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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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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3월 24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2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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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5.97MB)
ISBN 9791159319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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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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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 《모로 박사의 섬》, 《투명인간》 등으로 SF소설의 선구자이자 문명비평가로 유명한 허버트 조지 웰스의 대표작이다. 120년 전 작품이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외계인, 진화, 인류 멸종 가능성 같은 미래 요소와 핵전쟁과 레이저 광선, 로봇의 등장을 예견하여 여전히 공상과학 소설과 영화의 원형이 되고 있다.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원작자인 SF작가 아서 클라크는 “19세기 말 출간 당시보다 오히려 요즘에 더 시의성 있다”고 호평했다.
시공을 초월하는 생명력으로 끊임없이 재평가되는 《우주전쟁》은 1950년대 SF영화의 전성기를 연 조지 펄과 바이런 해스킨 감독에 의해 같은 제목으로 영화화됐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E.T.〉에 영감을 준 것으로도 유명하며, 후에 스필버그가 현대를 배경으로 다시 영화화했다. 2005년 최고의 흥행작이 된 〈우주전쟁〉은 관객수 322만 명을 기록하며 원작 또한 주목받았다.
타사에서 소개한 《우주전쟁》은 원작의 많은 부분을 수정하거나 축약했지만, 책세상은 웰스 사상의 진면목을 전달하기 위해 완역은 물론 원작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렸다. 장르소설 시리즈 [패닉룸]은 세계적인 SF/판타지/스릴러/미스터리/추리 소설 중에서도 작가의 개성과 사상이 담긴 작품을 엄선해 선보일 예정이다.
1부 화성인의 침공

전쟁 전야
유성
호셀 들판에서
원통형 물체의 문이 열리다
열광선
초브엄 도로에서 벌어진 레이저 광선 사건
귀환
금요일 밤
전쟁 시작
폭풍 속에서
창가에서
웨이브릿지와 셰퍼턴이 파괴되다
목사와 우연히 마주치다
런던에서
서리에서 일어난 사건
런던 탈출
선더 차일드

2부 정복당한 지구

발길 아래
폐허가 된 집에서 본 전망
감금의 나날들
목사의 죽음
적막
보름간의 사건
푸트니 힐의 인간
죽음의 도시 런던
폐허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비관과 낙관이 교차하는 우주적 유토피아

종말은 우리에게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득히 먼일처럼 여겨지지만 화성인들에게는 당장 코앞에 닥친 문제였다. 그 난제를 풀어야 한다는 조급함 때문에 지능 발달이 촉진되었을 것이고 힘은 증폭되고 마음은 잔인해졌을 것이다. 그들은 우리로서는 상상도 못 해본 첨단 기구와 지능으로 이 광대한 우주를 관찰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태양에서 오천육백만 킬로미터 떨어진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온화한 기후의 지구를 희망의 샛별로 바라보게 된 것이다._13p

사람이 갈대를 뚝뚝 부러뜨리며 갈대 숲을 헤쳐 지나가듯이, 갑자기 앞쪽에 펼쳐진 숲의 소나무들이 양쪽으로 쓰러졌다. 부러지며 거꾸로 머리를 처박았다. 두 번째 거대한 세 다리 괴물이 나타났고 내게 돌진해오는 것 같았다. 나는 놈과 맞서기 위해 말을 힘차게 몰았다. 두 번째 괴물이 보이자 온 신경이 곤두섰다. 멈추지 않고 괴물을 다시 보려 말머리를 오른쪽으로 힘껏 잡아당긴 순간 마차는 곤두박질쳤다. 마차의 축이 요란한 소리와 함께 부서졌고 내 몸은 도로변으로 내던져져 물웅덩이 속에 처박혔다._79p

월요일 아침이 될 때까지 런던 시민 대부분은 화성인에 대한 소식을 전혀 듣지 못했다. 하지만 월요일 아침 소식을 전해 들은 시민들은 공포에 사로잡혔다. 급하게 보낸 전보 내용이 실린 일요일 자 신문이 배달되었고 사람들은 신문을 읽고 나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기 시작했지만, 읽은 시민은 그리 많지 않았다. 게다가 그들의 정신에는 습관적인 무사안일의 태도가 깊숙이 뿌리박고 있었다. 충격적인 지성체인 화성인에 대한 소식이 관심거리이긴 했지만, 별다른 두려움 없이 읽었을 뿐이다._125~126p

화성인들은 그날 밤 열광선을 자제했다. 원료가 부족했는지 아니면 그들을 자극하는 적들 외에는 도시를 파괴하고 싶지 않았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어쨌든 인간의 저항을 저지하려는 그들의 목적은 성공적이었다. 그들에게 저항하려던 인간의 조직적인 움직임은 일요일 밤을 계기로 끝났다. 그 후에는 누구도 화성인에게 대항하지 못했다. 이제 남은 것은 절망뿐이었다._153p

나는 간신히 몸을 돌려 비틀거리며 목사의 몸을 넘어 식기실 문 앞까지 와서 멈추었다. 촉수가 방안으로 이 미터 정도 들어와 이리저리 구불구불 돌아다니며 아주 이상하게 움직였다. 한동안 그 느리고 변화무쌍한 움직임에 정신을 빼앗기고 말았다. 바로 그때 쉰 목소리의 희미한 비명이 들렸다. 식기실로 달려갔다. 몸이 격렬하게 떨렸다. 얼마나 무서웠던지 똑바로 일어설 수조차 없었다. (중략) 화성인이 나를 본 것은 아닐까? 놈은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걸까?_239p

“그들은 고작 일터로 가기 위해 안달하는 사람들이죠. 나는 기차 정기승차권을 구하기 위해 한 손에 빵 조각을 든 채 미친 듯이 뛰어가는 수백 명을 봐왔어요. 해고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지요. 혹 직장에서 실수나 하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퇴근 후 저녁 식사에 늦지 않으려 서둘러 귀가하죠. (중략) 그것은 비참하고 더러운 세상에서 자신들의 안위를 보장해주는 돈 욕심 때문이죠. 혹시 사고나 나지 않을까 두려워 생명 보험을 들고 약간의 투자를 하지요. 사후의 생이 두려워 일요일에는 교회로 향하고요. 그런 겁쟁이들의 삶은 생지옥이나 다름없습니다! 어쩌면 화성인들은 생지옥에 사는 그런 자들에게는 신의 선물인지도 몰라요.”_268~269p

▷ 이것은 한낱 ‘외계인 지구 침공’ 이야기가 아니다
영국에서 태어나 평범하게 자란 웰스는 실제 과학 지식을 기반으로 작품을 쓰기로 유명했다. 그의 과학적 추론 능력과 진화론적, 예언적 사고방식은 대학 시절에 만난 생물학자 토머스 헉슬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말년에는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사회개혁과 세계평화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웰스의 이런 인간과 인류 문명에 대한 지대한 관심은 《우주전쟁》을 비롯한, 소외된 인간의 욕망을 그린 《투명인간》이나 현대의 계급주의가 낳은 섬뜩한 미래를 보여준 《타임머신》에도 잘 묻어난다. ‘지금처럼 인류가 계속 오만하게 살아간다면, 머지않아 맞이할 미래는 이렇게 비극적이다’란 메시지를 작품으로 전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 인류의 어리석음과 이기심을 적나라하게 꼬집다
웰스는 외계인의 지구 침공을 통해 인간의 제국주의와 식민주의를 꼬집고, 위기 상황에도 돈에 집착하고 자신의 일상에만 집중하는 인간의 물질만능주의와 어리석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살기 위해 지구를 희망의 도피처로 삼고 쳐들어와 인간의 피를 빨아먹는 화성인을 보며, 주인공은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한다.
‘화성인을 지나치게 무자비한 종족이라고 판단하기 전에 인간이 멸종시킨 아메리카들소와 도도새, 그리고 지능이 열등한 종에 가했던 잔인한 살생을 기억해야 한다. 심지어 태즈메이니아인은 유럽 이민자들의 인종 멸종 전쟁으로 50년도 되지 않아 지구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그런 우리에게 화성인이 똑같은 방식으로 공세를 가한다고 자비를 구할 수 있을까?’
‘그들은 가는 유리관으로 피를 뽑아 자신의 혈관에 수혈했다. 이 정도만으로도 우리는 분명 소름 돋는 역겨움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나름 지적인 동물인 토끼에게 인간의 육식도 얼마나 역겨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웰스는 인간을 화성인에게 재차 대입해, 우리도 누군가에게는 잔혹한 화성인일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익을 위해 전쟁을 일으키고, 편리함을 위해 기후 위기를 초래하고 자연재해를 앞당기는 인간이 과연 화성인과 얼마나 다를까’를 한 번쯤 고민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 웰스는 말한다. “이제 우리는 더 멀리 보게 되었다. 화성인이 금성에 갈 수 있다면 인간도 그렇게 못하리란 법이 없다. 태양이 서서히 식어버려 지구에서 더 이상 생존할 수 없게 된다면, 이곳에서 시작된 생명의 실은 지구 밖으로 힘닿는 데까지 뻗어나가 자매 행성을 잡아낼 것이다.”
그의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은 19세기 말 당시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엉뚱하고 공상적인 얘기로만 들렸을 것이다. 그래도 그가 ‘환상적 사실주의의 대가’로 불릴 수 있었던 것은, 우주적 세계관과 놀라운 상상력으로 영국의 제국주의를 풍자하며 안정적인 사회 기반에 숨겨진 다양한 위기를 직감한 데 있다. 예를 들어 원통형 물체가 떨어진 구덩이 주변에 모여든 자전거 부대, 정원사, 골프 캐디, 푸줏간 주인과 아들이 의미하는 바는 후기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강력한 보호를 받는 다양한 사회계급의 불안정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일상에 매몰된 사람들에게 냉정한 시선을 보내는 것도 ‘과거의 제약에서 해방되어야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의 지론을 잘 대변한다.
《우주전쟁》은 비록 암울한 비전으로 가득하지만, 그는 화성인이 사라진 폐허 속에서 인류가 새로운 유토피아를 건설하길 바랄 것이다.

작가정보

서강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다양한 장르의 독서를 즐기며,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을 중시한다. 특히 시공을 초월한 놀라운 상상력과 비전을 담은 웰스의 작품을 좋아해 읽을 때마다 새로운 즐거움을 느낀다. 지은 책으로 《SF 부족들의 새로운 문학 혁명, SF의 탄생과 비상》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대니얼 카너먼의 《행복의 과학》, 소스타인 베블런의 《유한계급론》, 조지 오웰의 《1984》ㆍ《동물농장》, 에드워드 라슨의 《얼음의 제국》, 니콜라스 카의 《빅 스위치》, 다니엘 에이멘의 《뷰티풀 브레인》, 샹커 베단텀의 《히든 브레인》, 허버트 조지 웰스의 《타임머신》ㆍ《투명인간》,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과 17, 18세기를 배경으로 현대문명의 기원을 그린 닐 스티븐슨의 《바로크 사이클》 시리즈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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