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랑 시집

김영랑 지음

달꽃 2023년 04월 2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김영랑 시집』은 현대적인 맞춤법에 따라 수정한 부분도 조금 있지만 원문을 최대한 살렸습니다.
한국어의 운율과 감각을 살린 현대 서정 시인의 대표, 김영랑 시인의 시를 전자책으로 감상해보세요.

- 현대 맞춤법에 맞지 않거나 생소한 단어의 경우 각주를 달아 이해를 돕도록 하였습니다. 각주는 단어 옆 별표(*)를 누르면 각주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각주 페이지에서 해당 단어 앞 별표(*)를 누르면 본문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 본문 중 한자는 괄호 안에 음을 작게 병기하여 한자를 알지 못하더라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 제목은 원문을 그대로 살리기보다 목차에서 시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제목으로 달았습니다.

목차

저자 소개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
어덕에 바로 누워
뉘 눈결에 쏘이었소
오–매 단풍 들것네
함박눈
눈물에 실려가면
쓸쓸한 뫼 앞에
꿈 밭에 봄 마음
님 두시고 가는 길
허리띠 매는 시악시
풀 위에 맺혀지는 이슬
좁은 길가에 무덤이 하나
밤사람 그립고야
숲향기 숨길을 가로막았소
저녁때
무너진 성터
산골을 놀이터로
그 색시 서럽다
바람에 나부끼는 깔잎
뻘은 가슴을 훤히 벗고
다정히도 불어오는 바람이길래
떠날아가는 마음
그밖에 더 아실 이
뵈지도 않는 입김
사랑은 깊으기 푸른하날
미움이란 말 속에
눈물 속 빛나는 보람
밤이면 고총 아래
빈 포케트에 손찌르고
저 곡조만 마저
향내 없다고 버리실라면
어덕에 누워
푸른향물 흘러버린 어덕 위에
빠른 철로에 조는 손님아
생각하면 부끄러운 일이어라
온몸을 감도는 붉은 핏줄이
제야(除夜)
내 옛날 온 꿈이
그대는 호령도 하실 만하다
아파 누워
가늘한 내음
내 마음을 아실 이
바람 따라 가지오고
모란이 피기까지는
불지암(佛地菴)
물 보면 흐르고
강선대(降仙臺)
사개 틀닌 고풍의 툇마루에
마당 앞 맑은 샘을
황홀한 달빛
두견(杜鵑)
청명
거문고
가야금
달맞이
연 1
오월
독(毒)을 차고
묘비명(墓碑銘)
한줌 흙
강물
한길에 누워
우감(偶感)
호젓한 노래
집
춘향(春香)
북
바다로 가자
땅거미
새벽의 처형장(處刑場)
절망(絶望)
겨레의 새해
연 2
낮의 소란소리
망각(忘却)
감격 8・15(感激 八·一五)
오월(五月) 아침
행군(行軍)
지반추억(池畔追憶)
어느 날 어느 때고
천리(千里)를 올라온다
오월 한(五月 恨)
수풀 아래 작은 샘
언 땅 한 길
못 오실 님이

각주

책 속으로

〈모란이 피기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잇슬 테요
모란이 뚝뚝 떠러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흰 서름에 잠길 테요
五月(오월)어느날 그 하로 무덥든 날
떠러져 누은 꼿닙마져 시드러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최도 없어지고
뻐처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문허졋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三百(삼백)예순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즉 기둘리고 잇슬 테요 찰란한 슬픔의 봄을

작가정보

저자(글) 김영랑

영랑 김윤식(1903년 1월 16일 ~ 1950년 9월 29일)은 전라남도 강진군 출신의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입니다.

1930년에 정지용 시인, 박용철 시인과 함께 《시문학》의 동인으로 활동하였으며, 출간한 시집은 《영랑시집》, 《영랑시선》 두 권이 있습니다. 대표작으로는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모란이 피기까지는〉 등이 있습니다. 김영랑 시인은 향토적이고 토속적인 운율의 서정시를 집필하였으나, 일제의 폭압이 심해지면서 후기의 시들에는 저항 정신을 담았습니다.

1950년, 김영랑 시인은 한국 전쟁 당시 북으로 퇴각하던 인민군의 유탄에 맞아 47세의 나이로 안타깝게 사망하였습니다. 2018년에는 독립 운동의 공적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건국포장에 추서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