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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사업처럼 하는 투자 주주행동주의

제프 그램 지음 | 이건 , 오인석 , 서태준 옮김
에프엔미디어

2023년 05월 11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5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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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44.84MB)
ISBN 9791188754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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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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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한껏 물이 오른 주주행동주의 투자의 역사와 실행 전략을 담은 책. 벤저민 그레이엄과 워런 버핏의 ‘정의로운 주주행동’부터 KT&G 투자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칼 아이칸, 우량기업을 무너뜨린 카를로 카넬의 왜곡된 사례까지 주주와 기업 간 역사적인 대결들을 생생하게 전하며 심층 분석했다.

헤지펀드매니저이자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외래교수인 저자 제프 그램은 미국 주주행동주의 8대 사건에 실제 사용된 오리지널 서한들을 이 책에서 처음 공개했다. 단순한 기업사냥부터 위임장 대결, 그린메일, 13D 양식 제출, 기업 망신 주기 등 다양한 전략과 자료를 소개한다.

주주제안을 통해 남양유업 상근감사로 선임(2023년)된 심혜섭 변호사는 “‘어떻게 해야 사업처럼 투자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이 이 책에 있다”고 밝혔다. 이 책은 또 “더 나은 자본시장을 위해 고민하는 이들에게 기출문제집 같은 책”(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부장), “주주행동 전략의 등대가 될 필독서”(김규식 SM엔터테인먼트 이사회 의장), “기업의 주인이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박영옥 《주식투자 절대 원칙》 저자) 등의 호평을 받았다.
추천의 글 주주행동주의의 실전 교과서 | 김형균
들어가는 말 벤저민 그레이엄에서 시작된 주주행동주의 100년

1장 현대 주주행동주의의 탄생
: 벤저민 그레이엄, 역사상 최초로 기업의 잉여현금을 돌려받다
이해 상충에서 찾아낸 기회
안전마진이라는 혁신적 아이디어
방심한 표적 기업
재판관이 자기 사건에 관여하다
자본배분 개선에 초점을 두다
새로운 세계 질서
자료. 벤저민 그레이엄이 노던파이프라인 최대주주에게 보낸 서한

2장 위임장 전문가들의 공격
: 로버트 영, 화약공장 말단 직원에서 뉴욕센트럴철도 의장이 되다
월가를 긴장시킨 대담한 젊은이
완벽한 자율권을 찾아서
뉴욕센트럴 이사요? 빈말이 아닙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시작되다
개미군단을 규합하다
주식 인수자 확보에 주력하다
파격적인 배당 약속
이제 곧 무대에 오를 시간
뉴욕센트럴의 절망적인 재무상태
로버트 영의 승리
봇물 터진 위임장 대결
이유 있는 반항
끝없는 내리막길
자료. 로버트 영이 뉴욕센트럴철도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

3장 저평가된 기업을 살린 가치투자자의 행동주의
: 워런 버핏, 사기 사건으로 위험에 처한 아메리칸익스프레스를 구하다
주식은 회사 일부의 소유권이다
버려진 꽁초에 투자하다
사기꾼의 최종 대부자
눈뜬장님이었던 창고관리자
파산으로 아수라장이 된 월가
무한책임 때문에 발생한 주가 하락
태풍도 지나가고
금융 달인의 반짝 성공
기업 인수 제왕의 몰락
서부 출신 링, 동부 출신 시먼스
기업사냥꾼의 시대를 연 스타인버그
자료. 워런 버핏이 아메리칸익스프레스 CEO에게 보낸 서한

4장 현금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휘두른 기업사냥꾼
: 칼 아이칸, 자신감 넘치는 서한만으로 필립스페트롤리엄을 인수하다
베어허그의 달인
포식자의 무도회
비적자생존이 싫었던 피켄스
주주 평등을 천명하다
자본 구조조정안의 파장
월가를 사랑한 아이칸
차익거래로 큰돈을 벌다
자금 조성을 장담하는 의견서
아이칸의 공격 개시
포이즌 필을 집어삼키다
싸움의 결과는?
포이즌 필은 반짝 유행?
절차를 무시하다
역사는 어떤 판결을 내렸나
막을 내린 기업사냥꾼의 시대
수렁에서 재기한 아이칸
자료 Ⅰ. 칼 아이칸이 필립스페트롤리엄 의장에게 보낸 서한
자료 Ⅱ. 칼 아이칸이 KT&G를 공격한 사례_심혜섭

5장 최대주주의 공격에 맞서다가 몰락한 제너럴모터스
: 로스 페로, 최대주주로서 GM을 구하려다 기업도 지위도 모두 놓치다
페로와 GM 전쟁의 전말
창립 때부터 파산 위험에 처하다
앨프리드 슬론의 승리
바람을 안고 뛰다
폰티악의 수장 들로리언
코끼리를 춤추게 하다
노동력은 비용이 아닌 자원
토요타 방식을 접목하다
문제를 돈으로 해결하려 들다
바이아웃에 맞선 페로와 GM의 싸움
주주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다
투자자들의 감시가 시작되다
GM의 몰락은 누구 책임인가?
GM을 떠난 페로
자료. 로스 페로가 GM 의장 겸 CEO에게 보낸 서한

6장 13D 양식 싸움으로 쟁취한 기업 공개매각
: 칼라 쉐러,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아버지가 세운 가족기업에 칼을 대다
쉐러 가문에서 시작된 전쟁
로버트 쉐러 성공기
개악이 된 다각화
뒤늦은 깨달음
수적 열세의 싸움
13D 양식의 공개적인 싸움
갈등과 타협
젤라틴 캡슐은 늘 필요하다
자료. 칼라 쉐러가 쉐러주식회사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

7장 독설과 인신공격의 망신 주기 게임
: 대니얼 러브와 헤지펀드 행동주의, 스타가스의 무능한 CEO를 몰아내다
값싸고 효과적인 펜이라는 무기
사방으로 퍼지는 무기
바다로 나가다
나는 왜 미스터 핑크인가?
저평가된 합병 계획을 공략하다
조롱만을 목적으로 한 서한
보수적인 배당주
사업가다운 태도를 다시 묻다
기관 투자가들의 각성
배려하는 기풍
자료. 대니얼 러브가 스타가스 의장 겸 CEO에게 보낸 서한

8장 우량기업을 무너뜨린 잘못된 주주행동주의
: BKF캐피털, 주주행동주의에 온갖 수단으로 방어하다 결국 무릎을 꿇다
주주가치를 파괴하다
나무가 쓰러지다
변화의 시작
싸움도 불사하다
정의감에 투철한 행동주의자의 맹공
흰색 용지에 투표를!
껍데기만 남다
상장기업에서 발생한 사적 거래
상장기업의 근본적인 딜레마
자료 Ⅰ. 카를로 카넬이 BKF캐피털 의장 겸 CEO에게 보낸 서한
자료 Ⅱ. BKF캐피털 의장 겸 CEO가 주주들에게 보낸 주주 서한

나오는 말 무관심한 주주와 부실한 경영이 주주행동주의의 타깃이다
해제 주주총회로 향하는 기차 | 심혜섭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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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쓴 목적은 개인 투자자가 주주행동주의자들의 캠페인을 평가할 때 어떤 것이 타당한지, 어떤 개입이 좋은지 나쁜지 분별하는 데 도움을 주려는 것이다. 각 장에서 우리는 행동주의자들이 내세우는 구호와 과시 행위 뒤에 숨은 의도 및 동기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상장기업의 구조와 포이즌 필 등 경영권 방어 수단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이 책은 학술논문이 아니므로, 우리의 관심은 지배구조의 모범사례를 분석하는 데 있지 않고 기업의 현실을 제대로 평가하는 데 있다.
- 22쪽 ‘들어가는 말’ 중에서

그레이엄이 처음 시도한 주주행동주의는 매우 온건한 방식이었다. 그는 주주총회에서 발표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경영진은 내심 놀랐지만 1927년 1월 주주총회에 참석하면 발언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노던파이프라인 사무실은 월스트리트에서 겨우 몇 블록 떨어진 브로드웨이 26번가 스탠더드 오일 건물에 있었다. ICC 보고서에 올라 있는 주주 23명 중 17명의 주소가 뉴욕이나 뉴욕 근처였다. 그런데 노던파이프라인의 주주총회 장소는 펜실베이니아주 오일시티로, 피츠버그 북쪽 140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소도시였다. 결국 임직원을 제외하면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는 그레이엄 한 사람뿐이었다.
- 41쪽 ‘1장 현대 주주행동주의의 탄생’ 중에서

1947년 영은 처음으로 막강한 뉴욕센트럴철도에 덤벼들었다. 영은 C&O철도를 통해 뉴욕센트럴철도 주식을 6% 이상 매수하고 나서 이사회 의석을 요구했다. 그리고 풀먼에 적용했던 것과 비슷한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것은 C&O철도가 뉴욕센트럴철도에 보내는 메모 형식의 광고로 이렇게 시작했다. “C&O철도가 뉴욕센트럴철도에 보내는 메모 2. 오랜 기간 무시당한 승객들을 위한 요청: 즉시 개선할 수 있는 사항들을 지금 개선해주십시오.”
- 67쪽 ‘2장 위임장 전문가들의 공격’ 중에서

그는 이 조사를 통해 무형자산의 엄청난 위력을 인식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처럼 유형자산이 많은 기업은 운영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여행자수표 사업은 대규모 잉여현금을 창출했다. 고객들이 여행자수표를 현금으로 사고 사용하기까지 시차가 발생하므로 그 과정에서 플로트(float)가 창출되는 것이다. 버핏은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브랜드 가치가 여전히 막강하다고 생각했다. 투자 위험이라면 샐러드오일 사기 사건 수습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배당 지급이 중단되는 정도가 전부라고 보았다. 그저 귀찮은 수준이지, 대참사는 아니었다.
- 122쪽 ‘3장 저평가된 기업을 살린 가치투자자의 행동주의’ 중에서

1984년 후반의 필립스페트롤리엄은 아이칸에게 마치 잘 익은 과일 같았다. 경영진은 궁지에 몰려 있었고 이미 피켄스에게 그린메일을 시도한 상황이었다. 조금만 더 압박하면 좀 더 나은 조건의 주주환원 정책을 짜낼 수 있으리라 아이칸은 확신했다. 그가 보기에 모든 상황은 마치 적대적인 인수를 기다리기라도 하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아이칸의 전략이 가장 잘 먹혀드는 때는 공개매수라는 큰 몽둥이를 휘두르는 경우였다.
- 155쪽 ‘4장 현금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휘두른 기업사냥꾼’ 중에서

칼 아이칸은 2005년 9월 28일부터 3개의 펀드를 동원해 KT&G의 주식 776만 주를 매수했다. 워런 리히텐슈타인(Warren G. Lichtenstein)이 운영한 스틸 파트너스(Steel Partners II L.P.)가 KT&G의 주식을 매수한 시기도 비슷했다. 칼 아이칸의 KT&G 주식 매수는 외국 언론을 통해 처음 알려졌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2006년 1월 18일 칼 아이칸의 대리인이 KT&G를 방문해 주주가치 제고를 협의했다고 보도했다. 곧이어 구체적인 내용이 흘러나왔다. 아이칸 측이 자회사 인삼공사를 기업공개하고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며 배당을 확대하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 181쪽 ‘4장 자료 Ⅱ. 칼 아이칸이 KT&G를 공격한 사례’ 중에서

페로는 스미스와 사적으로 의논하기로 했다. 1985년 10월 23일 자 서한에서(225쪽 참조) 페로는 휴즈항공사에 관한 자세한 설명과 GM이 이를 인수하려는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요청했다. 스미스와의 소통 문제도 거론했다. “본인은 당신이 틀렸다고 생각하면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처럼 계속해서 독재적인 방법을 고수하면 중요한 문제에서 본인은 반대편에 설 수 있습니다. (…) 본인의 모든 아이디어가 받아들여지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습니다. 본인이 바라는 것은 본인의 생각을 경청하고 깊이 생각해주시는 것입니다.”
- 210쪽 ‘5장 최대주주의 공격에 맞서다가 몰락한 제너럴모터스’ 중에서

주주들에게 보낸 RP쉐러의 8월 4일 자 서한을 보면 칼라는 오페라 〈마술피리〉에 나오는 변덕스러운 ‘밤의 여왕’으로 묘사된 반면, 핑크는 침착하고 차분한 ‘자라스트로’로 그려진다. 칼라가 CEO 자리에 집착했다니, 핑크 측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칼라는 그런 적이 없다고 완강히 부인했고 그랬다는 공식적인 기록도 없다. 설령 그랬더라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만일 RP쉐러의 의결권 중 39%를 가진 사람이 ‘남자’이고 그가 형편없는 실적을 내는 CEO를 대신해 회사를 매각하겠다고 나섰다면, 씩씩거리며 뻔뻔한 얼굴로 호들갑 떨 사람이 있겠는가? 당연히 없다. 핑크와 맥은 칼라를 비이성적이고 남을 멸시하는 사람으로 몰아가려고 했다. 남편과 사이가 틀어지자 남편의 회사를 망하게 하려고 이혼소송 변호사와 한패가 되었다는 식으로 보이게 했다.
- 251쪽 ‘6장 13D 양식 싸움으로 쟁취한 기업 공개매각’ 중에서

2005년 2월 14일 대니얼 러브는 스타가스의 아이릭 세빈에게 무자비한 밸런타인데이 편지를 보냈다(304쪽 참조). 주가가 폭락한 이후에도 세빈이 주주들과 소통하지 않았다는 비난으로 서한은 시작되었다. 서한은 다음과 같이 이어졌다. “슬프게도 당신의 무능력은 회사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과의 불통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당신과 관련된 기록을 살펴본 결과 수년째 회사 가치를 파괴하고 전략적인 실수를 연발하고 있는바, 우리는 당신에게 미국에서 가장 위험하고 무능한 경영자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조사를 진행하는 동안 코넬대학교에 ‘아이릭 세빈 장학금’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미소를 지었습니다. 자신의 성적표에 당신 이름을 곁들여야 하는 그 장학생이 그저 불쌍할 따름입니다.)”
- 289쪽 ‘7장 독설과 인신공격의 망신 주기 게임’ 중에서

2005년 6월 9일에 열리는 총회가 가까워지면서 판세는 주주행동주의자들 쪽으로 확연히 기울었다. 92.5센트의 특별배당금과 잉여현금흐름의 70%를 배분하는 새로운 규정 등을 포함해 주주들의 비위를 맞추려는 BKF의 시도는 별 효과가 없었다. 반면 회사의 지배구조를 개편하라는 스틸파트너스의 요구는 투자자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러자 BKF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 주주총회를 2주 연기하고 지배구조 문제를 집중해서 파고들었다. 결국 BKF는 포이즌 필을 철회하고 시차임기제를 없애며 주주들이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할 수 있도록 규정을 고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리히텐슈타인은 서한을 통해 BKF의 조치가 너무나 미미하고 뒤늦은 것이라며 비웃었다.
- 332쪽 ‘8장 우량기업을 무너뜨린 잘못된 주주행동주의’ 중에서

나는 주주로서 역사상 최악의 서한을 발송한 적이 있다. 2009년 5월, 보유 현금 가치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던 피어리스시스템즈(Peerless Systems)라는 작은 회사에 보낸 13D 양식이 그것이다. 그때 나는 겨우 175단어밖에 안 되는 글에서, 목소리를 내지 않는 주주들을 소름 끼치도록 존경한다는 끔찍한 문법 오류를 저지르고 말았다. 글은 형편없었지만 다행히도 내 지분이 20%나 된 덕분에 피어리스시스템즈는 즉각 내 동료와 나를 이사로 추천했다.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았지만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피어리스시스템즈는 티머시 브로그(Timothy Brog)라는 영리하고 공격적인 주주행동주의자의 투자 수단이 되어 있었다.
- 365~366쪽 ‘나오는 말’ 중에서

창원으로 향하는 KTX 안에서 오일시티로 향하던 벤저민 그레이엄을 떠올리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내 우상 그레이엄은 1928년 오일시티로 가는 열차를 탔고 그곳 호텔에서 하룻밤을 잤다. 주주총회 전날 밤 미리 노던파이프라인의 경영진을 만났고 위임장을 점검했다. 나도 그날 밤 경영진을 만날 예정이었다. 위임장이 가득 든 가방도 당연히 보여줄 생각이었다. 2016년 이 책을 처음 읽을 당시만 해도 내가 그레이엄이 갔던 길을 가게 되리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해진 것일까?
- 372쪽 ‘해제’ 중에서

월가를 뒤흔든 주주행동주의 8대 사례 심층 분석

책의 무대는 미국 주주행동주의 100년 역사에서 큰 획을 그었던 8대 주주행동 사건이다. 노던파이프라인에 쌓아둔 잉여현금을 주주들에게 분배하도록 이끈 벤저민 그레이엄의 온건한 주주행동, 사기 사건에 휘말려 저평가된 아메리칸익스프레스를 살려낸 워런 버핏의 정의로운 행동주의, 경영진의 전횡 때문에 무너져 가는 제너럴모터스를 살리려고 행동에 나섰다가 바이아웃 당한 로스 페로, 아버지가 세운 기업의 주주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기업을 공개매각한 칼라 쉐러, 우량기업 BKF캐피털을 무너뜨린 카를로 카넬의 왜곡된 주주행동 등이 포함된다.

주주행동에 대한 기업의 대응 방식도 흥미롭다. 1927년 주주들에게 잉여현금을 분배하라는 그레이엄의 요구에 기업은 “우리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주식을 팔고 떠나라”라는 식으로 대응하다가, 그레이엄이 많은 의결권을 모으자 싸움을 포기하고 주주들에게 잉여현금을 분배한다. 1954년 로버트 영이 뉴욕센트럴철도를 인수하려고 싸움을 걸었을 때 기업은 적극적인 위임장 대결을 벌인다. 1985년 칼 아이칸이 기업을 공개 매수할 때는 ‘포이즌 필’ 전략을 가동했다. 기업의 전략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를 계기로 기업 인수를 어렵게 하는 제도와 기업의 방어 전략이 점차 발달하는 계기가 되었다.

청년 벤저민 그레이엄, 현대 주주행동주의의 서막을 열다

1920년대 역사상 최초로 기업의 잉여현금을 돌려받은 벤저민 그레이엄 이야기로 본문은 시작된다. 1926년 서른두 살의 청년 그레이엄은 노던파이프라인 경영진을 찾아가 회사에 쌓아둔 잉여현금을 주주들에게 분배하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이 요구는 묵살된다.

이듬해 그레이엄은 주주총회에 참석해 같은 요구를 하려고 했지만 그의 동의에 재청하는 사람이 없어서 발언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온다. 당시 그레이엄은 야간열차와 완행열차를 번갈아 타며 머나먼 주총에 참석한 유일한 외부 주주였다. 그로선 대단히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하지만 그레이엄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고 그때부터 본격적인 주주행동에 나섰다. 최대주주인 록펠러재단에 행동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것을 시작으로, 소액주주들을 일일이 만나 위임장을 받아냈다. 결국 1928년 주주총회 몇 주 뒤 노던파이프라인 경영진은 잉여현금 분배를 결정했다.

‘욕설가’ 로버트 영, 화약공장 말단 직원에서 기업 인수의 달인으로

2장은 1930년대 위임장 대결에서 승리해 뉴욕센트럴철도를 인수한 로버트 영의 이야기다. 당시 뉴욕센트럴철도의 CEO였던 윌리엄 화이트를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는 과정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월가의 ‘악덕 은행가’들에게 거친 욕설을 내뱉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던 로버트 영은 화약공장에서 말단 운반수로 직장생활을 시작해 GM의 자금부 차장까지 고속 승진한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는 월가로 진출한다.

영은 1937년부터 기업 인수를 통해 하나둘 회사를 차지하기 시작했고, 1938년에는 생애 최초의 위임장 대결을 벌여 C&O철도를 인수했다. 큰돈 들이지 않고 번번이 기업 인수에 성공한 마흔셋의 그에게 언론은 ‘월가의 대담한 젊은이’라는 칭호를 붙여주었다. 훗날 ‘위임장 전문가’라 불릴 젊은이들에게는 그만한 스승이 없었다.

당당히 자기 재능으로 뉴욕센트럴철도에 입성했지만, 안타깝게도 영은 주가 폭락과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1958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재능 넘치고 대담했던 그의 파란만장한 삶은 이렇게 마감되었지만, 그의 전설적인 행보는 후계자들을 통해 계속 이어졌다.

서른세 살 워런 버핏, 파산 직전인 아멕스 대주주가 되어 기업을 살려내다

3장은 1960년대 워런 버핏이 샐러드오일 사기 사건에 휘말린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에 개입한 이야기다. 아멕스의 자회사인 위탁창고관리회사가 ‘얼라이드크루드오일’이라는 고객으로부터 샐러드오일을 보관하고 있었고 아멕스는 이를 담보로 얼라이드에 창고증권을 발급해주었는데, 1963년 그것이 샐러드오일이 아닌 바닷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거대 사기극으로 월가는 아수라장이 되었고 아멕스는 파산 위기에 몰렸다.

이에 아멕스 주가는 50% 넘게 떨어졌고 시가총액은 1억 2,500만 달러나 감소했다. 그러나 워런 버핏은 아멕스의 기업 가치가 훼손되지 않았다고 판단, 주식을 대량 매수해 아멕스의 대주주가 된다. 워런 버핏은 이후 경영에 개입하며 주주행동주의 투자자로서의 면모를 드러낸다.

아멕스가 사건 피해자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일부 주주들이 이를 가로막자 버핏이 개입한 것이다. 버핏은 아멕스 CEO에게 서한을 보내 샐러드오일 피해자들에게 보상금을 제대로 지급하는 것이 주주가치를 지켜내는 길이라며 일부 주주들의 항의에 흔들리지 말고 보상금 지급을 추진하라고 요구한다.

결국 버핏은 위험에 처한 우량기업의 경쟁우위를 지켜내는 데 성공하고 아멕스 투자에서 큰 수익을 낸다. 아멕스 투자의 성공은 버핏의 투자 인생에 커다란 전기를 가져온 성공(109쪽)이었고 이를 계기로 그는 비로소 그레이엄의 투자 스타일에서 벗어났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125쪽).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 ‘자금조성 장담’ 의견서로 기업을 인수하다

1980년대 칼 아이칸이 확보된 자금 없이 대기업 필립스페트롤리엄을 인수한 이야기가 4장에 나온다. 아이칸이 필립스페트롤리엄의 주주환원정책 부결을 내걸어 필립스페트롤리엄과 위임장 대결을 벌였고, 기업 인수 ‘자금조성을 장담’한다는 드렉셀번햄의 의견서만 가지고 공개매수 작업에 착수해 성공한 엄청난 이야기다.

유대인인 칼 아이칸은 천재 기질이 다분했다. 파 로커웨이라는 명문고와 프린스턴대학을 졸업하고 이후 의대에도 들어갔다. 그러나 그는 아이비리그 출신의 기득권을 거부하고 돈 버는 재능을 뽐냈다. 군대에서 포커 게임으로 큰돈을 딴 뒤 월가로 진출했다.

1950년대가 ‘위임장 전문가’ 로버트 영의 시대였다면, 1980년대는 천하무적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의 시대였다. 기업사냥꾼은 현금이라는 더욱 강력한 무기를 장착하며 기업 총수들을 벌벌 떨게 했다.

아이칸의 든든한 현금지급기는 드렉셀번햄이라는 투자은행의 마이클 밀컨이었다. 밀컨은 정크본드 시장에서 창출한 막대한 현금을 기업 공개매수에 사용했다. 이 일이 훗날 증권법 위반으로 판명되면서 밀컨은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게 되었지만, 그런 수법은 이전에는 없던 천재적인 방법이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칼라 쉐러, 주주들을 위해 가족 기업에 칼을 대다

1980년대 후반 가족기업인 RP쉐러주식회사의 이사 칼라 쉐러가 이사회 의장 겸 CEO인 남편과 싸워 기업 매각에 성공해 주주가치를 지켜낸 이야기가 6장에 전개된다. 아버지가 창업한 세계 최대의 연질젤 기업의 가치가 방만한 경영으로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없었던 칼라 쉐러가 기업 매각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판단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칼라 쉐러는 열여섯 살에 남편 피터 핑크를 만나 사랑에 빠졌고 겨우 스무 살에 가정주부가 되었다. 하지만 마흔일곱이 되던 1984년, 남편에 대한 모든 환상이 깨지고 말았다. 최대주주였던 칼라는 남편과 그 친구들의 놀이터에 돈을 대줄 생각이 더는 없었다.

칼라는 이혼 소장을 제출한 지 9일 만에 회사 매각의 뜻을 밝히며 위임장 대결을 선포했다. 이사회 싸움은 남편 측이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남편을 포함해 총 7명의 이사들은 사회적으로도 명망 있는 성공적인 인사들이었다. 게다가 한결같이 남편에게 신세를 지고 있어서 부실 경영을 눈감아줄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반면 칼라 측은 동생을 포함해 3명뿐이었다. 칼라는 주주들에게 승부를 걸 수밖에 없었다. 경영진과 칼라는 각각 서한을 통해 주주들에게 표를 구했다. 경영진은 절박한 서한으로, 칼라는 명확하고 간결한 서한으로 주주 설득에 나섰다. 결국 진정성 있는 칼라의 서한이 힘을 발휘해 칼라는 수적 열세를 딛고 승리했다.

이사회는 주주를 대신해 경영진을 평가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과연 이사가 CEO를 공격할 수 있는가? 이 사건처럼 이사들은 대부분 CEO 측근으로 포진되며 CEO에게 여러모로 신세를 지게 된다. 저자는 이처럼 이사회가 경영진과 가까워질수록, 경영진과 주주의 사이는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며, 주주들 스스로 분연히 일어나 자기 몫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독설과 망신 주기의 행동주의

보유한 주식이 얼마 안 되고 현금 조달자도 없다면, 기업에 어떤 식으로 압력을 행사할 수 있을까? 1980년대 말, 고만고만한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던 헤지펀드들이 경영진을 압박하기 위해 선택한 카드는 바로 ‘펜대’였다. 적대적인 기업사냥꾼의 시대가 저물며, 값싸고 효과적인 펜대를 무기로 휘두르는 헤지펀드 행동주의 무리가 등장한 것이다.

칼 아이칸처럼 공개매수 카드가 없는 헤지펀드들은 공개적인 서한으로 경영진을 망신 주는 방법을 사용했다. 즉, 경영진에 독설과 인신 공격이 가득한 서한을 보낸 다음, 그 서한을 13D 양식(주식의 5% 이상을 취득한 자가 SEC에 신고할 때 제출하는 양식)에 끼워서 신고하는 방법이다.

이런 방식을 최초로 잘 활용한 사람이 로버트 채프먼인데 7장에서 그의 활약상이 펼쳐진다. 채프먼은 이사진을 쫓아낼 만큼의 지분도 없이 오직 이 방법만으로 이사회를 제대로 압박했다. 채프먼을 이어 등장한 헤지펀드 행동주의 무리는 마치 10대 소년들처럼 상스러운 말투로 기업을 공격했다. 그중 가장 앞서 나간 사람이 대니얼 러브였다.

대니얼 러브는 서드포인트라는 헤지펀드를 운영하면서 ‘미스터 핑크’라는 필명으로 투자 게시판에 각종 투자 정보를 올리고 있었다. 그가 제공하는 정보의 수준은 놀랍게도 매우 높았다. 그 경험 때문인지, 그가 작성한 13D 양식은 비즈니스 문서라기보다는 게시판에 올라온 성토의 글에 가까웠다.

부실한 경영은 주주행동주의의 타깃

책의 사례처럼 GM, RP쉐러주식회사, 스타가스 등은 대형 상장기업임에도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는 곧 주가 하락과 주주들의 손실로 이어진다. 문제의 원인은 무관심한 주주, 열심히 일하지 않는 이사회, 초점을 잃은 경영진에 있을 때가 많다며, 주주행동주의는 이런 상황을 먹이로 삼는 투자 전략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즉 상장기업에 이런 문제가 존재하는 한 주주행동으로 이득을 볼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한편 책은 포이즌 필, 시차임기제 등 기업 경영진이 주주행동주의를 무력화하는 전략 또한 소개한다. 그러나 근본적인 방법은 시장에서 형성되는 주가가 회사의 제 가치를 반영하도록 함으로써 차익거래의 기회를 원천 차단하는 것이다. 경영진은 회사의 약점을 미리 파악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 주주를 경시하면 패배할 확률이 높다. 주주행동주의에 기업을 빼앗긴 사례가 그 교훈이다.

국내 개인 투자자에 유용한 주주행동 정보

책의 말미 ‘해제’는 우리나라 개인 투자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알려준다. 인터넷망과 SNS를 이용한 주주연대와 이들의 활동에 대해 소개한다.

2021년 주주총회 시즌에서는 한국앤컴퍼니와 아트라스BX 등에서 주주제안자 측이 내놓은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출의 건이 가결되었다. 유수홀딩스 등 일부 기업에서는 주주환원이 대폭 늘어나는 성과가 있었다.

해제를 쓴 심혜섭 변호사도 주주행동주의를 통해 남양유업 감사로 선임된 케이스다. 심 변호사는 워런 버핏의 투자조합 시절의 투자 전략을 언급하며, 독자들에게 ‘단순 투자’에 머물지 말고 ‘워크아웃과 경영 참여’로까지 투자의 지평을 넓혀볼 것을 권유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제프 그램

Jeff Gramm |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외래교수로 가치투자를 가르친다. 2006년 헤지펀드 반데라파트너스(Bandera Partners)를 공동 설립해 운용하고 있으며, 여러 상장기업의 이사회에 참여한다. 기업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 CEO와 이사들을 평가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투자자가 경영진에게 보낸 값진 서한들을 수집해왔다. 벤저민 그레이엄이 존 록펠러 2세에게 보낸 전설적인 서한, 워런 버핏이 아메리칸익스프레스 CEO 하워드 클라크에게 보낸 서한, 로스 페로가 GM의 CEO 로저 스미스에게 보낸 서한 등을 처음 공개하고 심층 분석했다.

번역 이건

투자서 번역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유학했다. 장기신용은행에서 주식 펀드매니저, 국제 채권 딜러 등을 담당했고 삼성증권과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에서 일했다. 영국 IBJ 인터내셔널에서 국제 채권 딜러 직무 훈련을 받았고 영국에서 국제 증권 딜러 자격을 취득했다. 지은 책으로 《찰리 멍거 바이블》(공저) 《워런 버핏 바이블 2021》(공저) 《대한민국 1%가 되는 투자의 기술》이 있다. 옮긴 책으로 《가장 사업처럼 하는 투자 주주행동주의》(공역) 《워런 버핏의 주주 서한》 《다모다란의 투자 전략 바이블》(공역) 《워런 버핏 바이블》 《워런 버핏 라이브》 《현명한 투자자》 《증권분석》(3판· 6판) 《월가의 영웅》 등 60여 권이 있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크랜필드대학에서 MBA 학위를 취득했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자산관리와 투자상품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 KB국민은행 WM투자솔루션부에서 금융투자상품과 포트폴리오 추천 업무를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주식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김 팀장은 어떻게 1년 만에 해외 투자로 성공했을까?》가 있고 옮긴 책으로 《가장 사업처럼 하는 투자 주주행동주의》(공역) 《버크셔 해서웨이》 《브레턴우즈 전투》 《새로운 시장의 마법사들》 《터틀 트레이딩》 등이 있다.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국에서 사업을 하다가 돌아와 현재 투자와 금융 분야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가장 사업처럼 하는 투자 주주행동주의》(공역) 《월가의 퀀트 투자 바이블》(공역) 《퀀트로 가치투자하라》 《초과수익 바이블》(공역) 《듀얼 모멘텀 투자 전략》(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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