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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연주

창조와 재창조에 대하여
음악의 글 12
브루노 발터 지음 | 이기숙 옮김
포노(PHONO)

2023년 06월 06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10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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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7.96MB)
ISBN 9791189716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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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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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의 경험과 지혜가 담긴 음악적 유산
온화하고 진취적인 연주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지휘자 브루노 발터가 쓴 《음악과 연주 _ 창조와 재창조에 대하여》가 출간되었다. 1959년, 자신의 음악 인생에서 길어 올린 생생한 경험과 깊은 통찰을 담은 이 책은 한 세기가 훌쩍 지난 오늘날에도 많은 음악인(음악도)과 음악 애호가들에게 ‘음악의 본질’과 ‘연주의 의미’에 대한 커다란 울림을 줄 것이다.
이 책은 원래 발터의 자서전《주제와 변주Thema und Variationen》의 마지막 장으로 기획했던 것이다. 자서전에서 빠진 ‘사색’의 글에 노년에 이르러 더욱 깊어진 대가의 지혜를 함께 담은 이 책을 가리켜 발터는 자신의 “음악적 유산”이라고 불렀다.
17세에 처음 지휘를 시작한 후 구스타프 말러의 부지휘자를 거쳐 60년 이상 지휘 무대에서 활동한 발터는 푸르트벵글러, 토스카니니, 클렘페러, 클라이버와 함께 ‘빅5’로 불리며, 많은 사람들의 의식과 정서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오케스트라 위에 군림하지 않는, 민주적이며 인간적인 새로운 지휘자 상을 확립해 지금까지 존경받고 있다. ‘음악의 해석자’이자 ‘감성적 사색자’이며 ‘고전적 낭만주의’의 후예로, 조화와 화해, 융화와 창조를 향해 정진했던 브루노 발터의 음악에 대한 생각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들어가는 말
1장 음악
음악의 기원 ┃ 음악의 본질
2장 연주
자아와 타인-음악의 해석에 관하여 ┃ 속도 ┃ 리듬 ┃ 명확성 ┃ 표현
3장 지휘자
일러두는 말 ┃ 과제의 특수성 ┃ 정확성 ┃ 귀와 손 ┃ 내적인 음악성과 외적인 음악성
지휘자의 전문 학업 과정 ┃ 일반 교육 ┃ 무대에서의 지휘 ┃ 콘서트 지휘자
오페라 지휘자
4장 음악과 무대
오페라 ┃ 오페라의 시간적 요소: 오페라 연출의 문제들
5장 회고와 전망
맺는 말
부록 1 바흐와 〈마태 수난곡〉
전체 구조 ┃ 해석의 문제 ┃ 자유 ┃ 꾸밈음
부록 2 모차르트와 〈마술피리〉

오페라와 교향곡을 연주하는 음악가로서의 활동이 내 음악적인 정신 자산에 보태준 것들, 이를테면 끊임없이 성장하고 성숙해가는 풍부한 경험과 통찰과 사상 등을 글로 적어 보존하려고 한다. 이는 세심한 성격의 가장이 그간 아껴 모은 것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과 같다. _ 8쪽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 속에서 살고, 음악을 없어서는 안 될 영혼의 양식으로 여기는 사람은 누구나 나의 독자다. 나는 보고하고, 고백하고, 조언도 하겠지만, 누구를 가르치려는 생각은 감히 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내가 독자에게 하려는 말 전체에 어울리는 구절이 있다. 보탄이 브륀힐데에게 한 말이다. “내가 네게 하는 말은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야.” _ 9쪽

그렇다. 둔감하기 그지없는 사람이 아니라면, 원래 모든 인간 영혼은 신비롭고 음악적으로 조화로운 곡조로 감동을 주는 어슴푸레한 밤하늘의 힘을 느낄 거라고 나는 거의 확신한다. 칸트가 고귀한 언어로 ‘내 위에 있는 별이 빛나는 하늘’과 ‘내 안에 있는 도덕률’을 연결한 것도 어쩌면 피타고라스의 계시의 영향을 보여주는지도 모른다. _ 19쪽

‘음악 그 자체’라는 것은 없으며, 음악은 작곡가가 창조한 작품에만 존재한다고. 따라서 개개 작품의 예술적 가치와 전체적인 성격은 창작자의 재능과 능력, 영감과 의도, 그의 정신적이고 윤리적인 성품에 좌우된다고 말이다. 음악의 본질은 다른 모든 예술과 마찬가지로 뛰어난 인격에 의해 최고의 것으로 드높아지기도 하지만, 무능하고 길 잃은 또는 열등한 인격에 의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가치가 떨어지기도 한다. _ 28쪽

아무리 음울한 곡이라도 우리를 위로 한마디 없이 내버려두는 작품이 없는 이유는 아마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비극적인 작품이 내내 ‘아니오’라고 말해도 우리는 그 작품을 표현하는 요소 자체가 ‘예’ 하고 건네는 위로의 말을 듣는다. 또한 우리는 니체가 한밤중에 세계를 응시하고 얻은 “기쁨은 고뇌보다 깊다”는 깨달음이 음악에서 증명되었음을 발견한다. _ 31쪽

작곡가의 작품에 있는 불꽃과 우아함과 비애와 정열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데 연주자가 동원해야 할 것이 자신의 불꽃과 우아함과 비애와 정열 말고 또 있을까? 연주하는 사람이 탁월할수록 작품을 더 강력하게 재현할 수 있다. 보잘것없는 연주자는 의미 있는 작품을 미지근한 개인 영역으로 끌어내린다. 그의 빈약함은 작품의 아름다움을 흐려놓고 작품의 깊이를 가린다. 그의 불투명함 안에서 작품의 투명함이 엉클어진다. 위대함을 이해하고 표현하려면 위대함이 필요하다. ‘타인’의 부드러움과 정열을 느끼고 재현하려면 본인의 부드러움과 정열이 필요하다. 예언자의 불같은 말을 전파하는 데는 사도의 불같은 말이 필요하다. _ 37-38쪽

마침내 내 연주에서 부족한 것은 작품 전체를 가리키는 방향이며, 그 방향이 없으면 작품의 위대함과 진정성과 통일성은 드러날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으면서 연주가 나아지기 시작했다. 미성숙한 마음에서 비롯된 감정과잉이 작품의 주된 방향과 교향악적 양식을 소홀히 하게 된 원인이었으며, 모든 것을 표현해야 한다는 감정적인 강박에 저항하지 못하고 내가 음악 형식을 훼손했다는 것을 뚜렷이 알게 되었다. 이후 몽상적인 헌신이나 탐닉보다 더 수준 높고 기품 있고 작품의 위대함에 걸맞은 연주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마침내 두 발로 단단한 바닥을 디디게 되었다. 그 방법은 작품의 전체적인 흐름, 형식상의 구조, 일반적인 감정 영역에 최대한 주목하고, 세부 대목을 집중적으로 실행하느라 이 관점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었다. _ 58쪽

연주의 종류와 강도, 표현의 절제와 무절제 등 이 모든 경우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연주자의 감정뿐이다. 그러나 재창조하는 연주자는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요구해야 할 게 하나 있다. 그것은 완전한 정직함이다. 연주자는 자신이 실제로 느낀 만큼만 표현해서 연주해야 한다. ‘감정의 소비’가 너무 많은 것은 너무 적은 것보다 나쁘다. 후자는 기껏해야 빈곤이지만 전자는 거짓이다. 그리고 ‘이심전심’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진정성뿐이다. _ 120쪽

정확성은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야 하는 연주의 기본이다. 기술은 불충분하면서 감정이 넘쳐 흐르는 것은 아마추어리즘이 가장 많이 드러내는 표현 형식의 하나다. 내 인생에서 이 싸움은 오래 계속되었다. 내가 지휘자들에게, 연주에 온 영혼을 바치되 감정에 도취한 나머지 관찰하는 정신과 방향을 잡는 의지를 절대로 마비시키지 말라고 하는 것은 갈등으로 점철되었던 내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말이다. _ 145쪽

모든 실제적인 음악 연주는, 특히 지휘자의 연주는 우선 외적인 음악성의 활약에 의존한다. 연주자의 뛰어난 외적인 음악성이라는 전제조건이 없으면 아무리 내적 음악성이 강렬해도 연주시 작품의 본질을 드러낼 수 없다. 외적인 음악성의 모든 장점을 가진 전문 연주자를 지칭하는 대중적인 표현은 ‘실력 있는 음악가’다. 깊이 있는 내적인 악성으로 빛나는 사람은 ‘뛰어난 음악가’로 꼽힌다. _ 148쪽

목표를 향해 가는 이 길에서 지휘자가 맞닥뜨려 싸워야 하는 난제들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심각하고, 앞에서 언급했듯이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납득할 만한 태연함보다 훨씬 예사롭지 않은 것이 있다. 그것은 ‘타성’과 ‘편안함’의 위력이다. 나는 이것을 오케스트라의 직업병이라고 부르고 싶다. 초창기 지휘자 시절, 내가 변화시키거나 고치는 것에 대해 연로한 단원들이 자주 보였던 반응을 아직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아, 그건 항상 이렇게 연주해왔어요.” 변화나 혁신에 노골적으로 저항하든, 아니면 더 심각한 경우이긴 하지만 거부의 입장을 무언의 표명이라는 수동적인 방식으로 알리든, 아무튼 나는 내 요구가 그런 타성 속에서 얼마나 거대한 적대적인 힘과 싸워야 하는지 그때 알았다. _ 174쪽

아침마다 인생을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과 재회할 때마다 더 깊은 감명을 받고, 괴테의 익숙한 시를 읽어도 언제나 처음 대하는 느낌으로 감격하고, 습관의 힘에 지배당하지 않고, 나이를 먹고 경험이 쌓여도 늘 활기차고 호기심을 잃지 않고 생명력이 넘치는 사람들이다. 그런가 하면 눈부시게 아름다운 일몰을 보거나 베토벤의 〈장엄 미사〉에서 ‘베네딕투스’를 들어도 “이미 다 아는 것이야”라는 말만 하고 아무 감흥이 없는 사람, 익숙지 않은 새로운 것은 모두 불편한 사람, 다른 말로 하면 타성과 편안함이 인생의 활력소인 사람들이 있다. 시인이 시를 짓고, 조형미술가가 작품을 빚고, 음악가가 작곡을 하는 것은 전자를 위해서다. 우리가 연극과 오페라와 오라토리오와 교향곡을 연주하고 공연하는 것도 이들을 위해서다. 후자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우리 예술가들은 그들 중 많은 사람이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났거나 후천적으로 획득한 나이의 껍데기를 부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아직 젊음의 힘이 남아 있다면 우리의 젊음의 힘으로 그 힘을 일깨우고 되살려주기 위해 늘 노력해야 한다. _ 174쪽

나는 열정이 넘쳐 무엇이든 음악으로 표현하려던 초기 지휘자 시절 이후 점점 감정 표현을 절제하려고 노력했다. 여기에 발맞춰 내 개인적인 행동도 같은 방향으로 나아갔다. 나는 차츰 무엇이든지 ‘과도한’ 것에 예술적인 것의 적이 있음을, 나아가 딜레탕티슴의 특징을 알아보는 충분한 통찰과 경험을 얻게 되었다. 살면서 거리낌 없는 감정 표출이 윤리적으로 언짢은 감정을 유발한 것과 같은 심리였다. 내 마음속에서는 예술에서나 인간관계에서나 ‘절제된 표현’이라는 이상理想이 싹텄다. 이는 물론 진정으로 따뜻한 마음과 결합할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 이상에서 전력을 다해 추구할 가치가 있는 예술과 삶의 양식을 발견했다고 믿었다. “예술은 덜어내는 것이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이 마음속에 들어왔다. _ 196쪽

노안이 시작되어 안경을 썼지만 땀방울로 뿌예지면서 결국 총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해서 나의 음악가 생활에서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다. 이제 악보 보는 일에서 해방되자, 그때까지 이상하게도 나를 방해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확실히 깨달았다. 그 덕분에 가능해진 오케스트라 주자들과의 지속적인 눈빛 소통은 전에는 알지 못했던 기쁨을 가져다주었다. 나는 ‘머릿속에 총보를 넣은’ 지휘자와 ‘총보에 머리를 넣는’ 지휘자를 구분한 지휘계의 위대한 개척자 한스 폰 뷜로의 말을 떠올리며 마음속으로 그의 견해에 절절히 동의했다. _ 198쪽

20세기 전반을 어두운 연기로 뒤덮은 세계대전이 나의 고향인 정신의 제국에도 신들의 황혼을 드리운 것 같다는 생각이 갈수록 확고해졌다. 그게 아니라면, 전에는 그렇게도 친숙했던 예술계의 분위기가 왜 소름 끼칠 정도로 낯선 느낌이 들고 그게 점점 심해질까?” _ 255쪽

문화의 제국에서 예술이었던 것이 문명의 제국에서는 기술을 의미하고, 영혼 대신에 지성이 통치한다. 이로써 우리가 사는 세상의 기후는 더 추워진다. 외적인 생활 상태가 점점 완벽해짐에 따라 우리의 내적 상태는 빈곤해지고, 진심은 의례가 되고, 교양에 대한 욕구는 감각적 욕망이 되고, 대화는 텔레비전에 자리를 내주고, 책은 신문이나 잡지에, 음악 연주는 라디오를 통한 음악 청취에, 산책은 스포츠에 밀려나고, 수많은 문명의 업적이 대중이 시간을 보내기 위한 소일거리로 제공된다. _ 258쪽

조성음악이라는 단어는 겹말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은 본질상 조성적이고 모든 서양음악은 조성에 토대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무조성의 작품이 가끔 분위기의 특성이나 감성적

이 책의 주요 내용
첫째, 음악에 대한 발터의 철학이 드러나 있다. 발터에 따르면 “ ‘모든 예술의 본질은 질서’다. 음악 연주도 질서정연하고 체계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아름다운 음악이란 “우주의 원초적인 내적 울림이 인간에게 창조의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훌륭한 음악 작품의 예술적 가치는 창작자의 재능과 능력, 영감과 의도, 뛰어난 인격에 의해 최고가 되는가 하면, 무능하고 열등한 인격에 의해 가치가 떨어지기도 한다.
둘째, 재창조하는 연주와 연주자에 대해 말한다. 이상적인 연주자는 작곡가의 본질에 긴밀히 연결되어 작곡가가 느꼈을 영감, 열정, 비애감 등을 함께 느끼며(감정이입) ‘수용’하고 자신의 개성으로 그것을 올바르게 해석하고 ‘재창조’하는 존재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연주자는 올바른 연주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속도’ ‘리듬’ ‘명확성’ ‘표현’ 4가지 측면을 갈고 닦아야 한다며, 베토벤, 슈만, 베버 등 여러 작곡가들의 작품들을 통해 연주법을 상세히 제시한다.
셋째, 지휘자나 지휘자가 되려는 음악도들에게 말한다. 발터는 이 장에 특히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젊은 동료 지휘자들과 이 직업에 헌신하려는 음악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와 경험을 바탕으로, ‘오케스트라라는 악기’를 연주하는 지휘자의 기술적 과제와 마음가짐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발터는 지휘자에게 필요한 요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휘자는 거의 암보할 정도로 총보를 철저히 공부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분석해야 한다. 웬만큼 피아노를 칠 줄 알아야 오케스트라의 화성적 울림을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실내악에서 피아노 파트를 맡아 함께하는 음악을 느끼고, 성악 반주를 통해 주선율의 반주 역할을 경험하기를 권한다.
이어 본격적으로 지휘의 길에 들어선 지휘자들에게 정확성, 감성, 표현의 상관 관계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음악을 만들어내는지 설명한다. 특히 오페라 지휘자에게는 연극에 대한 이해와 감수성 그리고 음악 진행과 연기의 시간적 차이와 효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발터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덕목은 지휘자의 ‘인격’과 ‘지성’이다. 지휘자의 인간적인 됨됨이와 소양은 공연의 예술적 성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다음과 같이 단언한다.

“성격을 스스로 다스려 좋은 인품을 갖추지 않거나, 정신적 소양을 다스리고 훈련하지 않고, 지적인 관심사에 몰두하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음악 공부를 했더라도 원하는 목표에도 이르지 못한다. 요컨대 ‘그저 음악가이기만 한 사람’은 어중간한 음악가밖에 되지 않는다.”

“지휘자의 과제는 예술적이면서도 인간적인 과제다. 인간과 교류할 줄 모르고 인간에게 영향을 미칠 줄 모르는 사람은 지휘자라는 직업 적성이 전혀 없는 것이다.”

넷째, 자신의 삶과 당대 예술을 회고하고 전망했다. 유대계 출신으로 나치의 폭압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브루노 발터는 2차 세계대전 등 20세기에 드리워진 불안과 음울함, 급격한 문명 발전과 예술사조의 변화를 바라보는 심정을 이 글에 담았다. 그는 음악을 비롯 예술 분야에서 ‘현대적인 것’ ‘새로운 것’ ‘이질적인 것’ ‘사람들이 가지 않은 길’에 대해 과몰입하는 현상을 목도하며 거기에서 ‘인격과 영혼을 앙양’하는 예술의 진정한 가치는 발견할 수 없다는 심정을 고백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기대의 전망을 내비친다. “오늘날 뮤즈가 힘을 잃었어도, 차가운 영혼의 가을이 개화와 결실을 잠시 멈추게 했어도, 지금 세대의 재능과 노력이 근본적으로 물질과 기술 쪽에 가 있어도, 지구의 기후처럼 우리 시대의 정신의 기후가 위협적으로 변했어도, 내 확신은 말해준다. 저 샘에서 흘러나오는 정신과 도덕의 힘을 다시 동원하면 인류의 창조성은 질병의 시대를 이겨낼 수 있다고.”

두 개의 부록 : 바흐와 〈마태 수난곡〉, 모차르트와 〈마술피리〉
바흐와 모차르트의 작품을 음악적 철학적으로 자세히 분석한 이 두 글은 원래 본문 안에 수록되어 있었지만, 책의 성격을 더 잘 살리기 위해 한국어판에서는 후반부에 부록 형태로 실었다. 이 작품들의 공연이나 감상을 앞둔 사람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바흐의 〈마태 수난곡〉을 관행에 따라 부분 삭제 연주하곤 했던 것이 마음 아팠던 발터는 한참 후에야 무삭제 판본으로 이 곡을 연주할 수 있었다. 극작가로서 음악가로서의 바흐의 혼이 담긴 〈마태 수난곡〉을 지휘자의 시각에서 음악적으로 깊이 있게 설명한다.
두 번째 부록인 〈마술피리〉에서는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분석하고 그 이면에 담긴 철학적 배경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대본 작가인 에마누엘 시카네더가 당초 기획했던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모차르트의 개입과 영향으로 상당 부분 달라졌다. 모차르트와 이 아름다운 작품에 대해 발터는 이렇게 언급한다. “상당히 수다스러웠고 고백하기 좋아하는 모차르트였지만 평소엔 자신의 영혼 깊은 곳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러다 〈마술피리〉에 이르러 비로소 자라스트로와 타미노를 빌려 자신의 속마음을 말한다. 여기서 모차르트만의 정신적 유언의 세계를 발견할 수 있다.”

연주자와 음악 애호가들을 위하여
최근 실력 있는 젊은 연주가들에 의해 소위 ‘K 클래식’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연주의 수준과 관객의 기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연주자는 끊임없이 연주 실력을 연마하고, 감상자는 자신의 마음을 더욱 휘어잡을 무대와 음반을 찾아다닌다. 연주자도 애호가도 자문한다. ‘훌륭한 연주란 무엇이며, 대가들의 작품을 어떻게 해야 잘 이해할 수 있을까.’ 브루노 발터는 이 책 첫머리에서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 속에서 살고, 음악을 없어서는 안 될 영혼의 양식으로 여기는 사람은 누구나 나의 독자”라며,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듣기를 원했다.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어느 정도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음악의 글’ 시리즈
‘음악의 글’은 음악 전문 출판사 포노가 선보이는 새로운 시리즈로, 음악을 좀 더 깊이 읽고 폭넓게 이해하는 통찰이 담긴 글들을 한데 모읍니다.
제1권은 최초의 근대적 음악평론가 가운데 한 사람인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의 《음악과 음악가 _ 낭만시대의 한가운데서》, 제2권은 리트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평생 헌신했던 성악가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의 《리트, 독일예술가곡 _ 시와 하나 된 음악》, 제3권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음악가, ‘미국 음악의 목소리’ 에런 코플런드의 《음악에서 무엇을 들어 낼 것인가 _ 세계적 작곡가의 음악 사용 설명서》, 제4권은 프랑스 음악의 위대한 정신 클로드 드뷔시가 자신의 분신 크로슈 씨를 통해 들려주는 음악 이야기 《안티 딜레탕트 크로슈 씨 _ 프랑스 음악의 한 정신》, 제5권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신학자 한스 큉의 《음악과 종교 _ 모차르트-바그너-브루크너》, 제6권은 천재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을 담은 노르베르트 엘리아스의 《모차르트, 사회적 초상 _ 한 천재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 제7권은 작곡가, 지휘자, 저명한 음악 교육자였던 이모겐 홀스트가 집필한 음악 교육서의 고전 《음악의 ABC _ 입문자를 위한 음악 기초 문법》, 제8권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지휘자 푸르트벵글러가 격변의 시대에 예술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음과 말 _ 에세이와 강연록》, 제9권은 음악과 음악가의 위대성에 대해 논하는 아인슈타인의 《음악에서의 위대 _ 위대한 음악가는 누구인가》입니다. 제10권은 시인 오든이 “역사상 최고의 음악평론가”라 칭송했던 버나드 쇼의 《쇼, 음악을 말하다 _ 거장 극작가의 음악 평론》, 제11권은 세기말과 세기초를 대표하는 작곡가이자 지휘자, 슈트라우스의 예술과 인생에 대한 성찰이 담긴 《사색과 기억 _ 예술과 인생에 대하여》입니다.

작가정보

Bruno Walter, 1876-1962
민주적이고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새로운 지휘자 상을 확립한 가장 존경받는 20세기 지휘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푸르트벵글러, 토스카니니, 클렘페러, 클라이버와 함께 ‘빅5’로 불렸다. 1876년 9월 15일 베를린의 중산층 유대인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피아노를 전공한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8세에 슈테른 음악원에서 공부하고 어린 나이에 피아니스트로 데뷔한 뒤 1893년 9월 1일부터 쾰른에서 지휘자 생활을 시작해 17세에 처음 오페라 공연을 지휘했다. 이후 함부르크(이곳에서 구스타프 말러를 처음 만난다), 브레슬라우, 프레스부르크, 리가, 베를린 왕립 오페라에서 활동했다. 1901년에 말러의 부름을 받고 빈 궁정 오페라에서 함께 작업하며 평생 제자이자 친구로 우정을 쌓았다. 말러의 〈대지의 노래〉(1911), 9번 교향곡(1912) 등 초연을 지휘했다. 1912~1922년까지 뮌헨 왕립오페라에서 총 음악감독으로 재직한 뒤 베를린 시립 오페라, (브루노 발터 콘서트를 연) 베를린 필하모닉,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에서 지휘했다. 1936년부터 오스트리아가 나치 독일에 병합될 때까지 빈 국립오페라 음악감독을 지냈다. 이후 미국으로 망명하여 뉴욕 필하모닉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지휘했으며 종전 후 열렬히 환영받으며 유럽 무대에도 복귀했다. 만년에는 캘리포니아에서 거주하며 컬럼비아 심포니를 이끌고 명반들을 남겼다. 1962년 2월 17일 베벌리힐스에서 타계했다.

연세대학교 독어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에서 언어학을 공부한 뒤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독일 인문사회과학서와 예술서 그리고 소설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제17회 한독문학번역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교회 칸타타》, 《아바도 평전》, 《음과 말》, 《음악과 종교》, 《음악과 음악가》, 《나의 인생》, 《푸르트벵글러》,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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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음악과 연주
    창조와 재창조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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