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큰 하버
2023년 03월 24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1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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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ePUB (24.22MB)
- ISBN 978895469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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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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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호화 주택단지로 각광받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몰락한 브라이언스타운. 그곳의 몇 안 되는 거주자 중 하나인 스페인 가족이 몰살당한 채로 발견된다. 이 사건을 맡은 더블린 살인수사과 케네디 형사는 신입 형사 커런과 함께 차근차근 진상을 추적해나간다. 그리고 도심과 한참 떨어진 유령도시에 갇힌 스페인 가족이 어마어마한 은행 빚과 실직으로 인한 생활고뿐만 아니라, 정체불명의 침입자로부터 위협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내는데…….
작품의 주요 인물인 스페인 가족 또한 그러한 희망을 품고 새집에 입주한다. 성실하고 믿음직한 남편, 상냥하고 아름다운 아내, 그런 부모 슬하에서 부족한 것 없이 자라는 두 아이. 멋진 집에서 화목하게 지내는, 누구에게나 부러움을 살 수밖에 없는, 그야말로 이제부터는 떠오르는 아침 해를 바라보며 밝은 미래만을 기다리는 가족의 모습……이어야 했을 텐데. 케네디 형사는 수사를 진행할수록 이 사건이 단순한 강도 살인 범죄가 아니라 가족 내부에서 무언가 발생했음을 깨닫는다. 행복해야만 했을 스페인 가족의 집에 균열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그래서 이름이 브로큰하버(Broken Harbour)인가요? 무너진 부두가 있어서?”
“아니. 동틀 녘을 뜻하는 아일랜드어 브레카드(breacadh)에서 온 거야. 내 짐작으로는 새벽빛을 구경하기에 좋은 장소였기 때문이 아닐까.”(본문 273쪽)
이 작품의 배경, 스페인 가족이 살고 있는 브로큰하버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다. 작품에서 말하고 있듯 본디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으며 살기 좋은 곳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실제로 겉으로 보기에 스페인 가족은 ‘행복한 우리 집’의 전형으로 보였다. 바다가 보이는 새집에서 단란한 꿈을 꾸며 살아가는 가족. 하지만 집을 단단하게 버텨주고 있었던 곳은 단단한 땅이 아니라 금방이라도 바닷속으로 빨려들어가고 말 모래인 줄은 알지 못했다. 부서지고 무너져 결국 바닷속으로 가라앉고 말 항구(브로큰 하버)와 같은 곳.
아주 멀리 떨어진 더블린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읽다 보면 우리 사회와 겹쳐지는 곳이 금방 눈에 들어온다. ‘집’은 가족을 완성시키는 특별한 장소다. 종종 ‘집’은 그래서 ‘가정’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한국도 그렇지 않은가. 치솟는 집값을 좇아 어떤 무리를 해서라도 나만의 집을 갖길 바란다. 사회는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부추기고, 이용한다. 본디 그들이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잊도록 방치한다. 강도나 살인처럼 직접적으로 사람을 해치지 않지만, 더 큰 상처와 피해를 남기기도 한다.
타나 프렌치는 공포가 무엇인지 아는 작가다. 『브로큰 하버』에는 잔혹한 연쇄살인범도 끔찍한 살의도 직접적인 위협도 보이지 않지만, 읽어나가면서 소스라칠 수밖에 없다. 내가, 우리 가족이, 무엇을 어떻게 해도 이 상황을 빠져나갈 수 없다는 절망, 알고 있어도 눈을 감을 수밖에 없는 공포. 수백 페이지에 걸쳐 그려지는 현실이 끔찍하면서도 때로는 애절하며, 결국에는 슬플 수밖에 없는 것은 타나 프렌치의 범죄소설에서만 느낄 수 있는 카타르시스일 것이다.
감사의 말 805
수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생각을 한다. 그들 모두가 십 대나 다름없다. 신체적으로는 몰라도 정신적으로는. 오로지 십 대만이 지루한 게 나쁘다고 생각한다. 산전수전 겪은 성숙한 성인 남성과 여성은 지루한 건 신이 내려주신 선물이라고 여긴다. 인생은 흥분할 만한 일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숨겨두고 있어서 우리가 굳이 극적인 일을 만들지 않아도 눈을 떼자마자 뒤통수를 칠 준비를 하고 있다. (본문 25쪽)
“그게 자네 세대지. 패트릭과 제니퍼의 세대야. 한 번도 파산해본 적 없고 이 나라가 파산한 걸 본 적도 없고. 그러니까 실제로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데도 상상할 수 없는 거지. 좋은 방식이야. 내 세대보다는 훨씬 낫지. 우리 중 반은 돈이 굴러 들어와도 길에 나앉을까 봐 두려워서 아직도 신발 한 켤레 사는 데도 벌벌 떨어.”(본문 95쪽)
“‘정신이 나갔다’는 건 이유가 아니야. 그것도 엄청나게 다양한 종류가 있어. 대부분은 폭력적이지 않고 각자 자기만의 논리가 있지. 너나 나한테 이해가 되든 되지 않든. 그 누구도 ‘이야, 오늘은 정신이 좀 나갔는데’ 하면서 한 가족을 다 죽이진 않는다고.”(본문 135~136쪽)
타나 프렌치의 ‘더블린 살인수사과’ 시리즈
타나 프렌치의 ‘더블린 살인수사과’ 시리즈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하며, 형사 한 명이 각 작품에서 주요 수사관으로 활동한다. 주인공은 다른 작품에서 보조 인물로 출연하는 식으로 각 작품이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어,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다. 이 시리즈에 속하는 작품으로는 『살인의 숲(In the Woods)』(2007), 『같은 얼굴(The Likeness)』(2008), 『페이스풀 플레이스』(2010), 『브로큰 하버』(2012), 『시크릿 플레이스(The Secret Place)』(2014), 『침략자(The Trespasser)』(2016)가 있다.
『페이스풀 플레이스』에서 살인수사과 형사로 등장했던 스코처 케네디는 『브로큰 하버』에서 자신의 고통스러운 과거와 마주하는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시크릿 플레이스』에서는 『페이스풀 플레이스』의 주인공 프랭크 매키의 딸 홀리와 신입 경찰 스티븐이 사립학교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추적한다. 『브로큰 하버』와 『시크릿 플레이스』 역시 엘릭시르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작가정보
Tana French
1973년 미국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를 따라 이탈리아, 말라위 등에서 생활하다 1990년 아일랜드에 정착했다. 배우, 성우 등 여러 직업을 거친 끝에 2007년 장편소설 『살인의 숲(In the Woods)』을 발표했는데, 이 데뷔작으로 에드거상, 매커비티상, 앤서니상, 배리상 등 유수의 미스터리 문학상 신인상을 휩쓸며 화려하게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발표하는 작품마다 평단과 대중의 찬사를 받고 있으며 『살인의 숲』과 두 번째 작품 『같은 얼굴(The Likeness)』(2008)은 BBC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 『페이스풀 플레이스』는 2010년 아마존닷컴 에디터가 뽑은 미스터리 스릴러 베스트 도서에 오르기도 했다.
타나 프렌치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더블린 살인수사과’ 시리즈로 『살인의 숲』, 『같은 얼굴』, 『페이스풀 플레이스』(2010), 『브로큰 하버』(2012), 『시크릿 플레이스(The Secret Place)』(2014), 『침략자(The Trespasser)』(2016)를 펴냈다. 또한 시리즈 외 『마녀의 나무The Witch Elm』(2018), 『탐색꾼(The Searcher)』(2020) 등의 단행본도 발표하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수상력☆
2008년 미국 추리작가협회 에드거상 신인상
2008년 앤서니상 신인상
2008년 매커비티상 신인상
2008년 배리상 신인상
2012년 아일랜드 범죄소설상
2012년 로스앤젤레스 도서상 미스터리/스릴러 부문 수상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언어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작가, 번역가, 칼럼니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도러시 L. 세이어즈 『탐정은 어떻게 진화했는가』, 조이스 캐럴 오츠 『악몽』, P.D. 제임스 『죽음이 펨벌리로 오다』, A.S.A 해리슨 『조용한 아내』 등을 번역했으며 에세이 『로맨스 약국』, 소설 『나의 오컬트한 일상』, 『서칭 포 허니맨』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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