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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란 무엇인가?

한국문화사 영화학 시리즈
한국문화사

2023년 06월 02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11월 1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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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2.66MB)
ISBN 9791169196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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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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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창립된 한국영화학회는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의 ‘영화연구’와 ‘한국영화’의 연구를 선도해 왔습니다. 한국영화학회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하여 영화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다시 묻고, 또 나누고자 합니다. 세계 각지에서 영화연구에 매진해온 연구자와 영화 기획과 제작, 정책 현장에서 영화를 탐구해 온 전문가 여러분의 대답을 듣고자 했습니다.
미학, 예술, 철학, 역사, 장르, 작가, 작품, 교육, 기술, 산업, 정책 등 그 어떤 영역과 관점도 모두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분량이 긴 사변이나 설명이 아니라 핵심을 파고드는 간결한 글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이 기획에 세계 각지에서 도착한 50개의 답안을 내놓았습니다. 마치 약속이나 한 듯 학회의 5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에 꼭 맞는 숫자가 상징이 되어 모였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모인 영화에 관한 다성적polyphonic 목소리를 한데 모아 책으로 엮고, 토론의 마당을 펼쳐 보려고 했습니다. 지금, 여기, 우리에게 “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자유분방한 논의를 통해 우리 앞에 마주한 거대한 도전에 응전하고자 합니다. 오늘을 계기로 “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더욱 다양한 토론이 거듭하여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영화란 무엇인가?』를 펴내며 |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학자들의 때 묻지 않은 응답_005

제1부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물음
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오답을 찾아서_019
영화는 아직 발명되지 않았다: 한국영화 효시작, 연쇄극 〈義理的 仇討〉는 영화가 아니다_027
영화의 진화, 개념의 요동_036
영화의 역사를 따라온 한 가지 물음 ‘영화인 것’과 ‘영화 아닌 것’, 〈옥자〉는 영화인가_041
시대정신(Zeitgeist)의 표상_051
영화의 이름들_057
영화는 꿈이다_063
영화는 상상과 사유의 기회이다_069
영화는 안락의자에서 즐기는 멀고 이국적인 나라로의 여행_073
만약 우리의 언어가 영화라면_076
영화가 무엇인지 다시 묻다_081
영화란 무엇이어야 하는가_086
영화는 한 번도 결론지어진 적 없다_093
영화는 인간에 대한 응답이 되어야 한다_101
영화는 기억을 구현하는 매개체다_106
영화는 모든 것을 녹여내는 용광로다_110
축시(丑時)와 인시(寅時) 사이_113
영화란 무엇인가? 영화는 (여전히) 영화다_119

제2부 예술 혹은 장르로서의 영화
리듬의, 리듬에 의한, 리듬을 위한 예술_127
‘영화’라는 모빌리티가 제기한 문제의식_133
영화는 왜 예술의 장르가 되고자 할 때 장르를 버리는가: 영화에서 대중, 예술, 장르의 문제_138
영화는 드라마다_144
다큐멘터리 리얼리즘과 영화_150
사회적 관계에서의 ‘히어로 영화’: 증상으로서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_156

제3부 영화와 기술: 철학에서 효과까지
영화와 기술_165
기술철학의 비전으로 바라본 영화_171
디지털 시대의 롱 테이크:‘스펙터클’에서 ‘집중효과’까지_176

제4부 내셔널 시네마라는 경계
(내셔널)시네마는 무엇 인가?_185
영화란 무엇인가?: 이 시대 한국영화에 필요한 문제틀을 찾아서_191
한국영화의 메타 장르성에 대하여_197
한국영화의 타자들, 조선족_202
〈기생충〉을 둘러싼 영화사적 고찰_207
한국영화의 사운드: 〈달콤한 인생〉 다시 보기_214
오즈 야스지로를 통해 생각하는 영화 작가의 존재 방식_221
영화란 무엇인가: 하마구치 류스케의 〈드라이브 마이 카〉와 〈아사코〉를 중심으로_227
영화란 무엇인가?: ‘홍콩영화’의 기원 논쟁 고찰을 시작으로_232
모두의 꿈을 담아: 대만영화의 기회와 전기_241
가치관을 공유하는 서사: 신주류 중국영화의 국제 전파의 한 전략_246
중국 ‘주선율’ 영화의 문제_252

제5부 영화와 관객, 영화와 산업
영화는 유행이다_261
어린이가 이야기하는 영화_267
국제공동제작, 영화란 무엇인가_271
영화에서 영화촬영지 방문으로 확장되는 크로노토프_277
출판IP와 영화산업의 확장 가능성_282

제6부 영화의 동시대성과 미래
메타 사피엔스(Meta Sapiens) 시대의 영화의 운명_289
극장이 사라진 시대와 남겨진 우리_295
OTT 시대 극장의 의미와 영화 관람_301
넷플릭스 시대의 뒤얽힌 영화적 경험_307
넷플릭스의 시각성_317
‘플랫폼’: 테제와 안티테제의 인다라망_322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의 의미_329

머리말

『영화란 무엇인가?』를 펴내며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학자들의 때 묻지 않은 응답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올해 한국영화학의 화두입니다. 이와 같은 근원적인 질문이 제시되는 상황은 대체로 두 가지 경우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첫 삽을 뜨는 출발 단계에서 각오를 다지고 비전을 제시할 때 질문을 던지며 질문 속에서 이미 답이 암시되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정체성의 위기나 역사적 격변기에 위기의 징후로 등장합니다. 위기의 징후에 등장하는 근원적 질문은 변혁운동의 무기로서 영화, 소비 상품으로서 영화, 예술로서 영화로 집약되며 각자의 위상과 세계관에 따라 명분과 가치의 이름으로 목소리를 높입니다. 영화의 정체성이 흔들릴 때 범주에 대한 재성찰의 필요성은 질문의 형태로 귀환합니다.
올해는 한국영화학회 창립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학술단체 창립 50주년은 한국의 “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과 다음 100년의 비전을 향해 시선을 향하게 합니다. 영화는 코로나 전염병의 시대에 배급과 상영 환경이 급격히 변동되었으며 이와 같은 변화는 제작의 위축과 영화산업의 위기라는 경보음을 울리게 했습니다. 동시에 OTT 서비스를 통해 극장의 스크린이 전 세계 가정과 개인의 스마트폰의 윈도우로 확장되는 상영 환경의 급변과 시리즈물의 출현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제작과 상영 환경의 변화, 테크놀로지의 발전 그리고 필름에서 디지털로의 매체 전환은 지금 이 시대에 우리에게 영화란 무엇인가를 묻게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이 책은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영화학회가 기획하여 한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 한국인 영화학자들에게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제시하고 그 물음에 대한 각자의 주관적이며 독창적인 해답을 수렴하였습니다. 영화는 이데올로기와 문화 세계를 원상으로 환원한다는 영화의 원상성(原像性)을 강조했던 영화사학자 이영일 선생에서부터 “영화는 시간을 봉인한 예술이다”라는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에 이르기까지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학자와 거장들은 각자의 이름의 무게에 걸맞는 답변을 하였습니다. 이 책은 한국인 학자들이 “영화는 꿈이다”(김철권)에서부터 영화는 “사적이며 동시에 공적이고, 실용적이면서 동시에 자기반영적이다”(배상준)는 선언과 “영화는 사유라는 정신적 작용의 결과물”(박은숙)까지 다채로운 주장이 모여서 하나의 거대한 모자이크화를 만들었습니다. 그 모자이크화를 멀리서 바라보면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기도 하고 그 질문에 대한 학자들의 담론들의 별무리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되었습니다. 제1부는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물음, 제2부는 예술 혹은 장르로서의 영화, 제3부는 영화와 기술: 철학에서 효과까지, 제4부는 ‘내셔널 시네마’라는 경계, 제5부 영화와 관객, 영화와 산업, 제6부는 영화의 동시대성과 미래입니다.
제1부에서는 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여러 고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경희대 이효인 교수는 문화적 유전자의 상호쟁투와 합종연횡이라는 독창적인 시선에서 영화사를 이끌었던 영화를 봄의 영화와 여름의 영화로 명명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면서 영화의 미래를 예견합니다. 그는 “영화사의 빛나는 궤적에 속한 영화들은 무한한 가능성과 필요성을 일치시키려는, 봄의 영화들이었고, 그 섬광들에 의한 광합성 효과를 누리면서 ‘장기간에 걸친 공고화 시기’를 누리고 있는 현재의 영화는 여름의 영화”로 명명합니다. 미래는 ‘여름의 영화’에 사람들이 지칠 근접 미래에 ‘우리가 영화라고 생각했던 영화’는 결실을 맺어 ‘가을의 영화’가 될 것으로 예견합니다.
제2부에서 사노 마사토(佐野正人) 일본 도호쿠대학교 교수는 한국의 영화를 장르적 시각에서 해석하여 “메타 장르로서의 ‘한류영화’가 무엇을 낳고 세계영화사에 무엇을 가져다주는가는 실로 흥미로운 문제이다. 아마도 세계영화에 어떤 얼터너티브를 가리키는 존재로 ‘한류영화’는 21세기에 나아갈 것”으로 주장합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작품을 한류영화라는 장르적 범주로 구분하고 대안적 영화의 가능성을 한국영화에서 찾는다는 점에서 주의를 요합니다.
제3부 「영화와 기술: 철학에서 효과까지」에서 이지연 선생과 줄리안 스트링거(Julian Stringer) 노팅엄트렌트대학교 교수는 김지운의 〈달콤한 인생〉의 사운드를 통해 한국영화의 정체성을 천착하고 한국 사운드의 차별화된 부분을 통해 한국영화란 무엇인가에 우회적으로 답하고 있습니다.
제4부 「‘내셔널 시네마’라는 경계」는 동아시아 영화와 작가를 통해 영화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주우정 연구원은 오즈의 실천을 통해 영화의 존재를 천착하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습니다. “오즈에게 영화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그는 어쩌면 다시 “영화는 드라마이다”라고, 그가 살아있을 당시의 상황에서 가장 올발랐던 대답을 되풀이할 것이다. 이제 아마도 그 질문은 지금의 일본에 있어 가장 적합한 답변을 해줄 수 있는 오즈 영화의 관객들에게 던져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 대답으로부터 과거와는 다른, 또 서구와도 다른, 새로운 현재진행형의 작가 영화의 존재 방식을 찾아내는 것이 앞으로의 중요한 과제”로 정의합니다.
중국의 제작 현실에서 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해 대표적인 지한파 학자인 저우젠웨이(周健蔚)는 “‘영화란 무엇인가?’ 만약 5년 전에 누군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면 나는 아마도 개인적 경험을 곁들여서 나름 멋들어진 대답을 했을 것 같다. 그러나 지금 똑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슬픈 마음으로 대답할 것 같다. 오늘날 중국에서의 영화는 그저 선전의 도구일 뿐이라고.” 정부와 주선율 영화에 지배된 중국영화의 현실을 토로합니다.
제5부 「영화와 관객, 영화와 산업」에서는 초등학생 어린이 관객이 정의하는 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이 흥미롭습니다. 한 학생은 “박*우: 저에게 영화란 행복과 재미 또는 추억을 주는 것을 영화라고 생각합니다”라는 영화에 대한 정의를 통해 영화가 행복의 매개임을 입증합니다.
제6부 「영화의 동시대성과 미래」는 미래의 영화에 대해 사유합니다. 미래의 영화는 “초연결과 트랜스-미디어 속에 유영하고 환유하면서 강렬한 생명력을 가진 우리 시대의 확장된 영화의 기본 속성을 복수형의 ‘Films’, 혹은 ‘Pan-Cinema’로 부를 것을 제안”(강내영)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극장은 “영화만 보는 곳이 아닐 수 있다. 〈범죄도시2〉(이상용, 2022)와 〈탑건: 매버릭〉(조셉 코신스키, 2022)의 흥행이 보여주었듯이 이제 극장은 스펙터클 체험이라는 역할만 수행할지 모른다. 또는 기술 조건에 맞춰 영화가 발전하였듯이, 이제는 OTT에 맞는 새로운 문법의 영화들이 등장”(백태현)할 수 있는 변화된 영화 환경에 따른 상영 환경의 변화에 주목합니다.
이 저서는 한국영화학회 50주년을 기념하여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다소 생경하지만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한국과 해외의 여러 학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심 영역에서 때가 묻지 않은 응답들을 진솔하게 피력하였습니다.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이 저서의 스펙트럼 속에서 앞으로 계속 논의가 확장되고 심화할 것으로 여겨지기에 작은 책자이지만 역사적으로 두터운 가치를 지닐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와 같은 기획을 하신 임대근 한국영화학회 연구지원 위원장님과 설문에 적극 참여해주신 국내외 영화학자분의 노력과 관심에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이 책은 앞으로 도래할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방향에 하나의 가로등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2022년 여름
문관규 한국영화학회 회장
부산대 예술문화영상학과 교수

제1부 |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물음


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오답을 찾아서
문관규


풍경 이미지
〈만다라〉(임권택, 1981) 첫 장면은 허허벌판이 길게 펼쳐져 있다. 시외버스는 프레임 위에서 아래로 직선으로 뻗어 있는 신작로 길을 따라 천천히 다가온다. 카메라는 버스를 기다리며 관객도 덩달아서 객석에 앉아 버스가 전경에 당도할 때까지 기다린다. 그 기다림의 시간과 사각의 프레임 안에서 관객은 무엇을 볼 수 있으며 영화는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가. 프레임의 사각형 안에는 1980년대라는 역사의 시간이 흘러가고 남북으로 길게 펼쳐진 길이라는 공간이 자리하며 그 길은 버스가 오가는 도로이지만 행인들이 고단한 발걸음을 옮기는 육로이자 스님의 만행 길이기도 하다.
〈만다라〉의 첫 장면은 한국의 1980년대와 호남의 풍경을 펼쳐서 이미 존재한 그 시간과 풍경을 프레임에 찍어 올려 극장 안의 객석의 시간과 동시에 병행하게 한다. 프레임은 특정 시간을 봉인하기도 하지만 한국적인 풍경을 끌어당기기도 하며 이를 바라보는 관객의 기억을 각인하기도 한다. 영화는 시간과 풍경 그리고 개인의 이미지가 각인되고 서로 만나는 풍경 이미지로 수렴된다. 영화는 한국으로 대표되는 우주에 편재한 풍경 속에 특정 역사적 시대와 인간이 동시에 살아가게 한다.
바쟁은 정신적 실재의 표현인 미학적 열망과 외부 세계를 복제하듯이 드러내는 심리적 바람이라는 회화의 열망을 운동의 문제와 리얼리즘의 문제까지 아우르는 해결책을 모색한 매체로 영화를 주목했다. 하지만 영화는 이미 정신적 실재도 외부 세계의 복제도 뛰어넘어 역사와 인간의 풍경을 흐르게 한다. 서양의 조형예술사의 맥락에 영화의 위상을 찾아서 규정하려는 서양학자의 태도도 고개 끄덕일 대목이 가득하다. 하지만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의 영화를 바라본 필자에게 즉물적으로 영화는 시대와 인간 그리고 카메라에 담긴 시청각 이미지가 서로 대화하고 갈등하면서 영화라는 독창적인 세계를 창조한 거대한 하나의 풍경에 근접하고 있음을 체험적으로 목도했다.
풍경은 이미 존재한 역사이기도 하고 이미 우리의 삶에 가까이 있는 실제 자연이기도 하고 인간의 오랜 내면에 새겨진 문화적 유전자이기도 하며 하나의 눈인 카메라가 포획해낸 독자적인 이미지이기도 하지만 모두 하나의 시각적 가족 공동체로 귀속될 때 풍경 이미지로 수렴된다. 〈만다라〉에는 한국의 1980년대와 닮은 풍경이 서식하며 지아장커의 〈임소요〉는 산시성 소도시의 풍경과 중심으로 편입되지 못하고 배회하는 열아홉 살 청춘의 내면 이미지가 정박한다. 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에는 누벨바그 시대의 파리 풍경과 인물의 내면이 풍경으로 자리하고 상호 소통하고 불화하면서 누벨바그 영화라는 이미지와 서사를 완성하고 관객은 이들의 풍경과 대화와 갈등을 자신의 삶 속으로 이식하여 누벨바그를 환대하고, 누벨바그를 기억하고, 누벨바그를 역사 속에 배치한다.

설명 불가능한 영화적인 것
영화는 영화라는 존재, 영화적인 것을 통해 존재한다. 영화는 프레임에서 출발하지만 궁극적으로 영화적인 것에 도달하기 위한 긴 도정에 가깝다. 영화적인 장면은 인위적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감독의 연출 의지와 촬영 현장의 분위기와 연기를 통해 비로소 현현한다.
이창동의 〈시〉(2010)는 깊고 아픈 영화다. 미자는 외손자가 저지른 과오를 사죄하기 위해 피해자 어머니가 살고 있는 동네를 찾아간다. 치매에 걸린 미자는 피해자 어머니를 만나러 온 고유한 용건을 망각하고 그만 자연이 주는 시적 정취에 빠져들고 만다. 미자는 피해자 어머니를 설득하기 위해 찾아온 자신의 임무를 망각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빠져들어 온 정신이 시적 감흥에 몰입되고 만다. 이 장면은 배드민턴 장면과 쌍벽을 이루는 명장면이며 영화적인 것의 현현을 목격할 수 있게 한다. 미자는 외손자를 경찰에 인도할 준비를 하면서 나무 아래서 외손자와 배드민턴을 친다. 배드민턴 공이 나뭇가지에 걸리고 미자가 나뭇가지에서 공을 떨어뜨리기 위해 한눈을 파는 사이 후경에서 경찰이 외손자를 연행해간다. 외손자가 경찰에 연행되는 사이에도 덤덤하게 다른 경찰과 배드민턴을 치는 먹먹한 장면에서 영화적인 것이 불쑥 스크린으로 솟아오른다.
홍상수의 〈북촌방향〉(2011)에도 영화적 장면이 불쑥 삽입된다. 이 작품은 성준(유준상 분)이 서울에서 머문 기록을 담은 로드무비다. 성준은 첫날에 인사동 고갈비 집에서 술을 마시고 옛 연인 경진의 집에 하루 머물며, 둘째 날은 북촌의 카페 ‘소설’에서 술을 마시고, 세 번째 날에 ‘다정’ 한정식에서 식사를 마치고 카페 소설에서 술을 마신 다음 새벽에 거리에서 눈을 맞으며 흔들거린다. 카페 소설에서 술을 마신 이들이 각자의 취기에 따라 거리에서 비틀거릴 때 하늘에서 함박눈이 쏟아진다. 카페 소설에서 술과 대화로 밤을 지새운 이들이 문을 열고 나왔을 때 폭설의 설경과 대면하는 풍경이 영화 프레임에 가득 채워진다. 새벽의 눈 내리는 풍경은 취한 시선과 정신으로 바라보는 낯선 이미지의 세계를 드러낸다. 폭설 장면은 영화적인 것의 시각적 도래를 관객에게 즉물적으로 제시한다. 취기로 흔들거리는 등장인물의 움직임은 이미 영화적인 것에 편입되어 배치되고 영화는 수많은 프레임과 컷의 흐름 속에서 돌연한 영화적 존재의 돌출과 마주하게 된다. 이때 문득 관객은 상투적인 시선을 거두고 창조적 사유의 무한한 문을 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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