럽
24장 충동적으로 한 선행
25장 또 하나의 소동과 또 한 번의 해명
26장 코닐리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다
27장 찬송가 음악회
28장 금식일
29장 오싹한 이야기
30장 돌담 위의 유령
31장 칼이 받은 벌
32장 고집쟁이 두 사람
33장 칼은 한 대도 맞지 않았다
34장 우나, 언덕 위의 집을 찾아가다
35장 오라, 피리 부는 사나이여!
작품 속 아동문화
사진 출처

황록빛이 감도는 5월의 쾌청한 저녁, 포윈즈항의 해변 위로 어둠이 부드럽게 내렸다. 바닷물은 서쪽 하늘의 노을을 고스란히 받아 금빛으로 물들었다. 봄기운이 완연한데도 파도가 모래톱에 부딪치는 곳에서는 으스스한 소리가 났다. 하지만 항구로 통하는 붉은 길에서는 장난꾸러기 바람의 명랑한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1장. 집으로 돌아오다, 11쪽

사다리 끝까지 올라갔을 때 아이들은 소리가 난 이유를 알게 되었고, 한동안 멍하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한 여자아이가 건초 속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막 잠에서 깨어난 듯했다. 아이는 네 사람을 보고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거미줄 친 창문으로 흘러 들어온 햇살 아래 여위고 그을린 얼굴이 드러났다. 안색은 무척 창백했다. 숱이 많고 기다란 황갈색 머리를 두 가닥으로 땋았고 눈동자는 특이하게도 흰색이었다. 실제로는 옅은 파란색이었는데 홍채를 둘러싼 가늘고 검은 선과 대조를 이루면서 더욱 희게 느껴졌다. 어쩌면 아이가 반쯤은 공격적이고 반쯤은 동정을 구하는 눈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에 더욱 하얗게 보였을지도 모른다.
-5장. 메리 밴스의 등장, 59쪽

걸음을 옮길 때마다 로즈메리의 드레스가 존 메러디스의 옷을 스쳤다. 평소 얼이 빠진 채로 지내는 목사라 해도 아직은 젊은 남자였다. 이제 자기에게는 낭만적인 일이 없을 거라고 굳게 믿었지만 밤길이라는 분위기와 동행이 만들어내는 매력에 마냥 무심할 수는 없는 법이다.
인생이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운명은 인생의 책장을 넘겨 또 다른 장을 시작하는 마법을 부린다. 메러디스 목사와 로즈메리는 자기 마음이 과거에 갇혀서 빠져나올 수 없다고 줄곧 생각해왔다. 그런데 지금 두 사람은 함께 언덕을 오르면서 커다란 즐거움을 맛보았다.
-13장. 언덕 위의 집, 163쪽

“월터, 누구랑 싸운 모양이로구나.”
월터는 혼이 날 것을 각오하며 대답했다.
“네, 목사님.”
“무슨 일로 싸웠니?”
월터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댄 리스가 함부로 말해서 그랬어요. 우리 엄마를 거짓말쟁이라고 모욕했고 페이스더러 돼지라고 놀렸거든요.”
“그렇구나! 정당한 이유가 있었던 거야.”
월터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싸워도 괜찮다고 생각하세요, 목사님?”
-17장. 잇따른 승리, 225-226쪽

“아무튼 애덤은 죽었어요. 이제 전 그 무엇도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절대로요!”
“그런 말 하면 안 돼. 우리가 사랑을 하지 않는다면 인생에서 너무 많은 것을 놓치게 되거든. 사랑을 많이 할수록 풍요롭게 살 수 있단다.”
-20장. 페이스의 새 친구, 250-251쪽

조마조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던 로즈메리는 문득 자기의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 맥이 탁 풀리면서 자책감도 들었다. 얼굴에서 홍조가 사라졌고 반짝거리던 눈동자도 점점 빛을 잃어갔다. 존 메러디스는 그녀에게 청혼할 생각이 조금도 없어 보였다.
그 순간 목사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방을 가로질러 로즈메리에게 다가가더니 의자 옆에 멈춰 섰다. 이윽고 그는 그녀에게 청혼했다. 주위가 무서울 정도로 고요해졌다. 세인트 조지까지도 가르랑대는 소리를 멈췄다. 로즈메리의 가슴이 두방망이질을 쳤다. 아마 존 메러디스의 귀에도 쿵쾅거리는 소리가 또렷이 들렸을 것이다.
-21장. 차마 할 수 없는 말, 265쪽

“나도 옛날에 태어났으면 좋았을걸. 난 군인이 되고 싶어. 위대한 승리를 거두는 장군이 되는 게 꿈이야. 큰 전쟁터에 나갈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할 거야.”
그렇다. 젬은 군인이 되어 이제껏 세상에서 벌어진 그 어떤 것보다 큰 전쟁을 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먼 훗날의 일이다. 그를 맏이로 둔 어머니는 여러 아들을 새삼 바라보면서 용사들이 활약하던 시대가 영원히 지나간 것을 신에게 감사드리곤 했다. (…) 거대한 전쟁의 조짐은 아직 어디서도 나타나지 않았다. 장난꾸러기 학생들은 자기들이 장차 프랑스, 플랑드르, 갈리폴리, 팔레스타인의 전쟁터에서 싸우다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밝은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35장. 오라, 피리 부는 사나이여!, 389-390쪽

우리 가슴에 애틋한 추억으로 남아 있는 이야기를
따뜻한 일러스트와 생생한 사진으로 만나다
‘빨간 머리 앤’ 하면 꽃이 흐드러지게 핀 길을 뛰어가는 소녀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절로 흥얼거리게 된다. 이처럼 빨간 머리 앤 시리즈는 단지 활자로만 읽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감각으로 함께 느끼는 이야기다. 따라서 이 책의 일러스트는 장식에 그치지 않고, 작품을 이해하는 필수 요소이자 여운을 남기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빨간 머리 앤 전집』의 서정적이고 따뜻한 일러스트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엔딩 컷과 LG전자 홍보물을 작업한 인기 작가 유보라의 작품이다. 다채로운 풍경과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인물, 실감 나는 상황 묘사는 마치 앤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처럼 작품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전집을 순서대로 읽으면서 앤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40~50대들은 유산의 아픔을 겪고, 뜻밖의 시집살이를 하고, 남편의 사랑이 식었을까 봐 걱정하고, 자녀 교육으로 골머리를 앓는 등 자기와 함께 나이 들어가는 앤을 바라보면서 동년배끼리만 가능한 정서적 교감을 나누며, 앤을 처음 만났던 어린 시절에는 절대 느낄 수 없었던 감동과 위로를 얻게 될 것이다.
일러스트 외에도 저자인 몽고메리의 나이대별 모습과 관련 유적지, 앤이 살았던 에이번리 마을 상상도, 당대 화가들이 묘사한 주요 장면과 앤 초판본 표지, 초록지붕집을 그대로 재현한 유적의 내외부 구조, 사건의 주 무대인 프린스에드워드섬 지도, 내용과 관련된 역사적·문화적 현상을 보여주는 장면 등 풍성한 시각 자료를 수록해서 작품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작품을 깊이 이해하고 넓게 바라보도록 이끄는
11편의 필수 배경지식
빨간 머리 앤 시리즈는 20세기 초에 쓰인 작품이며,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캐나다의 프린스에드워드섬을 무대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무리 친숙한 이야기라고 해도 꼼꼼히 들여다보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와는 정서나 문화가 사뭇 다르다. 문학작품은 시대의 산물이기에, 당시의 사회적·문화적·역사적·지리적 배경과 작가의 삶을 알면 훨씬 깊게 이해하고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 『빨간 머리 앤 전집』은 권마다 다양한 주제의 배경지식을 씨실과 날실로 촘촘히 엮어서 수록했다. 몽고메리의 일대기를 다룬 저자 소개, 작품을 상세히 분석하고 번역에 얽힌 이야기와 원작에 기반한 영상물까지 소개한 해제, 당대의 사회상과 생활문화 등 하나하나가 흥미롭고 완성도 높은 콘텐츠들이다. 목록은 다음과 같다.

1. 저자 소개: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삶과 작품(제1권)
2. 해제: 빨간 머리 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소녀(제1권)
3. 초판본 일러스트: 당대 화가들이 묘사한 작품 속 주요 장면(제1권)
4. 작품의 공간적 배경: 빨간 머리 앤의 숨결이 깃든 곳(제1권)
5. 작품 속 생활문화: 앤이 좋아했던 음식과 옷 그리고 집(제2권)
6. 작품 속 주요 식물: 빨간 머리 앤의 식물도감(제3권)
7. 작품 속 문학 여행: 앤의 감성을 길러준 문학작품(제4권)
8. 작품 속 근대 문물: 과학기술의 발전과 생활의 변화(제5권)
9. 작품 속 사회상: 앤이 살던 시대의 관습과 문화(제6권)
10. 작품 속 아동문화: 어린 시절의 추억(제7권)
11. 작품의 시대적 배경: 최초의 대규모 국제분쟁, 제1차 세계대전(제8권)

원작의 감성과 말맛을 그대로 전하는 번역,
독서에 오롯이 집중하게 해주는 친절한 주석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빨간 머리 앤 시리즈는 우리말로 옮기기에 꽤 까다로운 텍스트다. 원서를 읽어본 독자들은 제1권 『초록지붕집의 앤』의 제1장부터 거대한 벽에 부딪힌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영미 현대문학에 조예가 깊은 오수원 역자는 작품 전반에 등장하는 몽고메리의 감성적인 문장과 아름다운 풍경 묘사를 우리말로 맛깔나게 풀어냈다. 특히 정감 있는 토박이말을 적절히 사용해서 원작의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냈을 뿐 아니라 우리말 특유의 감동과 여운을 더했다.
몽고메리의 작품에는 성경 구절을 비롯해 그녀가 사랑했던 문학작품에서 인용한 구절이 자주 등장한다. 영미권에서는 익숙하지만 우리에게는 생소한 시구절이 장 제목인 경우도 많다. 『빨간 머리 앤』 전집에서는 원문에 함축된 창작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인용문의 출처를 일일이 찾아서 각주를 달았다. 심지어 (저자의 의도인지는 알 수 없으나) 원문에서 출처를 잘못 제시한 부분까지 찾아내어 사실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 외에도 행간에 담긴 의미를 속속들이 이해하고 본문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도록 등장인물의 언어유희, 영어와 우리말 어법이 달라서 오해할 수 있는 내용, 특정 단어가 암시하는 역사적 사건 등을 각주로 친절하게 설명했다.

앤의 이웃에 사는 특별한 가족과
마을을 발칵 뒤집어놓은 기상천외한 소동
제7권 무지개 골짜기(앤 41~43세)
“사랑하지 않으면 너무 많은 걸 놓치게 돼. 사랑을 많이 할수록 풍요롭게 살 수 있단다.”
앤의 가족이 사는 글렌세인트메리 마을 교회에 메러디스 목사가 부임한다. 아내와 사별한 뒤 홀로 네 아이를 키우며 살아온 그는, 신학적인 문제에만 골몰할 뿐 집안일과 자녀 교육에는 무심하다. 예의범절을 알려줄 사람이 없다 보니 평소 제멋대로 행동해서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하던 메러디스네 아이들은 어느 날 큰 소동을 일으켜 마을을 발칵 뒤집어놓는다.

작가정보

(Lucy Maud Montgomery, 1874-1942)
“내 기억으론 하루도 글을 쓰지 않고 지낸 적이 없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쉴 새 없이 뭔가를 끄적거렸다.”
장편소설 21권, 단편소설 530편, 시 500편 등 수많은 작품을 남긴 몽고메리가 자전적 에세이에서 남긴 말이다. 그녀는 진지하고 성실한 습작으로 자기 안에 가득한 이야기들을 끌어내고 가상의 인물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었다. 대표작인 ‘빨간 머리 앤’ 시리즈는 한 세기가 넘도록 우리에게 인생의 고귀한 가치, 용기와 희망, 순수한 기쁨을 전하고 있다.
몽고메리는 1874년 캐나다 프린스에드워드섬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 어머니를 여의고 외조부모의 손에서 자랐다. 틈만 있으면 자연에서 뛰놀고 상상 속 친구와 대화하면서 감수성을 길러갔으며, 열여섯 살 때 신문에 시를 기고할 만큼 일찍부터 작가의 자질을 보였다. 프린스오브웨일스 전문학교를 졸업하고 교사로 일하다가 당시 여성으로는 드물게 댈하우지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우체국에서 일하며 글을 썼는데, 이때 『초록지붕집의 앤』을 집필하고 여러 출판사에 투고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1908년 출판되었다. 이 책이 큰 인기를 얻자 연이어 후속작을 펴냈고, 『초승달 에밀리』 등 다른 작품들도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문학적 성취와는 달리 가정생활은 순탄하지 않았고, 출판사와 저작권 분쟁을 겪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두려움, 집안의 우환, 점점 심해지는 우울증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몽고메리는 1942년 향년 68세를 일기로 숨을 거두었다.
살아생전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았지만, 당시 문학계 반응은 냉담했다. 1970년대부터 정당한 평가를 받기 시작했으며, 오늘날 몽고메리의 작품은 단지 상업적으로 성공한 변방의 아동문학 차원이 아닌 문학사에 오래도록 남을 소중한 유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영어영문학을 공부하고 현재 파주 출판도시에서 동료 번역가들과 ‘번역인’이라는 작업실을 꾸려 활동하고 있다. 철학, 역사, 예술, 문화 관련 양서를 우리말로 맛깔나게 옮기는 것이 꿈이다. 총 8권에 이르는 빨간 머리 앤 전집을 번역하면서 작가 몽고메리가 펼쳐놓은 인간의 우정과 신의, 자연과 영성에 대한 섬세한 감성, 상실에 대한 쓰라린 통찰을 독자에게 전하려 했다. 옮긴 책으로는 『문장의 일』, 『100가지 동물로 읽는 세계사』, 『프랑켄슈타인』, 『저스트. 킵. 바잉.』, 『데이비드 흄』, 『보이지 않는 국가들』 등이 있다.

작가의 말

“앤을 상상 속 인물이라고 밝힐 때마다 마치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마음이 불편하다. 나에게 앤은 실제 인물이며, 언젠가는 꼭 만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해 질 무렵 연인의 오솔길에서 상상에 잠길 때, 달빛 내리는 자작나무 길을 거닐 때 내 곁에 서 있는 앤을 발견할 것이다. 물론 나는 그 아이와 마주쳐도 전혀 놀라지 않을 자신이 있다. 어딘가에 늘 있었던 사람을 만난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겠는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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