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주
2023년 02월 20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2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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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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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슈이치는 대학 시절 친구들, 그리고 사촌 형과 함께 산속의 지하 건축물을 찾아간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길 잃은 가족 세 명과 함께 지하 건축물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한다. 다음 날 새벽녘, 지진이 발생해 출입문이 커다란 바위로 막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반에 문제가 생겨 물이 유입되기 시작한다. 머지않아 지하 건축물은 수몰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지하 건축물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한 명이 희생해 바위에 연결 된 닻감개를 돌려서 바위를 떨어뜨리고 혼자 방안에 갇히는 것이다. 그 한 명은 물이 차오르는 것을 바라보면서 죽기만을 기다릴 수 없게 된다. 이 와중에 살인이 연달아 발생한다. 누군가 한 명을 희생하면 탈출할 수 있다. 제한 시간은 약 일주일. 살인을 저지른 범인이 모두를 위해 희생해야 한다. 범인을 제외한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 갇힌 아홉 명의 사람 중 누가 희생해야 할까? 살인범은 어차피 살아나간다 해도 사형당할 것이다. 그러니 여기서 희생당하는 것이 낫다? 그렇다면 살인범이 누구인지 찾아야 한다?
옮긴이의 말
첫 문장
복도 천장의 형광등이 불안하게 깜박거렸다.
발밑의 바닥은 철골에 철판을 용접하고 비닐을 발라서 공업 시설 같은 느낌이 든다. 벽에도 철판을 댔고, 몇몇 구획에는 암석 표면이 드러나 있다.
여기는 지하 1층이다. 그래도 지상까지는 10미터 가까이 된다.
우리는 살인보다 훨씬 큰 위기에 봉착했다. 오히려 그가 살해당한 걸, 꽉 막힌 상황을 돌파할 계기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산속에 묻힌 이 화물선 같은 지하 건축물에서 탈출하려면 아홉 명 중 누군가 한 명을 희생시켜야 하니까.
우리는 희생양을 선택해야 한다. 아니면 모두 죽는다.
어떻게 선택할까?
아홉 명 중 죽어도 되는 사람은, 죽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그건 그를 죽인 범인밖에 없다.
범인을 제외한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p9
모두의 반응은 내가 고문 기구를 봤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놀라면서도 여기서 고문이 행해졌을 가능성을 찬찬히 따져볼 생각은 없어 보였다. 해외 토픽처럼 자신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이니까.
하지만 다들 지금까지보다 얌전하니 말수도 적어졌다. 이 〈방주〉는 우리가 있어도 될 곳이 아니다. 어렴풋이 느껴졌던 그 기분이 모두의 가슴속에서 더욱 확고해진 것 같았다. p54
내일 날이 밝으면 최대한 빨리 여기서 나가는 편이 좋으리라.
그리고 산길을 걸어 별장으로 돌아가, 차를 타고 도쿄로 돌아가야 한다. 아주 분주한 하루가 될 것이다. p60
상황은 아까 이해했다.
그리고 이제야 공포가 뒤따라왔다.
산속의 지하다. 우리가 여기 있다는 것을 바깥의 그 누구도 모른다. 스마트폰은 당연히 불통이다.
이대로 바위를 치우지 못한다면?
물론 우리는 〈방주〉에서 나가지 못하고 죽는다. p67
“정말로 물이 불어났나요? 지진으로 계단이 꺼진 건 아니고요?”
“응 그건 아닌 것 같아. 수면이 흔들려. 분명 흐름이 있어. 물이 흘러들고 있다는 뜻이지.”
지층이 영향을 받은 것이다. 지진 때문에 지금까지는 조금씩 흘러들던 물의 기세가 강해진 모양이다.
쇼타로는 방에서 나가서 곱자를 들고 돌아왔다. 그리고 곱자를 계단 세 번째 단에 딱 수직으로 댔다.
모두 마른침을 삼키며 5분쯤 기다렸다. 류헤이가 눈금이 잘 보이도록 스마트폰 손전등으로 수면을 비추었다. 잠시 후 쇼타로가 곱자의 눈금을 확인했다.
“수위가 올라갔어. 틀림없군. 이대로 가면 곧 이 지하 건축물은 완전히 수몰될 거야.” p76~77
누군가 한 명을 희생하지 않으면 이 〈방주〉에서 탈출할 수 없다.
누가 희생양이 될 것인가?
그야 물론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어야 한다. p87
그러면 그야말로 전쟁에 가깝다. 쇼타로는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논리로 범인을 지목해야 한다고 했지만, 그런 논리는 날아가 버리리라. 물이 차오르는 이 지하 건축물에서 게릴라전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p112
그들은 어떤 의미에서 옳았다. 이 지하 건축물은 그야말로 지금 묵시록에 예언된 순간을 맞이했다. 우리는 최후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얄궂게도 구약성서 속 노아의 일화와는 달리, 홍수가 일어나는 곳은 방주다.
구원은 여기에 없었다.
조만간 신인지 뭔지가 심판을 내린다면 나는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야자키의 이야기는 내게 무의미한 불안을 안겨 주었을 뿐이었다. p193
시간은 쉬지 않고 흘러간다.
낮밤의 구별이 없는데도 이 지하 건축물만큼 시간의 흐름이 무겁게 느껴지는 곳도 없었다. 건물 자체가 물시계 비슷한 느낌이다. p280
★★★★★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0’ ★★★★★‘MRC대상 2022’ 동시 수상!
★★★★★ ‘2023년 본격 미스터리 10’ 2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4위
★★★★★ ‘미스터리가 읽고 싶어’ 6위!
내가 홍수를 땅에 일으켜 무릇 생명의 기운이 있는 모든
육체를 천하에서 멸절하리니 땅에 있는 것들이 다 죽으리라
그러나 너와는 내가 내 언약을 세우리니 너는 네 아들들과
네 아내와 네 며느리들과 함께 그 방주로 들어가고
구약성서 창세기 제6장 17절, 18절
『방주』는 클로즈드 서클물의 진수로 극찬받은 작품으로 극한의 뇌 정지 미친 반전!을 선사한다. 구체적인 배경은 다음과 같다. 주인공 슈이치는 대학 시절 친구들, 그리고 사촌 형과 함께 산속의 지하 건축물을 찾아간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길 잃은 가족 세 명과 함께 지하 건축물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한다. 다음 날 새벽녘, 지진이 발생해 출입문이 커다란 바위로 막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반에 문제가 생겨 물이 유입되기 시작한다. 머지않아 지하 건축물은 수몰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지하 건축물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한 명이 희생해 바위에 연결 된 닻감개를 돌려서 바위를 떨어뜨리고 혼자 방안에 갇히는 것이다. 그 한 명은 물이 차오르는 것을 바라보면서 죽기만을 기다릴 수 없게 된다. 이 와중에 살인이 연달아 발생한다. 누군가 한 명을 희생하면 탈출할 수 있다. 제한 시간은 약 일주일. 살인을 저지른 범인이 모두를 위해 희생해야 한다. 범인을 제외한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 갇힌 아홉 명의 사람 중 누가 희생해야 할까? 살인범은 어차피 살아나간다 해도 사형당할 것이다. 그러니 여기서 희생당하는 것이 낫다? 그렇다면 살인범이 누구인지 찾아야 한다?
『방주』는 클로즈드 서클물의 전형적인 클리셰인 외딴 섬, 저택, 사연 있는 캐릭터, 연쇄 살인 사건 등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 가지 장치를 작품 속에 새겨 넣는다. 장치는 제한 조건으로 나타난다. 첫 번째 장치는 ‘시간’이다. 공간적 배경인 지하 건축물에서 지낼 수 있는 시간을 일주일로 제한한다. 두 번째 장치는 ‘탈출 방법’이다. 지하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을 희생할 수밖에 없는 제한 조건이 걸린 것이다. 이와 같은 두 가지 제한 속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불안이 기존의 클로즈드 서클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만한 부분은 작가가 범인이 살인을 저지른 ‘동기’가 무엇인지에 관한 수수께끼를 제시한다는 점이다. 다른 클로즈드 서클물과는 달리 『방주』에서는 범인이 밝혀지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범인이 밝혀지면 그 범인은 ‘희생양’이 되어 죽어야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연달아 살인을 저지르는 범인의 동기는 무엇일까? 섣부른 판단은 무고한 희생양을 발생시킬 수 있기에 논리적으로 범인을 찾아내야만 한다. 사건의 진상은 무엇일까? 마지막에는 역시 경악할 만한 진실과 놀라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10년간 많은 본격 미스터리 소설을 번역해 왔지만 마지막에 이렇게까지
소름이 돋는 작품은 없었다. _번역가 김은모
유키 하루오는 2019년에 『교수상회』로 메피스토상을 받으며 데뷔한 신예 작가다. 지금까지 다이쇼 시대(1912-1926)를 배경으로 미스터리를 써 온 작가는 세 번째 작품 만에 현대를 배경으로 깜짝 놀랄 만한 클로즈드 서클물을 써낸다. 이는 『방주』에 대한 평단의 극찬이 입증한다. “그야말로 곡예 같은 논리”(이마무라 마사히로), “더없이 행복한 저주”(다케모토 겐지), “압도적인 경탄과 여운”(이가라시 리쓰토), “무시무시한 지옥”(센가이 아키유키) 등의 찬사가 그러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방주』는 어떤 구상에서 출발했을까. 작가의 말을 직접 살펴보도록 하면 다음과 같다.
“제가 미스터리를 구상할 때 중점을 두는 요소 중 하나는 ‘탐정이 활약할 동기’입니다.
수수께끼 해명은 목적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수단이어야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거든요.
클로즈드 서클이 무대인 작품에서는 ‘탐정이 활약할 동기’가 늘 어느 정도 유지됩니다.
폐쇄된 공간에 살인범과 함께 갇혀 있으니까, 범인의 정체를 빨리 밝혀내야 자신들의
안전이 보장되겠죠.『방주』에서는 그러한 동기를 더 절실하게 만들어 보려고 했습니다.
누군가 한 명을 희생해야 탈출할 수 있는 폐쇄된 공간에서 살인이 일어나면, 수수께끼
해명은 생존의 절대적인 조건으로 작용할 겁니다.
그런 설정에서 출발해 나름대로 마무리를 지은 결과가 이 작품 『방주』입니다.”
(『방주』 특별 기획 자기소개 에세이에서 발췌)
작가의 설정 의도는 완벽한 효과를 발휘한다. 신예 작가가 선보이는 미친 듯한 필력과 전개, 반전은 종국에는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다. 아무리 극찬해도 그 충격과 소름 돋는 전율은 온전히 전달되지 않을 것이다. 꼭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서 미스터리 독자만이 가질 수 있는 크나큰 즐거움을 한껏 가져가시기를 바란다. 물론 스포는 절대 금지!
*추천사 이어서...
본격 미스터리와 ‘광차 문제’의 결합이 이렇게 무시무시한 지옥을 낳을 줄이야.
_센가이 아키유키(평론가)
절망적인 범인 찾기. 찾지 못하면 죽음. 찾아도 지옥. 압도적인 폐쇄감이 넘치는 리얼
데스 게임 개막! _니타도리 케이
‘범인’에게 속았다! 추리소설을 처음으로 읽었을 때의 감동이 되살아났다.
_마시타 미코토
멋진 반전에 심장을 꽉 붙들린 것만 같다. _요코제키 다이
*평론가 외 전부 작가.
작가정보
夕木 春央
1993년생. 2019년 「교수상회의 후계인」으로 제60회 메피스토상을 수상하고, 같은 해 『교수상회』로 데뷔했다. 최근 작품으로는 다이쇼 시대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서커스에서 온 집행관』이 있다.
『방주』는 유키 하루오의 세 번째 작품으로 클로즈드 서클물의 새로운 지평을 연 수작이다. 폐쇄된 지하 건축물에서 연달아 벌어지는 불가해한 살인사건. 일주일 안에 범인을 찾아야 하는데……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0’ 1위와 ‘MRC 대상 2022’1위를 동시 수상했으며, ‘2023년 본격 미스터리 10’ 1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4위 등을 기록하며 극찬을 받았다.
일본 문학 번역가. 1982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일본어를 공부하던 도중 일본 미스터리의 깊은 바다에 빠져들어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우타노 쇼고의 ‘밀실살인게임’ 시리즈를 비롯해, 고바야시 야스미의 『앨리스 죽이기』, 『클라라 죽이기』, 『도로시 죽이기』, 미야베 미유키의 『비탄의 문』, 이마무라 마사히로의 『시인장의 살인』, 『마안갑의 살인』, 미치오 슈스케의 『투명 카멜레온』, 『달과 게』, 『기담을 파는 가게』, 소네 케이스케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야쿠마루 가쿠의 『우죄』, 이케이도 준의 『변두리 로켓』, 히가시노 게이고의 『사이언스?』, 아시자와 요의 『아니 땐 굴뚝에 연기는』, 『죄의 여백』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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