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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배재현 지음
갈매나무

2023년 05월 12일 출간

종이책 : 2021년 07월 2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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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0.91MB)
ISBN 9791191842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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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김준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홍승은 작가 추천!

“모든 것을 묻어두고 시간을 보낸다고 해서 상처받은 어린 시절의 고통이 그냥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세월은 아물지 못한 고통을 은폐하고, 더 깊은 상처를 만들어냅니다. 이제는 당신이 이 문제를 회피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사실 고통에서 벗어나 온전하게 안정감을 느끼고, 또 성장하고 싶어 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본문 중에서
들어가며

1부 어린 시절 상처는 그냥 괜찮아지지 않는다
-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스몰 트라우마
우리에겐 저마다 다른 모양의 정원이 있다
‘까탈’스럽고 ‘예민’했다는 말
몸은 모든 것을 기억한다
언제 나를 공격할지 모를 커다란 곰과 살고 있다면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가 두려워
나를 자극하는 기억의 창고가 열릴 때
아동기 부정적 경험에 대한 연구

2부 나는 왜 엄마가 가끔 미워질까?
- 나도 몰랐던 정서적 학대의 기억
부모님이 날 때린 건 아니었지만
작은 일에도 엄마한테 너무 화가 나요
엄마에게도 아픔을 말하지 못한다는 건
사랑도 감옥일 줄 몰랐어요
원래 다 그렇게 크는 거 아니었나?
가족은 있지만, 꼭 ‘고아 같은 느낌’
불쌍한 엄마를 내가 지켜줘야 해
지금 보니 어릴 때 나는 참 힘들었구나
복합 트라우마 : 어린 시절 지속적인 학대의 희생자

3부 상처받은 줄 모르고 어른이 되었다
- 고통의 흔적을 들여다보다
1. 왜 사람들과 관계 맺는 게 늘 어려울까?
고통의 흔적 1 : 애착 문제
애착, 인생에서 처음 수행하는 과제
연애를 시작하면 다른 내가 나와요
자꾸 다른 사람의 눈치를 살피게 돼
저 사람이 나를 질려하지 않을까?


2. 내 감정을 나도 몰라
고통의 흔적 2 : 자기조절감 문제
나는 감정표현 불능증인가
지킬 박사와 하이드: 나인데 마치 내가 아닌 것 같아
나쁜 감정은 없다
분노의 감정 이면에 숨은 것들
3. 나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멈추질 않아
고통의 흔적 3 : 자기가치감 문제
수치심과 자기 비하의 내면 회로가 만들어지는 과정
완벽주의는 가장 높은 수준의 자기학대
자기조절감은 어떻게 발달하는가?

4부 엄마는 그때 왜 그랬을까?
- 내 부모를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보기 위해
우리 엄마도 그땐 어린 나이였다
정서 조절의 실패와 ‘부모다움’이 차단되는 순간
아직 덜 자란 아이가 아이를 키웠는지도 모른다
트라우마의 대물림 : 심리적인 문제만이 아니다

5부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다르게 바라볼 수는 있다
- 변화를 위해 내 마음에 담아둬야 할 것들
왜 상처가 치유되지 않고 지속되는 걸까?
상처의 치유는 세 영역에서 일어난다
당신은 자신을 어떻게 달래주나?
행복한 삶을 선택하기 위한 16가지 조언
회복탄력성 : 하와이 카우아이섬 연구

감사의 말
참고문헌

- 당신이 까다롭고 이상한 게 아니다

살면서 경험하는 스트레스가 견디고 넘어갈 만한 수준이 되려면 그 충격을 완화해 줄 외부의 어른이 필요합니다. 어린 시절에는 일관되고 따뜻하게 반응해 주는 안정감 있는 어른의 존재가 절대적입니다. 안전하고 보호받는 관계 속에서만이 우리는 건강한 스트레스 조절 장치를 발달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내 안에서 여전히 스트레스 신호와 알람이 과도하게 울리고 있다면 그건 내가 원래 까탈스럽고 예민해서가 아닙니다. 스트레스를 받고 돌아온 새끼 쥐에게 핥아주고 털을 다듬어주는 어미 쥐가 있었듯이, 아이에게는 다독여주고 위로해주고 안아주는 어른이 필요한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이런 대상이 필요한 존재입니다. _27쪽

- ‘꼭 필요한 것’이 언제나 없을 때

‘정서적 방치(emotional neglect)’라는 말이 있습니다. 꼭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것, 즉 부모가 아이의 감정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거나 무시하고 내버려 두는 것입니다. 우리는 부모로부터 사랑을 기대하며 인정과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인데 말입니다.
특히 아이가 곤란한 상황에 부닥쳐 불안하고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에 부모가 그 감정을 외면하고 무시하거나 오히려 비난하며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로부터 외면받는 부정적 경험은 아이에게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게 전달됩니다. 이들에게는 애초에 문제가 된 사건보다 오히려 부모의 반응이 더 강렬한 트라우마가 되지요. _71쪽

- 사랑 따위 필요 없어, 혼자서 견딜 거야!

어떤 부모는 자녀를 부수적인 존재로 만듭니다. 책임감으로 최소한의 부모 역할은 하지만, 사실 어린아이에게도 개별적인 감정이나 욕구가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전혀 공감해 주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성인이 되어 누군가가 자신을 좋아하고 호감을 표현할 때 상대를 잘 믿지 못합니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존중받고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임을 상상조차 못 하는 것입니다. 깊은 내면에서는 받아보지 못한 진정한 사랑을 그토록 원하면서도 말입니다. _119쪽

- 내가 엄마 나이가 되어 느끼게 된 것

“선생님, 상담을 받으면서 엄마와도 옛날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생각해 보니 엄마가 저를 낳은 것이 스물네 살이었어요. 제가 지금 스물여덟 살이잖아요. 저는 결혼하는 것도 이렇게 두려운데 엄마는 저보다 어린 나이에 저를 낳고 길렀다고 생각하니 문득 엄마가 참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엄마에게 물었죠. 저는 지금 결혼도 두려운데 엄마는 저를 어떻게 낳았냐고요. 그랬더니 엄마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너무 무서웠고, 자랄 때 많이 맞았다고 했어요. 어떻게 해서든 집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아빠를 만나 집을 나왔다구요. 이제 자식을 낳아서 예쁘게 잘 키우고 싶었다고요. 저를 낳았을 때는 정말 행복했다고 했어요. 그런데 마음과 달리 먹고사는 것이 힘들고 어떻게 길러야 할지 몰라서, 사실 상처를 많이 준 것 같다고 하셨어요. 물론 한편에서는 여전히 화가 많이 나요. 왜 그렇게 저에게 화를 내고 엄마 같지 않고 애처럼 굴었나 야속해요. 하지만 이해도 되고 엄마도 참 안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_186쪽

- 나만의 안전지대 만들기

위험에 처했을 때 안전한 피난처를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외부에 그럴 대상이 없다면 우리 내면에 안식의 근원이 되는 대상이나 안식처를 만들어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어린아이에게는 실제적인 애정의 대상이 생존에 절대적이지만, 어른이 된 우리는 각자의 내면에 ‘안전지대’를 만들어 필요할 때 언제든지 안정감을 경험할 수 있도록 연습할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 치료를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첫 번째 과정이 내 안의 안전지대를 만드는 것입니다. 안전이라는 말이 너무 생소하면 조금이라도 편안하고 즐거운 기분을 느꼈던 순간을 찾아보세요. 나의 내면 여러 부분이 지금 현재에 머물러 안전함과 평온함을 느낄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입니다. _230쪽

- 당신은 이미 부모 세대와 다르다

그들이 어떤 결정을 하든 저는 이 말도 전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이미 당신의 부모 세대와는 다르다.”라고 말입니다. 자신의 고통이 어디에서 왔는지 내면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당신은 이미 부모와는 다른 삶의 살고 있습니다. 당신은 누구보다도 정서적으로 성숙하고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말들은 모두 제 진심입니다. 우리는 살아온 삶을 다시 살 수도 없고, 그것을 부인할 필요도 없습니다. 과거를 통해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고 성장할 수 있으면 됩니다. _244~245쪽

“자주 엄마가 미웠다, 엄마를 미워하는 나도 미웠다.”
상처받은 줄 모르고 어른이 된 나를 위한 심리학

사실은 내가 감당할 수 없었던 정서적 학대,
스몰 트라우마의 기억들을 왜 지금 마주해야 할까?
지금의 불안과 우울, 낮은 자존감, 대인관계에서의 어려움이
어디서부터 온 것인지 이해를 돕는 심리 분석과 상담
“그건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25년간 트라우마 치료를 해온
임상심리전문가가 들려주는 진실과 진심
상처받은 줄 몰랐던 어린 나, 그리고 상처준 줄 몰랐던 나의 부모를
다독이는 공정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의 위로
출구 없는 자기 비난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시작하게 돕는 심리 치유서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다르게 바라볼 수는 있다

일상을 갉아먹는 불안과 우울, 이유를 알 수 없는 신체 통증, 대인관계의 어려움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이러한 문제가 어디서 시작됐는지 모르고 무작정 참고 살아가곤 한다. 임상심리전문가인 배재현은 오랫동안 트라우마 치료에 매진해오면서, 이와 같은 괴로움에 시달리다 더는 버티지 못하고 찾아온 내담자를 만나왔다. 이 책은 지난 25년간 저자가 만난 내담자 중 단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털어놓은 이야기, 바로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받은 정서적 무관심과 방치, 학대의 상처를 알아봐 주고 위로해 주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심리 치유서다.

‘제가 이상하고 유별난 거 같아요. 다 제 잘못이죠.’ 저자를 찾아온 내담자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그들은 어린 시절 고통과 상처를 애써 부인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려 애쓰고, 지금의 문제가 ‘내가 부족하고 모자란’ 탓이라며 괴로워한다. 하지만 진실은 다른 곳에 있다. 누군가는 이들에게 ‘그건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진실을 말해줘야 한다는 소박하지만 단단한 사명감으로 저자는 이 책을 썼다. 그들이 과거의 고통에서 달아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앞으로의 성장과 행복을 위해 자신들 삶의 에너지를 쓸 수 있도록 동행하고자 하는 마음도 진솔하게 담아냈다. 어린 시절 상처받은 줄 모르고 어른이 된 사람들을 위한 다정한 편지 같은 책이길 바라면서.

이 책은 총 5부로 나뉜다. 먼저 1부터 3부까지는 어린 시절 트라우마가 어떻게 생길 수 있는지, 눈에 보이지 않아 별것 아닌 것으로 취급되는 ‘정서적 학대’가 실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이 상처를 안고 자란 사람들이 또 어떤 고통에 시달리는지 이야기한다. 이어 4부와 5부에서는 이제는 (나를 스스로 보호할 수 있게 된) 어른이 된 내가 객관적으로 어린 시절을 살피고 어떻게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특히 이 부분에서는 저자의 전문 분야이자 트라우마의 주된 치료법인 EMDR과, 그의 내담자들이 실제로 시도해 보고 효과가 좋았던 여러 치료 방법이 구체적으로 설명돼 있다.

이 책은 현재의 문제를 모두 부모나 어린 시절 탓으로 돌리려 하지 않는다. 다만 성장 과정에서 부정적 경험이 지금 현재 내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알아차리고 이 문제에 대해 한 걸음 뒤로 물러나 객관적으로 살필 수 있게 된다면, 그리하여 스스로를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살필 수 있게 된다면 우리는 성장할 수 있고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존재라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특징 및 내용]
스몰 트라우마, 당신이 까다롭고 예민한 탓이 아니다

트라우마는 이제 많은 사람에게 익숙한 단어다. 보통은 천재지변, 인재사고, 성폭행 등 크고 끔찍한 사건을 떠올린다. 하지만 준비물을 안 가져가 친구들 앞에서 선생님에게 창피를 당한 경험, 가족들이 장난삼아 지속적으로 외모를 놀린 경험, 엄마를 잃어버렸다 찾았는데 왜 딴청을 피웠느냐고 혼나서 서러웠던 경험도 우리 삶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누구나 겪을 법하지만 누군가는 감당하기 버거웠을 상처, 바로 ‘스몰 트라우마’다.

“친구와 영화 〈신과 함께〉를 보러 갔어요. 형이 동생을 괴롭히는 장면이 나왔는데, 갑자기 속이 울렁거리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 도중에 나왔어요. 그러고는 계속 악몽을 꾸고 불안하고 힘이 들어요. … 어릴 때 형한테 괴롭힘당했던 순간, 형제는 다 그렇게 크는 거라면서 부모님이 도와주지 않아 외롭고 무기력했던 상황이 지금 다시 일어나는 일처럼 느껴져요.”
- 1장 ‘자극 자극하는 기억의 창고가 열릴 때’ 중에서(51쪽)

저자는 어린 시절 상처로 어른이 되어서까지 고통을 겪는데도, ‘다들 그렇게 크는 거 아닌가?’ 하고 감정을 억눌러 문제를 키우는 사람을 상담 과정에서 많이 보아왔다. 이들은 과도한 심장 두근거림, 과민성 대장 증상, 불안과 우울, 대인 공포, 두통, 만성 통증, 공황발작 등을 호소하지만 별다른 의학적 이상 소견을 찾지 못하곤 한다. 위 사례와 같은 ‘정서적 플래시백’도 그중 하나인데, 과거 기억을 자극하는 상황을 만나 불현듯 압도되는 공포, 분노, 무기력감, 수치심, 슬픔 같은 감정을 느낀다. 그런데 이들은 이 문제가 어린 시절 경험 탓임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깨닫더라도 ‘별일 아니었는데 호들갑 떠는 게 아닐까’ 죄책감까지 느낀다.
저자가 만난 내담자 중 층간소음 때문에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은 30대 여성이 있었다. 다른 가족은 ‘이 정도 소음이야 대단한 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지만 그녀는 위층에서 잠들고 조용해질 때까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온갖 시도를 해도 나아지지 않자 이렇게까지 민감한 자신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 치료를 받으러 왔다.
내담자의 변화는 현재 문제가 사실 어릴 적 부모님의 다툼이 매우 심해서 공포스러워했던 과거의 불안하고 고통스러운 경험과 연관이 있고, 현재는 과거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면서 조금씩 시작되었다. 치유의 시작은 ‘그때 내가 상처를 받았구나’ 하고 아는 데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내가 뭔가 잘못된 사람처럼 느껴졌는데, 그게 나 때문이 아니라 어릴 때 있었던 일 때문이었어요.”라는 내담자의 말처럼, 자신의 상처를 알아차렸을 때 우리는 자기 비난을 그치고 문제를 새롭게 볼 수 있게 된다.

정서적 학대,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치명적인 폭력

“우리 가족은 화목한 편이에요. … 하지만 저는 세상에 혼자인 것만 같아요. 초등학교 때 친구들이 저를 심하게 놀렸는데, 엄마는 ‘게네가 불쌍한 애들이니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줘라’ 하고 말했죠. 그땐 내가 부족한 탓이려니 생각했는데, 이후로도 힘들어할 때마다 엄마가 그렇게 반응하니 아무 말도 안 하게 됐어요. 그런데 이제 와 보니 부모님이 날 때리거나 하진 않았지만 내 편을 들어준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지금은 작은 일에도 엄마한테 너무 화가 나요.”
- 2장 ‘엄마에게도 아픔을 말하지 못한다는 건’ 중에서(78쪽)

저자가 특히 주목하는 트라우마의 원인은 ‘정서적 방치’다. 아이의 감정을 부모가 무시하거나 심지어 비난할 때, 그 부정적 영향은 상상 이상이다. 아이에게는 몸을 키워주는 밥만큼이나 마음에 공감해 주는 정서적 보살핌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흔히 우리 사회에서 아동 학대라 하면 신체 학대를 떠올리지만 실제 아동 학대 사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정서적 학대’다.(2018년 보건복지부 아동 학대 통계자료에 따르면 아동학대 중 정서 학대가 23.8%로 1위, 신체 학대는 14%로 2위다.) 하지만 외부에 흔적을 남기지 않고 특별한 판단 기준이 없어 가족, 이웃, 수사기관, 법원에서 외면당하는 현실이다.
부모가 너무 바빠 혼자 크다시피 한 아이는 일하느라 고단한 부모를 원망조차 못 하고, 대화라곤 없는 싸늘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부모가 나쁜 게 아니라 자신이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거라며 자존감 낮은 성인으로 자랄 수 있다. “아동 학대가 특별히 이상한 부모나 문제 가정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보통의 평범한 가정에서도 일어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입니다.”(88쪽) 저자는 강조한다. 직접 폭력을 가하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고립감, 공포감, 소외감, 모멸감을 주는 ‘정서적 학대’가 한 사람의 영혼을 얼마나 파괴할 수 있는지, 세심히 들여다보아야 의미 있는 변화를 도모할 수 있다.
고통의 흔적, 상처받은 줄 몰랐던 어린 나

“남자친구가 저를 함부로 대해도 화를 내거나 헤어지지 못하고, 너무 집착을 해요.”(113쪽)
“다른 사람 눈치를 심하게 많이 봐서, 사람 만나는 일이 피곤하고 지쳐요.”(125쪽)
“한번 화가 나면 참을 수가 없고, 마치 제가 아닌 것만 같아요.”(142쪽)
“매사에 자신이 없어요. 저는 살 가치가 없는 사람이란 생각만 들어요.”(160쪽)

살아가면서 겪는 수많은 관계 속 혼란을 그저 성격 문제로 치부하면 고통은 반복될 뿐이다. 저자가 내면을 둘러보고 어린 시절을 돌아보자고 제안하는 이유다. 3장은 ‘정서적 학대’로 인해 성인이 되어서까지 나타나는 증상을 내담자들 사연을 통해 살펴보고, ‘애착 이상’ ‘자기조절감 이상’ ‘자기가치감 이상’으로 나누어 문제의 근원을 되짚어 보도록 이끈다.
태어나서 엄마와의 관계에서 형성한 애착은 성인이 되어 이성과의 친밀한 관계에서, 그리고 부모가 되어 자녀와의 관계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무심하거나 감정 기복이 심하거나 심지어 공포감을 주는 부모 밑에서 자라 불안정 애착, 회피 애착, 혼란 애착을 경험한 아이는 부모의 감정에 맞추려 필사적으로 노력을 하느라고 자신의 내면 경험을 존중할 줄 모르는 어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것이 감정표현 불능증, 통제 불가 해리 증상, 자기 학대에 가까운 완벽주의 등 자기조절감과 자기가치감 이상으로 이어진다.
“제 감정과 욕구를 우선순위에 두어도 괜찮다는 말이 충격이었어요.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많은 내담자가 보이는 반응에 저자는 답한다. “사람들과 편하게 잘 지내려고 지금 성격을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타고난 나만의 빛깔을 더 선명하게 만들어가야 합니다. 누구나 그런 과도기를 거치면서 자신을 찾아나가는 것입니다.”(135쪽)
저자의 진심은 여기에 있다. “진정한 치유는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고, 그 평생의 과정을 기꺼이 마주할 때 ‘온전한 나’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치유의 시작, 상처준 줄 몰랐던 나의 부모

“생각해 보니 엄마가 저를 낳은 것이 스물네 살이었어요. 제가 지금 스물여덟 살이잖아요. 저는 결혼하는 것도 이렇게 두려운데 엄마는 저보다 어린 나이에 저를 낳고 길렀다고 생각하니 문득 엄마가 참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저에게 상처를 준 엄마가 아직도 많이 야속하지만, 한편에서는 엄마도 참 안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 4장 ‘우리 엄마도 그땐 어린 나이였다’ 중에서(186쪽)

저자가 어린 시절 트라우마에 주목하면서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 부모의 책임이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부모를 탓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지금 고통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직시하고 자기 비하에서 벗어나야 치유를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어,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말자는 취지다.
저자는 부모 세대의 어릴 적 정서적 경험이 자녀 세대로 유전된다는 것을 증명한 후성유전학 연구 사례를 소개하며 심리적인 문제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설명한다.(200~203쪽 마이클 미니, 이사벨 만수이, 레이철 예후다 등의 실험) 하지만 유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냉담한 어미에게 태어났지만 애정으로 보살피는 어미에게 입양되어 길러진 쥐들이 사랑으로 길러준 어미 쥐의 모성 행동을 따르는 것도 증명한 실험도 소개하며, 희망을 이야기한다. “상처 없이 성장한 사람은 없고 우리는 누구도 완벽한 존재가 아닙니다. … 초점은 우리가 자신의 고통을 어떻게 다스리는지에 따라 트라우마의 대물림을 막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라고 말이다.

변화를 위해 마음에 담아둘 것들, 어른으로서 자신을 보살피는 일

이제 과거를 떠나보내고 온전하게 현재에 머물 방법을 찾을 차례다. 앞 장들에서도 본문에 별도로 곁들인 ‘들여다보기’ 항목을 통해 마음 상태를 점검하고, ‘심리학 읽기’를 통해 문제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시도해보기’를 통해 상황 개선을 도모하도록 도왔지만, 마지막 5장에서는 마음챙김 명상, 자율신경계 다스리기, 심장 박동 호흡, 글쓰기, 운동 등 내담자들이 상처 회복 과정에서 실제 시도해 보고 도움을 받은 구체적 방법들을 한데 모아두었다.
저자는 특히 임상심리전문가로서 주된 트라우마 치료법 중 하나인 EMDR(안구운동 민감 소실 재처리 요법)을 소개한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뇌에 저장된 트라우마를 떠올리고 눈동자를 좌우로 굴리면서 ‘당시는 어려서 힘이 없었지만 지금은 성인이 되었으니 위협적이지 않다’고 스스로 안심시키면, 안구 운동이 뇌의 좌반구와 우반구를 자극하면서, 불러일으킨 과거 기억을 안정 상태로 재저장하는 치료법이다. 기존에 대화로 그치는 상담이나 항우울제 약물 처방보다도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208쪽)
“우리 안에는 이미 회복하기 위한 치유와 성장의 힘이 있습니다.” 저마다의 최선이 있을 뿐 정답이 없는 회복의 여정에 진실한 존재로 동행하고 싶다는 저자의 마무리 당부다.

작가정보

저자(글) 배재현

임상심리전문가.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임상심리학을 전공했고, 현재 서울 EMDR 트라우마센터 부센터장이다. 2005년부터 트라우마의 주된 치료법인 EMDR을 통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어린 시절 반복적인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이들을 치료해 왔으며 정신 건강 전문가들의 EMDR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국제 EMDR 협회 치료자이며 EMDR Institute Trainer, 한국 EMDR 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내 아이의 트라우마》가 있고, 《트라우마, 기억으로부터의 자유》, 《트라우마, 내가 나를 더 아프게 할 때》, 《복합트라우마와 해리에 대한 이해》 등을 번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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