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치 돌

정지상 지음

봄베이 2023년 03월 28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봄베이에서 선보이는 간편 소설 프로젝트로 「캐치 돌」은 그 첫 번째 작품이다.

‘조금만 더 하면 곧 그 인형을 낚아챌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진가와 모델, 그리고 나. 뜨거웠던 여름에 벌어진 기묘한 이야기」

소위 ‘인싸’들의 핫 아이템인 인형 다쿠몬. 좋아하는 모델이 다쿠몬을 가지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안 남자는 환심을 사기 위해 그 인형을 선물하기로 한다. 하지만 다쿠몬을 뽑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인데…. 남자는 다쿠몬을 가질 수 있을까?

-간편소설(簡便小說)이란?-
1 시간 이내 완독 가능한 짧은 이야기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봄베이의 신개념 출판 프로젝트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생활 속에서 독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소설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목차

책의 시작
저자 소개
캐치 돌
판권
책의 끝

책 속으로

“제가 해볼까요?”
“감독님 이런 거 잘하세요?”
“전문가는 아니고, 그냥 몇 개 뽑아서 친구들 나눠주고 한 적이 있어요.”
나는 그때까지 단 한 번도 인형 뽑기를 해본 적이 없었다.
“그게 어디예요. 전 진짜 못하는데.” 그녀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
나는 그가 한 말에 대해 생각해보았으나 이해하지는 못했다. 그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거라면 그냥 그림으로 그리는 게 낫지 않을까. 다만 그가 진지하게 얘기한 ‘그 너머’에는 관심이 갔다. 대체 그 너머가 무엇인지, 거기에 가면 무엇이 있을지 난 알 수 없었다.
-
그녀의 위로 나는 두 다리를 아치 모양으로 벌리고 서서 상반신만 구부려 카메라를 들이댔다. 그녀의 호흡이 흐트러지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곧 정상 궤도를 찾았다. 마지막 셔터음이 들리고 옅은 땀 냄새가 났다. 비치보이스가 음악을 갈아 끼웠다.
-
매장 안에는 이미 몇몇 학생들이 모여 게임을 하고 있었다. 난 야구 모자를 눌러쓴 후 순서를 기다렸다. 곧 내 차례가 왔다. 난 사연 많은 킬러처럼 무심히 보스턴백을 내려놓고 지퍼를 열어 동전 한 뭉치를 꺼냈다.
“헐.”
누군가 짧은 탄식을 토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난 동전을 기계 안으로 밀어 넣었다. 유리막 너머 다쿠몬이 보였다. 어찌나 정교하게 만들었는지 꼭 살아 움직일 것만 같았다.

작가정보

저자(글) 정지상

1982년 서울 출생.
시각 디자인과를 졸업하고 그와 무관한 여러 가지 일을 했다. 이십 대에 록 밴드를 결성해 보컬로 활동했으며 지금은 소설 쓰기에 집중하고 있다. 철 지난 음악과 맥주, 목적 없는 산책을 좋아한다.

인스타그램: @jungjisang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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