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 위도우: 죽음을 삼킨 여자 2
2023년 04월 10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3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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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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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병기 ‘크리살리스’는 어린 소녀들의 기를 양분 삼아 움직인다. 전투 한 번을 치를 때마다 죽어 나가는 소녀들 중에는 ‘측천’의 언니도 포함되어 있었다. 언니의 복수를 꿈꾸며 크리살리스 탑승에 자진한 측천은 뜻밖에도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거대한 힘을 확인한다. 그녀의 등장으로 인해 여자는 하등하고 쓸모없는 존재로 취급받던 ‘화하’에 거대한 혁명의 바람이 분다. 이름 없이 스러져 간 여자들이 말한다. “무측천, 그들의 악몽이 되어라.”
[줄거리]
화하의 남성 조종사들은 거대 병기 ‘크리살리스’에 탑승하여 전쟁에 참여한다. 그 병기는 ‘첩 조종사’라고 불리는 여성들의 기를 소모하여 움직인다. ‘다 쓴’ 배터리처럼 소진된 여성들은 한 줌의 재가 되어 버려지고, 그녀의 가족들은 배상금을 지급받는다.
첩 조종사였던 측천의 언니 역시 허무하게 세상을 떠났다. 언니의 복수를 꿈꾸며 탑승한 첫 번째 크리살리스 전투에서, 측천은 압도적인 ‘기력’으로 남성 조종사를 파괴하고 홀로 살아남는다. 조종실의 문이 열리고 남성 조종사의 시체가 떨어진 순간, 듣도 보도 못한 강력한 여성의 등장에 세상은 혼란에 빠진다.
남성보다 강하다는 이유로 감옥에 가두어진 측천. 그러나 아무도 측천을 막을 수 없다. 그녀는 자신을 짓밟으려는 모든 시도를 부숴버리고 여성을 쓸모없는 존재로 치부해왔던 가부장제를 산산조각 낼 것이다. 이제, 화하의 백성들은 새로운 황제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 황제의 이름은 측천무후다.
제4장. 용의 길
이 책에 영감을 준 역사와 신화 속 인물들
P.57
수치심. 그것은 저들이 가장 즐겨 휘두르는 도구다. 마음속에서부터 나를 좀먹고 들어가 내 전족 앞에 그들이 던지는 운명, 그게 무엇이든 그 운명만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날 세뇌시키는 도구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했다.
저들은 거의 필사적으로 나를 비난하고 비하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내가 행복할 가치가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저들이 날 속박하려고 이용했던 모든 것들로부터 나는 등을 돌릴 것이다. 나의 미모는 그들의 관심을 끌려는 허상이다. 완벽한 반려 관계? 그것도 그들의 집착을 일으키기 위한 거짓말이다.
그들이 판단하고 증오하는 바로 그 힘으로 나는 아무도 막을 수 없는 존재가 되리라.
P.115
“조종사라는 존재는 도구라는 걸 명심해. 우리는 무기라고. 우리 중 누구도 우리를 대표하는 단체에 속해 있지 않아. 전략가들과 군 고위층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모든 걸 통제하고 있잖아. 여자애들을 계속 너에게 보내기로 결정한 건 그들이야. 실제로 네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고, 선택권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그들이 꾸며낸 허상이야. 그저 너한테 죄책감을 씌우기 위한 술책이지. 그래야 자신들의 죄책감을 덜 수 있을 테니까.”
새록새록 되살아나는 분노가 내 목소리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자들이 죄책감을 피해 가게 하지 마.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하라고.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건 우리가 아니야.”
P.136
어째서 난 오랫동안 의심하지 않았을까? ‘잠깐만, 왜 약한데?’라 는 중요한 질문을 왜 던지지 못했던 걸까? 조종사 시스템은, 아니 더 나아가 세상의 모든 구조는 어디까지가 순수한 사실에 근거하고 또 어디까지가 환상에 불과한 것인가? 날조된 허상은 세대를 거듭하며 더욱 강화됐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갇힌 편안한 상자 속에서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으니까. 그들은 얼마든지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규칙에 기대어 산다.
P.230
나는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껏 수없이 거짓말을 듣고 살았다. 내가 친절하지도 않고, 사려 깊지도 않고, 겸손하지도 않다고.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예쁘지도 않고 사근사근하지도 않다고.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부합하지도 못하니, 살아갈 자격이 없다고 말이다.
그건 다 정치 선전이다. 내가 망가진 전족으로 다른 사람들을 쫓아다니며 그들의 인정을 갈구하게 만드는 정치 선전. 남의 아래에서 착한 하녀가 되는 것만이 내게 합당하고 자랑스러운 자리인 것처럼 몰아가는 정치 선전.
하지만 이제 나는 진실을 알게 되었다.
이 세상은 나의 존중을 받을 가치가 없다. 친절함이나 동정심을 베풀 만한 대상이 아니다.
★안드레 노턴 네뷸러상 작가 부문 후보작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북라이엇 “역대 최고의 공상 과학 소설 20권”
분노하고 또 분노하라
이 세상은 너의 존중을 받을 가치가 없다
출간 즉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단숨에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른 화제의 SF 소설, 『아이언 위도우 - 죽음을 삼킨 여자』가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고대 중국의 시대상과 공상 과학을 적절히 엮어 낸 이 작품은 2021년 보스턴 글로브 베스트북, 북라이엇이 꼽은 ‘역대 최고의 공상 과학 소설 20권’에 선정되었으며 미국 SF 판타지 작가 협회가 시상하는 네뷸러상 작가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다. 『아이언 위도우』의 매력에 푹 빠진 북미 독자들은 세심히 그려 낸 팬아트와 작품에 대한 열정적인 찬사로 화답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 출간될 후속작을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다.
소름끼치도록 강력한 여성 영웅의 등장!
억압으로 가득 찬 가부장제 사회를 박살 내다!
『아이언 위도우』의 배경이 되는 ‘화하’는 가부장제가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곳으로, 여성들을 그릇되고 쓸모없는 존재로만 취급한다. 사람이 탑승할 수 있는 거대한 병기 ‘크리살리스’를 주 무기로 사용하는 화하에서, 남성 조종사들은 어린 소녀들의 기를 배터리로 이용하여 적들을 물리치고 명예를 얻지만, 죽은 소녀들은 이름 없는 한 줌의 재가 될 뿐이다. 이는 유교 사회에 억눌리고 고통받았던 수많은 여성들을 떠올리게 한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영혼들이자, 남성이 누린 삶의 단역 배우로서 생을 마감한 여성들 말이다. 뒤틀린 가부장제의 절망과 슬픔으로 가득 찬 공간인 화하에 변혁의 피바람이 불어닥친다.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오른 중국의 유일무이한 여황제, 측천무후는 온화한 민생 정치와 권력에 오르기 위해서 가족까지 버렸던 잔혹한 성정으로 칭송과 비난을 동시에 받는 인물이다. 당돌하고 무자비하며 분노하는 여성 영웅을 그리고 싶었던 저자가 이렇듯 명과 암이 뚜렷이 존재하는 측천무후라는 인물에 끌린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녀는 많은 이들을 짓밟은 악녀이면서도 유교 사회의 억압을 이겨 낸 강인한 여성 주체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그려낸 새로운 ‘무측천’은 언니의 복수를 꿈꾸며 크리살리스의 ‘첩 조종사’가 되기를 자원한다. 그녀의 복수는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성공하게 되는데, 첫 전투에서 남성 조종사보다 월등한 기력(氣力)으로 그의 정신체를 죽여버리고 만 것이다. 크리살리스의 뚜껑을 열었을 때 보인 측천의 모습은 미친 사람과 다름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언니를 포함한 많은 여성들을 농간하고 죽인 남성의 시체를 바닥에 떨구고 꽃신을 신은 발로 지르밟는다. 그리고 세상을 향해 복수의 서막을 알린다. 모두가 측천을 비난하고 가두려 하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는다. 여성이 가진 무한한 힘으로 스스로를 황제의 자리에 올릴 측천의 여정이 궁금한 독자라면 본 작품을 읽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사랑은 무한히 커질 수 있어
세 사람 앞에 놓인 사랑의 새로운 선택지
측천을 둘러싼 두 남자의 로맨스 또한 『아이언 위도우』를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측천과 이치, 세민으로 이루어진 세 사람의 사랑은 읽는 이의 마음을 간질이고 애달프게 한다. 측천과 이치는 숲속에서 처음 만났다. 그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같은 모습으로 측천의 눈앞에 등장한다. 그 모습을 본 측천은 세상에 저토록 하얗고 부드러운 옷이 있으며, 그 옷보다 더 섬세하고 우아한 사람이 존재함을 처음 깨닫는다. 이치는 측천의 힘과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정해 준 남자로, 측천의 든든한 조력자다.
반면 세민은 거칠고 위험한 남자다. 그는 화하에서 가장 높은 기력을 지닌 조종사로, 그와 함께한 첩들은 전투 당일 모두 죽고 만다. 측천과 함께 크리살리스에 올라탄 날도 세민은 아무 기대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전투가 끝난 후 그의 품 안에 있던 측천이 멀쩡하게 걸어 나가자 세민은 충격에 빠진다. 마침내 기다려왔던 자신의 짝을 만났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측천은 처음엔 이치와의 관계 때문에 세민을 거부하지만 그의 내면에 들어찬 갈등과 고통을 이해하게 되면서 측천은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연다.
측천은 두 남자 중 누구에게로 기울게 될까? 작품 속에서 이러한 질문은 그들의 사랑을 가로막을 뿐이다. 『아이언 위도우』는 평범한 이야기가 아니다. 측천은 도망치자는 이치에게 자신은 사랑에 안주하지 않을 것이며, 세상을 바꾸려는 본인의 의지를 막지 말라며 소리친다. 세민에게는 소녀들이 죽을 것을 뻔히 알면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전투에 참전한 일을 큰 소리로 꾸짖는다. 그녀는 고분고분하지 않으며 함부로 자신의 것을 내어 줄 생각이 없다. 또한 그녀에게 사랑은 나누는 것이지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어떤 모양이든 가능하며 어느 곳으로든 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언 위도우』에 등장하는 사랑은 동성애와 이성애, 다자연애를 모두 포함한다. 그러므로 세 사람 앞에는 새로운 선택지가 등장하고, 그들의 사랑은 더 넓은 곳으로 흐르게 된다.
삶은 질문하는 만큼 열린다
거대 전투 병기 ‘크리살리스’는 ‘혼돈’이라는 침입자에 맞서 싸우기 위해 개발된 무기이다. 혼돈은 여섯 개의 다리를 가진 이목구비 없는 생명체로, 200년 전 주 지방을 빼앗고 중국을 폐허로 만든 전력이 있다. 이후 ‘신’이라고 불리는 자들이 등장하여 국가를 재건하였다. 화하의 사는 모든 이들에게 혼돈은 혼란을 일으키는 무법자이자 반드시 해치워야 할 주적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전투를 거듭하며 측천은 혼돈의 슬픔과 분노를 감지한다. 그리고 의문에 빠진다. ‘신’이라는 자들은 대체 누구이며 혼돈은 언제부터 이곳에 존재하였는가. 우리가 혼돈에게 준 것은 무엇이길래, 이 생명체는 더 이상 빼앗길 것 없는 피해자들처럼 거세게 저항하고 싸우는가. 혼돈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인가.
『아이언 위도우』에서 측천은 끊임없이 질문하는 인물이다. 스스로가 세상에 속아왔으므로, 화하에 사는 모든 이들이 사회의 거짓말에 기만당해 왔으므로. 측천의 질문은 너무도 당연한 세상의 질서에 물음표를 던진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닌다. 우리는 당장 어제도 아무런 의문 없이 ‘이렇게 되어야만 한다’는 세상의 말에 순응하면서 하루를 살아나가지 않았는가. 삶은 질문하는 만큼 살아지기에 우리는 측천과 함께 질문하며 이전과 다르게 살 기회를 얻는다. 화하가 숨긴 것은 곧 세상이 우리에게 숨긴 것이리라. 이제 그것을 들춰낼 시간이다.
역사적 사실에 영감을 얻은 화려하면서도 어두운 공상과학소설.
- 아마존 독자 리뷰
가부장제 사회에 변화를 가져올 여성의 힘과 변혁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
- 아마존 독자 리뷰
작가정보
연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독일 뮌헨 대학교 LMU에서 언어학과 미국학을 공부했다. 현재 영어와 독일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다수의 저서를 옮겼다. 그중 대표작으로는 《아웃랜더》, 《미드나잇 선》, 《레슨 인 더 캐미스트리》 시리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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