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여사는 킬러
2023년 03월 27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1월 27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7.70MB)
- ISBN 9791157403554
- 지원기기 교보eBook App, PC e서재, 리더기, 웹뷰어
-
교보eBook App
듣기(TTS) 가능
TTS 란?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쿠폰적용가 10,080원
10% 할인 | 5%P 적립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카드&결제 혜택
- 5만원 이상 구매 시 추가 2,000P
- 3만원 이상 구매 시, 등급별 2~4% 추가 최대 416P
-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추가 최대 200원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작가의 말
“조금 더 칼끝을 올려보세요. 아뇨, 팔을 조금 치켜들어서. 네, 네. 맞습니다.”
칼이 그의 눈을 사로잡았다. 나는 눈을 감았다. 농밀한 어둠 속에서 나는 검게 그은 커다란 짐승의 털을 슥슥 벗겨냈다. 그러자 발그스름한 살이 드러났고 누릿한 피비린내가 코끝에 닿았다, 이내 사라졌다. 칼날이 고기를 자르고 밀어내고 또다시 새로운 고기 틈으로 파고들었다. 박자와 장단을 넣어 칼날을 휘두르다 보니 제법 신이 났다. 늘 혼자 해온 일에 감탄할 준비가 되어 있는 관객이 있다고 생각하자 묘한 쾌감이 들었다.
“됐습니다. 그만 앉으셔도 좋습니다.”
박태상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다시 낯선 사무실이었다. 나는 땀이 촉촉이 밴 칼을 쇼핑백에 담았다. 그제야 조금 전 오방난장이 조금 부끄러워졌다. (17~18쪽)
“어떻게 하면 사람을 죽이지?”
한쪽 안구가 쏟아져 나올 듯한 사내아이에게 물었다.
“이모가 가르쳐줬잖아. 젓가락으로 놈의 눈을 찔러. 어설프게 찔렀다간 죽도 밥도 안 되는 거야. 더 들어갈 수 없을 때까지 힘을 주어 깊이 후벼 파. 알았니? 이 혹 덩어리야.”
이모의 목소리를 흉내 내던 두 아이가 동시에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아이들의 충고가 옳았다. 그를 부르려면 무엇이든 죽여야 했다. (146쪽)
“나는 심여사를 믿지 않아.”
뜻밖의 말이었다. 매출의 일등 공신인 심여사를 믿지 않는다니. 내가 모르는 새 두 사람 사이에 어떤 갈등이 생긴 걸까.
“지난 내 생일날 기억하지? 갑자기 경찰이 들이닥쳤던 때.”
“기억하죠. 그 일 때문에 우리 모두 몇 번이나 경찰서를 들락거렸는데요. 참 별일이죠?”
박태상의 눈꺼풀이 가볍게 떨리고 있었다.
“그날, 경찰이 아니었다면 나는 죽었을지 몰라. 심여사의 손에 말야.” (171쪽)
지금 내 핸드백 속에는 38구경 리볼버 한 자루가 들어 있다. 빠르고 정확한데다 킬러다운 멋을 내기에도 칼보다 나았다. (350쪽)
엉덩이를 뒤로 빼며 애원을 해봤지만 나무덩굴처럼 단단하게 손목을 감싼 준기의 손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마침내 그가 닫힌 방문을 열었다. 그 순간, 나는 직감했다. 권총을 써야 할 때가 왔다는걸. (353쪽)
“여사님, 킬러는 면허 없는 의사예요.”
40세 이상 주부사원 모집, 월 300보장,
비밀유지상여금 500% 지급, 스마일.
쉰한 살, 과부, 실업자
모든 것을 갖춘 심은옥 여사, 킬러가 되다!
심여사는 어떻게 킬러가 되었나
심은옥은 13년 동안 칼질을 했다. 남편과 함께라지만 거의 혼자서 정육점을 운영했다. 잘생긴 만큼 인물값을 하던 남편은 늙어 추레해지더니 당뇨로 눈이 멀었다. 어느 날 술을 마시고 차를 몰고 나가 호프집을 들이받고 즉사했다. 자살로 판명되어 보험금도 받지 못했다. 정육점을 정리해 호프집 변상을 하고 나니, 방 두 개짜리 임대 아파트만 가족에게 남았다. 슬플 짬도 없다. 등록금이 없어 입학하자마자 군대에 간 아들 진섭이와, 아빠의 죽음 이후 공부에 미친 고등학생 딸 진아와 함께 먹고살아야 한다. 심여사는 마트 정육 코너의 파트타임 직원으로 일했지만 그나마 사장이 도박으로 구속되어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구인정보지를 살핀다. 나이 제한에 걸리거나 거리가 너무 멀거나 보수가 너무 적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문구.
‘40세 이상 주부사원 모집, 월 300보장, 비밀유지상여금 500% 지급, 스마일’
중졸에 경력이라곤 정육점 운영뿐인 심은옥은 동앗줄이라도 잡는 심정으로 스마일에 간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곳은 흥신소였고, 정육점 경력에 눈을 빛낸 사장 박태상은 난데없이 칼을 쥐어달라고 한다.
나는 눈을 감았다. 농밀한 어둠 속에서 나는 검게 그은 커다란 짐승의 털을 슥슥 벗겨냈다. 그러자 발그스름한 살이 드러났고 누릿한 피비린내가 코끝에 닿았다, 이내 사라졌다. 칼날이 고기를 자르고 밀어내고 또다시 새로운 고기 틈으로 파고들었다. 박자와 장단을 넣어 칼날을 휘두르다 보니 제법 신이 났다. 늘 혼자 해온 일에 감탄할 준비가 되어 있는 관객이 있다고 생각하자 묘한 쾌감이 들었다.
“단도직입적으로 제안하겠습니다. 킬러가 되어주세요.”
심은옥은 쉰한 살 아줌마다. 평생 고기를 해체해왔지만 그건 죽은 동물이지, 산 사람을 죽이는 킬러가 되기에는 간담도 작다. 자신은 킬러 감이 아니라며 도망치려는 그녀를 잡은 건 “누구나 죽이고 싶도록 미운 사람이 하나씩은 있지 않을까요? 심여사님이 결심만 하시면 억울한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을 대신 이뤄줄 수 있습니다.”라는 허울 좋은 소리가 아니다. 박태상은 그녀의 눈앞에 금괴 하나를 꺼내든다. 죽어도 싼 놈을 죽이면, 일종의 청소를 해치우면 금괴 하나를 받을 수 있다. 7천만 원 상당의 일이었다.
7천만 원. 3년간 한 푼도 쓰지 않고 매일 열 시간 가까이 일해야 벌 수 있는 목돈이었다. 그 돈이면 월세를 내지 못해 한 달 후면 보증금이 바닥날 아파트를 구할 수 있다. 진섭이를 대학에 복학시키고 밀린 공과금과 세금을 치르고 진아에게 과외를 시킬 수도 있다. 죄책감을 앞세운 알량한 내 자존심만 아니라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돈, 은혜로운 7천만 원이었다.
“살인자가 되는 거네요. 7천만 원 때문에.”
박태상이 웃었다. 그의 곁에 서 있던 청년도 덩달아 멋쩍게 웃었다. 그건 나를 향한 비웃음이 아니었다. 그들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품고 있기에 쏟아낼 수밖에 없는 자조였다.
“여사님, 우리 살인자 대신 해결사라고 부르기로 하죠.”
웃기지 않은 농담이었지만 나는 그들을 따라 어줍게 웃어 보였다. 초록은 동색이니까.
죽이면 살 수 있다. 그러니 스마일흥신소에 출근할 수밖에.
요지경 속 스마일
요지경 속 행복
요지경 속 세상
스마일 흥신소 박 사장의 말처럼 심여사는 타고난 킬러의 모습을 보여준다. 수더분한 외모에 날렵한 칼솜씨, 불우한 가정환경을 필두로 살인을 맡기러 온 이들에게 족족 공감해가며 세상의 쓰레기들을 처리해가는 것이다. 이런 그녀 덕분에 스마일 흥신소는 업계 1위를 달성하고, 덕분에 경쟁업체인 행복기획의 견제를 받기 시작한다. 행복기획의 사장, 나한철은 어떻게 하면 스마일 흥신소의 신인 심여사를 거꾸러트릴까 고민하다가 그들이 과거의 한 지점에서 악연으로 엮여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나한철은 심여사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것을 건드리기로 마음먹는다. 바로 그의 아들, 김진섭이다.
『심여사는 킬러』는 심여사를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나간다. 횟집에서 일하다 천하 박색인 횟집 사장 딸의 눈에 들어 인생이 꼬인 스마일 흥신소 박태상 사장, 어머니를 찾아 서울로 올라왔다가 스마일 흥신소에 박혀 일하게 된 최준기, 최근 부쩍 늘어난 살인사건을 조사한다는 핑계로 스마일 흥신소에 위장 취업한 경찰의 아내 이성란, 젊은 시절 심은옥을 사랑했다가 거절당하고 평생 깡패 짓으로 먹고사는 행복기획 나한철 사장, 아버지의 노름빚에 팔린 후, 갖은 고생 끝에 미용사가 된 나한철의 아내 홍미숙, 영혼결혼을 주선하며 먹고 사는 홍미숙의 정부 한병팔과 그의 어리바리한 친구 김상호, 똘방똘방 공부 잘하고 눈치 빠른 심여사의 딸 김진아, 가장인 어머니를 돕고 싶어 하다가 얼결에 경쟁사에 취직하게 된 김진섭……. 음모에 휘말려 아들과 맞서게 된 심여사의 이야기를 큰 축으로, 각자의 목적과 욕망으로 사건을 벌여가는 주변 인물의 이야기가 때로는 숨 가쁘게, 때로는 짠하게, 때로는 코믹하게 펼쳐진다.
중년 여성 킬러라는 새로운 소재로 장르문학 세계에 등장했던 『심여사는 킬러』는 킬러라는 극단적인 소재를 가지고 우리 사회를 이리저리 절단해 보여준다. 어두운 곳에서 인간의 온갖 욕망을 처리하는 흥신소를 배경으로, 그 주변에 모인 바닥의 삶을 사는 인간 군상들과 윤리를 뛰어넘어 생존의 문제를 풍성한 어휘와 표현으로 풍자해내는 심여사의 모습은 현재에도 유효한 울림을 가지며, 유쾌하면서도 씁쓸하게 현대 사회의 파편을 확장하고 있다.
■ ON 시리즈
오리지널(Original) 네오픽션(Neofiction) 시리즈 ‘ON’에서는 ‘읽는 즐거움’으로 가득한 다채로운 소설을 소개합니다.
작가정보
작가의 말
뻔한 킬러 이야기가 싫어 중년 여성을 주인공 삼아 쓴 작품이 『심여사는 킬러』였다. 어느덧 내 대표작이 되었고, 첫 영상화 판권 계약의 기쁨을 안겨주기도 했다. 그러고도 긴 시간이 흘러 심은옥은 어느 사이 내 안의 또 다른 자아로 자리 잡았다. 도무지 풀리지 않는 원고를 쓸 때, 결과가 뻔한 연재를 시작할 때, 청중이 드문 강연장에 들어설 때마다 심여사는 내게 잘 벼린 칼 한 자루를 건넸다. “고민한다고 뭐가 달라져? 이봐, 강 작가. 닥치는 대로 삽시다. 그게 늘 우리 방식이었잖아.” 친근하게 충고를 했다.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5,000원 이상 상품으로 변경 예정,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5,000원 이상 eBook으로 변경 예정,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 / 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최초1회)
- 리워드 제외 상품 : 마이 > 라이브러리 > Klover리뷰 > 리워드 안내 참고
- 콘텐츠 다운로드 또는 바로보기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
가장 와 닿는 하나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총 5MB 이하로 jpg,jpeg,png 파일만 업로드 가능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신고 내용은 이용약관 및 정책에 의해 처리됩니다.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주세요.
이 글을 작성한 작성자의 모든 글은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eBook 문장수집은 웹에서 직접 타이핑 가능하나, 모바일 앱에서 도서를 열람하여 문장을 드래그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선물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
보유 권수 / 선물할 권수0권 / 1권
-
받는사람 이름받는사람 휴대전화
- 구매한 이용권의 대한 잔여권수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 열람권은 1인당 1권씩 선물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이 ‘미등록’ 상태일 경우에만 ‘열람권 선물내역’화면에서 선물취소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의 등록유효기간은 14일 입니다.
(상대방이 기한내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소멸됩니다.) - 무제한 이용권일 경우 열람권 선물이 불가합니다.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구글바이액션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