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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는 게 뭐 어때서

김수민 지음
한겨레출판사

2023년 05월 03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3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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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0407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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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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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 중 ‘최연소 아나운서’로 SBS에 입사해 세간의 관심을 받고, 아나운서 생활 3년 만의 퇴사와 “배 속에 들어 있는 건 똥뿐인데 결혼한다”는 재기발랄한 결혼 발표로 또 한 번 화제가 되었던 김수민. 주어진 길만을 따라가지 않고 매 순간 자신이 원하는 것을 되물어온 그의 첫 번째 에세이가 마음속에 새로운 기운이 움트는 3월에 출간되었다. 근사한 성취만을 내세우는 세상에서 숨 가쁘게 살다 보면 종종 길을 잃은 듯한 기분에 휩싸인다.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나 도대체 어디로 향하고 있지?’ 하는 의문과 함께. 방향을 잃은 채 하고 싶은 것이나 되고 싶은 모습으로부터 멀어진 직장인의 삶은, 지갑은 비지 않게 만들어줄지 몰라도 정작 몸과 마음을 궁핍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런 순간, 우리 마음속엔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해본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아, 도망치고 싶다.’ 밤낮으로 병원을 들락날락거리며 버티던 아나운서 생활 3년 차, 저자 역시 온 세상이 멍이 든 것처럼 푸르스름하던 새벽녘에 거실 바닥에 앉아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진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일하는 걸까? 나는 무엇이 되고 싶었나?’ 겉보기엔 반짝이고 번듯해 보여도, 유성처럼 궤도를 잃고 떨어지기만 하는 자신의 현재 모습이 ‘실패’한 상태라고 느낀 그는 과감히 퇴사를 결심한다.

이 책은 독자에게 롤 모델이 되어주는 성공한 아나운서 이야기가 아니다. 저자의 씩씩한 실패와 도전이 하나의 레퍼런스가 되어 그와 나란히 선 독자에게 용기로 가닿는 책이다. 우리는 도망이 간절해지는, 크고 작은 좌절의 순간에도 내면의 감정에 귀 기울이기보다 다른 이의 기대나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애쓰고 감내한다. 그런 우리에게 “막다른 길 앞에선 용기 내어 자기 자신을 위해 도망칠 수 있으면 좋겠다”(11쪽)라고 힘주어 말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용기를 심어준다. 또. ‘도망은 비겁한 행동이 아니라 오히려 스스로의 감정에 충실한 행동이며 자신 역시 기꺼이 실패하고 도망쳤기 때문에 조금씩 원하는 삶의 궤도를 찾을 수 있었다’는 솔직한 고백은, 실패에 대한 마음속 두려움을 깨뜨릴 뿐 아니라 틀에 박힌 성공만을 인정하는 사회의 경직된 잣대를 비튼다.

이처럼 유연하고 진솔한 저자의 삶의 태도는, 진정한 행복과 다양한 삶의 가치를 누릴 자유를 응원하고 긍정한다. 특히 수많은 갈림길 속에서 불안하고 불투명한 시간을 통과하는 또래 여성 독자에게 원하는 삶의 방향을 향해 꿋꿋이 나아갈 용기를 전해줄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그리하여 “용기가 필요할 때면 언제든 이 책에서 우리가 다시 만나 서로를 위로할 수 있으면 좋겠다.”(259쪽)

삶에 정직하고자 애쓸수록, 성실하게 살수록 우리는 실패를 더 자주 마주한다고 믿는다.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고 따박따박 마음의 소리를 듣다 보면, 누구나 마음과 다른 현실을 직면하고 이내 도망치고 싶은 순간을 마주하게 될 테니까. 그래서 나는 나의 도망이 부끄럽지 않다. 도망치고 싶다는 마음은 언제나 삶의 정직한 나침반이 되어주었으니까. 막다른 길은 새로운 길을 찾을 때라는 걸 알려줄 뿐이다. 막다른 길 앞에선 용기 내어 자기 자신을 위해 도망칠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에겐 도망칠 자유가 있다._11쪽
Prologue: 엄지발가락 들어 올리기

CHAPTER 1 · 씩씩한 실패
가난했던 봄의 사직서
아나운서라는 현실
슬럼프? 아님 실패?
퇴사를 결심하다
날개
소문
선택을 책임지기
그렇게 즐겁지 않았으니까
긍정 파산
팔자가 말해주는 것
라디오 뉴스
멀리서 보니 다 작아 보이는 게 웃기네

CHAPTER 2 · 원하는 삶의 궤도
자격은 만드는 것
쌩쇼
사유의 정원
쓸모없음을 견디는 일
시간의 주인
현실적인 꿈
애기와 외계인 사이
의미의 재정의

CHAPTER 3 · 무언가가 될 나이
서식지 옮기기
누구나 옷 갈아입을 땐 잠시 나체다
때가 되면
수험생
내 세상이 끝나는 기분
욕망
쪽팔려!
가격과 가치
편협함
어른과 성인의 차이

CHAPTER 4 · 완벽하진 않아도 충분한 우리
처음 보는 남자
삼프터는 국룰
진짜로 가지고 싶은 걸 가지면 그만
누군가의 그림자처럼
결혼의 이유
사는 게 별게 없어
엄마
사랑받는 것
내가 그렇게 못생겼어?
사랑의 능력
메멘토 모리
적절한 속도
무슨 일이 있어도 내일은 온다

Epilogue: 내가 무너질 때마다 꺼내 읽고 싶은 글

닥치기 전엔 감당하지 못할까 두렵지만, 막상 마주하면 어딘가 낯익은 것이 실패다. 원하는 결말을 위해 우리는 얼마나 자주 크고 작은 실패를 경험하는지. 실패는 우리가 가는 길목마다 발에 채이듯 흔하게 널려있다. 그러니 실패가 특별한 일인 것마냥 호들갑 떨 이유도, 있어선 안 될 일이 생긴 것마냥 분개할 이유도 사실 없다._33쪽

사회생활을 시작한 나 자신을 홀로서기를 시작한 사람이라고 여긴 날이 많았다.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사는 것이 어른이고 그게 곧 ‘홀로서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을 시작하고는 경제적, 정서적으로 독립했다는 이유로 월급도 마음도 꽁꽁 숨겼다. 힘든 일을 이야기하거나 어딘가 궁핍하다는 걸 고백하는 게 꼭 홀로 ‘못’ 사는 사람 같아 보일까 두려워서였다. 그리고 많은 것을 혼자 해결하려고 하면서 나는 외로워졌다. 사는 건 홀로서기가 아니구나. 지독하게 공허해지고 나서야 깨달았다. 그래서 홀로서기를 그만뒀다._50쪽

나를 지키는 것은 무엇인지 알기까지도 오래 걸렸다. 방송 3년 차에 대강 깨달은 바는 나를 지키는 일의 기본은 내 기분을 지키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회사에 죽상 쓰고 다니지 말아. 친절하면 좋잖아”라는 말에 더 이상 수긍하지 않는다. 친절하면 누가 좋은가? 그렇게 즐겁지 않은 일은 그렇게 즐겁지 않게 하면 그만이다._57쪽

나는 긍정과 이별했다. 그보다는 분노와 슬픔으로, 기쁨과 강함으로 변화무쌍한 세상을 살기로 했다. 마땅히 분노해야 할 일에 분노하고 열정은 쉽게 동이 나지 않게 은은히 간직하고 슬픔에는 불필요한 나르시시즘이나 동정을 담지 않고 기쁨은 그 출처를 분간해서 느끼기로 했다. (중략) “괜찮아”라는 말이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걸._61쪽

아나운서 일을 그만둔 지금도 여전히 나는 내가 살아내고자 하는 궤도를 정확히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매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걷다보면 어딘가에는 도착해 있을 거라는 건 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마음이 바라고 원하는 것을 향해 무게중심을 잡고 방향감각을 가다듬으며 반복해 나아가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내 길이 내가 원하는 바를 설명해주리라 믿으면서._88쪽

그러니까 ‘꿈’이라는 단어 옆 가장 어울리지 않는 말은 어쩌면 ‘현실’일지도 모르겠다. 현실 하나만 생각하면 사람은 언제나 겁쟁이가 되지 않는가. 그런데도 꿈까지 현실적으로 꾸라는 세상이 잔인하게 느껴진다. 꿈마저도 현실이 앗아가 버리는 것만 같다. (중략) 물음표가 필요 없는 소중한 가치들로 삶을 채우면 물음표 없이 살 수 있지 않을까._122~123쪽

원하는 곳이 내게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고 돌연변이처럼 외톨이가 될 것이 뻔하더라도 깊이 사랑하는 곳이라면 그곳에 가서 살아보기를 주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무엇인지 속단하지 않고, 내가 살아남을 가능성 같은 고민은 잠시 뒤로 하고 말이다. 서식지를 몇 군데 지나고 보니 돌연변이가 되는 것보다 무서운 건 살고 싶은 대로 못 사는 것이었다._140쪽

언제든 뭘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다. 잠시 멈춰 서서 앞으로 뭘 할지 고민하는 일을 마치 커다란 방황이고 엄청난 낭비인 것처럼 여기는 건 사실 엄살이고 호들갑이다. 자신에게 맞는 옷을 찾는 중에 스스로가 발가벗겨져 있다며 괴로워하는 것과 같달까. 원래 옷 갈아입을 땐 잠시 나체다. 뭘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의 답이 당장 나오지 않는다고 자신에게 너무 박해질 필요는 없지 않을까._144~145쪽

또래끼리 하는 속도 비교도 이와 비슷하다. 수능이라는 같은 목표, 대학이라는 또래의 공통된 관심, 취업과 결혼까지도 옆 차선의 차들과 계속 비교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다른 목적지를 가진 차라는 걸 언젠가 알게 되는 날이 반드시 온다. 나를 지독히 따라 붙으며 경쟁하는 듯했던 그 차도 어느 순간 나와 다른 방향으로 향할 테니까. 한때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렸다고 해도 삶의 변수들 앞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목적지를 수정해가며 경로 재탐색을 누르기 마련이니까. 속도의 비교는 정말 찰나에만 유효한 것이다._250~251쪽

★ “살아가는 대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는 대로 살아갈 용기를 주는 책”_재재(〈문명특급〉PD)
★ “근사한 성취만을 내세우는 세상 속에서
스스로에게 시시해질 기회를 내어주는 이야기”_임지은(작가)

물음표투성이 세상에 스스로 느낌표를 찍는 법
“뻔뻔해져도 좋다, 자기 자신을 믿는 일에는”

1부 ‘씩씩한 실패’에는 퇴사를 결심했던 순간의 진솔한 고민들이 담담한 어조로 쓰였다. 아나운서로서의 삶과 스스로 되고 싶었던 모습 사이의 괴리와 함께, 실패를 받아들이고 스스로 넘어서기까지의 이야기가 내밀하게 담겼다. 일면에서는 저자를 향해 번듯한 직장을 3년 만에 그만둔 것 자체가 실패라고 손가락질했지만, 그는 자신에게 실패는 오히려 퇴사 직전의 불행이었다고 털어놓는다. 퇴사는 더 이상 실패하고 싶지 않아서 변화를 위해 내린 선택이었을 뿐. 막다른 길에서 벽을 더듬거리기보다, 차라리 발걸음을 돌려 스스로 새로운 길을 찾아 도망친 것이다. 그것이 불행한 나를 스스로 구원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으므로.

내게 퇴사는 아등바등 손에 쥐고 있던 걸 놓는 일이었다. 양손 가득 욕심껏 쥐고 손가락 사이로 빠지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애쓰기보다 가장 가지고 싶은 것, 꼭 쥐어야 할 것만 쥐는 삶을 선택하는 게 내 분수에 맞다고 생각했다. (중략) 내가 가장 쥐고 싶었던 것은 ‘나의’ 행복, ‘나의’ 일, ‘나의’ 삶이었다._30~31쪽

2부 ‘원하는 삶의 궤도’에는 스물두 살의 이른 나이부터 사회생활을 하며 깨달은 세상의 이치와 가치 있는 삶에 대한 폭넓은 사유가 담겼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맡을 ‘자격’, 스스로의 가치를 보여주는 ‘쓸모’, ‘시간’을 자유롭게 쓴다는 것의 의미, 꿈과 현실에 대한 이야기 등 다채로운 글감으로 채워졌다. 저자의 고유한 경험과 꾸밈없는 문체는 독자로 하여금 공감을 기반으로 생각의 지평을 넓힐 수 있도록 돕는다.
이어 3부 ‘무언가가 될 나이’에서는 입사로 중단했던 학업을 퇴사 이후에 마무리하며 새로운 진로를 찾고 다시 도전하고 욕망하는 마음을 풀어냈다. 진로 고민은 “앞으로 살아갈 서식지를 고르는 일과 같으며”(138쪽)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어려운 평생의 과업인 만큼, 저자 역시 한평생 ‘서식지’를 고르며 살아왔다. 열두 살 때부터 계속하던 미술을 스물둘에 그만두고, 하고 싶어 했던 아나운서 일을 입사 3년 만에 그만둔 것은 모두 그 영역이 내게 맞는 서식지가 아니라는 판단이 들어서였다. 잘 적응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은 마음 옆에 당장 잘하지 않더라도 하고 싶은 일에 거침없이 도전해보는 뻔뻔한 믿음을 잊지 않고 챙기기를 격려한다.

서식지를 몇 군데 지나고 보니 돌연변이가 되는 것보다 무서운 건 살고 싶은 대로 못 사는 것이었다. 정말 내게 적합한 곳인지도 알 수 없는 서식지에 나를 맞추려고 애쓰거나, 혹은 내게 익숙한 서식지가 최선의 서식지일 거라 믿으며 안주하기보다 원하는 곳에서 돌연변이로 사는 것이 백번 행복한 일일지도 모른다. 돌연변이가 될지라도 사랑하는 서식지에 사는 것을 두려워 말자._140~141쪽

마지막으로 4부 ‘완벽하진 않아도 충분한 우리‘에는 결혼하고 새로운 가족을 꾸리며 깨달은 관계에 대한 다정한 통찰이 담겼다. 엄마 아빠, 남편과 아이 그리고 10대부터 현재까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는 반려견과의 관계를 곰곰 반추해보며, 사랑과 유대 속에서 결핍이 필연적인 불완전한 존재인 개인이 충만해질 수 있는 이유를 찾아본다. 유한한 시간 속에서 서로에게 품을 내어주고 또 파고들며 살 수 있는 무한한 기쁨을 말하며, 언제까지라도 함께 하고픈 존재들 곁에서 하고 싶은 일, 되고 싶은 모습,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그려보며 꽉 찬 긍정으로 마지막 4부를 매듭짓는다.

나라는 하나의 존재는 많은 결점이 있다. 그런데 어떤 관계에서 나라는 존재는 충분해진다. 혼자 있을 땐 가진 게 없어보였는데 둘이 있을 땐 나도 모르게 줄 수 있는 것들이 많았음을 깨닫는다. (중략) 관계를 통해서 엉겁결에 나는 가진 것도 많고 사랑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충분하게 만들어주는 사이랄까._212쪽


“속도보다 중요한 건 삶의 방향이다. 나는 어떤 궤도를 그리며 살 것인가?”
근사한 성취를 내세우는 세상 속
더 가뿐한 삶을 고민하는 기쁨에 대하여

“수민이는 빠르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취업도 결혼도 출산도 또래보다 빨리 했다는 말이다.”(246쪽) 저자는 책을 쓴 스물여섯의 나이에 입사와 퇴사, 결혼·임신·출산을 경험했고, 책이 출간된 현재 스물일곱의 나이에는 육아와 살림 그리고 대학 전공인 미술과 전혀 다른 분야의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세간에서는 그가 ‘반오십’ 인생을 살면서 일군 ‘빠른’ 성취에만 주목했지만,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자신의 경험을 풀어내며 결국 인생에서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물론, 그에게도 빠르게 성취하기 위해 조급해하고 괴로워하고 스스로를 몰아세웠던 순간이 있어왔다. “무언가가 되는 것은 당시 내게 무척 중요했다. 하루 빨리 나를 이 사회에서 설명할 수 있는 이름을 가지고 싶었다. 이름 앞에 나를 설명할 무언가가 있어야만, 명함 비슷한 것이 있어야지만 사회가 나를 껴줄 것만 같았다.”(147쪽) 하지만 불안함과 안달복달이던 마음 끝에 남은 것은 텅 빈 요령, 허무함 그리고 방향을 잃은 자신이었다.
속도는 상대적이다. 사회의 기준이나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내가 빠른지 느린지 비교하기 십상이지만, 방향은 절대적일 수 있다. 방향은 자신이 욕망하는 것과 중시하는 가치에 따라 스스로 결정하는 것에 가깝다. 그렇게 천천히 자신만의 궤도를 따라 걸을 때 비로소 우리는 빠르게 떨어지는 속도에 못 이겨 직진하기만 하는 유성이 아니라 균형을 잡고 돌아가는 행성이 될 수 있다. 여전히 사회는 ‘빠르고’ ‘근사한’ 성취를 종용한다. 점수나 속도로 평가되는 것들에 쉽게 압도되고 마음속이 끝없는 비교와 불안으로 가득해지지만, 어쩌면 서로 다른 삶의 모양새를 고려하지 않은 천편일률적인 기준에 스스로를 빨리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더 의미 있고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궤도를 그리며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일 것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우리가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과 깊이라는 것을 잊지 말기를, 모두 각자의 궤도를 따라 공전하는 행성이 되기를 격려한다.

무언가가 될 나이 같은 건 사실 없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 설사 그게 내가 원하는 시기가 아니더라도, 내가 원하는 모양이 아니더라도, 포기만 안하면 결국엔 반드시 하게 된다. 그게 무엇이든._149쪽

작가정보

저자(글) 김수민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 중 SBS에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열둘부터 그렸던 그림을 그즈음 놓았다. 스물다섯에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다. 스물여섯에는 책 《도망치는 게 뭐 어때서》를 썼다. 글쓰기는 시작한 첫날도 마지막날도 알 수 없어서 어렵다.
관계로 명명된 이름을 좋아한다. 유튜브 채널 ‘수망구’를 운영하며 얻은 애칭 ‘수망구’, 언니, 여보, 엄마, 우리 딸. 관계에서는 한 번도 도망치거나 그만둔 적이 없다. 그 덕분에 이만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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