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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스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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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4월 12일 출간

종이책 : 2017년 11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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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1.94MB)
ISBN 9788954692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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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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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스 형제』는 미국 사회에 뿌리박힌 계급 문제와 더불어, 2006년 메인 주 루이스턴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소말리족 난민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면서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차별 의식과 편견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온전히 마음을 줄 수도, 그렇다고 완전히 마음에서 내칠 수도 없는 결함 있는 인물들을 통해, 타자에게 저지르는 폭력이 악의적인 ‘그들’의 문제가 아니라 작가 자신을 포함해 평범한 ‘우리’의 문제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스트라우트 소설이 언제나 그랬듯, 『버지스 형제』가 던지는 비판의 밑바닥에는 각자의 한계 안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우리 인간에 대한 온기 어린 시선이, 삶을 긍정하는 희망의 목소리가 깔려 있다.
프롤로그 ... 009

1부 ... 021
2부 ... 143
3부 ... 295
4부 ... 403

감사의 말 ... 565
옮긴이의 말 _모든 것이 가능해지는 세상 ... 567

“글쎄, 너는 그 아이들을 몰라.” 엄마가 말했다. “누군가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_19쪽

밥은 키가 크고 나이는 쉰하나였다. 특징이 있다면 사람들이 그를 쉽게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밥과 함께 있을 때 ‘우리’라는 작은 원 안에 있다고 느꼈다. 밥이 자신의 그런 면을 알았더라면 아마 그의 삶은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런 사실을 몰랐고, 그의 가슴속에서는 종종 원인을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일었다. _27쪽

빈 둥지는 자유를 의미한다고, 그들은 말했다. 빈 둥지는 여자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어준다. 금이 가고 깨지는 것은 남자들이다. _88쪽

모든 선(善)은 알라에게서 나왔다. 악(惡)은 마음속에 악의 가지가 꽃을 피우도록 방치한 인간에게서 나왔다. 하지만 이런 일은 왜 생기는가, 왜 악은 악성종양처럼 버젓이 날뛰는가?그것이 압디카림이 늘 빠져드는 의문이었다. 그리고 늘 답은 같았다. 그로서는 알 수 없다는 것. _108∼109쪽

뉴욕에 오래 살면서 그녀는 많은 것을 배웠다. 예컨대 평행주차를 하는 법, 근무시간이 아니라고 우기는 택시 기사를 협박하는 법, 반품할 수 없는 상품을 반품하는 법, 우체국에서 누군가가 새치기를 하려고 할 때 미안하다는 말 없이 “여기가 줄인데요” 하고 말하는 법. 팸은 몇시인지 확인하려고 핸드백을 뒤져 휴대폰을 찾으면서, 뉴욕에 산다는 것은 위대한 장군들이 역사를 통해 깨달은 진리를 완벽하게 보여주는 표본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용의주도한 사람이 승리한다는 진리 말이다. _146쪽

그는 도시에 의해 구원받았다고 느끼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생각했다. 그도 그들 중 하나였다. 아무리 어둠이 새어들어와도 이곳에는 늘 불 켜진 창문들이 있었고, 각각의 불빛은 그의 어깨를 어루만지며 이렇게 말했다. 어떤 일이 생겨도, 밥 버지스, 넌 절대 혼자가 아니야. _162쪽

지미가 가진 이것은 뭘까?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지미를 쳐다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그것은?
지미가 어떤 두려움도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밥은 깨달았다. 그는 두려움을 내비친 적이 없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두려움을 싫어했다. 사람들은 그 무엇보다 두려움을 싫어했다. _264∼265쪽

그와 그의 아내가 그런 행운을 누려온 이유를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행운은 내일 끝날 수도 있었다. 그는 사람들의 행운이 전화 한 통으로, 문을 두드리는 노크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을 봐왔다. _375쪽

그녀는 민들레 홀씨가 날아가는 것을, 그녀의 가족이 거의 무게가 없는 하얀 홀씨처럼 멀리 흩어져버리는 모습을 상상했다. 삶에 자족하는 비결은 이유를 묻지 않는 것이다. 그녀는 오래전에 그 사실을 깨달았다. _391쪽

“혼란한 미국 사회의 초상.
필립 로스의 『미국의 목가』만큼 야심만만하지만 더 친밀하다.” _타임

* 아마존,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 [워싱턴 포스트] [굿 하우스키핑] NPR 선정 올해의 책(2013)

퓰리처상 수상 작가라는 화려한 수식어보다 사람을 통해 삶을 말하는 작가라는 따뜻한 수식어가 더욱 잘 어울리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첫 장편소설인 『에이미와 이저벨』부터 최근작『내 이름은 루시 바턴』까지 독자와 평단이 스트라우트의 작품에 꾸준한 애정과 신뢰를 보내온 이유 역시 그가 삶의 박동이 느껴지는 문장을 통해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하는 따뜻하고 믿음직한 이야기꾼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 출간되는 『버지스 형제』는 스트라우트가 『올리브 키터리지』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후 2013년에 발표한 네번째 장편소설로,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을 공유하고 있지만 이후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중년의 삼 남매가 고향 마을에서 일어난 불행한 사건을 계기로 다시 모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작품에서 스트라우트는 『올리브 키터리지』를 포함해 전작들에서 보여주었던 인간 내면의 탐구에 더해 그 인간들이 발을 딛고 몸을 부딪으며 살아가는 사회로, 세상으로 시야를 넓힌다. 『버지스 형제』는 미국 사회에 뿌리박힌 계급 문제와 더불어, 2006년 메인 주 루이스턴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소말리족 난민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면서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차별 의식과 편견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온전히 마음을 줄 수도, 그렇다고 완전히 마음에서 내칠 수도 없는 결함 있는 인물들을 통해, 타자에게 저지르는 폭력이 악의적인 ‘그들’의 문제가 아니라 작가 자신을 포함해 평범한 ‘우리’의 문제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스트라우트 소설이 언제나 그랬듯, 『버지스 형제』가 던지는 비판의 밑바닥에는 각자의 한계 안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우리 인간에 대한 온기 어린 시선이, 삶을 긍정하는 희망의 목소리가 깔려 있다.

익숙한 풍경 위에 도드라진 낯선 얼굴들과
익숙한 얼굴 위에 드리워진 낯선 그림자.
그해 겨울, 우리는 서로에게 타인이었다.

버지스 집안의 삼 남매 짐, 밥, 수전은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 바로 불의의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것. 아버지는 어린 삼 남매를 태운 차를 언덕 위에 놓고 잠시 아래로 내려갔다가 밥이 장난을 치다 페달을 밟는 바람에 굴러내려간 차에 치여 목숨을 잃는다. 이것이 공식적인 사건의 전말이었고, 짐이 여덟 살, 쌍둥이인 밥과 수전이 네 살 때의 일이었다. 기억도 나지 않는 시절의 일이지만 그날 이후 가슴속에 씻지 못할 죄책감을 품게 된 밥은 자존감 낮고 소심한 사람으로 자라고, 짐의 상습적인 구박과 모욕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반면 잘생기고 똑똑한데다 화려한 언변을 자랑하는 짐은 맏이로서 집안의 가장이자 해결사 역할을 도맡는다. 그러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고향인 메인 주의 작은 마을 셜리폴스를 벗어나고 싶어하던 버지스 형제는 도망치듯 뉴욕으로 떠나고 수전만 고향에 남는다.

그리고 현재 중년이 된 삼 남매는 각자 너무도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짐은 부유한 집안 출신의 아내 헬렌과 함께 뉴욕에 살면서 거대 로펌의 유명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반면 밥은 변호사를 그만두고 법률구조협회 항소부에서 사건 기록을 검토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아내 팸과도 이혼한 상태다. 수전은 남편과 이혼한 뒤에도 고향을 떠나지 않고 홀로 열아홉 살 아들 재커리를 키우며 살고 있다. 짐과 밥은 어느 날 수전의 다급한 전화를 받는다. 재커리가 마을의 소말리족 난민 공동체가 신성시하는 이슬람교 사원에 잘린 돼지 머리를 던져넣었다는 것이다. 재커리의 행동이 증오범죄로 규정되면서 이 사건은 전국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재커리는 연방 검찰에게 기소당할 위기에 처한다. 짐과 밥은 조카를 돕기 위해 수년 만에 고향 셜리폴스로 향하지만 사태는 예상과 다르게 계속 악화되기만 하고, 오랜만에 만난 남매와 주변 가족들 간에는 크고 작은 갈등이 일어난다. 급기야 심리적으로 막다른 길에 몰린 짐은 밥의 인생을 뒤흔들어놓을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삶과 삶이 충돌하는 복잡하고 미묘한 순간들,
그 저변에 깔린 계급과 차별을 이야기하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라고. 저는 언제나 계급에 대해 이야기해왔습니다. 제 모든 작품을 통해서요.” _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소설의 중심에는 크게 두 가지 갈등이 있다. 소말리족 난민들과 메인 주 셜리폴스 주민들 간의 갈등. 그리고 버지스 가족 내의 갈등. 전자는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충돌이고, 후자는 개인과 개인의 사적인 충돌이라는 점에서 일견 둘은 아주 다른 종류의 갈등처럼 보인다. 그러나 소설은 사적인 갈등처럼 보였던 버지스 가족의 충돌 뒤에 숨겨진 지극히 사회적이고 정치적이며 계급적인 분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버지스 가족 간의 충돌은 단순히 개인과 개인의 충돌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삶의 방식 간의, 삶과 삶의 충돌이다.

그러한 사실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것이 평생을 시골 마을에서 살아온 수전과 평생을 도시에서 살아온 헬렌 사이의 갈등이다. 수전은 짐과 밥이 살고 있는 뉴욕이라는 대도시에 거부감을 느끼고, 수십 년을 그곳에서 살면서 도시의 방식에 익숙해진 짐과 밥에게 낯설고 두려운 감정을 갖는다(“아니, 수전을 무섭게 만든 것은 도시가 아니었다. 그것은 그녀의 형제들이었다. 그들은 누구지? 어떻게 이런 식으로 살아갈 수 있지? 그들은 그녀가 어린 시절에 알던 밥과 짐이 아니었다.”_462쪽). 반대로 짐의 아내 팸은 시골 출신의 버지스 가족에게, 특히 수전에게 은밀한 혐오를 느낀다(“헬렌은 시누이의 얼굴에서 그런 속마음을 읽으며 촌뜨기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그러자 가슴속 저 아래에서부터 넌더리가 났다. 그런 생각은 하고 싶지 않았고, 그런 사람이 되는 것도 싫었다.”_467쪽).

이렇듯 『버지스 형제』에서 가족은 결코 서로를 속속들이 이해하는 끈끈한 울타리가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구속하는 또다른 종류의 타자다. 형제 관계뿐 아니라 부부 관계에서도, 부모와 자식 관계에서도 서로의 의도는 쉽게 빗나가고 소통은 가로막힌다. 버지스 남매는 수전의 아들 재커리가 낯선 이방인들에게 저지른 잘못을 수습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깨닫게 되는 것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인 그들 역시 서로에게 놀라울 만큼 낯선 존재라는 사실이다. 결국 소말리족 난민들과의 갈등과 버지스 가족의 갈등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그 본질이란 낯선 것에 대한, 즉 타자에 대한 두려움이다.

‘인간적’이라는 말의 두 가지 의미

“우리는 일부의 사람들이 낯선 것에 유달리 큰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한편 소수자를 즉각적으로 옹호하는 사람들도 있죠. 하지만 제 생각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중간에 있습니다. 두려움과 예의바른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망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면서 말이죠. 그 말은 결국, 변화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겁니다. (...) 우리의 세계관이 그저 ‘우리의’ 세계관이라는 것, 다른 사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 우리의 세계관은 계속해서 변화에 열려 있어야 합니다. ” _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우리가 ‘인간적’이라 말할 때, 그것에 내포된 여러 의미 중 하나는 ‘불완전함’이다. 인간이기 때문에 저지르는 실수와, 인간이기 때문에 갖게 되는 결함. 따라서 타자에 대한 두려움은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타자일 수밖에 없는 우리가, ‘나’라는 울타리 안에서 평생을 살면서 한정적인 경험만을 축적하는 우리 모두가 필연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인간적인’ 한계다. 그리고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그러한 ‘인간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다. 스트라우트는 특유의 섬세하고 예리한 묘사를 통해 등장인물들이 타인에게 느끼는 미묘한 혐오의 감정을 냉정할 만큼 정확하게 묘사해낸다. 하지만 그것은 악한 사람이 저지르는 무지막지한 폭력이 아니라 나름대로 선의를 가지고 포용력을 발휘하려 노력하는 ‘평범한’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내뱉는 말이나 행동을 통해 표출된다. 그것은 우리가 언젠가 한 번은 겪어봤을, 그리고 행해봤을 무의식적인 폭력이다.

하지만 우리가 ‘인간적’이라 말할 때, 그것은 또한 타인을 향해 품는 온기를, 내가 아닌 ‘나’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의미하기도 한다. 스트라우트가 작품 속에서 인물들의 결함을 드러내는 이유는 그들을 비난하거나 단죄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식의 불완전함을 이야기하고 그럼에도 우리는 타인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기 위해서다. 특히 작가는 재커리의 외로움과 불안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압디카림이라는 소말리족 인물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결정하는 것은 언어도 민족도 아닌 서로에 대한 ‘이해’임을 이야기한다. 『버지스 형제』에서 말하는 ‘가족 되기’가 서로에게 존재하는 결함을 인정하고 그 위에 유대를 건설하는 지난한 과정이듯이, 타인을 이해하는 일 역시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것은 ‘나’라는 틀을 벗어나려는 노력, 다른 삶과 다른 존재와 다른 목소리에 열려 있으려는 노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다른 삶을 상상하는 일,
이해와 공감의 도구로서 문학의 힘

“작가로서 제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선’이나 ‘악’이 아니라 인간 경험의 모호함과 우리 삶의 한결같은 불완전함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소설이라는 형식을 통해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이 인간다움(humanness)이란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 그것이 제가 하고 싶은 일입니다.” _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스트라우트는 소설이라는 매체가 타인을 이해하고 마음을 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소설 읽기란 본질적으로 다른 사람이 되어보는 것이고, 낯선 이의 삶을 상상하고 그곳에 발을 들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독서란 ‘이해’를 전제로 하는 활동이다. 스트라우트는 인물의 복잡 미묘한 심리를 놀랍도록 생생하고 탁월하게 느려내는 작가다. 우리는 그의 소설을 읽으며 다양한 인물들이 품고 있는 비밀과 욕망의 문앞에, 그들 내면의 문간에 서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한동안 그 인물의 내면에 들어가 있다보면 책을 덮어도 우리의 일부가 어딘가에서 그들과 함께 살아가고, 살아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버지스 형제』에도 역시 서로 다른 입장에 놓인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스트라우트는 그들의 입장과 심리를 끈질기면서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소설이 던지는 메시지를 생각하면 이는 마치 소설에 등장하는 어느 누구도 독자에게 타자로서 남겨두지 않겠다는 선언처럼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작가는 주요 인물 중 한 명인 소말리족 남성을 제대로 그려내기 위해 몇 년에 걸쳐 난민들을 조사하고 취재했다고 이야기하면서 그 이유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들은 그저 타자로 남게 될 것 같아서였다”고 밝혔다.

외부적인 사건보다 인물의 심리묘사에 소설의 대부분을 할애하던 이전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버지스 형제』는 분명 스트라우트의 다른 작품들과는 조금 다른 결을 보여준다. 그러나 책장을 덮고 나서 밀려드는 감정은 한결같다. 그 감정은 역시나, 여전히, 스트라우트의 작품은 따뜻하다는 것이다. 결국 이 작품을 통해 스트라우트가 하는 일은 현실의 차갑고 단단한 땅에 소설이라는 따뜻한 씨앗을 심는 것이다. 그 씨앗이 독자의 마음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멀리 뻗어나가 우리 모두를 조금 더 가까이 묶어줄 수 있기를, 더 따뜻하게 감싸안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b>[책속으로 추가]</b>

그리고 이제는 너무 늦었다. 무언가가 너무 늦었다고 믿고 싶은 사람은 없겠지만, 언제나 조금씩 더 늦어지고, 그러다보면 마침내 너무 늦어버린 순간이 온다. _444쪽

하지만 밥은 젊지 않았고, 상실이 무엇인지 알았다. 그에 뒤따르는 적막과 극한의 두려움도 알았고, 또한 상실은 늘 묘하고 감지하기 어려운 해방감을 동반한다는 것도 알았다. _507∼508쪽

“사람들은 자기가 상처를 준 사람들한테 더 차갑게 대해. 참을 수가 없거든. 말 그대로야. 우리가 누구한테 그런 짓을 했다는 생각만으로도 참을 수가 없어져. 내가 그랬으니까. 우리는 우리가 한 행동을 정당화하려고 온갖 이유를 다 끌어대.” _545쪽

사실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의 이야기가 중요했고, 그들 각자의 이야기는 오로지 그들 각자의 것이었다. _559∼560쪽

작가정보

저자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1956년 미국 메인 주 포틀랜드에서 태어나, 메인 주와 뉴햄프셔 주의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에 매료된 스트라우트는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노트에 적고, 도서관의 문학 코너를 좀처럼 떠나지 않는 아이였다. 작가가 되겠다는 열망으로 유명한 작가들의 이야기나 그들의 자서전을 탐독하기도 했다. 집 밖에서도 많은 시간을 보냈던 이 소녀는 바닷가 바위를 뒤덮은 해초와 야생화를 숨기고 있는 뉴햄프셔의 숲을 보며, 자연에 대한 깊은 애정을 품게 된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베이츠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영국으로 건너가 일 년 동안 바에서 일하면서 글을 쓰고, 그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끊임없이 소설을 썼지만 원고는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작가가 되지 못하리라는 두려움에 그녀는 시러큐스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잠시 법률회사에서 일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일을 그만두고 뉴욕으로 돌아와 글쓰기에 매진한다. 문학잡지 등에 단편소설을 발표하던 스트라우트는 1998년 첫 장편 『에이미와 이저벨』을 발표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는다. 이 작품은 오렌지 상, 펜/포크너 상 등 주요 문학상 후보에 올랐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아트 세덴바움 상’과 ‘시카고 트리뷴 하트랜드 상을 수상했다. 2008년 세번째 소설 『올리브 키터리지』를 발표하고 언론과 독자들의 호평을 받은 뒤, 이 작품으로 2009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이후 『버지스 형제』 『내 이름은 루시 바턴』 『무엇이든 가능하다』 등의 소설을 꾸준히 발표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역자 정연희는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 『운명과 분노』 『디어 라이프』 『헬프』 『에이미와 이저벨』 『내 이름은 루시 바턴』『안녕이라고 말할 때까지』 『비둘기 재앙』 『사랑의 묘약』 『라운드 하우스』 『인문학의 즐거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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