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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랜드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서양편 769
한국문화사

2023년 04월 21일 출간

종이책 : 2017년 06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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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1.16MB)
ISBN 9791169196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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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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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브록덴 브라운이 1798년에 발표한 『윌랜드』는 미국 고딕 소설의 효시로 평가된다. 브라운은 『윌랜드』에서 독창적인 스타일과 서술 전략으로 신생 국가 미국의 작가로서의 자의식과 역사의식을 반영하며 인간 내면에 잠재한 어두운 진실과 폭력성을 폭로한다. 『윌랜드』는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고딕 소설의 형식을 빌려 재구성한 일인칭의 서간체 소설이다. 소설의 내레이터이며 작중 인물인 클라라 윌랜드가 편지 형식으로 그녀의 집안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과 불가사의한 일들을 후일담 형식으로 소개한다. 광신적인 심리, 유동적인 정체성, 사회에서 고립된 개인의 갈등 등 격변하는 과도기의 미국인이 경험하는 내적인 변화를 그리고 있는 문화적인 텍스트이며, 역사적인 맥락으로 읽어야 하는 ‘미국 이야기’이다.
서문

Chapter I
Chapter II
Chapter III
Chapter IV
Chapter V
Chapter VI
Chapter VII
Chapter VIII
Chapter IX
Chapter X
Chapter XI
Chapter XII
Chapter XIII
Chapter XIV
Chapter XV
Chapter XVI
Chapter XVII
Chapter XVIII
Chapter XIX
Chapter XX
Chapter XXI
Chapter XXII
Chapter XXIII
Chapter XXIV
Chapter XXV
Chapter XXVI
Chapter XXVII

작품 소개
작가 연보

Chapter I

네 요청에 응하기를 주저할 마음은 없다. 너는 내가 왜 이처럼 비통에 잠겨있는지, 그 전모를 완전하게 알고 있지 않다. 너는 나만큼 깊은 고뇌에 빠져 본 적이 전혀 없다. 그러니 나를 애써 위로하려 해도 아무 소용없을 것이다. 지금부터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네 동정심을 사려고 하는 건 아니다. 이처럼 절망에 빠져 있을지언정,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나는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겠다. 최근 우리 집안에 일어난 일들에 대해 네가 알 권리가 있다는 데 나도 동의한다. 뭐든 네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대로 받아들여라. 만약 세상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가 알려진다면 기만은 반드시 멀리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될 것이다. 처음 갖게 된 생각의 힘, 그리고 그릇되고 섣부른 규율이 초래할 수 있는 엄청난 해악에 대한 그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나는 평안함에 목말라하고 있는 상태가 아니다. 내 기분이나 생각이 마음속에 품고 있는 어떤 희망의 지배를 받고 있는 것도 아니다. 미래에 대한 기대도 내 마음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앞으로 어떤 일을 당하게 될지, 나는 거기에 대해 철저히 무덤덤하다. 나 자신에 관한 한, 이제 두려워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미 나는 운명이 가져다 줄 수 있는 최악의 일을 겪었다. 그래서 이제 불운이라면 굳은살이 박였다.
나는 신에게 애원하지도 않는다. 사람 사는 일을 다스리는 그 힘은 이미 자신의 길을 선택했다. 내 삶의 조건을 결정지은 섭리는 반납을 허용하지 않는다. 의심의 여지없이 그것은 영원한 평등이라는 금언과 잘 맞아떨어진다. 그건 내가 의문을 제기하거나 부정할 문제가 아니다. 이미 지난 과거는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족하다. 우리의 행복을 갈기갈기 찢어 비극으로 바꾸어 버리고, 아름답게 피어나는 우리 존재의 모습을 모질게 할퀸 그 돌풍은 섬뜩한 정적으로 잠잠해졌다. 하지만 그 피해자는 이미 살점이 찢기고 사지가 떨어져 나갔고, 모든 장벽은 그 격노에 산산조각이 나서 흩어져 버렸고, 남아 있는 선한 조각마저 우리 손아귀에서 빼앗겨 파괴되어 버렸다.
내 이야기에 너와 네가 아는 사람들은 얼마나 경악할까. 오로지 충격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을 것이다. 만약 내가 하는 말들을 증명해 줄 수 없었다면 너는 아마 못 믿을 이야기라며 부인할 것이다. 이 세상 많은 사람 가운데 나에게, 그 어떤 사례도 찾아볼 수 없고 사정도 봐 주지 않는 그런 운명이 주어졌다는 사실을! 내 이야기를 잘 들어라. 그리고 무엇이 나로 하여금 그렇게 유별나게 끔찍한 운명을 겪을 수밖에 없게 했는지 말해 보거라. 만약 내가 아직도 죽지 않고 살아서 그 이야기를 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너무나 놀라워서 모든 감각이 다 마비되어 버리지 않는다면.
우리 아버지 가문은 부계 쪽으로 지체 높은 집안이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어머니는 장사꾼의 딸이었다. 우리 할아버지는 작은 아들이었는데, 작센 토박이였다. 나이가 차자 집안에서는 그를 어느 독일 대학으로 보냈다. 방학이 되면 할아버지는 가까운 지역으로 여행을 다니곤 했다. 그러던 중 운명적으로 함부르크를 방문하게 되었다. 그 도시에서 상인인 레너드 와이스와 아는 사이가 됐고, 자주 그의
집을 방문했다. 그 상인에게는 외동딸이 있었는데, 할아버지는 그녀를 좋아하게 되었고, 할아버지 부모님들의 협박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녀와 결혼했다.
할아버지의 이런 행동은 친척들의 격한 노여움을 샀다. 그 이후로 그는 가족과 친지에게 의절당하고 버림받은 몸이 됐다. 할아버지의 가족은 그에 대한 모든 지원을 끊었다. 모든 연락이 끊어졌고, 그들은 할아버지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나 철천지원수 대하듯 할 뿐이었다.
이에 할아버지는 처갓집에서 잠시 살게 됐는데, 그의 장인은 성격이 온순할 뿐만 아니라 할아버지를 사위로 받아들이게 된 데 뿌듯해했다. 할아버지가 가난하지만 지체 높은 집안 자식이라는 사실을 만족스러워 했기 때문이었다. 와이스 씨는 모든 것을 따져 볼 때 그렇게 자식을 시집보낸 것은 아주 현명한 처사라고 여겼다. 우리 할아버지는 어떤 식으로든 스스로 생계를 해결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젊은 시절에 그는 문학과 음악에 몰두했었다. 이제까지 이러한 것들은 단지 취미로 했을 뿐이었지만, 이제는 그 취미가 생계 수단으로 바뀌었다.
당시 작센 방언으로 된 괜찮은 예술 작품이 거의 없었다. 우리 가문은 독일 극장의 창립자라고 할 수 있었다. 집안에서 같은 이름을 가진 현대 시인이 배출되었고, 작품 수준이나 작품 활동 면에서 할아버지는 그 시인에 크게 뒤지지 않는 편이었다.

[책속으로 추가]

할아버지는 평생을 소나타나 연극 작품 창작에 바쳤다. 그의 작품들은 인기가 없진 않았지만, 그 일로는 겨우 입에 풀칠하고 살 만한 돈을 벌 수 있을 뿐이었다. 그는 꽃다운 나이에 사망했고, 그의 아내 역시 머지않아 뒤를 이어 죽고 말았다. 그들 사이에 난 단 한 명의 자식은 런던에 사는 어느 상인이 데려갔다. 어린 나이에 그는 그 상인의 보호 아래 도제로 장사를 배우게 되었고, 칠 년 세월을 이렇게 상노(床奴) 생활을 하며 보냈다.
아버지는 자신의 보호자가 된 그 상인의 성격 탓에 고생이 심했다. 그 상인은 매사 아버지를 엄하게 대하고 혹독하게 일을 시켰다. 그에게 맡겨진 일은 힘을 많이 써야 하는 단순한 일이었다. 아버지는 그 일이 으레 그런 것이라고 배웠기에 채워지지 않는 욕망으로 고통스러워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현재 하는 일이 자신의 더 화려하고 평탄한 삶을 가로막는다는 이유로 혐오한 것은 아니었지만, 쉴 틈을 주지 않는 노동과 주인의 몰인정함은 충분히 불만의 빌미가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이 현재 하는 일에 염증을 느끼며 애착을 갖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 일은 더 화려하고 평탄한 삶을 가로막으며 노동에 시달리게 했고, 주인의 혹독한 대우로 인해 불만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놀 기회는 전혀 허락되지 않았다. 그는 시간이 날 때면 어두침침한 방에 구부정하게 앉아 있거나, 좁고 붐비는 길거리를 돌아다녔다. 거친 음식을 먹고, 누추한 곳에서 잠을 잤다.
점점 비참하고 우울하다는 생각을 하는 버릇이 들었다. 무엇이 부족해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었다. 자신의 처지와 남의 처지를 비교하는 것으로 괴로워하는 것은 아니었다. 자기 나이에 다 겪을 수 있는 상황이었고 그의 신세에 마땅한 처지였다. 그는 특별히 지나치게 유별나거나 억울한 대접을 받는다고 여기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보면 자기처럼 단순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처지는 다 자기와 엇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하는 일마다 짜증스럽고 흘러가는 시간은 늘 지루할 뿐이었다.
이런 상태로 지내던 그는 우연히 알비파 교사, 혹은 프랑스 신교도 중 한 사람이 쓴 책을 접하게 되었다. 그는 독서를 그다지 즐기는 사람이 아니었고, 책이 지닌 계몽과 훈육의 힘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이 책은 다락방 한구석에 반쯤 먼지와 잡동사니에 파묻힌 채 몇 년 동안 그냥 놓여 있었다. 필요에 따라 여기 있던 것을 저기로 내던지는 등 책에 손을 대긴 했으나, 그 내용이 뭔지 한번 살펴볼 마음도 들지 않았고, 그것이 다루는 주제가 무엇인지 알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일요일 오후, 다락방에 잠시 쉬러 갔다가 이 책의 어느 한 페이지에 눈길이 갔는데, 마침 무슨 우연인지 그 페이지가 그의 눈앞에 활짝 펼쳐져 있던 것이다. 그는 침대 모퉁이에 앉아서 옷에 난 구멍을 부지런히 수선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하는 일에 집중하지 않고 간혹 다른 곳으로 한눈을 팔곤 했는데, 바로 그 페이지에 적혀 있는 문장 한 줄에 눈이 갔다. 그의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 글귀는 ‘구하라 그러면 찾을 것이다’는 말이었다. 이 글귀에 갑자기 호기심이 발동한 나머지 그는 책을 마저 읽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그는 하던 일을 마치자마자 책을 집어 들어 첫 페이지를 넘겼다. 읽으면 읽을수록 더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에 해가 점점 기울어져 책을 일단 덮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 애통할 정도였다.
그 책은 카미자르 교리에 대한 설명과 그 기원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다루고 있었다. 그는 심리적으로 이러한 종교적 정서에 기울 만한 상태에 있었다. 그동안 뭔지 모르지만 뇌리에서 떠나지 않은 막연한 갈망이 마침내 그 대상을 찾은 것이었다. 그의 마음은 명상의 주제에 완전히 몰두했다. 주중에는 새벽같이 일어났고, 밤늦게야 자신의 방으로 취침하러 갔다. 그는 촛불까지 따로 준비해서 밤 시간과 일요일 시간을 이 책을 공부하는 데 전념했다. 이 책은 성경을 많이 원용하고 있었다. 책에서 내리는 결론들도 역시 성서를 근거로 추론되었다. 이 책이야말로 그에게 샘물 같았으며, 종교적 진리의 흐름을 다 추적해 볼 필요 없이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으련만, 그는 그 내용이 성서에 근거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추적했던 것이다.
어렵지 않게 성경책 한 권을 마련한 그는 열심히 성경 공부에 매달렸다. 그가 갖고 있는 이해에 따라 특정한 방향이 정해졌다. 그의 종교적 교리의 기반은 빠른 속도로 형성되어 갔다. 그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사고(思考)는 하나의 똑같은 틀 속에 빚어졌다. 성경에 나오는 모든 사실과 신앙적 정서는 카미자르 교인이 쓴 글을 매개체로 해서 그에게 전달되고 받아들여졌다. 그는 책 내용을 편협한 기준을 바탕으로 성급하게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모든 것을 논리적인 맥락이 뒤죽박죽 한 상태로 받아들였다. 한 가지 행동과 한 가지 개념이 있다면, 이 두 가지는 서로 연결되어 또 다른 한 가지 내용의 의미를 설명해 주거나 어떤 다른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거나, 해 주지 못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금까지 전혀 알지 못한 수천 가지 불안함이 생겨났다. 마침내 그는 공포와 흥분 사이를 오가며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마치 영적인 원수의 덫에 완전히 사로잡힌 것 같았고, 끊임없이 조심하고 기도를 하지 않으면 자신의 신변마저 위험하다고 느꼈다.
지금까지 그의 도덕관은 한 번도 느슨한 적이 없었으나, 이제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틀이 단단히 잡혔다. 종교적 의무감은 그의 모습, 행동, 말투에까지 드러나 보였다. 허튼소리나 조심성 없는 행동 같은 것들을 모두 금기시했다. 그는 침통하고 뭔가 깊은 생각에 잠긴 듯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는 두려움과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이 살아 있도록 애썼다. 여기에 상관없는 생각은 모두 철저히 배제했다. 그러한 것에 물들어 고통받는다는 것은 전능하신 신에게 저지르는 속죄할 수 없는 죄였으며, 수많은 날 동안 가장 아픈 고통을 가져다주는 근원이었다.
그렇게 이 년이 지나는 동안 물질적인 변화는 없었다. 매일같이 그는 자신의 사고와 행동 양식을 그대로 고수했다. 벅차오르는 감정은 때로는 사그라지리라는 것도, 침통함과 의심의 순간이 오리라는 것도 예상할 수 있는 일이련만, 이러한 것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찾아보기 힘들어졌고, 마침내 그는 이런 면에서 확실하게 일관적인 상태에 도달했다.
그러는 가운데 도제 생활도 거의 끝나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유언에서 지정한 나이가 되자 그는 약간의 유산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처지에서 완전히 한 사람의 상인으로서 독립할 수 있을 만한 금액은 아니었고, 주인이 아량을 베풀어 뭘 보태줄 것이라고 기대할 건덕지도 없었다. 더구나 그의 종교적 신념 때문에 영국에 있는 집에서는 거의 살 수 없게 되었다. 새로운 삶의 보금자리를 찾아야 하는 이런저런 이유 외에도 절박하고 거부할 수 없는 필연성이 있었다. 믿음이 없는 국가에 복음의 진리를 퍼뜨리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는 깊은 믿음을 갖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선교를 하며 생길지 모르는 위험과 시련을 생각하면서 공포에 떨었다. 겁이 난 그는 온갖 반대와 변명거리를 열심히 만들어 보았지만, 결국 그러한 행동은 자신의 의무를 기피하는 행위라는 생각을 완전히 떨쳐 버릴 수 없었다. 종교적 열망에 매번 충돌하다가 그의 믿음은 새로운 힘을 얻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하늘의 뜻이라 여기는 일에 응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머리말

『윌랜드: 탈바꿈-미국 이야기』(Wieland: or, The Transformation: An American Tale)는 미국 고딕 소설의 아버지로 불리는 찰스 브록덴 브라운(Charles Brockden Brown)이 1798년에 발표한 최초의 장편 소설이자 그의 대표작이다. 이 소설은 브라운이 성취한 문학적 업적의 진원지이며 미국 문학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미국의 최초 전업 작가인 브라운은 생전에 7편의 장편 소설을 발표했다. 그중에서도 『윌랜드』는 영미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소설로서, 우리나라 영미문학 전공자와 문학 비평가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소설이다. 최근 외국 서적의 번역물이 넘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할 때, ‘미국 고딕 소설의 원조’이자 문학사적 의의가 깊은 이 소설이 아직까지 우리말로 번역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누군가는 이 작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윌랜드』는 1781년 뉴잉글랜드에서 어느 광신적인 남성이 신의 계시를 받았다는 망상에 빠져 자신의 일가족을 무참하게 살해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다. 이 소설의 중심인물인 시오도어 윌랜드(Theodore Wieland)는 정체불명의 목소리를 신의 음성으로 확신하고 자신의 가족을 참혹하게 살해한다.
브라운은 이 소설을 통해 이성적인 분별력을 마비시키는 종교적 광기의 위험에 대한 경종을 울린다. 그는 당시 인간의 이성(理性)을 강조하던 계몽주의 사상을 가진 인물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이성(理性)에 기만당하는지를 윌랜드 일가에서 일어난 불가사의한 사건을 통해 드러낸다. 또한 브라운은 복화술로 악행을 저지르는 카윈(Carwin)을 통해 인간 내면의 어두운 진실과 폭력성을 파헤친다.
『윌랜드』는 고딕 소설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흥미 위주의 공포 소설이나 진기한 경험의 세계에 천착하는 낭만 소설과는 차별되는 특징이 있다. 브라운은 윌랜드 일가에서 일어나는 괴이한 사건을 통하여, 식민지 시대에서 공화국 시대로 새롭게 ‘탈바꿈’하는 전환기 미국인들이 당면했던 정치적, 철학적, 심리적 갈등 양상을 알레고리 형식의 중층적인 서사 구조로 재현한다. 이것은 작가의 첨예한 역사의식이 작동한 결과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본서 마지막에 있는 [작품 소개]를 참고하기 바란다.
『윌랜드』에 숨겨진 다양한 함의를 밝히려는 노력과 연구는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윌랜드』는 작품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도 읽는 이의 마음과 생각을 움직이고 ‘탈바꿈’시키는, 설명하기 어려운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이 소설이 처음 출판되었을 당시 대다수 비평가들이 혹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독자들에게는 인기가 있었던 이유가 아닌가 한다.
이 번역서의 저본은 2011년 노튼(Norton) 출판사가 출간한 Wieland and Memoirs of Carwin The Biloquist이다. 번역 과정에서 영어 원서를 직역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우리말 문법과 표현에 맞춰 가독성을 높이고자 노력하였다. 그럼에도 현대 영어에서 사용하지 않는 원서의 모호한 표현이나 특이한 문장 구조를 우리말로 어떻게 옮겨야 할지 몰라 난감했던 적도 많았다.
주체적인 외국 문학 수용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는 현실에서 이 책은 국내 독자들에게 격동기 시대의 미국인의 이념, 시대 상황 등을 살펴보는 데에 도움을 주고, 더 나아가 이 책이 국내에 번역됨으로써 미국 문학 작품에 대한 정보 공유와 대중화가 되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이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 한국문화사 관계자님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2017년 6월
황재광

작가정보

저자 찰스 브록덴 브라운은 1771년 필라델피아의 퀘이커 교도 가정에서 태어났다. 후일 “미국 고딕 소설의 아버지”로서 미국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브라운은 작가의 삶을 선택하기 이전까지 수년간 변호사 사무실에서 시보로 일하면서 법을 공부했다. 법률가의 꿈을 접고 전업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나서, 브라운은 뉴욕과 필라델피아의 문인들과 활발한 교류를 하며 습작에 몰두했다. 브라운의 그러한 노력의 결실은 미국 최초의 고딕소설 『윌랜드』(Wieland, 1798)를 시작으로 나타났다.
이후 브라운은 3편의 다른 장편소설 Ormond (1799), Edgar Huntly(1799), Arthur Mervyn(1799~1800)을 연속해서 발표하며 놀라운 창작력을 보였다.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글쓰기와 문학 활동과 무관한 일을 병행해야 했던 그는 7편의 장편 소설을 비롯한 다수의 작품을 남기고 1810년 폐결핵으로 39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역자 황재광은 현재 계명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
계명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서 학사학위를 받은 후 교환학생으로 도미하여 뉴욕의 Long Island University에서 영문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New York University(NYU)에서 같은 전공으로 Ph.D.를 받았다.
역서로는 『근대영미시선』, 『19세기 단편 걸작선』, 『하트 브레이커』, 『벤저민 프랭클린의 자서전』, 케이트 쇼팽의 『각성』, 거트루드 스타인의 『세 여자의 일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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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람권은 1인당 1권씩 선물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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