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 소녀, 오예나

잇스토리 중편소설_1

박진순 지음

잇스토리 2023년 04월 07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초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소녀 예나. 어느 날 부모님은 유체이탈 후 돌아오지 않고 예나는 혼자가 된다.
혼자가 된 예나를 옆에서 지켜주는 시연과 친구들.
하지만 친구들 모두 평범하지가 않다.
평범하지 않은 친구들이 또 한 명의 평범치 않은 신웅을 만나 여행을 떠난다.
신웅에게 평생의 장애를 안겨준 것도 모자라 한 순간에 세간의 웃음거리로 만들어 버린 원수를 찾아 복수하기 위한 여행.
하지만 이 여행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과연 이들은 최종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목차

1. 예나
2. 신웅
3. 희자
4. 소년
5. 강아지
6. 시연
7. 예나와 신웅
8. 에필로그

책 속으로

학교에서 도시락을 먹던 예나의 숟가락이 뚝하고 부러진다. 아이들은 신기해하면서 예나 주위로 몰려들고 예나는 주위 아이들의 숟가락이나 젓가락, 포크들을 차례차례 구부린다. 예나가 염력으로 숟가락을 구부리는 것을 보고 즐거워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자기 숟가락을 망가트렸다고 우는 아이도 있었다. 아이들은 점점 예나를 마녀취급을 하며 무서워하며 피하기 시작한다. 어떤 아이는 예나가 말 한번 건넸다가 개거품 물고 쓰러진 아이도 있었다.

예나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학교도 잘 다니고 부모님께 죽도 먹여드리고 한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있다. 어느 날, 집안에 응급구조 사람들과 경찰들 기자들이 몰려온다. 한쪽에서는 예나의 부모님이 들것에 실려나가고 있고, 기자들은 예나의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사람들은 예나의 아무렇지도 않은듯한 표정에 놀라워하고 있고, 한쪽에서는 예나의 담임 선생님인 듯한 여자가 기자들 앞에서 예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평범하게 학교를 다녔다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터지는 카메라 후레쉬. 신문에 '숨진 부모님 시신과 100일 한 지붕 생활한 소녀. 시신 동거 소녀 정신병원에...'라는 헤드라인이 보인다.
- <1. 예나> 중에서 -

“내 방귀 먹고 기절한 쫄따구야~ 잘 살고 있냐? 너 기절하고 난 제대하고. 우리 비록 마주칠 일은 없었다만. 한번 쫄병은 영원한 쫄병 아니냐? 우리 인연이 닿는다면 만날 것이고, 그 땐 내 거하게 한잔 쏠 테니 그 때 일은 털어버리자~”

소리를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신웅. 버스 안 사람들, 일제히 신웅을 쳐다본다.

급정거하는 버스. 버스에서 내린 신웅은 거리를 한없이 걷기 시작한다. 우르르 쾅! 천둥소리. 번개 쩍! 마치 신웅의 마음을 대변하듯 먹구름이 순식간에 몰려들더니 도심이 밤처럼 어두워진다. 천둥번개까지 치며 내리는 빗속을 씩씩거리며 걸어가는 신웅.

“사랑할거야.. 사랑할거야.. 사랑할거야.. 사랑할거야..”

'죽일거야..' 라는 말이다. 자동차가 빠르게 달리면서 길가에 고인 물을 뿌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더러운 물을 뒤집어쓴 신웅은 아무도 없는 깜깜한 도심 속에 주저앉아 하늘을 향해 절규를 한다.
- <2. 신웅> 중에서 -

피천석이 쓰러지자 드러나는 신웅의 모습. 신웅의 떨리는 손에는 신문지로 말린 칼이 들려있다. 겁에 질린 신웅이 칼을 떨어뜨리고 도망을 간다. 골목을 돌아 몸을 숨긴 신웅은 땅바닥에 주저앉는다. 살인을 했다는 것에 겁을 먹은 신웅. 그런 신웅의 발 앞에 떨어지는 신문지로 말린 칼. 깜짝 놀란 신웅이 칼이 떨어진 쪽을 본다. 거기에는 예나가 서있다.

"나...나.. 사..사..사랑을 했어(죽였어)."

"내가 증거를 남기지 말라고 몇 번을 얘기했어. 일을 저질렀음 증거물도 처리를 해야 할 거 아냐."

"그게 충성한 게 아냐(중요한 게 아냐). 내가 사랑을 했다고(죽였다고)."

"죽이려고 했던거잖아. 그럼 즐거워 해야지, 왜 무서워해?"
- <7. 예나와 신웅> 중에서 -

출판사 서평

<초능력 소녀, 오예나>는 각자 큰 아픔을 간직한 인물들이 진정한 자신을 찾아나서는 여정을 담담하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나가고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인 예나는 비록 초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현대 사회에서 초능력은 역시 하나의 장애일 뿐이다.
이처럼 평범하지 않기에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차별을 받는 예나와 친구들의 특이한 여행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의 편견을 극복해 나가는 인물들을 따라가다 보면 흡사 현대판 오즈의 마법사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예나와 친구들을 비롯해 여행중에서 만나는 인물들 모두가 장애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장애란 사회에서 정의한 것일 뿐 그들에게는 장애가 아님을 결국 증명해 보이게 된다.
특히 심각해 보일 수 있는 그들의 여정을 함께 따라가다보면 유쾌함 속에서도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으며 새로운 인물을 만날 때 마다 그 의미를 순간순간 느끼게 된다.
영상화를 위해 쓴 소설인 만큼 문체가 간결하며, 짧지만 강하게 각 인물들과 함축적인 사건을 다루고 있는 측면이 인상깊은 작품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박진순

박진순 작가는 영화 감독이자, 뮤직비디오 감독이며 동시에 미술 작가이기도 하다.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 개인 미술전은 물론 다수의 뮤직비디오, VR 영상 연출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재능과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탈북화가의 삶을 그린 영화 ‘설지’로 잔잔한 감동과 섬세한 연출력을 보여주며 영화 감독으로 데뷔했으며 현재 영상 작업과 미술 작업을 동시에 해 내고 있는 다재다능형 예술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